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세계 10위 메가캐리어로의 도약이 가시화되면서, 문제가 됐던 '항공 지연율' 해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항공 지연율은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지표로, 전문가들은 합병을 통해 정시 운항 개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들의 지연율은 외항사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합병 대상 5개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의 국제선 평균 지연율은 26.23%로 외항사 평균 지연율(22.2%)을 상회한다. 특히 에어서울은 43.6%로 가장 높은 지연율을 보였으며, △진에어 33.8% △아시아나항공 25.6% △대한항공 24.6%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항공기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는 '연결 지연(A/C 접속)'이 2만422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항공교통흐름 △공항 및 출입국 절차 △정비 등도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연결 지연은 전편 항공기의 지연이 이후 연결편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로, 운항 일정이 촘촘할수록 지연 확률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대한항공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메가캐리어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지연율 개선은 필수다. 전문가들은 합병 이후 대한항공이 확보하게 될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율성이 지연율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 교수는 "항공 지연은 네트워크의 비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합병을 통해 노선 간 네트워크 연계성을 강화하면 지연율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단거리 노선에서의 지연율 개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 교수는 "합병으로 중복된 노선을 정리하고 운항 계획을 최적화하면 이착륙 시간의 여유가 생길 수 있다"며 "중장거리보다는 중단거리 노선에서 지연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과 저비용 항공사(LCC) 간 재편을 통해 운항 효율성이 향상되면 정시 운항률 개선 효과가 더욱 뚜렷해진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인수로 기업결합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통합 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중복 노선의 시간대를 다양화하고, 신규 노선에 취항함으로써 고객 서비스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추가 투입 및 항공기 정비 체계 개선을 통해 연결 지연을 최소화하고 정시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해부터 국내·국제선 항공기의 지연 기준을 강화해, 운항 스케줄보다 15분을 초과해 게이트에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경우 지연으로 집계하고 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김동호 기자
2024-12-24 18:16:17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마무리 시점에 맞춰 정부가 국내 항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날개를 달아준다.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 이점을 살려 중복노선 정리와 신규 취항 확대 등 규모의 경제는 더욱 키운다. 반대로 양사 합병으로 제기되는 항공운임 인상 등의 문제는 저비용항공사(LCC) 지원을 통한 경쟁으로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 '메가 캐리어' 경쟁력 극대화 국토교통부는 11일 경기 시흥시 한화오션 시흥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항공운송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신주를 인수해 기업결합 절차를 마치는 시점에 맞춰 국내 항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업결합을 통해 확보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한다. 단기적으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노선을 축소하고 아일랜드 더블린과 같은 잠재수요가 확인된 신규 노선의 취항을 지원한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국제선 확대를 위해 인도·방글라데시 등 서남아 지역의 운수권도 확대하고, 아프리카·중남미 등은 부정기편 운항을 지원한다. 향후 유럽연합(EU)과 인도네시아, 호주까지 항공 자유화지역을 확대해 운수권 제약 문턱도 낮춘다. 최근 4단계 건설공사를 마친 인천공항을 대표 환승공항으로 키워 동북아 공항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동남아-한국-미주 간 환승축을 공고히 하면서, 대양주-한국-중앙아시아 등 새로운 환승축을 개척한다. 또, 시간당 더 많은 항공기가 오갈 수 있도록 내년 하반기 중 슬롯을 시간당 80회로 확대한다. ■ LCC 키워 독과점 해소 기업결합에 따른 독과점 대책도 함께 내놨다. 공정위는 항공·공정거래·소비자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이행감독위원회를 내년 3월 이전에 마련해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 이행을 살핀다. △운임 인상 제한 △마일리지 불이익 금지 △무료 수하물 등의 서비스 질 유지 등이 대표적이다. 운임 인상 제한은 양사의 중복 국제노선 68개 중 38%(장거리 중복 노선 12개 포함)인 독과점 우려 노선에 부과한다. 마일리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019년 말 시행한 제도보다 불리하게 변경해선 안 된다. 대한항공은 6개월 내 공정위에 마일리지 통합 과정을 반드시 제출하고 이를 승인받아야 한다. LCC와의 경쟁을 통한 독과점 해소도 추진한다. 서남아시아·유럽 운수권 증대분을 LCC 중심으로 배분하고, 국내외 경쟁당국의 시정조치로 대체 항공사 진입이 필요한 노선도 LCC가 우선 진입하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이 외에도 △중장거리 노선 전용 운수권 확보를 통한 지방공항 활성화 △기업 지원을 위한 항공화물 국제선 확대 △항공사 통합 및 대체 항공사 취항 과정에서의 안전감독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따른 국민의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 건전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한항공은 지난 4년 가까이 이어진 세계 14개 '기업결합 필수 신고국'의 승인 절차를 종결했다. 상법에 따라 신주 대금 납입일 하루 뒤인 12일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후 다음달 16일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새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원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12-11 18:09:55[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3년을 넘게 끌어온 양사간 합병이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올 상반기 중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마무리짓고 연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이 완료되면 세계 10위권의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C는 이날 대한항공이 신청한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해 11월 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매각, 유럽 4개 노선의 운수권 및 슬롯 일부 이전 등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EC에 제출한 바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시 유럽 지역의 여객, 화물 부문의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EC의 지적에 대한 수정안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시정조치안 제출로 사실상 EC가 양사간 합병을 반대할 명분이 사라진 만큼 EC가 기업결합 승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연내 유럽 노선 일부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넘기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 매각이 마무리되면 승인이 나게 된다. 비록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EC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3년여만에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합병 추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이후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14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승인을 신청했다. 기업결합 심사때마다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면서 이번 합병의 최대 난관으로 꼽혔던 EC가 조건부 승인을 결정하면서 이제 미국만을 남겨두게 됐다. 다만 미국의 경우도 승인 과정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 기업결합 승인을 내린 일본과 EC가 독과점 우려를 이유로 슬롯 조정 등을 요구해 받아들인 만큼, 미국 역시 일부 노선에 대한 슬롯 반납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국내 LCC로의 슬롯 이관 등 시정방안을 미국측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미국으로부터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낸다는 계획이다.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완료되면 이후 대한항공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63.9%를 확보해 대주주가 되면서 인수를 마무리짓는다. 이후 대한항공은 2년간 별도의 브랜드로 운영하다가 2년간의 브랜드 통합 작업을 거쳐 대한항공 단일 브랜드의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로 거듭난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2-13 14:16:44일본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사실상 합병이 '9부 능선'을 넘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직 유럽연합(EU)과 미국의 결정이 남았지만 항공업계는 늦어도 올해 안에는 합병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합 항공사의 기대효과를 높이 보면서도 화물사업 경쟁력 저하 등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고 보고 있다. ■"브랜드 제고 등 규모의 경제 효과" 1일 항공업계 고위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초반 극복해야 할 과제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최고경영자(CEO)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급 지배력이 커진다는 점"이라며 "물론 초반에는 (유럽 등에서) 약간의 마이너스 요인이 있겠지만, 저비용항공사(LCC)까지 합치게 되면 국내 항공업계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해 규모의 경제 효과가 더 커지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마이너스 요인은 합병 후 진행될 일부 노선 반납에 따른 것이다. 앞서 EU는 두 항공사의 합병이 일부 노선의 경쟁력을 해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인천~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 노선 등 대한항공이 보유한 유럽 노선 4개를 반납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도 두 항공사와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결합할 경우 시장점유율 증가에 따라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일부 한국~일본 노선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이 어려워졌던 이유 중 하나는 급격한 장거리 노선 확장 때문"이라며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재로 급격하게 확장을 하다가 수익성이 나빠진 경우도 있었는데, 대한항공에서는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랜드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또 다른 항공업계 CEO는 "(두 항공사 합병으로) 브랜드 가치가 굉장히 커질 것"이라며 "글로벌 차원에서 경쟁하려면 규모가 커질 필요가 있는데, 합병을 하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파생되는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부 교수(학과장)는 "합병으로 메가 캐리어가 생성되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항공정비사업(MRO) 등 부가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며 "특히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국내 또 다른 LCC 정비사업을 수주할 수 있고, 외항사 정비사업 부분도 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합병 문제가 모두 정리되면) 대외적으로 경쟁력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며 "시간을 두고 추가 노선 확장 등을 진행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물 인력 손실은 아쉬움 합병 후 과제도 산적하다.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으로 산업구조를 보면 항공화물 수송 비중이 높게 형성될 텐데,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는 것은 합병 항공사 입장에서 아쉬울 것"이라며 "특히 화물사업은 숙련된 인력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모두 떠나면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일부를 흡수하고 넘긴다든지, 추후 화물사업부를 다시 사오는 등의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에 가결했다. 장기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항공업계 고위 관계자는 "합병 후 (겹치는 노선에 대한) 공급석이 일부 줄어들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020년 발표한 입장문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박았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2-01 18:28:46지난 2020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발표한 이후 3년여 만에 최대 난관이던 유럽연합(EU) 기업결합 심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양사 간 합병작업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연내 매출이 20조원, 자산이 40조원을 넘는 세계 10위권의 '메가캐리어(초대형항공사)'가 탄생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 7위권 항공사 탄생하나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16조원, 아시아나항공은 7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양사의 자산은 2022년 말 기준 대한항공이 28조9977억원, 아시아나항공이 13조4553억원으로 양사 간 통합을 가정해 단순 합산하면 매출액이 23조원대, 총자산은 42조원을 웃도는 규모가 된다. 세계 7위권의 초대형 통합항공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통합항공사의 출범은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거대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되면 스케줄은 합리적으로 재배치되고 여유기재는 새로운 취항지에 투입할 수 있고 고객들에게 보다 더 넓은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가 항공업계의 예상대로 조만간 기업결합 승인을 하면 연말까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과 미국과 일본의 기업결합 승인 절차만 남는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선행절차인 경쟁당국 기업결합 승인이 모두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진행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60% 이상을 획득하고 대주주가 된다. ■2년 별도운영 후 통합…LCC 재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물리적 통합을 단행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2년여간은 각자 브랜드로 운영하다가 단일 브랜드 작업을 한다. 이어 다시 2년 뒤 대한항공 단일 브랜드로 운영하게 된다. 무엇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국내 항공산업 전반의 재편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통합도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를 중심으로 통합작업이 진행되고, 궁극적으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사라지게 된다. 이들 3사 통합 시 단순 합산으로는 제주항공을 넘어서 LCC 1위가 될 수 있다. 기재 수는 진에어 27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 등 54대에 총직원 수는 3600명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단순히 메가캐리어의 탄생을 넘어 코로나19 때부터 멈춰 있던 항공산업의 전반적 재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글로벌 항공산업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초대형항공사와 통합LCC의 탄생으로 항공업계 체질개선이 본격화될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1-30 18:27:26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이 “2022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함께 대한항공이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나아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 회장은 3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신년사를 통해 “단순히 두 항공사를 합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항공역사를 새로 쓰는 시대적 과업인 만큼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생각”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열린 마음으로 우려의 목소리에도 세심히 귀를 기울여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된 문화를 키워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나가 되는 순간 새로운 가족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따뜻한 집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달라”고 임직원들에 당부했다. 특히 조 회장은 양사의 통합을 식물을 개량하는 방법 중 하나인 ‘접목’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두 식물의 장점을 모으기 위해 두 식물의 가지에 각각 상처를 내고 묶은 후 하나로 완전히 결합될 때까지 돌보며 기다린다”며 “양사의 접목 과정에서 때때로 작은 갈등이 생길지도 모르고 상처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머지 않아 이 때까지 볼 수 없었던 훌륭하고 풍성한 수확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창사 이래 가장 힘들고 추웠던 겨울을 함께 의지하며 이겨낸 임직원 여러분들과 그 열매를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발걸음이 차곡차곡 쌓여 곧 만나게 될 통합항공사의 모습은 글로벌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리더의 모습에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조 회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고객들을 맞을 준비에 철저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이 시장 회복의 발걸음을 더디게 만들고 있지만 결국 코로나19는 통제 가능한 질병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면, 억눌렸던 항공 수요도 서서히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객들께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힘겹게 열린 하늘길을 외면하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무엇보다 고객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원하는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고 한 발 앞서 고객들을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2-01-03 09:08:49글로벌 10위권의 메가 캐리어 도약을 위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통합작업이 해를 넘긴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승인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자 항공업계 반발이 거세다. 단순 합산 숫자만을 가지고 독과점 운운하는 것은 항공산업의 특성을 모르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자칫 항공산업 경쟁력 약화, 대규모 고용불안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슬롯 점유율 확대와 반대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직전인 지난 2019년 기준 대한항공의 인천국제공항 슬롯 점유율은 23%, 아시아나항공은 16% 수준이다. 슬롯이란 항공사가 공항에서 특정 시간대에 운항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을 의미한다. 양사의 슬롯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39%로 낮지 않다. 이 때문에 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슬롯 재배분 등 조건부 승인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양사 M&A가 경쟁 제한성이 있어 일정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심사관의 의견"이라며 "국토교통부의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양사의 슬롯 점유율은 다른 나라들이 자국의 대형항공사 위주로 핵심 공항에서 슬롯 집중도를 높이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같은 2019년 기준 미국의 경우 아메리칸항공의 댈러스공항 슬롯 점유율은 85%에 달한다. 델타항공의 애틀랜타공항 슬롯 점유율도 79% 수준이다. 유럽도 핵심공항의 자국 대형항공사 슬롯 점유율은 50% 이상이다. 루프트한자의 프랑크푸르트공항 슬롯 점유율은 62%, 영국항공의 런던히스로공항 슬롯 점유율도 50%다. 이 밖에도 주요 도시 가운데 두바이공항의 에미레이트항공 슬롯 점유율은 68%, 싱가포르공항 싱가포르항공 슬롯 점유율은 51%, 시드니공항 콴타스 점유율은 50% 수준이다. ■조건부승인 LCC에도 도움 안돼 이 때문에 슬롯의 재배치는 통합 항공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장거리 노선의 경우 대형기만 운항이 가능한데,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중소형 기종만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들이 대형 기종을 구매하기도 쉽지 않아 결국 외국 항공사들이 이들 노선을 가져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국 항공사들이 호시탐탐 국내 항공시장을 노리는 상황에서 무리한 제한을 둘 경우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면서 "특히 슬롯, 운수권은 국내선 위주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보다 외국 항공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완전자율경쟁시장인 항공산업 특성상 특정 노선의 독과점이라는 말 자체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은 2024년까지 제4활주로 건설, 계류장 확장, 관제인원 확대 등을 토대로 시간당 출·도착 슬롯을 최대 107회까지 늘릴 예정이다. 신규 통합 항공사의 슬롯 점유율이 지금보다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운수권, 슬롯 등을 재배분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의 핵심 과제인 고용승계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게 문제다. 재배분을 하게 될 경우 기존 노선이나 운항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유휴인력이 발생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와 고용유지 등 다른 나라 경쟁당국이 외면하는 주요현안들을 감안해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소뿔을 자르겠다고 소를 죽이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독과점 우려에 따른 운수권 축소 전망이 있는데 종사자 일자리와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와 회복이라는 통합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1-12-01 18:04:58공정거래위원회의 기약 없는 기업결합심사 승인에 해당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연내 마무리 짓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승인도 햇수로 3년을 훌쩍 넘었다. 산업계에서는 해외에서 오히려 해당 기업들의 기업결합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공정위가 선제적으로 조속한 승인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심사 1년 넘겨 11월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연내 통합은 사실상 힘들어진 상황이다. 통합을 위한 필수요건인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를 위해서는 올해 1월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한 필수신고국 9개 나라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나야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을 포함해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일본 등 5개국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해당 국가에 대한 기업결합 승인이 난 후 아시아나항공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대한항공이 증자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0% 이상을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한 물리적인 절차는 마무리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PMI) 계획안을 이미 확정한 만큼 이후에는 PMI에 따라 절차가 진행된다. PMI 계획에는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계열 항공사의 통합 방안,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이슈 해소 방안, 고용유지 및 단체협약 승계 방안, 지원사업부문 효율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메가 캐리어의 등장과 LCC 통합까지 항공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포스트 코로나 항공시장 선점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업결합 심사가 언제쯤 마무리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통합과 관련, 해외 경쟁당국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11월 베트남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여기에 EU 경쟁당국도 그동안 4차례나 연기했던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심사를 재개했다. 이처럼 해외에서 기업결합 승인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조속한 마무리를 위해 우리나라 공정위가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 장기화로 위축된 글로벌 항공 여객수요가 백신보급, 치료약 개발 등으로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경쟁당국 입장에서 보면 자국의 경쟁당국에서도 승인을 안해주는 건을 해외에서 먼저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기업결합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없고 통합 후 경쟁력을 생각하면 조속한 공정위의 심사 통과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정위가 독과점 우려로 운수권, 슬롯 배분 등 조건부 승인을 해주는 것은 자칫 항공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의 경우 대체로 1국 1항공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은 규모가 커 여러 개의 국적항공사를 갖추고 있지만 독일,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은 1국 1사 체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완전경쟁시장인 항공산업의 특성을 생각하면 독과점을 우려하는 것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할 수 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세계 주요 국가가 자국의 항공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 항공사를 통해 항공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1-11-30 18:22:30에어솔루션 전문기업 캐리어에어컨이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에 전용 브랜드관을 오픈해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선다. 캐리어에어컨은 지난 18일 서울 잠실동에 위치한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에 ‘캐리어 종합가전 프리미엄 브랜드관’을 오픈했다고 21일 밝혔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는 기존 잠실점을 2배 확장해 리뉴얼 오픈한 7260㎡ 규모의 초대형 가전 유통매장으로, 지난 18일 가오픈한 뒤 오는 12월 정식 개점한다. 이번에 캐리어에어컨이 오픈한 ‘캐리어 종합가전 프리미엄 브랜드관’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의 개념을 뛰어 넘어 브랜드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운영된다. 캐리어에어컨 주력 상품인 ‘The Premium AI 에어로 18단 에어컨’을 비롯해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제습기, 와인셀러, 냉장고 등 다양한 전문가전을 체험할 수 있으며 전문 직원을 통해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캐리어에어컨은 이번 전용 브랜드관 오픈을 기념해 구매 금액별로 사은품을 증정하는 특별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200만원 이상 구매 시 무선청소기(KVCG-N025LR), 100만원 이상 구매 시 서큘레이터(KRFT-E008PRAW), 30만원 이상 구매 시 코멕스 글라스룩 5종 세트를 제공한다. 강성희 캐리어에어컨 회장은 “롯데하이마트의 초대형 프리미엄 매장인 메가스토어에 전용 브랜드관을 오픈함으로써 더욱 많은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다양한 전문가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가전 매장의 장점을 살려 소비자와의 접점을 효과적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19-10-21 09:19:52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최종 합병까지는 미국의 결정만 남았다. 항공업계는 연내 미국 법무부(DOJ) 승인 여부 외에도 화물 매각 및 인력 손실 대비,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사업구조 재편, 반납 노선 확충 등 헤쳐나갈 과제가 산적했다는 입장이다. ■美 결정 남아…노선 출혈 불가피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양 항공사 기업결합 승인까지 남은 것은 미국 DOJ의 판단뿐이다. 항공업계는 이 과정에서 노선 반납 등 출혈이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앞서 DOJ는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이들이 운항하는 한미 노선 화물·여객사업에 대한 독점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여객노선의 경우 양 항공사가 운항하는 샌프란시스코와 호놀룰루,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등 5개 노선이 포함됐다. 항공업계는 해상 노선 가운데 상당수가 시정 조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사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결정으로 독점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일부 외신에서 미국 DOJ가 양 항공사 기업결합 관련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상황을 중대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8월 미국 DOJ는 아메리칸항공 모회사 AMR과 US에어웨이스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도 했다. 다만 소송 제기가 곧 기업결합 무산을 뜻하지는 않는다. DOJ는 소송 후 양 항공사가 워싱턴DC 근교 레이건 공항 내 104개 슬롯, 뉴욕 라과디아 공항 내 34개 슬롯을 매각 및 양도하기로 하자 합병을 승인했다. ■화물사업 매각 등 과제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합병 승인 이후에나 시작될 예정인데다 원매자들이 관련 부채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관심을 표하는 LCC들이 충분한 인수 체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현재 추산되는 화물사업부 인수금액은 1조~1조5000억원 수준이다. 통합 LCC 탄생 과정에서 거점 지역을 어디로 정할지도 미지수다. 진에어는 인천을 중심으로 운영하지만 최근 부산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부산 거점화 요구와 에어부산 중심의 통합, 에어부산 별도 분리를 주장하는 여론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반납 노선 보완, 숙련 화물인력 손실, 노조 반발 등 여러 과제가 남았다.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으로 산업구조를 보면 항공화물 수송 비중이 높게 형성될 텐데,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는 것은 합병 항공사 입장에서 아쉬울 것"이라며 "특히 화물사업은 숙련된 인력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한항공은 남은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집중해 빠른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통합을 위해 지난 2021년 1월 14일 이후 EU, 미국, 터키, 대만,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한국, 싱가포르, 호주, 중국, 영국, 일본 등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EU 경쟁당국을 포함해 13개국은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 및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2-13 21:2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