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른바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 행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민생 문제 해결을 통해 차기 대권 주자로 능력을 보여주는 측면이 존재하지만, 자신에게 집중된 각종 사법 리스크로부터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 "경영권 구조의 문제, 지배권 남용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을 개정하는 것"이라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동시에 상법 개정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 19일 이사의 충실 의무를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상장회사 이사 선임과정에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 등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법인 기업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인원을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 대표는 "정부 여당의 태도가 바뀌었다. 언제는 하자고 하더니, 우리가 한다 하니 발을 빼고 있다"며 "정부 여당과 대통령도 바뀌고 있어서 어이없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이 책임지고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무역협회와 민생경제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주 52시간제, 최저 임금 문제 등 기업들이 민감해 하는 주제에 대해서도 논의를 갖기도 했다. 이 대표가 이처럼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것은 본인에게 집중된 각종 사법 리스크와 거리를 두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표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으며, 오는 25일에는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예정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검찰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총 5개의 재판을 받게 됐다. 이 대표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증거는 없지만 기소한다. 이게 검찰의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으나 2021년 브라질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무죄로 최종 확정됐다. 이 대표는 "'일선 부서에서 사용한 법인카드나 예산 집행을 도지사가 알았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니까 기소한다'는 것이 지금 검찰의 입장"이라며 "룰라에게 적용됐던 브라질 검찰의 '증거가 없는 것은 은닉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입장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서영준 기자
2024-11-20 16:34:32【파이낸셜뉴스】 【울산=송지원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성능 개량된 대구 경북 출신 민주당 대통령 한 번 나오면 좋지 않겠나. 충직한 일꾼으로 한번 써 달라"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울산광역시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경북 안동에서 나고 자란 경북의 아들 이재명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재수하러왔다. 이번에는 울산 시민 여러분이 도와주셔서 물먹지 않게 해주길 바란다"며 이처럼 말했다. "정치인은 성과로 증명받는 것"이라고 입을 연 이 후보는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살리고 미래가 있게 만들고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는 희망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정치인의 실력 아니겠나"라며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력으로 뭐하러 남의 뒤나 파고다니고, 정적 제거하려고 에너지 낭비하고 이 바쁜 세상 그러고 있나"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외교를 통한 시장 영토 확장에서 비롯되는 '먹사니즘'을 역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울산 해상 풍력 단지 추진 △울산 과학 단지의 인공 지능 시스템 도입 등 지역 맞춤형 활성화 정책을 거론하며 이 후보는 "자동차도 전기차로 빨리 바꾸고, 조선도 친환경 조선으로 바꾸고, 북극 얼음이 녹고 있다는데 북극 항로 시대도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저는 돈 모으는 거에 별로 취미 없다.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그 일에 대해 칭찬받을 때 제일 행복하다"며 "정치인은 그저 여러분을 대신할 공적 머슴일 뿐이고, 머슴의 제1의 덕목은 주인을 잘 섬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3년 동안 성능 많이 개량됐다. 유능하고 준비돼 있으니 한 번 맡겨달라"며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가 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시도록 한 번 써 봐 달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북극항로 #울산 #부울경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2025-05-13 21:06:21[파이낸셜뉴스] 유력 대권 주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외교·안보분야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중앙당 선대위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가 8일 출범했다. 300명이 넘는 외교안보 전문가들로 꾸려졌고 앞으로 통상, 안보, 정부조직, 기후변화,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외교 전략을 이 후보에게 제언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출범식에 참석한 위원회 고문 및 내빈 명단에는 전문성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대거 포진했다. 참여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맡아 수평적 한미 관계에 입각한 대미(對美) 자주 외교를 주장한 이종석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대북 협상파’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문재인 전 정부에서 경제보좌관을 맡은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 측에선 국회 외통위원회 소속 중진 조정식 의원을 비롯해 이재정·김영배·홍기원·이용선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산자위, 기재위, 정무위 소속 의원들도 일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역시 공동위원장인 조정식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을 둘러싼 국제 질서와 안보, 통상, 외교, 통일 분야까지 망라해서 국제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앞으로 27일 후 새로 출범할 정부의 외교안보통일분야에 있어서 시급하고 중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위원회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와 한반도 평화 안정을 통해 책임 있는 글로벌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비전과 정책을 준비하고 이재명 후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는 산하에 △국익 중심 실용외교 위원회 △한반도 평화협력위원회 △글로벌 통상 안보 위기 극복 위원호 △글로벌 사우스 협력위원회 △동북아경제협력위원회 등 위원회를 뒀다. 또한 △글로벌 경제전략 특별위원회 △글로벌 K-컬쳐 전략 특별위원회 △국가안보전략 개발 특별위원회 △국가글로컬특별위원회 △안보상황실 등 총 11개의 산하 위원회와 특별위원회로 구성됐다. 이날 ‘상견례’를 치른 첫 대책 회의에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로 예고한 통상 협상 우수 사례 발표에 이어 북한의 핵 고도화 이슈, 러-우 전쟁을 비롯한 주요 국제 현안과 향후 이 후보의 전략적 토론 준비 로드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이 후보의 집권 후 국정 보좌를 염두에 두고 대미 관세 협상 대응, 미국·일본·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다룰 주요 의제, 유엔 총회,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의제 등의 로드맵도 짤 계획이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2025-05-08 16:33:30【파이낸셜뉴스 서울·인천=전민경 김해솔 정경수 서지윤 최아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달 1일 오후 국회에서 대표 회담을 개최하기로 29일 합의했다. 회담 의제는 이르면 30일 조율을 통해 정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의료 대란과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22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를 앞둔 여야는 이날 각각 1박2일 연찬회·워크숍을 열고 주요 쟁점법안 리스트 정리를 비롯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9월1일 마주 앉는 韓-李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정하 국민의힘·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각각 브리핑을 통해 "여야 대표 회담을 오는 9월 1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대표가 예방이 아니라 의제를 가지고 공식 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 수장간 공식 회담은 지난 2013년 황우여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간 회담 이후 11년 만이다. 양측은 회담 공개 범위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지만 양당 대표의 모두발언까지만 공개하는 것으로 정했다. 다만 구체적인 회담 의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아 남은 기간 추가 실무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채 상병 특검법 △전 국민 25만원 지급법 △정쟁 중단 등과 함께, '의료 대란' 해법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앞서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제안한 '의대 증원 유예'에 대해 이 대표도 "불가피한 대안"이라며 힘을 실어준 만큼, 여야 수장의 공감대가 의정 갈등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해당 사안이 의제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제로 설정되지 않아도) 중요 이슈에 대해 얼마든지 서로 대화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與 의료개혁 공부...野 민생정치 고삐국민의힘은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연찬회에서도 의대 증원 이슈에 머리를 맞댔다. 의원들은 이주호 교육부총리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에게 정부의 계획을 듣고 의료개혁 필요성에 대체적으로 공감했다고 추경호 원내대표가 전했다. 다만 한 대표는 별도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워크숍 및 연찬회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의정갈등 해법을 두고 충돌하는 상황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한 대표는 "당정갈등 프레임은 사치"라며 일축했다. 같은날 인천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의 키워드는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이었다. 이날 민주당이 선정한 165개의 입법과제 법안 중 102개는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경제 분야 법안이다. 이 대표도 "민생정치 고삐를 더욱 바짝 쥐어야 한다"며 의원들을 격려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지도부간 이견이 있는 금융투자소득세를 주제로 당내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앞으로) 주요 정책 이슈가 제기됐을 때 정책 디베이트(토론)를 제도화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정경수 서지윤 최아영 기자
2024-08-29 19:57:56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90%대에 달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거대 야당 사령탑에 '다시' 올랐다. 이는 지난 2022년 8·28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최대득표율(77.77%)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최고위원단도 '찐명'계 인사들로 꾸려지면서 이재명 2기 체제 민주당의 '일극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연임 성공 이재명, 대권가도 가속화이 대표는 2년 전 21대 국회에서 처음 당대표 자리에 오른데 이어, 이날 전국당원대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당내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22대 총선을 통해 대거 국회에 입성한 친명계가 최대 계파로 떠오른 데다, 이 대표의 강력한 팬덤을 고려하면 사실상 연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 대표가 당내 '대권 경쟁자'가 없는 유일무이한 유력 대선주자인 만큼, 민주당 새 지도부는 이 대표의 대권 행보 밑그림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견제 세력이자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정부의 실정을 정조준하는 '강공 일변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 대표는 윤 정부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거침없는 공세를 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게 국민 여론에도 부합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쟁점 현안인 채상병(해병대원) 특검법 처리에 있어서도 여당 제안을 일부 받아들이는 '줄다리기'를 하면서도, 각종 특검에 주도권을 세게 쥘 예정이다. 특검 외에도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 국회 권한을 십분 활용해 여권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먹사니즘' 민생 드라이브이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지며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민생 주도권을 두고 한동훈 대표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총선 공약이기도 했던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다시 추진하는 한편, 고금리·고물가 상황의 민생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에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또한 최근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대권주자로서 '중도층 끌어안기' 행보도 강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대표 2기 체제에서는 민생 드라이브를 굉장히 강력하게 걸고 들어올 것"이라며 "노선도 중도 지향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회 내 카운터파트인 한 대표와의 관계의 경우, 협치와 대치의 '한 끝'이 한 대표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병 평론가는 "한 대표는 이 대표와 손을 잡고 협치를 선언하는 방안, 이전 처럼 범죄 집단으로 취급하며 싸우는 방안, 사안 별로 손을 내미는 방안 등 세 가지 길이 있다"고 부연했다. ■입법 독주·사법리스크는 '변수'하지만 이재명 2기 민주당이 '입법 독주' 모양새를 유지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딜레마'도 존재한다는 평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입법 주도권'과 '입법 독주'는 다른 개념"이라며 "야당이 법안을 계속 단독 처리하는 독단적 이미지가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민주당 정권 탈환의 길에 가장 큰 변수로 여겨진다. 다만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단합력을 공고히 다진 만큼, 당 전체가 정부와 검찰과 더욱 각을 세우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율 교수는 "민주당 일극체제의 핵심은 9월 말 10월 초에 있을 수도 있는 공직선거법 1심 재판 결과"라며 "이때 혹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이후 상황을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일극체제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 역시 강성 친명계 의원들로 구성된 만큼, 이재명 2기 체제는 '선명한 야당'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
2024-08-18 18:31:59올여름은 유례없이 후텁지근하다. 그래도 열대야에 지친 국민들에게 파리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의 승전보가 청량제였다. 반면 정쟁으로 날밤을 지새우다시피 한 여의도 정치판이 이를 지켜본 관객의 체감온도를 올린 주범이었을 법하다. 개원식도 없이 문을 연 제22대 국회의 생산성은 지금까지 사실상 제로(0)다. 국회는 단 한 건의 민생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거대 야당이 발의한 7건의 탄핵안과 9건의 특검법을 놓고 싸우느라 합의할 겨를이 없었던 탓이다. 8월 임시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 등 쟁점법안 6건을 일방적으로 처리하긴 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거부권)로 폐기된 법안이 거의 다였다. 이를 재발의해 통과시키긴 했지만, 다시 거부권 허들을 넘지 못할 게 뻔하다. 8월 임시국회가 거야의 법안 일방 처리→여당의 필리버스터→대통령 거부권 행사→재의결로 법안 폐기라는 도돌이표에서 헤어나지 못할 운명이란 얘기다. 거야가 선창하고 소여가 따라 부르는 '도돌이표 레퍼토리' 중 단연 최악은 탄핵 줄다리기다. 국회 본회의에서는 머릿수로 밀어붙이더라도 최종 관문인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공산이 커서다. 지난 22대 국회에서 야권은 이태원 참사를 빌미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탄핵소추했으나 헌재가 기각했다. 민주당은 이번에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취임한 지 이틀 만에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했다. 하지만 고작 취임 3일 차까지 어떻게 탄핵사유가 될 '헌법·법률 위반'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그의 공직 적격성을 놓고 정치적 평가는 다를 수 있다손 치더라도 가히 '묻지마 탄핵'이다. 얼핏 보면 압도적 의석(192석)을 가진 야권의 힘자랑은 위력적이다. 그러나 실속은 적어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잡는 데 일정 부분 성공했으나, 얻은 건 없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막겠다며 이진숙 탄핵소추로 방통위의 주요 업무를 마비시켰다. 그러나 친야 성향인 MBC 경영진을 문재인 정부 때처럼 계속 민주당 영향권에 묶어두려는 속마음만 들킨 채 이를 확실히 관철하진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8·18 전당대회에서 대표 연임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먹사니즘'이란 조어를 들고 나왔다. 즉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이 우리의 유일한 이데올로기"라면서. 포퓰리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기본○○ 시리즈'에다 중도층을 겨냥해 이재명식 신성장론을 보탠 셈이다. 그런데도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대부분 국민의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채상병 사건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구설 등 여권의 각종 악재를 겨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는데도 말이다. 예컨대 지난달 26일 공개한 갤럽 조사에서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5%, 민주당이 27%였다. 이는 민주당이 '먹사니즘'과 정반대 행태를 보인 결과일 듯싶다. 집권 때는 불법파업을 조장한다는 재계의 반발과 역풍을 우려해 처리할 엄두를 못 냈던 '노란봉투법'을 밀어붙이고 있는 게 그렇다. 추경호 국힘 원내대표가 "(야당이) 탄핵 추진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탄추니즘'을 막무가내로 외치고 있다"고 지적한 '탄핵 중독증'도 마찬가지다. '개딸' 등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켰는지는 모르나, 민주당의 오만과 독주가 무기력한 여당의 지지도를 떠받치는 에너지원 구실을 하는 역설을 빚고 있어서다. 거야의 입법 폭주와 소여의 거부권이 건건이 부딪치는, 불안한 쳇바퀴 위에서 어느 쪽도 승자로 설 순 없다. 멍드는 건 민생일 뿐이다. 며칠 전 양측이 여·야·정 민생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니, 만시지탄이다. 전세사기특별법, 간호사법, 폭염기 취약계층 전기료 감면 등 비쟁점 현안부터 합의해 나간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여든 야든 다음 대선 승리를 정말 원한다면? 소모적 정쟁으로 국민을 피해자로 만드는 '바보들의 행진'을 멈추고 민생 살리기 경쟁을 본격화하기 바란다. kby777@fnnews.com
2024-08-11 18:09:42[파이낸셜뉴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임 도전을 선언하면서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를 강조한 것에 대해 "포퓰리즘을 재포장한 이 말의 진정성을 믿을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이 전 대표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진심 어린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보다 오로지 선심성 정책을 통한 선동과 본인의 사법 리스크 사건을 위한 정쟁에 몰두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 전 대표와 당을 겨냥해 수사해온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이어 검찰청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는 데 대해 "이재명 구하기를 위해서라면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일도 불사하겠다는 입법 폭주"라고 비판했다. 특히 추 원내대표는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이 전 대표 수사 검사 중 박상용 검사의 탄핵소추안 법사위 회부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며 기권하자 친명 당원들이 장인인 노무현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비난했다고 한다"며 "지금 민주당을 보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돌아온다 하더라도 친명 당원들의 등쌀에 못 이겨 쫓겨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추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가 정말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해결의 진심이라면 정쟁적 입법폭주, 검사 탄핵, 대통령 탄핵 시도를 중단 선언하고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한 정부 여당과의 건전한 정책 경쟁과 협력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앞으로 국민 앞에 설 때는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 배지부터 똑바로 달고 나오시기 바란다"며 "우원식 국회의장 말처럼 '태도가 리더십'이다. 진정성이다"고 덧붙였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07-11 08:51:47국가 내란과 국제질서의 혼란 속에 치러진 6·3 조기대선에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을 대선 슬로건으로 내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정권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차기 정부는 어벤저스급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산적한 국내 현안들과 함께 계엄령 사태 이후 그간 개점휴업이었던 대외정책도 본격적으로 가동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진짜 외교는 열 가지 방향에서 이해된다. 유기적 한 몸 외교이다. 신정부의 대선 공약은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 소프트파워의 문화 강국, 통합과 상생의 민주주의 강국, 튼튼한 사회안전망의 복지 강국, 실용적으로 대처하는 외교·안보 강국 등 5개 강국 비전으로 구성된다. 외교·안보 강국 비전은 여타 강국 비전들을 구슬 꿰듯 연결하고 뒷받침한다. 골든타임 외교이다. 민주주의 복원력, 세계 10대 경제력, 호소력 있는 연성파워를 장착한 매력 국가로서 당당한 자신감으로 진짜 대한민국을 위한 국격 회복, 경제성장, 국민행복의 3대 비전 아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간다. 국제환경의 불확실성과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한다. 선제적 블루오션 외교이다. 국위와 국력에 부합하는 유익한 이슈들을 선점 주도해 나간다. 4차산업 첨단기술국 연대, 에너지 신산업 국가 연대, 대륙별 거점국 연대 등 다양한 조합의 연대 외교를 추진한다. 북극, 우주, 사이버, 인공지능(AI) 등 신영역 어젠다를 주도한다. 급변하는 국제사회의 신규범, 신표준 수립에 적극 참여한다. 글로벌 좌표 외교이다. 지리적 심리적 제약을 넘어 역동적으로 나아간다. 트럼프 시기 보호주의와 반세계화 분위기가 농후하나 글로벌 진취주의는 여전히 우리의 DNA이다.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글로벌 플러스(plus)' 외교와 대한민국을 기점으로 글로벌 사우스(south)와 글로벌 노스(north)를 연결하는 '글로벌 컴퍼스(compass)' 외교가 필요하다. '전략적 닻(anchor)' 외교이다. 한국에 평화는 경제이자 안보다. 남북 간 평화 재충전과 재정착을 최우선한다. 우리 생존이 걸린 문제들에 전략적 명확성으로 리스크를 자초할 수 없다. 전략적 유연성, 모호성, 자율성 또한 유관국들에 오해를 유발하거나 우리 자신을 제약할 수 있다. 창의성·능동성에 의거, 평화와 안보를 종합적으로 녹여낸 전략적 안정성을 지향한다. 신흥국제관계 외교이다. 국제사회 모든 구성원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관계를 추구한다. 한미 동맹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외교적 다각화를 함께 추동한다. 미국엔 안보와 번영을 위한 유력한 조력자, 중국과는 건실한 선순환적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한미일, 한중일 같은 소다자 파트너십도 적극 활용한다. 균형 아닌 평형(平衡) 외교이다. 균형의 균은 치우침이 없다는 뜻인데, 매번 5대 5 균형을 맞출 수는 없다. 이에 비해 평형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상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사안과 상황에 따라 길게 보고 결정하는 질량보존의 총합적 접근이다. 기계적 균형이 아닌 중장기 평형 외교를 해야 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외교이다. 물 흐르듯 막힘이 없어야 한다. 필요에 따라 반보 빠르고 반보 느리게 대응한다. 이념, 진영을 넘어 외교정책 격차를 축소한다. 진보와 보수 간 장점의 합집합을 지향한다. 인적 혁신에 기반한 외교역량을 유연하게 활용한다. 한국형 실용외교이다. 각자도생의 시대 이제 실용외교는 세계적 추세다. 단 한국의 실용외교는 실리, 실익을 추구하면서도 명분과 철학을 결합한 국격을 갖춘다. 한국적 가치, 규범을 지키면서 국제사회와 공동체로 연계한다. 성장의 회복과 성과의 파이를 키우고 나눈다. 코리아 퍼스트보다는 코리아 넘버원이다. 국리민복 외교이다. '진짜'란 한국의 현실을 직시하고 국익과 미래를 발전시키는 실사구시를 말한다. 먹사니즘, 잘사니즘, 편사니즘의 민익(民益)을 위해서라면 가랑이 밑도 기는 것이 진짜다. 싸우지 않고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 진짜 외교이다. 황재호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
2025-06-10 19:09:02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벤처업계의 숙원 중 하나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퇴직연금 적립금의 벤처 투자 허용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벤처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법정기금의 벤처투자 의무화에 대해선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부정적이어서 추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퇴직연금의 벤처투자를 허용하고, 연기금 투자풀의 벤처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4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시장 창출을 주요 목표로 내세우면서다. 공적 연기금의 벤처투자 확대는 벤처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실제로 지난 15일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 주요 단체들이 모인 '혁신단체협의회'는 민주당에 제21대 대선 벤처정책 제안의 일환으로 '공적 연기금 벤처투자 확대'를 요청한 바 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퇴직연금의 벤처투자 허용 △68개 법정기금의 벤처·스타트업 투자 의무화 △연기금 공제의 벤처펀드 출자 활성화가 거론됐다. 업계는 벤처투자가 운용수익률이 낮은 퇴직연금의 장기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속 증가해 지난해 430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연환산 운용수익률은 2.07% 수준에 불과해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주요 연기금·공제회가 출자한 벤처 펀드는 적게는 9.2(공무원연금)%, 많게는 17.2%(고용보험기금)의 수익률을 실현한 바 있다. 이에 퇴직연금 운용방법에 벤처펀드 출자 유형을 신설하고, 퇴직연금의 비상장 주식 취득 허용 등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벤처펀드 출자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권칠승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먹사니즘 위원장은 혁신단체협의회와의 정책협약식 이후 기자와 만나 "퇴직연금이 벤처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옵션을 하나 열어두자는 것"이라며 "어차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거니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업계가 요구한 '법정기금의 벤처투자 의무화' 방안에는 부정적이다. 업계는 정책 제안을 통해 "모든 산업과 업종에 형성된 기술 기반 벤처·스타트업에 68개 법정기금의 5% 투자를 의무화하는 법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선 의무 투자가 '수익률 저하', '묻지마 투자'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연기금의 벤처투자를 의무화했다가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된다면 여론이 크게 나빠질 것"이라며 "특히 벤처 펀드는 정산 기간이 3~5년 정도 되는데 여기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지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해선 뚜렷한 공약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법정기금의 벤처투자 의무화 방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5%라는 숫자가 자의적인데다, 목적이 있는 공적기금을 강제로 특정 투자처에 투입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크다"며 "집단 소송이 제기되면 정부가 무조건 패소한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5-21 18:21:51[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30일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고 총괄선대위원장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박찬대 원내대표 직무대행을 전면에 내세웠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김부겸 전 총리 등 중도층을 겨냥한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이날 공개된 공동선대위원장단에는 김민석 의원(상임)을 비롯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정동영 민주당 의원, 김경수 전 경남지사, 우상호 전 의원, 조정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홍성국 의원, 박지원 전 국정원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 이인기 전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후보 직속 조직에는 이춘석 의원이 후보실장, 이해식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았고, 배우자실장엔 임선숙 전 최고위원이 배치됐다. 후보 총괄특보단장은 안규백 의원이며, 언론특보는 이영성, 외교안보보좌관은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맡는다. 핵심 정책 위원회 인선도 공개됐다. 정성호 의원이 국가인재위원장, 박주민 의원은 기본사회위원장, 김병주 의원은 스마트국방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K-문화강국위원장, 위성곤 의원은 기후위기대응위원장을 맡았다. 인구위원회는 서영교 의원, 지방분권혁신위원회는 김두관 의원, 국토균형발전위원회는 김정호·손명수 전 차관이 공동 위원장으로 구성됐다. 민생·공정·안보·미래 등 4대 기조를 반영한 특별위원회에도 중량감 있는 인사가 전면 배치됐다. ‘먹사니즘 위원회’는 권칠승 의원과 맹성규 의원이 공동위원장, ‘잘사니즘 위원회’는 어기구·유동수 의원이 맡는다. ‘편사니즘 위원회’는 김태년·진선미 의원, ‘꿈사니즘 위원회’는 송옥주·이개호 의원이 각각 공동 위원장을 맡는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5-04-30 10: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