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다리에 붙은 정체불명의 덩어리. 사람들은 외면했고, 병원들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는 버텼다. 그리고 끝내, 몸을 되찾았다. 3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출신의 모하메드 살만(27)은 지난 6년간 자신의 허벅지에서 자란 거대한 종양과 함께 살아왔다. 연골육종이라는 진단을 받은 건 2019년. 특별한 통증도 없었고, 덩어리도 서서히 자라다 보니 그냥 참고 살았다. 그러나 지난 반년 사이, 상황은 급변했다. 덩어리는 갑자기 폭주하듯 불어나더니 무려 35㎏까지 몸집을 키웠다. 8살짜리 아이 하나가 다리에 달린 셈이다. 살만은 도저히 걸을 수 없게 되자 병원을 찾았다. 델리, 우타르프라데시 일대 의사들은 난색을 보였다. "위험하다", "못 고친다"는 말뿐이었다. 그때 등장한 이가 AIIMS 리시케시 병원의 정형외과 전문의 모히트 딩그라 박사였다. 지난달 9일, 6시간. 의료진은 고도의 혈관조영술과 MRI를 총동원했다. 덩어리 하나 잘못 건드리면 출혈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딩그라 팀은 끝까지 갔다. 결과는 성공. 종양은 단 한 조각의 합병증도 없이 제거됐다. 딩그라 박사는 “이 수술은 우리가 해온 것 중 가장 복잡하고 위태로운 시도였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희귀 암 수술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 순간”이라며 이번 케이스를 ‘의학적 돌파구’로 평가했다. 현재 살만은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종양을 떼어냈다는 것보다, 내 삶이 돌아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기록된 가장 무거운 종양은 148㎏. 1906년 미국에서 한 여성에게서 제거된 난소 종양이었다. 2022년 브라질에서는 45㎏짜리 종양이 수술로 제거된 적 있다. 하지만 이번 수술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인간의 버팀과 의학의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로 남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5-07-03 05:40:06[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제재 중단을 명령하면서 핵 협상이 진행 중인 이란에도 화해 손길을 내밀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시리아에 위대해질 기회를 주기 위해 제재 중단을 명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서 "많은 고통과 죽음을 겪은 시리아에 새 정부가 들어섰다"며 "국가를 안정시키고 평화를 유지하는 데 성공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시리아의 광물 협정 제안 속에 속도 내는 트럼프의 중동 구상 지난 1월 취임한 아흐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 축출을 주도한 반군 세력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지도자로 미국의 수배령이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HTS의 테러 단체 지정을 해제하지 않았고, 아사드가의 철권통치 시절 부과한 제재도 남겨둔 채 트럼프 정부에 넘긴 상태였다. 이번 제재 해제 결정은 향후 시리아와의 관계 정상화 수순이다. 또 시리아, 이란 등을 포괄한 중동 평화구상의 주요 고리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알샤라 대통령이 자국 천연자원 개발과 관련한 '광물협정'을 트럼프 대통령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4년 12월 반군의 승리로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은 러시아로 망명했고, 50년 이상 이어진 아사드가문의 시리아 철권통치가 끝났다. ■ "새 파트너십 구축하고 싶다"면서도 "지금이 선택할 시기"라고 이란 압박한 트럼프 한편 이란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유와 압박의 수사를 섞어가며 협상을 재촉했다. 그는 핵 협상에 관해 "이란과 합의하고 이 지역과 세계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 수 있다면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충돌을 종식하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 "이란과 관련해 영원한 적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면서 "미국에 가장 가까운 친구 중 일부는 과거 세대에서 전쟁을 치렀던 국가"라고 이란의 호응을 유도했다. 그러면서도 "이란 지도부가 이 올리브나무 가지를 거부하고 계속 이웃을 공격한다면, 최대 압박을 가하고 전처럼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드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경고했다. 또,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면서 "이런 제안은 영원하지 않다. 지금이 선택할 시기"라고 압박했다. ■빈 살만의 요청으로 시리아 제재 해제했다며 사우디 왕세자의 면을 살려준 트럼프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의 요청으로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며 "왕세자를 위해 이렇게까지 했다"고 그를 치켜세우며 생색을 냈다. 알 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부당한 제재 해제를 위해 노력해준 사우디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정의의 승리이자 아랍 통합에 대한 확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시설 공습을 주장하고 시리아에 대한 제재 해제에도 부정적인 이스라엘은 순방에서 의도적으로 빼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5-14 16:01:54[파이낸셜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올 한 해 동안 100명 이상의 외국인을 처형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사우디 관영통신을 인용해 지난 16일 사우디아라비아 남서부 나즈란 지역에서 마약 밀반입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예멘 국적자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집행으로 올 한 해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 사형된 외국인의 수는 총 101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 2년간 각각 34명씩이었던 외국인 사형자와 비교했을 때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유럽-사우디 인권기구(ESOHR) 관계자는 "이는 1년간 외국인에 대한 사형집행 건수 중 최다"라며 "사우디는 한 해 100명의 외국인을 처형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일반적으로 외국인인 피고인들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받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국제엠네스티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2023년 중국과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수의 사형 집행이 이뤄졌다. 올해 역시 지난 17일 기준 총 274건의 사형을 집행했고, 이는 종전 최다 사형 집행기록인 1995년의 192건과 2022년의 196건을 뛰어넘는 수치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22년 디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살인 사건이나, 많은 생명에 위협을 가할 때'를 제외하고는 사형을 폐지했다고 밝힌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는 마약 사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마약사범에 대한 사형 집행을 3년간 유예해왔으나, 2022년을 끝으로 이를 해제했기 때문이다. 이에 중동 사형제도 반대 운동을 이끄는 비정부기구 '집행유예(Reprieve)' 관계자는 "지속적인 마약범 검거가 폭력의 악순환을 영속화한다"며 "올해 전체 사형집행 건수가 300건을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19 10:16:44[파이낸셜뉴스] 네이버가 올해 안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총괄 법인을 세운다. 글로벌 시장에서 소버린 AI(자국 내 AI 개발)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조해왔던 네이버의 성과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총괄 법인인 가칭 '네이버 아라비아(NAVER Arabia)'를 연내 설립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사우디가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RHQ(Regional HQ) 프로그램에 참여, 첨단 기술 분야의 대규모 국책과제들에 함께 협력하는 한편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사우디에서 진행된 개별 사업 단위별 합작법인(JV) 설립도 함께 추진한다.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의 파트너로 참여 중인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와 국립주택공사 등과 함께 JV를 구성하는 식이다. 중동 총괄 법인장에는 사우디 사업을 초기부터 이끈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네이버는 디지털 트윈에 이어 ‘소버린 AI’ 구축에 있어서도 사우디와 본격적인 협력이 시작된 만큼, 팀네이버의 기술 기반 B2B 사업이 중동 지역에서 먼저 글로벌 외연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팀네이버는 지난 12일 '글로벌 AI 서밋 2024(GAIN 2024)'에 참석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AI 분야를 주관하는 데이터인공지능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로봇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폭넓게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아랍어에 기반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을 비롯해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이 준비 중인 △데이터센터 관련 설루션 및 서비스 △클라우드 설루션 △지능형 로봇 및 관련 응용 서비스 연구 개발 등을 함께한다.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직속기구로 '사우디 비전 2030'을 주도하는 기관이다. 지난 10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AI 컨퍼런스 GAIN 2024 컨퍼런스에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비롯해 최수연 대표, 채 대표 등 네이버 수뇌부가 총출동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키노트를 통해 "네이버의 AI 기술 역량과 경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새로운 AI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동 시장에서의 성과는 네이버가 지난 약 10년간 꾸준한 투자를 통해 연구개발(R&D)에 힘을 실은 결과로 볼 수 있다. 네이버는 미국 연구단체 에포크AI로부터 하이퍼클러바 82B, 하이퍼클로바 204B, 하이퍼클로바X 등 3개 모델을 초거대 AI 모델로 인정받으며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의 AI 연구논문 347건은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글로벌 최고 권위의 학회들에게 채택됐다. 2019년 29편에 불과했던 것이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00여편으로 증가하며 이 기간 동안의 네이버 AI 기술의 급성장을 보여줬다. 네이버 AI랩은 최근 구글 스칼라 논문 피인용수가 4만 회를 돌파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4-09-23 14:34:09[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시아 최대 갑부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 회장의 막내아들 결혼식에 참석하며 글로벌 인맥과 네트워크를 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3박 4일간의 인도 출장을 마치고 지난 14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아시아 최고 갑부 암바니 가문의 결혼식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인, 유력 정치인들과 친분을 다지고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했다. 무케시 암바니 회장은 순자산이 1160억달러(약 160조원)가량인 인도 최대 갑부이자, 세계 부호 순위 9위(포브스·올해 4월 기준)다. 그가 이끄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는 인도 최대 기업이다. 암바니 가문의 결혼식은 글로벌 기업인과 유력 정치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네트워킹의 장으로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 회장은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을 받아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 △마크 터커 HSBC 회장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제임스 타이클레 록히드마틴 CEO △엔리케 로레스 HP CEO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회장의 하객 참석은 암바니가와 삼성전자의 친분을 드러낸다. 이 회장은 2018년 장녀 이샤, 2019년 장남 아카시 결혼식에도 참석하며 암바니가와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막내아들인 아난트 암바니가 결혼식을 올린 뭄바이 지오 월드 센터는 삼성물산이 시공했다. 부지면적만 7만5000㎡에 달하는 인도 최대 규모의 컨벤션 센터다. 이 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세계 정보통신기술(ICT)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빅테크로 불리는 △메타 마크 저커버그 CEO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 △엔비디아 젠슨 황 CEO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CEO △애플 팀 쿡 CEO와 교류하며 미래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빅파마 및 바이오 벤처 인큐베이션 회사와도 회동을 가지며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는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으며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BMS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와도 만나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주요 국가 정계 인사와도 교류하며 삼성의 비즈니스는 물론 국익에 기여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회장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등을 접견한 바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7-14 14:26:39[파이낸셜뉴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 방문단이 지난 27일 경기 판교 자사 사옥을 방문했다고 28일 밝혔다. SDAIA는 인공지능(AI) 및 이동 데이터에 기반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살펴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DAIA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직속기구로 ‘사우디 비전 2030’을 주도하는 기관이다. 이번 방문에는 압둘라 빈 샤라프 알감디 청장을 비롯한 SDAIA 주요 인사들이 함께했다. 카카오 그룹에서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장성욱 미래이동연구소장, 유승일 최고기술책임자, 유영중 최고재무책임자 등이 참석했으며, 카카오 이상호 최고AI책임자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신호준 AICC팀장도 함께 자리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컨택센터'센터플로우' 등 기업간거래(B2B) AI 도입 사례를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로봇·도심항공교통(UAM)·디지털트윈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비전과 함께 실제 서비스 사례들을 소개했다. SDAIA 압둘라 알감디 청장 일행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판교 일대에서 대시민 서비스로 운행되고 있는 자율주행차를 체험하고, 판교 사옥에서 운영 중인 로봇 배송 서비스와 모바일 맵핑 시스템(MMS) 로봇도 직접 둘러봤다. SDAIA는 자율주행, 로봇 배송 등 한국 내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운영 현황과 상용화 가능성에 주목하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동 빅데이터와 플랫폼 운영 노하우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양측은 이러한 역량을 기반으로 사우디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디지털트윈 구축 역량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HD맵 구축을 위해 개발한 MMS 장비와 함께 지난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직접 디지털트윈을 구축한 사례를 소개하며, 모빌리티 및 연계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제시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동 빅데이터를 통해 축적해 온 기술 인프라와 AI 기술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것"이라며 “국내에서 자율주행, 로봇, UAM 등의 서비스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지속 노력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양한 기술 수출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05-28 09:57:14[파이낸셜뉴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성 권리를 주장하던 여성이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다. 2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법원은 마나헬 알 오타이비(29)에게 지난달 30일 ‘테러 범죄’ 혐의로 11년형을 선고했다. 남성 후견인 제도 비판한 20대 여성에 '테러법' 적용 알 오타이비는 온라인에서 뉴스, 진술, 허위 또는 악의적인 소문을 방송하거나 게시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는 사우디 반테러법과 관련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에서 피트니스 강사이자 예술가로 활동했던 오타이비는 과거 SNS에서 여성 권리 확대 등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2022년 11월 체포됐다. 그는 자신의 SNS에 "남성 후견인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현재 사우디 여성은 남성 후견인(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결혼과 이혼 등이 가능하다. 그는 또 목부터 발등까지 온몸을 가리는 사우디 전통 의상 '아바야' 대신 여성이 자유로운 의상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를 위해 신체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은 영상 등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오타이비는 체포 직후 감금된 이후 소식이 끊겨 가족들은 5개월가량 그의 생사도 확인하지 못했다. 다른 수감자들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등 사우디 리야드의 한 교도소에 구금된 기간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고도 한다. 11년 징역형도 선고된 지 4개월이 지난 최근에야 사우디 당국이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에게 해당 사실을 확인해주면서 밝혀졌다. 왕세자의 두 얼굴..앞서 다른 여성 활동가들도 27년∼45년 징역형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개혁과 여성의 권한 부여에 대한 당국의 입장과 직접적으로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앰네스티는 알 오타이비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장을 지지해왔다고 지적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비전 2030'을 주도하며, 여성을 옭아매던 금기를 하나둘 허무는 거처럼 보였다. 남성 동반자 없이 여성이 운전과 해외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한 조치가 대표적이다. 그는 2018년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이슬람 율법은 여성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점잖은 옷을 입도록 규정하지만, 이것이 특별히 검은 아바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정은 전적으로 여성의 몫”이라고 말했다. 아바야는 사우디의 전통 복장으로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통옷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후에도 여성 인권에 대한 변화는 없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2022년 SNS에서 여성 권리를 주장하던 살마 알 셰하브, 파티마 알 샤와르비, 수카이나 알 아이탄, 누라 알 카타니 등 사우디 여성들은 같은 혐의로 당국으로부터 징역 27년∼4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앰네스티 사우디아라비아 활동가인 비산 파키는 “이번 판결로 사우디 당국은 최근 몇 년간 떠들썩했던 여성인권 개혁의 공허함을 드러냈다"라며 "평화적 반대의견을 침묵시키겠다는 소름끼치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02 08:22:23[파이낸셜뉴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해 K-방산 수출을 지원했다. 신 장관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중동 국가들과 우리 기업의 무기체계 계약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 장관은 8일 기자들과 만나 "중동 3개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각국 국방장관과 방산협력을 포함한 국방분야 협력 전반에 대해 폭넓게 생산적인 회담을 마치고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우디 방문 기간인 지난 6일 지난해 11월 LIG넥스원과 사우디 국방부 간에 체결한 약 32억달러 규모의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M-SAMⅡ) 수출 계약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그는 "중동지역 내 대규모 방산 수출 성과를 공개한 최초 사례"라며 "'K-방산'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M-SAM2 발표는 시작에 불과하고 더 큰 좋은 성과들이 연이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문국들과 다수의 방산 협력 사업들을 논의했다면서 "UAE에서도 우리가 하는 여러 사업에 대해 국방장관이 우리의 기대 이상으로 상당히 긍정적으로 말했다"며 "좋은 성과가 올해 안에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 장관은 또 "6세대 전투기 계획을 사우디에 설명했고, 상당히 공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중동 3개국을 방문한 국방부 고위 당국자도 "사우디는 6세대 전투기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우리에게 물어봤고, 한국의 계획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KF-21(한국형 초음속 전투기)을 기반으로 앞으로 어떻게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고, 사우디가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사우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보인 한국형 항공기 엔진 모델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당국자는 "사우디와 6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에 합의한 것은 전혀 아니다"며 "우리 계획을 설명하고 사우디가 관심을 표명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단기간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4.5세대 전투기인 KF-21을 기반으로 6세대 전투기인 무인기를 개발해 유·무인 복합 전투기 편대를 구성해 운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장관은 이번 출장 기간 모하메드 빈 무바라크 알 마즈루이 UAE 국방특임장관,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사우디 국가방위장관, 타밈 알 싸니 카타르 국왕,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아티야 카타르 부총리 겸 국방장관 등과 만났다. 신 장관은 "이번에 방문한 3개국은 작년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국가들로 우리와 모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중요한 우방국들"이라며 "대통령의 중동 국빈방문 이후 국방분야 후속조치를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2-08 15:31:34[파이낸셜뉴스] 방위사업청은 5일 '한-사우디의 중장기적인 방산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각) 사우디 리야드에서 엄동환 방위사업청장과 탈랄 압둘라 아오타이비 사우디 국방부 차관이 새로운 무기체계의 공동 연구개발과 생산을 위해 맞손을 잡았다. 이 자리엔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도 함께했다. 이번에 MOU 체결을 계기로 방사청과 사우디 국방부는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양국의 방위산업 및 국방기술 협력을 중장기적으로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무기체계의 공동 연구개발 및 생산 등 필요한 분야에 실무단을 구성해 협력을 지속할 전망이다. 엄 청장은 "양국의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하고, 우호관계 발전과 상호이익의 증진에 기여해 실질적인 방산협력 강화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방사청 관계자들과 방산업계에선 지난해 12월 초 리야드에서 사우디 공군 측과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사업 관련 정부 대 정부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다른 MOU와 비슷한 상황으로 공동위를 구성해서 필요한 사항들을 논의하고 강화하겠다는 MOU"라며 "포괄적인 측면에서 내용들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신 장관은 지난 2일 모하메드 빈 무바라크 알 마즈루이 UAE 국방특임장관과 회담을 열어 양국의 국방·방산협력을 지속 강화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방사청은 또 지난해 11월 말 UAE를 찾아 UAE 국방부, 방산획득을 담당하는 타와준위원회 측과 KF-21 계통별 능력에 대한 공동 워크숍을 개최했다. UAE 측은 당시 워크숍에서 요구사항 반영 가능성과 기술이전을 통한 현지생산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사우디, UAE 측에서 KF-21에 대한 관심을 보여 방사청 사업부서에서 현지에 방문, 일반사항을 설명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 장관은 취임 후 첫 해외출장으로 이달 1~7일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카타르 등 3개국을 방문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2-05 16:49:26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비롯한 전후 가자지구 계획에 방문국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와 AFP통신, 사우디 국영 SPA 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지역에서 분쟁의 확대를 막기 위해 각국 지도자들과 만나 몇 가지 기본 목표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중동 순방에 나선 블링컨 장관은 6일 튀르키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그리스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와 회담한 뒤, 7일 요르단으로 건너가 압둘라 2세 국왕을 만났다. 이후 중동 순방 네 번째 목적지인 카타르에 도착해 모하메드 빈 압둘라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과 회담을 진행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후 가자지구 계획과 관련해 네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인들이 테러 공격이나 이웃 국가들의 침략에 대해 두려움 없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들었다. 이어 "팔레스타인인들이 주도하는 통치 체제에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가 통합돼야 한다"면서 "이 지역의 미래는 분열이 아닌 통합이 돼야 한다"고 두번째, 세번째 목표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를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내가 만난 사람 중 누구도 이 모든 게 쉬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도 "그러나 가자지구의 안정과 회복을 돕고 지역 전체의 장기적인 평화와 안보,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1-09 18:0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