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놓고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격 금지키로 한데 이어 시장 단속을 강화하고, 일본은 금수 조치에 대한 즉시 철폐를 요구하면서 감정은 격화되는 상황이다. 일본이 중국의 조치에 유사한 대응책을 내놓을 경우 무역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필요한 방지 조치 취할 권리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어제 일본·중국 양국 전문가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서로 토론하게 하자고 한 제의를 (받아들일지) 고려할 것인가'라고 일본 기자가 묻자, “내가 강조하려는 것은, 일본의 극단적으로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잘못된 행위에 대해 중국과 다른 이해관계자들은 정당하고 합리적으로 필요한 방지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는 점”이라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방류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며 “일본은 즉시 전 세계에 핵 오염 위험을 전가한 이기적인 행위를 고쳐야 하고, 후쿠시마의 물이 ‘일본의 수치’가 되게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전날 오후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데 대해 “외교 경로로 즉시 철폐해 달라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논의할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각 지역에서 모니터링 강도를 높여 식품 생산·경영자가 식품 안전 관련 법률과 수입 식품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감독하기로 했다. 중국중앙TV(CCTV)는 “식품 생산·경영자는 원산지가 일본인 수산물(식용 수중 동물 포함) 가공식품의 구매·사용과 음식 제조, 온라인을 포함한 판매가 엄격히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시중의 수입 수산물 식품을 대상으로 한 식품 안전 표본 검사를 강화하고, 관련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엄격하게 조사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CCTV는 전했다. 일본이 "직접 가공해 EU 수출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일본 장관들은 일제히 금수 조치 철폐를 요구했다. 교도통신과 현지 방송 NHK 등에 따르면 원전 담당 장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료회의 뒤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부의 결정은 우리나라(일본)가 결코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고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근거 없는 규제 등의 즉시 철폐를 정부가 하나가 돼 강력히 (중국에)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높은 투명성을 갖고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정중히 설명하고 이해가 깊어지도록 노력해 왔다”며 “(중국에)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대응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일본에서 수출한 생선을 중국에서 가공해 유럽연합(EU) 등에 수출하는 형태도 있다. 앞으로 일본 국내에서 가공해 직접 EU 등의 시장에 수출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무역 보복은 아니지만, EU 시장을 놓고 일본이 중국과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는 일종의 경고로도 해석 가능하다. 스즈키 재무상은 “중국과 홍콩이 합해 일본산 수산물을 1500억엔(약 1조3600억원) 수입해 일본 관계자에게 영향이 크다며 어떤 구제 조처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무라 데쓰로 농림수산상은 또한 “(중국) 규제의 영향을 주시하면서 상황에 따라 국내 소비 확대나 국내 생산 유지, 새 수출처 개척 등 대응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힘을 보탰다. 그러나 중국은 오히려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왕원빈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 결정의 정당성과 합법성, 핵 오염수 정화 장치의 장기적 신뢰성, 핵 오염수 관련 데이터의 진실성과 정확성, 해양 방류가 해양 환경과 인체 건강에 미치는 무해성, 모니터링 프로그램의 완전성과 타당성, 이해 당사자와의 충분한 협의 등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8-25 17:55:31[파이낸셜뉴스] SK증권이 LS일렉트릭이 2·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9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13일 SK증권 나민식 연구원은 "LS일렉트릭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대비 30.6% 높은 950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매출액과 연관성이 높은 소형 변압기 수출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내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LS일렉트릭의 5월 소형 변압기 수출금액은 3000만 달러(+124% YoY), 수출단가는 t당 2891달러로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나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미국내 2차전지, 반도체, 자동차 공장이 신설되면서 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배전반)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면서 "경쟁사인 Schneider Electric, Eaton은 생산차질 때문에 리드 타임이 증가하면 서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나 연구원은 "미국내 전력기기 상장사들은 52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IIJA 법안 이후 촉발된 노후 그리드 교체수요, 신재생에너지 증가로 인한 송배전망 용량 확대, 리쇼어링으로 미국내 대규모 공장증설 덕분에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3-06-13 08:19:56[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경제가 위태롭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코로나19 영향으로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자재 값 상승으로 세계 각국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대두되고 경기 둔화 조짐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또 시중에 풀린 대규모 유동성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를 늘리면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은 단기간에 급부상했다. 과거 인터넷 버블 때처럼 시장 붕괴의 가능성은 낮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미래는 불투명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실행 시점에 주목하는 한편 국내 가계부채, 부동산 버블 붕괴, 위험자산 투기 실정에 대한 노련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미재무학회(KAFA) 전 회장인 정기호 뉴욕주립대 석좌교수, 강준구 난양공대 석좌교수, 그리고 박정철 사우스플로리다대 석좌교수에게 현 한국과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 및 개선 방향을 물었다. ―인플레이션,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정기호 교수=지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해 5.4% 상승해 2008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을 보였다. 전례 없는 운송 문제, 자재 부족, 높은 상품 가격 및 임금 인상이 결합해 생산자 비용을 급격히 증가시킨 결과다. 다수 생산자들은 이 같은 비용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했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포함한 많은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넘어서는 인플레이션이 초래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3500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미국 수입업자들은 이러한 부과금 비용 충당을 위해 지금까지 1060억달러 가량을 지불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19%로 2018년 무역 전쟁 시작 전보다 6배 이상 높아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중 무역 정책에 대한 포괄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지만 무역 협상 재개나 징벌적 관세 해제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급망 문제가 악화돼 운동화, 가구,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품 가격이 뛰고 있다. 이에 문제 해결 주체인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압력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무역협회는 지난주 미국 무역대표부에 서한을 보내 관세 면제를 요청했고, 주요 4개 제조 협회는 관세 철폐가 즉각적 구제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준구 교수=전 세계적으로 상당 규모의 통화량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과잉 유동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준이 어떻게 통화정책을 운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결정에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세계 무역, 문화, 경제, 정치 등 여러 방면에서 끊임없는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대결로 인한 불확실성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철 교수=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경제 부문들이 주목할 만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제 재개로 인해 수요는 증가 추세지만 최근 에너지 가격 폭등과 공급망 차질로 인해 인플레이션 조짐과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시작하는 연말 대목, 물류대란까지 예상돼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 될 경우 원자재 공급 차질이 더욱 심화되고, 이는 더딘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미 경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주요 쟁점은. ▲정 교수=CME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내년 12월까지 한 차례 이상 금리를 높일 확률은 지난 주 85%로 전주( 71%)보다 올랐다. 다수 전문가들이 최소 0.25%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첫 6개월 동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강 교수=미 연준의 금리 인상,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시화 시점 및 규모에 주목해야 한다. 델타 변이 확산, 신종 코로나19 예방과 치료제 개발 및 보급 정도, 글로벌 투자자의 위험 회피 현상 등도 눈 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국내에선 향후 대선 결과와 차기 대통령의 대미, 대중 외교 정책 기조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박 교수=이번 테이퍼링은 지난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의 갑작스런 선언으로 초래된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발생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연준이 이미 시장에 단계적 실행을 시사해왔기 때문에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다만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자본 유출 및 부채위기는 예의주시해야 한다. 미 연준 위원들은 2022년, 2023년, 2024년 금리(중간값)로 각각 0.3%, 1.0%, 1.8%을 제시했다. 올 초 80 후반까지 떨어졌던 달러인덱스가 90 중반까지 올라왔듯 달러화 강세도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통화가치가 크게 낮아지거나 금융구조가 취약한 나라와 교역을 하는 기업의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는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어떤 전략을 갖춰야 할까. ▲강 교수=미 연준이 과거에 비해 모든 금융정책 수단을 동원해 경기 침체를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이에 단기적으로 침체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가 심화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 급등이 가속화 되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뿐 아니라 한국 정부도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금융, 재정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박 교수=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6%로 제시했다. 7월 보고서에서 밝힌 7%보다 1%포인트 하향 조정한 셈이다. 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예측도 여러 기관 및 연구에서 나오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마저 거론되는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경기부양책으로 수조 달러 규모 인프라 예산과 사회복지 지출 법안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항만 노조 지도부와 만나는 등 공급망 차질과 물류대란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 전략을 세워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급등했다.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정 교수=올해 미국 주택 시장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개선되는 경제와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매 절정기가 다가오면서 주거용 주택 붐이 일고 있다. 반면 주택 공급은 건물 가격 상승 등 기타 요인으로 인해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낮은 모기지 이자율이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가능성과 함께 특히 저밀도 교외 지역의 주택 수요 증가를 부추겼다. 모기지 이자율 상승은 주택가격을 낮출 수 있다. 다만 주택가격의 하락폭은 지난 부동산 버블 때보다는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 시장의 경우 버핏지표(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는 역사적 평균보다 69% 높다. 인터넷 버블 때와 유사한 수준인데, 당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평균 6%였다. 지금은 거의 1%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현재 채권 투자 시 수익이 너무 적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낮은 이자율은 더 위험한 자산에서 수익을 추구하도록 강요해 주식 시장을 끌어 올렸다. 시장이 2000년처럼 빠르게 붕괴할 여지는 적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 교수=버블의 정도는 붕괴될 때까지 예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과거의 증시, 부동산 가격 등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위험자산 가격에 버블이 상당히 형성돼 있다고 판단한다. ▲박 교수=전 세계에 유동성이 크게 늘면서 주식, 부동산뿐 아니라 암호화폐 등도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자산시장 과열 현상은 저금리와 시중 유동성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이미 100%를 초과했고 증가 속도도 매우 빠르다. 따라서 글로벌 금리 상승 시 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한국 부동산 가격 폭등에 국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바로잡을 해법이 있을까. ▲정 교수=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무주택자와 저소득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시장을 활성화 시킬 제도가 필요하다. ▲강 교수=부동산 가격 폭등의 가장 큰 문제는 빈부 격차를 늘리고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켜 국민들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점이다. 인구가 집중되는 지역에 양질의 주택과 임대 아파트를 공급해 부동산 시장의 수요 공급 불일치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박 교수=장기적인 계획과 단기적 해결 방법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량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투기수요 억제가 시급하다. 공급 측면에서는 실제 매물량을 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수단이 활용돼야 한다. 부동산세 관련해서는 거래세와 보유세의 균형이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보유세 실효세율은 낮고, 거래세 비중은 높은 편이다. 소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부추길 가능성이 커 강남 등 인기 지역의 가격상승을 유도한다. 기존 주택 소유자의 보유세 부과를 유예하고, 차후 매도에서 발생하는 양도차익에서 세금을 징수하는 방법을 고민해볼 수 있다.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에 대한 투자에도 규제가 필요하다. 외국인 매수 비율은 전체 거래량의 1% 이내지만 수도권 및 인기 지역 주택을 집중 매수하고 있어서다. ―2022년 한국과 미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와 기회는. ▲정 교수=가계부채, 부동산 버블붕괴, 그리고 신용거래에 의한 과도한 위험자산 투기가 한국 경제 최대 리스크다. 이들 요소는 이자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자율이 감당하기 어려운 속도와 수준으로 오르면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대처가 절실하다. 특히 미국 이자율 상승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강 교수=대외 위험 요소로는 코로나19 재확산, 치료제 개발 및 공급 연기,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 및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미개발국가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여부와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는 큰 악재다. 대북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하지만 여태 억제됐던 잠재수요 증가로 실물경제가 개선될 여지는 크다. 코로나 이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기후변화 관련 인식 제고에 따른 정부와 기업의 정책변화가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시장을 탄생시킬 경우 좋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박 교수=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금리인상이 단행된다면 자산 가격의 조정은 불가피하다. 신흥국의 자본유출로 인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무역분쟁 전개와 지나친 소비자 물가 상승이 내년 경제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국은 국민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70~80%로 높다. 버블 붕괴 시 막대한 충격이 예상되는 이유다. 부채 문제도 심각하다. 기업부채, 가계부채 모두 GDP 대비 너무 많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김현정 기자
2021-10-29 10:53:36【 서울·베이징=윤재준 기자, 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참가국 정상들이 서명했지만 향후 중국의 대외관계가 낙관적이지만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RCEP 체결국인 호주와 분쟁도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10주 동안 강력한 추가 조치를 통해 대중국 정책을 자신의 업적으로 남기려 하고 있다"면서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도 되돌리기 힘들 정도의 강력한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존 랫클리프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냉전시대와 9·11 이후의 대테러 정책을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는 전환 작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망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된다. 미국 국가안보위원회 존 을요트 대변인은 악시오스에 "중국 정부가 정책을 바꾸거나 세계무대에서 보다 더 책임지지 않는다면 차기 미국 대통령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조치를 환원하는 것은 정치적인 자살행위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대선 패배 이후에도 '중국 때리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미국의 개인·기업이 중국 인민해방군을 지원하는 31개 중국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기존의 투자자들은 내년 11월까지 투자를 중단해야한다.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매트는 "중국 언론과 정부가 지난 주 미 대선 보도에 신중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얼마 남지 않은 임기동안 있을지 모를 조치에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의 '차이나 고립 정책'에서 벗어나고자 한국, 일본, 아세안 10개국, 뉴질랜드, 호주 등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 자유무역협정(FTA)인 RCEP에 지난 15일 서명했다. 주요 외신 가운데 일부는 RCEP 서명에 대해 '중국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RCEP이 새 세계질서에 중요한 구성요소가 될 것이라며 중국을 승자, 미국과 인도를 패자로 지목했다. RCEP이 세계 경제에 눈에 띄게 영향을 미칠 것이며 중국의 이득이 클 것이라는 분석을 이코노미스트는 근거로 제시했다. CNBC도 전문가의 말을 빌려 중국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내 정치적, 경제력 영향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관영 매체와 홍콩 언론 역시 RCEP을 극찬하며 자국의 성과물이라고 과시했다. 하지만 중국이 RCEP 체결국인 호주 사이의 무역 분쟁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RCEP이 관세 장벽을 낮추며 시장의 개방을 확대했다고 해도 무역 분쟁이나 무역 규제와 같은 이슈에서 구체적 규정을 충분히 포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RCEP 회원국 간 필연적으로 따르는 의견 불일치나 기술적 무역 이슈를 해결하는 데는 추가적인 협상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국제경제법 전문가 웨이환 줘는 "8년에 걸친 RCEP 협상 과정이 중국-호주 무역 분쟁 완화에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협정이 체결됐다고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jjyoon@fnnews.com
2020-11-16 18:00:24"미국 대선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 시 내년 초 대대적인 재정지출이 예상된다. 이는 정부 부채를 늘려 금리인상을 앞당기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한편 무역분쟁은 줄고 수출과 수입 모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이어지겠지만, 급속한 자본유출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영 남플로리다대 교수(사진)는 11월 초 진행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 이후의 경제 변화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강달러 기조로 자본이 신흥국 자본시장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에는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상황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한미재무학회(KAFA) 연차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다음은 장 교수와의 일문일답. ―바이든 vs. 트럼프, 韓에 유리한 인물은. ▲여론조사나 금융가, 스마트머니(Smart Money)의 기부 흐름을 볼 때 바이든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 시 내년 초 대대적인 재정지출이 예상된다. 재정지출이 완만하게 늘어 경제가 연착륙하면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과다한 지출로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이 불투명해지면 약세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경제성장이 재정적자를 따라가지 못하면 달러 약세가, 그와 반대로 경제성장이 재정적자를 추월하면 달러 강세가 나타날 것이다. 강달러에서는 이자율이 예상보다 빨리 높아질 것이며 이 경우 자본이 신흥국 자본시장을 떠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상당 기간 저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자연히 한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아지고 외국 자본이 급속히 이탈할 확률도 줄어든다. 달러는 당분간 계속해서 약세를 보일 것이고 신흥국 자본시장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코로나19 방역 지원은 줄어들고 빈부격차가 미국 경제의 주요쟁점이 될 것이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분쟁은 계속되고 경제 불안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저(低)금리, 저조세로 하이테크 산업은 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외에 미국 경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오랜 기간 저금리 정책으로 미국 주식 시장은 호황을 누려왔으나 노동자 임금은 많이 오르지 못 했다. 이로 인해 주식을 많이 가진 부유층과 중하위층 간 부의 차이가 심해져 사회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간 저금리 정책과 저조세 정책은 확장적 금융과 재정 정책으로 미국의 경제성장에 도움을 줬으나, 성장의 혜택은 골고루 분배하지 못했다. 경제 성장을 낮추지 않으면서 성장 혜택을 고르게 분배하는 장기 정책을 개발하는 게 사회의 불안요소를 줄이고 장기 균형 성장을 이루는데 도움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지 정당과 상관 없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중요할 것이다. ―미국 내 한인 재무학자들의 동향은. ▲많은 교수들이 유력 학술지에 논문을 싣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KAFA는 올해 미국재무학회(FMA)의 두 세션을 지원하고 있다. 아시아 및 국제재무금융 관련 연구와 한국 재무금융 관련 연구를 각각 한국금융연구원(KIF), 한국은행과 함께 지원하고 있다. ―1년간 KAFA를 이끌어갈 계획은. ▲KAFA는 30세가 돼가는 성년이다. 성년답게 사회에 공헌하고 현실에 직접 도움이 되는 연구를 지원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장기관점의 자율적 기금 확보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많은 사람들이 읽고 인용(Cite)하는 연구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시상 제도를 연구하겠다. 또 학술적 연구와 회원 간 친목증진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아울러 교환교수 사업을 활성화해 한국 교수들과의 관계를 더욱 증진할 계획이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2020-10-25 17:18:05【베이징=정지우 특파원】 한국은 안보의 경우 미국에 의지 하지만, 경제는 중국을 최대 상대국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정치·경제의 변화는 한국에서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둔감한 대응으로 자칫 변화를 읽지 못할 경우 파생되는 영향은 기업과 일반인에게까지 그대로 미치기 때문이다. 향후 중국의 5년계획을 미리알 수 있는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5중전회)가 오는 26~29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올해는 2021~2025년 적용될 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 제정 방안과 국내총생산(GDP) 목표치, 2035년까지의 장기 경제목표 설정이 핵심이다. 또 시 주석이 자신의 권한을 어느 수준으로 확대시킬지도 관심사다. 42년 종지부, 개혁·개방 2기 시작 중국이 올해 내세우고 있는 경제론은 이른바 '쌍순환 전략'으로 설명된다. 내수활성화 등 국내 순환이라는 기초 위에 무역·수출 등 국내외순환을 조화시켜 국가경제 발전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이론이다. 세계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데다 미중 탈동조화(디커플링)까지 겹쳐 무역과 거래가 상당부분 막혀 있는 만큼 중국 경제의 특징인 '내수'를 중심으로 경제를 성장시킨 뒤 해외로 확대하자는 논리다. 쌍순환은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 올해 5월에 제시됐다. 시 주석은 그달 14일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정치국 상무위 회의에서 "중국의 세계 최대 규모 시장과 내수 잠재력 장점을 살려 국내·국제 쌍순환이 서로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구상을 처음 밝혔다. 이후 관영 매체와 관변 학자들은 당위성과 발전 확대 가능성을 앞 다퉈 설파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5중전회에서 중국 경제의 일대 변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개혁·개방 시초부터 올해까지 1기라면 앞으로는 2기가 이뤄질 것이라는 뜻이다. 중국 개혁·개방은 통상 1978년 말 11기3중전회를 통해 시작된 것으로 본다. 덩샤오핑이 이 때 개혁·개방의 노선을 채택한 뒤 장쩌민이 1993년 14기3중전회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를 확립했다. 후진타오는 2003년 16기3중전회로 사유재산권을 인정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는 "중국의 개혁·개방이 42~43년이 지난 지금까지 '외부'의 힘으로 발전한 1기였다면 앞으론 '국내'에 중심을 둔 2기가 될 것"면서 "그래서 완전히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출→내수→제조→내수 향후 중국 경제를 관측하려면 과거 어떻게 변해왔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중국은 개혁·개방 노선 확정 이후 1단계로 가공 수출품 위주로 경제를 이끌었다. 이후 2단계에선 내수로 돌아섰고 그 중심을 부동산이 차지했다. 당시는 경제의 외형이 커졌지만 부채도 쌓여갔다. 중국은 3단계에서 더 이상 부동산에 의존한 내수활성화를 추진하지 않았다. 대신 제조업을 발전시키는 전략으로 갔다. 중국은 이런 전략을 통해 고도의 성장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중순부터 미국과 무역 분쟁이 불거졌고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까지 터지면서 더 이상 제조업만으론 경제 발전을 이끌기에는 어려운 시점까지 왔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보면 지난해 1·4분기 6.4%에서 2.4분기 6.2%, 3·4분기 6.0%, 4·4분기 6.0%를 각각 기록했다. 6.0%는 중국 정부가 분기별 경제 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래 최저치다. 코로나19가 발발한 뒤인 올해 1·4분기는 -6.8%라는 나락까지 추락했다. 2·4분기에 3.2%로 'V자 반등'에 성공했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는 무리였다. 이즈음 등장한 것이 내수 중심의 '쌍순환론'이다. 쉽게 말해 수출→내수(부동산)→제조→내수로 변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소식통은 "올해는 내수 중심의 쌍순환이 핵심이고 발표 내용 중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며 "결정은 내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하겠지만 윤곽은 잡힐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4차산업·반도체·핵심부품 등 자립 14차 5개년 계획(14.5규획)은 경제 지표 개수가 4~5개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3차5개년(13.5규획)에선 없던 항목이 더 생긴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이 같은 새 지표를 향후 5년 중국 경제의 방향을 잡는 포인트로 볼 수 있다. 중국은 10차5개년 때 GDP, 자원 등 15개의 지표를 내세웠으나 13.5규획에 와선 33개로 확대했다.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새로운 항목도 늘려 나갔다. 올해는 경제발전, 혁신, 민생, 자연·환경 등에서 새 항목이 추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경제발전은 GDP성장 방안, 4차 산업 비중 확대, 도시화율 확장 등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GDP는 연도별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고 5년 치를 묶은 숫자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이코노미스트들은 14.5규획 경제성장률 목표를 5.5%로 예상했다. 2026~2035년은 4.5%다. 13.5규획에선 연평균 6.5%를 제시했다. 혁신분야는 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율 확대, 반도체 자립, 바이오테크, 소프트웨어, 핵심부품 등을 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의 경우 미중 갈등의 핵심 요인 중 하나며 현재도 '굴기'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자체 생산은 거의 없다. 항공엔진, 로봇 핵심부품, 산업용 소프트웨어 등 분야 역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미국이 화웨이 제재의 무기로 삼았던 반도체 공급 차단 등 사례를 고려할 때 중간재와 설비 자급률을 높여 해외 공급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국산 대체가 가능한 산업 시스템도 만들 것으로 해석된다. 공급망 자체를 장악하겠다는 취지다. 중국 경제 전문가는 "중국은 GDP 대비 R&D 비율이 알려진 것과 달리, 한국보다 낮다"면서 "신기술 발전을 정부가 직접 챙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생의 경우 GDP를 밑도는 개인가처분소득 증가 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가처분소득이 낮으면 쓸 돈이 없기 때문에 소비활력도 기대할 수 없다. 중국 경제는 생산, 수출, 투자 등에서 개선되고 있지만 소비회복은 더디다. 지난해 소비가 중국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기여도는 57.8%, GDP 중 비중은 55.4%였다. 자연·환경분야는 지속가능 차원에서 산림 보호와 비화석에너지 등이 강조될 수 있다. 중국 소식통은 "개별적 혜택 조치를 다량으로 꺼내놓기 보단 중장기적으로 내수를 탄탄히 고정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며 "작년 연말 중앙경제공작회의를 보면 키워드가 안정성이 줄고 성장, 개혁, 개방, 발전, 취업 등이 늘었다"고 전했다. 중산층·가처분소득·문화 가계 소비 확대와 민영기업의 신형 인프라 투자 유인 정책도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 부동산, 자동차, 교육, 의료, 레저 등에서 중산층 소비 창출 목적의 소득제도 개혁이 추진될 수 있다. 중국 내수에서 상당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중산층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 중산층 인구가 2018년 4억3600만명(31.3%)에서 2035년 8억명(54.6%)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화 발전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지난달 22일 교육·문화·건강·스포츠 분야 전문가 심포지엄에서 '4가지 중요사항'으로 새로운 시대의 문화 건설 창조를 강조했다.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5위 일체(경제·정치·문화·사회·생태 문명 일체의 시진핑 통치 사상)에서 문화가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14.5규획에서 사회주의 문화 강국 건설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쌍순환의 나머지 부분인 국내외 순환 차원에선 △외자 진입 규제 완화 △금융·의료 등 서비스업 개방 확대 △방역 협력을 계기로 한 동아시아·동남아시아와 교역 강화 △한중일 경제교류 확대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0-10-18 17:54:16【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정부가 국제무역분쟁 대응 강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조직 정비에 나섰다.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수산물 수입 분쟁에서 한국에 역전패를 당한 게 결정적 사건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외무성 국제법국에 경제분쟁처리과를 신설한다. 무역분쟁 발생시, 경제산업성, 농림수산 등 관계부처와 종합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총리 보좌 조직인 내각 관방의 국가안전보장국(NSA)경제반(경제안전보장정책 담당)도 인원을 확충한다. 현행 20명에서 내년도 30명, 향후 3년 안에 50명 체제로 확대된다. 외무성은 종합외교정책국 산하의 '신안보과제정책실'을 '경제안보정책실'로 개편, NSA경제반과의 협력 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국제 무역분쟁 및 소송전에서 이기기 위한 '근본적 체제 강화'를 내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WTO에 후쿠시마산 등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규제한 한국을 상대로 제소했다가 지난해 4월 2심(최종심)에서 역전패 당했다. 1심 승소에 자만하는 바람에 한국에 허를 찔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은 1995년 WTO체제 출범 후, 무역분쟁에서 승률 90%를 자신해왔다. 총 26건의 WTO 제소건 중 소송이 끝난 21건 중 2건을 제외한 19건에서 승소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양자합의로 종료된 사건, 상대국 자진 시정 등 '사실상 승소'까지 포함한 것이다. 패소한 2건 중 하나가 한국과의 수산물 분쟁이다. 현재 WTO에 계류된 한국과의 분쟁은 조선산업 지원정책(2018년 11월, 일본 제소), 반도체 제조 소재 수출규제(올해 6월, 한국 제소)다. 비단 한국 뿐만은 아니다. 인도의 일본산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ICT) 제품 관세 인상에 대응한 WTO 제소건(지난 3월)도 있다. 미·중 갈등의 전선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무역분쟁 대응체제를 강화한 또 다른 이유다. 일본은 미국과 보조를 맞추며,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 퇴출, 중국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사용 규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일간 무역분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0-07-29 12:03:09오는 7월 1일. 일본이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규제를 발표한 지 1년이 된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이라는 돌발변수를 만나면서 한·일 간 무역분쟁을 한층 더 격화시켰고 해결점도 찾지 못하고 있다. 한·일 갈등은 강제징용 배상, 문화적 갈등 등이 얽혀 있는 복합방정식이어서다. 우리나라는 한·일 무역분쟁 해소를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에 법적 제소를 했지만 WTO 내 결정기구는 코로나19로 사실상 마비상태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WTO 사무총장직 입후보도 변수로 꼽힌다. ■코로나 종식돼도 갈등지속 전망 28일 정부 연구기관, 통상 전문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한·일 무역분쟁 여파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일본과 무역분쟁을 겪었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일본산 공기압 밸브 관련 분쟁은 '안전성'과 '관세'였지만 결국은 경제적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한·일 무역분쟁은 우리 대법원이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상판결을 내리면서 정치, 과거사 이슈와 엮인 문제가 됐다. 사공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일 무역은 최악의 상황으로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없었어도 수출과 투자가 동시에 줄어들 가능성이 높았다"며 "연내에 일본 기업에 대한 자산매각이 이뤄질 경우 일본에서도 추가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법원은 2018년 10월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명령을 내렸고, 이후 판결에서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을 과거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해 배상토록 했다. 일본 정부는 과거 한국 정부와 배상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통상전문가 A씨는 "한·일 무역분쟁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징용노동자에 대한 배상 판결에 있고 갈등의 불씨가 살아 있다"며 "8월 4일부터 압류한 자산을 현금화할 경우 일본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WTO에 패널 요청을 신청하고 분쟁해결 절차에 들어갔지만 WTO의 분쟁해결 능력 자체가 떨어져 문제 해결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일본, 한국 타격 품목 100여개 확보 유명희 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출마도 한·일 관계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본 보수언론은 유 본부장의 출마선언에 있었던 '국익 제고'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 비판보도를 했다. 유 본부장은 "WTO 사무총장이 되더라도 법률과 논리에 맞춰 사안을 다루고 개별 사안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맥락 없이 일부 표현을 공격한 것이다. A씨는 "언론 등에서 유 본부장의 사무총장 출마가 한·일 무역분쟁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의 경우 수출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닌 수출절차를 복잡하게 한 것(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이었다. 하지만 갈등 양상에 따라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 자체를 금지하는 등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공목 연구위원은 "무역분쟁 초기 일본이 한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을 집계한 결과 100여개에 달한다는 설도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WTO 탈퇴도 한·일 관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의회가 7월 말 WTO 탈퇴 결의안을 표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WTO 탈퇴 배경은 중국 견제를 위한 것"이라며 "WTO 체제하에서 중국이 지식재산권 침해, 각종 정부보조금 등으로 불공정경쟁을 통해 대중 무역적자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WTO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 WTO의 국제위상 변화, 한·일 무역분쟁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A씨는 "국제 관계가 요동치는 상황 속에서 한·일 관계는 좀 더 큰 시각에서 재평가를 하고 정치적 타결을 통해 미래 지향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0-06-28 18:03:49[파이낸셜뉴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피해자 구제를 위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가동된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운용사와 판매사를 대상으로 한 라임 사태 현장 조사를 마치고, 법률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차 법률 검토가 라임 사태 전반적인 사안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분쟁조정위에 상정할 대표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전액 손실이 난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가 분쟁 조정의 첫 대상으로 거론된다. 분쟁 조정을 위해서는 펀드 손실이 확정돼야 하는데, 금감원은 다른 모 펀드와 달리 무역금융펀드는 전액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한다.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는 2017년 5월부터 신한금융투자의 총수익스와프(TRS) 대출 자금을 활용해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 2개, BAF펀드, Barak펀드, ATF펀드 등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다. 이 중 IIG 펀드 2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투자자문사인 IIG의 등록 취소와 펀드 자산 동결 등으로 제재한 바 있다. IIG는 헤지펀드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하는 등 증권사기 혐의를 받았다.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의 투자 손실이 2억 달러 이상이면 무역금융펀드는 전액 손실이 나는데 이미 그 단계까지 왔다는 것이다. 일부 판매분에 사기나 착오에 따른 계약 취소를 적용해 투자원금을 최대 100%까지 돌려주는 조정안이 유력하다.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해외 무역금융펀드의 부실을 인지한 2018년 11월 말 이후 판매된 펀드에 사기나 착오에 따른 계약 취소를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역금융펀드 2400억원 가운데 2018년 11월 말 이후 판매된 규모는 1900억원 규모다. 이중 원금 100%를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은 중도 환매분을 뺀 1600억원이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0-06-08 14:04:06【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송경재 기자】코로나19로 다시 불붙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2차 무역분쟁 조짐에 이어 국채 전쟁으로 번지는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상환 의무를 미국이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은 미국 국채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다만 미국이 자국의 국채를 보유한 국가에게 상환 의무를 거부하는 것은 미국 정부와 달러화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행동에 옮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중국 역시 미국 국채의 대량 매도는 자국 손실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신랑재경 등에 따르면 중국 충칭직할시 시장을 지낸 황치판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미국은 미국 국채를 가진 세계 다른 나라에 채무 상환 의무를 지고 있고 신용은 신성한 것”이라며 “만일 미국이 국채 상환을 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신용이 먼저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최근 일부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한 반응이다. 미국 언론은 미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이 중국에 코로나19 책임을 묻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상환 거부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국채는 각국 중앙정부가 자금조달 등을 위해 발행하는 채무증서다. 만기가 되면 국채를 보유한 국가나 기업 등으로부터 매입해야 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따라서 상환의 거부은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 신용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 국채는 지급이 보장된 세계적인 최우량 안전 자산으로 꼽혀왔다. 더욱이 미국은 코로나19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장기물 국채 발행을 크게 늘이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이 추락하면 극단적으론 더 이상 미국 국채 매입자가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 상환 거부’ 방안에 대해 “미국채 상환 의무의 신용은 절대적으로 신성불가침한 영역”이라고 일축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국채 상환 거부는 달러에 대해서도 부정적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다. 황치판 부이사장은 “동결의 날이 진짜 발생한다면 이는 곧바로 달러 제국의 붕괴”이라며 "누구도 감히 자신의 명운을 걸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였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발발하면서 압박 수단으로 미국 국채를 줄여 나갔고 현재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 보유국이 됐다. 2월 기준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1조9200억달러(한화 약 2352조2000억원) 규모다. 반면 중국 내에선 미국 국채를 점진적으로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실제로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면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재정부양책을 펴면서 부채를 늘리고 있는 미국 정부에 큰 압박이 될 수 있으며 미국 정부가 국채를 무기화하는 것도 피할 수 있다는 논리다. 또 대규모 미국 국채 매도로 달러 가치가 급락할 수 있으며 이자율 상승 등으로 미국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노린 전략이다. 그러나 중국 역시 이 같은 선택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 국채 대량 매각은 중국도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미국 국채가 한꺼번에 풀리면 가격은 급락하고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금융시장 붕괴라는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대신 중국이 만기도래 국채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신규 매입은 중단하면서 압박할 선택지는 있다. ING은행의 아이리스 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자신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향후 수개월 동안 신규 국채 매입을 중단할 수는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실질적인 매각의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행정부에 1차 무역협정을 중국이 얼마나 이행하는지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1차 무역협상 파기하겠다고 경고했었다. 이외에 구체적인 대중 보복수단들도 거론된다. △기술산업과 의료·보건 부문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 △추가 관세 카드 △미국 연기금의 중국기업 투자 금지 등이다. 중국에선 미국 정부 고소, 1차 무역합의 불이행, 미국산 농산물 수입 축소, 보복 관세 검토 등이 대응책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양국이 이처럼 극단적 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 있는데, 양국의 엄포가 실현되면 미중은 물론 세계 경제침체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취지다. jjw@fnnews.com 정지우 송경재 기자
2020-05-07 16: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