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동거인인 안드레아 잠브루노씨와 결별을 선언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멜로니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거의 10년 동안 지속된 관계는 여기서 끝낸다"고 썼다. 이어 "우리가 함께 보낸 멋진 세월, 우리가 겪은 어려움, 그리고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딸을 준 것에 대해 그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동안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고, 이제 그것을 인정할 때가 왔다"고 했다. 멜로니 총리는 잠브루노씨와 사실혼 관계로, 둘은 슬하에 7살짜리 딸을 두고 있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최근 불거진 잠브루노씨의 '음담패설 추문'에 따른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그는 이탈리아 미디어 그룹 메디아세트 산하의 '레테 4' 방송의 뉴스쇼 '오늘의 일기' 진행자다. 메디아세트 계열의 다른 시사 풍자 프로그램 '스트리시아 라 노티치아'는 그가 여성 동료에게 추파를 던지고 음담패설을 하는 모습을 폭로하기도 했다. 관련 방송에 따르면 잠브루노씨가 여성 동료에게 "당신은 매우 똑똑한 여성"이라며 "왜 우리가 진작 만나지 않았을까요"라고 말했다. 또 그가 사내 불륜을 언급하고, 누군가에게 독신인지 묻고 단체 성관계에 참여하면 자신과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음성도 공개됐다. 잠브루노씨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실언 논란에 휘말려 멜로니 총리를 곤혹스럽게 만든 바 있다. 그는 8월 28일 방송 진행 중에 당시 잇따른 10대 여성에 대한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 "술에 취해 이성을 잃지 않는다면 '늑대'와 마주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범죄 유발의 책임을 피해 여성에게 돌리는 듯한 그의 발언은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멜로니 총리는 해당 방송 이후 "언론인이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공격받아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는 동거인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2015년 한 TV 프로그램 촬영장에서 만났다. 잠브루노씨는 이 프로그램의 작가였고, 멜로니는 당시 게스트였다. 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했고, 2016년 딸 지네브라가 태어났다. 멜로니 총리가 이탈리아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취임하면서 잠브루노씨는 첫 '퍼스트 젠틀맨'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0-20 20:46:55[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 조르자 멜로니(45)가 21일(이하 현지시간) 총리로 지명됐다.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가 집권한지 100년만에 무솔리니 이후 가장 극우적인 정치인이 총리가 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멜로니를 총리로 지명하며, 정부 구성 권한을 줬다. 이틀에 걸친 검토 뒤 결정이 나왔다. CNN은 멜로니가 22일 오전 10시에 취임식을 갖는다고 전했다. 멜로니의 총리 취임은 이탈리아가 100년만에 다시 극우로 돌아서는 신호탄이다. 무솔리니가 총리에 취임한 1922년 이후 정확히 100년만에 다시 극우 총리가 집권하게 됐다. 멜로니는 앞서 지난달 25일 조기 총선에서 마테오 살비니의 동맹(Lega),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FI) 등 우파 정당들과 연합해 압승을 거뒀다. 멜로니의 이탈리아형제들(FdI)과 연합한 이들 우파 연합은 상원 200석 가운데 115석, 하원 4000석 가운데 237석을 차지했다. 상하원을 멜로니가 주도하는 우파연합이 모두 장악한 것이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총리 지명을 앞두고 이틀 동안 상·하원 의장, 정당 지도자들을 만나 면담한 끝에 총리 지명이 결정됐다. 중도 좌파는 마타렐라에게 멜로니가 극우 성향이어서 총리가 될 경우 임신중단권이 축소되고, 성소수자 인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우파연합은 만장일치로 멜로니를 밀었고, 마타렐라는 총선에서 승리한 우파연합의 의견을 따랐다. 멜로니는 2006년 정계에 발을 들여 2012년 FdI를 공동으로 창당했다. FdI는 유럽연합(EU) 회의론자들로 반이민·반난민, 반동성애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들의 이같은 주장은 9월 총선을 앞두고 급격하게 세를 불렸다. 이탈리아 유권자들이 주류 정치인들을 거부하고 또 다시 포퓰리즘에 편승하면서다. 코로나19 봉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에너지위기, 성장둔화 등으로 불만이 높아진 유권자들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포퓰리즘에 다시 기울었다. 멜로니가 2014년부터 당수로 있는 FdI는 무솔리니가 만든 국가파시스트당(PNF)에 그 뿌리가 있다. 멜로니 본인은 무솔리니 추종자들이 만든 네오파시스트 그룹 전국동맹의 부대표를 맡으며 정치를 시작했고, 젊어서는 공개적으로 무솔리니를 존경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는 무솔리니의 파시즘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속내는 알 수 없다. FdI 당기인 삼색 불꽃은 무솔리니의 무덤 위에 꺼지지 않는 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때문에 멜로니는 '여자 무솔리니'라는 별명까지 있다. 한편 우파연합과 멜로니가 정권을 잡으면서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나온다. 우파연합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살비니 FI 당수 역시 이탈리아내 대표적인 친러·친푸틴 성향이기 때문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진정한 벗 5명 가운데 최고"라고 추켜세우며 "푸틴 대통령과 관계 재정립"을 주장한 발언이 공개된 바 있다. 멜로니는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초기부터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의 발언이 폭로된 뒤 외교노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그는 "이탈리아는 서방과 관계가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으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계속 동참하겠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렇지만 우파연합 역학 속에 멜로니가 자신의 뜻과 달리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10-22 02:25:06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제 순위 3위인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우파연합이 승리했다. 25일(현지시간) 출구조사 결과 '이탈리아형제들'(Fdl)을 중심으로 한 우파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Fdl 조르자 멜로니 대표(45)의 총리 등극이 유력해졌다. 예상대로 선거가 마무리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극우 계열,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날 이탈리아 공영방송사 라이는 투표 마감 직후 출구조사 결과 우파 정당들이 결성한 연합의 득표율이 41~45%라고 추정했다. 이는 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40%)을 넘어서는 숫자다. 우파연합은 하원 400석 중 227∼257석, 상원 200석 중 111∼131석 등 양원에서 과반을 차지할 전망이다. 우파연합에는 3개 정당이 참여했다.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Fdl과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대표인 '동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전진이탈리아(FI)'가 손을 잡았다. 3개 정당 가운데 FI를 제외한 나머지 2곳은 우파 중에서도 극우에 가깝다. 정당별 득표율은 Fdl이 22∼26%, 동맹이 8.5∼12.5%, FI가 6∼8%를 기록했다. 우파 진영에 맞서는 좌파 계열의 민주당(PD)은 17∼21%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3당 연합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중도와 좌파를 오가는 오성운동(M5S)은 13.5∼17.5%로 정당 득표율 3위를 차지했으며 이번 선거에서 PD와 손을 잡지 않았다. 우파연합의 정당들은 지난 7월 27일 합의에서 3당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당에서 총리 후보 추천권을 갖기로 했다. 외신들은 득표율이 가장 높은 Fdl의 조르자 멜로디가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멜로니는 이날 총선 승리를 선언하고 "Fdl은 모든 이탈리아인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5세의 미혼모인 멜로니는 '여자 무솔리니'로 불리며 우파 중에서도 극우에 가까운 성향을 보였다. 그는 이민자와 유럽연합(EU)에 반대하며 인지도를 쌓았고 공개적으로 동성애를 비난하는 행보를 보였다. 멜로니는 15세에 과거 이탈리아 독재자였던 베니토 무솔리니를 지지한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 가입했고, MSI가 해산된 뒤에도 Fdl을 창당해 잔존세력을 흡수했다. 멜로니는 2008년 당시 베를루스코니 정부에서 31세의 나이로 청년부 장관에 올라 최연소 장관 기록을 세웠으며 '강한 이탈리아'를 내세우며 인기를 끌었다. Fdl은 지난 2018년 총선만 하더라도 득표율이 4%에 불과했으나 멜로니의 지휘에 따라 코로나19 방역에 반대하며 급격하게 세를 불렸다. 또한 지난해 마리오 드라기 전 총리의 거국 내각에서 유일하게 야당으로 남아 올해 마리오 내각 붕괴 이후 오히려 인기를 얻었다. 아울러 최근 범세계적인 물가상승 현상도 극우 진영에 힘을 실어줬다. 외신들은 멜로니가 총리에 오르면 가뜩이나 불안한 EU의 단합이 흔들린다고 내다봤다. 과거 EU 탈퇴를 주장했던 멜로니는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극단적인 정책을 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국제무대에서 이전 정부와는 다른 태도를 취하길 원하지만, 그것이 EU를 파괴하고, EU를 탈퇴하는 등의 미친 짓을 하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크 라자르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이탈리아가 EU로부터 2026년까지 1915억유로(약 264조원) 규모의 코로나19 회복자금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이 기금을 빼앗길 여유가 없다"며 "멜로니가 EU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EU는 유럽에서 점차 세를 불리는 극우 정당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지난 11일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는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이 20.6%의 득표율로 원내 제2당에 올랐다. 스웨덴 민주당은 2015년 유럽 난민 사태 당시 이민자 수용 반대를 외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앞서 프랑스에서도 지난 6월 총선 결과 우파 진영에서도 극우에 가까운 국민연합(RN)이 우파의 대표주자였던 공화당을 제치고 제1야당에 올랐다. 유럽의회에서 극우 성향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속한 군나르 벡 의원은 CNN을 통해 "유럽의 주요 강대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스웨덴까지 분명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실패한 범유럽 정통주의에 대한 거부감이 유럽 시민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9-26 18:33:41[파이낸셜뉴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줄이도록 하는 규정이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 대륙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유럽연합(EU)이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유로뉴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럽 언론들은 전기차(EV) 판매가 감소하는 가운데 유럽 15개 승용차와 승합차, 화물차, 버스 제조업체들로 구성된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가 성명을 내고 내년까지 km 당 탄소배출량을 95g으로 줄이지 못할 경우 수백억 유로를 벌금을 내거나 큰폭의 감산을 해야할 것이라며 긴급 재고를 EU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EU는 내년까지 차량의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것과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것을 포함해 2050년까지 제로 탄소 배출 목표를 달성한다는 그린딜 기후법을 마련해놓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자동차 시장은 최근 부진에 빠져있다. 지난 8월 EU 신차 등록이 18.3% 감소했으며 특히 독일(-27.8%)과 프랑스(-24.3%), 이탈리아(-13.4%)를 비롯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푸조와 피아트, 지프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스텔란티스는 지난 8월 유럽의 신규 차량 등록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감소했으며 폭스바겐과 르노 또한 각각 15%, 14% 줄었다. 내년까지 차량의 탄소배출 감축을 준수해야 하는 가운데 전기차 판매까지 감소하고 있다.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8월의 21%에서 올해는 14.4%로 크게 떨어졌다. ACEA는 파리기후합의와 EU의 2050년 자동차 탈탄소 목표를 지지하지만 내년까지 차량 주행 km 당 탄소 배출을 95g으로 줄이는 것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만약 연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연간 생산량을 200만대로 줄이거나 벌금을 부과해야 할 것이라며 내년도 목표를 단기간이라도 완화하는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최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EU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도록 하는 것은 일자리 수천개를 사라지게 하고 부와 고용을 생산하는 자동차 산업 전체를 해체시킬 수 있는 자멸시킬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FT는 프랑스 르노의 보고서를 인용해 2035년에도 EV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현재와 같을 경우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낼 벌금이 130억유로(약 19조3080억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내연기관차 금지안은 투자자와 제조업체들에게 확실성을 심어준다며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EU집행위원회는 ACEA의 서한을 접수했으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문제는 2026년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9-20 09:39:51【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둘러싸고 독일이 스페인·이탈리아에 이어 중국 편에 서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이달 말로 예정된 대중국 상계관세 인상 확정 시행 여부에 대한 유럽연합(EU) 내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게 됐다. 18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EU 집행위가 중국과 적절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무역 충돌을 피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기를 독일은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전날 베를린을 방문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에게 이같이 말하면서 "독일은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중국 자동차·부품 기업의 유럽 투자를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EU 회원국들이 이달 25일(현지시간)쯤 상계관세 확정 시행 여부에 대한 투표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독일의 이 같은 태도 등으로 투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EU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 부과 문제로 EU와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헝가리 등이 속속 중국 편에 서서 EU 집행위원회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EU 회원국들을 개별 접촉하며 '우군'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투표가 가결되려면 EU 전체 인구 65% 이상을 대표하는 15개 이상 회원국이 찬성해야 한다. EU 집행위는 지난달 19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향후 5년 동안 현행 10%에서 27.0∼46.3%로 높이는 확정 상계관세 초안을 발표했었다. EU에서 자동차 산업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스페인도 지난 9일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방중 이후 사실상 중국 편을 드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 7월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전기차·인공지능(AI) 협력과 수출 확대 등을 약속 받은 이탈리아도 16일 왕 부장과의 접촉에서 EU 집행위에 "이 사안 때문에 중국-EU 경제·무역 협력이 방해받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18 18:19:07【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둘러싸고 독일이 스페인·이탈리아에 이어 중국 편에 서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이달 말로 예정된 대중국 상계관세 인상 확정 시행 여부에 대한 유럽연합(EU) 내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게 됐다. 18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EU 집행위가 중국과 적절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무역 충돌을 피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기를 독일은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전날 베를린을 방문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에게 이같이 말하면서 "독일은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중국 자동차·부품 기업의 유럽 투자를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EU 회원국들이 이달 25일(현지시간)쯤 상계관세 확정 시행 여부에 대한 투표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독일의 이 같은 태도 등으로 투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EU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 부과 문제로 EU와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헝가리 등이 속속 중국 편에 서서 EU 집행위원회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EU 회원국들을 개별 접촉하며 '우군'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투표가 가결되려면 EU 전체 인구 65% 이상을 대표하는 15개 이상 회원국이 찬성해야 한다. EU 집행위는 지난달 19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향후 5년 동안 현행 10%에서 27.0∼46.3%로 높이는 확정 상계관세 초안을 발표했었다. EU에서 자동차 산업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스페인도 지난 9일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방중 이후 사실상 중국 편을 드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 7월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전기차·인공지능(AI) 협력과 수출 확대 등을 약속 받은 이탈리아도 16일 왕 부장과의 접촉에서 EU 집행위에 "이 사안 때문에 중국-EU 경제·무역 협력이 방해받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18 14:34:35[파이낸셜뉴스] 전기차 시장의 침체로 유럽의 자동차 관련 업체들의 인력감축과 사업중단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유럽 자동차 시장이 무너지기 전에 유럽연합(EU)에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조치를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는 첫 기가팩토리 공장에 집중하기 위해 감원 외에 에너지 저장 및 소재 사업 정리를 검토하고 있다. 2016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노스볼트는 2021년 말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한 최초의 유럽 기업으로, 현지 시장을 선점한 한국과 중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상대로 거론돼왔다. 유럽 배터리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 내 기가팩토리를 운영 중이다. 폭스바겐,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이 투자자로 있으며 현재 기업 가치는 120억~150억달러(약 16조~20조원)로 추정된다. 노스볼트는 우선 양극재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한국이나 중국 기업으로부터 구매하기로 했으며 공장 한 곳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볼보 자동차와 함께 스웨덴과 독일, 캐나다에 합작벤처로 기가팩토리 3곳을 설립하려던 계획도 연기했다. 노스볼트는 감원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노조와 건설적인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정리해고 필요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스볼트는 현재 약 7000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다. 한편 이날 이탈리아 정부는 유럽연합(EU)이 오는 2035년부터 시행할 예정인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늦출 것을 요구했다. 예정대로 강행할 경우 유럽 자동차 산업이 자칫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탈리아와 유럽매체들은 조르자 멜로니 총리 주도로 이탈리아 정부가 EU에 휘발유와 디젤차 판매 금지 계획 재고를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 이탈리아 에너지 장관은 이탈리아 체르노비오에서 열린 암브로세티 포럼에서 EU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계획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면서 유럽의 산업이 붕괴되지 않도록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돌포 우르소 이탈리아 산업장관은 EU가 2026년에 계획하고 있는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법 재고 계획을 앞당겨 내년에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자동차 업체와 근로자들은 EU집행위원회로부터 명확한 답을 원한다며 위원회에 재검토를 촉구했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자동차 산업이 미국과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높은 에너지 가격 등을 이유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독일 공장을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9-10 14:12:35[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정부가 유럽연합(EU)이 오는 2035년부터 시행할 예정인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늦출 것을 요구했다. 예정대로 강행할 경우 유럽 자동차 산업이 자칫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유럽매체들은 조르자 멜로니 총리 주도로 이탈리아 정부가 EU에 휘발유와 디젤차 판매 금지 계획 재고를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 이탈리아 에너지 장관은 이탈리아 체르노비오에서 열린 암브로세티 포럼에서 EU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계획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 환경이 바뀌면서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면서 유럽의 산업이 붕괴되지 않도록 실용적인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돌포 우르소 이탈리아 산업장관은 당초에 2026년 예정이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법 재고 계획을 내년에 앞당겨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자동차 업체와 근로자들은 EU집행위원회로부터 명확한 답을 원한다며 위원회에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탈리아 장관들은 EU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한을 정한 것은 이데올로기에 따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자동차 산업이 미국과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높은 에너지 가격 등을 이유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독일 공장을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불안감에 유럽에서는 2035년부터 시작하려는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재고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져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9-10 08:58:56[파이낸셜뉴스] 불륜 관계의 여성을 자신의 고문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젠나로 산줄리아노(62)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이 6일(현지시간) 결국 사임했다. 이날 안사(ANSA) 통신이 보도에 따르면 산줄리아노 장관은 조르자 멜로니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 끝에 문화부 장관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결정은 돌이킬 수 없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즉각 사표를 수리한 뒤 로마의 현대 국립 미술관인 막시(MAXXI)의 알레산드로 줄리 관장을 후임 장관으로 임명했다. 줄리 신임 장관은 이날 저녁 대통령궁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2022년 10월 멜로니 정권이 출범한 이래 첫 장관 교체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폼페이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문화장관 회의를 2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옷을 벗었다. 그는 내연 관계인 여성 인플루언서이자 패션 사업가인 마리아 로사리아 보차(41)를 자신의 고문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그는 전날 저녁 황금시간대에 방영된 공영 방송 라이(Rai)의 TG1 채널과 인터뷰에서 보차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그는 "가장 먼저 사과해야 할 사람은 특별한 사람인 내 아내"라며 "그리고 나를 믿어준 멜로니 총리에게 그와 정부를 당혹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나폴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보차를 만난 것을 계기로 친분을 쌓은 뒤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륜 외에 제기된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보차를 자신의 고문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이해 상충이 될 수 있어 임명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차의 행사 참석과 관련한 모든 여행·숙박 비용은 개인적으로 지불했다며 은행 명세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또한 보차가 G7 문화장관 회의와 관련한 운영 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으며 기밀문서에 접근할 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일 멜로니 총리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총리가 이를 반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멜로니 총리가 요청하면 즉시 사임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이 모든 의혹은 가십에 불과하며 단 1유로의 공금도 사용되지 않았다. 기밀문서가 유출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몇 주 동안 이탈리아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이번 스캔들은 결국 산줄리아노 장관의 사퇴로 귀결됐다. 감사원은 이날 산줄리아노 장관의 공금 유용 의혹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언론인 출신의 산줄리아노 장관은 그동안 잦은 실수로 여러 차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07 10:38:47팬데믹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지난 몇 년 동안 뜸했던 중국의 정상급 외교가 올해 들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을 찾은 대통령, 총리 등 해외 정상급과 외교 장관 등 외교 수장은 65개국으로 유럽과 아프리카 정상의 방문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지역별로는 유럽이 가장 많은 14개국이었고, 아프리카 12개국, 동남아시아 10개국, 중남미 9개국 순이었다. 유럽연합(EU)은 무역 갈등과 안전 문제 등으로 중국과 긴장을 높여 왔지만, 프랑스 대통령과 독일 총리 등은 중국의 투자 확대를 희망하면서 중국을 찾았다. 7월 27일부터 31일까지 베이징을 찾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중국 시진핑 주석과 회담하면서 전기자동차(EV) 등에서 양국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멜로니 총리는 2023년 12월 중국 주도의 광역경제권 구상 '일대일로'에서 이탈리아를 탈퇴시킨 장본인이지만, 중국 투자 유치에는 의지를 보였다. 러시아는 우호 관계를 강화하면서 지난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찾았다. 미국은 중국과 패권 경쟁 속에서도 수위 조절과 대화 통로 유지를 위해 국무장관, 경제를 총괄하는 재무장관, 대통령 안보보좌관을 잇따라 중국에 보내 외교부장, 경제부총리, 총리, 국가주석 등과 접촉하면서, 현안을 점검하고 상황 악화를 막아왔다. 미국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4월 4일부터 5일 동안 방중하면서 과잉 생산과 불공정 관행 문제를 쟁점화시키고, 리창 총리, 허리펑 경제부총리 등과 연속 회담을 가졌다. 4월 23~26일에는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대만 문제에서 펜타닐제조 문제에 까지 다양한 현안을 현지에서 조율했다. 이어 지난달 27~29일 제임스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은 뒤, 시진핑 주석 등을 예방하면서 미중 관계의 현안을 점검했다. 한편,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하고 대면 외교를 재개한 2023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약 1년 반 동안 시진핑 주석 등 주요 인사들이 총 87개국을 방문했다. 절반은 유럽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었다. 대상은 국가주석과 총리, 외교부장, 중국공산당의 외교를 담당하는 중앙대외연락부 부장까지 포함시켰다. june@fnnews.com
2024-09-01 19:2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