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매운 과자를 먹은 후 사망한 10대 소년의 부검 결과 사인이 심폐정지로 밝혀졌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사추세츠주(州) 검시소는 이날 공개한 부검 보고서에서 지난해 9월 1일 사망한 해리스 윌로바(14)가 "심비대증 및 좌전하행 관상동맥의 심근교를 가진 사람이 고농도의 캡사이신을 함유한 음식을 최근 섭취한 환경에서 발생한 심폐정지"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심비대증은 여러 원인에 따라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상태를 말하며, 심근교는 관상동맥의 일부가 심장 바깥쪽이 아닌 심장 근육 안쪽으로 파고들어 있는 선천성 질환을 뜻한다. 심근교가 있는 상태에서는 근육이 혈관을 눌러 드물게 협심증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시소는 다만 윌로바의 의학적 사인 외에 자연사, 사고사 등의 구체적인 사망 종류는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윌로바의 어머니는 이날 부검 보고서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앞서 아들이 죽기 몇 시간 전에 먹은 매운 과자인 '파키 칩스'가 아들의 건강을 위태롭게 했다고 주장했다. 파키 칩스는 미국의 유명 초콜릿 회사 허시 컴퍼니의 자회사인 앰플리파이 스낵 브랜즈가 만든 과자로,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알려진 '캐롤라이나 리퍼'와 '나가 바이퍼 페퍼'가 들어갔다. 이 중 캐롤라이나 리퍼의 스코빌지수(SHU·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수치)는 약 150만∼220만 SHU로, 청양고추의 약 300배, 불닭볶음면의 500배 맵기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극도로 매운 이 과자를 먹은 뒤 다른 음료나 음식을 먹지 않고 최대한 오래 버티는 '원칩 챌린지'가 유행했다. 윌로바는 사망 당일 학교에서 같은 반 학생이 건넨 파키 칩스를 먹고 심한 복통을 호소했으며, 같은 날 오후 자신의 방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윌로바의 사망 약 일주일 후 제조사는 파키 칩스를 소매상점에서 모두 회수했으며 상품을 구매해 간 이들에게 환불 조치를 시행했다. 제조사는 이날 성명에서 "해리스 윌로바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끼며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원칩 챌린지는 성인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파키 칩스는 어린이나 매운 음식에 민감한 사람, 혹은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을 위한 음식이 아니라는 명확한 안내가 있었다"고 밝혔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5-17 14:36:54[파이낸셜뉴스] 오리온은 올해 하반기 선보인 '꼬북칩 매콤한맛', '포카칩 MAX 레드스파이시맛', '찍먹 나쵸 치폴레마요소스맛' 등 매콤 계열의 스낵 신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최근 식품업계에 라면, 치킨, 샌드위치, 소스에 이르기까지 매운맛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리온 역시 소비자 분석을 통해 남녀노소 모두 즐기기 좋은 색다른 맛과 식감의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스낵 카테고리에서 '매운맛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꼬북칩 매콤한맛과 포카칩 MAX 레드스파이시맛은 아이들 간식뿐만 아니라 '과맥(과자+맥주) 조합'으로도 화제를 모으며 출시 3개월 만에 합산 누적판매량 400만 봉을 넘어섰다. 최근 선보인 찍먹 나쵸 치폴레마요소스맛은 야외 캠핑 및 집에서 OTT 등을 시청하는 소비자들에게 특히 각광 받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식품업계 최신 트렌드를 끊임없이 분석하고 선도하면서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양질의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10-18 09:50:09[파이낸셜뉴스] 경기 불황에 가볍게 즐기는 스낵류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된 스낵 가운데 고추장 등 매운 양념을 베이스로 한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스낵류 매출 증가율은 20%였던 점을 고려하면 매운맛 스낵의 인기가 그만큼 뜨거웠던 셈이다. 세븐일레븐은 이런 추세를 고려해 MZ세대가 좋아하는 매운맛 '마라'를 활용한 스낵을 새로 출시한다. '구운 마라링' 스낵은 옥수수 가루를 링 형태로 구워낸 스낵으로 마라 시즈닝과 분말을 더 해 얼얼한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또 상반기에 고추장을 활용한 '고추장링'을 출시하는 등 매운맛 스낵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장채윤 세븐일레븐 스낵팀 MD는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스낵류 매출 내 매운 스낵의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매운 양념을 활용한 스낵을 계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02-14 09:44:31K-푸드가 미국, 유럽 등 기존 시장을 넘어 신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K-푸드의 인도 수출은 작년보다 20% 넘게 늘어나며 주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나라라는 점에서 성장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호주 등 오세아니아 수출도 두자릿수대로 증가했다. ■인도, 韓라면 인기 폭발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K-푸드의 올해 8월 말까지 집계된 잠정 인도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증가해 5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수출 효자' 품목은 라면이다. 이 기간 라면은 1년 전보다 수출액 53% 증가해 수출액이 1000만달러를 넘어섰다. 다른 품목들의 수출액 증가도 폭발적이다. 음료 49만달러(429.0%↑), 쌀가공식품 70만달러(210.3%↑), 인삼류 13만달러(143.0%↑) 등이 주요 수출 증가 품목으로 떠올랐다. 한국 문화 열풍이 일고 있는 인도 시장을 겨냥해 농식품부와 aT는 8월말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뭄바이 식품박람회'에 참석해 우수 수출업체 10개 사와 함께 '한국관'을 운영했다. 특히 비건 식품을 선호하는 현지 식문화를 반영해 비건 인증 김치를 넣은 김치볶음밥, 비건 잡채 등 다양한 시연·시식 행사로 참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장에서는 한국 콘텐츠에 자주 등장해 인지도가 높은 매운맛 라면, 저염 고추장, 과일맛 탄산음료 등 가공식품 인기가 높았다. 이외에도 인도 소비자 사이에 고단백, 건강기능식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프로틴 음료, 홍삼, 콤부차 파우더 등의 제품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박람회가 진행된 3일간 한국관은 현장 상담객으로 붐볐으며 2700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 인도 현지 유통 바이어 요기 자야데반씨는 "한류 열풍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며 맛과 건강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K-푸드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권오엽 aT 수출식품이사는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확대 잠재력이 큰 중요한 식품 시장"이라며 "이러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출 지원 사업을 총동원해 인도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호주, 트렌디한 K-푸드호주 등 오세아니아 시장도 커지고 있다. 고품질의 트렌디한 식품 이미지로 인기가 높다. 올해 8월 말까지 집계된 잠정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5% 증가한 1억4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라면 3200만달러(전년 동기 대비 27.1%↑) △김치 600만달러(51.3%↑) △커피조제품 800만 달러(10.9%↑) △과실류 300만달러(25.1%↑)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농식품부와 aT는 이달 2~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4 호주 식품박람회'에 참가해 3000만 달러의 수출 상담 성과를 달성했다. 오세아니아 지역 유일한 국제식품박람회인 만큼 호주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등 인근 국가에서 3만여 농식품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성황리에 수출 상담이 이루어졌다. 우수 K-푸드 수출업체 총 26개사와 '통합한국관'을 구성하고 인삼을 비롯한 건강식품, 김치, 배, 음료, 소스류, 과자, 김 등 최근 수출 동향과 시장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호주 바이어 판아시아의 새넌 씨는 "케이팝 등 한국 콘텐츠 관심이 높아지면서 K-푸드가 한인 교포나 아시아계 소비자들뿐 아니라 백인계 주류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치와 인삼 제품, 버섯류, 주류 등 다양한 품목에 관심을 나타냈고 냉동김밥 등 가정간편식에도 관심을 보였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9-10 18:22:14[파이낸셜뉴스] 외국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킨 한국 라면·과자·음료 등 K-푸드가 8월 기준 수출 신기록을 쓰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빠짐없이 증가세를 기록한 결과 올해 8월까지 쌓인 수출액만 65억달러에 이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월말 기준 농식품(K-Food) 수출 누적액(잠정)이 지난해보다 8.7% 증가한 6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전년(59억5600만달러) 대비로도 8.7% 성장한 수치다. K-푸드 수출액은 지난해 9월 0.2% 상승을 시작으로 올해 8월까지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지난해 연말인 12월에는 3%, 올해 3월 3.6%, 6월 6.7%로 크게 늘은 뒤 8월에 8%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 상위 품목인 라면, 과자류, 음료, 쌀가공식품은 모두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라면은 매운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31.7% 증가한 8억달러가 팔려 나갔다. 과자류·음료도 전년동기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즉석밥·냉동김밥 등 쌀가공식품은 전년동기 대비 41.7% 증가하며 주요 품목 중 가장 성장률이 높게 나타났다. 배, 포도 등 신선농산물의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0.6% 감소를 나타냈다. 농식품부는 "이상 기후로 인해 생산량이 적어 국내 공급량이 부족했던 것이 올해 상반기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신선농산물 작황이 회복됨에 따라 수출 물량이 늘며 연말부터 전년 수준의 수출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별로 보면 특히 미국에서 전년 대비 22.8% 성장하며 10억달러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주로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인기를 얻은 라면·쌀가공식품의 성장률이 높았다. 농식품부는 미국에서 케이푸드가 상대적으로 덜 입점된 남부지역 2선 도시(휴스턴, 오스틴) 진출을 새롭게 개척 중이다. 남부지역에 주로 소재한 대형 유통매장을 대상으로 홍보·마케팅 및 협의를 통해 케이푸드 신규 입점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국내 대기업·중소기업 협업모델의 발굴과 확산도 농식품부의 과제다. 1호 사례인 지에스(GS)리테일과 봉땅은, 8월부터 몽골·베트남 내 지에스(GS)25 편의점 7개소에서 현지화된 봉땅의 꽈배기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8월 하순부터 중국 소매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와 서울장수의 협업모델인 ‘막사(막걸리+사이다)’도 공동판촉·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날씨에 한국의 술문화인 ‘막사’가 중국 소비자들의 더위를 식혀주길 바란다”며 “‘막사’와 같은 협업모델을 통해 다양한 중소기업 상품을 해외에 소개하고 주요 수출대상국에서의 수출 영토 확장을 위해 2선 도시 유통매장 및 수입업체를 발굴, 입점토록 하여 수출 성장세를 지속해가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9-03 09:35:55[파이낸셜뉴스] 대상그룹 혜성프로비젼의 육류 전문 브랜드 '미트프로젝트'가 몽골리안 스타일로 열풍 건조해 바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신제품 '바삭 통 육포' 2종을 29일 출시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바삭 통 육포'는 고기를 오랜 시간 자연 건조하는 몽골리안 전통 방식에서 착안한 제품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간편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영양 간식이다. 신제품 '바삭 통 육포'는 오랜 시간 열풍으로 건조해 기존 육포와 달리 과자처럼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육포에서 사용하는 홍두깨살 대신 고소한 지방층이 섞여 있는 설깃살을 사용해 지방의 감칠맛을 자연스럽게 살려 진한 고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붉은색을 내는 발색제인 아질산나트륨을 첨가하지 않아 건조 육류 본연의 어두운색을 띠고 있으며 탄수화물은 낮추고 단백질 함유는 높여 건강까지 챙겼다. 신제품은 입맛과 취향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도록 '오리지널'과 '매콤한맛' 2종으로 출시됐다. '오리지널'은 달큰짭짤한 불고기의 풍미로 호불호 없는 맛을 자랑하고 '매콤한맛'은 질리지 않는 적절한 매운맛으로 감칠맛이 일품이다. 최광현 혜성프로비젼 대표이사는 "'바삭 통 육포'는 몽골리안 전통 방식으로 오랜 시간 열풍 건조해 고기 본연의 맛 그대로 바삭한 식감이 일품인 고단백 영양 간식"이라며, "앞으로도 육류 전문 브랜드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발휘해 다양한 간편식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8-29 10:52:08[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매운 과자를 먹은 고교생들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병원에 실려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도쿄도 오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매운 감자칩을 먹은 학생 14명이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알려진 인도의 '부트 졸로키아'(Bhut Jolokia)가 첨부된 '18금(禁) 카레 감자칩'을 먹은 것으로 전했다. 과자를 먹은 이들은 메스꺼움과 입 주위에 극심한 통증 등을 호소했으며, 이중 한 명은 증상이 너무 심해 휠체어에 실려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혼이 나갈 정도로 맵다는 의미로 '고스트칠리'라고 불리는 부트 졸로키아는 매운맛의 척도인 스코빌 수치가 100만 이상을 기록해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등록되기도 했다. 청양고추는 스코빌 수치가 4000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18금 감자칩의 제조사인 이소야마 상사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매운맛이 너무 강하다", "18세 미만은 먹지 말아달라", "고혈압, 컨디션 불량, 위장이 약한 사람도 절대 먹지 말아달라" 등의 경고문을 올렸다. 해당 제품의 포장지에도 "손가락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맨손으로 먹지 말아 달라" 등의 경고문이 적시돼 있다. 한편 이소야마 상사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병원으로 이송된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7-18 09:16:31[파이낸셜뉴스] 2010년 2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제21회 동계 올림픽, 필자는 당시 교환학생으로 캐나다의 한 시골에서 TV로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었다. 올림픽 중계를 보며 한국과 다른 한 가지 사실에 놀랐다. 캐나다에서는 국가별 메달 순위를 금메달의 개수가 아닌 전체 메달 수로 표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은메달 100개를 딴 나라보다 금메달 1개를 딴 나라의 종합 순위를 높게 여긴다. 하지만 캐나다는 매달 색과 관계없이 전체 금·은·동 메달의 숫자가 1개라도 많은 나라의 종합 순위가 높았다. 무의식 속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1등 우선주의'는 '땀의 가치는 동등하다'는 올림픽 정신과 충돌해 내 내면에 작은 혼란의 파도를 일으켰다. 어쩌면 전두환 군사정부가 우민화 정책으로 추진한 '3S(스포츠, 스크린, 섹스) 정책'과 '엘리트 체육인 양성' 또한 1등 주의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1980년 당시 개발도상국 수준이었던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많은 메달 숫자를 딸 가능성은 낮았으므로 기적 같은 금메달 1개에 큰 가치를 부여하고 국가 순위를 높여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선동수단으로 썼을 것이다. 더불어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유일한 자원인 사람과 교육을 강조하는 국가 정책의 연장선에서 우리는 교육, 성적, 1등에 대한 무의식 적인 강박을 쌓아 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캐나다에서 놀랐던 사실 또 한 가지는 이곳의 올림픽 체육 활동은 '엘리트 체육'이 아닌 '생활 체육'이었다는 것이다. 금메달을 놓치지 않는 캐나다의 컬링 여자 국가 대표팀의 소속 멤버는 치과의사,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일반인이었다. 이들은 평소에는 생업에 종사하다 올림픽 시기에 맞춰 훈련을 하고는 금메달을 따왔다. 태릉선수촌에 합숙하며 지옥 훈련을 하는 우리나라 올림픽 대표와는 괴리가 컸다. 그렇지만 경쟁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경쟁을 좋아하는 우리민족은 높은 교육열로 인해 세상 그 어느나라보다 빠르게 경제 발전을 이룩했다. 1953년 한국전쟁 이후 냄비하나 만들지 못하던 우리나라는 어느덧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다른 나라로부터 공적개발원조(ODA)를 받다 성장을 이룩한 뒤 다른 나라에 원조를 해주는 국가는 지구상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더불어 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특징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세계 최강의 e-스포츠 강국이 됐으며, 치열한 경쟁이 필요한 오디션과 성실성을 기반으로 K-팝을 전세계에 유행시키기도 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민족과 경쟁이 만나 '매운맛 챌린지'가 유행하고 한국의 매운맛이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도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이해 될 수 있을 듯 싶다. 1만 스코빌, 매운 '맛'과 '통증'의 경계 매운맛을 측정하는 스코빌 지수(SHU)는 캡사이신과 피페린 등 고추와 후추 등의 매운 맛을 측정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고안한 지표다. 캡사이신과 피페린 등의 농도를 측정하고 얼마나 많은 설탕물을 넣어야 맵지 않게 희석되는지 측정한다. 예를 들어 불닭볶음면 소스가 4000스코빌이라면 소스 양보다 4000배 많은 설탕물을 넣으면 매운맛이 느껴지지 않게 된다는 의미다. 현재는 굳이 설탕물을 넣지 않고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스코빌 지수를 측정한다. 매운맛은 엄밀히 말하면 미각 세포가 느끼는 화학적인 맛이 아니라 통증에 가깝다. 또 스코빌 지수를 통해 측정되는 매운맛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매운맛이 있다. 캡사이신과 달리 대파나 마늘, 양파 등에 포함된 매운 맛 성분인 알리신도 매운맛의 일종이다. 또 겨자, 와사비 등에 들어 있는 톡 쏘는 매운 맛 성분인 시니그린이 유발하는 매운맛도 있다. 최근에는 얼얼한 맛으로 표현되는 마라의 매운맛이 유행하고 있다. 다만 캡사이신을 제외한 다른 매운맛들은 스코빌 지수처럼 측정해 수치화 하기는 어렵다. #OBJECT0# 매운맛 등수 놀이, 라면이 제일 좋아 라면의 원조인 '삼양라면'의 스코빌 지수는 950SHU다. 진라면 매운맛은 2000SHU, 신라면은 3400SHU 정도다. 매운맛 유행을 선도한 불닭볶음면은 4404SHU이다. 다만 국물라면과 달리 볶음면은 소스를 다 먹기 때문에 수치상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체감상 더 매운 느낌이 든다. 열라면은 5013SHU, 신라면 더레드는 7500SHU, 장인라면 맵싸한 맛 8000SHU, 핵 불닭볶음면 1만SHU 등이다. 국내 컵라면 중 가장 매운 킹뚜껑은 1만2000SHU,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매운 라면인 염라대왕라면은 2만1000SHU이다. 참고로 가장 매운 청양고추의 스코빌 지수는 1만2000SHU, 매운 맛으로 악명 높은 중국고추의 한 품종 하바네로고추는 10만SHU, 호신용 스프레이가 200만SHU이다. 사람이 목구멍으로 넘길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매운 맛 과자인 미국 파퀴사의 '파퀴 칩'의 스코빌 지수는 220만SHU에 달했다. 호신용 스프레이를 목으로 넘기는 수준의 고통을 주는 것이다. 지난해 9월에는 이 과자를 먹는 챌린지를 했던 소년이 해당 칩을 먹고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과자를 먹고 물이나 음료를 마시지 않고 5분간 버티는 '원 칩 챌린지'는 유튜브 등을 통해 퍼지며 유행했는데 이를 따르던 한 소년이 결국 목숨까지 잃은 것이다. 사고 후 회사는 해당 과자 판매를 중지했다고 한다. 매운맛, 잠깐의 유행일까 장기 트렌드일까 개인적으로는 매운맛을 크게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떡볶이나 매운 라면 정도는 가끔 즐기지만, 최근 유행하는 마라의 매운맛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마라탕과 마라가 들어간 몇몇 요리를 먹어 봤지만 영 나와는 맞지 않았다. 먼저, 고추를 사용한 한국식 매운맛과 달리 마라의 얼얼한 통각이 익숙하지 않아서다. 화끈하고 찌르는 한국식 매운 맛과 달리 마라의 매운 맛은 떫은 감을 먹었을 때 볼 안쪽에 남는 불쾌한 느낌이 든다. 두 번째로, 나이를 먹어서다. 어릴 적에는 매운맛을 통한 고통과 자극을 좋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매운맛을 먹은 뒤의 부대낌과 고통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매운 음식을 먹은 뒤 감내해야 하는 위장과, 다음날 화장실 변기 위에서의 고통이 30 후반을 넘어서자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쨌든 자극을 좋아하고, 매운 맛을 좇는 트렌드는 한동안 이어질 듯 싶다. 20년 가까이 팔도에서 라면을 연구해온 한 박사님도 마라의 트렌드가 우리나라에도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마라왕 비비면 출시 이후 인터뷰를 한 김영종 팔도 연구1팀 팀장은 "얼얼한 마라의 매운맛은 단기 트렌드가 아니라 장기 트렌드로 지속될 것"이라면서 "팔도에서도 비빔면 마라왕을 출시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마라왕 브랜드를 통한 다양한 마라 라면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5-09 21:08:18편의점 CU가 전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국내외 인기 있는 스낵과 라면을 한데 모은 특화 편의점 '스낵&라면 라이브러리'를 열었다. 17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CU는 앞서 홍대와 잠실 선착장에 라면 특화 편의점을 선보인 라면라이브러리에서 라면 다음으로 과자류의 매출 비중이 높은 점에 착안해 두 번째 라이브러리 테마를 스낵&라면으로 선정했다. 라면 라이브러리 1호점(CU 홍대상상점) 매출 비중을 보면 라면 매출이 21.8%로 1위고, 스낵을 포함한 과자류(13.6%), 간편식(11.6%), 디저트(7.5%) 순으로 나타났다. 라면 라이브러리에서 라면 매출의 65%를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고, 라면 구매 고객이 다른 상품을 동반 구매하는 비율이 82.5%인 점을 감안해 인천공항에 '스낵&라면 라이브러리'를 내게 됐다고 CU는 설명했다. CU는 한국에서 꼭 맛봐야 할 '머스트 해브(MUST HAVE) K스낵'을 주제로 '스낵&라면 라이브러리'에 국내 인기 과자는 물론 수입 과자까지 스낵 480여종을 구비했다. 스낵 라이브러리는 오리온 마켓오 브라우니, 롯데웰푸드 제로 시리즈, 농심 빵부장, 크라운 버터와플 등 국내 대표 제과업체의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개별 브랜드 존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연간 3000만개씩 팔리는 CU의 대표 자체 스낵 브랜드 '헤이루(HEYROO) 스낵'을 포함한 40여종의 차별화 PB(자체 브랜드) 스낵들도 만나볼 수 있다. 매장 다른 쪽 벽면은 '라면 라이브러리'로 꾸며 봉지 면과 컵라면 100여종을 소개한다. 라면마다 매운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를 표기하고, 매운라면, 볶음라면, 국물라면 등 라면 종류에 따라 진열했다. 진영호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이번 스낵&라면 라이브러리가 한국을 떠나는 외국인 고객에게 한국을 추억할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점포 모델을 개발해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04-17 17:59:32[파이낸셜뉴스] 편의점 CU가 전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국내외 인기 있는 스낵과 라면을 한데 모은 특화 편의점 '스낵&라면 라이브러리'를 열었다. 17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CU는 앞서 홍대와 잠실 선착장에 라면 특화 편의점을 선보인 라면라이브러리에서 라면 다음으로 과자류의 매출 비중이 높은 점에 착안해 두 번째 라이브러리 테마를 스낵&라면으로 선정했다. 라면 라이브러리 1호점(CU 홍대상상점) 매출 비중을 보면 라면 매출이 21.8%로 1위고, 스낵을 포함한 과자류(13.6%), 간편식(11.6%), 디저트(7.5%) 순으로 나타났다. 라면 라이브러리에서 라면 매출의 65%를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고, 라면 구매 고객이 다른 상품을 동반 구매하는 비율이 82.5%인 점을 감안해 인천공항에 '스낵&라면 라이브러리'를 내게 됐다고 CU는 설명했다. CU는 한국에서 꼭 맛봐야 할 '머스트 해브(MUST HAVE) K스낵'을 주제로 '스낵&라면 라이브러리'에 국내 인기 과자는 물론 수입 과자까지 스낵 480여종을 구비했다. 스낵 라이브러리는 오리온 마켓오 브라우니, 롯데웰푸드 제로 시리즈, 농심 빵부장, 크라운 버터와플 등 국내 대표 제과업체의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개별 브랜드 존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연간 3000만개씩 팔리는 CU의 대표 자체 스낵 브랜드 '헤이루(HEYROO) 스낵'을 포함한 40여종의 차별화 PB(자체 브랜드) 스낵들도 만나볼 수 있다. 매장 다른 쪽 벽면은 '라면 라이브러리'로 꾸며 봉지 면과 컵라면 100여종을 소개한다. 라면마다 매운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를 표기하고, 매운라면, 볶음라면, 국물라면 등 라면 종류에 따라 진열했다. 진영호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이번 스낵&라면 라이브러리가 한국을 떠나는 외국인 고객에게 한국을 추억할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점포 모델을 개발해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U는 지난 9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인근에 '라면 라이브러리 2호점(CU 잠실선착장점)'을 오픈했다. 오픈 첫 주 주말이었던 지난 13일 봉지라면만 하루 평균 700개가 팔리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04-17 09:4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