[파이낸셜뉴스] 중국 장쑤성의 직업학교 재학생으로 글로벌 수학경시대회 예선에서 93점을 받아 결선에 진출해 큰 화제가 됐던 17세 소녀 장핑이 규칙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결선에서 수상에 실패했다. 중국 알리바바 글로벌 수학경시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3일 금상 5명, 은상 10명, 동상 20명, 우수상 51명의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어 “장쑤성 롄수이 중등전문학교 교사인 왕모씨와 그의 지도학생이 결선에 진출해 사회적 관심을 끌었지만, 채점 결과에 따라 상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왕씨가 예선전에서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을 도우며 예선전의 ‘타인과 토론 금지’ 규칙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경기 시스템의 미비, 관리 부족 등의 문제를 드러냈다”며 사과했다. 장핑은 지난 6월 중국의 IT 대기업 알리바바가 개최한 글로벌 수학경시대회 예선에서 93점을 받아 전체 801명 중 1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주최 측이 공개한 결선 진출자 상위권 명단에는 중국 베이징대·칭화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명문대 출신이 즐비했지만 장핑은 롄수이 중등전문학교 재학으로 표기됐다. 장핑은 이번 대회 예선에서 30위 안에 든 유일한 여성이었고, 대회 역사상 결선에 진출한 첫 직업학교 학생이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직업고교·대학은 중국에서 ‘실패한 학생들이 가는 곳’으로 간주된다. 이에 현지 매체들은 장핑의 수학 실력에 얽힌 사연을 집중 조명하는 한편, 누리꾼들도 그녀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낸바 있다. 한편 예선 결과가 공개된 이후 일부 누리꾼은 장핑의 대리시험과 부정행위 의혹 등을 제기하며 재채점 청원까지 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들에 따르면 48시간 동안 온라인 오픈북 방식으로 진행된 예선은 온·오프라인 자료를 모두 열람할 수 있고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도 가능했다. 다른 사람과 토론, 외부 전달, 기타 모든 형태의 부정행위는 금지됐지만, 현장 통제는 없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답안지를 대필해도 적발이 어려운 구조였던 셈이다. 조직위의 이날 발표로 그동안 제기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누리꾼들은 “천재소녀의 몰락이다” “교사 왕씨가 핵생의 미래를 망쳤다” 등의 의견을 내며 아쉬워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04 07:39:17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이 전체의 95%를 기록한 LG이노텍 문혁수 대표가 미래 사업을 이끌 글로벌 인재 확보에 직접 나섰다. LG이노텍은 문 대표가 최근 김흥식 최고인사책임자(CHO), 노승원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인재 채용 행사인 '이노 커넥트'를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참석한 이번 해외 채용행사는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를 통해 LG이노텍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스탠포드대, 조지아공과대, 일리노이주립대, 퍼듀대 등 미국 주요 20여 개 대학 박사 및 박사 경력 보유자 32명이 초청됐다. 참석 인재들의 주요 연구분야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로보틱스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LG이노텍의 미래 성장 동력과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문 대표와 경영진들은 회사의 주요 사업 분야와 연구개발(R&D) 현황 및 추진 방향을 초청 인재들에게 공유했다. 이어 LG이노텍 연구원들이 광학·자율주행·AI 분야의 핵심 기술 트렌드와 개발 현황을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문 대표는 경영진들과 함께 'C레벨과의 대화(Talk With C-Levels)' 세션을 열고 회사의 전략, 기술 로드맵, 전문가 육성 정책 등 인재들이 궁금해하는 주제를 다뤘다. 참석 인재들은 광학, 자율주행, 로봇 분야의 차별화 기술력과 미래 준비 현황, AI·디지털 트윈 도입 등에 대한 질문을 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문 대표는 "LG이노텍은 우수 인재들의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고객들과 파트너십을 다지며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체계적인 로드맵과 폭넓은 연구분야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를 세계 최고의 고객들과 함께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글로벌 인재 확보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약 95%가 해외매출에서 발생했다. LG이노텍은 지난 7월 진행한 '글로벌 인턴십'에는 한국인 유학생 30여명이 참여했다. 인턴십 참여 학생들은 R&D, 생산기술, 해외마케팅 등 다양한 부서에 배치됐다. 인턴십 우수 수료자는 면접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LG이노텍 베트남 법인에서는 하노이공과대, 호치민 폴리테크닉대학 등 베트남 현지 주요 대학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계약학과 운영, 인턴십, 진로 지도 등 다양한 채용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소연 기자
2024-10-13 18:46:06[파이낸셜뉴스]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이 전체의 95%를 기록한 LG이노텍 문혁수 대표가 미래 사업을 이끌 글로벌 인재 확보에 직접 나섰다. LG이노텍은 문 대표가 최근 김흥식 최고인사책임자(CHO), 노승원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인재 채용 행사인 ‘이노 커넥트’를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참석한 이번 해외 채용행사는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를 통해 LG이노텍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스탠포드대, 조지아공과대, 일리노이주립대, 퍼듀대 등 미국 주요 20여 개 대학 박사 및 박사 경력 보유자 32명이 초청됐다. 참석 인재들의 주요 연구분야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로보틱스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LG이노텍의 미래 성장 동력과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문 대표와 경영진들은 회사의 주요 사업 분야와 연구개발(R&D) 현황 및 추진 방향을 초청 인재들에게 공유했다. 이어 LG이노텍 연구원들이 광학∙자율주행∙AI 분야의 핵심 기술 트렌드와 개발 현황을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문 대표는 경영진들과 함께 ‘C레벨과의 대화(Talk With C-Levels)’ 세션을 열고 회사의 전략, 기술 로드맵, 전문가 육성 정책 등 인재들이 궁금해하는 주제를 다뤘다. 참석 인재들은 광학, 자율주행, 로봇 분야의 차별화 기술력과 미래 준비 현황, AI·디지털 트윈 도입 등에 대한 질문을 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문 대표는 “LG이노텍은 우수 인재들의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고객들과 파트너십을 다지며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체계적인 로드맵과 폭넓은 연구분야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를 세계 최고의 고객들과 함께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글로벌 인재 확보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약 95%가 해외매출에서 발생했다. LG이노텍은 지난 7월 진행한 ‘글로벌 인턴십’에는 한국인 유학생 30여명이 참여했다. 인턴십 참여 학생들은 R&D, 생산기술, 해외마케팅 등 다양한 부서에 배치됐다. 인턴십 우수 수료자는 면접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LG이노텍 베트남 법인에서는 하노이공과대, 호치민 폴리테크닉대학 등 베트남 현지 주요 대학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계약학과 운영, 인턴십, 진로 지도 등 다양한 채용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0-13 09:34:04웹서핑을 하다 보면 종종 다음과 같은 문구를 볼 수 있다. "저는 로봇이 아닙니다(I'm not a robot)." 이 문장 옆의 박스를 클릭해야 비로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까지는 기꺼이 감내하겠는데, 이제 내가 인간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세상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명언도 더 이상 명제가 아니라는 것일까. 사실 이는 구글의 봇 방지 서비스로 잘 알려진 리캡차(reCAPTCHA)라는 인공지능 서비스다. 클릭 한 번으로 어떻게 인간임을 증명할 수 있을까 싶지만,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마우스 움직임과 쿠키 등 기타 다양한 웹 정보를 종합해 판별한다고 한다. 이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얼마나 구분하기 어려운지를 판단하기 위해 앨런 튜링이 고안한 튜링 테스트를 인간에게 적용한 버전으로 볼 수 있다. 인공지능 모델은 인간이 만든 튜링 테스트를 통과해야 쓸 만한 인공지능으로 인정받는 것처럼, 우리 인간도 인공지능의 튜링 테스트를 통과해야 비로소 인간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클릭하기 귀찮은 마음 한 공기 배부른데 서글픔 한 스푼 추가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보면 마치 튜링 테스트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 같다. 이미지, 목소리, 글, 비디오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만들어 내고 인간이 만들어 낸 것과 구분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인공지능에 튜링 테스트란 마치 "저는 로봇이 아닙니다"라는 문장을 클릭하는 것처럼 너무나 쉬운 일이 되었다. 그럼 인공지능은 어떻게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게 되었을까. 오늘은 튜링 테스트를 처음 통과한 생성형 인공지능 1세대 이야기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튜링 테스트의 수준을 넘어서기까지 몇 차례 탈피를 거쳤다. 우선 데이터 분산을 바탕으로 한 통계학의 문제 중 하나인 주성분 분석(Principle component analysis)을 인공신경망으로 풀어내는 방식(Autoencoder)이 주목을 받았다. 이때의 인공지능은 그럴듯한 데이터를 만들어 내지만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기는 조금 부족했다. 그 이후로 변곡점 없이 발전을 거듭하던 생성형 인공지능 분야에서 사건이 발생했으니, 이름하여 적대적 생성형 인공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이라는 기술이다. 이때부터 인공지능이 생성한 데이터는 인간이 만든 결과물과 구분하기 어려워졌고, 이 기술은 이후 수년간 생성형 인공지능 분야를 주도했다. 그 어렵다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생성형 인공지능만의 비법은 무엇일까. 바로 인간이 고안한 튜링 테스트를 인공지능 그들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했다는 것이다. 인간의 튜링 테스트에서는 인간이 인공지능과 인간을 구분하는 평가자의 역할을 하지만, 인공지능의 튜링 테스트에서 평가자는 인간이 아닌 또 다른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 세상 속 시험에서는 인간이 인공지능에 인간인지를 증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공지능의 튜링 테스트"라는 문제집을 공부한 인공지능이 "인간의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인터넷과 책에서는 일반적으로 두 개체가 대결하는 경제학의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개념을 이용해 적대적 생성형 인공신경망 기술을 소개하지만, 사실 인간의 튜링 테스트를 거꾸로 읽어내는 발상의 전환이 깔려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에 내가 인간임을 증명하고, 인공지능은 이를 자양분 삼아 그들이 더욱 쓸모 있는 존재임을 증명할 것이다. 튜링 테스트를 제안한 앨런 튜링이 살아 있다면 이런 아이러니한 세상을 상상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약력 △KAIST 전기전자공학 박사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및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 박사후연구원 △KAIST 뇌인지과학과·바이오및뇌공학과·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AI대학원 교수 △KAIST 신경과학-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장 △저서 '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상완 KAIST 뇌인지과학과 부교수 신경과학-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장
2024-10-10 18:24:27넘쳐나는 뉴스, 딱 '쓸만한 이슈'만 씁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다양한 이슈를 새로운 시선에서 뾰족하게, 삐딱하게 탐구합니다. <편집자 주> 한 가지 가정을 해봅시다. 정보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물 유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범행에 가담한 이들은 A와 B입니다. A는 범행 계획을 세워 B에게 음란물 제작을 의뢰했고, B는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은 채 적나라한 음란물을 만들어 A에게 제공했습니다. 이에 A는 다시 제작된 결과물을 정보통신매체(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등)를 통해 유포했고요. 통상적으로 A와 B에게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음란물 제작 및 유포 혐의가 적용되겠는데요. 당초 범행의 계획을 세우고 음란물을 공연적으로 배포한 A에게 조금 더 무거운 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제작하고 제공한 B도 법의 심판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최근 이와 같은 범죄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구속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B에 해당하는, 실질적으로 음란물을 만든 이는 어떠한 혐의도 받지 않은 채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물며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에서는 B의 행위를 근거해 법까지 개정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는데요.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오늘 '쓸만한 이슈'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딥페이크 범죄 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악용' 우려했던 일들이 하나 둘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지능이 가지는 학습, 추리, 적응, 논증 따위의 기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인 인공지능을 활용한 범죄가 출현하기 시작한 건데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딥페이크 범죄가 대표적입니다.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결합어인 딥페이크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짜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를 의미하는데요. 이 기술을 악의적으로 이용해 가짜 동영상, 가짜 뉴스 등을 유포하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급기야 정부까지 나섰습니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일 "딥페이크 악용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의 본질인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권에 직결된 사안"이라며 "현재의 법적 장치들이 이러한 범죄에 대해 일부 대응할 수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라는 근본적인 이념과 맞닿아 있는 부분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또 이를 반영해 법 개정을 어떻게 해나갈지 정리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하며 관련 분야의 법 개정의 가능성 또한 시사했습니다. '우월' 딥페이크 범죄를 예시로 둔 인공지능은 질문 혹은 주문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고철 덩어리 안에서 작동하는 일개 소프트웨어에 불과한데요. 다만 인공지능의 의지와 무관하게 비자발적인 입력이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입력된 키워드를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계산하고 수집하고 정리해 설명하는 능력을 발휘하지요. 인공지능이 인간의 논리성과 합리성, 문화적 특성까지 축적됐다 여겨지는 바둑으로 인간에게 승리한 게 벌써 8년 전입니다. 이제 인간의 두뇌로 감당할 수 없는 대량의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품고 있는 인공지능은 방탄소년단(BTS)이 부르는 비틀즈(Beatles)의 노래를 창작하고, 옆 집에 사는 여인의 포르노그라피를 만드는 범죄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심지어, 바로 며칠 전인 12일(현지시간)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추론하는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까지 출시했습니다. 오픈AI 수석 과학자인 야쿱 파초키는 새로운 버전의 챗GPT에 대해 "문제를 생각하고 분석하고 각도를 찾아 최선의 해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소개했는데요. 한국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는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능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존재' 인간과의 바둑 대국 이후 확산된 '인공지능이 인간을 멸망시킬 것'이라는 인공지능 포비아(AI Phobia)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으로 구체화되고 세분화됐습니다. 지난 5월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패턴'에 인공지능 시스템이 상대방을 배신하고, 블러핑(허풍)을 부리고, 거짓말을 친 사례들을 논문으로 공개하기도 했지요. 추론하고 생각하는 주체 인 동시에 인간에 의해서만 사용되는 객체인 인공지능의 발달은 어디까지 일까요? 어느 고전 영화의 명장면처럼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인간은 기술을 창조하고, 기술은 인간을 통해 또 다른 창작물을 배출하며 기술과 인간은 상호작용을 계속해 왔습니다. 인간이 기술을 발달시키는 진정한 목적 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인공지능을 발달시키는 인간의 지향점은 과연 어디일까요? 챗GPT에게 물었습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11 07:11:30[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자들이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과 함께 희귀동위원소 찾아내고,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치료제·백신 개발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100억원을 투입해 해외 연구기관과 함께 도전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톱-티어(Top-Tier) 연구기관 간 협력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지원' 사업의 4개 연구과제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연구과제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서울대-미국 스탠포드대(Stanford University), 한국과학기술원(KAIST)-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한국화학연구원-벨기에 레가(Rega) 의학연구소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4개 연구과제를 진행하는 기관에는 각각 연 25억원 내외의 자금이 투입되며, 3년에 4년과 3년을 추가해 최대 10년동안 장기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과기정통부 이창윤 제1차관은 "우리나라 연구자가 주도할 수 있는 톱-티어 협력 플랫폼을 확대하고, 전략적인 운영체계를 갖춰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연구개발(R&D) 허브로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각 컨소시엄별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IBS-RIKEN은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 '라온(RAON)'을 통해 극한의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는 새로운 과학 기술을 개척하고 탐색한다. 이는 재료 및 물성과학, 신에너지 개발, 의생명과학 등 여러 분야에도 응용될 수 있는 기초과학이다. 중이온가속기 'RIBF'를 보유한 RIKEN은 약 1500개의 희귀동위원소 생성 및 활용, 니호늄(Nh)이라는 새로운 원소와 171개의 희귀동위원소를 발견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 다음으로 서울대-스탠포드대는 수소 활용 및 CCUS 기술을 연계해 이산화탄소 포집·전환으로 생성한 합성 연료를 수소 저장 물질로 활용하는 연구를 함께 한다. 특히 컨소시엄에 함류한 MIT의 앨런 해튼(Alan Hatton) 교수는 빌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8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한 탄소 포집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등 원천기술부터 사업화까지 다양한 역량을 보유했다. KAIST와 MIT가 손잡고 진행하는 미래 에너지선도연구센터는 포괄적인 전기화학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소재 설계 기반을 구축하고, 신에너지 소재 합성, 셀 조립, 평가 공정 자동화를 통해 사람에 의한 실수가 배제된 자율주행 실험실을 구축해 혁신적인 기술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통해 자율주행 실험실 구축 및 운영 경험을 축적할 경우, 연구인력 부족 문제 해결과 소재 및 공정 비용의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는 선도적인 연구실 문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화학연구원과 리가 의학연구소는 팬데믹 잠재력을 가진 바이러스 6종을 선정해 치료제 및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한다. 리가의 요한 네이트(Johan Neyts) 교수가 다수의 항바이러스제 개발 및 임상시험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국내 감염병 연구 기반 확산과 고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7-29 11:30:21인재 양성과 AI(인공지능)에 꽃힌 한 대학교수가 있다. 그는 10여년 전 서울대학교에서 이른바 '오바마 프로젝트'(Obama Project)를 기획했다. 토론과 연설에 능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땄다. 핵심은 암기식 교육시스템의 한국식 교육문화 개선이다. 서울대 기숙사생 중 일부를 뽑아 초·중·고교생들에 토론교육을 학습시켜 오바마 같은 미래 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다. 핵심은 어릴때부터 영어 유치원 등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내몰리는 현 교육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토론을 통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논점이 다르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고, 상대를 인정하는 겸손과 지혜를 겸비한 미래 인재를 키우겠다는 거다. 바로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장관급) 심의위원으로 있는 김태완 서울대 교수다. 그는 미국 MIT 파견 시절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수업을 듣고 곧바로 '서울대 로봇AI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근 관악구 소재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했다. 김 자문위원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파이낸셜뉴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국이 글로벌 AI 강국으로 거듭나려면 현재 전국에 있는 '영어마을'을 '로봇AI 마을'로 전환하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제언했다. 나아가 "영어, 수학도 중요하지만 초등학교부터 레고놀이하듯 AI를 접한다면 빌 게이츠같은 세상을 바꾸는 미래의 혁신가가 꼭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자문위원은 2020년부터 4년간 '서울대 캠퍼스단장'을 지내면서 첨단 스타트업 육성에도 공을 들였다. 성과로는 햄버거 생산 자동화 로봇시스템 스타트업인 '에니아이'와 반려동물 신원확인기술을 개발한 '펫나우' 등을 발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중 에니아이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중이다. 그의 비전은 향후 10년 내 K-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100개를 육성하는 거다. 다음은 김 자문위원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연구·개발(R&D) 예산 감축 논란에 대한 견해는. ▲국가 연구개발 예산 감축은 과학기술계에 큰 충격을 줬다. 정부는 효율적 배분, 국제협력 강화, 전략분야 지원, 산학협력 강화, 기술 인프라 강화를 위해 예산 배분의 체질 개선을 시도했지만 과거 과학기술 예산을 삭감한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기존 한국의 GDP 대비 R&D 예산 배분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에 비해 한국의 산업은 경쟁 국가에 밀리고, 주요 기간 산업인 제조업도 중국에 밀리는 위기가 오면서 언젠가는 한번 거쳐야 할 R&D 예산 배분 체질의 개선 문제였다. 중요한 건 어떻게 체질 개선을 통해 기업 혁신과 발전, 경쟁 우위, 시장 참여 확대, 비용 관리, 마케팅 능력 향상을 이루느냐다. 정부와 국회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도록 규제 혁신 입법에 앞장서야 한다. ―미중 기술패권 전쟁에서 한국이 취해야할 전략은. ▲현재 글로벌 경쟁국가를 이기기 위한 첫번째는 속도이다. 최고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먼저 올라야 한다. 정상에 먼저 오르기 위해선 베이스캠프가 어디인지 가 중요하다. 국가간 기술패권전쟁도 각 국가의 베이스캠프가 해발 얼마인지 진단부터 정확히 해야 한다. 여기서 국가지도자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 그것은 한국의 베이스캠프를 어떻게 상대국가보다 높이 올려 놓는 가이다. 국가사업발전의 4요소는 인재, 기술, 자본, 시장이다. 미국과 중국은 인재와 자본에 있어 한국의 10배 이상이다. 상대보다 불리한 여건에선 상대 전략을 따라만 간다면 100전 100패한다. 우리로선 기술동맹을 해야 한다. ―한국이 AI 및 과학기술강국이 되려면. ▲AI를 선도하는 국가는 당연히 미국이다. 이론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혁신을 이룬 교수는 캐나다의 Geoffrey Hinton가 중심에 있다. 그는 신경망의 역사상 혁신 기술인 '역전파, 딥러닝'의 초석을 이루었다. 정말 대단한 기술로 진화했다. 그러한 기술이 산업으로 꽃을 피운 곳은 미국이다. 따라서 우리는 AI에 있어서 미국과의 기술 협력, 나아가 기술 동맹을 이끌어 내야한다. 정부, 대학, 기업이 모두 협력을 해야 하지만, 대학이 주도하고 기업과 정부가 협력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유는 혁신 기술이 대학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글로벌 협력의 실행과 성공이 생각보다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대학 교수가 이론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국가의 AI 산업 발전을 위한 생태계 조성은 어려운 과제이자 도전이다. 정부가 목표를 갖고 미션을 기업과 대학에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관찰하며, 일관되게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다면.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간 미국 MIT에서 1년간 파견 근무를 했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 CSAIL(Computer Science & AI Lab) 소속 교수를 사전에 찾아 초청받았다. 이 때 수많은 과학기술 관계자들을 만났다. 목적은 한국의 과학기술 강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였다. 예를 들어 서울대 및 카이스트와 MIT와 하버드대가 협력한다고 상상해보자. 서울특별시와 보스턴시가 협력해 연구 공간, 100평을 상호 제공하고, 학생들이 상호 상대국에 방문해 연구할 공간을 확보하면 매우 모범적인 한미간 산·학·지자체간 협업 모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한국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면 MIT, 하버드대, 보스턴시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비전은 크게, 실행은 빠르게, 시작은 작게'가는 게 좋다. 처음에 100평에서 시작해 신뢰를 쌓고, 점진적으로 보스턴에서 실리콘밸리, 뉴욕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 정부가 앞장서 상대국에 접근하면 글로벌 협력을 이끌지 못할 이유가 없다. 대학의 연구, 기업의 투자, 정부 지원이 하나의 목표를 갖고 지분 참여해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한국의 새로운 AI 산업을 개척하자는 것이다. ―서울대 AI캠퍼스단장 시절 보람있었던 일은. ▲2020년 3월부터 2023년까지 서울대학교 캠퍼스타운사업단장을 맡아 총 88개 창업기업을 육성했다. 사업 성공 지표인 투자유치액 1243억원, 매출액 405억원, 정부재정사업 선정 462억원, 고용인원 1796명의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로 창업 불모지였던 관악구 일대 창업기업 수와 매출액이 각각 12배, 25배 급성장했다. 이렇게 우수한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유니콘 기업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혁신기술과 글로벌시장 진출의 잠재 가능성을 모집 기준으로 기업체를 선정해 맞춤형 멘토링 및 컨설팅, 투자유치 지원,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국내외 홍보 등 입주기업의 사업화와 성공적인 성장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이다. 21개 입주기업이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팁스 프로그램은 창업 기업이 최고 선호하는 정부 지원사업이다. ―AI의 조기 교육이 필요한가. ▲미국 MIT 파견 근무 동안에 '지능형 로봇' 수업을 들었다. MIT 항공우주공학과 Sertac Karaman 교수로부터 시작한 자율 주행로봇 프로그램인 'MIT Racecar'는 하나의 교육프로그램으로 브랜드화 돼 있었다. 미국은 이를 고교교육으로 확산하고 있었다. 당장 관악구 소재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울대 로봇AI 프로그램'을 4년간 운영했는데 학생은 물론 학부모의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서울대 로봇AI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AI 교육의 희망을 봤다. 미국이 대학에 입학하면서 AI 교육을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할 때, 한국은 초등학교부터 일찍 AI 교육을 시작하자고 제언하고 싶다. 이를 위해 한국에 있는 '영어마을'을 '로봇AI 마을'로 전환하자. 초등학생때부터 레고놀이 하듯 로봇이 자율적으로 주행하도록 하는 프로그램 작성법을 배운다면 대학을 중퇴한 미국의 빌 게이츠와 같은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가 한국 도처에서 나올 것이다. 이러한 교육개혁의 목표가 글로벌 기술패권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국가 전략임을 인식하고 공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AI 교육의 조기화로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하는 사례들도 생겨날 것이다. 한국의 문제는 서울중심으로만 몰린다는 사실이다. 향후 한국 주요 거점 도시별로 도시화를 이뤄내야 한다. ―향후 10년내 100개 유니콘 기업 육성을 비전으로 제시했는데. ▲지난 4년간 육성한 창업 기업 중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술을 가진 대표적 기업으로 크립토랩, 에니아이, 펫나우를 꼽을 수 있다. 크립토랩은 세계 최초 동형암호 상용화에 성공한 스타트업이다. 최근 기술 우수성을 인정받아 알토스, 스톤브릿지벤처스, 키움벤처스로부터 약 2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에니아이는 생산 자동화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햄버거를 자동 생산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을 만들었다. 미국 뉴욕으로 본사를 옮겼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주관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국제행사인 '넥스트 라이즈 2022'에서 'Global Business Expansion Contest'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됐으며, 푸드테크 로봇 스타트업 업계 최대 규모 300만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펫나우는 반려동물 신원확인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강아지의 코 사진을 찍어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프리 시리즈A 단계로 53억원을 투자 받았다. 몇 기업은 미국 나스닥 상장이 예상되고, 10여개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문계 자원을 활용한 스타트업 구상은 뭔가. ▲한국의 인문계는 위기이다. 특히 어문계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생산한 제품 및 서비스를 전 세계의 언어로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스타트업을 육성,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마켓팅 에이전시'를 창업 기업으로 설립하도록 정부가 지원하자. 창업 기업은 한국의 중소기업을 스스로 찾아가 제품 및 서비스를 세계 모든 언어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수요를 찾아 공급자인 중소기업에게 원스톱 글로벌 마켓팅 사업을 하면 된다. 정부는 '글로벌 마켓팅 에이전시' 기업이 중소기업에 매출을 올려 준 금액에 비례해 정부에서 바우처 등으로 스타트업에 보상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면 마켓팅 스타트업은 보상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스스로 중소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전 세계 시장에서 팔릴 수 있도록 대행하는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것이다. 산업 발전의 4대 요소는 인재, 기술, 자본, 시장이다. 한국 경제를 살리는 가장 중요한 일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거다.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수요자를 글로벌 시장에서 찾는 시장개척 전략을 정부가 추진해야 한다. 우리는 21세기 K-대(大)항해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지금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한류 문화의 힘에 추가해 시장을 개척하는 대항해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 haeneni@fnnews.com■ 김태완 자문위원 주요 약력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컴퓨터공학 박사 △미국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방문학자 △서울대학교 캠퍼스타운사업단 단장 △한국공학한림원 컴퓨팅분과 정회원(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조선해양공학과 교수(현)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위원(현)
2024-07-21 18:57:51[파이낸셜뉴스] 인재 양성과 AI(인공지능)에 꽃힌 한 대학교수가 있다. 그는 10여년 전 서울대학교에서 이른바 '오바마 프로젝트'(Obama Project)를 기획했다. 토론과 연설에 능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땄다. 핵심은 암기식 교육시스템의 한국식 교육문화 개선이다. 서울대 기숙사생 중 일부를 뽑아 초·중·고교생들에 토론교육을 학습시켜 오바마 같은 미래 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다. 핵심은 어릴때부터 영어 유치원 등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내몰리는 현 교육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토론을 통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논점이 다르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고, 상대를 인정하는 겸손과 지혜를 겸비한 미래 인재를 키우겠다는 거다. 바로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장관급) 심의위원으로 있는 김태완 서울대 교수다. 그는 미국 MIT 파견 시절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수업을 듣고 곧바로 '서울대 로봇AI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근 관악구 소재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했다. 김 자문위원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파이낸셜뉴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국이 글로벌 AI 강국으로 거듭나려면 현재 전국에 있는 '영어마을'을 '로봇AI 마을'로 전환하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제언했다. 나아가 "영어, 수학도 중요하지만 초등학교부터 레고놀이하듯 AI를 접한다면 빌 게이츠같은 세상을 바꾸는 미래의 혁신가가 꼭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자문위원은 2020년부터 4년간 '서울대 캠퍼스단장'을 지내면서 첨단 스타트업 육성에도 공을 들였다. 성과로는 햄버거 생산 자동화 로봇시스템 스타트업인 '에니아이'와 반려동물 신원확인기술을 개발한 '펫나우' 등을 발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중 에니아이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중이다. 그의 비전은 향후 10년 내 K-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100개를 육성하는 거다. 다음은 김 자문위원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연구·개발(R&D) 예산 감축 논란에 대한 견해는. ▲국가 연구개발 예산 감축은 과학기술계에 큰 충격을 줬다. 정부는 효율적 배분, 국제협력 강화, 전략분야 지원, 산학협력 강화, 기술 인프라 강화를 위해 예산 배분의 체질 개선을 시도했지만 과거 과학기술 예산을 삭감한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기존 한국의 GDP 대비 R&D 예산 배분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에 비해 한국의 산업은 경쟁 국가에 밀리고, 주요 기간 산업인 제조업도 중국에 밀리는 위기가 오면서 언젠가는 한번 거쳐야 할 R&D 예산 배분 체질의 개선 문제였다. 중요한 건 어떻게 체질 개선을 통해 기업 혁신과 발전, 경쟁 우위, 시장 참여 확대, 비용 관리, 마케팅 능력 향상을 이루느냐다. 정부와 국회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도록 규제 혁신 입법에 앞장서야 한다. ―미중 기술패권 전쟁에서 한국이 취해야할 전략은. ▲현재 글로벌 경쟁국가를 이기기 위한 첫번째는 속도이다. 최고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먼저 올라야 한다. 정상에 먼저 오르기 위해선 베이스캠프가 어디인지 가 중요하다. 국가간 기술패권전쟁도 각 국가의 베이스캠프가 해발 얼마인지 진단부터 정확히 해야 한다. 여기서 국가지도자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 그것은 한국의 베이스캠프를 어떻게 상대국가보다 높이 올려 놓는 가이다. 국가사업발전의 4요소는 인재, 기술, 자본, 시장이다. 미국과 중국은 인재와 자본에 있어 한국의 10배 이상이다. 상대보다 불리한 여건에선 상대 전략을 따라만 간다면 100전 100패한다. 우리로선 기술동맹을 해야 한다. ―한국이 AI 및 과학기술 강국이 되려면. ▲AI를 선도하는 국가는 당연히 미국이다. 이론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혁신을 이룬 교수는 캐나다의 Geoffrey Hinton가 중심에 있다. 그는 신경망의 역사상 혁신 기술인 '역전파, 딥러닝'의 초석을 이루었다. 정말 대단한 기술로 진화했다. 그러한 기술이 산업으로 꽃을 피운 곳은 미국이다. 따라서 우리는 AI에 있어서 미국과의 기술 협력, 나아가 기술 동맹을 이끌어 내야한다. 정부, 대학, 기업이 모두 협력을 해야 하지만, 대학이 주도하고 기업과 정부가 협력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유는 혁신 기술이 대학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글로벌 협력의 실행과 성공이 생각보다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대학 교수가 이론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국가의 AI 산업 발전을 위한 생태계 조성은 어려운 과제이자 도전이다. 정부가 목표를 갖고 미션을 기업과 대학에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관찰하며, 일관되게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다면.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간 미국 MIT에서 1년간 파견 근무를 했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 CSAIL(Computer Science & AI Lab) 소속 교수를 사전에 찾아 초청받았다. 이 때 수많은 과학기술 관계자들을 만났다. 목적은 한국의 과학기술 강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였다. 예를 들어 서울대 및 카이스트와 MIT와 하버드대가 협력한다고 상상해보자. 서울특별시와 보스턴시가 협력해 연구 공간, 100평을 상호 제공하고, 학생들이 상호 상대국에 방문해 연구할 공간을 확보하면 매우 모범적인 한미간 산·학·지자체간 협업 모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한국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면 MIT, 하버드대, 보스턴시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비전은 크게, 실행은 빠르게, 시작은 작게'가는 게 좋다. 처음에 100평에서 시작해 신뢰를 쌓고, 점진적으로 보스턴에서 실리콘밸리, 뉴욕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 정부가 앞장서 상대국에 접근하면 글로벌 협력을 이끌지 못할 이유가 없다. 대학의 연구, 기업의 투자, 정부 지원이 하나의 목표를 갖고 지분 참여해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한국의 새로운 AI 산업을 개척하자는 것이다. ―서울대 AI캠퍼스단장 시절 보람있었던 일은. ▲2020년 3월부터 2023년까지 서울대학교 캠퍼스타운사업단장을 맡아 총 88개 창업기업을 육성했다. 사업 성공 지표인 투자유치액 1243억원, 매출액 405억원, 정부재정사업 선정 462억원, 고용인원 1796명의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로 창업 불모지였던 관악구 일대 창업기업 수와 매출액이 각각 12배, 25배 급성장했다. 이렇게 우수한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유니콘 기업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혁신기술과 글로벌시장 진출의 잠재 가능성을 모집 기준으로 기업체를 선정해 맞춤형 멘토링 및 컨설팅, 투자유치 지원,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국내외 홍보 등 입주기업의 사업화와 성공적인 성장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이다. 21개 입주기업이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팁스 프로그램은 창업 기업이 최고 선호하는 정부 지원사업이다. ―AI의 조기 교육이 필요한가. ▲미국 MIT 파견 근무 동안에 '지능형 로봇' 수업을 들었다. MIT 항공우주공학과 Sertac Karaman 교수로부터 시작한 자율 주행로봇 프로그램인 'MIT Racecar'는 하나의 교육프로그램으로 브랜드화 돼 있었다. 미국은 이를 고교교육으로 확산하고 있었다. 당장 관악구 소재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울대 로봇AI 프로그램'을 4년간 운영했는데 학생은 물론 학부모의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서울대 로봇AI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AI 교육의 희망을 봤다. 미국이 대학에 입학하면서 AI 교육을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할 때, 한국은 초등학교부터 일찍 AI 교육을 시작하자고 제언하고 싶다. 이를 위해 한국에 있는 '영어마을'을 '로봇AI 마을'로 전환하자. 초등학생때부터 레고놀이 하듯 로봇이 자율적으로 주행하도록 하는 프로그램 작성법을 배운다면 대학을 중퇴한 미국의 빌 게이츠와 같은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가 한국 도처에서 나올 것이다. 이러한 교육개혁의 목표가 글로벌 기술패권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국가 전략임을 인식하고 공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AI 교육의 조기화로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하는 사례들도 생겨날 것이다. 한국의 문제는 서울중심으로만 몰린다는 사실이다. 향후 한국 주요 거점 도시별로 도시화를 이뤄내야 한다. ―향후 10년내 100개 유니콘 기업 육성을 비전으로 제시했는데. ▲지난 4년간 육성한 창업 기업 중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술을 가진 대표적 기업으로 크립토랩, 에니아이, 펫나우를 꼽을 수 있다. 크립토랩은 세계 최초 동형암호 상용화에 성공한 스타트업이다. 최근 기술 우수성을 인정받아 알토스, 스톤브릿지벤처스, 키움벤처스로부터 약 2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에니아이는 생산 자동화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햄버거를 자동 생산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을 만들었다. 미국 뉴욕으로 본사를 옮겼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주관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국제행사인 '넥스트 라이즈 2022'에서 'Global Business Expansion Contest'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됐으며, 푸드테크 로봇 스타트업 업계 최대 규모 300만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펫나우는 반려동물 신원확인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강아지의 코 사진을 찍어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프리 시리즈A 단계로 53억원을 투자 받았다. 몇 기업은 미국 나스닥 상장이 예상되고, 10여개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문계 자원을 활용한 스타트업 구상은 뭔가. ▲한국의 인문계는 위기이다. 특히 어문계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생산한 제품 및 서비스를 전 세계의 언어로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스타트업을 육성,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마켓팅 에이전시'를 창업 기업으로 설립하도록 정부가 지원하자. 창업 기업은 한국의 중소기업을 스스로 찾아가 제품 및 서비스를 세계 모든 언어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수요를 찾아 공급자인 중소기업에게 원스톱 글로벌 마켓팅 사업을 하면 된다. 정부는 '글로벌 마켓팅 에이전시' 기업이 중소기업에 매출을 올려 준 금액에 비례해 정부에서 바우처 등으로 스타트업에 보상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면 마켓팅 스타트업은 보상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스스로 중소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전 세계 시장에서 팔릴 수 있도록 대행하는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것이다. 산업 발전의 4대 요소는 인재, 기술, 자본, 시장이다. 한국 경제를 살리는 가장 중요한 일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거다.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수요자를 글로벌 시장에서 찾는 시장개척 전략을 정부가 추진해야 한다. 우리는 21세기 K-대(大)항해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지금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한류 문화의 힘에 추가해 시장을 개척하는 대항해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 김태완 자문위원은 누구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컴퓨터공학박사(1993~1996) ▼미국 (주)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1996~1999)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방문학자(2018~2019) ▼서울대학교 캠퍼스타운사업단 단장(2020~2023) ▼한국공학한림원 컴퓨팅분과 정회원(2021~현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조선해양공학과 교수(2003~현재)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위원(2023~현재)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2024-07-21 14:46:11【파이낸셜뉴스 두바이(UAE)=윤홍집 기자】 불과 50여년 전까지만 해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모래사막뿐인 허허벌판이었다. 두바이는 베두인족이 작은 촌락을 이루고 유목생활을 하던 척박한 땅이었다. 또한 지난 1971년 UAE에 가입할 때까지 영국의 통제를 받았다. 이후 반세기 만에 전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미래도시로 변모했다. 여름철 낮 평균기온이 40도에 육박하고 1년 중 비 오는 날이 일주일에 불과한 척박한 환경을 고려하면 '두바이의 기적'이라는 표현도 과장이 아니다. 두바이의 발전은 1960년대 이른바 '두바이유'로 불리는 석유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됐다. 다만 모든 발전이 석유에서 비롯됐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른 산유국이 두바이 같은 도시를 만들지 못한 점만 봐도 이는 분명하다. 두바이는 언젠가 오일머니가 떨어질 수 있다는 혜안을 갖고 혁신을 추진했다. 이 같은 혁신이 열매를 맺어 지금의 금융·관광 도시로 거듭났다. 두바이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사회의 방향을 제시하고 최첨단 금융기술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약 50년 후 미래 생활상을 전시한 '미래박물관'과 두바이 부통치자 겸 UAE 부총리의 후원으로 개최된 '두바이 핀테크 서밋'이 그 일환이다. ■2071년 두바이 미래를 보다 지난 2022년 개관된 두바이 미래박물관은 면적 3만㎡, 높이는 77m에 달하는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지난달 초 찾은 두바이 미래박물관은 그 명성을 단번에 실감하게 했다. 방문과 함께 처음 만나게 되는 로봇 작업을 통해 조립된 1024개의 금속패널이 조명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내·외관 벽면에는 '혁신은 지적 사치가 아니다' '미래는 상상하고 설계하고 실행하는 자의 몫이다' 등 두바이 국왕의 미래 비전을 담은 3개의 인용문구가 아랍어 캘리그래피로 새겨져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로비부터 빽빽하게 들어찬 방문객은 40여분간의 대기 끝에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방문객은 현지인보다 서양인 등 외국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미래박물관은 UAE 건국 100주년인 2071년 미래 모습을 구현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가면 본격적인 전시가 시작되는 5층에 이르는데, 이 과정은 우주선을 타고 지구상공 6000㎞ 떨어진 우주정거장으로 이동한다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우주선 역할을 하는 엘리베이터의 벽면은 우주선 안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듯한 3D 영상으로 덮였다. 5층은 우주선이 우주정거장에 도킹한다는 콘셉트로 시작된다. 전시관에 발을 들이자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듯한 경관이 펼쳐지고 방문객을 매혹시킨다. 5층 전시관에선 달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에너지를 채취하고 이 에너지를 전자파로 바꿔 지구로 보낸다는 미래 모습도 선보인다. 5층 관람을 마치면 다시 우주선(엘리베이터)을 타고 지구(4층)로 돌아간다. 4층의 주제는 '힐링'으로 2071년 두바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미래박물관이 제시한 50년 후 두바이는 숲이 우거져 친환경적인 모습이다. 숲속의 식물들은 태풍이나 가뭄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개량됐고, 모든 생명체의 정보는 디지털 형태로 변환해 미래 도서관에 수록했다. 3층은 '미래의 오늘'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졌다. 들뜬 표정을 한 방문객들은 로봇과 발명품을 배경으로 분주히 사진을 찍었다. 두바이 미래재단은 미래박물관 건물 한편에 '두바이 퓨처랩'을 구성,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두바이 현지 연구자뿐만 아니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다양한 기관의 연구자가 포함된 합작 연구소도 운영되고 있었다. 퓨처랩은 물건을 배달하는 로봇이나 드론 개발에 한창이었다. UAE에선 드론을 사용하는 게 불법인데 실험을 위한 연구지역이 마련됐다고 한다. 두바이 미래재단 관계자는 "모든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게 두바이 퓨처랩의 목표"라며 "코로나 시기에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지금은 모두 정상화됐다. 두바이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혁신적 로봇 공학과 AI솔루션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개국·200개사가 참여한 핀테크 박람회 올해로 2회차를 맞은 '두바이 핀테크 서밋'은 혁신적인 금융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박람회다. 100여개국 200여개사가 참여한 만큼 최신 핀테크 기술을 보기 위한 이들로 성황을 이뤘다. 특히 메인 전시관인 글로벌기업관에선 58개 금융·핀테크 기업과 3개 IT기업이 출사표를 던졌다. 글로벌기업관에 참여한 핀테크 업체 'CAMS'는 채권 투자 분석·관리 플랫폼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CAMS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채권투자 거래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처리한다. 기업의 핵심 요소와 산업별 모델은 신용점수로 환산하고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핀테크 업체 'SIFT'는 기업금융 사기예방 서비스를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SIFT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계정이 기업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고 실시간으로 무단 입금·인출을 중단시킨다. 96개 핀테크·IT업체가 참여한 스타트업관에는 국내 12개사가 이름을 올렸다.스타트업관에 참여한 국내 스타트업 로드시스템은 모바일여권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일부 방문객은 로드시스템의 설명을 들으며 모바일여권을 이 자리에서 내려받기도 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6-19 19:18:33'대나무 대롱의 좁은 구멍으로 하늘을 살피다'란 옛말이 있다. 하늘은 넓고 광활한데 이를 좁은 구멍으로 살피는 것이니 당연히 전체적인 진실이나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 정보량이 많지 않았던 옛날에야 시야를 넓히고 다양한 관점을 수용해 보라는 것이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하는 정보과잉인 현대에는 적절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디지털의 발달로 뉴스 매체들은 24시간 계속해서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뉴스에는 새로운 소식도 있지만, 일정 기간 변주하듯 같은 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쏟아붓기식 내용도 있다. 이는 중요한 정보와 덜 중요한 정보 사이의 구분을 어렵게 만들고, 결정을 내리는 것을 복잡하게 한다. 자주 노출되는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해 좀 더 깊이 알아보려고 하면 마치 소나기가 지나간 듯 뉴스들이 사라져 결과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모든 정보를 철저히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정보의 중요도도 문제지만 진위 여부도 매일반이다. 2018년 '사이언스(Science)' 저널 커버스토리에는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6배까지 더 빨리 전파되고, 약 70% 더 많이 리트윗되었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소로우시 보수기와 뎁 로이가 가짜 뉴스가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문제를 연구한 결과인데, 이유는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더 놀랍고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보의 양이 방대하고, 출처가 다양하며, 정보의 신뢰성이 일관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정보가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다량의 정보는 결정 내리기를 어렵게 하는 결정마비 상태를 만들고, 지속적인 정보의 홍수는 피로감으로 정보회피 현상을 초래한다. 그러다 보니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견해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하지만 이 또한 만만하지 않다. 누가 전문가인지 구별하는 안목이 필요하고, 전문가들이 언제 입바른 말을 하고 언제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지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인터넷 발달로 누구나 쉽게 의견을 공유할 수 있고, 다양한 정보가 혼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종종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전문가의 말보다 쉽고 친근한 비전문가의 말이 재미있고 솔깃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는 대중의 인기를 끌기 위해 소통이란 명목으로 우스갯소리를 하거나 내용 없는 빈껍데기의 입에 발린 소리를 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언제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 걸까. 자신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과거에 유명했지만 지금은 무용한 정보를 전한다. 특정 집단에 좋게 보이려고 정보의 일부만 사용하거나 확대해석한 왜곡된 사례를 사용한다. 자신의 경력을 보호하려고 불만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피드백만 한다. 정치나 외교 분야에서 갈등을 피하려고 듣기 좋은 정보만 편집해 전달한다. 이러한 말들은 겉으로는 좋게 들리는 입에 발린 소리로 당장은 안심하고 안정을 가져올지 모르지만 조만간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전문가는 중요한 사안에 등장하고 사람들은 기분을 맞춰주는 입에 발린 말보다 옳고 그름을 가늠하는 진실을 듣고자 한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하고 지식과 경험을 쌓는 부단한 노력과 공식적인 인정을 위한 절차가 필요하다. 전문가라면 자신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 사회적 책임감을 현념해서 당장은 상황에 따라서 듣기 싫을 수 있지만 원칙을 지키는 입바른 말을 해야 한다. 그래서 대나무 대롱으로 보는 하늘 대신에 전체를 조망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전문가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이소영 동화작가
2024-06-12 19:4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