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최승한 기자】2025년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전국 각지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의 넋을 기리려는 국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제주항공 참사 나흘째인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운영이 시작된 이날 8시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공항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분향 대기 줄이 공항 청사 밖 400~500m까지 길게 이어지며 조문하는 데 1시간가량 소요되기도 했다. 학생들과 함께 추모객 대기 줄을 안내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밖에 계신 분만 1000~1500명 정도 되는 것 같다"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추모객들은 이번 참사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광주와 전남 지역민, 일출을 보러 왔다가 들른 전국 각지의 국민, 자원봉사 및 구호단체 관계자, 사고 수습 당국 관계자까지 다양했다. 추모객들은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직 너무 젊은데..."라는 탄식을 쏟아내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추모객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함께 참사를 당해 여러 개의 위패가 모여 있는 곳에선 한동안 멈춰 고개를 숙인 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한 추모객은 "전남에 일이 있어서 아내와 왔다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극이 있었다고 해서 분향소에 들렀다.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순천에서 온 한 추모객은 "직접적인 지인이나 관계는 없지만, 지역 주민으로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형제나 자녀 같은 마음이어서 왔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광주에서 온 또 다른 추모객은 "참사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무척 커서 가족과 함께 조문을 왔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선 절대 안 된다"라고 말했다. 분향을 끝낸 추모객들은 공항 청사 1층 대기석에 있는 손 편지를 쓰는 공간을 찾아 저마다 참사 희생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메모지에 적었다. 한 추모객은 "마지막 순간의 고통은 부디 잊으시고, 여행에서의 즐거운 기억만 가지고 편히 잠드시길 바랄게요. 편안함에 이르시길..."라고 적으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소속 세월호 유족 30명도 노란 패딩점퍼 차림으로 저마다 국화를 들고 분향소 앞에 섰다. 이들은 아침 일찍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새해맞이 희생자 상차림을 마친 후 가족 잃은 이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자 곧장 무안공항으로 왔다. 유족들도 전날에 이어 분향소를 찾아 갑자기 떠나버린 가족들의 넋을 달랬다. 한 유족은 "우리 딸 새해인데 떡국도 못 먹고, 진짜 어떡해"라고 흐느껴 안타까움과 슬픔을 더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사고 현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곳인 철조망 앞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객들은 술과 음식을 놓거나 하얀 국화꽃을 철조망에 꽂거나, 메모를 부착하며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사고 여객기 조종사의 형으로 추정되는 추모객이 쓴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라는 메모는 많은 추모객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무안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도 이날 오전 11시 현재 1600여명이 조문하는 등 3일간 7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차려진 광주합동분향소에도 이날 들어 오후 2시 현재 1700여명이 다녀가는 등 분향소 운영 3일 동안 모두 8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찾아 헌화·분향했다. 이 밖에 서울시청 본관 앞 정문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비롯해 대전시청 1층, 부산시청 1층, 경남도청 광장에, 충북도청 서관에 각각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습 당국에 따르면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이날 오후 모두 확인됐다. 희생자 중 11명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도됐다. 1명(서울)을 제외한 10명은 광주와 전남 지역 장례식장에 안치됐으며 이 가운데 5명의 유가족은 장례 절차에 돌입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최승한 기자
2025-01-01 14:45:43【 무안·서울=황태종·최승한·성석우 기자】 2025년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전국 각지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의 넋을 기리려는 국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제주항공 참사 나흘째인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운영이 시작된 이날 8시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공항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분향 대기 줄이 공항 청사 밖 400~500m까지 길게 이어지며 조문하는 데 1시간가량 소요되기도 했다. 학생들과 함께 추모객 대기 줄을 안내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밖에 계신 분만 1000~1500명 정도 되는 것 같다"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추모객들은 이번 참사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광주와 전남 지역민, 일출을 보러 왔다가 들른 전국 각지의 국민, 자원봉사 및 구호단체 관계자, 사고 수습 당국 관계자까지 다양했다. 추모객들은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직 너무 젊은데..."라는 탄식을 쏟아내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추모객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함께 참사를 당해 여러 개의 위패가 모여 있는 곳에선 한동안 멈춰 고개를 숙인 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한 추모객은 "전남에 일이 있어서 아내와 왔다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극이 있었다고 해서 분향소에 들렀다.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순천에서 온 한 추모객은 "직접적인 지인이나 관계는 없지만, 지역 주민으로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형제나 자녀 같은 마음이어서 왔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광주에서 온 또 다른 추모객은 "참사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무척 커서 가족과 함께 조문을 왔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선 절대 안 된다"라고 말했다. 분향을 끝낸 추모객들은 공항 청사 1층 대기석에 있는 손 편지를 쓰는 공간을 찾아 저마다 참사 희생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메모지에 적었다. 한 추모객은 "마지막 순간의 고통은 부디 잊으시고, 여행에서의 즐거운 기억만 가지고 편히 잠드시길 바랄게요. 편안함에 이르시길..."라고 적으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소속 세월호 유족 30명도 노란 패딩점퍼 차림으로 저마다 국화를 들고 분향소 앞에 섰다. 이들은 아침 일찍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새해맞이 희생자 상차림을 마친 후 가족 잃은 이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자 곧장 무안공항으로 왔다. 유족들도 전날에 이어 분향소를 찾아 갑자기 떠나버린 가족들의 넋을 달랬다. 한 유족은 "우리 딸 새해인데 떡국도 못 먹고, 진짜 어떡해"라고 흐느껴 안타까움과 슬픔을 더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사고 현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곳인 철조망 앞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객들은 술과 음식을 놓거나 하얀 국화꽃을 철조망에 꽂거나, 메모를 부착하며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사고 여객기 조종사의 형으로 추정되는 추모객이 쓴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라는 메모는 많은 추모객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무안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도 이날 오전 11시 현재 1600여명이 조문하는 등 3일간 7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차려진 광주합동분향소에도 이날 들어 오후 2시 현재 1700여명이 다녀가는 등 분향소 운영 3일 동안 모두 8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찾아 헌화·분향했다. 이 밖에 서울시청 본관 앞 정문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비롯해 대전시청 1층, 부산시청 1층, 경남도청 광장에, 충북도청 서관에 각각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습 당국에 따르면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이날 오후 모두 확인됐다. 희생자 중 11명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도됐다. 1명(서울)을 제외한 10명은 광주와 전남 지역 장례식장에 안치됐으며 이 가운데 5명의 유가족은 장례 절차에 돌입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파손된 비행기록장치(FDR)는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미국으로 보내 분석하기로 했다. hwangtae@fnnews.com
2025-01-01 19:03:07[파이낸셜뉴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3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 근무하는 이재인씨(28)는 시청 본관 앞에 설치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를 마치고 울먹이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안타까운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지만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어 힘들었다"며 "많은 시민이 함께 추모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시청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러 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헌화 공간 옆에 마련된 방문록에는 '이젠 편히 쉬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무위원 일동, 우원식 국회의장의 조문 화환도 줄지어 서 있었다. 분향이 시작된 오전 8시께부터 시민들은 국화꽃을 제단 위에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분향소를 찾은 인근 직장인들과 시민들은 헌화하기 전부터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참았다. 조용히 목례한 시민들은 조문 후에도 분향소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단상에는 희생자들의 위패 등 신원을 표시한 물품은 없었다.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분향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도섭씨(43)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라 뉴스만 보다가 분향소가 서울에도 마련된다고 해서 바로 찾아왔다"며 "하루빨리 책임 소재가 밝혀지고 희생자 가족들이 제대로 사과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치권에 쓴소리를 건네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한모씨(34)는 "합동분향소는 찾고 유족들이 있는 공항은 찾지 않는 일부 정치인들의 모습이 실망스럽다"면서 "힘들어하는 국민의 이야기를 더 들어주면 위로가 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더 안전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송파구 주민 오모씨(45)는 울먹이며 "희생자들의 사연을 뉴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접하다 보니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얼마나 힘들지 가늠이 안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각계각층 인사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정부는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사고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된다. 서울시는 내년 1월 4일 오후 10시께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12-31 15:52:07[파이낸셜뉴스]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인한 피해자와 유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 행렬에 유통업계도 동참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공항 대합실에서 지내는 유가족 등을 위한 핫팩과 방한복 같은 긴급 생활필수품 지원에 힘쓰는 한편, 내년 1월 4일까지 이어지는 국가애도 기간에 발맞춰 마케팅을 최소화하며 희생자 추모에 동참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합동분향소가 마련될 공항 대합실에서 사흘째 지내는 유가족과 현장 봉사자를 위한 기업과 기관들의 기부가 확산되고 있다. 쿠팡은 전라남도를 통해 이날 오전 무안공항에 핫팩, 마스크, 휴대용 칫솔과 치약 세트 등 1만여개의 생필품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등산복 브랜드 블랙야크의 사회복지법인 ‘블랙야크강태선나눔재단’은 블랙야크 헤비 다운 자켓 200벌을 전달했다. 재단은 “추운 날씨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긴급 의류 지원을 결정했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이디야’는 무안공항점 매장을 24시간 운영하며 커피를 비롯한 생수와 스낵류 등을 본사 차원에서 제공하고 있다. 또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를 취소하거나, 각종 마케팅 활동을 취소하며 애도에 동참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1월 4일까지 전국 모든 점포에서 신년 할인행사에 관한 외벽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마트, 롯데백화점, 쿠팡 등도 새해 정기세일을 최소화하거나 홍보를 축소할 방침이다. 고객 대상 홍보성 문자 마케팅도 중단한다. 홈쇼핑업계에서는 여행 상품 판매를 중지할 방침이다. 매년 연말 마지막 날 열린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도 이날 열리지 않는다. 롯데물산은 매년 수만 명이 몰리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카운트다운 행사를 취소하고, 모든 외관 조명을 소등한 채 상부 랜턴부만 백색 조명을 점등해 희생자를 추모하기로 했다. 서울 중구청 주관으로 신세계 백화점 본점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2025 카운트다운 쇼 라이트 나우’도 취소됐고, 롯데월드·에버랜드 등 테마파크의 모든 퍼레이즈와 길거리 공연도 중단된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12-31 10:36:04[파이낸셜뉴스] 30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전남 무안군 종합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이 시작된 오전 11시께 시민들은 조문록을 적고, 국화꽃을 명패 앞에 올려놓았다. 제단에는 추모객들이 헌화한 흰 국화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희생자들의 지인들은 검은색 상복을 입고 흰 장갑을 낀 채 줄을 설 때부터 연신 눈물을 닦으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조문 직전에 꼈던 흰 장갑을 벗어 눈물을 닦는 경우도 많았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지인을 추모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피해자의 친구인 20대 A씨는 "어제부터 친구 소식을 듣고 꿈꾸는 줄 알았다"면서 "방학을 맞아 얼굴을 보기로 했었는데 이런 식으로 다시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쉽게 목숨을 잃지 않는 안전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남일 같지 않다며 분향소를 찾은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오모씨(28)는 "지인이 희생당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파서 급하게 왔다"며 "더 많은 지인들과 함께 오지 못해 아쉽고, 모든 게 허망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조문객들은 슬픔을 참지 못했다. 이날 지인과 조문을 온 한 남성은 눈물을 참으려는 듯 하늘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구었다. 주변에서 등을 다독여주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50대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국화꽃을 받을 때부터 얼굴을 감싸 쥐며 울어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30초 넘게 명패를 바라보다가 조문을 마무리할 때쯤 가족의 부축을 받아 힘없이 걸어갔다. 정치권의 조문 행렬도 지속됐다. 이날 오전 11시35분께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당 관계자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2분 뒤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직자들과 함께 조문을 왔다. 오후 1시30분께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각각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합동분향소 한쪽 편에는 근조화환 30여개가 마련돼있었다. 제주항공이 보낸 조화를 포함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도 근조화환을 보냈다. 정부는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사고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될 방침이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12-30 13:58:19[파이낸셜뉴스 무안=최승한 기자] 비통의 공간에도 2025년 새해는 떠올랐다. 그러나 이곳에 머무르는 유가족과 추모객들에게 더 이상 시간의 흐름은 중요하지 않았다. 유가족은 좀 더 잘해주지 못했던 사고 전의 그 시절, 혹은 행복했던 한때에 머무르며 가슴을 쳤고, 추모객들은 피해자와 유족들이 여느 해와 다른 새해 첫날을 마주한 것에 함께 안타까워했다. 1일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영상 4℃의 제법 쌀쌀한 날씨였으나, 공항 밖까지 길게 줄을 선 시민들은 누구 한 명 불편을 호소하지 않았다. 공항 외부에만 오전 10시 기준 약 1000명으로 방문했고 이후에도 계속 증가해 정오 무렵에는 약 1500명이 찾아왔다. 추모객들은 공항 건물을 둘러쌀 정도였다. 공항 내부도 분향을 위해 모인 추모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영정사진과 위패가 놓인 단상 앞에서는 추모객들이 하나둘 국화를 올리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오후 1시께 조문객 대기 줄 가장 마지막에 선 오이묵(59) 씨는 "직접적인 연고는 없지만, 지역 주민으로서 순천에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곳에서도 분향소가 열리고 있으나, 사고 현장에 위치한 공항 분향소가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광주에서 온 A씨(40대) 역시 "연고자는 없지만 많은 희생이 발생한 사고 현장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희생자분들이 좋은 곳으로 가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경기 의정부에서 온 한 추모객은 "전남에 일이 있어 방문했다가 비극을 알게 되어 조문했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오전 8시부터 현장에서 조문객을 안내했다. 자원봉사자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대기 줄을 정리하며 추모객들을 맞이했다. 그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공휴일이라 더 많은 분들이 멀리서 찾아오신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문객의 수는 점점 증가했다. 공항 내부 분향소부터 공항 청사 앞 2번 출구, 주차장 입구에 이르는 200m가 넘는 구간에 조문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1500명이 넘는 시민들은 공항을 둘러싸며 추운 날씨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하며 차례를 기다렸다. 대기 중인 시민들을 위해 인근 편의점 점원은 핫팩을 나눠주기도 했다. 공항 내부 계단에는 시민들이 남긴 편지와 포스트잇 메시지들이 놓여 있었다. "잊지 않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메모들은 조문객들의 마음을 표현했다. 화해하지 못한 채 영원히 이별하게 된 것을 후회하는 친구 편지는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계단은 많은 조문객들이 오르내리다 멈춰 서면서 편지를 찬찬히 읽어보는 또 하나의 추모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조문을 마친 뒤 손 편지를 작성하거나 주변에서 제공되는 국화꽃을 들고 조용히 영정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무안공항 합동분향소는 오는 4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같은 날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세월호 유가족들도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기렸다. 무안국제공항 분향소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운영되고 있다. 무안종합스포츠파크의 분향소와 광주광역시 5·18민주광장에 차려진 광주합동분향소에도 이날 오전 기준 각각 1000명이 넘는 추모객들이 다녀갔다. 서울시청 앞, 대전시청, 부산시청 등 전국 각지의 분향소에서도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2025-01-01 15: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