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아내가 귀신을 보는 것을 캐나다인 남편이 이해하지 못 한다. 오늘(20일) 밤 8시 30분 방송되는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 208회에서는 한국인 아내와 캐나다인 남편이 의뢰인으로 출연한다. 이날 부부는 결혼한 지 4년 된 국제 부부라고 이야기 한다. 두 사람은 누구보다 사이가 좋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고 한다. 아내가 귀신을 보기 시작하면서 점집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무속신앙을 믿지 않는 외국인인 남편 입장에서는 이런 아내의 모습을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국의 무속신앙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남편은 채널을 돌리다가 '무엇이든 물어보살'을 보고 "아내가 갔던 곳"이라며 신기해했다고 해 보살들을 당황시킨다. 이수근은 자신을 "유명한 코미디언"이라고 해명하면서 보살 콘셉트를 설명했다고 해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면서 아내는 진짜 점집을 30곳 이상 찾아다녔던 이야기도 털어놓는다. 무속인들은 하나 같이 의뢰인에게 운명대로 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상태에서 의뢰인은 최대한 그 길을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심지어 신병처럼 아프다는 의뢰인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서 서장훈과 이수근은 다른 점집의 보살들과 달리 새로운 해결법을 전한다. 서장훈은 "의뢰인이 가야 할 곳은 점집이 아니라 OO이 먼저인 것 같다"라고 말하고, 보살들의 조언에 아내와 남편은 모두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과연 귀신 보는 의뢰인에게 서장훈과 이수근은 어떤 조언을 해줬을까. 진짜 보살보다 더 찰떡 해결법을 내려줄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208회는 오늘(20일) 밤 8시 30분 방송된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2023-03-20 08:45:41[파이낸셜뉴스] 무속신앙에 빠져서 재산을 탕진한 아내 때문에 이혼을 고민한다는 한 4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암투병 아내, 부적 덕분에 호전됐다는 생각에 '맹신' 지난 11일 양나래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무속신앙에 빠져 재산을 탕진 중인 아내와 이혼이 가능한지 묻는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원래 무교였던 A씨의 아내가 무속에 심취하게 된 건 다름 아닌 병 때문이었다. A씨의 아내는 2년 전 암에 걸렸고, 치료를 시작한 후 마음이 불안한 상황에서 친척에게 용하다는 무속인을 소개 받았다. A씨도 '아내가 건강해질 수만 있다면 당연히 해야지'라는 마음에 그 무속인을 함께 찾아갔다. 무속인을 방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에게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암이 완치에 가깝다는 진단을 받은 것. 무속인을 방문하기 전까지 "약이 잘 안 들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항암 치료를 몇 번 해야 할지 모르겠다" 등 부정적 소견을 들어왔던 아내는 부적의 효험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속신앙에 대한 신뢰가 점점 더 깊어지면서 아내는 사사건건 무속에 기대기 시작했다. 학업 성적이 떨어진 중학생 자녀를 위해 성적 올리는 부적을 써달라고 하고, 책상 위치가 문제라는 무속인의 말에 온 집안 가구 배치를 바꾸기도 했다. 보다 못한 A씨는 "병이 나은 건 부적도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치료를 잘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 이상 무속신앙에 기대지 말자"고 아내를 설득했다. 그러나 아내는 멈추지 않았고, 500~600만원을 내고 굿을 하는 등 무속신앙에 더 빠져들었다고 한다. 아내가 굿을 하기 위해 아이들 대학 등록금을 위해 모은 적금을 깨고, 돈이 모자라자 카드 대출까지 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A씨는 "사이비 종교나 다름없지 않냐"며 아내를 설득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변호사 "카드론까지 받아 굿, 가정경제 직격탄..이혼 사유 충분" 이에 양나래 변호사는 "남편이 무속신앙에 의지하는 게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무속신앙에 계속 빠져있다면 당연히 신뢰 관계를 해치는 행동"이라며 "심지어 카드론까지 받으며 가정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충분히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변호사는 무속인이 해준 굿이 효과가 없다고 해서 사기죄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 "무속인이 '당장 굿 안 하면 네 아들이 큰 병에 걸려 죽을 거다', '대대손손 신병이 내릴 거다' 등 해악을 고지하며 돈을 쓰게 만들었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6-13 08:40:58[파이낸셜뉴스] 안수민 작가의 웹툰 '견우와 선녀'는 한국 전통 무속신앙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현대적인 학원 로맨스를 성공적으로 결합시키며 연재 당시부터 수많은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네이버웹툰에서 2020년 2월 17일 첫선을 보인 후 2023년 1월 완결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은 탄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한국적 정서가 짙게 배인 독창적인 세계관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낮에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지만 밤에는 마을을 지키는 무당 '천지선녀'로 살아가는 비밀을 간직한 소녀, '박성아'가 있다. 그녀는 죽음이 임박한 사람을 '거꾸로 걷는 모습'으로 인지하는 특별하고도 오싹한 능력을 지녔다. 이 능력은 학교 최고 인기남이자 운명적으로 얽히게 되는 전학생 '배견우'와의 로맨스에 결정적인 시작점이자, 때로는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핵심 장치로 작용한다. 상대역인 '배견우'는 태어날 때부터 불운을 몰고 다녀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그야말로 '죽음의 운명'을 타고난 비운의 소년이다. 자신의 불행한 운명 때문에 타인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던 그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성아의 진심과 용기에 점차 변화하게 된다. 성아 역시 평범한 일상 뒤에 숨겨진 무당이라는 정체성과 그로 인한 사명감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견우를 향한 마음과 그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운명에 맞서 싸운다. 이처럼 두 사람은 서로의 깊은 상처와 비밀을 공유하고 보듬으며 위태로운 현실 속에서 애틋하고도 강렬한 첫사랑 구원 로맨스를 펼쳐나간다. '견우와 선녀'가 여타 학원 로맨스물과 차별화되며 특별한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바로 한국 전통 무속신앙의 적극적인 활용에 있다. 웹툰에서 흔히 접하기 어려운 귀신, 부적, 액막이 굿, 신내림과 같은 샤머니즘적 요소들이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로 등장하며, 10대들의 풋풋한 로맨스와 절묘하게 융합되어 신선하면서도 강렬한 재미를 선사한다. 때로는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오싹한 귀신의 등장과 긴박감 넘치는 퇴마 장면이 펼쳐지다가도, 주인공들의 순수하고 달달한 로맨틱한 순간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단짠단짠'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작품은 단순히 흥미 위주의 판타지를 넘어, 무당이라는 특수한 정체성으로 인해 겪게 되는 사회적 편견과 오해, 가족 내부의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 그리고 친구 관계에서의 갈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심도 있게 다룬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와 선과 악의 명확한 대결 구도를 통해 권선징악이라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폭넓은 독자층의 지지를 얻었다. 성아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신어머니와의 관계, 견우 주변을 맴도는 미스터리한 인물들, 그리고 다양한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빌런(악역)들은 극의 풍성함을 더하며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이러한 원작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견우와 선녀'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곧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총 12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는 오는 2025년 6월, tvN 월화드라마로 만날 수 있다. 위태로운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배견우' 역은 배우 추영우가,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지닌 '박성아' 역은 배우 조이현이 맡아 원작 캐릭터들의 섬세한 감정선과 애틋한 로맨스를 스크린에 그려낼 예정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5-05-16 15:29:56계룡산(鷄龍山)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한국의 명산이다. 대전시 서쪽에 인접해 있다. 전형적인 중생대(1억6000만~1억년 전) 대보 화강암 산지로 관악산, 월출산 등과 같이 웅장한 산봉을 자랑한다. 높이는 845m에 불과하나 평지에 갑자기 솟아 있는 형상이다. 그러한 신비감과 경외감으로 오랫동안 민속신앙의 중심지 역할을 해오고 있다. 계룡산은 개인적인 민속신앙과 함께 음택의 풍수지리를 업으로 하는 이들이나 풍수지리학 연구자에게 좋은 지역 자료가 되어 왔다. 닭(鷄) 벼슬은 출세를 상징하며, 아침을 깨우는 닭울음 소리도 좋은 징조로 본다. 특히 갑사구곡(甲寺九谷)의 금계암은 금계포란(金鷄抱卵·금닭이 알을 품은 형국)의 대표로 여긴다. 계룡산 인근에는 닭이름 지명이 많다. 금계암 외에도 공주 이인면의 계란봉, 청양 청남면의 닭밭골(鷄田谷), 공주 계봉산·금계산, 계룡면 완산천의 닭머리마을, 공주의 달걀봉 등이 있다. 그리고 대전의 계산동(鷄山洞)과 공주의 계탄·계현 등 지명이 다수 보인다. 대전시 동쪽에 있는 계족산(鷄足山)은 닭의 발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근래에 맨발걷기 산릉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계룡산은 화강암 산지로 경사가 급하고 토양층 발달이 미약해 식생의 성장에 불리하다. 강우 시에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물이 불어서 급류를 형성하지만 평소에는 유량이 적은 지형적 조건 때문에 계곡 하단부에 많은 저수지를 축조해 농수로 이용해왔다. 기반암 노출로 돌출한 암릉이 많고 수직절리에 의한 탑형의 바위들이 잘 발달하고 있다. 깊은 골짜기를 만드니 산릉과 계곡이 깊은 대조를 이룬다. 풍수적으로 전형적인 산태극수태극(山太極水太極)이다. 오랜 풍화의 편마암 지역에 화강암이 관입한 석산은 가시적, 심리적 경외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계룡산이라는 지명은 산체의 특징이 북쪽으로 천황봉과 쌀개봉을 이은 능선이 닭의 벼슬을 닮았고, 전체적으로는 용이 굼실거리는 모습에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혹은 조선 초기 무학대사가 이곳의 풍수가 금계포란형과 비룡승천형을 동시에 갖는다 하여 계(鷄)와 용(龍)을 따서 지었다는 설도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많이 보는 닭과 상상의 동물인 용이 함께하는 특이한 이름이다. 아침 닭의 신선함과 낮 동안에 크게 용틀임하는 기상의 결합이라 하겠다. 이중환(1690~1756)의 '택리지(擇里志)' 복거총론(卜居總論) 산수(山水)편을 보면 진잠(鎭岑)의 계룡산을 개성의 오관산, 한양의 삼각산, 문화의 구월산과 함께 "수려한 석산으로 물이 맑으며, 강이나 바다가 모이는 터로서 큰 힘을 쓸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이들은 모두 역대 도읍지에 위치하거나 가까이에 있다. 이중환은 이들 네 산을 비교하면서 계룡산을 설명하기를 "웅장함은 오관산만 못하고 수려함은 삼각산만 못하다. 안수(명당이나 마을 앞쪽으로 흘러나가는 물줄기)가 적고 다만 금강 한 줄기가 산을 둘러 돌았을 뿐이다. 계룡산 남쪽 골은 한양과 개성에 견주어서 기세가 떨어진다. 판국 안에 평지가 적고 동남쪽이 널따랗게 트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내맥이 멀고 골이 깊어 정기를 함축하였다. 서북쪽에 있는 용연은 매우 깊고 또 크다"고 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계룡산은 통일신라시대에도 국가의 안위를 위하여 제사를 지내는 삼산오악(三山五嶽) 중의 하나로 지정되었고, 백제시대에는 불교의 성지로 부각되었다. 조선시대의 풍수지리설, 도참설(圖讖說) 등은 계룡산의 오랜 산악신앙의 역사와 더불어 지리산, 태백산, 마니산, 구월산 등 국내 어느 유명 산지보다 더한 신앙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곳의 갑사, 동학사, 신원사는 계룡산 불교 신앙의 3대 축을 이루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계룡은 서악 명산에 들어 제사를 지내고 조선시대 묘향산의 상악단, 지리산의 하악단과 함께 계룡은 중악단으로 지정되어 제사를 지냈다. 중악단은 계룡산의 역사 유적으로 남아 있다. 그외 영규대사 묘, 신원사 5층석탑, 동학사 남매탑(오뉘탑) 등이 있다. 계룡산은 풍수적으로 길지로 인식되고 '정감록(鄭鑑錄)'에는 800년 도읍지(新都安)로 기록되고 있다. 조선왕조 초기 무학대사가 주장하여 이곳을 도읍지로 정하고 신도(新都) 공사를 시작했다가 그만둔 사실이 있다. 그 후로도 많은 도참서들의 설명이 가미되어 신비의 산, 영험이 많은 산으로 최근까지도 개인적인 신앙의 장소, 신흥종교의 메카로 일컬어져 왔다. 동부의 신도안은 1975년 종교정화사업과 1983년 3군 본부 이전사업 등으로 신흥종교는 모두 철수되고 군 본부 계룡대가 들어오면서 계룡시가 들어섰다. 국가 주요 기능의 일부가 신도안에 들어온 셈이다. 또한 계룡산에 인접하여 동향으로 국립현충원이 있고, 정부 제3청사도 있다. 신도안은 대한민국 군사 중심 도시가 되었다. 도안(都安)의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계룡산은 금강 남쪽에 자리 잡은 하나의 산체로서 최고봉 천황봉(845m)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쌀개봉(828m), 관음봉(816m), 삼불봉(775m), 수정봉(662m), 신선봉(642m), 장군봉(500m)으로 이어지고 동쪽으로는 천왕봉(605m), 황적봉(664m), 관암봉(526m)으로, 남쪽으로는 향적산(574m), 국사봉(436m)으로 이어진다. 계룡산의 산줄기들은 그 형태가 다섯 손가락을 펼친 형국이고, 이들 손가락 같은 산줄기 사이로 여러 지류들이 용수천, 두계천, 노성천 등의 큰 지류들로 모여서 금강으로 유입된다. 다섯 손가락 모양의 산릉선에 그 손가락 사이로 여러 물줄기들이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 전형적인 산태극수태극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계룡산 형상은 당연히 종교와 무속의 대상이 되었다. 191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신도안에는 여러 종교계들이 모여 종교촌이 형성되었다. 무속의 대상으로서 굿을 벌이는 가장 영험한 곳으로는 삼불봉과 금룡암 계곡이 꼽힌다. 계룡산의 숫용추와 암용추는 특히 영험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신도안은 군사시설 설치와 국립공원 정화사업으로 무속과 종교 행위가 근절되기 전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계룡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신앙과 영험의 명산으로 남아 있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2025-04-21 18:12:37계룡산(鷄龍山)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한국의 명산이다. 대전시 서쪽에 인접해 있다. 전형적인 중생대(1억6000~1억년) 대보 화강암 산지로 관악산, 월출산 등과 같이 웅장한 산봉을 자랑한다. 높이는 845m에 불과하나 평지에 갑자기 솟아 있는 형상이다. 그러한 신비감과 경외감으로 오랫동안 민속신앙의 중심지 역할을 해오고 있다. 계룡산은 개인적인 민속 신앙과 함께 음택의 풍수지리를 업으로 하는 이들이나 풍수지리학 연구자에게 좋은 지역 자료가 되어왔다. 닭(鷄) 벼슬은 출세를 상징하며, 아침을 깨우는 닭울음 소리도 좋은 징조로 본다. 특히 갑사구곡(甲寺九谷)의 금계암은 금계포란(金鷄抱卵, 금닭이 알을 품은 형국)의 대표로 여긴다. 계룡산 인근에는 닭이름 지명이 많다. 금계암 외에도 공주 이인면의 계란봉, 청양 청남면의 닭밭골(鷄田谷), 공주 계봉산·금계산, 계룡면 완산천의 닭머리마을, 공주의 달걀봉 등이 있다. 그리고 대전의 계산동(鷄山洞)과 공주의 계탄·계현 등 지명이 다수 보인다. 대전시 동쪽에 있는 계족산(鷄足山)은 닭의 발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근래에 맨발걷기 산릉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계룡산은 화강암 산지로 경사가 급하고 토양층의 발달이 미약해 식생의 성장에 불리하다. 강우 시에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물이 불어서 급류를 형성하지만 평소에는 유량이 적은 지형적 조건 때문에 계곡 하단부에 많은 저수지를 축조해 농수로 이용해왔다. 기반암 노출로 돌출한 암릉이 많고 수직절리에 의한 탑형의 바위들이 잘 발달하고 있다. 깊은 골짜기를 만드니 산릉과 계곡이 깊은 대조를 이룬다. 풍수적으로 전형적인 산태극수태극(山太極水太極)이다. 오랜 풍화의 편마암 지역에 화강암이 관입한 석산은 가시적, 심리적 경외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계룡산이라는 지명은 전체 산체의 특징이 북쪽으로 천황봉과 쌀개봉을 이은 능선이 닭의 벼슬을 닮았고, 전체적인 모습은 용이 굼실거리는 모습에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혹은 조선 초기 무학대사가 이곳의 풍수가 금계포란형과 비룡승천형을 동시에 갖는다 하여 계(鷄)와 용(龍)을 따서 지었다는 설도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많은 보는 닭과 상상의 동물인 용이 함께하는 특이한 이름이다. 아침 닭의 신선함과 낮 동안에 크게 용트림하는 기상의 결합이라 하겠다. 이중환(1690~1756)의 '택리지(擇里志)' 복거총론(卜居總論) 산수(山水)편을 보면 진잠(鎭岑)의 계룡산을 개성의 오관산, 한양의 삼각산, 문화의 구월산과 함께 “수려한 석산으로 물이 맑으며, 강이나 바다가 모이는 터로서 큰 힘을 쓸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이들은 모두 역대 도읍지에 위치하거나 가까이에 있다. 이중환은 이들 네 산을 비교하면서 계룡산을 설명하기를 “웅장함은 오관산만 못하고 수려함은 삼각산만 못하다. 안수(명당이나 마을 앞쪽으로 흘러나가는 물줄기)가 적고 다만 금강 한 줄기가 산을 둘러 돌았을 뿐이다. 계룡산 남쪽 골은 한양과 개성에 견주어서 기세가 떨어진다. 판국 안에 평지가 적고 동남쪽이 널따랗게 트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내맥이 멀고 골이 깊어 정기를 함축하였다. 서북쪽에 있는 용연은 매우 깊고 또 크다”고 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계룡산은 통일신라시대에도 국가의 안위를 위하여 제사를 지내는 삼산오악(三山五嶽) 중의 하나로 지정되었고, 백제시대에는 불교의 성지로 부각되었다. 조선시대의 풍수지리설, 도참설(圖讖說) 등은 계룡산의 오랜 산악신앙의 역사와 더불어 지리산, 태백산, 마니산, 구월산 등 국내 어느 유명 산지보다 더한 신앙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곳의 갑사, 동학사, 신원사는 계룡산 불교 신앙의 3대 축을 이루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계룡은 서악 명산에 들어 제사를 지내고, 조선시대 묘향산의 상악단, 지리산의 하악단과 함께 계룡은 중악단으로 지정되어 제사를 지냈다. 중악단은 계룡산의 역사 유적으로 남아 있다. 그외 영규대사 묘, 신원사 5층석탑, 동학사 남매탑(오늬탑) 등이 있다. 계룡산은 풍수적으로 길지로 인식되고 '정감록(鄭鑑錄)'에는 800년 도읍지(新都安)로 기록되고 있다. 조선왕조 초기 무학대사가 주장하여 이곳을 도읍지로 정하고 신도(新都) 공사를 시작했다가 그만둔 사실이 있다. 그 후로도 많은 도참서들의 설명이 가미되어, 신비의 산, 영험이 많은 산으로 최근까지도 개인적인 신앙의 장소, 신흥 종교의 메카로 일컬어져 왔다. 동부의 신도안은 1975년 종교정화사업과 1983년 3군 본부 이전 사업 등으로 신흥 종교는 모두 철수되고 군 본부 계룡대가 들어서면서 계룡시가 들어섰다. 국가 주요 기능의 일부가 신도안에 들어온 셈이다. 또한 계룡산에 인접하여 동향으로 국립현충원이 들어서 있다. 정부 제3청사도 들어와 있다. 신도안은 대한민국 군사 중심 도시가 되었다. 도안(都安)의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계룡산은 금강 남쪽에 자리 잡은 하나의 산체로서 최고봉 천황봉(845m)를 중심으로 북쪽으로 쌀개봉(828m), 관음봉(816m), 삼불봉(775m), 수정봉(662m), 신선봉(642m), 장군봉(500m)으로 이어지고, 동쪽으로는 천왕봉(605m), 황적봉(664m), 관암봉(526m)으로, 남쪽으로는 향적산(574m), 국사봉(436m)으로 이어진다. 계룡산의 산줄기들은 그 형태가 다섯 손가락을 펼친 형국이고, 이들 손가락 같은 산줄기 사이로 여러 지류들이 모여서 용수천, 두계천, 노성천 등의 큰 지류들이 금강으로 유입된다. 다섯 손가락 모양의 산릉선에 그 손가락 사이로 여러 물줄기들이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 전형적인 산태극수태극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계룡산 형상은 당연히 종교와 무속의 대상이 되었다. 191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신도안에는 여러 종교계들이 모여 종교촌이 형성되었다. 무속의 대상으로서 굿을 벌이는 가장 영험한 곳으로는 삼불봉과 금룡암 계곡이 꼽힌다. 계룡산의 숫용추와 암용추는 특히 영험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신도안 군사시설 설치와 국립공원 정화 사업으로 무속과 종교 행위가 근절되기 전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계룡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신앙과 영험의 명산으로 남아 있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4-15 17:16:25[파이낸셜뉴스] "노상원씨(전 국군 정보사령관)가 무당을 약 30번이나 만나서 내린 결론이 계엄이라고 합니다. 무속신앙에 빠지면 현실을 무시하고 올바른 판단력이 없습니다. 한국교회가 무속신앙과 영적 전쟁을 할 필요가 생긴 것입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한국 사회와 정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마약·무속 등 다양한 중독 예방을 위한 사역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 목사 "무속신앙과의 영적전쟁 할때 됐다" 큰 울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11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에 있는 무속의 영향은 아주 심각하다"며 "기독교계에서는 무속 신앙과의 영적 전쟁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각종 '중독'이라고 판단했다. 마약·온라인·알코올 중독은 물론, 무속신앙에 지나치게 빠진 것도 심각한 중독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강경한 정치적 주장을 종교계 인물이 펼치는 것에 대해서도 "극단으로 가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며 "계엄 사태 때 핵심 인물(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 중 한 사람의 예를 보듯이 무속신앙에 빠지면 현실을 무시하고 올바른 판단력이 없어진다. 무속은 미래를 보지 못하고 어두운 길로 이끈다"고 지적했다. "극단 주의 우려해야.. 국민 대통합이 우리의 숙제" 강조 종교계 출신 인물이 정치 활동을 하며 강경한 주장을 펼치는 것에 관해서는 "성경에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고 했다. 극단으로 가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과 분열에 대해 "국민 대통합이 우리에게 가장 큰 숙제이고 문제 해결의 길"이라고 언급했다. 이 목사는 "우리나라의 망국병이 편 가르기라고 하는 병"이라며 "정권이 바뀌든지 어떻게 되든 간에 양극화된 이 사회를 어떻게 통합할지가 숙제다. 그 숙제를 해결하는 데 기독교계나 종교계가 한 마음 돼 같이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일각에서 이를 부정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는 법치주의"라며 "어떤 결정이 나든 '악법도 법'이라는 말이 있듯이 법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정치적 분열 양상과 무속신앙 중독이 최근 교회 안에서도 나타나는 것에 경계했다. 그는 "종교는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지, 극단으로 흐르면 안 된다"며 "그나마 올해 부활절은 의미가 깊은데, 교단 99% 이상이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예배가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그릇된 무속신앙과 영적 전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죽하면 기독교인 중에 30%가 점집에 가봤다는 통계가 있다는데, 일단 이 30%만이라도 점집에 가지 않도록 만들어도 유의미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향후 마약 중독 예방을 위해 다른 유관 기관과 협력해 사회적인 안전망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이 목사는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아들의 마약 중독 문제를 계기로 재활시설을 만들고 있다"며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이 시설에 금전 및 인력을 전적으로 지원할 것인데, 일단 힘을 한군데 집중해서 재활에 성공한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출생 극복에도 교회가 앞장 이밖에 심각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지원과 다문화 가족 지원도 지속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앞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 지난 2012~2024년 신도들에게 총 61억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고, 한부모 가족복지시설에 유모차 120대를 지원한 바 있다. 이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미 신도가 첫째 아이를 낳으면 200만원을 지급하고, 둘째 아이는 300만원, 셋째 아이는 500만원, 넷째 아이부터는 1000만원 등을 지급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난임 부부를 위한 지원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끝으로 기자간담회에서 "성경에서는 극단으로 치우치지 말라고 했다"며 "교회는 단순한 예배의 공간이 아니라, 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돌보는 사회적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3-11 16:18:13[파이낸셜뉴스] 사주를 맹신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큰일이 날 뻔한 며느리의 사연이 전해졌다. 무속인이 정해준 날짜에 아이를 낳아야 한다며 양수가 터졌는데도 병원에 가지 못하게 했다는 아찔한 사연이다. 지난 24일 결혼과 임신, 육아 관련 사연을 제보 받아 올리는 '한나툰' 인스타그램에는 “양수 터졌는데 애 못 낳게 하던 충격 시어머니”라는 내용의 웹툰이 올라왔다. 웹툰에 사연을 제보한 A씨는 결혼 전부터 사주팔자에 집착하던 시어머니가 임신 사실을 알자 무속인에게 출산일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결국 시어머니의 뜻에 따라 무속인이 정한 날짜에 제왕절개 시술을 받기로 했으나, 수술 일주일 전 갑작스레 양수가 터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문제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출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점이다. 시어머니는 “절대 안 된다, 아기를 위해 일주일만 더 버텨라”라며 집의 문을 걸어 잠그고 병원에 가지 못하게 막았다. A씨는 시어머니를 뿌리치려다 배에 힘을 주면서 심한 배 뭉침과 진통에 고통을 겪어야 했다. 겨우 시어머니를 밀어내고 밖으로 나가자 들어오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던 남편이 "제발 좀 그만 좀 하라, 평생 참고 엄마 말 들었는데 내 아내랑 아이한테까지 이럴 거냐"라며 울부짖었다고 한다. A씨는 겨우 병원으로 가게 됐지만 시간이 너무 지체돼 어지럼증과 구토 및 심한 진통을 겪어야 했고, 결국 응급 제왕을 하게 됐다. 다행히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A씨는 집에서 혼자 지내는 것도 힘들어질 정도로 큰 정신적 충격과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한다. 얼마 후 시어머니가 시아버지와 함께 와 사과했지만, "아이가 평생 사주 때문에 후회할까 봐 그랬다. 진심으로 내 손주를 위한 거였다"라고 변명을 늘어놓는 모습에 A씨 부부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대처하기로 결정했다. 3년 넘게 시댁에 가지 않고 둘째 출산도 시아버지에게만 알렸다는 A씨는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아찔하다”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A씨는 "아이가 아프거나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시어머니는 분명 사주 탓을 하실 것“이라며 ”완전히 변하시기 전엔 다시 뵙기 어려울 것 같다“라는 뜻을 전했다. 실제로 A씨는 여전히 시어머니를 차단 중이라고 한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도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무속신앙을 엄청나게 신뢰하는 분이신 것 같다", "시어머니랑 인연 끊고 살아야지 방법이 없다", "애한테 무슨 일만 생겨도 사주 탓을 하면서 트집 엄청 잡을 것"이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2-26 20:52:35[파이낸셜뉴스] 프랑스 유력 일간 르몽드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개입된 무속인에 대해 집중 조명하며 한국의 샤머니즘을 소개했다. 르몽드는 14일(현지시간) 12·3 비상계엄을 ‘실패한 쿠데타’로 평가하면서 “한국의 윤 대통령과 그 부인이 무속인들에게 조언 구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는 과정에 무속인들이 개입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민간인 신분으로 비상계엄을 사전에 모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과 직원 체포 등을 지시한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르몽드는 “‘안산 보살’이라는 이름으로 무속인으로 활동한 노씨는 후임 정보사령관에게 연락받고 윤 대통령의 계엄에 가담했으며, 자신의 무속적 인맥을 활용해 작전의 성공을 보장했다”고 했다. 특히 무속인으로 활동하면서도 다른 무속인에게 조언을 구한 점을 흥미롭게 봤다. 노 전 사령관은 2022년 점집을 찾기 시작해 2023년부터 나랏일에 대한 점을 보기 시작했다. 계엄을 앞두고서는 무속인 ‘비단아씨’를 통해 군의 잠재적 배신자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르몽드는 코바나컨텐츠의 고문을 맡고 2022년 대선 당시 윤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약했던 무속인 ‘건진 법사’ 전성배 씨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그에 대해 “오랫동안 김건희 여사와 그의 문화 이벤트 회사인 코바나컨텐츠에 조언해왔다”며 윤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를 설득한 인물로도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무속인 ‘천공’을 두고는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그가 “우리는 열흘에 한 번 정도 만난다”고 자랑했다며 이 때문에 대통령의 ‘멘토’라고 불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손바닥에 임금을 뜻하는 ‘왕’(王)이라는 글자를 적고 다니고,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로 옮기기로 한 것도 천공의 조언 때문이라는 시선이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르몽드는 계엄의 큰 축을 담당한 무속에 대해 “한국의 샤머니즘으로 불교와 유교, 도교 이전부터 존재한 고대 신앙”이라며 “한국 정부는 약 30만~40만명의 무속인이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1200만 관객을 불러들인 점을 상기하기도 했다. 르몽드는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베팅이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한 바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2-16 10:37:48[파이낸셜뉴스] “정말 당신은 미친년이야.” 정신의학과 전공의 수녀 미카엘라(전여빈)가 오직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행동파 유니아(송혜교) 수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오컬트 무비 ‘검은 수녀들’에서 송혜교가 권위와 악에 도전하는 거침없는 수녀로 변신했다. 20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검은 수녀들’은 2015년 개봉한 장재현 감독 ‘검은 사제들’의 스핀 오프.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더 글로리’에서 복수의 화신을 연기했던 송혜교는 이번에는 여전사처럼 용감한 수녀로 변신했다. 그는 스승의 부름을 받고, 구마의식이 벌어지는 으슥한 장소로 성수가 든 벌크통을 들고 거침없이 걸어간다. 라틴어로 저주를 퍼붓는 악령을 향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며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쿨하게 응수할 뿐 아니라 애연가로 거사를 앞두고 담배를 피우며 결의를 다지기도 한다. 행동뿐 아니라 입도 거칠다. 카톨릭에서 구마 예식은 주교의 허가를 받아서 사제만이 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니아 수녀는 악령과 싸우기에 앞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카톨릭 내 위계질서에 맞서 구마 의식을 행하게 해달라고 허락을 구해야 할뿐만 아니라 구마 의식을 믿지 않은 바오로 신부(이진욱)과 맞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송혜교는 "짜증난다"며 속마음을 대놓고 털어놓고 때로는 "당신들의 방관은 곧 살인"이라며 돌직구도 서슴없이 날린다. 송혜교는 앞서 “오직 ‘유니아’ 수녀만 생각하고 3개월 동안 그 인물로 살았다”고 전한 바 있다. 또 "비흡연자라 촬영 들어가기 6개월 전부터 담배를 연습했다”며 캐릭터 준비 과정을 떠올렸다.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유니아 수녀처럼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수녀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는 수녀님으론 살순 없을 것 같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송혜교의 다양한 얼굴을 보는 재미..."클로즈업 샷 적극 활용" '검은 수녀들'은 배우의 디테일한 연기를 포착하기 위해 클로즈업 샷을 적극 활용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최찬민 촬영감독은 캐릭터의 감정과 드라마를 효과적으로 포착하기 위해 와이드 스크린 대신 1.66: 1의 비교적 좌우가 좁은 비율을 선택해 인물에 집중한 화면을 연출했다. 구마 의식이 펼쳐지는 후반 시퀀스에서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구마자와 부마자 간 밀도 있는 긴장감을 단계별로 표현하기 위해 고정 캠으로 시작해 핸드헬드 촬영으로 변화를 줬다. 음악은 ‘검은 사제들’의 연결과 확장에 집중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6000여개 파이프로 구성된 파이프 오르간의 연주를 활용하면서 새롭게 성당에서 녹음한 여성 합창단의 소리를 접목했다. 무속신앙부터 타로 카드 등 새로운 설정도 더했다. 부마자인 소년을 지키는 과정에서 벽에 부딪힌 유니아 수녀는 그를 살리겠다는 진심과 목표 하나로 무속인 효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효원의 굿은 ‘넋건지기굿’(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넋을 물속에서 건져 저승으로 보내주는 굿)에 영감을 받아 완성했다. 미카엘라 수녀가 사용하는 타로 카드는 그들에게 닥쳐오는 운명과 해결책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전여빈은 거침없는 유니아 신부에게 이끌려 그를 돕는 상처와 비밀이 있는 미카엘라 수녀로 분했다. '검은 사제들'에서 악귀 씐 소녀 박소담 역할은 신인 문우진이 열연했다. 마지막 '검은 사제들'의 강동원이 특별 출연한다. 메가폰은 영화 ‘해결사’(2010) ‘카운트’(2023)의 권혁재 감독이 잡았다. 그는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가 부딪히는 순간의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있다”며 “관객들에게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4일 개봉.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1-20 18:57:54[파이낸셜뉴스] 신내림 굿 비용을 뜯어내려 전 남편을 협박하다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여성과 이를 종용한 무속인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오창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와 40대 여성 무속인 B씨에게 각각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공범으로 함께 구속 기소된 A씨 딸 C씨와 범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혐의(강도치사)로 불구속 기소된 B씨 전 남편 50대 D씨에게 각각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A씨와 C씨는 지난 5월9일 경기 양주 소재의 한 주택에서 E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미성년자인 A씨 아들도 범행에 가담했는데, 촉법소년에 해당돼 입건되지 않았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E씨의 전처와 딸로,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사건 직전까지 무속 신앙에 빠져 있었으며 무속인 B씨 집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범행 전부터 심리적 지배 아래에 있는 E씨에게 신내림 굿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강요에 A씨와 자녀들도 E씨에게 굿 비용을 내놓으라고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6일간 수백회에 걸쳐 지속해서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혹한 집단 폭행에 결국 E씨는 방 안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A씨 등은 숨진 E씨를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 동기에 대해 E씨가 과거 자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가정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를 벌인 결과 모녀의 진술을 '거짓'으로 보고,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 입건했다. 검찰은 A씨와 B씨에 대해 "살인 범행을 주도하며 돈을 빼앗기 위해 피고인에게 성추행 누명을 씌우고, 현재까지도 범행을 반성하지 않은 점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구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C씨에 대해서는 "어머니(A씨), 무속인(B씨)와 함께 범행을 저질렀으나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으며, D씨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나 피해자를 협박하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들은 "범행은 인정하지만, 범행에 이르기 전까지 피해자와 함께 살며 이들 가족이 가정폭력 등 큰 고통 속에 살아왔다"며 "전후 사정을 아무리 살펴봐도 강도살인죄를 적용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고 자식과 감옥에 들어와 참담하다"며 "돈을 빼앗으려는 생각도 없었고, 빼앗은 것도 없었으며 딸에게만이라도 선처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C씨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주게 돼 할머니와 고모들에게 죄송하고 아빠한테도 죄송하다"며 "내가 아파서 어머니(A씨)가 나를 살리기 위해 무속에 빠진 것이 비극의 시작인 것 같다"고 울먹이며 재판장에 온 피해자의 유가족들에게 그동안 부치지 못한 편지를 읽었다. 한편 이들에 대한 선고는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1-20 09:2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