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막 주 무대인 은은한 달빛이 내리비추는 호수. 깃털 바지에 근육질 상체를 드러낸 ‘백조’ 역 남성 무용수들이 관능적이고 역동적인 군무를 춘다. 두 팔로 날개짓을 하는 이들의 모습은 야생의 백조를 보는듯하고, 반짝이는 땀과 함께 강렬하게 각인된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를 상징하는 이 장면은 예나 지금이나 ‘명불허전’ 장면으로 꼽힐 만하다. 특히 1막의 억압적인 왕실 분위기와 대비되는 2막은 극중 외롭고 불안한 왕자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해방감과 짜릿함을 안긴다. 원래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에서 이 장면은 가녀린 여성 무용수가 우아한 자태로 춤을 추고 우연히 그 모습을 본 왕자가 사랑에 빠지는 전개가 정석이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5년, 매튜 본은 이 장면을 남성 무용수의 군무로 바꿨고, 불쾌감을 느낀 일부 관객이 자리를 박차고 나갈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물론 대다수 관객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였고 브라보를 외치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그렇게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롱런 한 무용 공연이자 무용계의 지형을 바꿨다고 평가받는 걸작이 탄생했다. 국내에서도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누적관객 10만명 이상을 동원한 스테디셀러 공연이다. 2003년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가진 이래 다섯 번 재공연 됐고 올해는 6월 18~29일 여타 무용 공연과 비교하면 다소 길게 관객을 만난다. 온라인에서는 이 공연을 댄스 뮤지컬로 알고 중간에 노래가 나온다고 착각한 관객도 보인다. 하지만 이 공연은 현대적인 발레 공연이다. 기존 고전발레 공연과 달리 극적인 요소가 강한 게 특징이다. 매튜 본은 자신의 작업 중심에는 늘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다. 무용수들에게 “몸을 쓰는 능력뿐만 아니라 표현력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다. 현대적 소재와 이야기...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무용극 이 작품이 얼마나 현대적인지는 이 작품의 주인공과 작품이 들려주는 메시지에서도 알 수 있다. 매튜 본은 원작의 머나먼 동화 대신 현대 영국 왕실을 배경으로 유약한 ‘왕자’와 강인함, 아름다움, 자유를 표상하는 ‘백조’ 사이에 펼쳐지는 비극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웅장하면서도 다채로운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신비로운 호수와 화려한 왕실 무도회, 런던 뒷골목의 바(bar) 등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듯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로 변형시켰다. 중간중간 유머도 자아낸다. 왕자의 여자 친구가 하는 푼수 연기가 대표적이다. 새벽 호숫가 노숙자는 영화 ‘나 홀로 집에’의 ‘비둘기 아줌마’ 캐릭터를 떠올리게 한다. 어릴 적부터 영화와 뮤지컬 광팬이었던 매튜 본은 작품에 자신이 좋아한 영화나 역사 속 인물, 대중문화의 상징까지 다양한 영감의 원천을 숨겨 놨다. 먼저 '영국 왕실'은 이 작품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다. 이 작품을 기획할 당시인 1990년대 초, 영국 왕실은 연이은 스캔들로 타블로이드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파국을 맞은 현 국왕 찰스 3세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결혼 생활뿐 아니라 요크 공작부인과 마거릿 공주의 사생활이 적나라하게 폭로됐다. 매튜 본은 매 순간 대중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영국 왕실을 보면서 ‘자기 자신이었던 적도, 원하는 사람이 될 수도 없었던 왕자’ 캐릭터를 떠올렸다. 차가운 모자관계는 부모 자식 간에도 애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는 왕실 내부 분위기를 투영했다. 그렇게 왕자는 누군가와 가까워지려 할수록 감시 받고, 오해를 사는 인물로 완성됐다. 매튜 본은 LG아트센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의 왕실 스캔들도 중요한 출발점이었다"며 "초연 당시 이 주제가 관객이나 언론의 주목을 받을 줄 알았는데 '남성 백조'가 더 화제가 됐다"고 돌이켰다. 작품 속 영감의 원천들 왕자 캐릭터는 실제로 백조를 특별히 사랑했던 바이에른 왕국의 제4대 국왕 루트비히 2세(1845~1886)의 영향도 있다. 동성애적 성향과 외로움 그리고 왕이라는 역할에 스스로를 가두었던 내면의 긴장 속에서 루트비히 2세는 결국 미치광이로 몰려 왕위에서 물러났다. 극중 왕자의 망상과 질투, 이상한 모자관계는 히치콕 영화와 셰익스피어 ‘햄릿’을 떠올리게 한다. 햄릿은 어머니 거트루드의 이른 재혼에 충격과 분노를 느끼며 혼란에 빠지는데 극중 왕자 역시 아들에겐 냉정하고, 다른 남성에게 호의적인 어머니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또 왕자가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스완 바’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한국 관객으로선 생소한 인물이나 그 면면이 흥미롭다. 게이 연인에게 살해당한 영국 극작가 ‘조 오튼’을 모델로 한 ‘모자를 쓴 가죽 점퍼의 남자’라든지 영국 웨스트엔드의 첫 번째 스트리퍼 '필리스 딕시’를 모델로 한 팬 대서가 그 예다. 백조 역 무용수 이마에는 백조의 부리를 표현한 작은 삼각형이 그려져 있다. 이는 롤랑 프티가 안무한 발레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양 눈썹을 굵은 선으로 이은 꼽추 분장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또 4막에서 백조들이 왕자의 침대에 모여드는 장면은 히치콕의 '새'의 장면을 차용했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무용수의 아름다운 동작과 음악의 향연을 즐기는 고전 발레와는 매력이 다르다. 그 중심에는 독특한 안무뿐 아니라 이야기와 캐릭터가 있다. 공연이 끝나고도 왕자의 고독이, 여왕의 울부짖음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25 18:14:49[파이낸셜뉴스] 지난 2022년 10월 강서구 마곡지구로 이전해 ‘LG아트센터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LG아트센터가 개관 25주년을 맞이했다. 9일 LG아트센터는 "역삼에서 지난 22년 간 867편의 공연으로 450만명의 관객을, 마곡 개관 후 2년 3개월 동안 113편의 작품으로 65만명의 관객을 만나는 등 지금까지 총 980편의 작품, 누적 관객 515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동시대 우리 관객들이 꼭 봐야 할 혁신적인 작품을 시차 없이 소개한다’는 일관된 프로그래밍 기조 아래 2025년 기획공연 ‘CoMPAS 25’의 라인업을 공개했다. 매튜 본, 영국 로열 발레, 피나 바우쉬, 알렉산더 에크만 대가 공연 무대로 먼저 매튜 본, 영국 로열 발레, 피나 바우쉬, 알렉산더 에크만 등 세계적 대가들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먼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6월 18~29일)가 초연 30주년을 기념하여 6년만에 LG아트센터 무대를 찾아온다. '백조의 호수'는 LG아트센터에서만 5차례 공연하며 10만 관객을 동원한 인기작이다. 이어 영국 로열 발레가 오는 7월 ‘더 퍼스트 갈라'(7월 4~6일)를 통해 20년 만에 내한한다. 이번 갈라 공연은 로열 발레의 대표작 10여편을 만날 수 있다. 나탈리아 오시포바, 바딤 문타기로프 등 로열 발레를 상징하는 ‘수석 무용수’ 8명을 포함해 입단 7년만에 ‘퍼스트 솔리스트’로 승격한 한국인 무용수 전준혁이 함께 한다. ‘탄츠테아터(Tanztheater)’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현대무용계의 흐름을 바꾼 20세기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인 피나 바우쉬(1940~2009)의 대표작 ‘카네이션’(11월 6~9일)은 25년만에 내한한다. 수천 송이 카네이션이 끝없이 펼쳐진 무대 위에서 인간과 소통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피나 바우쉬의 초기 대표작이다. ‘해머’는 스웨덴 출신의 천재적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이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와 함께 지난 2022년 선보여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이다. 30여명 무용수의 압도적인 군무, 웅장한 조명, 화려한 스타일을 통해 비주얼 쇼크를 선사한다. 북유럽 최대 현대무용 단체인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의 탁월한 앙상블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만남 클래식 공연도 주목된다. 올해는 리즈 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이자 2012년~2013년, 8회에 걸쳐 LG아트센터 무대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회를 선보인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그래미상과 그라모폰상을 수차례 수상한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인다. 김선욱은 지휘와 연주를 동시에 맡아 협주곡 3번 다단조, Op. 37, 4번 사장조, Op. 58, 5번 내림마장조, Op. 73 ‘황제’를 차례로 선보인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파리 오케스트라가 29세 음악감독이자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지휘자인 클라우스 메켈레와 함께 9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쿠프랭의 무덤’과 라벨이 편곡한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선보인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자로 나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 K-씨어터의 힘, 히트메이커들의 신작 릴레이 LG아트센터는 2025년 ‘벚꽃동산’의 성공을 이어갈 새로운 신작을 제작하는 한편, 젊은 판소리 거장 이자람의 신작 ‘눈, 눈, 눈’, 그리고 한국 연극계의 떠오르는 창작 집단 양손 프로젝트의 ‘유령(가제)’ 등 탁월한 한국 아티스트들의 신작 무대를 선보인다. ‘눈, 눈, 눈’은 ‘사천가’, ‘억척가’, ‘이방인의 노래’, ‘노인과 바다’ 등의 작품을 통해 판소리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온 이자람이 선보이는 5년 만의 신작.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주인과 하인’을 모티브로,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은 상인과 하인의 이야기를 판소리로 재구성했다. 박지혜 연출과 여신동 디자이너가 함께 한다. 연극 ‘헤다 가블러’(5월 7~6월 8일)는 LG아트센터가 제작하는 신작 연극. ‘지상의 여자들’, ‘키리에’, ‘나는 살인자입니다’ 등의 작품으로 평단의 찬사를 받아왔던 전인철 연출과 헨리크 입센의 고전 명작 ‘헤다 가블러’를 제작해 선보인다. ‘여성 햄릿’이라 불릴 정도로 강렬한 비극의 중심에 선 인물 ‘헤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와 인간의 정체성을 들여다본다. 연출 박지혜, 배우 손상규, 양조아, 양종욱으로 구성된 ‘양손프로젝트’는 오롯이 네 명이 극작, 연출, 연기를 모두 소화하는 한국 연극계의 주목할 창작 집단이다. 등장인물과 장면, 원작의 시간적 배경마저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이들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유령’(10월 16~26일)을 재해석한다. 한편 CoMPAS 25의 패키지 티켓은 오는 21일 오전 11시부터, 개별 티켓은 2월 4일 오전 11시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1-09 12:03:48발레 공연에서 스토리는 춤을 보기 위한 어떤 설정에 가깝다고 느낄 때가 많다. 기본 스토리를 알아야 무용수들의 춤과 감정을 더 이해할 수 있기에 대략적인 맥락만 숙지한다고 할까. 하지만 셰익스피어 고전을 새롭게 재해석한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달랐다. 춤으로 구현된 한 편의 연극,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현시대에 맞게 재창조된 로미오와 줄리엣 캐릭터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문득 떠오를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시공간을 완전히 현대로 가져온 이번 공연에서 원작의 '베로나'라는 공간은 10대들이 감금되어 있는 듯한 가상의 '베로나 인스티튜드'로 바꿨다. 소년원인지 정신병원인지 명확하지 않다. 사회적 명성이 높은 부모를 둔 로미오는 줄리엣이 있는 '베로나 인스티튜트'로 입소한다. 인스티튜트의 경비에게 원치않은 관심과 시달림을 받던 줄리엣은 파티에서 만난 로미오와 원작에서처럼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이 과정에서 둘의 감정을 몸의 언어로 감각적으로 표현한 안무는 "무용 역사상 가장 긴 키스신'(뉴욕타임스)이라는 찬사에 걸맞게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서로의 입술을 맞춘 채 그 기쁨과 흥분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과감한 안무는 그 설렘과 에너지가 객석에 전달돼, 이 작품의 놓칠 수 없는 명장면이 된다. 고전 속 두 남녀의 비극적 러브 스토리가 오늘날 10대들이 처한 여러 민감한 사회문제와 연결된 점은 이 작품의 도전이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 문제, 성적 및 신체적 학대, 우발적 살인 등은 영화나 TV드라마에서는 흔하게 다뤄지는 소재나 무용 공연에선 접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원작과 간극이 큰 이러한 파격적 전개는 관객의 호불호를 가르는 주요 요소로 다가온다.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 뽑은 젊은 무용수를 중심으로 세트의 변화없이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 기존 작품들에 비해 소박한 느낌도 준다. '로미오와 줄리엣'에 쏟아진 호평을 살펴보면 “등장인물들의 원초적인 감정을 표현한 신선한 안무”, “사랑에 돌진하는 10대들의 에너지”, “대사, 마임 없이도 서사를 촘촘하게 보여주는 안무” 등 감각적이면서도 서사를 살린 안무에 주목했다. ■'로미오와 줄리엣' 부산 공연, 드림씨어터서 개막 LG아트센터 서울에서 한국 초연 무대를 올린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월드투어는 오는 23일~26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계속된다. 5년 만의 매튜 본 공연이자, 2019년 런던 초연 이후 첫 월드투어다. 올리비에상 최다 수상자(9회)이자, 현대 무용가 최초로 기사 작위를 받은 전설적인 안무가 매튜 본은 메가 히트작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 한편, 부산 공연의 공식 예매처는 드림씨어터, 인터파크, 예스24, 티켓링크, 페이북, 네이버이며 24일 2시30분 마티네 공연 예매시 20%, 3~4인 예매시 최대 30%(V·R석), 초·중·고등학생 예매시 30%(S·A·B석) 등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5-22 08:35:37[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안무가 매튜 본의 새로운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도 공연하는 가운데, 오는 24일 오후 2시 티켓을 오픈한다. 12일 클립서비스에 따르면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5월 23~26일 단 4일간 부산 드림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티켓은 오는 24일 오후 2시 오픈된다. 5월 3일까지 예매 시 조기예매 20%, 3/4인 예매 시 최대 30%(V/R석), 초, 중, 고등학생 예매 시 30%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5월 24일 오후 2시 30분 1회의 마티네 공연 예매 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공식 오픈에 앞서 4월 23일 오후 2시~24일 오전 10시 드림씨어터 멤버십 대상 선예매가 진행된다. 공식 예매처는 드림씨어터, 인터파크, 예스24, 티켓링크, 페이북, 네이버다. 한편 매튜 본은 근육질의 남성 무용수를 내세운 '백조의 호수'를 선봬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동명 고전을 오늘날 10대의 이야기로 바꿨다. 이번 공연은 2019년 런던 초연 이후 L.A.-파리-도쿄를 거쳐 서울-부산으로 이어지는 최초의 월드투어이자 한국 초연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4-12 10:32:54[파이낸셜뉴스] 현대무용계 인물로는 최초로 기사 작위를 수여받은 세계적인 안무가 매튜 본 경이 5년만에 내한하여 최신작 ‘로미오의 줄리엣’을 선보인다. 앞서 매튜 본 공연은 LG아트센터를 통해 2003년부터 ‘백조의 호수’(2003, 2005, 2007, 2010, 2019), ‘호두까기인형!’(2004) ‘가위손’(2006) ‘잠자는 숲속의 미녀’(2016)까지 8차례 공연되어 1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오는 5월 8~19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가 쓴 불멸의 로맨스이자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걸작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문제아로 분류된 청소년들을 교정하는 '베로나 인스티튜트'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약물, 트라우마, 우울증, 학대, 성 정체성 등 현대 젊은 세대가 마주한 민감한 문제들을 거침없이 묘사하며 ‘로미오와 줄리엣’에 담긴 필연적이고 아름다운 비극성에 주목한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음악은 새로운 이야기와 스타일에 맞춰 약간의 변화를 준다. 작곡가 테리 데이비스와 15인조 앙상블이 편곡 작업에 참여했다. 51개의 오리지널 스코어 중 30곡을 골라 순서를 재배치하고 5곡의 신곡을 추가했다. 흑인 줄리엣 등 10대 무용수 대규모 선발 10대 이야기에 맞게 무용수들 역시 젊다. 매튜 본 무용단은 지난 2018년 영국 전역에서 만 16세에서 19세 사이 무용수들을 선발하는 대규모 오디션을 개최했다. 1000명 이상의 지원자 중 워크숍 공연과 트레이닝을 거쳐 다수의 무용수를 정식 단원으로 합류시켰다. 또 20대 여성 안무가 아리엘 스미스와 협업하여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만들었다. 무용수들은 공연 내내 끊임없이 뛰고 움직이며 고난이도 동작을 펼친다. 특히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이 펼치는 파드되로 유명한 ‘발코니 신’에서 둘은 열정적이다 못해 한 몸이 되어 구르고 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이 장면을 일컬어 "아마도 무용 역사상 가장 긴 키스 신"이라고 표현했다. 2019년 런던 초연 당시 “젊은 세대가 무대 위에 지진을 일으키는(youthquake)것 같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지난해부터 런던-LA-파리-도쿄를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월드 투어를 펼치고 있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각각 세 명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저마다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9년 초연부터 로미오 역을 맡고 있는 파리스 피츠패트릭을 비롯해 “무대 위에서 시종일관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씨어터 스코틀랜드) 로리 맥클로드, 차세대 백조 역('백조의 호수)을 예약한 잭슨 피쉬가 ‘로미오’ 역으로 출연한다. 줄리엣 역은 카일리 미노그 등과 작업한 안무가 겸 무용수 모니크 조나스를 비롯해 '레드 슈즈' 등 탄탄한 경력을 보유한 브라이어니 페닝턴,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발탁되어 단시간에 주역 무용수 자리에 오른 한나 크레머가 맡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3-29 09:35:25[파이낸셜뉴스] 영화 '킹스맨'으로 친숙한 매튜 본 감독이 신작 '아가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오는 18~19일 내한 예정이었다. 하지만 건강상 이유로 불참하게 됐다. 매튜 본 감독은 16일 영화사를 통해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 팬 여러분께"로 보낸 편지에서 본 감독은 "갑자기 건강에 문제가 생겨 외국으로 여행을 하지 말라는 권고를 듣게 됐다"며 "이로 인해 한국에 가지 못하게 되어서 너무나 실망스럽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제 영화를 사랑하고 지지해 주신 한국 팬들과 저에게 항상 영감을 주는 나라를 방문하기를 몹시 고대했었다"며 "저를 대신해 우리 영화의 주연 배우들이 한국을 방문할 것이다. 그들이 한국에서 얼마나 멋진 시간을 보내게 될지, 너무 부럽다"라고 부연했다. "저는 여기서 아시안 컵에 출전하는 한국 팀을 응원하고 있겠다. 다음에는 반드시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 한국 팬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리고 여러분의 사랑에 감사드린다. 잊지 마세요."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아가일' 내한 일정에는 배우 헨리 카빌,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샘 록웰이 참석할 예정이다. '아가일'은 자신의 스파이 소설이 현실이 되자 전 세계 스파이들의 표적이 된 작가 ‘엘리’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소설의 다음 챕터를 쓰고, 현실 속 레전드 요원 ‘아가일’을 찾아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로 2월 7일 국내 개봉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16 08:49:48[파이낸셜뉴스] '킹스맨'의 매튜 본 감독이 오는 18~19일 신작 '아가일'을 들고 첫 내한한다. '아가일'의 배우 헨리 카빌,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샘 록웰과 함께 온다. 유니버설 픽쳐스에 따르면 2024년 첫 내한 작품으로 영화 '아가일'이 그 주인공이 됐다. 2018년 한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헨리 카빌 외에 모두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특히 이번 내한은 매튜 본 감독이 한국 방문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킹스맨' 시리즈로 국내 도합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관객의 사랑을 받은 본 감독은 그간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왔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온라인을 통해 “팀 '아가일' 모두 곧 한국에 가요! 1월 18일에 우리 서울에서 만나요!”라고 전했다. 한편 '아가일'은 자신의 스파이 소설이 현실이 되자 전 세계 스파이들의 표적이 된 작가 ‘엘리’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소설의 다음 챕터를 쓰고, 현실 속 레전드 요원 ‘아가일’을 찾아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본 감독은 “'아가일'은 스파이 액션 장르를 새롭게 정립할 작품. 각본을 처음 읽었을 때 정말 놀랍고 독창적인 스파이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넷플릭스의 '위쳐' 시리즈와 DC 유니버스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에서 슈퍼맨으로 출연한 헨리 카빌부터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아카데미 수상작 '바이스'와 '조조 래빗'의 샘 록웰, '애스터로이드 시티'의 브라이언 크랜스톤, '바비'에 출연했던 팝스타 두아 리파 등이 출연한다. 국내에서는 2월 7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04 16:11:03[파이낸셜뉴스]영국의 유명 안무가인 매튜 본이 최근 자신의 SNS에 방탄소년단 지민의 '2016년 SBS 가요대전' 오프닝 무대영상을 '하트' 이모티콘과 함께 리트윗해 화제다. 지민팬클럽에 따르면 이 영상은 2016년 12월 26일에 진행된 ‘가요대전’ 방송분으로 나단뮤직의 'Pin-up-Girl' 의 음악에 맞춰 선보인 지민의 현대무용 영상이다. 지민은 팀내 유일한 현대무용 전공자다. 방탄소년단 정규 4집 'MAP OF THE SOUL:7' 앨범의 선공개곡 '블랙 스완 Black Swan' 무대에서 전공자다운 뛰어난 춤솜씨를 자랑했다. 가벼운 날개짓과 몸짓으로 고난도 스킬의 팝핀도 선보였다. 지민의 영상을 리트윗 한 매튜 본은 영국을 대표한 ㄴ세계적 안무가다. 국내에서는 댄스 뮤지컬 ‘백조의 호수’로 유명하다. 특히 '영국의 토니상' 으로 불리는 최고 권위의 공연예술상인 '로렌스 올리비에상' 역대 최다 수상자며, 2016년에는 현대무용가 중 최초로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외신들은 발 빠르게 이를 보도했다. 북미매체 '올케이팝(allkpop)'과 '코리아부 (Koreaboo)'는 각각 ‘영국 최고 안무가 겸 감독인 매튜 본 경이 방탄소년단 지민 현대무용 무대에 반응했다!', '안무가 매튜 본은 방탄소년단 지민의 춤에 빠졌다' 라고 전했다. 앞서 구스 반 산트 감독을 비롯해 ‘주토피아’의 제라드 부시 공동감독,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리 루 등이 지민의 재능에 주목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08-12 14:42:41[파이낸셜뉴스] 메가박스의 큐레이션 브랜드 ‘클래식 소사이어티’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를 오는 31일부터 단독 상영한다. 고전 발레의 상징과 같았던 섬세하고 가녀린 여성 백조 대신 근육질의 남성 백조를 등장시켜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공연이다. 더불어 영국 최고 권위의 공연예술상인 올리비에상 역대 최다 수상자이며, 2016년 현대무용가 중 최초로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작위를 수여받은 안무가 매튜 본의 대표작이다. 웨스트 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롱런한 무용 공연이다. 권위 있는 왕실에서 외로움을 느끼며 자란 유약한 왕자가 자신이 갖지 못한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닌 환상 속의 백조를 만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코엑스, 센트럴, 목동, 상암, 신촌, 강남, 분당, 킨텍스, 영통, 일산벨라시타, 하남스타필드, 대전, 대구, 해운대(장산), 성수(11월중) 등 전국 메가박스 15개 지점에서 상영되며, 러닝 타임은 127분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19-10-14 09:10:50"작은 부분에서 수 백 가지 변화를 줬습니다. 또 주역인 '백조'역에 윌 보우지어, 맥스 웨스트웰이 새로 합류했지요." 남성 백조로 유명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가 9년 만에 내한한다. 초연한지 24년 만에 무대, 조명, 의상을 업그레이드했다. 매튜 본은 서면 인터뷰에서 "레즈 브라이더스톤 세트·의상 디자이너와 나는 다음 세대를 위해 작품을 새롭게 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변화를 설명했다. '백조의 호수'는 1877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차이콥스키 작곡의 발레로 초연됐다. 무려 110년간 여성 무용수가 주인공인 이 발레를, 영화·뮤지컬 광팬이자 스무두살에 처음 무용을 시작한 본이 사랑을 갈구하는 유약한 왕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무용계의 지형도를 180도로 바꿨다. 동성애 논란까지 일으킨 이 작품은 초연 당시 일부 관객이 '중간퇴장'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관객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본은 초연 당시를 떠올리며 "관객들은 발을 구르며 박수를 쳤다"며 "극장 안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남성 백조를 떠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다른 어떤 작품과도 비슷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내가 만든) 현대무용단에 맞는 움직임, 사람들이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았다"고 답했다. "가장 큰 아이디어가 남성 백조였고, 두 번째 가 당시 다이애나비 등 뉴스면을 장식한 영국 왕실의 스캔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었던 적이 없고 원하는 사람이 되지 못했던 왕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겁니다." 안무가와 백조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백조들이 언제나 우아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 "솔직히 왕실 스캔들 부분이 더 화제가 될 줄 알았는데 남성 백조들의 등장에 모든 관심이 쏠렸죠. 남성 백조가 춤추는 이미지는 매우 상징적이었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던 '백조의 호수' 이미지를 지워버렸죠."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가 무대를 뛰어오르는 마지막 장면에 출연한 무용수가 바로 초연 시 백조 역을 맡았던 아담 쿠퍼다. 돌아온 화제작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10월 9~20일 서울 LG아트센터, 10월 24~27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신진아 기자
2019-09-23 16:2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