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금리 등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올해 상반기 내수 시장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최근 소매판매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불변지수 기준)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이른바 '카드 대란'으로 내수 소비가 크게 꺾였던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매판매액지수는 개인·소비용 상품을 파는 2700개 기업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로 불변지수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제거한 값이다. 통상적으로 경제 주체들의 실질 재화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한다. 소매판매액이 음의 값으로 나타난 것은 실질 소비의 양이 이전보다 감소했다는 뜻이다. 업계는 최근 몇 년 동안 누적된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등 요인들로 소비가 위축됐다고 해석한다. 경총은 소매판매액 불변지수의 증가세 둔화가 2022년 상반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총 관계자는 "불변지수는 2021년에도 5.5%의 비교적 양호한 증가율을 시현하긴 했지만 2020년 코로나 사태의 기저효과와 당시 낮은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소비가 좋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 전후부터 실질 소비는 이미 둔화 추세"라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가격 변동을 포함한 소매판매액(경상지수 기준) 증가율도 지난해 동기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상반기 기준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8.1%, 7.1%씩 늘던 소매 판매가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2023년 2.2%, 2024년 0.3% 등 점차 둔화한 것이다. 이 기간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기타내구재와 가구, 의약품 등에서 각각 10.3%, 8.7%, 5.1% 등으로 높았다. 다만 승용차 8.1%, 오락·취미·경기용품 5.3% 감소하며 품목별 차이를 보였다. 업태별로는 면세점, 무점포소매에서 크게 늘어난 반면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 전문소매점은 감소했다. 이 가운데 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가장 높은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13.6%)을 기록했다. 최근 면세점 이용객 증가에 따른 영향이 일부 반영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면세점 이용객 수는 236만명, 매출액은 1조1996억원으로 2023년 6월 대비 각각 30.2%, 12% 늘었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과 달리,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 우려스럽다"며 “내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지원책을 적극 추진하고 장기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 기준금리의 인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10-09 14:11:22[파이낸셜뉴스] 지난 10년간 소매시장이 연평균 3.2% 성장한 가운데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온라인 쇼핑의 성장 속도는 대형마트의 10배로 나타나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업태 쇠퇴를 막기 위해서는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통계청 소매판매액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4∼2023년 소매시장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509조5000억원으로 2014년(382조3000억원)에 비해 33.3%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2021년 코로나 기저효과로 일시적 반등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연도별로 2∼4% 내외의 성장률을 보였다. 소매시장의 대표주자였던 슈퍼마켓(1.5%)과 대형마트(1.2%)는 시장 평균 성장률(3.2%)을 밑돌며 고전했다. 반면 온라인쇼핑과 TV 홈쇼핑 등 무점포소매(12.6%)와 편의점(10.4%)는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디지털 경제 전환으로 무점포 소매가 강세를 보인 것과 달리, 1∼2인 가구 증가와 영업규제 장기화로 대형마트는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업태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전문소매점(-27.4%) △대형마트(-16.4%) △슈퍼마켓·잡화점(-14.4%)은 시장점유율이 축소됐다. 반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무점포소매는 2014년 11.8%에서 지난해 25.7%로 2배 이상(117.8%) 늘어났다. 물가 변동분을 제거하고 업태별 실질적인 성장 여부(판매액지수)를 살펴보면, 대형마트(-13.5), 슈퍼마켓(-13.7)은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전 유통학회장)은 "유통 환경 및 소비트렌드 변화로 이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과거 소매시장을 주도했던 대형마트와 전문소매점 등 전통적인 채널들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소비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해 지방 상권과 오프라인 업태의 쇠퇴를 막기 위한 정책 개발과 더불어 오프라인 상권을 활성화를 위한 대형마트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형마트가 설자리를 잃어갈 때, 온라인쇼핑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소매판매에서 온라인쇼핑 점유율(서비스 거래액 제외)은 2017년 17.3%에서 2023년 31.9%로 84.8% 증가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지난 10년간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오프라인 시장의 위축,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유통시장은 과거와는 다른 시장으로 변화했다"라며 "정부가 금년 하반기에 발표하기로 한 유통산업 발전방안에 대형마트 등을 포함해 향후 10년간의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지원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9-11 14:31:49[파이낸셜뉴스] 최근 10년간 온라인 쇼핑과 TV 홈쇼핑 성장 속도가 대형마트의 10배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통계청 소매판매액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4∼2023년 소매시장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509조5000억원으로 2014년(382조3000억원)에 비해 33.3%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2021년 코로나 기저효과로 일시적 반등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연도별로 2∼4% 내외의 성장률을 보였다. 온라인쇼핑과 TV 홈쇼핑 등 무점포소매(12.6%)와 편의점(10.4%)이 시장 성장을 주도한 반면, 슈퍼마켓(1.5%)과 대형마트(1.2%), 전문소매점(-0.4%)은 시장 평균 성장률(3.2%)을 밑돌며 고전했다. 디지털 경제 전환으로 무점포 소매가 강세를 보인 것과 달리, 1∼2인 가구 증가와 영업규제 장기화로 대형마트는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점유율로 살펴봐도 무점포소매는 2014년 11.8%에서 2023년 25.7%로 2배 이상(117.8%) 늘었다. 반면 전문소매점(-27.4%), 대형마트(-16.4%), 슈퍼마켓·잡화점(-14.4%) 등은 오히려 축소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소비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해 지방 상권과 오프라인 업태의 쇠퇴를 막기 위한 정책 개발과 더불어 오프라인 상권을 활성화를 위한 대형마트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소매판매에서 온라인쇼핑 시장점유율은 2017년 17.3%에서 2023년 31.9%로 7년 만에 84.8%나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가구(34.2%)의 점유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침투 속도는 음식료품이 가장 빨랐다. 지난해 음식료품의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 대비 3배가량(290.4%) 증가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지난 10년간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오프라인 시장의 위축,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유통시장은 과거와는 다른 시장으로 변화하였다"며 "정부가 금년 하반기에 발표하기로 한 유통산업 발전방안에 대형마트 등을 포함해 향후 10년간의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지원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9-11 08:02:56[파이낸셜뉴스] 지금부터 딱 30년전 부모님은 경기도 부천에서 과일 장사를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전통시장이나 가두에 있는 소규모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일이 일반적이었다. 1990년대 중후반, 겨울 대표 과일 귤은 1000원에 10개, 20개도 팔던 시절이었다. 당시 학교를 마치고 초등학생이던 기자도 가게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손님이 2000원어치 귤을 사면 1개를 더 서비스로 넣어 주면서 "1개 더 넣어 드렸어요"라고 말했다. 10살 남짓이었지만 부모님 어깨 너머로 장사의 비결이란 '서비스로 귤 1개를 더 넣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을 손님에게 알리며 생색을 내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소매 판매 외에도 당시 '초원청과(과일 가게 이름)'는 인근 유흥주점과 호프집에 과일 배달도 많이 했다. 아버지는 전화로 주문을 받고, 먹지가 있는 영수증에 외상 내역을 적고, 오토바이를 타고 이곳 저곳 배달을 다녔다. 당연히 별도 배달비는 없었다. 부모님이 초원청과를 시작하고 5년 정도 지나 부천 역사 안에 '이마트'가 생겼다. 부천역 북부에는 '로얄백화점'이 부천역 남부에는 '자유시장'이라고 하는 전통시장이 함께 공존했다. 초원청과, 전통시장, 대형마트의 공존은 이후로도 10년 넘게 이어졌다. 이마트의 등장 후 몇 년이 지나자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옷과 책을 주문하는 일이 늘었다. 동네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은 '작은 서점'이었다. 서점이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네 빵집들도 사라지거나 간판을 바꿔 달았다. 동네 빵집의 대명사였던 크라운베이커리도 2013년 완전히 문을 닫았다. 현재 우리나라 빵집은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높은 품질의 빵을 즐길 수 있고, 한국의 빵이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도 인기라고 한다. 하지만 막상 우리나라의 빵 가격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단순히 임대료와 인건비의 차원을 넘어 우리나라 빵을 먹은 외국인들은 "맛있다"면서도 "비싸다"고 입을 모은다. 1990년 중반 시작한 부모님의 초원청과는 2010년 후반 쯤에 문을 닫는다. 문을 닫기 전 2~3년 동안은 적자를 봤다.하지만 초원청과의 폐업이 대형마트의 등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2000년 이전까지의 소비자들은 흠집이 난 사과를 저렴하게 떨이로 초원청과에서 사갔지만 이후에는 대형마트의 깔끔한 사과를 더 선호했다. 소득이 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이라는 선택권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질 운명이었던 것이다. 연탄 가게가 문을 닫고, 필름 카메라 회사가 망하는 것이 기름 보일러 회사와 디지털 카메라 회사의 탓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취지는 좋았던 12년전 유통산업 발전법 국회는 지난 2012년 대형마트의 야간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주말 2회 강제 휴무를 하도록 한 '유통산업 발전법(유통법)'을 제정했다. 당시 대형마트 근로자들은 휴식 시간이 없어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야간에 쉴 공간도 없어 노동자로서의 인권이 지켜지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빠르게 증가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출점을 늘려 나가며 골목 상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국내 대형 유통기업들은 이 시기에 백화점, 교외형 아웃렛, 대형마트 등의 매장을 늘려나가며 몸집을 키웠다. 유통법 시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은 '을지로위원회'를 조직했다. 을지로위원회는 2013년 5월 남양유업의 대리점 갑질사태를 계기로 탄생했다. 세상의 '을'들을 위해 활동하고 연구하는 집단으로 유통법의 시행과 유지에도 큰 역할을 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는 취지도 좋았다. 2014년 말부터 필자는 파이낸셜뉴스 생활경제부에 소속돼 취재를 시작했다. 매년 명절이면 대형마트, 전통 시장을 방문해 설 민심을 살피고 시행 몇 년이 지난 유통법의 효과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한 목소리로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니 그나마 살 것 같다"며 "대형마트가 문을 닫아서 매출이 늘었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기자의 물음에 구체적으로 수치(20% 늘어난 것 같다는 등)를 주기도 했지만 근거가 있지는 않았다. 다만 기자 역시 시장에서 만나는 상인들이 또 다른 '초원청과'의 사장님처럼 보였고 그들의 목소리를 더 유심히 들었다. 현장에서 직접 만나본 대형마트 본사의 직원들은 "주말에 문을 닫게 되면서 주말에 일하던 직원들이 해당 시간에 근무를 할 수 없게 됐다"며 "일부 대형마트 근로자들은 오히려 추가 수당이 나오는 야간, 주말 근무를 선호하기도 했는데 법 때문에 원천적으로 막혀버렸다"고 토로했다. 주변 지인들 중에서도 "평일에 시간이 없어 주말을 이용해 대형마트에 차를 몰고 갔는데 대형마트가 문을 닫아 헛걸음을 했다"며 불편을 토로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하지만 전국의 초원청과 사장님들, '을'들을 위해 선의로 제정된 '유통산업 발전법'의 취지 자체는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보였다. 대형마트 영업규제.. 효과는 글쎄 시간이 지나면서 대형마트 영업규제의 실효성을 문제 삼는 여러 연구들이 나왔다. 해당 연구들은 대부분 대형마트가 회원사로 가입된 협회나 대기업 등이 소속된 연구기관을 통해서 나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당 연구들이 편향됐다고만도 볼 수 없었다. 한국유통학회(2017년, 2019년), 한국중소기업학회(2018년)는 총 3차례에 걸쳐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의 실효성을 분석했다.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수조사 방식으로 그 결과 대형마트 의무 규제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을 경우 주변 소매 점포 소비금액은 8~15% 감소했다. 반면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쇼핑 이용금액이 최고 37% 증가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주변 상권이 이득을 본 게 아니라 온라인 쇼핑으로 수요가 몰린 것이다. 2017년 연구에서는 대형마트가 출점할 경우 전통시장은 100명의 고객 중 4.91명의 고객을 뺏기지만, 오히려 14.56명의 고객이 신규 유입돼 모객에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대형마트 1곳이 폐점할 경우 반경 3㎞이내 주변상권에서 총 429명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일자리 유지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형마트 규제를 시작한 2012년과 10년 뒤인 2021년 대형마트와 전문소매점(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등) 매출 점유율은 각각 23.9%와 32.6%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무점포소매의 시장 점유율은 129.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법은 대형마트를 규제해 죽어가는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의도였지만 규제로 인한 소상공인의 반사 이익은 크지 않았다는 점이 숫자로 증명된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4월 한국유통학회, 한국소비자학회, 한국프랜차이즈학회, 한국로지스틱스학회의 유통물류 관련 4개 학회 전문가 108명을 대상으로 '유통규제 10년, 전문가의견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문가 10명 중 7명(70.4%)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대형마트는 물론 보호대상인 전통시장까지도 패자로 내몰았다고 답했다. 83.3%의 전문가는 "대형마트 규제 폐지 또는 완화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76.9%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로 인한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이미 2020년에 "유통시장은 '대형마트' VS '전통시장'이 아닌 '온라인 시장 VS 오프라인 시장'의 경쟁으로 유통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1-29 17:34:42[파이낸셜뉴스]물류센터와 상가를 중심으로 공실률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비은행권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대수익률이 하락한 가운데 대출금리는 높아지는 등 잠재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이라 비은행권의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상업용 평균 매매가 ㎡당 5.6% 하락 29일 한국은행의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부동산의 단위면적(㎡)당 평균 매매가격은 올 3·4분기 586만원으로 작년 상반기 고점(621만원)대비 5.6% 하락했다. 거래량도 5만8000건으로 1년 전(7만9000건) 대비 26.7% 줄어들었다. 특히 수도권이 3만5000건으로 1만5000건 감소하고 비수도권이 2만3000건으로 6000건 줄어드는 등 전국적으로 업황이 부진했다. 이는 경기회복 지연과 상업용 부동산 공급확대, 소비패턴 변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오피스보다는 주로 물류센터나 상가를 중심으로 위축되고 있다. 특히 물류센터는 코로나19 중 발주된 사업장 준공이 올해 집중돼 공실률이 큰 폭 늘었다. 신규공급 물류센터는 지난 2019년 20만5000평에서 올해 예정치가 66만8000평에 달할 만큼 증가했다. 중·대형 상가도 비대면 소비 증가로 무점포 소매가 빠르게 늘고 지난 2020년에서 2021년까지 상가 분양물량이 확대돼 부진했다. 해당 기간 동안 평균 중대형 상가 분양물량은 약 8500호로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평균 물량인 6300호를 크게 상회할 만큼 많다. 이에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은 9월말 0.2%로 2017년 이후 매우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나 비은행은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해 9월말 4.4%를 기록했다. ■대규모 부실 발생할 가능성 크지 않아 한은은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의 대규모 부실 가능성이 단기간에는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70%를 초과하는 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대출잔액이 올해 들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전체 비은행권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고 LTV대출이 차지하는 비중(18.4%)도 2022년말(19.1%) 보다 감소한 점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잠재적 리스크 수준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의 고 LTV대출 규모가 과거보다 증가하였고 2022년 이후 임대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부실 위험은 과거에 비해 높아졌기 때문이다. 비은행권의 고 LTV 대출잔액은 지난 2017년 18조9000억원에서 올해 9월말 41조8000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임대수익률의 경우 4.4%에서 3.1%로 하락했고 평균 대출금리는 4%에서 5.9%로 크게 늘었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으나, 금융권 전반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향후 상업용 부동산 초과 공급상태 지속, 경기회복 지연, 금리부담 등으로 관련 대출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는 등 각 금융기관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내 비중은 크지 않지만 연체율이 높은 일부 비은행 업권의 경우 보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12-28 16:45:23[파이낸셜뉴스]물류센터와 상가를 중심으로 공실률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대출액을 크게 늘린 비은행권의 연체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임대수익률이 하락한 가운데 대출금리는 높아진 상황이라 잠재적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부동산의 단위면적(㎡)당 평균 매매가격은 9월말 기준 586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고점(621만원) 대비 5.6% 하락했다. 거래량도 5만8000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26.7% 줄었다. 이는 경기회복 지연과 상업용 부동산 공급확대, 소비패턴 변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오피스보다는 주로 물류센터나 상가를 중심으로 위축되고 있다. 특히 물류센터는 코로나19 중 발주된 사업장 준공이 올해 집중돼 공실률이 큰 폭 늘었다. 신규공급 물류센터는 지난 2019년 20만5000평에서 올해 예정치가 66만8000평에 달할 만큼 증가했다. 또 비대면 소비 증가로 무점포 소매가 빠르게 늘고 지난 2020년에서 2021년까지 상가 분양물량이 확대돼 부진했다. 해당 기간 동안 평균 중대형 상가 분양물량은 약 8500호로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평균 물량인 6300호를 크게 상회할 만큼 많다. 이에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은 9월말 0.2%로 2017년 이후 매우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나 비은행은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해 9월말 4.4%를 기록했다. 한은은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의 대규모 부실 가능성이 단기간에는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70%를 초과하는 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대출잔액이 올해 들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전체 비은행권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고 LTV대출이 차지하는 비중(18.4%)도 2022년말(19.1%) 보다 감소한 점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잠재적 리스크 수준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의 고 LTV대출 규모가 과거보다 증가하였고 2022년 이후 임대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부실 위험은 과거에 비해 높아졌기 때문이다. 비은행권의 고 LTV 대출잔액은 지난 2017년 18조9000억원에서 올해 9월말 41조8000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임대수익률의 경우 4.4%에서 3.1%로 하락했고 평균 대출금리는 4%에서 5.9%로 크게 늘었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으나, 금융권 전반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향후 상업용 부동산 초과 공급상태 지속, 경기회복 지연, 금리부담 등으로 관련 대출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는 등 각 금융기관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내 비중은 크지 않지만 연체율이 높은 일부 비은행 업권의 경우 보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12-28 10:30:29[파이낸셜뉴스] 엔데믹 이후 야외활동 수요가 늘면서 백화점의 성장세는 늘고, 온라인쇼핑 성장세는 점자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9일 발간한 '2023 유통물류 통계집'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전체 쇼핑거래액은 10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성장률은 2021년 상반기 23.7%, 2022년 상반기 12.2%로 하향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품거래액(78조1000억원)은 2.8% 늘어난데 그쳤다. 펜데믹 이후 여가활동에 대한 수요 증가로 여행·교통·레저를 포함한 온라인 서비스 거래액(31조1000억원)이 전년 상반기 대비 20.0% 증가한 것과 상반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올해 엔데믹을 맞아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경제 및 야외활동에 따른 외출관련 소비가 증가하고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백화점, 면세점, 전문소매점 등 오프라인유통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국내 소매업태별 매출액 규모 변화를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쇼핑, 홈쇼핑 등으로 대표되는 무점포 소매가 급성장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 소매업 매출 규모는 494조원으로 코로나 발생 전인 2018년 대비 35.9%나 성장했다. 이 중 무점포소매는 76.6%로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3.9% 성장하는데 그쳤고,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며 면세점은 오히려 6.0% 역성장 한 것으로 나타났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3-08-29 08:07:44코로나19로 침체를 겪었던 여행, 숙박 업종의 고용이 살아나는 등 활기를 찾고 있다. 반면 '코로나 특수'를 노리던 배달 등 비대면 업종은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 산업 소분류별 취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여행사 및 기타 여행 보조 서비스업'의 취업자 수는 4만명이었다. 이는 3만2000명이었던 2021년 하반기보다 8000명(25.0%)가량 증가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2020년부터 줄곧 감소, 또는 정체에 머물던 여행업 분야 취업자가 2년여 만에 완연한 증가세에 진입했다. 일반 생활 및 숙박시설 운영업 취업자 또한 15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11만9000명)보다 3만8000명(32.2%) 늘었다. 유원지 및 기타 오락 관련 서비스업과 항공여객 운송업 취업자도 각각 4000명(3.5%), 1000명(3.0%) 증가했다. 엔데믹으로 '특수'를 잃어가는 분야도 있다. 비대면 일상을 성장 동력으로 삼았던 택배, 무인점포 등 분야는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 분위기에서 늘어났던 무점포 소매업 취업자는 지난해 하반기 36만1000명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1만2000명(3.2%) 줄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04-24 18:25:32[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침체를 겪었던 여행, 숙박 업종의 고용이 살아나는 등 활기를 찾고 있다. 반면 '코로나 특수'를 노리던 배달 등 비대면 업종은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 산업 소분류별 취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여행사 및 기타 여행 보조 서비스업'의 취업자 수는 4만명이었다. 이는 3만2000명이었던 2021년 하반기보다 8000명(25.0%)가량 증가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2020년부터 줄곧 감소, 또는 정체에 머물던 여행업 분야 취업자가 2년여 만에 완연한 증가세에 진입했다. 일반 생활 및 숙박시설 운영업 취업자 또한 15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11만9000명)보다 3만8000명(32.2%) 늘었다. 유원지 및 기타 오락 관련 서비스업과 항공여객 운송업 취업자도 각각 4000명(3.5%), 1000명(3.0%) 증가했다. 엔데믹 진입으로 기존의 '특수'를 잃어가는 분야도 있다. 비대면 위주의 일상을 성장 동력으로 삼았던 택배, 무인점포 등 분야는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 분위기에서 늘어났던 무점포 소매업 취업자는 지난해 하반기 36만1000명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1만2000명(3.2%) 줄었다. 택배 등의 영향으로 늘었던 골판지, 종이 상자 및 종이 용기 제조업 취업자도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00명(2.4%) 줄었다. 폐기물 수집·운반업 취업자는 1만1000명(18.8%) 감소했고, 폐기물 처리업 취업자는 2000명(4.7%) 줄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04-24 09:30:10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규제하고, 월 2회 강제 휴무를 의무화 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 제정된 후 12년이 지났다. 대형마트를 규제해 죽어가는 전통시장을 살리자라는 의도였지만 규제로 인한 소상공인의 반사 이익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온라인 플랫폼의 급격한 성장을 불러와 지난 10여년간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점유율은 각각 24%, 33%나 줄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이미 2020년에 "유통시장은 '대형마트' VS '전통시장'이 아닌 '온라인 시장 VS 오프라인 시장'의 경쟁으로 유통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지적했지만 규제는 여전히 12년 전에 머물러 있다. ■대형마트 규제하니 전통시장도 손님 줄어… 온라인 쇼핑만 급증 1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유통법 개정 이후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으로 인한 전통시장의 반사 효과가 없거나, 크지 않다는 연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한국유통학회(2017년, 2019년), 한국중소기업학회(2018년)는 총 3차례에 걸쳐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의 실효성을 분석했다.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수조사 방식으로 그 결과 대형마트 의무 규제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을 경우 주변 소매 점포 소비금액은 8~15% 감소했다. 반면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쇼핑 이용금액이 최고 37% 증가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주변 상권이 이득을 본 게 아니라 온라인 쇼핑으로 수요가 몰린 것이다. 2017년 연구에서는 대형마트가 출점할 경우 전통시장은 100명의 고객 중 4.91명의 고객을 뺏기지만, 오히려 14.56명의 고객이 신규 유입돼 모객에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대형마트 1곳이 폐점할 경우 반경 3㎞이내 주변상권에서 총 429명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대형마트가 일자리 유지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규제를 시작한 2012년과 10년 뒤인 2021년 대형마트와 전문소매점(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등) 매출 점유율은 각각 23.9%와 32.6%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무점포소매의 시장 점유율은 129.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0일 한국유통학회, 한국소비자학회, 한국프랜차이즈학회, 한국로지스틱스학회의 유통물류 관련 4개 학회 전문가 108명을 대상으로 '유통규제 10년, 전문가의견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문가 10명 중 7명(70.4%)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대형마트는 물론 보호대상인 전통시장까지도 패자로 내몰았다고 답했다. 83.3%의 전문가는 "대형마트 규제 폐지 또는 완화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76.9%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로 인한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주말에 대형마트 문 닫는게 무슨 효과?… 그냥 백화점 간다" 반면 일부 소상공인 단체와 대형마트 노조 등은 현재의 규제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맞지만 약자와의 상생을 위해 현재의 규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18년 6월에는 헌법재판소가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도록 한 유통산업발전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합헌 결정을 하기도 했다. 재판관 8대1로 합헌 결정을 내린 헌재는 "대형마트 등의 경제적 손실과 소비자의 불편 등도 생길 수 있으나 입법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 범위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를 팬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를 반영해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7월 20일부터 31일까지 '국민제안 TOP10' 온라인 국민투표를 진행했다. 이 중 가장 득표가 많은 3개를 실제 정책에도 반영할 계획이었다. 당시 투표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총 57만7415표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복 투표와 투표 조작 논란이 불거지며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21대 국회가 출범하고 2020년부터 현재까지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관련 법안만 총 20개에 달한다. 하지만 단 한 개의 법안을 제외하고 19개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2020년 9월 처리된 이장섭 의원 대표 발의안은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 만료시기를 5년간 연장하는 법안이다. 직장인 윤여광씨는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백화점 식품 코너나 인근 킴스클럽에 간다"며 "주말에 대형마트 문을 닫는게 무슨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4-17 18:3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