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씨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 측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주호민씨 측 증거인 녹음파일에 대해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17일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신우정 유재광 김은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 변호인은 "1심은 피해자 모친이 아동학대를 확인하기 위해 (수업내용을)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그 정당성을 인정했으나, 이 전제가 틀렸다는 입증자료로 전날 녹음 파일을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A씨 변호인은 전날 재판부에 A씨의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뒤인 2022년 9월 15일, 피해 아동 B군과 관련한 학교 회의 내용이 녹음된 녹취록을 제출했다. 이 회의에는 A교사와 주호민 부부, 교감 등이 참석했으며 녹음은 약 1시간 43분간 이뤄졌다. 변호인 측은 "(A씨 공소사실 사건과 별개의 사안으로 열린) B군의 분리 조치에 대한 회의가 (2022년 9월) 15일 열렸는데, 그때 아동 학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 종료 후 변호인은 연합뉴스를 통해 "아동학대 확인을 위해 '몰래 녹음' 했다면 바로 이를 확인하고 이틀 뒤 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했어야 하는데 그런 사실이 없다는 것은 (2022년) 9월 13일 녹음의 목적이 아동학대 정황을 포착하기 위한 녹음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몰래 녹음'을 정당행위로 인정한 1심 판단은 사실관계를 오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변호인 측은 "1심 재판부가 전문심리위원의 2차 의견서 열람 청구에 대한 답을 주지 않은 채 선고했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내규에 의해 확인하고 기회 주는 것이 맞다. 변호인이 이를 확인하고 의견 진술할 기회를 주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변호인이 요청한 구두 변론 기회도 주기로 했다. 이에 다음 재판에서는 변호인과 검찰 양측 모두 20분간 항소 이유 등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A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당시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A씨의 다음 재판은 내달 19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18 07:12:56[파이낸셜뉴스] 한 유명 국악인이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8일 'SBS' 보도에 따르면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로 인천지역에서 활동했던 소리꾼 A씨는 지난 2020년 8월 학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11살 제자 B양에게 입맞춤한 혐의 등이 인정돼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B양의 수업 녹취에는 "레슨을 잘하면 입맞춤 해주겠다"는 등 A씨의 부적절한 언행이 담겨 있었다. 또 B양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사실도 드러났다. "아빠 몰래 엄마랑 사귀면 안되냐"고 하거나 수영복 입은 여성 사진을 보여준 것. 조사 결과 A씨는 B양 어머니를 상대로도 성범죄를 저지른 걸로 드러났다. 그는 자신의 아내, 그리고 B양 부모와 함께 술을 마시던 도중 화장실로 가는 B양 어머니를 쫓아가 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양 어머니와 만나 지속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담긴 녹음 파일도 증거로 제출됐다. 예술중학교 입시를 위해 참았던 B양 어머니는 뒤늦게 딸이 피해 사실을 털어놓자 입시 한 달을 앞두고 A씨를 고소했다. 고소 직전 A씨는 B양 아버지에게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사람을 좋아하고 정이 많아 자주 만난 가족에게 실수했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아동의 바른 가치관 형성을 도와야 할 입시 강사의 지위와 역할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무겁고 불량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A씨 측은 일부 사실관계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항소심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09 08:25:02배우자의 불륜을 입증할 목적으로 '스파이 앱'을 통해 불법으로 녹음한 파일은 가사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가 상간녀 B씨를 상대로 낸 위자료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지난달 16일 확정했다. A씨와 남편은 2011년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 남편은 의사였는데 병원에서 만난 B씨와 여러 차례 데이트하는 등 바람을 피웠다. A씨는 2019년 이 사실을 알게 됐으나 남편과 바로 이혼하지는 않았다. 사실은 A씨도 불륜 상대가 있었다. 남편이 2020년 A씨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 부부는 이듬해 협의하에 이혼했다. A씨는 2022년 상간녀 B씨를 상대로 33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고, 이 재판에 남편과 B씨의 통화 녹음 파일을 제출했다. 남편 몰래 휴대전화에 '스파이 앱'을 설치해 확보한 자료였다. 1심과 2심은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고 B씨가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제3자가 전기통신의 당사자인 송신인과 수신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전화 통화 내용을 녹음한 행위는 전기통신의 감청에 해당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되고, 불법 감청에 의해 녹음된 전화 통화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불법감청에 의해 얻거나 기록한 통신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 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다만 대법원은 나머지 증거로도 B씨의 부정행위는 인정된다고 보고 위자료 1000만원 지급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5-19 19:23:27[파이낸셜뉴스] 배우자의 불륜을 입증할 목적으로 ‘스파이 앱’을 통해 불법으로 녹음한 파일은 가사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가 상간녀 B씨를 상대로 낸 위자료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지난달 16일 확정했다. A씨와 남편은 2011년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 남편은 의사였는데 병원에서 만난 B씨와 여러 차례 데이트하는 등 바람을 피웠다. A씨는 2019년 이 사실을 알게 됐으나 남편과 바로 이혼하지는 않았다. 사실은 A씨도 불륜 상대가 있었다. 남편이 2020년 A씨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 부부는 이듬해 협의하에 이혼했다. A씨는 2022년 상간녀 B씨를 상대로 33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고, 이 재판에 남편과 B씨의 통화 녹음 파일을 제출했다. 남편 몰래 휴대전화에 ‘스파이 앱’을 설치해 확보한 자료였다. 1심과 2심은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고 B씨가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제3자가 전기통신의 당사자인 송신인과 수신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전화 통화 내용을 녹음한 행위는 전기통신의 감청에 해당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되고, 불법 감청에 의해 녹음된 전화 통화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불법감청에 의해 얻거나 기록한 통신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 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다만 대법원은 나머지 증거로도 B씨의 부정행위는 인정된다고 보고 위자료 1000만원 지급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5-19 12:09:56[파이낸셜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가 오늘(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힌다. 특수교사 A씨의 법률대리인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는 A씨가 이날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A씨는 '몰래 녹음'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면 판결은 부당하고, 이 판결로 다른 특수교사들의 교육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당시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기소 관련 주씨 측이 아들에게 녹음기를 몰래 들려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A씨 측은 '몰래 녹음'의 증거 능력이 인정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으나, 1심 법원은 지난 1일 주씨 아들이 자폐를 앓고 있다는 특수성 등을 고려해 증거 능력을 인정했다. 주씨는 선고 공판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얼마 전 대법원에서 '몰래 한 녹음은 증거 효력이 없다'는 판결을 해 굉장히 우려했었는데,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자기 의사를 똑바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녹음 장치 외에 어떤 방법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의사 전달이 어려운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들을 어떻게 하면 보호할 수 있을지 다 같이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교육계 일각에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3일 "(동의 없이 녹음된 파일의) 예외적 증거 능력을 인정해 교실 내 불신과 다툼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했다. 또 전국특수교사노조는 지난 2일 "장애아동을 정상성에서 배제하고 별개의 특별한 집단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파장을 불러온 판결"이라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일 "이번 판결은 불법 몰래 녹음을 인정해 학교 현장을 사제 간 공감과 신뢰의 공간이 아닌 불신과 감시의 장으로 변질시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비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06 09:47:01'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특수 교사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제3자 대화'에 대한 녹음 파일이 증거로 인정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3주 전 대법원이 유사 사례에 대해 "제3자의 대화 녹음은 불법"이라며 무죄 판결을 낸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장애 아동에 대한 특수성을 인정해준 판례라는 해석이 나온다. 법률의 일관성에 어긋난 판결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계에선 특수교사의 교권을 위축시킨다며 잇따라 비판 성명을 냈다. ■1심 "위법하지만 정당 행위"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단독(곽용헌 판사)는 지난 1일 웹툰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처벌법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는 주씨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등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제출한 녹음 파일이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주군의 외부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이 대화를 녹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죄 판결의 근거로 이 녹취파일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1심 법원은 "녹음 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이 규정하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며 "그러나 대화의 녹음 행위에 위법성 조각 사유가 존재하면 그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 당시 주군의 부모는 "아이가 자폐성 장애로 녹음 외에는 의혹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 대법원에서는 정반대 판결이 났다. 대법원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지난 2018년 3학년 학생에게 폭언한 혐의에 대해 심리하며 피해 아동 어머니가 아이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몰래 녹취한 것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교실에서 수업 시간 중 한 발언은 교실 내 학생들에게만 공개된 내용이므로 제3자의 녹음은 위법하다고 봤다. ■"3자 녹음 인정받는 선례" vs "원님 재판" 비판도법조계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법리적 판단으로는 주씨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실리적으로는 선생님을 챙겨준 법원의 묘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 받으면 교사가 직업을 잃을 것을 고려해 가장 최소한의 선고를 했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 사건에서 녹음이 증거를 인정받을 수 있는 선례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봤다. 반면 법률의 일관성 문제를 짚으며 항소심 또는 상고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조상규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형법 제20조는 흔히 적용되지 않는 법조"라며 "상황에 따라 판사 재량으로 '원님재판'을 하게 되면 예측가능성이 떨어지고 사법질서가 와해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의 위험이 있다면 CCTV를 교실에 다는 등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누가 장애학생 가르치겠나" 우려도교육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게 일었다. 정원화 전국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은 "다 똑같은 학생인데 법 자체가 다르게 적용됐다"며 "이번 판결은 장애 학생을 장애인이 아니라 학생으로 차별없이 보려는 특수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통합학급 교사는 현실적 어려움으로 기피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판결까지 나온 상황에서 누가 장애학생을 가르치려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초등교사 온라인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의 정책연구팀 교육관련법연구회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재판부는 (장애아동 특수교육의) 특수성을 섬세하게 고려하지 않아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법적으로 녹음된 파일을 증거로 인정한 이번 판례는 대법원 판단에 반할 뿐 아니라 '학교 내 촬영·녹음은 사전에 허가받아야 한다'고 명시한 교육부 고시를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주씨는 지난 1일 선고 후 생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교사들의 판결에 대한 반발에 대해) 당연히 이해한다"면서도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전할 방법이 없다. 방안을 함께 제시했으면 좋겠는데 대립 구도로 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2-04 19:03:32[파이낸셜뉴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특수 교사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제3자 대화'에 대한 녹음 파일이 증거로 인정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3주 전 대법원이 유사 사례에 대해 "제3자의 대화 녹음은 불법"이라며 무죄 판결을 낸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장애 아동에 대한 특수성을 인정해준 판례라는 해석이 나온다. 법률의 일관성에 어긋난 판결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계에선 특수교사의 교권을 위축시킨다며 잇따라 비판 성명을 냈다. 1심 "위법하지만 정당 행위"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단독(곽용헌 판사)는 지난 1일 웹툰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처벌법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는 주씨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등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제출한 녹음 파일이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주군의 외부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이 대화를 녹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죄 판결의 근거로 이 녹취파일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1심 법원은 "녹음 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이 규정하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며 "그러나 대화의 녹음 행위에 위법성 조각 사유가 존재하면 그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 당시 주군의 부모는 "아이가 자폐성 장애로 녹음 외에는 의혹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 대법원에서는 정반대 판결이 났다. 대법원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지난 2018년 3학년 학생에게 폭언한 혐의에 대해 심리하며 피해 아동 어머니가 아이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몰래 녹취한 것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교실에서 수업 시간 중 한 발언은 교실 내 학생들에게만 공개된 내용이므로 제3자의 녹음은 위법하다고 봤다. "3자 녹음 인정받는 선례" vs "원님 재판" 비판도법조계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법리적 판단으로는 주씨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실리적으로는 선생님을 챙겨준 법원의 묘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 받으면 교사가 직업을 잃을 것을 고려해 가장 최소한의 선고를 했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 사건에서 녹음이 증거를 인정받을 수 있는 선례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봤다. 반면 법률의 일관성 문제를 짚으며 항소심 또는 상고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조상규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형법 제20조는 흔히 적용되지 않는 법조"라며 "상황에 따라 판사 재량으로 '원님재판'을 하게 되면 예측가능성이 떨어지고 사법질서가 와해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의 위험이 있다면 CCTV를 교실에 다는 등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누가 장애학생 가르치겠나" 우려도교육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게 일었다. 정원화 전국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은 "다 똑같은 학생인데 법 자체가 다르게 적용됐다"며 "이번 판결은 장애 학생을 장애인이 아니라 학생으로 차별없이 보려는 특수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통합학급 교사는 현실적 어려움으로 기피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판결까지 나온 상황에서 누가 장애학생을 가르치려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초등교사 온라인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의 정책연구팀 교육관련법연구회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재판부는 (장애아동 특수교육의) 특수성을 섬세하게 고려하지 않아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법적으로 녹음된 파일을 증거로 인정한 이번 판례는 대법원 판단에 반할 뿐 아니라 '학교 내 촬영·녹음은 사전에 허가받아야 한다'고 명시한 교육부 고시를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주씨는 지난 1일 선고 후 생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교사들의 판결에 대한 반발에 대해) 당연히 이해한다"면서도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전할 방법이 없다. 방안을 함께 제시했으면 좋겠는데 대립 구도로 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2-04 14:46:19[파이낸셜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에게 1심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특수교사 측은 판결에 반발해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주씨는 "특수교사분들께 누가 되지 않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곽용헌 판사)은 1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로 집행유예보다 가벼운 처벌이다. 재판부는 "피고인가 피해자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이야기하는 거야.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라고 말한 부분을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며 "피고인 측에서는 해당 발언이 혼잣말이었고 자폐성 장애 교육 특성상 반복적인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피고인이 '너'라는 상대방을 특정하는 단어를 사용했고, '싫어'라는 명확한 부정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피고인의 부정적인 감정이 피해자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령 피고인이 이같은 행동을 고의로 하지 않았더라도 특수교사라는 전문성을 가진 직업을 가지 피고인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미필적 고의로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런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정당행위로 인정된다"며 증거자료로서 채택했다. 재판부는 "통신비밀보호법이 규정하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면서도 "그러나 대화의 녹음행위에 위법성 조각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그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A씨의 변호인은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A씨 변호인 측은 "(피해 아동 측이) 몰래 녹음한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증거 능력을 인정했는데 경기도교육청 고문 변호사로서 재판부에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며 "몰래 녹음에 대해 유죄 증거로 사용할 경우 교사와 학생 사이에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이날 주씨는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열악한 현장에서 헌신하는 특수교사분들께 누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씨는 "특수교사의 경우 혼자서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과중한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또 특수반도 과밀하게 운영된다"며 "이번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학교나 교육청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학생과 교사를 분리하는 방법은 고소밖에 없다는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 여러 제도적 개선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우리 부부의 행동이 특수교사의 밥줄을 끊은 것으로 비쳐 많은 대중에게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데, 이번 판결로 조금이나마 해명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2-01 15:25:12【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씨는 1일 자녀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쟁점이 됐던 몰래 녹음한 파일의 증거 인정에 대해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씨 등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은 "녹음 이외 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몰래 녹음은 교육현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주씨는 법원 판결에 대해 "열악한 현장에서 헌신하는 특수교사분들께 누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자기 의사를 똑바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녹음 장치 외에 어떤 방법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특수교사를 복직시키며 '현장의 특수성'을 강조했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특수교사 유죄 판결에 대해 유감"이라며 "특수교육 현장의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먼저 주씨는 이날 오전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 심리로 진행된 A씨의 아동학대 혐의 선고 공판을 아내와 함께 방청한 뒤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라며 "이 사건이 장애 부모와 특수교사들 간에 어떤 대립으로 비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둘은 끝까지 협력해서 아이들을 키워나가야 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주씨는 특히 "얼마 전 대법원에서 '몰래 한 녹음은 증거 효력이 없다'는 판결을 해 굉장히 우려했었는데,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자기 의사를 똑바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녹음 장치 외에 어떤 방법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의사 전달이 어려운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들을 어떻게 하면 보호할 수 있을지 다 같이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에 대해 "오늘 판결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명이 됐으면 좋겠다"며 "자세한 내용은 오늘 방송을 통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이 사건의 쟁점인 '몰래 녹취한 파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강하게 대립했던 임 경기교육감은 "재판부가 여러 상황을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몰래 녹음한 것이 법적 증거로 인정돼 교육현장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의 1심 판결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교육청은 여러 상황을 감안해 법원이 선고한 것은 이해하지만, 궁극적으로 유죄가 나온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특수학급 선생님들을 비롯해 이 사건을 유심히 지켜보신 모든 선생님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판결은 경기도의 사건이지만 대한민국 특수교육 전체에 후폭풍을 가지고 올 수밖에 없다"며 "감내하기 힘든 상황을 참아가며 버텨온 선생님의 동의를 받지 않고, 몰래 녹음한 것이 법적증거로 인정되면 교육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임 교육감은 특히 "교육현장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라는 한탄의 말이 들린다"며 "교실 안에서 장애학생이 남을 공격하거나 자해를 해도, 밖으로 뛰쳐나가도 지켜만 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수학급뿐만 아니라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는 통합학급을 맡지 않으려는 선생님들의 기피 현상이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임 교육감은 "특수교육을 더 이상 확대하기 어려워지면, 특수학생이 받는 공교육 혜택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국 그 피해는 특수학생과 그 가정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다"며 "그래서 이번 판결은 특수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선생님·학생·학부모 간의 신뢰감으로 유지해온 현장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날 1심 재판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2-01 13:16:17[파이낸셜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에게 1심 법원이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죄가 있음을 인정하지만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로 집행유예보다 가벼운 처벌이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곽용헌 판사)은 1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의 아들(당시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의 발언을 하며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A씨)이 피해자(주씨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얘기하는 거야,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싫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말한 부분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이 '너'라는 상대방을 특정하는 단어를 사용했고, '싫어'라는 명확한 부정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피고인의 부정적인 감정이 피해자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령 피고인이 이같은 행동을 고의로 하지 않았더라도 특수교사라는 전문성을 가진 직업을 가진 피고인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미필적 고의로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같은 대화 내용이 담겨진 녹음 파일을 증거자료로서 채택했다. 앞서 A씨 측은 대법원 판례 등을 근거로 녹음 파일을 증거로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업 중에 교사와 학생 간의 대화는 '공개되지 않은 대화'에 해당하므로 녹음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녹음 파일의 경우 통신비밀보호법이 규정하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만 대화의 녹음행위에 위법성 조각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해당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미 4세 때 자폐성 장애로 장애인으로 등록됐고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아동학대 범행을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없는 점, 피해자 모습이 평소와 다르다고 느낀 모친 입장에서 신속하게 이를 확인할 수 없는 점, 이번 사건이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있지 않고 소수의 장애 학생만이 수업을 듣는 공간에서 이뤄졌으므로 녹음 외 학대 정황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 모친(주씨의 아내)이 녹음한 행위는 정당행위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특수교사로서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오히려 짜증을 내며 피해자를 정서적으로 학대해 그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그러나 전체 수업은 대체로 피해자를 가르치고자 하는 교육적 목적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 점,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정신건강에 어느 정도의 해를 끼쳤는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주씨는 취재진을 향해 "열악한 현장에서 헌신하는 특수교사분들께 누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특수 교육 현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주씨는 "특수교사의 경우 혼자서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과중한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또 특수반도 과밀하게 운영된다"면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학교나 교육청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학생과 교사를 분리하는 방법은 고소밖에 없다는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 여러 제도적 개선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 부부의 행동이 특수교사의 밥줄을 끊은 것으로 비쳐 많은 대중에게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데, 이번 판결로 조금이나마 해명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몰래 녹음한 녹음파일이 증거로서 인정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최근 대법원 판결로 굉장히 우려가 컸는데 장애가 있는 아이는 자신의 의사를 똑바로 전달할 수 없어 녹음 외 어떻게 이런 일을 잡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의사를 전달하기 어려운 어린이와 노약자, 장애인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지 다 같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2-01 13:0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