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12일 몰타 기사단 뉴욕 주재 UN대표부와 글로벌 인도주의 외교를 촉진하고 양 기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는 7월부터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몰타 기사단은 종교적, 인도적 목적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기구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의료 및 구호 서비스를 지원한다. 유엔 상임 옵서버(Permanent Observer) 자격으로 UN과 함께 국제 사회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 박정운 한국외대 총장은 ”한국외대가 세계적인 인도주의의 상징인 몰타 기사단과 협력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외대 학생들이 귀중한 실무 경험뿐만 아니라, 몰타 기사단의 인도주의 노력에 의미 있는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몰타 기사단의 폴 베레스포드-힐 대사는 "한국외대는 외교관, 국제기구 전문가 등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국제화된 대학"이라며 "한국외대와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인도주의 외교 분야의 미래 리더를 육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전했다. 이어 “한국외대의 유능한 학생들이 기사단의 오랜 전통인 '인종이나 종교와 무관하게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 동참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3-12 17:04:24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마련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30주년 특별전시 ‘모든 섬은 산이다(Every Island is a Mountain)’가 현지에서 주목 받았다. 22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개막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 18일 베니스 몰타 기사단 수도원에서 열린 개막행사에는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아트디렉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휘트니 뮤지엄 관장 스캇 로스코프트 등 세계 미술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대거 모였다. 또한 영국의 세계적인 조각가 안토니 곰리,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곽훈, 강익중, 이형우 등 역대 참여 작가를 비롯해 김홍희, 김선정 등 국내외 미술 관계자 500여명이 모여 '한국 미술의 밤'을 환하게 밝혔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특별전시에 대해 “최근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미술 작가들을 제대로 알리고, 한국 미술의 위상을 범세계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베를린 국립미술관 큐레이터 안나 카타리나 게버스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작가가 많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개막행사는 1995년 한국관의 개막 전시에서 곽훈이 선보였던 대금 퍼포먼스를 국립국악원 최초의 여성 대금연주자이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인 서승미 교수(경인교대)가 재연하는 것으로 성대하게 시작했다. 다음으로 한국관 건립에 기여한 고 백남준을 오마주하는 퍼포먼스가 뒤를 이었다. 예술위와 백남준아트센터가 공동 기획한 ‘본 죠르노 시뇨르 백’에는 뮤지션 휘, 안무가 이양희, DJ 망이실로 등의 공연이 백남준 아카이브 영상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정 위원장 역시 인사말에서 한국관 건립에 얽힌 백남준과의 일화를 추억하며, 건배사 대신 박카스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제스처로서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모든 섬은 산이다’는 내년이면 건립 3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관 역대 전시 참여 작가 36명(팀)의 작업을 엄선해 한국 동시대 미술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전시다. 2001년 한국관 전시에 코디네이터로 참여했던 홍콩 M+ 정도련 부관장은 “당시 새내기 큐레이터에게 한국관은 세계적인 미술 현장의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큰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전시 커미셔너였던 박경미 갤러리 PKM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인 마이클 주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서도호를 참여작가로 선정해 한국의 정체성을 확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특별전시는 지난 2015년부터 한국관을 장기 후원해온 현대자동차가 공식 후원하고, 신한은행, 에르메스, 러쉬코리아, 대한항공 등 다수 기업이 후원·협찬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4-22 11:56:53【베니스(이탈리아)=유선준 기자】 "이번 특별전시처럼 대규모로 할 수 없더라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와 더불어 병행 전시가 가능하도록 별도의 공간을 확보해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장을 마련해보겠습니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특별전시가 18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의 몰타 기사단 수도원에서 개막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가 주최한 이번 개막식에는 정 위원장을 비롯해 1997년 한국관에 참여해 특별상을 수상한 강익중 작가, 역대 한국관 참여 작가들과 예술감독들, 이성호 주이탈리아 대사, 강형식 주밀라노 총영사,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등 국내외 미술계 관계자 등 300여명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지난 1995년부터 운영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올해 30주년을 맞이했으며, 이를 기념한 특별전은 이날부터 오는 9월 8일까지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예술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연결을 상징하는 '모든 섬은 산이다'(Every Island is a Mountain)를 주제로 역대 한국관 참여 작가 36명(팀)의 예술 작업을 담았다. 1995년 한국관 개관 당시 선보인 작품부터 최근 신작까지 지난 30년간 생산된 작업을 통해 한국 미술이 세계 무대로 나간 그동안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신작으로는 인공지능(AI) 도슨트와의 대담을 통해 전시 주제를 인문학적·기술적 상상력으로 확장한 이완의 '커넥서스: 섬 속의 산'(2024), 생동하는 반고체 물질로 이뤄진 김윤철의 '스트라타'(2024),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제인 진 카이젠의 영상 '수호자들'(2024), 사운드 경험을 공간적으로 확장한 김소라의 '얼어붙은 방귀의 싸늘한 냉기'(2023~202424), 예술적 협업자들과의 기억을 다룬 이주요의 'Outside the Comfort Zone'(2024), 전통과 문명을 재해석하는 황인기와 문성식, 성낙희의 회화 등이 포함됐다. 또한, 최근 멕시코에서 펼친 퍼포먼스를 사진 설치 작업으로 담은 김수자의 '바늘여인-자오선'(2023) 등도 관객들과 만났다. 아울러 1995년 한국관 개관 당시 비구니가 참여한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던 곽훈의 '겁/소리-마르코 폴로가 가져오지 못한 것'(1995), 수만 장의 졸업앨범 사진을 벽지로 구성한 서도호의 2001년 본전시 참여작 'Who Am We?'(2000), 한국의 대표적 주거 형태인 아파트의 삶을 담은 정연두의 2005년 한국관 전시작 '상록타워'(2001) 등 역대 한국관 참여 작품들도 현재의 관점으로 재연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 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특별전을 통해 원로 작가와 신진 작가가 서로 만나고, 신진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이름난 작가들을 만나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미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은 한국 미술에 대해 제대로 알릴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이어 향후 특별전시 계획에 대해서는 "이번 특별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번을 계기로 새롭게 신진 작가와 네트워크를 만들어 연계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처럼 대규모로 전시할 순 없더라도 한국관 전시와 더불어 병행 전시가 가능한 공간을 확보해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장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위원장은 "한국관이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 중 협소한 편이지만 의미를 담고 있는 스토리가 많다"며 "이번 특별전시를 통해 대한민국 미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1995년 한국관 개막 전시에 참여한 서양화가 곽훈이 선보였던 대금 퍼포먼스가 이번 특별전시에서는 국립국악원 최초의 여성 대금연주자인 서승미 경인대 부총장의 연주로 재연됐다. 서 부총장은 "대금은 나라의 경축, 화해, 소통의 메시지를 주는 악기"라며 "한국관 개관 30주년을 맞이해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한국 작가들이 모였는데, 이번 퍼포먼스가 대금을 통해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4-19 14:20:40문화체육관광부 전병극 제1차관이 18일 오후 이탈리아에서 열린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계기 특별 전시’ 개막식에 참석해 예술인들과 관계자들에게 축하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 이번 특별전은 19일부터 오는 9월 8일까지 베니스 몰타기사단 수도원에서 열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개막식에는 1997년 한국관에 참여해 특별상을 수상한 강익중 작가를 비롯한 역대 한국관 참여 작가들과 예술감독들, 이성호 주이탈리아 대사, 강형식 주밀라노 총영사,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등 국내외 미술계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날 전병극 차관은 축사에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은 그동안 세계적인 한국 작가를 배출해 한국미술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확산해왔다”며 한국관의 역할과 30주년이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이탈리아의 수교 140주년을 계기로 양국의 교류 협력이 더욱 깊어지길 기원한다”고 말한 뒤 역대 한국관 참여 작가들과 예술 감독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별전은 예술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연결을 상징하는 '모든 섬은 산이다'(Every Island is a Mountain)를 주제로 역대 한국관 참여 작가 36명(팀)의 예술 작업을 담았다. 1995년 한국관 개관 당시 선보인 작품부터 최근 신작까지 지난 30년간 생산된 작업을 통해 한국미술이 세계 무대로 뻗어나간 발자취를 확인한다 한편, 올해 60회째를 맞이한 ‘베니스 비엔날레’는 20일 개막해 11월 24일까지 열린다. 한국관도 같은 기간 동안 운영되며 구정아 작가가 참여한다. 구정아 작가는 '오도라마 시티'(ODORAMA CITIES)라는 타이틀로 '한국 향기 여행'(Korean scent journey)을 주제로 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오도(Odor)’는 향기, ‘라마(Rama)’는 드라마를 뜻하며, 후각 효과를 활용한 시청각 예술을 말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4-19 07:42:07서기 312년 10월28일 로마 북쪽 근방 삭사 루브라 평원. 갈리아 지방에서 군대를 이끌고 내려온 콘스탄티누스 앞에 이탈리아 반도를 지배하는 막센티우스의 13만 대군이 막아섰다. 승부는 뻔해 보였다. 막센티우스의 병력은 콘스탄티누스보다 2배 가까이 많은데다 오랜 행군에 지친 초췌한 모습의 콘스탄티누스 군대와는 달리 사뭇 여유있고 당당했다. 한참을 노려보던 콘스탄티누스가 기병을 이끌고 앞으로 질주했다. 팽팽한 접전이 잠시 이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승부가 갈렸다. 북쪽 전장터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 노장들이 평화로운 이탈리아 반도에서 머물던 막센티우스 병사들을 순식간에 제압하기 시작한 것이다. 놀란 막센티우스의 병사들이 밀비우스 다리 쪽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너무 다급한 나머지 길이 135m, 넓이 8m의 다리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로 밟혀 죽고 다리에서 떨어진 병사는 테베레 강에 빠져 죽었다. 한참이 지나자 콘스탄티누스가 강에서 건져올려진 막센티우스의 목을 잘라 창 끝에 꽂자 큰 함성이 울렸다. '예수의 13번째 제자'로 불리는 콘스탄티누스가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이 밀비우스 다리 전투를 두고 "천년 동안 이어질 중세로 가는 문을 연 전투이자 기독교 세계를 향한 첫 발자국"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콘스탄티누스는 이 전투에서 승리한 후 로마로 입성해 로마제국 통합 황제 자리에 오릅니다. 이후 313년 기독교를 공인하는 '밀라노 칙령'을 내리고 로마 시내 뿐만 아니라 제국 곳곳에 교회를 건설합니다. 기독교가 비로소 300년 만에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 전투 장면이 유명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기독교를 상징하는 표식인 '라바룸(Labarum)'이 처음으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콘스탄티누스는 밀비우스 다리 전투를 치르기 며칠 전 막사에서 꿈을 꿉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빛나는 십자가가 나타나더니 '너는 이 표징 아래 승리할 것이다'라는 음성을 듣고 깜짝 놀라 잠을 깹니다. 콘스탄티누스는 꿈에서 본 라바룸을 그려내고 이를 군기에 부착하게 합니다. 라바룸은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그리스 문자 'ΧΡΙΣΤΟΣ'의 처음 두 글자 '카이(X)'와 '로(P)'를 겹쳐놓은 것으로 '카이로의 십자가'라고 불립니다. 최초의 십자가 표식입니다. ■샤또 가쟁에 붙은 성요한 기사단의 십자가 문양 기독교가 지상으로 나온 이후 십자가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합니다. 우리 눈에 가장 익숙한 모습의 십자가는 라틴 십자가로 세로쪽 가지가 긴 모양입니다. 그리스 십자가는 가로 세로의 길이가 같습니다. 적십자의 상징도 이 형태입니다. 교황의 십자가는 또 다릅니다. 라틴 십자가의 표식에서 가로 윗부분에 크기가 다른 두 개의 횡선이 더 붙습니다. 총 세 개의 횡선은 교황이 쓰는 모자 티아라를 상징합니다. 반면 대주교의 십자가는 가로 횡선이 2개입니다. 동방교회 십자가는 대주교 십자가의 문양 아랫쪽에 예수의 발이 못박힌 판을 의미하는 비스듬한 작은 횡선이 더 그어져 있습니다. 최초의 교황인 베드로의 십자가는 역십자가 모습을 하고 있으며 안드레아 십자가는 X자형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세운 예루살렘 왕국의 십자가는 중앙에 큰 십자가가 위치하고 나뉜 네 공간에 작은 십자가 4개가 위치해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지 순례를 하면 볼 수 있는 십자가입니다. 성전 기사단의 십자가는 예루살렘 십자가에서 작은 십자가가 없는 중앙에 위치한 십자가의 모습입니다. 성요한 기사단 십자가는 가로 세로의 끝이 갈라진 독특한 모습으로 아말피의 십자가라고도 불립니다. 프랑스 보르도 뽀므롤(Pomerol)의 유명 와인 '샤또 가쟁(Chateau Gazin)'의 라벨과 병목에는 '성요한 기사단(Knights Hospitaller)'의 십자가 문장이 박혀 있습니다. 뽀므롤은 12세기부터 프랑스 혁명 때까지 성요한 기사단의 지배 하에 있던 곳입니다. 가쟁 와이너리는 이베리아 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성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순례자들을 맞기 위해 성요한 기사단이 세운 호스피탈 드 뽀므롤(Hospital de Pomeyrols)에서 유래했습니다. 호스피탈 드 뽀므롤은 뽀므롤 병원이라는 의미로 성지로 향하는 순례자들에게 식사와 숙소를 제공하고 걷다가 다친 사람들도 치료해주던 병원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쟁의 세컨 와인은 '호스피탈레 드 가쟁(L'Hospitalet de Gazin)'으로 아예 그 기원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세계를 떠받치는 두 기둥..13일의 금요일 유래도 성요한 기사단과 성전 기사단(Temple Kinghts)은 가톨릭 세계의 수호자로 칭송받았지만 그 태생과 활동은 많이 달랐습니다. 성요한 기사단은 이탈리아 해상강국 아말피의 대상인 마우로가 1050년 경 이집트 파티마 왕조에게 허가를 받아 예루살렘 예수성묘교회 앞에 구호소를 짓고 활동을 시작한 것에서 유래합니다. 유럽인에 있어 성스러운 땅 예루살렘은 무려 4200km(파리 기준)나 떨어진 곳인데다 이슬람 지배 하에 있었습니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며 예루살렘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거의가 몸이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호소의 기사들은 대부분 의학교 출신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후 성요한 수도회에서 운영을 이어받으면서 국적과 종교를 가리지 않고 환자들을 돌보게 됐습니다. 십자군 원정이 끝난 뒤에는 로도스에서 몰타로 거처를 옮기며 활동하다가 1798년 나폴레옹에게 정복당해 쫒겨난 후 1834년 로마에 본부를 세우고 지금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성전 기사단은 1099년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정복한 이후인 1118년 창설됐습니다. 전투와 경호를 위한 기사단으로 가톨릭 세계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정복지에서도 가톨릭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모조리 살상하는 이교도에게는 정말 무서운 조직이었습니다. 교황 인노켄티우스 2세는 1139년 성전 기사단을 교황 직속 조직으로 두고 납세를 면제하고 "국가나 왕 등 세속 권력이 간섭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성전 기사단은 무소불위의 권력까지 얻게 됩니다. 이 덕분에 성전 기사단은 지부격인 관구회당이 서유럽에서만 9000개가 넘을 정도로 엄청난 세력으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1291년 십자군의 마지막 보루 아크레가 점령당하면서 중근동에서 돌아온 후 1307년 어느 날 한 순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그것도 가톨릭 세계에서 십자군 원정에 가장 열을 올렸던 프랑스 왕 루이 9세의 손자 필립 4세에 의해 모조리 죽임을 당합니다. 루이 9세는 6차 십자군 원정 당시 이슬람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났는데 이 때 성전 기사단이 막대한 자금을 빌려줬습니다. 결국 이 빚은 필립 4세까지 이어졌는데 필립 4세는 이 빚을 갚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기부금으로 거대한 재산을 축적한 성전 기사단의 재산을 탐 낸 교활한 왕이었습니다. 1307년 9월 필립 4세는 직접 봉인한 비밀문서를 프랑스 전국 지방장관들에게 일제히 발송하고, 반드시 특정일 특정 시간에 열어보도록 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문서를 열어본 전국 지방장관은 일제히 성전 기사단 지부인 관구회당을 습격합니다. 순식간에 성전 기사단 대부분이 체포 당하고 그들의 재산도 모조리 압수당합니다. 그 날이 1307년 10월13일 금요일 새벽이었습니다. 서양에서 '13일의 금요일'이 불길한 날이라는 믿음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필립 4세는 성전 기사단을 이단재판소에 넘기며 우상숭배, 동성애, 금융부패 등 무려 127가지의 죄목을 들었습니다. 결국 기사들 대부분은 고문을 받다가 사망하고 수장인 자크 드 몰레 총장과 일부 남은 기사들은 1314년 화형에 처해져 완전히 와해됩니다. ■프리랜서, 토너먼트, 백마탄 왕자 등 현재까지도 많은 흔적 중세는 신앙과 기사의 시대였습니다. 중세의 꽃으로 불리는 기사 계급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서로마 제국 멸망 후 이 지역을 차지한 프랑크 왕국은 봉건제와 장원제라는 독특한 체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북쪽엔 바이킹, 남쪽에는 이슬람, 동쪽엔 마자르라는 강력한 세력이 수시로 침략해왔지만 왕권은 영토 구석구석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외부에서 적이 침입하면 왕이 군대를 보내는 것보다 적이 침입해 유린하는 속도가 훨씬 빨랐습니다. 이 때문에 프랑크 왕국은 각 지방마다 영주를 지정해 자치권을 주면서 자체적으로 방어하도록 했습니다. 왕은 영주에게 충성맹세와 납세 서약을 받고 토지를 하사하고, 영주는 이를 위해 기사를 모집하고 주종 계약을 맺었습니다. 기사는 대부분 귀족 자제들이었으며 이들은 소년 시절부터 무예와 학문, 예의범절까지 익히고 난 후 나중에 실력을 인정받아 영주에게 기사 작위를 받았습니다. 중세 역사마다 중요한 역할을 한 기사 계급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자유 계약직을 뜻하는 '프리랜서(Freelancer)'도 중세 기사의 마상 시합에서 비롯된 용어입니다. 마상 시합은 기사들이 말을 타고 '랜스(Lance)'라는 창을 들고 서로 마주보고 달리며 상대를 찔러 떨어뜨리는 경기였습니다. 즉, 프리랜서는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창(기사)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됐습니다. 또 마상 시합을 '주스트(Joust)' 혹은 '토너먼트(tournament)'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날 한번 지면 바로 탈락하는 승부를 뜻하는 토너먼트 방식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유럽 동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백마 탄 왕자'도 봉건제의 산물입니다. 프랑크 족은 '장자 상속' 전통이 유독 강했습니다. 아무리 영주의 아들로 태어났더라도 장남이 아니면 성인이 돼 성밖으로 내쫒겼습니다. 달랑 몸종 하나 데리고 말을 타고 산속을 떠도는 왕자들은 주변국 왕이나 영주의 사위가 되는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었습니다. 돈이 궁해진 왕자들은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용병 자리가 있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가담하기도 했습니다. ■페트뤼스, 레방질과 이웃한 뽀므롤 최고의 가성비 와인 보르도 뽀므롤의 유명 와인 '샤또 가쟁 2013' 코르크를 열어봅니다. 블렌딩은 메를로(Merlot)를 기반으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등을 섞지만 2013 빈티지는 메를로 100%로만 만들었습니다. 2013년 날씨가 워낙 좋지않아 좋은 포도만 골라 생산량을 4만9000병 정도로 대폭 줄여 만든 와인입니다. 와인 잔에 따라진 모습은 10년이 지나는 와인이라 테두리가 이제 막 가넷빛으로 변하기 시작했지만 코어 부분은 굉장히 검은 색깔을 띱니다. 잔에서는 검은 과실 향이 먼저 훅 치고 들어오고 이어 연유 향, 오크 향, 감칠맛 나는 향이 반깁니다. 가끔 보르도 특유의 흙냄새와 까베르네 소비뇽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매콤한 향이 스쳐갑니다. 입에 넣어보면 아로마는 역시 검은 과실 향이며 아주 좋은 산도가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색깔과 다르게 질감은 미디엄이나 미디엄 플러스 정도로 가볍습니다. 타닌도 처음에는 거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다가 30분 정도 지나니 갑자기 거칠고 두꺼워집니다. 피니시는 굉장히 길게 가져갑니다. 마지막에 남는 향은 검은 아로마와 초콜릿, 커피 향입니다. 마지막에 잇몸을 파고드는 타닌도 인상적입니다. 뽀므롤의 가성비 와인으로 꼽히는 샤또 가쟁은 보르도 최고가 와인 샤또 페트뤼스와 레방질 밭과 바로 붙어있는 와이너리입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2-11-06 18:38:20[파이낸셜뉴스] #.서기 312년 10월28일 로마 북쪽 근방 삭사 루브라 평원. 갈리아 지방에서 군대를 이끌고 내려온 콘스탄티누스 앞에 이탈리아 반도를 지배하는 막센티우스의 13만 대군이 막아섰다. 로마 황제 자리를 놓고 벌이는 운명을 건 전투였지만 결과는 뻔해 보였다. 막센티우스의 병력은 콘스탄티누스보다 2배 가까이 많은데다 오랜 행군에 지친 초췌한 모습의 콘스탄티누스 군대와는 달리 사뭇 여유있고 당당했다. 한참을 노려보던 콘스탄티누스가 기병을 이끌고 앞으로 질주했다. 팽팽한 접전이 잠시 이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승부가 갈렸다. 북쪽 전장터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 노장들이 평화로운 이탈리아 반도에서 머물던 막센티우스 병사들을 순식간에 제압하기 시작한 것이다. 놀란 막센티우스의 병사들이 밀비우스 다리 쪽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너무 다급한 나머지 길이 135m, 넓이 8m의 다리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로 밟혀 죽고 다리에서 떨어진 병사는 테베레 강에 빠져 죽었다. 한참이 지나자 콘스탄티누스가 강에서 건져올려진 막센티우스의 목을 잘라 창 끝에 꽂자 큰 함성이 울렸다. '예수의 13번째 제자'로 불리는 콘스탄티누스가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이 밀비우스 다리 전투를 두고 "천년 동안 이어질 중세로 가는 문을 연 전투이자 기독교 세계를 향한 첫 발자국"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콘스탄티누스는 이 전투에서 승리한 후 로마로 입성해 로마제국 통합 황제 자리에 오릅니다. 이후 313년 기독교를 공인하는 '밀라노 칙령'을 내리고 로마 시내 뿐만 아니라 제국 곳곳에 교회를 건설합니다. 기독교가 비로소 300년 만에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 전투 장면이 유명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기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 표식인 '라바룸(Labarum)'이 처음으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콘스탄티누스는 밀비우스 다리 전투를 치르기 며칠 전 막사에서 꿈을 꿉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빛나는 십자가가 나타나더니 '너는 이 표징 아래 승리할 것이다'라는 음성을 듣고 깜짝 놀라 잠을 깹니다. 콘스탄티누스는 꿈에서 본 라바룸을 그려내고 이를 군기에 부착하게 합니다. 라바룸은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그리스 문자 'ΧΡΙΣΤΟΣ'의 처음 두 글자 '카이(X)'와 '로(P)'를 겹쳐놓은 것으로 '카이로의 십자가'라고 불립니다. 최초의 십자가 표식입니다. ■샤또 가쟁에 붙은 성요한 기사단의 십자가 문양 기독교가 지상으로 나온 이후 십자가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합니다. 우리 눈에 가장 익숙한 모습의 십자가는 라틴 십자가로 세로쪽 가지가 긴 모양입니다. 그리스 십자가는 가로 세로의 길이가 같습니다. 적십자의 상징도 이 형태입니다. 교황의 십자가는 또 다릅니다. 라틴 십자가의 표식에서 가로 윗부분에 크기가 다른 두 개의 횡선이 더 붙습니다. 총 세 개의 횡선은 교황이 쓰는 모자 티아라를 상징합니다. 반면 대주교의 십자가는 가로 횡선이 2개입니다. 동방교회 십자가는 대주교 십자가의 문양 아랫쪽에 예수의 발이 못박힌 판을 의미하는 비스듬한 작은 횡선이 더 그어져 있습니다. 최초의 교황인 베드로의 십자가는 역십자가 모습을 하고 있으며 안드레아 십자가는 X자형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세운 예루살렘 왕국의 십자가는 중앙에 큰 십자가가 위치하고 나뉜 네 공간에 작은 십자가 4개가 위치해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지 순례를 하면 볼 수 있는 십자가입니다. 성전 기사단의 십자가는 예루살렘 십자가에서 작은 십자가가 없는 중앙에 위치한 십자가의 모습입니다. 성요한 기사단 십자가는 가로 세로의 끝이 갈라진 독특한 모습으로 아말피의 십자가라고도 불립니다. 프랑스 보르도 뽀므롤(Pomerol)의 유명 와인 '샤또 가쟁(Chateau Gazin)'의 라벨과 병목에는 '성요한 기사단(Knights Hospitaller)'의 십자가 문장이 박혀 있습니다. 뽀므롤은 12세기부터 프랑스 혁명 때까지 성요한 기사단의 지배 하에 있던 곳입니다. 가쟁 와이너리는 이베리아 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성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순례자들을 맞기 위해 성요한 기사단이 세운 호스피탈 드 뽀므롤(Hospital de Pomeyrols)에서 유래했습니다. 호스피탈 드 뽀므롤은 뽀므롤 병원이라는 의미로 성지로 향하는 순례자들에게 식사와 숙소를 제공하고 걷다가 다친 사람들도 치료해주던 병원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쟁의 세컨 와인은 '호스피탈레 드 가쟁(L'Hospitalet de Gazin)'으로 아예 그 기원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세계를 떠받치는 두 기둥..13일의 금요일 유래도 성요한 기사단과 성전 기사단(Temple Kinghts)은 가톨릭 세계의 수호자로 칭송받았지만 그 태생과 활동은 많이 달랐습니다. 성요한 기사단은 이탈리아 해상강국 아말피의 대상인 마우로가 1050년 경 이집트 파티마 왕조에게 허가를 받아 예루살렘 예수성묘교회 앞에 구호소를 짓고 활동을 시작한 것에서 유래합니다. 유럽인에 있어 성스러운 땅 예루살렘은 무려 4200km(파리 기준)나 떨어진 곳인데다 이슬람 지배 하에 있었습니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며 예루살렘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거의가 몸이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호소의 기사들은 대부분 의학교 출신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후 성요한 수도회에서 운영을 이어받으면서 국적과 종교를 가리지 않고 환자들을 돌보게 됐습니다. 십자군 원정이 끝난 뒤에는 로도스에서 몰타로 거처를 옮기며 활동하다가 1798년 나폴레옹에게 정복당해 쫒겨난 후 1834년 로마에 본부를 세우고 지금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성전 기사단은 1099년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정복한 이후인 1118년 창설됐습니다. 전투와 경호를 위한 기사단으로 가톨릭 세계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정복지에서도 가톨릭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모조리 살상하는 이교도에게는 정말 무서운 조직이었습니다. 교황 인노켄티우스 2세는 1139년 성전 기사단을 교황 직속 조직으로 두고 납세를 면제하고 "국가나 왕 등 세속 권력이 간섭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성전 기사단은 무소불위의 권력까지 얻게 됩니다. 이 덕분에 성전 기사단은 지부격인 관구회당이 서유럽에서만 9000개가 넘을 정도로 엄청난 세력으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1291년 십자군의 마지막 보루 아크레가 점령당하면서 중근동에서 돌아온 후 1307년 어느 날 한 순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그것도 가톨릭 세계에서 십자군 원정에 가장 열을 올렸던 프랑스 왕 루이 9세의 손자 필립 4세에 의해 모조리 죽임을 당합니다. 루이 9세는 6차 십자군 원정 당시 이슬람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났는데 이 때 성전 기사단이 막대한 자금을 빌려줬습니다. 결국 이 빚은 필립 4세까지 이어졌는데 필립 4세는 이 빚을 갚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기부금으로 거대한 재산을 축적한 성전 기사단의 재산을 탐 낸 교활한 왕이었습니다. 1307년 9월 필립 4세는 직접 봉인한 비밀문서를 프랑스 전국 지방장관들에게 일제히 발송하고, 반드시 특정일 특정 시간에 열어보도록 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문서를 열어본 전국 지방장관은 일제히 성전 기사단 지부인 관구회당을 습격합니다. 순식간에 성전 기사단 대부분이 체포 당하고 그들의 재산도 모조리 압수당합니다. 그 날이 1307년 10월13일 금요일 새벽이었습니다. 서양에서 '13일의 금요일'이 불길한 날이라는 믿음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필립 4세는 성전 기사단을 이단재판소에 넘기며 우상숭배, 동성애, 금융부패 등 무려 127가지의 죄목을 들었습니다. 결국 기사들 대부분은 고문을 받다가 사망하고 수장인 자크 드 몰레 총장과 일부 남은 기사들은 1314년 화형에 처해져 완전히 와해됩니다. ■프리랜서, 토너먼트, 백마탄 왕자 등 현재까지도 많은 흔적 중세는 신앙과 기사의 시대였습니다. 중세의 꽃으로 불리는 기사 계급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서로마 제국 멸망 후 이 지역을 차지한 프랑크 왕국은 봉건제와 장원제라는 독특한 체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북쪽엔 바이킹, 남쪽에는 이슬람, 동쪽엔 마자르라는 강력한 세력이 수시로 침략해왔지만 왕권은 영토 구석구석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외부에서 적이 침입하면 왕이 군대를 보내는 것보다 적이 침입해 유린하는 속도가 훨씬 빨랐습니다. 이 때문에 프랑크 왕국은 각 지방마다 영주를 지정해 자치권을 주면서 자체적으로 방어하도록 했습니다. 왕은 영주에게 충성맹세와 납세 서약을 받고 토지를 하사하고, 영주는 이를 위해 기사를 모집하고 주종 계약을 맺었습니다. 기사는 대부분 귀족 자제들이었으며 이들은 소년 시절부터 무예와 학문, 예의범절까지 익히고 난 후 나중에 실력을 인정받아 영주에게 기사 작위를 받았습니다. 중세 역사마다 중요한 역할을 한 기사 계급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자유 계약직을 뜻하는 '프리랜서(Freelancer)'도 중세 기사의 마상 시합에서 비롯된 용어입니다. 마상 시합은 기사들이 말을 타고 '랜스(Lance)'라는 창을 들고 서로 마주보고 달리며 상대를 찔러 떨어뜨리는 경기였습니다. 즉, 프리랜서는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창(기사)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됐습니다. 또 마상 시합을 '주스트(Joust)' 혹은 '토너먼트(tournament)'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날 한번 지면 바로 탈락하는 승부를 뜻하는 토너먼트 방식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유럽 동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백마 탄 왕자'도 봉건제의 산물입니다. 프랑크 족은 '장자 상속' 전통이 유독 강했습니다. 아무리 영주의 아들로 태어났더라도 장남이 아니면 성인이 돼 성밖으로 내쫒겼습니다. 달랑 몸종 하나 데리고 말을 타고 산속을 떠도는 왕자들은 주변국 왕이나 영주의 사위가 되는 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었습니다. 요즘 우리가 말하는 '구세주'가 아닌 사실상 '거지'였던 것이죠. 이 때문에 돈이 궁해진 왕자들은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용병 자리가 있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가담하기도 했습니다. ■페트뤼스, 레방질과 이웃한 뽀므롤 최고의 가성비 와인 보르도 뽀므롤의 유명 와인 '샤또 가쟁 2013' 코르크를 열어봅니다. 블렌딩은 메를로(Merlot)를 기반으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등을 섞지만 2013 빈티지는 메를로 100%로만 만들었습니다. 2013년 날씨가 워낙 좋지않아 좋은 포도만 골라 생산량을 4만9000병 정도로 대폭 줄여 만든 와인입니다. 와인 잔에 따라진 모습은 10년이 지나는 와인이라 테두리가 이제 막 가넷빛으로 변하기 시작했지만 코어 부분은 굉장히 검은 색깔을 띱니다. 잔에서는 검은 과실 향이 먼저 훅 치고 들어오고 이어 연유 향, 오크 향, 감칠맛 나는 향이 반깁니다. 가끔 보르도 특유의 흙냄새와 까베르네 소비뇽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매콤한 향이 스쳐갑니다. 입에 넣어보면 아로마는 역시 검은 과실 향이며 아주 좋은 산도가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색깔과 다르게 질감은 미디엄이나 미디엄 플러스 정도로 가볍습니다. 타닌도 처음에는 거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다가 30분 정도 지나니 갑자기 거칠고 두꺼워집니다. 피니시는 굉장히 길게 가져갑니다. 마지막에 남는 향은 검은 아로마와 초콜릿, 커피 향으로 잇몸을 파고드는 타닌도 인상적입니다. 뽀므롤의 가성비 와인으로 꼽히는 샤또 가쟁은 보르도 최고가 와인 샤또 페트뤼스와 레방질 밭과 바로 붙어있는 와이너리입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2-11-06 11:08:48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 방문에 수행단으로 참가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대한상의는 19일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박 회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몰타 기사단(Order of Malta)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국제 평신도 기구인 몰타 기사단은 세계적인 의료봉사 단체로 11세기 예루살렘 순례자들을 돌보며 시작됐다. 1113년 파스칼 2세 교황에 의해 평신도 기사 수도회로 인정받았고, 현재 120개국에서 회원 1만35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원국을 관할하는 호주협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태국, 싱가포르, 홍콩, 필리핀 등 6개 나라가 소속돼 있다. 한국지회는 2015년 4월 설립됐으며 이후 회원들의 영성 및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회원국으로 공식 승인됐다. 박 회장은 초대 한국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지회 회원들은 그간 동작구 지역아동센터, 서울역 쪽방촌, 나자로의 집 등을 찾아 소외된 이웃을 돌봤다. 박 회장도 회원들과 함께 서울역 쪽방촌에 무료 도시락을 직접 준비해 배달해오고 있다.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자리에서 스페인어로 준비한 인사말을 통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몰타 기사단 한국 대표 박용만"이라고 소개한 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지나치게 이기적인 경영이 되지 않고, 그늘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한편, 박 회장은 사회복지법인 명휘원과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를 후원하고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 도시락 봉사에 참여하는 등 나눔 정신을 실천하면서 지난해 말 '자랑스러운 가톨릭경제인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김용훈 기자
2018-10-19 17:17:31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 방문에 수행단으로 참가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대한상의는 19일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박 회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몰타 기사단(Order of Malta)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국제 평신도 기구인 몰타 기사단은 세계적인 의료봉사 단체로 11세기 예루살렘 순례자들을 돌보며 시작됐다. 1113년 파스칼 2세 교황에 의해 평신도 기사 수도회로 인정받았고, 현재 120개국에서 회원 1만35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원국을 관할하는 호주협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태국, 싱가포르, 홍콩, 필리핀 등 6개 나라가 소속돼 있다. 한국지회는 2015년 4월 설립됐으며 이후 회원들의 영성 및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회원국으로 공식 승인됐다. 박 회장은 초대 한국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지회 회원들은 그간 동작구 지역아동센터, 서울역 쪽방촌, 나자로의 집 등을 찾아 소외된 이웃을 돌봤다. 박 회장도 회원들과 함께 서울역 쪽방촌에 무료 도시락을 직접 준비해 배달해오고 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자리에서 스페인어로 준비한 인사말을 통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몰타 기사단 한국 대표 박용만"이라고 소개한 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지나치게 이기적인 경영이 되지 않고, 그늘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사회복지법인 명휘원과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를 후원하고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 도시락 봉사에 참여하는 등 나눔 정신을 실천하면서 지난해 말 '자랑스러운 가톨릭경제인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18-10-19 09:25:40애경의 네오팜은 코스메슈티컬 브랜드인 ‘MLE 고운세상’에서 ‘피부보호 기사단 몰타크로스 완전정복’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중세 기사 복장의 피부수호천사가 등장해 직장여성이 하루 동안 경험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서 피부를 지켜준다는 내용의 손수제작동영상(UCC)를 보고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는 2월 15일까지 MLE 고운세상 홈페이지(http://mle-gwss.co.kr)를 통해 참여한 고객중 추첨을 통해 1명에게 이탈리아 여행권 2장 증정을 비롯해 기능성 화장품 등 총 191명에게 상품을 준다. MLE 고운세상은 네오팜의 피부장벽 회복기술(MLE)과 안티에이징 신소재 K5를 주성분으로 고운세상 피부관리의 노하우를 결합한 저자극 안티에이징 제품이다. /고은경기자
2008-01-29 22:27:36애경의 네오팜은 코스메슈티컬 브랜드인 ‘MLE 고운세상’에서 ‘피부보호 기사단 몰타크로스 완전정복’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중세 기사 복장의 피부수호천사가 등장해 직장여성이 하루 동안 경험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서 피부를 지켜준다는 내용의 손수제작동영상(UCC)를 보고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는 2월 15일까지 MLE 고운세상 홈페이지(http://mle-gwss.co.kr)를 통해 참여한 고객중 추첨을 통해 1명에게 이탈리아 여행권 2장 증정을 비롯해 기능성 화장품 등 총 191명에게 상품을 준다. MLE 고운세상은 네오팜의 피부장벽 회복기술(MLE)과 안티에이징 신소재 K5를 주성분으로 고운세상 피부관리의 노하우를 결합한 저자극 안티에이징 제품이다. /고은경기자
2008-01-29 17:3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