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제안보 씽크탱크 무역안보관리원이 비확산·수출통제 분야 세계적인 연구기관인 미국 미들버리대 비확산연구소(CNS)와 지난 10일(현지시각) 손을 맞잡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2024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양 기관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CNS는 지난 1989년 설립된 비확산수출통제금융제재 등 38개 주제별 총 50여명 전문가로 구성된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손꼽힌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경제안보 관련 공동연구와 교류행사 등을 개최하며 협력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무역안보의 날을 맞아 무역안보관리원을 출범했다. 첨단기술 패권 경쟁과 공급망 불안정이 증대하고 있어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경제안보 씽크탱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행사로, 양국 민관 전문가들이 글로벌 경제 안보 환경 변화에 함께 대응하기 위한 기회를 모색하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무역안보관리원이 마련했다. 산업부와 미 상무부국무부 등 정책 당국자,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등 경제안보 분야 연구기관 등이 참석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무역·투자·기술·안보 시스템 등을 업그레이드 하며 우리 전략자산을 촘촘히 보호하겠다"며 "핵심 가치 등을 공유하는 미국과 경제안보 전반에 대한 공조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09-11 14:43:47[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수출 통제 지원 업무를 맡았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인 전략물자관리원이 경제안보 싱크탱크로 외연을 확장해 무역안보관리원으로 출범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주한 외교사절, 미·일 정책 당국자, 기업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24 무역안보의 날' 기념행사에서 무역안보관리원이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대외무역법 개정을 통해 전략물자 수출 통제 업무를 담당해온 전략물자관리원은 자본, 기술, 인력 등 무역 전반의 안보를 담당하는 무역안보관리원으로 확대 개편됐다. 무역안보관리원은 '경제안보 시대, 글로벌 무역 안보를 선도하는 전문기관'을 표방한다. 수출 통제 대상인 전략물자 판정 등 기존의 수출 관리 업무 외에 외국의 신규 수출 통제 예상 품목에 관한 국내 산업 영향 분석, 외국인 투자 안보 심사 지원, 무허가 수출업자 조사 및 단속 등 업무를 더해 경제안보 분야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초대 원장으로는 통상정책 및 경제외교 전문가인 서정민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가 취임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나라의 무역·기술 안보 체계가 한 단계 도약할 계기가 마련됐다"며 "경제안보 강화 추세로 변하는 상황에서 무역안보관리원이 자본·기술·인력 등 국가 간 교역 전반의 안보 기능 수행을 통해 핵심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8-23 13:58:18[파이낸셜뉴스] 전략물자관리원이 무역안보관리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무역안보 정책 수립은 물론 수출통제 이행 지원까지 역할을 확대한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략물자관리원은 오는 8월21일부터 무역안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명칭을 무역안보관리원으로 변경한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전략물자 수출입관리 업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대외무역법에 따라 2007년 6월 출범한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그동안 전략 물자 해당 여부 판정, 무역기업 대상 교육·홍보, 전략물자관리시스템 운영 등을 담당했다. 무역안보관리원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무역안보 정책 수립 및 산업영향 분석 지원, 수출통제 이행 지원 등의 기능이 추가된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경제 안보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국제 무역 질서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새롭게 개편되는 무역안보관리원은 기존의 전략물자 수출통제를 넘어 자본·기술·인력 등 국가 간 교역 전반의 안보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5-13 11:16:10수년 전까지만 해도 금과옥조로 여겨지던 자유무역주의가 급격히 퇴조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강대국의 패권 경쟁, 미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냉전 경쟁, 대만에 대한 중국의 통일 의지, 북한의 위협 등 국가안보 문제가 자유무역 영역에 성큼 들어섰다. 경제안보가 자유무역을 쥐락펴락하면서 수출하기 참 어려운 시대가 됐다. 그 중심에 전략물자 논쟁이 있다. 전략물자란 전쟁에 사용될 만한 물건이나 무기, 물질, 기술을 총망라한다. 전략물자로 지정되면 수출통제 대상이 된다. 전략물자 수출통제가 확대될수록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불리하다. 빨리 잘 만들면 팔리던 시대가 아니다. 누군가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국제조약에서 전략물자로 지정해 버리면 수출길이 막히는 것이다. 전략물자 통제가 무서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주로 국제협약을 통해 전략물자 지정을 주도하는 주체는 미국 등 강대국이다. 전쟁에 쓰이지 못하도록 전략물자를 정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협약을 주도하는 강대국의 편의가 크게 반영될 게 뻔하다. 품목의 모호성은 더욱 심각하다. 전략물자의 본래 개념은 무기 그 자체에 사용되는 '군용물자품목'에 한정된 것이다. 무기에 직간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품목마저 전략물자 대상으로 지정되는 게 요즘 흐름이다. 이를 '이중용도품목'이라고 부른다. 군용물자품목을 통제하는 건 그럴 수 있겠다 싶다. 반면 이중용도 품목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가령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세탁기 내부의 반도체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등 무기 부품으로 활용된다면 이중용도품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저사양의 일반용 물품이 전략물자로 지정될지 누가 예측이나 할 수 있겠는가. 전략물자 품목의 범주가 더욱 넓어질 것이란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앞으로 발전할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영역뿐만 아니라 특정 희토류가 포함된 제품이 언제든 전략물자로 지정될 공산이 높다. 자원은 부족하고 압도적 기술력도 미진한 한국은 전략물자 통제 기조에 매우 취약하다. 시장을 대외에 열어 민첩하게 싸고 질 좋은 제품으로 승부를 걸던 글로벌 개방경제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온 게 우리의 수출전략이었다. 그런데 전략물자 통제가 심화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이 글로벌 공급망 논의 과정에서 통제대상으로 거론된다. 수출에 사활을 거는 우리 기업들도 노심초사다. 수출한 제품이 갑자기 전략물자로 지정되거나 해외에서 재수출하는 과정에 수출통제 기준을 위반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안보는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경제의 대세다. 전략물자로 지정하거나 빼는 국제협약의 주도권도 사실상 없다. 그렇다고 마냥 전략물자 수출통제 방침을 멍하니 바라보며 수습책만 만들 순 없다. 다행히 국내 유일의 수출통제 담당기관인 전략물자연구원이 오는 8월 무역안보관리원으로 바뀐다. 기존 전략물자 판정과 시스템 운영 외에 무역안보정책 수립 등의 기능이 추가된다. 그야말로 확대 개편이라는 점에서 경제안보 추세에 부합하는 변화다. 그럼에도 최근 전략물자를 둘러싼 경제안보 전쟁은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치밀하면서도 복잡한 특성을 지닌다. 더구나 다자간 국제수출통제 체제 아래에서 우리 정부는 모호성이 불가피한 점이 있다. 논의 주도권에 이끌려 'NCND(확인도 부인도 안 함)'가 일상 문법이 됐다. 그러나 모호성이라는 면피의 그늘에 마냥 안주할 순 없다. 안보가 곧 경제가 된 상황에 기업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를 정부가 방치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전략물자 대응은 '예측 가능성' 확보에 매진해야 한다. 전략물자 접근 태도를 방어적에서 공세적으로 전환해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 이런 자세가 실행에 옮겨지려면 우리만의 독자적인 전략물자 대응기준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강조해온 '무역기술안보 종합전략' 수립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2024-05-13 18:26:23한국다우는 지난 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전략물자관리원이 주관한 ‘2023 무역안보의 날’ 행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한국다우 이창현 대표이사(왼쪽 네번째) 등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다우 제공
2023-07-06 09:16:37#. "국산콩을 고집하는 가공업체는 결국 다 도산할 것입니다." 지난 20여년간 토종콩 식품 연구개발에 매진해온 함정희 함씨네토종콩식품 대표(71·사진)는 이같이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함씨는 수입콩의 범람으로 단가를 맞추지 못하는 토종콩 시장이 빠르게 사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씨의 업체도 공장이 경매에 넘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함씨는 "최근 들어 식량자급이 국가경영에 큰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산콩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국산콩 자급률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국산콩 자급률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2030년에도 자급률 3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수입콩 난립을 막기 위해 정부는 공매제와 전략작물직불제 등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국내 콩업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콩 자급률 25%도 못 넘어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4.4%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 중 곡물 자급률은 2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콩 자급률은 23.7%에 불과했다. 콩 자급률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이유는 제조원가가 비싸고 그만큼 유통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수입콩의 경우 대다수 유전자변형생물체(LMO·GMO)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전자변형생물체 대두는 총 99만4000t이 수입됐다. 2022년산 기준 국산콩 도매가격은 1㎏당 5879원인데 수입콩은 1400원 수준으로 가격 차가 크다. 함 대표는 "국내산 콩을 이용하면 바보 취급 받는다"며 "대다수 업자들이 값싼 수입산 콩을 이용해 두부 등을 만든다"고 말했다. 가격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아 콩 생산업자들이 콩 재배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생산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국산콩 생산량은 그동안 재배면적 축소로 계속 떨어지다가 정부의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에 힘입어 상당히 회복됐지만, 사업 축소와 긴 장마로 인한 흉년이 겹쳐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다른 대책이 없을 경우 콩 자급률은 2030년에도 26.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원산지 위조'도 기승을 부린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5일부터 1년간 원산지표시 위반업체 1772곳 중 '콩·두부류'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업체는 182곳으로 전체 10.2%에 달했다. ■"국내 콩 보호 위해 공매 확대해야" 생산업자들 사이에는 정부의 수입콩 공매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입콩 공매는 최고가 낙찰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수입콩 직접공급(직배) 방식에 비해 가격이 높아진다. 현재로선 정부가 직접 개입해 값비싼 국산콩과 값싼 수입콩의 가격차이를 줄여줄 수 있는 대안 중 하나이다. 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국산콩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콩 직배물량을 줄여왔다. 정부는 콩을 세계무역기구(WTO)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한도 내에서 국영무역과 수입권 공매를 통해 수입하고 있다. TRQ란 저율관세할당으로, 정부가 허용한 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저율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매기는 제도다. 직배는 판매가격을 정부가 정해 공급하는 방식인데 현재 1㎏당 1400원에 공급하고 있다. 반면 공매는 실수요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해 희망 물량을 최고가로 낙찰받는 것으로 경쟁 원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이 같은 차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공매 방식의 수입콩 공급가격이 직배 방식보다 높게 형성된다. 직배는 2017년 당시 16만3668t에서 지난해엔 13만7181t으로 줄었다. 반면 수입콩 공매물량은 2019년 3433t, 2020년 4000t, 2021년 8200t, 2022년 3만8000t 등 지난 4년간 꾸준히 늘었다. 국내 콩 생산자들은 공매제를 더 확대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는 최근 '국산콩 산업 발전 건의문'을 정부에 전달했다. 연합회는 건의문에서 "국산콩 생산자들은 생산비도 제대로 반영받지 못하는데, 정부는 수입콩의 무분별한 직배공급으로 국산콩 농가들의 재배 의욕을 떨어뜨리고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적자만 누적시키고 있다"며 "TRQ 의무도입량을 제외하고는 수입콩 추가 물량을 100% 공매제로 전환해 방출할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김운기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 전무는 "직배방식의 수입콩 공급단가가 너무 낮아 직배 공급물량이 늘어날 경우 국산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며 "반면 공매방식이 확대 운용된다면 국산콩과 가격격차를 좁힐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내용을 건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입콩 실수요 업체들이 공매제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 등 중소 두부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11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만난 간담회에서 수입콩 공매를 폐지하고 직배를 통해 동일 가격으로 실수요자들에게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국내 콩 자급 필수적 국산콩 업계에선 '식량안보' 차원에서 정부의 국산콩 산업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량안보는 더 큰 화두가 됐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24∼27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식량안보 인식 및 대응방안 조사'를 시행한 결과 '국내 식량자급률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80%로 압도적이었다. '해외 식량공급망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각 13%, 7%에 그쳤다. 정부는 식량자급률 목표를 과감하게 설정했다.오는 2027년까지 식량자급률을 55.5%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콩 자급률도 43.5%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상시 대응력을 제고하기 위해 국산콩 비축 매입량을 단계적으로 확대, 2027년 5만5000t까지 늘릴 방침이다. 한 국산콩 업계 관계자는 "모든 것을 자유시장경쟁 논리로만 따진다면 지금 국산콩 시장은 고사돼야만 할 것"이라며 "국산콩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상직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정부나 대기업 등이 미래를 내다보고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3-04-26 18:27:39[파이낸셜뉴스]#."국산 콩을 고집하는 가공업체는 결국 다 도산할 것입니다." 지난 20여년간 토종 콩 식품 연구 개발에 매진해 온 함정희 함씨네토종콩식품 대표(71)는 이같이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함씨는 수입 콩의 범람으로 단가를 맞추지 못하는 토종 콩 시장이 빠르게 사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씨의 업체도 공장이 경매에 넘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함씨는 "최근 들어 식량 자급이 국가 경영에 큰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산 콩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국산 콩 자급률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해 국산 콩 자급률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2030년에도 자급률 3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수입 콩 난립을 막기 위해 정부는 공매제와 전략작물직불제 등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국내 콩 업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콩 자급률 25%도 못 넘어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44.4%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 중 곡물자급률은 2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콩 자급률은 23.7%에 불과했다. 콩 자급률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이유는 제조 원가가 비싸고, 그만큼 유통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수입 콩의 경우 대다수 유전자변형생물체(LMO, GMO)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전자변형생물체 대두는 총 99만4000t이 수입됐으며 666만 달러에 이른다. 2022년산 기준 국산 콩 도매가격은 1㎏당 5879원인데 수입 콩은 1400원 수준으로 가격 차가 크다. 함 대표는 "국내산 콩을 이용 하면 바보 취급받는다"며 "대다수 업자들이 값싼 수입산 콩을 이용해 두부 등을 만든다"고 말했다. 가격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아 콩 생산업자들이 콩 재배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생산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국산 콩 생산량은 그동안 재배면적 축소로 계속 떨어지다가 정부의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에 힘입어 상당히 회복됐지만, 사업 축소와 긴 장마로 인한 흉년이 겹쳐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다른 대책이 없을 경우 콩 자급률은 2030년에도 26.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원산지 위조'도 기승을 부린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5일부터 올해 4월 25일까지 1년간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 1772곳 중 '콩·두부류'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업체는 182곳으로 전체 10.2%에 달했다. 이에 농관원은 지난 2월 13일부터 28일까지 기획단속을 실시해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56개 업체는 형사입건 하고,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42개 업체에 대해서는 총 1014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국내 콩 보호 위해 공매 확대해야" 생산업자들 사이에는 정부의 수입콩 공매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입콩 공매는 최고가 낙찰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수입콩 직접공급(직배) 방식에 비해 가격이 높아진다. 현재로선 정부가 직접 개입해 값비싼 국산콩과 값싼 수입콩의 가격차이를 줄여줄 수 있는 대안중 하나이다. 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국산 콩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콩 직배 물량을 줄여왔다. 정부는 콩을 세계무역기구(WTO)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한도 내에서 국영무역과 수입권 공매를 통해 수입하고 있다. TRQ란 저율관세할당으로, 정부가 허용한 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저율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매기는 제도다. 직배는 판매가격을 정부가 정해 공급하는 방식인데 현재 1㎏당 1400원에 공급하고 있다. 반면 공매는 실수요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해 희망 물량을 최고가로 낙찰받는 것으로 경쟁 원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이같은 차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공매 방식의 수입 콩 공급가격이 직배 방식보다 높게 형성된다. 직배는 2017년 당시 16만3668t에서 지난해엔 13만7181t으로 줄었다. 반면 수입콩 공매물량은 2019년 3433t, 2020년 4000t, 2021년 8200t, 2022년 3만8000t 등 지난 4년간 꾸준히 늘었다. 국내 콩 생산자들은 공매제를 더 확대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는 최근 '국산 콩 산업 발전 건의문'을 정부에 전달했다. 연합회는 건의문에서 "국산 콩 생산자들은 생산비도 제대로 반영받지 못하는데, 정부는 수입 콩의 무분별한 직배 공급으로 국산 콩농가들의 재배 의욕을 떨어뜨리고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적자만 누적시키고 있다"며 "TRQ 의무 도입량을 제외하고는 수입 콩 추가 물량을 100% 공매제로 전환해 방출할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김운기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 전무는 "직배 방식의 수입 콩 공급 단가가 너무 낮아 직배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경우 국산 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며 "반면 공매 방식이 확대 운용된다면 국산 콩과 가격 격차를 좁힐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내용을 건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입 콩 실수요 업체들이 공매제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 등 중소 두부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11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만난 간담회에서 수입 콩 공매를 폐지하고 직배를 통해 동일 가격으로 실수요자들에게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국내 콩 자급 필수적 국산 콩 업계에선 '식량 안보' 차원에서 정부의 국산콩 산업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량 안보는 더 큰 화두가 됐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24∼27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식량안보 인식 및 대응방안 조사’를 시행한 결과 ‘국내 식량자급률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80%로 압도적이었다. ‘해외 식량공급망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각 13%, 7%에 그쳤다. 정부는 식량 자급률 목표를 과감하게 설정했다.오는 2027년까지 식량자급률을 55.5%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콩 자급률도 43.5%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상시 대응력을 제고하기 위해 국산 콩 비축 매입량을 단계적으로 확대, 2027년 5만5000t까지 늘릴 방침이다. 한 국산콩 업계 관계자는 "모든것을 자유시장경쟁 논리로만 따진다면 지금 국산콩 시장은 고사돼야만 할 것"이라며 "국산 콩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상직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정부나 대기업 등이 미래를 내다보고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3-04-25 14:51:59[파이낸셜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세종컨벤션에서 150명의 국민참여단과 함께 '2023년 산업부 소관 공공기관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었다. 이번 보고대회에서 산업부 소관 41개 공공기관들이 국민들에게 올해 주요 업무를 보고했다. 공공기관 발표에 이어 전문가 패널의 제언, 국민참여단 질의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신산업 투자 활성화, 수출 애로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신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연구개발(R&D)에 5조6000억원을 투입해 민간투자 확대를 유인한다. 20230년까지 소부장 핵심품목의 국내 생산품목 비율 50%이상, 특정국 의존도 50%이하 달성도 추진한다. 특히 원자력, 수소, 바이오, 해상풍력, 전력 등 5대 에너지신산업 성장동력화, 기업 설비투자 인센티브 확대 추진 등도 발표했다. KOTRA는 수출애로 해소를 통한 수출확대 전략을 위해 360조원 무역금융 공급, 해외인증 원스톱 체계 지원, 수출바우처 확대, 전시회 참가 지원 등을 공개했다. 전문가 패널은 전문인력 양성 지원, 규제개선과 함께 해외현지 판로개척, 수출시장 다변화 등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는 유망분야 수출산업화, 에너지 안보 강화 방안을 소개했다. 한수원은 유망분야 수출산업화를 위해 원전, 방위산업, 플랜트 분야의 수출 계획을 발표했다. 1년 전후로 소요되는 가동원전사업은 루마니아, 5년 전후가 소요되는 대형 건설사업의 경우 이집트(이행), 루마니아 등을 대상으로, 장기간 소요되는 한국형 원전 수출사업은 체코, 폴란드 등을 대상으로 각각 마케팅 및 수출을 추진한다. 방위산업 수출을 위해서는 수출금융 인프라 가동, 코트라 글로벌 파트너링(GP) 지원 확대, 방산 선도 무역관 지정 확대 등 지원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 남부발전의 해외 플랜트 사례(미국 트럼불 복합발전 사업)도 공유했다. 가스공사는 에너지 공공기관을 대표해 에너지 안보강화에 대해 발표했다. 공사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동반 확대를 통한 에너지 자립도 제고, 가스·석유 적기 도입 및 비축 확대, 국내 자급기반 확대 등 핵심광물 확보, 송전망·가스배관망·열수송관 등 에너지 공급설비 등을 확충한다. 특히 수소사업 인프라, 수상태양광 발전소 등 에너지 신산업 프로젝트 추진계획 등을 밝혔다. 전문가 패널은 원전 수출을 위해 철저한 준비와 세밀한 전략이 요구되고,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강화, 에너지 시스템 혁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공공기관에 대한 일부 부정적 시선이 있지만, 이번 보고대회를 통해 우리 공공기관의 수출 및 투자 확대를 위한 노력이 국민 여러분들께 널려 알려지기를 바란다"며 "각 공공기관에서는 수출 확대 및 수출지원 역량 제고, 민간투자 활성화, 에너지 안보강화 및 시스템 혁신 등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3-02-01 11:30:43#OBJECT0#[파이낸셜뉴스]정부는 우크라이나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 원유 등 에너지 수입 대체에 나설 계획이다. 석유는 미국·북해·중동산, 석탄은 호주·남아공·콜롬비아산, 천연가스는 카타르·호주·미국산 등을 대체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 정유업계가 러시아에서 도입하는 원유 물량(5.6%)은 크지 않지만 에너지가격에 따라 수입물가가 요동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또 우크라이나 진출기업 13개사 주재원 43명은 한국 또는 주변국으로 전원 대피 완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박진규 제1차관 주재로 제20차 산업자원안보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수출, 현지 진출기업 철수, 에너지 수급, 공급망 등 주요 실물경제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에너지 수급 차질시 대체물량 확보를 즉시 이행하고 비축유 방출, 국제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확보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석유는 미국·북해·중동산으로 대체하고, 석탄은 호주·남아공·콜롬비아 등을 대체 도입하기로 했다. 천연가스는 카타르, 호주, 미국 등으로 대체하고, 직수입자 재고물량을 파악하고 있다. 정유업계가 러시아에서 도입하는 원유 비중은 약 5.6%로 크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체 수입 다변화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관련 에너지 수급·가격 일일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충분한 물량 확보로 단기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 관련 업계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고의존 품목의 재고 확대 등 자체적 대응 노력 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와 공급망분석센터에 접수된 수급차질 동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태 관련 정부는 우크라이나 진출기업 13개사 주재원 43명은 지난 16일 한국 또는 주변국으로 전원 대피완료 했다. 러시아 진출기업은 현지 비즈니스를 유지하며 수출과 공급망에 차질을 빚지 않고 있다. 박 차관은 "업종별 대표 협·단체, 코트라·무역협회·전략물자관리원 등 기업 대응창구 전담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며 "실물경제 악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범정부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와 연계해 신속한 문제해결과 지원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2-02-23 11:02:22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최악의 시나리오 시 자동차·조선 수출차질과 우리나라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수출·금융 제재를 단행하면 현지진출 자동차 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러시아에 수주한 조선사들의 피해가 우려됐다. 또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공급을 차단할 경우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으로 국내 전기·가스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아직 우리나라에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산업계와 상시 정보공유·선제대응 지원으로 사태 악화 시 수출, 현지기업 경영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박진규 제1차관 주재로 '제19차 산업자원안보 TF'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무역협회, 무역보험공사, 전략물자관리원도 참석해 수출·금융제재, 물류 영향 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상황 시나리오별 실물경제 영향과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대러시아 수출·금융 제재, 산업·에너지 공급망 교란 등 핵심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현지 수출상황 악화와 미국 금융제재에 대한 불안,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자동차 업계는 "전체 자동차 수출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사태 악화 시 현지진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조선 업계는 "미국 금융제재가 자금결제 중단으로 확대될 경우 러시아에서 이미 수주한 프로젝트 추진에 차질 발생이 가능하다"며 업계 피해 최소화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에너지 공기업은 "갈등 심화 시 유럽발 에너지 가격·수급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될 것"이라며 "원유·LNG 가격 상승 시 연료비 연동으로 국내 전기·가스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산업계와 상시 정보공유와 선제대응 지원으로 사태 악화 시 수출, 현지기업 경영 등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다할 계획이다. 또 공급망 관련 러시아, 우크라이나 수입품목 대부분이 대체공급지 확보가 가능하고 아직 수급 특이점도 없다. 하지만 수급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의존도가 높은 일부 품목 중심의 국내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재고 확대 등을 업계와 준비하기로 했다. 또 국내 유일 실물경제 위기 감지·대응 전문기관인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 등을 적극 활용, 공급망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에너지 수급도 국제 에너지 가격 강세가 지속되지만 장기계약 중심 도입, 충분한 재고·비축물량 확보로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하지만 러시아의 유럽연합(EU) 가스도입 중단 등 공급 감소 시 가스 가격 상승과 풍선효과로 원유·석탄 불안정성도 커질 것이 우려됐다. 이에 가스·원유·유연탄 등 에너지원별 물량 사전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수급차질 시 대체물량 도입 등 적기 조치할 계획이다.가스는 추가구매·물량교환, 원유는 비상계획 점검, 유연탄은 발전사 간 공조·재고관리가 가능하다. 또 국제유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연장 등을 관계부처와 검토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업계의 애로를 범정부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기재부 1차관 주재)에 빠짐없이 전달하고 관계부처와 대응방안을 보완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대러시아·우크라이나 수출은 전체 수출 중 비중이 크지 않고 지난해 11월 러시아 병력배치 후에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 진출기업도 아직 경영에 특이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산업계와 상시적 정보공유와 선제적 대응 지원으로 사태 악화 시 수출, 현지기업 경영 등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다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업계와 함께 철저히 대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2-02-10 18: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