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70년 만에 열린 영국 국왕의 대관식에서 한 여성 정치인이 '뜻밖의 스타'로 떠올랐다. 보수당 하원 원내 대표인 페니 모던트(50) 추밀원 의장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에서 모던트 의장은 왕을 상징하는 보검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금색 고사리가 수놓아진 청록색 원피스 차림으로 등장해 1시간이 넘는 행사 내내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보검을 들고 있었다. 이 보검은 지난 1821년 조지 4세의 대관식 때 만들어진 것으로 왕의 권력과 선악을 판단하는 능력을 상징한다. 검에는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 등 각종 보석이 박혀있으며 길이는 121cm, 무게 약 3.6kg이다. 왕이 이 검을 전달받는 것은 자신의 의무와 기사로서의 덕목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여성이 보검 전달 역할을 맡은 건 영국 역사상 처음이다. 모던트 의장은 행사에 앞서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검을 들고 다니는 역할에 대비하기 위해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보검 모형을 들고 리허설을 했다고 밝혔다. 모던트 의장은 “큰 검을 들고 왕 주위에 서있는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강조했다. 모던트 의장은 지난 2010년 정치에 입문해 2017년 국제개발부 장관, 2018년 여성 및 평등부 장관을 지냈다. 2019년에는 영국 최초의 여성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다. 지난해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리시 수낙 현 총리와 경쟁했던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대관식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관식에 참석하게 돼 영광"이라며 "군인과 경찰관은 안전을 위해 몇 시간 동안 걷거나 서 있는다. 그에 비해 제 일은 오히려 쉬웠다”라고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5-08 06:28:28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초 강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인사들로 구성된 내각을 구성했다. 존슨 총리는 또 '만약 또는 그러나' 같은 조건을 달지 않고 오는 10월 31일 마감시한에 맞춰 앞으로 99일 안에 EU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가을께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통해 노딜도 확실한 대안이 되도록 할 계획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 반드시 달성"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영국 여왕으로부터 총리 임명장을 받은 존슨은 총리관저 앞 연설에서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내각의 우유부단함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기성 정치권에 맞서 무슨 일이 있어도 마감시한 안에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메이 전 총리 내각을 모두 물갈이 한 존슨은 '회의론자, 비관론자, 판단만 하는 이들'에 맞서 전쟁을 선언하고 "만약이나 그러나 없이" 영국은 99일 안에 EU를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은 심지어 전임 메이 총리의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은채 그가 지난 3년 동안 브렉시트와 관련해 우유부단하게 행동해왔다며 신랄한 공격을 퍼부었다. 존슨은 기성권위를 뒤 엎듯하는 거친 연설 끝에 "3년간의 근거없는 자기회의를 끝내고 이제는 기록을 바꿀 때"라며 브렉시트 의지를 다졌다. 이날 존슨은 이전 메이 총리 장관 15명 가운데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은 자신만의 브렉시트 내각을 구성했다. 존슨 취임 이전에 이미 사퇴한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 등과 달리 아직 사임하지 않고 남아있던 장관들을 모두 쳐내고 그 자리에 브렉시트 초강경파들을 꽂았다. 부총리 역할까지 하는 외교장관에는 도미닉 라브가 임명됐다. 라브는 노딜 브렉시트를 관철하기 위해 의회가 이를 반대한다면 그 권한을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초강경 브렉시트파인 프리티 파텔이 내무장관에 올랐고, 또 다른 유럽 회의론자인 안드레아 리드솜이 기업부 장관 자리를 거머쥐었다. 또 존슨은 보수당내 브렉시트 강경파가 결집된 유럽 리서치 그룹(ERG) 리더인 제이콥 리스-모그가 하원 의장을 맡도록 했다. 주요 브렉시트파인 마이클 고브는 내각부 장관이 됐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파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한 도미닉 커밍스는 총리 수석 보좌관이 됐다. 재무장관이 된 사지드 자비드만이 새 내각에서 유일하게 국민투표 이전 반브렉시트파다. 자비드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충격을 대비해 영국 경제에 재정이라는 실탄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가을 의회해산, 조기총선 전망도 존슨은 EU가 결국에는 '반민주적인 백스톱' 조항을 없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EU와 충돌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스톱은 브렉시트 얘기가 나오기 훨씬 오래 전에 아일랜드와 영국이 맺은 국경협정을 지속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말한다. 브렉시트 이후에도 지금처럼 아일랜드와 영국 땅인 북아일랜드 사이에는 국경장벽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북아일랜드와 영국 사이에 국경을 만들게 되고, 이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이 계속해서 EU 관세동맹 내에 잔류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는 그러나 백스톱 조항이 빠질 것이라는 존슨의 주장을 일축했다. EU와 협상이 결렬되면 존슨은 노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의회를 돌파하기 위한 대안을 찾게 될 전망이다. 해먼드 전 재무장관이 존슨에 맞서는 의원들의 구심점이 될 전망이지만 일부 보수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존슨이 아예 10월31일전에 조기총선을 실시, 판을 새로 짜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커밍스를 선거 책임자로 내세워 조기총선을 통해 노딜 브렉시트 기반을 다지려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존슨이 브렉시트 강경파로 내각을 새로 구성하면서 해먼드 전 재무장관은 물론이고,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내비쳤던 제러미 헌트 전 외교장관, 데이비드 리딩턴 전 부총리, 리암 폭스 전 무역장관, 페니 모던트 국방장관, 그레그 클라크 기업장관 등 30명 이상이 노딜 브렉시트를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19-07-25 17:4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