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떡볶이, 마라탕 매운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MZ세대가 늘어나면서 외식업계에 매운 신메뉴 출시 바람이 불었다. 쌀국수 전문점 사이공본가는 '신(辛)분보후에'를 출시한다고 26일 밝혔다. 분보후에는 각종 고명과 생채소를 얹어 먹는 매운 쌀국수 요리다. 분(bún)은 쌀국수의 한 종류, '(bò)는 쇠고기를 뜻한다. 부보후에는 베트남 중부의 후에(Huế)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지금은 베트남 전역에서 맛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요리이다. 후에 지역은 19세기까지 왕이 살았던 베트남의 옛 수도로 음식의 가짓수가 많고 궁중음식이 발달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햇빛이 강하고 강수량이 적어 크기가 작고 매운맛을 가진 고추가 많이 생산되어 매운 음식이 유명하다. 사이공본가 신메뉴는 분보후에에 '신(辛)'을 붙여 매운맛을 강조했다. 신분보후에 속 토핑인 짜루어는 바나나 잎으로 싸서 쪄낸 베트남의 돼지고기 햄이다. 전통적으로 가족과 함께 모이는 베트남의 신년 명절인 뗏(Tết)에 먹는 음식이다. 짜치엔은 짜루어와 같은 돼지고기 햄이지만 짜루어처럼 쪄내지 않고 아닌 튀긴 것이 특징이다. 조사현 사이공본가 대표는 "신(辛)분보후에가 소비자의 매운맛 요구(니즈)를 충족했으면 한다”며 "고명으로 베트남 수제햄인 짜루어, 짜치엔 등을 토핑으로 가미했기에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버거킹은 올해 새롭게 선보인 매운 햄버거 '텍사스칠리'와 '타바스코' 라인의 판매량이 330만개를 돌파했다고 26일 밝혔다. 버거킹은 올해 여름 식품업계의 메가 트렌드인 매운맛을 햄버거에서 맛있게 구현한 2종의 햄버거 상품군을 선보였다. 최근 MZ 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꿀조합'을 찾는 식문화가 유행함에 따라 버거킹은 햄버거와 꿀조합을 낼 수 있는 매운 소스 연구에 집중했다. 버거킹이 올해 6월 출시한 이후 12주간 한정 판매한 '텍사스칠리' 라인은 매콤 짭짤한 비프칠리 소스의 감칠맛 있는 매운맛이 호평을 받았다. 텍사스칠리 햄버거 라인의 누적 판매량은 255만개를 넘겼다. 오뚜기 '타바스코'와 협업해 선보인 '타바스코' 햄버거 3종은 지난 8월 출시 이후 7주 만에 누적 판매량 78만개를 돌파했다. 두 제품 라인업에 이어 지난달 출시한 '골든치즈렐라' 역시 매운맛, 꿀조합 트렌드에 힘입어 호평을 받았다. 체다 치즈와 모짜렐라 치즈의 조합으로 탄생한 특별한 치즈 패티에 버거킹의 '디아블로 소스'가 더해져 고소한 매운맛을 구현했다. 버거킹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전세계 버거킹 진출국 중에서 한국은 새로운 트렌드와 음식, 취향을 시도하는 것에 매우 열려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의 안목이 매우 높은 만큼 한국에서 개발한 메뉴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트렌드를 이끄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2-10-26 10:30:55식품업계에 또다시 매운맛 열풍이 불고 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매운 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매운맛의 핵심 성분인 캡사이신은 뇌신경을 자극해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 전환에 도움을 주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만두 속에 진한 불맛과 매콤한 짬뽕 육즙을 넣어 선보인 신세계푸드의 ‘올반 육즙가득 짬뽕군만두’가 출시 3일 만에 10만개가 판매됐다. 출시 이후 첫 주말 동안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만두류 120여종 가운데 판매순위 상위 6위에 올랐다. 판매순위 상위권 대부분을 고기만두가 차지하는 가운데 짬뽕군만두가 이처럼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운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과 시식행사를 통해 접해 본 매운맛에 대한 호평이 판매로 연결됐기 때문으로 신세계푸드 측은 분석했다. 신세계푸드는 짬뽕군만두 출시 후 첫 주말 동안 전국 주요 이마트에서 매운맛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전문 셰프가 직접 시식행사를 펼쳤다. 맵기로 유명한 팔도의 ‘틈새라면 빨계떡’ 역시 별다른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매운맛 마니아들의 지지를 얻으며 월 100만개의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매운맛의 인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롱런하면서 각 업체마다 매운맛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짬뽕군만두의 여세를 몰아 ‘매콤한 불짬뽕맛 삼각김밥’과 ‘매콤한 불짜장맛 삼각김밥’ 등 2종을 출시했다. 불짬뽕맛 삼각김밥은 오징어와 돼지고기로 만든 매콤한 짬뽕맛과 불맛이 느껴진다. 특히 흰밥이 아닌 짬뽕밥을 사용해 매운 맛이 더욱 강화됐다. 불짜장맛 삼각김밥은 돼지고기와 청양고추로 만든 불짜장 맛이 특징이다. 위드미 편의점에서 판매하며 가격은 900원이다. 삼양식품은 기존 불닭볶음면 특유의 매운맛에 커리를 더한 ‘커리불닭볶음면’을 선보였다. 커리 풍미가 진하게 느껴지는 액상소스에 감자와 당근, 소고기 후레이크를 넣어 식감이 풍성하다. 가격은 편의점 기준 봉지면 1300원, 용기면 1500원이다. 맘스터치는 중화풍의 사천식 매운소스를 활용한 ‘불싸이버거’를 출시했다. 청양고추와 마늘, 팔각과 산초를 더해 한층 더 깊고 진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여기에 후추 분태와 불향을 더해 감칠맛을 더한 매콤함이 느껴진다. 가격은 단품 3400원, 세트 5600원이다. 이 밖에도 떡볶이 시장에서는 동대문엽기떡볶이, 신가네떡볶이 등이 매운맛 경쟁을 주도하는 가운데 즉석떡볶이 업체인 두끼떡볶이가 업계 최고의 매운맛에 도전하는 ‘도전 소스’를 출시해 본격적인 ‘매운맛 전쟁’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동시에 단맛에 대한 실증을 해소하기 위해 매운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운맛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어렵다는 단점은 있지만 쉽게 질리지 않고 마니아층이 있는 만큼 이 시장을 잡기 위한 업체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2017-05-24 08:23:12[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 레스토랑에서 '매콤 달콤한 맛'의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런 메뉴 상당수가 한국 고추장을 양념으로 쓰고 있다고 미 CN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CNBC는 ''맵달'(Swicy) 아이템이 레스토랑 메뉴를 점령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올해 가장 '핫'한 식음료 트렌드가 맵고 달콤한 맛이라고 전했다. 또 맵다는 뜻의 스파이시(spicy)와 달콤하다는 뜻의 스위트(sweet)를 조합한 신조어 '스위시'(swicy)를 소개하면서 "이 신조어가 실제로 메뉴판에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달콤하고 매콤한 음식을 지칭하는 데 널리 쓰이는 합성어"라고 설명했다. CNBC는 최근 미국 식당에서 인기 있는 메뉴들이 주로 "과일 맛과 다양한 고춧가루(chili powder)를 함께 사용하거나 한국의 인기 조미료인 고추장과 매운 꿀 같은 소스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햄버거 체인 쉐이크쉑의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샌드위치'를 소개했다. 쉐이크쉑은 고추장 양념을 사용한 치킨을 넣은 샌드위치를 선보였고, 이 메뉴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맛 트렌드 분석가인 케라 닐슨은 미국에서 매운맛과 달콤한 맛의 조합이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최근 매운맛의 비중이 훨씬 커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미국 전체 레스토랑 메뉴의 약 10%가 맵고 달콤한 메뉴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지난 12개월간 1.8% 증가한 수치다. 향후 4년 동안 이런 메뉴가 9.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맵달' 인기 추세는 Z세대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엔씨솔루션스 설문조사에서 Z세대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자신을 '핫소스 전문가'로 인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닐슨은 "이런 트렌드가 아마도 몇 년은 더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0-23 09:33:33[파이낸셜뉴스] 400만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 니코카도 아보카도(본명 니콜라스 페리·32)가 영상 업로드를 중단한 지 7개월 만인 지난 7일 새 먹방 영상을 올리며 복귀했다. 그는 피자, 햄버거, 불닭볶음면 등 음식을 가득 쌓아놓고 먹어 치우는 ‘익스트림 먹방'을 7년 이상 해왔다. 지난 2021년에는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등장해 살이 너무 쪄 호흡이 원활하지 않다고 호소했던 바 있다. 그는 “먹방을 시작할 때는 몸무게가 68~72kg이었는데 지금은 154kg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그러던 니코카도 아보카도가 지난 7일 공개된 새로운 영상에서 엄청난 체중 감량을 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영상에서 그는 약 114㎏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극적으로 달라진 그의 외모 덕분에 해당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2000만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판다 탈을 쓰고 등장한 니코카도 아보카도는 “나는 항상 두 걸음 앞서 있다. 이것은 내 인생 전체에서 가장 위대한 사회 실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2년간 먹방 영상을 찍지 않았고, 7개월 전까지 올라왔던 영상은 그 이전에 촬영했던 것을 재활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니코카도 아보카도는 이어진 영상에서 반려동물 앵무새 ‘누들’에게 다시 만나 반갑다고 말한 뒤 대용량 매운 짜장면 먹방을 시작했다. 그는 “이게 인생이다. 인생을 사는 이유다”라며 흡족해했다. 그의 달라진 모습에 많은 구독자들이 놀라움을 표했다. 구독자들은 “피트니스 유튜버가 되기까지 한 걸음 남았다”, “그를 뚱뚱하다고 부르던 사람들보다 이제 더 건강해졌다”, “역대 최고의 체중 감량 컴백”, “그가 우리를 속이기 위해 8년 전에 이 영상을 찍었다고 상상해보라” 등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09 05:52:03<24> 우즈벡-부하라(Bukhara)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사마르칸트를 떠나 부하라(Bukhara)로 간다. 날씨가 흐리다. 5시간 넘는 장거리를 가야하니 주유하는 것이 신경 쓰이는데 주유소 서너곳을 번번히 허탕치고 나왔다. 경유값이 비싼것도 힘든데 우즈벡에서는 경유 있는 곳 찾기까지 쉽지않다. 녹색 표지판에 DIZEL이라는 글을 보고 기대반 걱정반 들어가본 곳에서 드디어 경유가 있다고 한다. 신난 탄이 "우와!"하며 지갑을 찾는다. "40리터 주세요." 기름통을 가득 채우니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웃으며 농담하며 다시 길을 떠난다. 오늘 갈 부하라는 고대부터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번영했던 도시이며 사마르칸트, 히바와 함께 우즈벡은 물론 중앙아시아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도시라고 한다. 사마르칸트 못지않게 볼것이 많다고 하니 관광도 해야겠다 싶다. 부하라에서 우리는 카우치 호스트인 오토의 집을 찾아갔다. 그의 집은 부하라에서 약간 외곽의 카간(kagan)이라는 곳에 있었는데 오후 늦게 도착하니 그는 집에 없고 그의 동생이 나와서 우리를 집까지 안내해주었다. 엘리베이터 없는 4층 아파트의 꼭대기층. 소련시절에 지은 듯한 모습이었다. 곧 오토가 와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저녁으로 우리가 라볶이를 만들어 함께 먹기로 했다. 중앙아시아에서 무지무지 귀한 오뎅은 구할 수 없어 못 넣었지만 대신 양배추를 잔뜩 넣어 맛있는 라볶이를 만들었다. 완성된 음식을 보자 오토는 "이거 라면같이 생겼는데?"라고 한다. 라면을 아는게 신기하다. "어 맞아 라면이야 라면이랑 비슷한데 맵고 달아" 매운것을 먹을 수 있을까 걱정되었지만 한입 먹어보더니 다행히도 좋다고 한다. 오토도 여행을 좋아해서 5달간 아제르바이잔-조지아-이란-아르메니아-카자흐스탄을 여행했다고 한다. 탄이 어느 나라가 가장 좋았냐고 물어보자 오토는 이란이라고 했다. 그가 사는 부하라와 종교, 언어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아서 좋았다고 한다. 나는 우즈벡도 주로 러시아어를 쓰는 줄 알았는데 지역마다 다르고 특히 부하라나 사마르칸트에서는 타직어와 페르시아어를 같이 쓴다는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왔다. 한가지의 언어와 글자가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자란 한국인으로서는 한 나라, 한 지역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글이 다양하다는 것이 너무 힘들것 같고 상상이 안되었다. 오토에 의하면 부하라가 아주 옛날에는 이란제국에 속했다고 한다. 그래서 시내에 구도시에는 페르시아풍의 건물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7km정도 떨어진 지라보드라는 마을에는 페르시아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오토나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이 약간 아랍계 느낌이 나는 것 같다. 그 외에도 오토는 우리에게 부하라의 유명한 의학자인 아비세나(Avicenna)와 부하라의 역사, 문화, 주요 관광지등을 열심히 알려주었다. 자신이 사는 도시를 매우 자랑스러워하며 사랑하는 청년이었다. 이야기를 하다가 타슈켄트에 있다는 여동생 마블루다와 영상통화를 하게되었다. 마블루다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데 가벼운 대화가 가능할 정도여서 무척 반가웠다. 한국에 가고싶다는 마블루다에게 한국에 오게되면 우리집에 초대할테니 꼭 연락하라고 하니 매우 좋아했다. 중앙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바다 아랄해가 말라버렸다 오토는 부하라 북쪽, 누쿠스 근처의 아랄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학교다닐때 들어본 적 있는 지명이어서 아는척 했더니 바다가 현재 사막이 되었다고 한다. 잘못들었나 싶을 정도로 충격이었다. 아랄해는 중앙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바다였는데 구소련이 면화사업에 아랄해의 물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말라버렸다고 했다. 인간의 욕심이 바다를 사막으로 만들다니. 그곳에 가면 모래위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배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곳은 꼭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떠나기전 오토에게 우리 까브리를 소개시켜주었다. 오토는 캠핑카를 구경한 후 우리가 하루만에 떠나는 것이 많이 아쉬웠는지 계속해서 더 있다가라고 권해주었다. 바쁜일이 지나면 부하라 안내도 해주겠다고 했지만 사실 편하게 머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터라 계획대로 부하라에는 하루만 머물고 지나가기로 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여운은 길다. 언젠가 오토와 마블루다를 또 만날 날이 왔으면 좋겠다. 오토가 알려준 카간의 대표명소 에미르(Emir)궁전에 왔다. 카간 기차역이 바로 근처에 있어 주차도 편하고 찾기 쉬웠다. 이른 아침인데도 페르시아풍 정문이 활짝 열려있다. 날씨가 매우 추워 단단히 무장하고 들어갔다. 공원 한켠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놀이기구들도 좀 보이고 정원 조성을 잘해놓았다. 가족나들이 하기 좋을 것 같다. 길 끝에 인터넷에서 봤던 에미르 궁전이 나타났다. 입장료같은 것이 없어 출근하는 사람들이 공원을 통과해서 다니고 있었다. 사막의 모래색 건물이었는데 페르시아풍 아름다운 기하학적조각으로 장식되있었다. 인터넷에서 무척 화려한 내부사진을 볼 수 있었는데 시간이 일러서인지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도시 곳곳이 관광지라고 하니 궁전내부에 꼭 안들어가도 뭐 별 상관 없겠지. 밖에서 사진 몇장을 찍고 이동했다. 이동 중 메탄 주유소에 끝없이 줄선 차들이 보인다. 오토도 매일아침 가스를 넣기위해 출근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와야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보니 입이 딱 벌어진다. 200미터는 족히 되어보이는 긴 줄 끝의 차는 대체 얼마나 걸려야 충전을 할 수 있을까? 부하라의 '방주요새'에 왔다. 광장에 세워진 초대형 트리를 보니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 이슬람 국가에 '성탄절 트리'라니 왠지 좀 어색하다. 거대한 성벽이 솟아있는데 감탄이 절로 나온다. 흙으로 만든 벽돌을 구워 쌓은 성이다. 외관의 곡선이 참 아름답다. 보통 성벽이라고 하면 수직으로 올리기 마련인데 어떻게 저렇게 위로 갈수록 안쪽으로 좁아지는 부드러운 곡선형태의 성벽을 만들었을까? 지진에도 끄떡없게 생겼다. 아침 햇살과 그림자가 곡면을 더욱 아름답게 보여주었다. 약 4500원정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매표소에 계신분이 유쾌하게 맞아주신다.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보니 화려하게 조각된 나무기둥으로 받쳐진 건물이 나타난다. 이런 기둥은 보통 대리석같은 석조로 만들기 마련인데 나무로 된 조각기둥이 희안하다. 노점에서 기념품 파는 아저씨에 이끌려 물건들을 구경했는데 러시아루블을 세트로 모아놓은 것도 있고 도장같은 것도 있었는데 꼭 사고싶은 것은 없어서 패스. 안쪽에 왕좌 같은 것이 있는 공간에 오자 기념품상 아저씨가 따라오셔서 5만숨에 전통옷을 입고 의자에 앉아 사진찍게 해준다며 흥정을 하신다. 다른 손님이 없으니 우리를 계속 따라다니는 것 같다. 페르시아풍 카펫으로 벽장식을 한 멋진 의자였지만 우린 그냥 그대로 사진찍기를 더 원해서 사양하고 슬금슬금 아저씨를 피해 다른 곳으로 도망갔다. 이곳 건물의 기둥들은 다 주춧돌 위에 밑동이 둥근 나무기둥을 세워놓은 형태로 매우 특이해 보였는데 300년 이상 된 것이라고 한다. 여러 옛 물건들이 전시되어있는 박물관같은 곳도 있었는데 입구 앞 광장에 사람들이 열심히 청소 중이다. 우즈벡에서는 사람들이 청소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매우 부지런하고 깨끗한 사람들인 것 같다. 박물관에는 옛날사람들이 입던 쇠사슬 갑옷을 비롯해 페르시아풍 쟁반과 주전자, 옛날 복식 등 매우 이국적인 물건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나와 좀 걷다보니 작은 광장이 나왔다. 설명을 읽어보니 성에서 말을 키우는 장소였나보다. 광장에서 성 아래를 내려다보는 풍경도 멋있었다. 추운 날씨와 조금 지친 마음에 관광에 더 흥미가 생기지를 않아 우리는 정오쯤 누쿠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먼길 떠나기 전 도시에서 점심거리를 사려던 중 길가에 "베스트 버거" 라는 노점이 눈에 띄어 차를 세웠다. 가게 이름은 "베스트 버거"인데 햄버거가 없단다. 뭐가 있냐고 물어보고 되는 것 중 후라이드치킨을 주문했다. 주문 후 튀겨주는 시스템. 한참을 기다려 치킨이 나왔다. 사실 별기대 없이 주문했는데 막 튀겨나온 치킨이 너무너무 맛있다. 따끈하고 바삭하고 육즙도 흐르고 간도 딱 맞는다. 8천원 정도를 냈는데 둘이 배터지게 먹고도 남을 정도로 양도 많다. 부하라에서 인생치킨집을 만났다. 부하라에서 누쿠스까지는 8시간거리, 히바까지는 6시간이라고 한다.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자 하고 길을 떠났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oK6mljO3zuU?si=1619a4maR7clZH8d>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1 15:27:55햄버거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약 4조2000억 원으로 올해는 5조 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국내 햄버거 시장에 상륙한 파이브가이즈를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버거 브랜드들까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햄버거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경쟁도 심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심과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디테일한 재료 및 소스 변경 등 차별점 있는 신제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는 기존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각개전투 전략이 이목을 끌고 있다. 먼저 맥도날드는 지난 2021년부터 로컬 소싱 프로젝트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론칭하고 매년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국적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지역 상생에 기반한 다양한 메뉴들로 최근에는 장아찌로 가공한 진주 고추에 크림치즈를 조합해 매콤한 맛을 더한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와 '진주 고추 크림치즈 머핀'을 출시했다. 롯데리아는 트렌디한 소비와 경험을 즐기는 MZ 세대를 타깃으로 한 독창적인 버거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5월 출시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는 MZ 세대를 타깃으로 유럽식 오징어튀김을 재해석해 오징어 다리를 원물 형태로 올려 독특한 비주얼을 구현했다. 또 지난 18일에는 기존 불고기버거에 크리스피 불고기 토핑을 더하고 불고기 육즙과 깻잎 매실청 소스, 청양고추의 매콤함 등 다채로운 맛을 더한 '불고기포텐버거'를 선보이기도 했다. 노브랜드버거 역시 버거와 이색적인 재료를 조합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볶은 김치와 코울슬로를 믹스한 '에그김치 버거' 2종을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출시 후 6개월간 누적 판매량 50만 개를 기록한 '짜장버거'의 후속작인 '사천불짜장' 버거를 출시했다. '사천불짜장' 버거는 불짜장소스와 고추맛기름, 고춧가루를 활용해 매운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올해 한국 진출 40주년을 맞은 버거킹은 맛과 퀄리티를 높이는 정공법의 '불맛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와퍼' 리뉴얼을 비롯, 올해에 걸쳐 다양한 신제품 및 기존 메뉴를 업그레이드해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새롭게 출시한 '비프라구 와퍼'는 버거킹이 새롭게 개발한 라구 소스로 고기 맛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라구 소스는 이탈리아 볼로냐 지방의 정통 라구인 볼로네제 라구를 활용한 것으로 소고기를 눅진하게 다져내어 재료 본연의 식감과 풍미가 살아있다. 버거킹 관계자는 "국내 햄버거 시장은 높은 성장세와 함께 소비자들의 취향과 관심사도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버거킹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트렌드한 요소를 갖춘 신메뉴를 통해 고정 소비층 유지와 함께 새로운 고객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7-25 18:15:39[파이낸셜뉴스] 햄버거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약 4조2000억 원으로 올해는 5조 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국내 햄버거 시장에 상륙한 파이브가이즈를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버거 브랜드들까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햄버거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경쟁도 심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심과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디테일한 재료 및 소스 변경 등 차별점 있는 신제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는 기존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각개전투 전략이 이목을 끌고 있다. 먼저 맥도날드는 지난 2021년부터 로컬 소싱 프로젝트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론칭하고 매년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국적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지역 상생에 기반한 다양한 메뉴들로 최근에는 장아찌로 가공한 진주 고추에 크림치즈를 조합해 매콤한 맛을 더한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와 '진주 고추 크림치즈 머핀'을 출시했다. 롯데리아는 트렌디한 소비와 경험을 즐기는 MZ 세대를 타깃으로 한 독창적인 버거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5월 출시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는 MZ 세대를 타깃으로 유럽식 오징어튀김을 재해석해 오징어 다리를 원물 형태로 올려 독특한 비주얼을 구현했다. 또 지난 18일에는 기존 불고기버거에 크리스피 불고기 토핑을 더하고 불고기 육즙과 깻잎 매실청 소스, 청양고추의 매콤함 등 다채로운 맛을 더한 '불고기포텐버거'를 선보이기도 했다. 노브랜드버거 역시 버거와 이색적인 재료를 조합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볶은 김치와 코울슬로를 믹스한 '에그김치 버거' 2종을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출시 후 6개월간 누적 판매량 50만 개를 기록한 '짜장버거'의 후속작인 '사천불짜장' 버거를 출시했다. '사천불짜장' 버거는 불짜장소스와 고추맛기름, 고춧가루를 활용해 매운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올해 한국 진출 40주년을 맞은 버거킹은 맛과 퀄리티를 높이는 정공법의 '불맛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와퍼' 리뉴얼을 비롯, 올해에 걸쳐 다양한 신제품 및 기존 메뉴를 업그레이드해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새롭게 출시한 '비프라구 와퍼'는 버거킹이 새롭게 개발한 라구 소스로 고기 맛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라구 소스는 이탈리아 볼로냐 지방의 정통 라구인 볼로네제 라구를 활용한 것으로 소고기를 눅진하게 다져내어 재료 본연의 식감과 풍미가 살아있다. 버거킹 관계자는 "국내 햄버거 시장은 높은 성장세와 함께 소비자들의 취향과 관심사도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버거킹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트렌드한 요소를 갖춘 신메뉴를 통해 고정 소비층 유지와 함께 새로운 고객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7-24 11:30:40"불닭 브랜드는 유명인이 나오는 대대적인 광고 없이도 고객,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SNS, 숏폼 챌린지 등 바이럴되며 성장해 왔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다음 스텝은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놀이이자 문화가 되는 '이터테인먼트(eat+entertainment)' 기업이 되는 것이다." 김경미 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식품 불닭마케팅부문장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식품유통대전'에서 불닭 브랜드를 성공시킨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노하우와 비전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문장은 "불닭볶음면을 개발하기 위해 소스 2t, 닭 1200마리를 먹으며 최적의 소스비율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2012년 4월 출시 당시 '너무 매워서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불닭볶음면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불닭 브랜드의 해외매출은 6800억원으로 해외매출 비중이 84%를 차지한다. 김 부문장은 "내수매출 비중보다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회사는 처음이었다"며 "2016년을 기점으로 해외매출이 국내매출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김 부문장은 불닭 브랜드의 성공 비결로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 모두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내부적으로는 중독성 있는 맛과 품질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맞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외부적으로는 매운맛이 국내외에서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이 큰 기여를 했다. 대표적으로 2014년 '영국 남자' 유튜브 채널의 매운맛 챌린지가 기점이 됐다. 하지만 '큰 행운'의 앞뒤에는 삼양의 노력과 발빠른 대처가 있었다. 김 부문장은 "이슬람 시장 공략을 위해 2014년 라면업계 최초로 할랄인증을 받았다"며 "매운맛이 익숙하지 않은 미국·유럽 시장에서는 햄버거, 피자와 함께 가장 친숙한 음식인 파스타를 활용해 치즈를 넣은 까르보불닭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까르보불닭 라면을 생일선물로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미국 여자아이의 틱톡 영상이 1억뷰를 넘어서며 전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김 부문장은 "이 소녀를 위해 분홍색 밴에 1년치 먹을 수 있는 까르보불닭을 가득 싣고 파티를 해줬다"며 불닭의 성공이 단순한 행운이 아닌 준비된 필연이었음을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박지영 박지현 정상희 이환주 이정화 김동규 이승연 기자
2024-06-12 19:55:49전날 음주 후 느즈막이 일어난 지난 현충일 아침. 해장 메뉴로는 위에 부담없고 적당히 느끼한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국토방위에 목숨을 바친 이의 충성을 기념하는 공휴일인 만큼 외국산 버거가 아닌 국산 버거 브랜드를 먹을 작정이었다. 최근 롯데리아에서 출시됐다는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너로 정했다. 트레이닝복에 야구 모자를 눌러 쓰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롯데리아 매장으로 향했다. 키오스크에 점심 시간 한정으로 판매하는 '든든점심' 코너에 있는 오징어 얼라이브 셋을 선택했으나 모두 품절이었다. 아뿔사. 부천역 인근에 있는 또 다른 매장으로 걸음을 옮기며 만에 하나 또 품절일 경우에 대한 얼터네이티브 플랜이 필요했다. 오늘 너를 꼭 먹기로 작정했으니 만에 하나 또 품절이라면 배달앱을 모두 뒤져서라도 주문해 먹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향했다. 부천역 인근의 또 다른 롯데리아 매장도 든든점심 셋은 모두 품절이었다. 혹시나 해서 키오스크의 다른 메뉴인 버거 카테고리에서 선택하니, 소고기 패티가 함께 들어있는 '오징어 얼라이브 비프' 버거는 선택이 가능했다. 매운맛과 갈릭맛 중 갈릭맛을 선택하고, 감자튀김 대신 초코 아이스크림을 선택했다. 음식 주문시에는 '선택적으로 소심한 성격'이라 대면 주문을 할때는 사이드 메뉴 변경은 꿈도 못꾸지만(점원을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키오스크로는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서 이 점은 좋다고 생각한다. 매장에 자리를 잡고 먹기 시작했다. 버거 포장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오징어 다리 튀김의 크기와 사이즈가 컸다. 롯데리아가 앞서 출시한 '왕돈까스 버거'가 맛보다는 작정하고 비주얼 쇼크를 노렸다면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는 '버거'라는 정체성을 충분히 담아낼 만큼 음식으로서도 훌륭했다. 떡볶이를 먹을 때 떡볶이 자체보다 양념에 묻혀 먹는 오징어 튀김을 더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버거와 튀김을 함께 먹을 수 있어 괜찮았다. 갈릭 소스는 느끼함을 잡아줘 밸런스가 좋았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6-12 18:22:57[파이낸셜뉴스] 전날 음주 후 느즈막이 일어난 지난 현충일 아침. 해장 메뉴로는 위에 부담없고 적당히 느끼한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국토방위에 목숨을 바친 이의 충성을 기념하는 공휴일인 만큼 외국산 버거가 아닌 국산 버거 브랜드를 먹을 작정이었다. 최근 롯데리아에서 출시됐다는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너로 정했다. 트레이닝복에 야구 모자를 눌러 쓰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롯데리아 매장으로 향했다. 키오스크에 점심 시간 한정으로 판매하는 '든든점심' 코너에 있는 오징어 얼라이브 셋을 선택했으나 모두 품절이었다. 아뿔사. 부천역 인근에 있는 또 다른 매장으로 걸음을 옮기며 만에 하나 또 품절일 경우에 대한 얼터네이티브 플랜이 필요했다. 오늘 너를 꼭 먹기로 작정했으니 만에 하나 또 품절이라면 배달앱을 모두 뒤져서라도 주문해 먹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향했다. 부천역 인근의 또 다른 롯데리아 매장도 든든점심 셋은 모두 품절이었다. 혹시나 해서 키오스크의 다른 메뉴인 버거 카테고리에서 선택하니, 소고기 패티가 함께 들어있는 '오징어 얼라이브 비프' 버거는 선택이 가능했다. 매운맛과 갈릭맛 중 갈릭맛을 선택하고, 감자튀김 대신 초코 아이스크림을 선택했다. 음식 주문시에는 '선택적으로 소심한 성격'이라 대면 주문을 할때는 사이드 메뉴 변경은 꿈도 못꾸지만(점원을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키오스크로는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서 이 점은 좋다고 생각한다. 포장 주문으로 선택하고 집에서 여유있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생각이었으나 더운 날씨 탓에 가는 중에 아이스 크림이 녹을 것 같았다. 매장에 자리를 잡고 먹기 시작했다. 버거 포장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오징어 다리 튀김의 크기와 사이즈가 컸다. 롯데리아가 앞서 출시한 '왕돈까스 버거'가 맛보다는 작정하고 비주얼 쇼크를 노렸다면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는 '버거'라는 정체성을 충분히 담아낼 만큼 음식으로서도 훌륭했다. 떡볶이를 먹을 때 떡볶이 자체보다 양념에 묻혀 먹는 오징어 튀김을 더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버거와 튀김을 함께 먹을 수 있어 괜찮았다. 갈릭 소스는 느끼함을 잡아줘 밸런스가 좋았는데, 매운맛 양념을 선택했어도 떡볶이 양념이 떠오르면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매장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함께 들어간 양배추도 매우 풍성해서 버거를 먹는 중간중간 흘러 넘칠 정도였다. 롯데리아의 브랜드 이미지는 개인적으로 '가성비와 혁신'으로 각인돼 있다. 학생시절 100원 200원이 아쉬울 때 데리버거는 저렴하게 불고기 버거를 대신해 먹을 수 있는 훌륭한 대체제였다. 여기에 더해 시대를 풍미한 유행어 '니들이 게맛을 알어'를 탄생시킨 크랩버거, 오징어 버거, 라이스 버거 등 버거의 혁신을 이룩한 브랜드가 롯데리아다.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갈릭맛의 결론은 한 마디로 "롯데리아, (아직) 쌀아있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6-06 14:2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