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한국 야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WBC 3회 연속 예선탈락, 프리미어12 예선탈락, 일본전 9연패, 프로팀이 참가한 진검승부에서 최근 대만과 2승 4패. 성인 국가대표 팀 수준에서는 참담한 성적이다. 일본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만에게조차 하염없이 밀리고 있다는 사실이 작금의 현실을 힘들게 만든다. 한국은 류중일 감독의 부임 후 한국은 세대교체에 일견 성공한 모습을 보였고, 항저우AG와 작년 2023 APBC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대한민국 야구가 좋은 모습을 보였을 때는 여지없이 좋은 선발 투수가 있었다. 항저우 AG에서는 문동주가 팀을 이끌었다. 문동주는 156km의 강속구를 앞세워 대만의 린위민을 압도했다. 6이닝 7K 무실점. 쩡중저같은 마이너리그 유망주까지 출격하며 지금보다 더 정예에 가까웠던 대만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리고 한국은 4회연속 AG 금메달에 성공하며 많은 선수들이 군면제 혜택을 받았다. 지난 APBC도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받는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의 예선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당시 한국의 이의리는 세이부 라이온스의 에이스 스미다 치히로를 맞아 6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다. 당시 일본의 라인업은 카바야시 유키(중견수)-카이토 고조노(유격수)-모리시타 쇼타(좌익수)-마키 슈고(1루수)-사토 테루아키(3루수)-만나미 츄세이(우익수) 등 일본 리그에서 최상위급 유망주들이 모조리 출격했다. 이의리는 지바롯데의 특급 유망주 만나미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스미다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투구를 보였다. 여기에 곽빈은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맞붙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일본 선발투수 이마이 다쓰야(4이닝 5피안타 2볼넷 2실점)에게도 판정승했다. 당시 이마이는 2023년 19경기에서 133이닝을 던져 10승5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비록 마지막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하기는 했지만 근래 최고의 대등한 승부였고, 도쿄돔에서 한국야구의 힘을 과시했던 대회이기도 했다. 원태인 또한 수많은 국제대회에 나서서 노련한 경기운영과 다양한 변화구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준 대표적인 투수다. 결국, 이번 프리미어12와 과거(아시안게임, APBC)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선발 투수다. 결국 이번 대회는 선발 투수가 발목을 잡았다. 대만전에 선발 등판한 고영표는 2회에 무너졌고, 곽빈은 에이스답게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4이닝밖에는 버티지 못했다. 일본전 최승용도 2이닝도 버티지 못했고 도미니카전 임찬규도 3이닝밖에는 버티지 못했다. 결국 단기전에서는 선발이 어느 정도 버텨줘야 좋은 승부가 가능하다. 그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대회였다. 현재 대한민국의 선발 투수 중에서 문동주는 가장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다. 좌완 투수 중에서는 평속 150km에 가까운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선발 투수는 이의리 뿐이다. 특히, 좌타자가 워낙 많아 국제무대에서 쓸 수 있는 좌완 선발투수의 발굴은 필수적이다. 한국이 일본의 스미다, 대만의 린위민에게 고전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도 좌타가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일본이나 대만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좋은 좌투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만은 이미 투수력에서 대한민국을 뛰어넘고 있다. 연령별 대표에서는 대만에게 더욱더 큰 격차로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다. 만약 대만이 마이너리그까지 출격시키면 그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KBO리그에서는 현재 평균자책점 10걸안에 국내 투수가 단 2명(원태인, 손주영) 뿐이다. 선발 투수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는 대한민국의 국제대회 약진은 이뤄질 수 없다. 이는 2026 WBC때도 마찬가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1-18 12:22:18[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 현재 한화 이글스의 관심은 온통 김경문 감독에게 쏠려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4회 연속으로 감독이 경질되었고, 그 과정에서 오랜만에 노장이 대전에 떴다. 당연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한화 팬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격한 반대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선임보다 더 한화에게 중요한 소식이 있다. 바로 문동주의 완벽한 부활이다. 이제는 부활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듯 싶다. 문동주는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해냈다. 7이닝 동안 105개의 투구를 하며 완벽하게 삼성의 강타선을 틀어막았다. 한화는 문동주가 내려가자마자 역전을 허용했다. 박병호를 위시한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하고 있었던 것은 문동주였다. 문동주의 압권은 7회였다. 이미 투구수가 100개에 육박하고 있었던 상황. 타석에는 일발 장타를 노리기 위해서 김영웅이 들어섰다. 초구를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문동주는 그 이후 2구째와 3구째를 한복판에 직구를 던지며 칠테면 쳐봐라는 식으로 김영웅에게 돌진했다. 그런데 그 공의 스피드가 어마어마했다. 96구째 공은 라이온즈 파크 전광판에 159㎞가 기록됐다. 그리고 김영웅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공은 157㎞가 나왔다. 비록 문동주는 김지찬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맥키넌 마저 140㎞ 고속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문동주는 마운드를 내려오며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듯 전에 없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마치 아웃 카운트 하나하나에 포효하던 항저우 AG에서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문동주는 당시 린위민이라는 거대한 적과 맞대결을 해서 대한민국의 4회 연속 금메달을 이끌었다. 문동주라는 선수가 국가대표에 완전히 자리잡게 되는, 그리고 대한민국의 MVP급 투수로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올시즌 한화 이글스의 부진에 문동주의 지분은 매우 크다. 최소 150이닝에 10승은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에이스가 무너지자 팀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어쩌면 김경문 감독 선임보다 문동주의 부활은 훨씬 더 중요했던 그리고 선행되어야 했던 일일지도 모른다. 한화는 대구 3연전에서 스윕을 당했다. 분위기가 결코 좋지 않지만, 무조건 우울하지만은 않다. 대전 왕자가 돌아왔다. 아니 대한민국 국가대표 1선발이 돌아왔다. 160㎞의 강속구와 함께!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6-03 07:16:20[파이낸셜뉴스] 2이닝 4볼넷 2탈삼진 1실점. 한국의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거둔 성적표다. 분명히 가능성은 보였지만, 얼마 없는 기회에서 1회 급격한 난조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문동주는 3월 17일 샌디에이고와 팀코리아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1회말 샌디에이고 선두 타자 산더르 보하르츠를 상대로 던진 초구부터 시속 151㎞가 찍혔다. 그러나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다. 누가봐도 긴장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간 티가 물씬 풍겼다. 문동주는 보하르츠를 상대로 볼 4개를 내리던졌다. 후속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도 볼 2개를 던진 뒤 볼넷을 또 내줬다. 급격하게 흔들렸다. 끝이 아니었다. 문동주는 제이크 크로넨워스까지 볼넷을 허용했다. 세 타자 연속 볼넷.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문동주는 매니 마차도를 루킹 삼진으로 잡았지만, 제구난조는 계속되었다. 1사 만루 위기에서 후속 타자 김하성에겐 154㎞ 직구를 던졌다. 김하성 타석 때 폭투까지 범해 첫 실점 했다. 김하성을 내야 뜬공으로 잡았지만 유릭슨 프로파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거기에 공은 심판의 얼굴을 맞고 뒤로 빠져나가기 까지 햇다. 프로파르에게 던진 네 번째 공은 155㎞가 찍혔다. 문동주는 루이스 캄프사노를 삼진 처리했지만 1회에만 볼넷 4개를 허용하는 등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였다. 하지만 2회부터는 본연의 문동주로 돌아왔다. 힘이 빠지자 특유의 강속구가 더 살아났다. 제구력도 좋아졌고 무엇보다 편안해보였다. 문동주는 타일러 웨이드를 좌익수 뜬공, 잭슨 메릴을 유격수 뜬공, 보하르츠를 1루 뜬 공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2번째 이닝을 마무리했다. 문동주는 0-1로 뒤진 3회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교체되었고, 문동주의 실점은 이날 결승점이 되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3-17 21:28:00[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리카르도 산체스가 재계약했다. 한화이글스는 12월 26일 외국인 좌완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와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 등 최대 75만 달러다. 2023시즌 산체스는 24경기에 등판해 126이닝을 소화하며 7승8패 평균자책점 3.79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첫 9경기에서는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로 활약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기도 했다. 한화는 모든 외국인 선수의 구성이 완료되었다. 페라자로 인한 공격력 강화 효과, 김강민으로 인한 수비력 강화 효과는 분명 기대되는 요소지만, 투수쪽에서는 아직 특별한 강화 효과가 없다. 페냐 또한 용병 투수 치고는 압도적인 맛이 떨어진다는 아쉬움도 지적된다. 이태양, 김민우, 장민제는 꾸준한 선수들이지만, 사실 큰 성적의 향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역시 한화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류현진의 영입이다. 하지만 류현진의 영입은 상수가 아니다. 아직은 변수가 너무 많다. 따라서 당장 전력의 상수로 집어넣기는 힘들다면, 내부에서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 밖에는 왕도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동주에 쏠리는 시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문동주는 내년 시즌부터 이닝 제한이 없다. 여기에 2023년 국가대표 에이스급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는 엄청난 투구로 4회연속 금메달을 안겼다. 따라서 한화는 내년 시즌 문동주에게 1선발급 활약을 기대한다. 문동주가 용병급 투수로서 성장을 해준다면 한화는 내년 시즌 분명 전력 강화 효과가 있다. 포텐이 만개할 모든 조건이 갖추어졌다. 경험도 충분히 쌓였다. 한화는 내년 시즌 최소 150이닝 이상은 소화해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노시환이 그랬듯 이제는 새 장 속에서 나와 야생의 정글 속에서 독수리의 왕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문동주가 아시안게임에 다녀오고 나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본 문동주의 모습은 역대 최고였다. 그리고 APBC에서 보니 안좋을때도 끌고 가는 능력이 생겼더라. 내년 시즌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하나 기대해봐야하는 요소는 김서현이다. 김서현은 올 시즌 신인 선수 중 전체 1번으로 지명된 선수다. 155km에 달하는 광속구는 보는 사람을 설레게 한다. 계약금도 5억원을 받았다. 기대치 자체가 남다른 선수다. 하지만 올시즌 김서현은 전혀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시즌 중간 투구폼이 들쑥날쑥 하면서 제구력이 크게 흔들렸고,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한화 마운드가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김서현이 팀의 중간이든 선발이든 어떤 형태로라도 공헌을 해줘야 한다. 다만, 김서현은 고교시절부터 자유롭게 야구를 해왔던 선수다. 제구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정한 릴리스포인트와 투구폼을 갖추는 것이 한국 야구에서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중에도 팔 높이와 투구폼이 달라졌던 김서현에게는 생소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김서현이 얼마나 수용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황준서도 내년 시즌 기대되는 요소다. 황준서는 당장 제구력이나 구위에 이슈가 있는 선수가 아니다. 왼손 투수로서 커브와 스플리터를 잘던지는 투수다. 구속도 매년 꾸준하게 늘어가고 있다. 황준서는 아직 풀 시즌을 뛸 체력은 없다. 하지만 3~5월 2~3달 정도라면 중간이든 선발이든 어느정도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황준서는 고교 시절에도 늘 시즌 초반에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시즌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며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올해 제주리그(2월)까지만 해도 장현석과 비교될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3월 신세계 이마트배때는 150KM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세계이마트배에서 거의 전경기에 등판했고, 강릉고와의 4강전에서는 처음으로 105개를 던지기도 했다.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보여준 황준서의 공은 시즌 초에 비하면 반도 안되는 구위라는 것이 현장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에 대해 한화 구단은 “충분히 트레이닝 파트와 이야기를 하고 선발했다. 몸이 좋아지면 앞으로 정말 좋아질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체격, 제구력, 변화구 등은 모두 갖추고 있는 선수인만큼, 충분한 트레이닝 만으로도 한화의 5~6선발 혹은 중간에서 힘을 보태줄 선수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5강 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마운드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올 시즌 한화의 마운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5위와 한화의 경기 차이를 고려하면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외부 영입이 없다면 내부에서 업그레이드 되는 것 뿐이다.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치열하게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2-26 17:53:26[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한화 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이 일본 도쿄돔에서 화려하게 빛났다. 문동주, 노시환, 문현빈이 그 주역들이다. 노시환은 이번 대회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대한민국이 염원하던 4번타자감도 이번 대회를 통해서 찾아냈다. 노시환은 대회 첫날 호주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3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노시환의 위력은 잘 드러났다. 노시환은 3회 이마이의 변화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연장 10회에도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분전했다.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일본 대표팀의 4번 타자 마키 슈고에 비해서 떨어지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 이바타 감독은 "노시환은 지금 당장 일본에 들어와도 특급 타자" 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노시환은 18타수 7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베스트9에 선정되었다. 문동주는 이번 대회 첫 경기 호주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5.2이닝 2실점의 피칭을 선보였다. 비록 홈런 한방이 아쉬웠지만, 선발로서 제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이번 APBC 이전 항저우 AG 결승전에서 해준것만 해도 문동주는 한국야구의 영웅으로 등극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연령 무시 국가대표를 선발한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선발될 가능성이 큰 선수다. 대한민국이 그토록 염원하던 평속 150km. 최고 160km의 우완 파이어볼러를 얻었다. 문현빈은 비록 이번 대회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지만,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 이미 한화이글스에서 역대 신인 최다 경기 출장(137경기)을 경험한 선수이다. 류중일 호에서도 일본전에 좌익수로 선발출장할 만큼 꾸준한 기회를 얻었고, 첫 타석에서는 좌전안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내년 시즌 한화의 주전 2루수로서 활약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높다. 한화 내부에서도 “문현빈 하나만으로도 작년 드래프트는 대성공이다. 신인급 이민준과 김서현도 충분히 내년에 기대해볼 만하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한화 화이글스는 11월 19일 새 외국인타자 요나단 페라자(Yonathan Perlaza)를 영입했다. 계약규모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 100만불이다. 페라자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1998년생 코너 외야수다. 우투의 스위치히터로, 175㎝·88㎏의 작지만 탄탄한 체형에 빠른 배트스피드를 바탕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다. 또한, 열정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젊은 팀 분위기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컵스에 입단한 페라자는 지난시즌 트리플A까지 승격, 121경기에서 0.284의 타율, 0.534의 장타율(홈런 23개)에 0.922의 OPS를 기록한 선수다. 물론, 한국야구의 적응 문제를 살펴봐야겠지만, 컨택률이 나쁘지 않고 이정도급 선수라면 충분히 한국에서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발도 빠르고 장타력과 컨택트 능력, 젊음을 두루 갖춘 선수이기에 더욱 그렇다. 외야수비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어차피 수비보다 타격에 중점을 두고 데려온 선수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올 시즌 타격에 대해서 심각한 골머리를 앓았다. 페라자가 중심 타선 한자리를 메워줄 수만 있다면, 수비는 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반드시 전력보강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전준우가 롯데 잔류를 확정지었지만, 아직 안치홍과 양석환 등이 시장에 남아있다. 수많은 소문이 한화이글스를 향하고 있다. 팀의 주축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국가대표 경기를 뛰며 큰 경험을 쌓았다. 용병 교체도 가장 빠르게 이뤄냈다. 2024시즌을 준비 중인 한화 이글스에 조금씩 서광이 비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1-19 23:23:27[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항저우의 전사들이 다수 포함된 대표팀이 다시 뭉쳤다. 항저우AG 대표팀 주장 김혜성을 비롯해서 최지훈, 김성윤, 윤동희, 김주원, 노시환, 문보경, 박영현, 원태인, 문동주 등이 다수 포함된 항저우 AG의 연장선상에 있는 대표팀이다. 11월 16일(목) 일본 도쿄돔에서 개막하는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표팀이 오늘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소집 훈련에 들어간다. APBC 대표팀은 6일(월)부터 13일(월)까지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훈련 및 연습경기를 진행한다. 이번 대표팀이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향후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가야할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표팀은 김광현, 김현수 등이 모두 대표팀에서 물러나며 변혁기를 거치고 있다. 이제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 새얼굴들로 대표팀을 꾸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한 신진 선수들이 지난 항저우 AG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안정적으로 대표팀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문동주는 대표팀의 1선발로 우뚝섰고, 노시환은 확실한 4번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윤동희도 류중일 감독의 신임을 듬뚝 받고 있고 박영현은 향후 대표팀의 마무리, 최지민은 왼손 셋업맨으로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혔다. 김주원 또한 우투 양타로서 좋은 수비와 작전수행능력으로서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빼앗았다. 젊은 자원 중에서는 이재현과 더불어서 가장 앞선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문동주와 김도영이다. 문동주와 김도영은 고교 시절부터 한국프로야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평가받았고, 현재도 훌륭하게 리그에서 자리잡았다. 이들이 뭉친 대표팀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만약, 해당 대표팀이 이번 일본의 젊은 스타선수들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이들은 앞으로 WBC나 프리미어 12 등 대표팀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 말 그대로 한국야구의 세대교체가 확실하게 이뤄지는 셈이다. 즉 이번 대회는 단지 기량향상용이 아니라 성인 대표팀에서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얼마나 할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대회가 될 수 있다. 한편, 최종 엔트리 26명 중 한국시리즈를 앞둔 LG 정우영, 문보경, KT 박영현, 부상 중인 KT 강백호는 첫 소집훈련에서 제외됐고 플레이오프까지 9경기를 치른 NC 김영규, 김형준, 김주원은 7일(화)부터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미소집된 인원의 경우 향후 포스트시즌 스케줄 등을 고려해 추가 합류 및 교체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신 예비 엔트리 20명에 포함된 투수 조병현(SSG), 이병헌(두산), 김태경(상무), 포수 허인서(상무), 내야수 한태양(상무), 나승엽(롯데), 문현빈(한화) 등 총 7명이 대구 캠프에 합류했다. 젊은 프로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들은 대표팀과 모든 훈련 스케줄을 소화할 예정이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는 11월 14일까지 예비 엔트리 내에서 교체가 가능하며, 한국시리즈 일정 및 선수 컨디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필요시 교체를 진행할 계획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1-06 13:56:11[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세계 야구의 추세는 스피드업이다. 이제 메이저리그는 160km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것이 세계 야구의 흐름이다. 일례로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대만 대표팀의 선수들은 메이저리거가 아니다. 하이싱글A나 더블A에 소속된 유망주 선수들이다. 하지만 좌완 린위민(애리조나)도 150km가 넘는 공을 던졌고, 류츠정(보스턴)은 160km에 근접하는 공을 뿌렸다. 비록 이날 나오지는 않았지만, 천포위(피츠버그)도 평균 150km에 달하는 엄청나게 빠른 공을 던진다. 대만은 엄밀하게 세계 야구의 중심과는 다소 벗어나있는 국가다. 그런 대만도 이럴진데 일본같은 국가들은 어마어마하다. 신장이 크지 않더라도 좌완 이마나가나 3년연속 4관왕에 사와무라상이 유력한 야마모토 같은 선수들이 이미 160km 경기에 근접해 있는 선수들이다. 사사키 로키 같은 투수는 이미 164km에 달하는 스피드를 쉽게 볼 수 있는 정도의 선수이기도 하다. 한국은 명백히 그런 흐름에 뒤쳐져 있었다. 안우진(키움)이라는 선수가 있지만, 대표팀에는 나설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자격을 갖춘 국제 무대의 흐름에 걸맞는 투수가 나타났다. 바로 문동주다. 현 시점에서 문동주가 곽빈이나 원태인보다 나은 선발투수라고 할 수있을지는 알 수 없다. 기록도 가장 좋지 않고, 아직 경험도 일천하다. 국가대표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를 제1선발로 간택했고, 그것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단순히 이번 AG 금메달 때문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국제 무대의 흐름에 맞는 강속구 투수를 보유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날 문동주는 현지 스피드건 기준으로 163km에 달하는 스피드를 냈다. 물론, 현지 스피드건의 오류다. 하지만 4~5km를 빼더라도 158~159km의 스피드가 나왔다는 의미이고, 문동주는 이미 트랙맨 기준으로 올 시즌 161km를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충분히 국제 무대에서도 강속구 투수의 범주에 들어가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좋은 커브를 지니고 있고, 이날은 체인지업도 선보였다. 제구도 나쁘지 않고, 투구폼도 상당히 예쁘다. 국제경기에 나가면 대만이나 일본전에 쓸 수 있는 선발 투수 한명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류현진을 대만전에서만 등판시켰다. 2009년 WBC에서는 봉중근이 일본전을 거의 홀로 책임지다 시피 했다. 국제경기 일본전에서는 항상 김광현이 일본을 전담하다시피 한 것도 그런 이유다. 이런식으로 국제 무대에서 일본이나 대만을 꽉 잡고 있는 투수를 한 명만 발굴할 수 있다면 국제경기가 한층 쉬워질 수 있다. 아니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그 투수가 문동주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이번 대회에서 충분히 보였다. 이번 대표팀은 문동주의 첫 경험이다. 당연히 부담이 많이 되고 어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워낙 어린 선수이기에 국제 무대 한 번에 그의 기량은 폭발적으로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야구 관계자들이 문동주를 지난 WBC에 뽑았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 문동주는 AG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12나 WBC같은 국제대회에 당연히 뽑아야만 하는 선수로 우뚝 설 전망이다. 대한민국이 국제 무대에서 통용될 수 있는 정말 좋은 투수를 얻었다. 이번 항저우 AG가 한국 야구에 주는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08 06:09:18[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문동주가 초반 분위기에서 대만 린위민을 압도하고 있다. 한국은 10월 7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대회 결승전에서 문동주의 역투를 앞세워 2대0으로 리드를 하고 있다. 초반 분위기를 잡아준 것은 역시 문동주였다. 문동주는 매회 삼진을 잡아내며 대만 타선을 압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1회 위기를 넘긴 것이 중요했다. 문동주는 1회 1사 3루 상황에서 3번 린리와 4번 린안커와의 승부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린리를 2-2에서 커브를 던져 빗맞은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고, 지난 경기에서 자신에게 3루타를 때려냈었던 린안커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2회부터는 문동주가 안정감을 되찾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이 2회에 2점을 선취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1사 3루에서 김주원의 좌익수쪽 희생플라이와 린위민의 폭투로 2점을 선취했다. 점수를 쥐어주자 문동주의 투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비록 쩡중저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도망가지 않고 최고 구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미트에 꽂아넣었다. 거의 벗어나는 공이 없는 완벽한 투구였다. 무엇보다 많은 비가 부슬부슬 오는 과정에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리고 빠른 승부를 들어갔다. 4회에는 린리를 상대로 3구 삼진을 뽑아냈다. 초구와 2구를 모두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은 문동주는 3구째 커브를 던져 린리를 잡아냈다. 4번 타자 린안커에게도 초구와 2구를 모두 직구로 승부를 했다. 그리고 한복판에 체인지업을 던져서 삼진으로 잡아냈다. 완벽한 문동주의 압승이었다. 5회에는 맞춰잡았다. 6번 타자 린즈하오 10구까지 가는 승부끝에 1루 땅볼을 유도해냈고, 다음 타자 리하오위를 초구에 맞춰잡았다. 그리고 다음타자 션하우위를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5이닝을 마무리 했다. 6회에도 문동주는 마운드에 올라왔다. 비록 1사 후 쩡중저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사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2번타자와 3번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문동주는 크게 포효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문동주 역대 최고의 피칭이었다. 문동주는 이날 160km에 가까운 포심 외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구종을 배합하며 대만 타자들을 요리했다. 상대인 린위민은 애리조나 다이어몬드 백스의 랭킹 4위에 해당하는 유망주다. 투수 중에서는 1위다. 하지만 현재까지 선발 싸움은 문동주가 린위민에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07 20:01:17[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이제 딱 한걸음만을 남겨뒀다. 바로 항저우AG 야구 결승전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대만과 10월 7일 오후 7시 마지막 결전을 벌인다. 마지막 한 경기이기 때문에 크게 이야기할 것이 없다. 이틀전 일본전에서 6이닝을 던졌던 박세웅과 전날 6이닝을 던진 원태인을 제외하고 남아있는 선수들이 모두 출격이 가능하다. 여기서 가장 주의깊게 봐야하는 선수는 문동주다. 류중일 감독이 문동주를 어느 타이밍에 쓸지를 지켜봐야 한다. 문동주는 지난 10월 2일 대만전에 선발 출격해서 4이닝 70개의 공을 던졌고 2실점 햇다. 1회 린안커에게 홈런성 3루타를 허용했고, 4회에는 커브가 제구가 되지 않으며 폭투로 또 1실점을 했다.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동갑내기 린위민에게 판정패를 했다. 하지만 이날 문동주의 투구는 내용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일단, 대만전은 어떤 투수가 나오더라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010년 당시 류현진 조차도 대만전 선발은 부담이 많이 된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인데다, 상대 선발도 강하다. 이번에 선발로 나온 린위민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유망주 4위에 올라있는 선수다. 여기에 리츠정이나 천포위도 모두 미국 무대에서 뛰고있는 선수들이다. 대만의 쩡중저도 마찬가지다.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다. 가장 부담 되는 상황에서 용감하게 마운드에 올라 4이닝을 막아준 것은 국가대표 데뷔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절대 나쁜 성적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결승전은 조금 다르다. 결승은 결과가 전부다. 투수로테이션을 고려해야하는 예선전과는 다르게 결승은 안좋으면 바로 교체를 할 수밖에 없다. 기회를 많이 줄 수 없다는 의미다. 1실점이 곧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단판승부이기 때문이다. 길게보다는 짧더라도 최대한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투구가 필요하다. 한국은 문동주의 가능성이 애초부터 높았다. 곽빈은 이번 대회 단 한 경기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험 등판 조차 없었던 투수를 결승전 선발 투수로 내기에는 굉장히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항저우는 계속적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따라서 선취점을 내주는 것은 극도로 경계해야한다. 문동주는 과연 2023년 마지막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만약 성공할 수 있다면 문동주 생애 최고의 경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의 라인업은 이번 슈퍼라운드에서 계속 동일하다. 김혜성(4)-최지훈(8)의 테이블세터에 윤동희(9)-노시환(5)-문보경(3)의 중심타선, 그리고 강백호(DH)-김주원(6)-김형준(2)-김성윤(7)의 라인업으로 나섰다. 한국은 이번 슈퍼라운드에서는 라인업이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사오싱에 내리던 빗줄기는 경기 시작 1시간 30분을 앞두고 약해졌다 강해지기를 반복하고 있어 경기가 제시간에 시작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07 17:52:44[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한국 야구가 10월 2일 펼쳐진 예선 2차전에서 대만에게 0-4로 패했다. 예상보다 대만 야구가 강했고, 특히 미국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이 매우 뛰어났다. 타선이 터지지 않은 것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뼈아픈 패배였지만, 한국으로서는 소득이 아예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무엇보다 03년생 4인방의 활약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 나가야할 인재들이다. 그런 면에서 대만전같은 큰 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했다는 것은 가깝게는 APBC, 멀게는 다음 WBC와 올림픽에서 충분히 이들에게 기대해볼 만하다는 의미가 된다. 일단 문동주는 대만전에서 국가대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사실, 이제 겨우 풀타임 2년차 문동주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짐이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당시 천하의 류현진 조차도 대만전 선발이 부담스럽다고 말할 정도로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자리다. 하지만 문동주는 70구 투구를 하며 4이닝 3피안타 1사사구 3K 2실점으로 막아냈다. 물론, 1회 커브를 던지다가 린위커에게 맞은 3루타나 4회 폭투는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국제대회의 들쑥날쑥한 스트라이크존에도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의 투구를 이어갔다. 변화구는 아쉬웠지만, 155km를 넘나드는 포심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이 정도라면 향후 WBC 국가대표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했다. 박영현은 더 엄청났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필승조로 활약하게 될 선수다. 6회 마운드에 올라온 박영현은 3타자를 공 9개로 3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을 발휘했다. 낮은 곳에서 떠올라가는 특유의 무브먼트에 대만 타자들은 방망이를 헛돌리기 바빴다. 마이너리그 소속 포수 린쟈정은 헛스윙 3개로 삼진을 당했다. 피츠버그의 유망주 쩡종저도 2개의 헛스윙을 하며 3구 삼진을 당했다. 2번타자 린즈웨이는 헛스윙 3개로 삼진을 당했다. 3번 타자 린리만이 박영현의 공을 맞혀냈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되었다. 과거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을 연상시킬만큼 엄청난 투구였다. 최지민도 나쁘지 않았다. 5회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최지민은 초구와 2구에 강한 포심을 꽂아넣었다. 그리고 린안커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급한 불을 껐다. 만약, 이때 최지민이 실점을 했다면 대한민국은 더 빨리 백기를 들게 될 수도 있었다. 향후 대한민국의 셋업맨으로서 가능성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좌완 투수가 부족해 더욱 최지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타선에서는 윤동희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미국 마이너리거이자 대만을 대표하는 투수 린위민과 린츠청에게 모두 안타를 때려낸 타자는 윤동희 뿐이다. 윤동희는 이날 무려 3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타선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했다.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한국대표팀 최고 타율의 타자는 윤동희다. 류중일 감독은 현 시점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윤동희를 중심타선 혹은 테이블세터로 올려야하는지를 고민해야할 정도다. 앞으로중요한 것은 이들을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 여부다. 일례로 앞으로도 문동주를 계속 선발로 활용할 것인지, 박영현은 중간으로 혹은 마무리로 활용할 것인지, 윤동희의 타순을 어디에 넣어야 할 것인지 등이 대표적이다. 패배는 뼈아프다. 하지만 한국야구의 미래들에게 작은 희망은 봤다. 03년생 4인방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는 향후 대한민국의 메달 전선에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03 02:5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