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 삿포로의 한 호텔에서 머리 없는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피해자가 생전 ‘여장남자’로 활동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31일 일본 뉴스포스트세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홋카이도 경찰은 지난 24일 사체손괴 및 유기 혐의로 다무라 루나(29·여)와 그의 아버지이자 정신과 의사인 다무라 슈(59)를 체포했다. 다음 날에는 루나의 어머니인 다무라 히로코(60)도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피해자 A씨(62·남)의 절단된 머리로 추정되는 신체 부분을 다무라 가족의 집 화장실에서 찾았다. 성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던 루나는 지난 5월경 스스키노의 한 클럽에서 A씨를 만났다. 이후 루나가 A씨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갈등이 불거졌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루나의 할아버지는 “루나는 남자를 싫어했다. 루나는 클럽에서 만난 A씨가 여성 옷을 입고 있어서 여자라고 생각했다”며 “A씨가 둘이서 가기 좋은 곳이 있다면서 러브호텔에 데리고 갔고, A씨는 호텔에 들어가자마자 남자로 본색을 드러내더니 루나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 과정에서 A씨가 루나와의 성관계 영상을 촬영했고, 이를 빌미로 루나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스토킹했다고 전했다. 루나의 할아버지는 “루나에게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A씨가) 더 이상 그러지 않겠다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고 해서 혼자서 해결했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A씨는 이 약속을 어기고 루나에게 계속 연락했다”고 했다. 그는 “여장을 좋아하는 A씨는 자주 방문하던 스스키노의 한 클럽에서도 문제를 일으켜 출입이 금지된 유명인이었다. 루나가 A씨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건이 일어난 지난 1일, 삿포로에서 열린 한 디스코 행사에 참여한 A씨는 은색의 반짝이는 크롭톱을 입고 화려한 화장을 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디스코 행사를 즐기던 그는 루나와 함께 호텔에 들어갔다가 살해당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살해 당하기 얼마 전까지 루나의 아버지가 집 앞 편의점에서 자주 끼니를 때웠다는 이웃 주민들의 증언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 이전에 A씨가 다무라 가족의 집에 난입했고, 루나의 아버지인 슈는 A씨가 다시 집에 올까 봐 문 앞에서 식사하며 딸을 보호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7-31 19:51:51【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한 호텔에서 머리가 없는 남성 시신이 발견된 사건과 관련 일가족 3명이 사체 훼손 및 유기 등 혐의로 체포된 가운데, 이들이 범행 전 톱을 구입한 정황이 나왔다. 26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삿포로 ‘머리 없는 시신’ 사건이 가족 전체가 공모한 범죄였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용의자의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까지 사체 유기 혐의로 체포한 것이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아버지와 딸이 사건 전 삿포로 시내 상업 시설에서 톱을 구입한 것으로 새롭게 밝혀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경찰은 아버지가 살인을 마친 딸을 차로 픽업했을 가능성도 포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언론사는 범행 전 소매점에서 부녀가 톱을 산 정황이 있다는 경찰발(發) 소식을 전했다. 이들은 같은 상업 시설에서 가방도 구입했다고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3-07-26 16:07:12[파이낸셜뉴스]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의 한 호텔에서 머리 없는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신체 일부를 절단해 유기한 부녀가 경찰에 체포됐다. 2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다무라 루나(29)와 그의 아버지이자 정신과 의사인 다무라 슈(59) 용의자를 지난 24일 체포했다. 이들은 시신을 훼손한 후 그 일부를 빼돌려 유기한 혐의(사체손괴·영득·유기죄)를 받는다. 앞서 지난 2일 오후 3시쯤 삿포로 스스키노의 한 호텔에서 남성 A씨(62)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객실 욕실에서 발견된 A씨는 머리 부분이 없는 상태였다. 목에는 칼로 절단된 듯한 흔적이 있었다. A씨의 사인은 출혈성 쇼크였다. 수사를 이어가던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루나가 전날 A씨와 함께 호텔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가택수사를 통해 루나의 집에서 절단된 신체 일부를 발견했다. 경찰은 루나가 A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살인 혐의를 추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슈가 딸 루나의 흉기 준비 등을 도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일 오후 3시쯤, 호텔 종업원이 이들이 체크아웃 하지 않는 것을 수상히 여겨 객실에 찾아갔다가 욕실에서 훼손된 시신을 발견하며 처음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인 호텔 주변 CCTV 분석 등을 통해 두 용의자를 특정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 부녀가 범행 사실을 인정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7-25 10:48:10장기 없는 토막시신 장기 없는 토막시신이 발견돼 대중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 12월 6일 수사본부를 꾸리고 330여 명을 투입해 팔달산 주변을 수색했지만 단서를 못찾고 이날 오후 5시께 수색을 종료했다. 경찰은 수색 도중 수거한 옷과 신발 등 190여 점을 확보, 이에 대해 선별 작업을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어 경찰은 확보한 시신 유기 주변 지역 CCTV 10여 대의 영상을 분석, 수원 인근 지역에서 탐문수사 중이다. 하지만 사흘째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4일 오후 1시 3분께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뒤편 팔달산 등산로에서 등산객 임모 씨가 검은은색 비닐봉지 안에 인체로 추정되는 시신 일부가 담겨있는 것을 발견해 신고했다. 임 씨가 발견할 당시 비닐봉지는 약간 열려져 시신 일부가 밖으로 빠져나와 있었다. 시신은 머리와 팔이 없는 상반신으로 내부에 뼈는 있었지만 심장이나 간 등 장기는 없는 상태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장기 없는 토막시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장기 없는 토막시신, 누가 이런 짓을", "장기 없는 토막시신, 끔찍하네", "장기 없는 토막시신, 얼른 범인 잡아야 할 텐데"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2014-12-07 11:13:08안산 인공섬 위치, 안산 인공섬 '안산 인공섬 위치', '안산 인공섬'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섬에서 40대 남성의 머리 없는 시신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평택해양경찰서는 "26일 오전 10시쯤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 인공섬 4공구 건설현장 부근 해안가 돌덩이 주위에서 우모(42)씨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우씨는 발견 당시 머리가 절단된 채 파란색 점퍼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시신은 하늘을 향해 누워 있었고 하반신은 바닷물에 잠겨 있었으며 잘려나간 머리는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우씨의 것으로 보이는 지갑, 휴대전화,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시신의 지문을 채취해 우씨의 신원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신은 당일 건설현장 근로자가 처음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안산단원경찰서는 바다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해 해경에 사건을 인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우씨는 지난해 8월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우씨의 가족은 지난해 10월 미귀가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절단 원인을 알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타살 가능성까지 염두해 조사하고 있다. 안산 인공섬 위치, 안산 인공섬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안산 인공섬 위치 안산 인공섬, 머리 없는 시신 발견이라니.. 충격이다" "안산 인공섬 위치 안산 인공섬, 진실은?", "안산 인공섬 위치 안산 인공섬, 타살인가?", "안산 인공섬 위치 안산 인공섬,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4-03-28 13:53:37【 안산=장충식 기자】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 인근에서 40대 남성의 머리없는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평택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10시 안산시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 인공섬 4공구 건설현장 인근에 머리가 없는 남성의 시신이 발견, 공사장 근로자가 경찰에 신고했다. 지문 채취를 통해 신원을 확인한 결과 우모(42)씨로 파악됐으며, 우씨는 지난해 8월 집을 나간 뒤 미귀가 신고가 돼 있는 상태였다. 발견 당시 우씨는 머리가 절단된 채 파란색 점퍼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상태였으며, 현장에서 지갑이나 휴대전화, 유서 등 소지품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직 잘려나간 머리는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타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하고있다. 해경 관계자는 "사라진 머리가 어떻게 절단됐는지 부검을 통해 확인할 예정"며 "타살에 의한 것인지 해류에 잘려나간 것인지 결과를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jjang@fnnews.com
2014-03-27 13:32:51[파이낸셜뉴스] 강원 태백의 한 야산에서 목 없는 남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9시쯤 소도동의 한 야산에서 버섯을 채취하던 주민이 남성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지역은 함백산 기슭에 위치한 외진 곳으로 평소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함께 시신을 수습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 정밀 감식과 신원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시신은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고, 특히 머리 부분이 사라져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두꺼운 겨울옷을 입은 상태였으며 뼈 상태로 미뤄 사망 후 상당 시간이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DNA 분석과 실종자 대조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전국 실종자 수배령을 내려 광범위한 신원 조회에 나설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습된 시신에서는 신분증이나 지문조차 채취가 어려워 상태”라며 “철저한 과학 감식을 통해 신원 확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7-24 21:47:46[파이낸셜뉴스]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계속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재형이에요." 소설가 한강 작가(54)가 7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에서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을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회고했다. 그는 이날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소설을 쓰며 삶에 대해 질문하고 통찰해온 시간들을 한강 작가 특유의 낮고 잔잔한 목소리로 들려줬다. 약 30분에 걸쳐 미리 준비해 간 원고를 한국어로 읽어내려갔다. 한 작가는 “나는 쓰는 사람”며 “하나의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질문들을 견디며 그 안에 산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한 작가의 강연 전문. 빛과 실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구두 상자 하나가 나왔다. 열어보니 유년 시절에 쓴 일기장 여남은 권이 담겨 있었다. 표지에 ‘시집’이라는 단어가 연필로 적힌 얇은 중철 제본을 발견한 것은 그 포개어진 일기장들 사이에서였다. A5 크기의 갱지 다섯 장을 절반으로 접고 스테이플러로 중철한 조그만 책자. 제목 아래에는 삐뚤빼뚤한 선 두 개가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왼쪽에서부터 올라가는 여섯 단의 계단 모양 선 하나와,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일곱 단의 계단 같은 선 하나. 그건 일종의 표지화였을까? 아니면 그저 낙서였을 뿐일까? 책자의 뒤쪽 표지에는 1979라는 연도와 내 이름이, 내지에는 모두 여덟 편의 시들이 표지 제목과 같은 연필 필적으로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페이지의 하단마다에는 각기 다른 날짜들이 시간순으로 기입되어 있었다. 여덟 살 아이답게 천진하고 서툰 문장들 사이에서, 4월의 날짜가 적힌 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의 두 행짜리 연들로 시작되는 시였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사십여 년의 시간을 단박에 건너, 그 책자를 만들던 오후의 기억이 떠오른 건 그 순간이었다. 볼펜 깍지를 끼운 몽당연필과 지우개 가루, 아버지의 방에서 몰래 가져온 커다란 철제 스테이플러. 곧 서울로 이사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그동안 자투리 종이들과 공책들과 문제집의 여백, 일기장 여기저기에 끄적여놓았던 시들을 추려 모아두고 싶었던 마음도 이어 생각났다. 그 ‘시집’을 다 만들고 나자 어째서인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졌던 마음도. 일기장들과 그 책자를 원래대로 구두 상자 안에 포개어 넣고 뚜껑을 덮기 전, 이 시가 적힌 면을 휴대폰으로 찍어두었다. 그 여덟 살 아이가 사용한 단어 몇 개가 지금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뛰는 가슴 속 내 심장.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 그걸 잇는 금(金)실- 빛을 내는 실. 그후 14년이 흘러 처음으로 시를, 그 이듬해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나는 ‘쓰는 사람’이 되었다. 다시 5년이 더 흐른 뒤에는 약 3년에 걸쳐 완성한 첫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시를 쓰는 일도, 단편소설을 쓰는 일도 좋아했지만-지금도 좋아한다- 장편소설을 쓰는 일에는 특별한 매혹이 있었다. 완성까지 아무리 짧아도 1년, 길게는 7년까지 걸리는 장편소설은 내 개인적 삶의 상당한 기간들과 맞바꿈된다. 바로 그 점이 나는 좋았다. 그렇게 맞바꿔도 좋다고 결심할 만큼 중요하고 절실한 질문들 속으로 들어가 머물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나는 질문들을 견디며 그 안에 산다. 그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대답을 찾아낼 때가 아니라- 그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 그 소설을 시작하던 시점과 같은 사람일 수 없는, 그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변형된 나는 그 상태에서 다시 출발한다. 다음의 질문들이 사슬처럼, 또는 도미노처럼 포개어지고 이어지며 새로운 소설을 시작하게 된다. 세번째 장편소설인 ‘채식주의자’를 쓰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나는 그렇게 몇 개의 고통스러운 질문들 안에서 머물고 있었다. 한 인간이 완전하게 결백한 존재가 되는 것은 가능한가? 우리는 얼마나 깊게 폭력을 거부할 수 있는가? 그걸 위해 더이상 인간이라는 종에 속하기를 거부하는 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거부하고, 종내에는 스스로 식물이 되었다고 믿으며 물 외의 어떤 것도 먹으려 하지 않는 여주인공 영혜는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매 순간 죽음에 가까워지는 아이러니 안에 있다. 사실상 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영혜와 인혜 자매는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며, 악몽과 부서짐의 순간들을 통과해 마침내 함께 있다. 이 소설의 세계 속에서 영혜가 끝까지 살아 있기를 바랐으므로 마지막 장면은 앰뷸런스 안이다. 타오르는 초록의 불꽃 같은 나무들 사이로 구급차는 달리고, 깨어 있는 언니는 뚫어지게 창밖을 쏘아본다. 대답을 기다리듯, 무엇인가에 항의하듯. 이 소설 전체가 그렇게 질문의 상태에 놓여 있다. 응시하고 저항하며. 대답을 기다리며. 그 다음의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이 질문들에서 더 나아간다.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삶과 세계를 거부할 수는 없다. 우리는 결국 식물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정체와 이탤릭체의 문장들이 충돌하며 흔들리는 미스터리 형식의 이 소설에서, 오랫동안 죽음의 그림자와 싸워왔던 여주인공은 친구의 돌연한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분투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죽음과 폭력으로부터 온힘을 다해 배로 기어나오는 그녀의 모습을 쓰며 나는 질문하고 있었다. 마침내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지 않는가? 생명으로 진실을 증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섯번째 장편소설인 ‘희랍어 시간’은 그 질문에서 다시 더 나아간다. 우리가 정말로 이 세계에서 살아나가야 한다면, 어떤 지점에서 그것이 가능한가? 말을 잃은 여자와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는 각자의 침묵과 어둠 속에서 고독하게 나아가다가 서로를 발견한다.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촉각적 순간들에 집중하고 싶었다. 침묵과 어둠 속에서, 손톱을 바싹 깎은 여자의 손이 남자의 손바닥에 몇 개의 단어를 쓰는 장면을 향해 이 소설은 느린 속력으로 전진한다. 영원처럼 부풀어 오르는 순간의 빛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신의 연한 부분을 보여준다. 이 소설을 쓰며 나는 묻고 싶었다. 인간의 가장 연한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 그 부인할 수 없는 온기를 어루만지는 것- 그것으로 우리는 마침내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이 덧없고 폭력적인 세계 가운데에서? 그 질문의 끝에서 나는 다음의 소설을 상상했다. ‘희랍어 시간’을 출간한 후 찾아온 2012년의 봄이었다. 빛과 따스함의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소설을 쓰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마침내 삶을, 세계를 끌어안는 그 소설을 눈부시게 투명한 감각들로 충전하겠다고. 제목을 짓고 앞의 20페이지 정도까지 쓰다 멈춘 것은, 그 소설을 쓸 수 없게 하는 무엇인가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시점까지 나는 광주에 대해 쓰겠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1980년 1월 가족과 함께 광주를 떠난 뒤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그곳에서 학살이 벌어졌을 때 나는 아홉 살이었다. 이후 몇 해가 흘러 서가에 거꾸로 꽂힌 ‘광주 사진첩’을 우연히 발견해 어른들 몰래 읽었을 때는 열두 살이었다.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에 저항하다 곤봉과 총검, 총격에 살해된 시민들과 학생들의 사진들이 실려 있는, 당시 정권의 철저한 언론 통제로 인해 왜곡된 진실을 증거하기 위해 유족들과 생존자들이 비밀리에 제작해 유통한 책이었다. 어렸던 나는 그 사진들의 정치적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그 훼손된 얼굴들은 오직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으로 내 안에 새겨졌다. 인간은 인간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가, 나는 생각했다. 동시에 다른 의문도 있었다. 같은 책에 실려 있는, 총상자들에게 피를 나눠주기 위해 대학병원 앞에서 끝없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사진이었다. 인간은 인간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가.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두 질문이 충돌해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되었다. 그러니까 2012년 봄, ‘삶을 껴안는 눈부시게 밝은 소설’을 쓰려고 애쓰던 어느 날, 한 번도 풀린 적 없는 그 의문들을 내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었다. 오래전에 이미 나는 인간에 대한 근원적 신뢰를 잃었다. 그런데 어떻게 세계를 껴안을 수 있겠는가? 그 불가능한 수수께끼를 대면하지 않으면 앞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오직 글쓰기로만 그 의문들을 꿰뚫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 후 1년 가까이 새로 쓸 소설에 대한 스케치를 하며, 1980년 5월 광주가 하나의 겹으로 들어가는 소설을 상상했다. 그러다 망월동 묘지에 찾아간 것은 같은 해 12월, 눈이 몹시 내리고 난 다음 날 오후였다. 어두워질 무렵 심장에 손을 얹고 얼어붙은 묘지를 걸어 나오면서 생각했다. 광주가 하나의 겹이 되는 소설이 아니라, 정면으로 광주를 다루는 소설을 쓰겠다고. 9백여 명의 증언을 모은 책을 구해, 약 한 달에 걸쳐 매일 아홉 시간씩 읽어 완독했다. 이후 광주뿐 아니라 국가폭력의 다른 사례들을 다룬 자료들을, 장소와 시간대를 넓혀 인간들이 전 세계에 걸쳐, 긴 역사에 걸쳐 반복해온 학살들에 대한 책들을 읽었다. 그렇게 자료 작업을 하던 시기에 내가 떠올리곤 했던 두 개의 질문이 있다. 이십대 중반에 일기장을 바꿀 때마다 맨 앞페이지에 적었던 문장들이다.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자료를 읽을수록 이 질문들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는 듯했다. 인간성의 가장 어두운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접하며, 오래 전에 금이 갔다고 생각했던 인간성에 대한 믿음이 마저 깨어지고 부서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쓰는 일을 더이상 진척할 수 없겠다고 거의 체념했을 때 한 젊은 야학 교사의 일기를 읽었다. 1980년 오월 당시 광주에서 군인들이 잠시 물러간 뒤 열흘 동안 이루어졌던 시민자치의 절대공동체에 참여했으며, 군인들이 되돌아오기로 예고된 새벽까지 도청 옆 YWCA에 남아 있다 살해되었던, 수줍은 성격의 조용한 사람이었다는 박용준은 마지막 밤에 이렇게 썼다.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이렇게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 그 문장들을 읽은 순간, 이 소설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벼락처럼 알게 되었다. 두 개의 질문을 이렇게 거꾸로 뒤집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이후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실제로 과거가 현재를 돕고 있다고, 죽은 자들이 산 자를 구하고 있다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다. 이따금 그 묘지에 다시 찾아갔는데, 이상하게도 갈 때마다 날이 맑았다. 눈을 감으면 태양의 주황빛이 눈꺼풀 안쪽에 가득 찼다. 그것이 생명의 빛이라고 나는 느꼈다. 말할 수 없이 따스한 빛과 공기가 내 몸을 에워싸고 있다고. 열두 살에 그 사진첩을 본 이후 품게 된 나의 의문들은 이런 것이었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 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의 참혹과 존엄 사이에서, 두 벼랑 사이를 잇는 불가능한 허공의 길을 건너려면 죽은 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어린 동호가 어머니의 손을 힘껏 끌고 햇빛이 비치는 쪽으로 걸었던 것처럼. 당연하게도 나는 그 망자들에게, 유족들과 생존자들에게 일어난 어떤 일도 돌이킬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내 몸의 감각과 감정과 생명을 빌려드리는 것뿐이었다. 소설의 처음과 끝에 촛불을 밝히고 싶었기에, 당시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식을 치르는 곳이었던 상무관에서 첫 장면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열다섯 살의 소년 동호가 시신들 위로 흰 천을 덮고 촛불을 밝힌다. 파르스름한 심장 같은 불꽃의 중심을 응시한다. 이 소설의 한국어 제목은 ‘소년이 온다’이다. ‘온다’는 ‘오다’라는 동사의 현재형이다. 너라고, 혹은 당신이라고 2인칭으로 불리는 순간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서 깨어난 소년이 혼의 걸음걸이로 현재를 향해 다가온다. 점점 더 가까이 걸어와 현재가 된다.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계속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재형이라는 것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게 ‘소년이 온다’를 완성해 마침내 출간한 2014년 봄,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느꼈다고 고백해온 고통이었다. 내가 이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느낀 고통과,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이 느꼈다고 말하는 고통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생각해야만 했다. 그 고통의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인간성을 믿고자 하기에, 그 믿음이 흔들릴 때 자신이 파괴되는 것을 느끼는 것일까? 우리는 인간을 사랑하고자 하기에, 그 사랑이 부서질 때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사랑에서 고통이 생겨나고, 어떤 고통은 사랑의 증거인 것일까? 같은 해 유월에 꿈을 꾸었다. 성근 눈이 내리는 벌판을 걷는 꿈이었다. 벌판 가득 수천수만 그루의 검은 통나무들이 심겨 있고, 하나하나의 나무 뒤쪽마다 무덤의 봉분들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운동화 아래에 물이 밟혀 뒤를 돌아보자, 지평선인 줄 알았던 벌판의 끝에서부터 바다가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왜 이런 곳에다 이 무덤들을 썼을까,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래쪽 무덤들의 뼈들은 모두 쓸려가버린 것 아닐까. 위쪽 무덤들의 뼈들이라도 옮겨야 하는 것 아닐까, 더 늦기 전에 지금. 하지만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나에게는 삽도 없는데. 벌써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는데. 꿈에서 깨어나 아직 어두운 창문을 보면서, 이 꿈이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꿈을 기록한 뒤에는 이것이 다음 소설의 시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어떤 소설일지 아직 알지 못한 채 그 꿈에서 뻗어나갈 법한 몇 개의 이야기를 앞머리만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2017년 12월부터 2년여 동안 제주도에 월세방을 얻어 서울을 오가는 생활을 했다. 바람과 빛과 눈비가 매 순간 강렬한 제주의 날씨를 느끼며 숲과 바닷가와 마을길을 걷는 동안 소설의 윤곽이 차츰 또렷해지는 것을 느꼈다. ‘소년이 온다’를 쓸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학살 생존자들의 증언들을 읽고 자료를 공부하며, 언어로 치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잔혹한 세부들을 응시하며 최대한 절제하여 써간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것은, 검은 나무들과 밀려오는 바다의 꿈을 꾼 아침으로부터 약 7년이 지났을 때였다. 소설을 쓰는 동안 사용했던 몇 권의 공책들에 나는 이런 메모를 했다. 생명은 살고자 한다. 생명은 따뜻하다. 죽는다는 건 차가워지는 것. 얼굴에 쌓인 눈이 녹지 않는 것. 죽인다는 것은 차갑게 만드는 것. 역사 속에서의 인간과 우주 속에서의 인간. 바람과 해류. 전 세계를 잇는 물과 바람의 순환.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연결되어 있다, 부디. 이 소설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의 여정이 화자인 경하가 서울에서부터 제주 중산간에 있는 인선의 집까지 한 마리 새를 구하기 위해 폭설을 뚫고 가는 횡의 길이라면, 2부는 그녀와 인선이 함께 인간의 밤 아래로-1948년 겨울 제주도에서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의 시간으로-, 심해 아래로 내려가는 수직의 길이다. 마지막 3부에서 두 사람이 그 바다 아래에서 촛불을 밝힌다. 친구인 경하와 인선이 촛불을 넘겼다가 다시 건네받듯 함께 끌고 가는 소설이지만, 그들과 연결되어 있는 진짜 주인공은 인선의 어머니인 정심이다. 학살에서 살아남은 뒤, 사랑하는 사람의 뼈 한 조각이라도 찾아내 장례를 치르고자 싸워온 사람. 애도를 종결하지 않는 사람. 고통을 품고 망각에 맞서는 사람. 작별하지 않는 사람. 평생에 걸쳐 고통과 사랑이 같은 밀도와 온도로 끓고 있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는 묻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가? 어디까지가 우리의 한계인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는 끝내 인간으로 남는 것인가?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흐른 지금,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 책을 완성한 다음에 쓸 다른 소설도 오래 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언니에게 내 삶을 잠시 빌려주려 했던, 무엇으로도 결코 파괴될 수 없는 우리 안의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흰’과 형식적으로 연결되는 소설이다. 완성의 시점들을 예측하는 것은 언제나처럼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나는 느린 속도로나마 계속 쓸 것이다. 지금까지 쓴 책들을 뒤로 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다. 어느 사이 모퉁이를 돌아 더이상 과거의 책들이 보이지 않을 만큼, 삶이 허락하는 한 가장 멀리. 내가 그렇게 멀리 가는 동안, 비록 내가 썼으나 독자적인 생명을 지니게 된 나의 책들도 자신들의 운명에 따라 여행을 할 것이다. 차창 밖으로 초록의 불꽃들이 타오르는 앰뷸런스 안에서 영원히 함께 있게 된 두 자매도. 어둠과 침묵 속에서 남자의 손바닥에 글씨를 쓰고 있는, 곧 언어를 되찾게 될 여자의 손가락도.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내 언니와, 끝까지 그 아기에게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이라고 말했던 내 젊은 어머니도. 내 감은 눈꺼풀들 속에 진한 오렌지빛으로 고이던, 말할 수 없이 따스한 빛으로 나를 에워싸던 그 혼들은 얼마나 멀리 가게 될까? 학살이 벌어진 모든 장소에서, 압도적인 폭력이 쓸고 지나간 모든 시간과 공간에서 밝혀지는, 작별하지 않기를 맹세하는 사람들의 촛불은 어디까지 여행하게 될까? 심지에서 심지로, 심장에서 심장으로 이어지는 금(金)실을 타고? 지난해 1월 낡은 구두 상자에서 찾아낸 중철 제본에서, 1979년 4월의 나는 두 개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사랑은 무얼까? 한편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2021년 가을까지, 나는 줄곧 다음의 두 질문이 나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왔었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이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이 내 글쓰기를 밀고 온 동력이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첫 장편소설부터 최근의 장편소설까지 내 질문들의 국면은 계속해서 변하며 앞으로 나아갔지만, 이 질문들만은 변하지 않은 일관된 것이었다고. 그러나 이삼 년 전부터 그 생각을 의심하게 되었다. 정말 나는 2014년 봄 ‘소년이 온다’를 출간하고 난 뒤에야 처음으로 사랑에 대해- 우리를 연결하는 고통에 대해- 질문했던 것일까? 첫 소설부터 최근의 소설까지,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이었던 것은 아닐까? 사랑은 ‘나의 심장’이라는 개인적인 장소에 위치한다고 1979년 4월의 아이는 썼다.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그 사랑의 정체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소설을 쓸 때 나는 신체를 사용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심장이 뛰고 갈증과 허기를 느끼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눈비를 맞고 손을 맞잡는 모든 감각의 세부들을 사용한다.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되어주었고, 연결되어줄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2-08 07:23:44미국에서 약 43년 만에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거물 정치인이 총에 맞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총격의 전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한 용의자가 20대 백인 남성이라고 보도했으나 범행 동기는 확인하지 못했다. ■오른쪽 귀에 총알 스쳐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공화당 전당대회 및 대선후보 지명을 이틀 앞둔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의 팜 쇼 박람회장에서 대선 유세를 열었다. 연단에 오른 트럼프는 오후 6시11분 무렵 불법이민자를 언급하며 국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보라"고 주장했다. 이때 총성이 연이어 들렸으며 동시에 트럼프가 오른쪽 귀를 만진 다음 단상 아래로 몸을 숙였다. 미국 NBC방송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총격 당시 유세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표시된 차트를 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는 트럼프가 차트 중 하나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며, 그러지 않았다면 총알이 머리에 맞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비밀경호국(SS) 요원들과 약 1분 동안 엎드려 있다가 부축을 받아 일어섰고, 6시14분에 유세 현장을 떠나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경호를 맡은 SS는 6시42분에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안전하며 범인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다만 유세를 보러 왔던 관중 1명이 머리에 총격을 맞아 즉사했으며, 또 다른 관중 2명도 중상을 입었다. 사상자 3명은 모두 성인 남성으로 확인됐다. 트럼프는 오후 8시42분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총알이 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했다"면서 "나는 무언가 쌩하고 지나가는 소리와 총소리를 들었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즉각 알았고, 바로 피부를 찢는 총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격으로 죽거나 다친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동시에 SS 등에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는 이날 긴급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그는 같은 날 뉴저지주 뉴어크의 공항에 도착했으며 같은 주에 있는 베드민스터 개인 골프클럽에서 묵는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사건 당일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15일부터 나흘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예정대로 참석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번 행사에서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1월 5일 대선에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로 공식 지명될 예정이다. ■FBI "암살 시도, 동기는 불분명"미국 연방수사국(FBI) 피츠버그 지부를 담당하는 케빈 로젝 FBI 요원은 13일 사건 직후 버틀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을 "전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라고 규정했다. 미국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이 암살 위협에 노출된 경우는 이번이 11번째이며, 이 가운데 4명이 숨졌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81년 3월 30일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였다. 범인이었던 존 힝클리 주니어는 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기 위해 워싱턴DC 힐튼호텔 앞에서 레이건을 향해 6발의 총탄을 발사했다. 미국 CBS방송은 13일 범인이 트럼프의 집회무대에서 약 182m 떨어진 집회장 바깥 구역에서 창고로 추정되는 높은 건물 위에 서 있었다고 보도했다. 유세장에 있던 다른 목격자도 영국 BBC방송을 통해 건물 지붕 위로 "곰처럼 기어가는 남자"를 봤다며 소총을 들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는 SS 요원들이 총격 발생 직후 범인을 사살했으며 지붕으로 올라가 사망 여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미국 ABC방송은 범인이 건물 옥상에 걸터앉아 최대 8발의 총탄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범인의 시신 근처에서는 미국 제식 소총인 'M-16'의 민수용 제품인 'AR-15' 반자동 소총이 발견되었다. AR-15는 미국 총기난사 사건에서 자주 등장한 총기로, 지난 2017년 10월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에도 쓰였다. FBI의 로젝은 범인의 신원을 거의 확인했지만 100% 확신할 때까지 공개할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 아직 동기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인이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았고 그의 사진을 분석하고 유전자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루이지애나주)은 "국민들은 진실을 알 자격이 있다"며 "우리는 킴벌리 치틀 SS 국장과 그 상위 부처인 국토안보부(DHS) 그리고 미국 FBI의 관리들이 청문회에 출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7-14 18:14:27[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약 43년 만에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거물 정치인이 총에 맞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총격의 전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한 용의자가 20대 백인 남성이라고 보도했으나 범행 동기는 확인하지 못했다. 오른쪽 귀에 총알 스쳐, 관중 1명 및 범인 숨져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공화당 전당대회 및 대선 후보 지명을 이틀 앞둔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의 팜 쇼 박람회장에서 대선 유세를 열었다. 연단에 오른 트럼프는 오후 6시 11분 무렵 불법 이민자를 언급하며 국경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지 한번 보라"고 주장했다. 이때 총성이 연이어 들렸으며 동시에 트럼프가 오른쪽 귀를 만진 다음 단상 아래로 몸을 숙였다. 미 NBC방송은 목격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총격 당시 유세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표시된 차트를 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는 트럼프가 차트 중 하나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며 그러지 않았다면 총알이 머리에 맞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비밀경호국(SS) 요원들과 약 1분 동안 엎드려 있다가 부축을 받아 일어섰고 6시 14분에 유세 현장을 떠나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경호를 맡은 SS는 6시 42분에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안전하며 범인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다만 유세를 보러 왔던 관중 1명이 머리에 총격을 맞아 즉사했으며 또 다른 관중 2명도 중상을 입었다. 사상자 3명은 모두 성인 남성으로 확인됐다. 트럼프는 오후 8시 42분,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총알이 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했다"면서 "나는 무언가 쌩하고 지나가는 소리와 총소리를 들었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즉각 알았고 바로 피부를 찢는 총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격으로 죽거나 다친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동시에 SS 등에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는 이날 긴급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그는 같은날 뉴저지주 뉴어크의 공항에 도착했으며 같은주에 있는 베드민스터 개인 골프 클럽에서 묵는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사건 당일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15일부터 나흘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예정대로 참석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번 행사에서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1월 5일 대선에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로 공식 지명될 예정이다. FBI "암살 시도, 동기는 불분명" 미 연방수사국(FBI) 피츠버그 지부를 담당하는 케빈 로젝 FBI 요원은 13일 사건 직후 버틀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을 "전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라고 규정했다. 미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이 암살 위협에 노출된 경우는 이번이 11번째이며 이 가운데 4명이 숨졌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81년 3월 30일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였다. 범인이었던 존 힝클리 주니어는 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기 위해 워싱턴DC 힐튼 호텔 앞에서 레이건을 향해 6발의 총탄을 발사했다. 미 CBS방송은 13일 범인이 트럼프의 집회 무대에서 약 182m 떨어진 집회장 바깥 구역에서 창고로 추정되는 높은 건물 위에 서 있었다고 보도했다. 유세장에 있던 다른 목격자도 영국 BBC방송을 통해 건물 지붕위로 "곰처럼 기어가는 남자"를 봤다며 소총을 들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는 SS 요원들이 총격 발생 직후 범인을 사살했으며 지붕으로 올라가 사망 여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미 ABC방송은 범인이 건물 옥상에 걸터앉아 최대 8발의 총탄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범인의 시신 근처에서는 미 제식 소총인 'M-16'의 민수용 제품인 'AR-15' 반자동 소총이 발견되었다. AR-15는 미 총기 난사 사건에서 자주 등장한 총기로 지난 2017년 10월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에도 쓰였다. FBI의 로젝은 범인의 신원을 거의 확인했지만 100% 확신할 때까지 공개할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 아직 동기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인이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았고 그의 사진을 분석하고 유전자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루이지애나주)은 "국민들은 진실을 알 자격이 있다"며 "우리는 킴벌리 치틀 SS 국장과 그 상위 부처인 국토안보부(DHS), 그리고 미 FBI의 관리들이 청문회에 출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 하원 감독위원회는 우선 오는 22일 치틀을 소환할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7-14 12:5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