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주요 기업 사장단이 9년 만에 긴급성명을 내고 "각종 규제 입법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법안과 예산에 더욱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경제 성장동력이 약화된 현시점에서 이사 충실의무 확대, 감사위원 분리 선출,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기업 경영 전반에 차질이 생기고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법 개정안, 기업 경쟁력 약화"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 발표회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과 관련한 재계의 우려를 전했다. 김 부회장은 "환자의 환부만 제거해야지 팔다리 전체에 손을 대는 교각살우(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가 소를 죽인다는 뜻)의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번 22대 국회에선 상법 개정안을 포함, 기업지배구조 규제 강화 법안이 계류돼 있어 경제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차동석 LG 사장 등 주요 그룹 사장단 16명이 긴급성명 발표에 참여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한경협과 국내 주요 기업 사장단이 공동성명을 낸 것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9년 만이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국회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상법 개정 등 각종 규제 입법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법안과 예산에 더욱 힘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 통과 시 기업들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이라며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고, 이는 우리 증시의 밸류다운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경영 합리화를 위한 사업 재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소수주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정비는 필요하다"면서도 "상법 개정은 기업경영 전반에 상당한 차질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자본시장법 개정 등 다른 방식의 접근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2% 초반 성장률' 규제보단 지원을 사장단은 한국 경제가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해서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4%를 기록했고, 올해 성장률은 2%대 초반에 그치고, 내년은 올해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경제는 이제 성장동력이 약화되면서 2% 성장률 달성도 버거워진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는 헤어나오기 힘든 늪에 빠질 수 있다"며 "경제계가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신사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사장단은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을 추진하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모빌리티, 바이오, 에너지, 산업용 소재 등의 분야에 힘을 더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1-21 18:18:00[파이낸셜뉴스] 동덕여대 학생들의 남녀 공학 전환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신을 '재학생들'이라고 소개한 유튜브 채널이 등장했다.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교내 시위가 비이성·폭력적이라고 규정하고 현재 방식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 18일 개설된 '동덕여대 폭력시위 반대 재학생팀' 유튜브 채널은 20일 오전 6시 기준 2,500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자신을 '동덕여대 재학생들'이라고 소개하는 이 채널은 "현재 캠퍼스 내에서는 개인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고, 일군의 시위자들로 인해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위가 이뤄져 학교 공간이 폐허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는 이와 같은 방식의 시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교내에 폭력 시위를 반대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이들은 시위대에 대한 두려움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거나 문제를 제기해도 배척, 묵살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고 시위대의 비이성적, 비논리적인 실체를 외부에 낱낱이 폭로하고 공론화시키고자 한다"며 채널 개설 이유를 알렸다. 채널 운영자에 대한 정확한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은 지속해서 교내 농성 및 점거 현장 사진·학내 커뮤니티 작성 글 등을 게재하며 기존 방식의 시위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제작한 영상을 통해 '구성원의 출입을 강제로 통제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시위대와 같은 의견을 가진 게 아니다' '수업 거부를 강요하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온라인 수업마저 좌표를 찍고 있다' '여성 외부인을 끌어들였다' 등 주장도 내놨다. '남녀공학 전환' 논의 반대하는 학생들 시위 지속 앞서 '학교 측이 남녀 공학 전환을 논의했다'는 식의 내용이 확산하면서 지난 11일께부터 교내에서는 반대 농성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학교 측은 일부 단과대학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검토 과정에서 공학 전환 논의가 나왔으며,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거의 모든 건물을 점거·폐쇄시키고 기물 파손이 도를 넘은 점', '시위 주동 학생들의 행동이 과격하고 폭력적인 점' 등을 문제 삼으며 구체적인 피해 사례도 파악 중이다. 이에 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은 지난 8일 입장문을 통해 "공학 전환은 대학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물론이며, 대학을 구성하는 여성의 지위를 상실케 한다"며 "여성 차별이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 여자 대학은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서 안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 대학의 존재 의의를 다시 한번 상기하라. 무모한 공학 전환 철회를 요구하며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거론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학 본부에서도 '전체 학생의 의견이 맞냐'는 의구심을 표하며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학생들의 전체 의견이 취합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내놓겠다. 정확하고 객관적 지표로 확인해 본부에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오는 20일 오후 2시 동덕여대 공학 전환과 관련한 학생총회를 열 예정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20 06:15:24【파이낸셜뉴스 안동·예천=김장욱 기자】 "경북지역 시·군의 뜻을 모아 반드시 무산시키겠다." 안동시와 예천군은 18일 안동시청 대동관 앞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북부권 설명회에 앞서 한목소리로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권기창 시장과 김학동 군수는 성명서를 통해 △중앙 권한 이양이라는 명분으로 도민을 기만하는 행정통합 반대 △덩치만 키우면 저출생·지방소멸이 해결된다는 행정통합 반대 △허울 뿐인 북부권 행정중심복합도시 조성계획 반대를 외치며 행정통합에 대한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경북이 통합할 경우 오히려 기초자치단체의 권한이 광역자치단체로 흡수돼 지방자치가 오히려 저해될 수 있고, 통합청사가 대구로 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본청사가 없는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것은 허무맹랑한 비전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김경도 안동시의회 의장과 강영구 예천군의회 의장도 공동으로 성명에 나섰다. 양 시·군 의장은 경북·대구 행정통합은 절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해법이 될 수 없다며, 도민의 동의 없는 행정통합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권기창 시장과 김학동 군수는 "도청 이전이 아직 10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주민의 의견 수렴도 제대로 하지 않은 행정통합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앞으로 경북지역 시·군의 뜻을 모아 반드시 무산시키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명 발표는 경북도청 신도시를 공통분모로 한 예천과 안동이 신도시 쇠퇴의 우려가 있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에 대해 반대 공동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경북도청 신도시를 포함한 북부권 지역의 절박함을 널리 알리고자 함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동, 예천 지역에서는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안동시는 지난 8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행정통합을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열고 행정통합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았고, 15일 경산에서 열리는 설명회에 참석해 반대시위를 진행했다. 예천에서는 15일 대구경북 행정통합반대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예천군수와 예천군의장,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정통합과 관련한 절차 및 과정에 대한 다양한 반대의견을 수렴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4-11-18 11:06:04[파이낸셜뉴스]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탄핵당하며 차기 회장 선출 전까지 의협을 이끌어갈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13일) 밤 결정된다. 후보들은 전공의·의대생의 목소리를 중시하면서 의료계가 화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각기 다른 방식의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비대위원장에 최종 등록한 후보자는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대한의학회 부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등 총 4명이다. 후보자들은 등록을 마친 뒤 후보자 설명회를 통해 출마 변을 발표하며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했다. 전공의단체의 공개적 지지를 받고 있는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는 "비대위 운영에 있어 전공의·의대생들 견해가 중시돼야 한다.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어느 직역보다 전공의들 희생이 컸고 의대생들 희생도 컸다. 어떤 조직이든 희생한 사람들을 외면한다면 그 조직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계가 서로를 존중하고 합의를 이뤄낼 수 있게 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발표했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 명은 이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며 공개 지지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박 교수는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의사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전공의·의대생과 함께 의료계 선도 투쟁을 해 온 저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해 주시면 멘토, 멘티 프로그램 등을 전국적으로 확대 더욱 강화해 지원하고 그동안의 정부를 압박해 온 강력한 선도적 투쟁이 끊어지지 않고 더욱 가열차게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협상이 중요하지만, 협상은 우리에게 힘이 있을 때 가능하다”며 “매주 서울시청 앞에서 전공의, 의대생 등과 함께 하는 의료농단 저지 규탄 집회와 대통령실 앞 거리에서 지난 1년간 해온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회장은 공약으로 의료계의 여야의정협의체 탈퇴를 제시하며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의료계는 전공의 단체가 무의미하다며 반대한 협의체에서 철수해야 한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서 협의체에서 철수를 가장 먼저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전공의·의대생 의견을 먼저 물은 후에 회원 투표를 할 것이고, 사직 전공의를 지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황 회장은 대입 정시모집 시작 전에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공의, 의대생, 의사 모드를 위해 실무형으로 당장 일할 수 있는 비대위를 구성해 곧바로 일하겠다"라며 "12월 말 정시가 시작하기 전에 뭔가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12월 1일에 서울 시내에 집회 장소를 이미 잡아놨다”고 부연했다. 의료계에서는 임 전 의협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핵심 이유가 전공의·의대생과의 불화이기 때문에 차기 비대위원장은 흩어진 의료계를 하나로 모으며 정부와의 대화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표는 13일 오후 3~8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선거인명단에 등록된 대의원 244명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1차 투표 결과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결선 투표가 바로 이어 진행되며 밤 9시 20분까지 집계한 결과에 따라 비대위원장이 선출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1-13 08:24:57[파이낸셜뉴스] 동료 여성 직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장교가 범행을 숨기려고 경찰과 통화하면서 피해자 목소리까지 흉내 낸 정황이 드러났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육군 장교 A씨(38)는 범행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피해자 B씨(33)에 대한 가족의 '미귀가 신고'를 취소하려고 자신이 B씨인 것처럼 가장해 경찰과 소통했다. 그는 이날 앞서 B씨 휴대전화로 B씨 어머니에게 '당분간 집에 못 간다'는 문자를 보냈다. B씨 어머니는 112에 딸의 미귀가 신고를 한 상태였다. 신고를 접수한 관악구의 한 파출소는 B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와 보이스톡을 보냈다. 그러자 A씨는 B씨 휴대전화로 파출소 직원에게 보이스톡을 걸어 "미귀가 신고를 취소해달라"라고 요청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B씨의 목소리를 모방하며 인적 사항을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 어머니에게 "B씨와 연락됐지만 대면해서 확인해야 하니 직장에 공문을 보내 수사에 협조해달라고 하겠다"고 안내했지만, B씨 어머니는 직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신고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2일 B씨의 시신이 발견될 때까지 재신고는 없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 내 자기 차량에서 B씨와 말다툼하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지난 5일 구속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08 22:01:21[파이낸셜뉴스] 밀알복지재단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제작하는 장애 인식 개선 오디오북 '나만 몰랐던 이야기 8'에 아이돌 그룹 하이키 멤버 서이가 목소리를 기부했다고 8일 밝혔다. '나만 몰랐던 이야기'는 지난 2015년부터 진행된 스토리텔링 공모전 '일상 속의 장애인' 수상작들을 오디오북으로 제작한 시리즈다. 장애 당사자와 그 가족, 친구들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담아내며, 청취자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홍보대사이기도 한 서이는 제10회 고용부문 대상작 '일하기 싫었었어요'를 비롯해 '백 넘버 24', '눈에 띄지 않는 아이' 등 에피소드를 낭독했다. 서이는 특유의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로 도전과 희망을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했다. 서이가 참여한 작품은 장애인들이 일상 속에서 겪는 좌절, 그리고 극복의 경험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서이는 "작품을 읽으며 이야기 주인공들의 도전과 희망이 담긴 스토리에 많은 감명을 받게 됐다. 이번 오디오북의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더 많은 분들이 ‘나만 몰랐었던 이야기’를 통해 장애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에 함께 공감하고 응원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이가 낭독한 '나만 몰랐던 이야기 8'은 네이버 오디오 클립, 윌라, 밀리의 서재, 팟빵, 오디언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1-08 09:58:17【 샌프란시스코=홍창기 특파원】 미국의 47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인 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청 정문. 시청 지하 1층에 마련된 투표소에 입장하기 위한 유권자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시청 앞 공원에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 팻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캘리포니아 전체가 '블루월'(Blue Wall·전통적 민주당 지지 지역)이라서 굳이 지지를 표명할 필요가 없는 까닭이다. 이날 대통령선거와 함께 상하의원, 주지사, 시장 등의 투표도 함께 이뤄지는 만큼 시청 앞에서 만난 선거 자원봉사자들은 현 샌프란시스코 시장인 런던 브리즈나 애런 페스킨 시장 후보 등의 지지 팻말을 들고 한 표를 호소했다.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들, 해리스 부통령 승리 확신투표소가 마련된 지하로 내려가보니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로 한때 제법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시 당국이 투표장에 추가 투표부스를 마련해 투표소는 붐비지 않았다. 미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유권자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질서 있게 소중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기자와 만난 해리스 부통령 지지자 50대 백인 여성 메리 맥길씨는 이번 대선 7개 경합주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막 돌아와 한 표를 행사했다고 운을 뗐다. 맥길씨는 "남편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난 4일 동안 '도어녹'(Door Knock) 운동을 하고 그들에게 해리스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알렸다"고 설명했다. 도어녹은 말 그대로 집집마다 직접 방문해 문을 두드리고 집주인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미국식 선거운동이다. 그는 "해리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검사로 커리어를 시작하고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과 상원 의원까지 지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의 경력을 지적하는 것은 상당히 무례하다"고 주장했다. 맥길씨는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미국의 고립을 불러올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트럼프가 재선이 된다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풀어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청 앞 광장에서 만난 또 다른 해리스 지지자 20대 백인 여성 멜라니 매튜씨는 "트럼프는 미국 여성의 몸과 민주주의를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튜씨가 말한 민주주의와 낙태권은 이날 NBC 방송과 에디슨리서치의 합동 출구조사 응답에서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혔다. ■샌프란 시내에서 만난 트럼프 지지자, 언론에 불만 표출투표장이 아닌 샌프란시스코 시내 곳곳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유니언 스퀘어에서 만난 샌프란시스코 트럼프 지지자 모임 'SF트럼퍼' 소속의 30대 히스패닉 여성 멜씨는 "언론이 트럼프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며 미국 언론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의 주류 언론들이 일방적으로 트럼프의 정책을 편향되게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의 정책을 담은 '어젠다 47'을 한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트럼프가 얼마나 위대한 미국의 리더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복판 유니언스퀘어에서는 트럼프 지지자와 해리스 지지자가 불과 1m 간격을 두고 텐트를 치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번갈아 외치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 당일인 이날 샌프란시스코 등 노던캘리포니아에서 대규모 시위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역지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등 주요 지역에서 혹시 모를 소요사태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해리스가 나고 자란 오클랜드시의 상점 주인들은 주출입문에 방어문을 별도로 설치했다. 지난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을 때 기물 파손과 방화 등이 발생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theveryfirst@fnnews.com
2024-11-06 18:35:01[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원로들이 3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의장은 “당정 화합이 중요하니 당정 화합에 모두 신경을 써 달라, 대통령과 당이 힘을 합쳐 구국의 노력을 해 달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 전 의장은 "대통령은 취임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판단해 달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대표를 향해서는 "당내 화합과 대야 투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했다. 상임고문단은 오는 4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4-11-03 19:21:33"마약류 범죄의 경우 한 국가가 단독적으로 근절하기 힘들기 때문에 국제 공조가 중요하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30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제31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의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 ADLOMICO에 참석한 이들은 마약류 범죄가 국경을 초월하는 국제 범죄인 만큼 세계 각국의 공조를 강조했다. 심 총장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마약류 사건 정보를 전달해 해외 마약류 경로를 추적하고, 마약류 대금으로 이체된 가상자산의 정보를 분석해 해외에 은닉된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범죄조직이 변화하는 것보다 한발 더 앞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스콧 미국 마약단속국(DEA) 아태지역본부장은 "마약류 범죄는 한국에서 머물지 않고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며 "필로폰의 경우 멕시코에서 제조돼 미국과 한국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호주로 밀매되는 등 국경을 무시한 채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피킷 차 포즈파라저 태국 마약청 부청장은 "세계 각국은 마약류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초국가 차원과 지역 차원의 공조가 필요하므로 ODC에 가입된 회원국들은 신속한 정보 교환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마약류 범죄를 단순 범죄로 보지 말고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ADLOMICO는 대검찰청이 1989년에 마약류 범죄를 국제 사회와 공동 대처하기 위해 만든 국제회의다. 올해 ADLOMICO는 31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회의에는 세계 28개국 수사기관과 6개 국제기구의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0-30 18:18:22[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추이가 심상치 않다. 이달만 여러 여론조사에서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나타나서다. 대통령실은 25일 이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대해 엄중한 상황 인식 아래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 비율이 20%로 집계됐다. 정부 출범 후 최저치인데, 앞서 6주 전인 지난달 13일 발표된 조사에서도 20%로 나타난 바 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 언저리에서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도 역대 최고인 70%로 나타났다. 부정평가 이유를 살펴보면 가장 많은 응답이 김건희 여사 논란으로 15%다. 이어 경제·민생·물가 14%, 소통 미흡 12% 순이다. 한국갤럽은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지지 기반인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두드러진다는 것에 주목했다. 여당 지지층 내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48%에 부정평가 40%로 차이가 좁아졌다. 종합하면 고질적인 부정평가 원인인 경제 문제 외에 김 여사 관련 논란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생·개혁 과제에 더 힘쓰겠다는 입장이고, 김 여사 관련은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면담 과정에서 방안들을 밝혀서 추가 방안이 논의되면 다음 기회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사안들이 있어서 내부적으로 방안들을 검토해 확정되면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을 기해서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이미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점, 또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논란을 피하려 한 적이 없다며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을 전한 바 있다. 앞으로 김 여사 관련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22∼24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 응답률 12.4%,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0-25 16:2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