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문학터널을 관리했던 건물에 2025년 하반기 유기동물의 입양과 복지 등을 담당하는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가 들어선다. 인천시는 군·구 동물보호센터에 구조·보호되고 있는 동물의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문학터널 관리동에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를 설치한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유기동물입양센터 설치 지원’ 공모 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비 3억원을 확보했다.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는 동물보호센터의 공간 부족 등으로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 동물들이 안전한 입양처를 찾을 수 있도록 보호시설을 제공하고 사회화 교육, 건강검진, 예방접종, 중성화수술 및 동물등록을 마친 후 입양을 진행하게 된다. 또 다양한 반려동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동물 학대를 예방하고 유기 동물 입양에 대한 시민의 인식을 개선해 올바른 입양문화를 조성해 나가게 된다. 시는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가 설치되면 유기 동물 입양 증가는 물론 유기 동물의 안락사·자연사 비율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에는 입양실, 진료실, 교육실, 커뮤니티룸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4월 무료화된 문학터널의 관리동을 내년 하반기부터 리모델링 공사해 2025년 하반기 개소하는 것이 목표다. 인천시에는 지난해 1년간 총 5788마리의 유기 동물이 발생했으며 이중 35.3%가 입양됐고 40.5%가 자연사 내지는 안락사됐다. 시는 그간 유기·유실 동물의 발생 최소화를 위해 반려동물 문화 인식개선 교육과 읍면지역 실외 사육견 중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입양 활성화를 위해 유기 동물을 입양한 시민에게 입양비(동물등록, 치료, 미용 등 소요비용)를 최대 15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한편 202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인천시민 중 19만4000 가구가 총 32만3600마리(개 17만7480, 고양이 5만9640, 기타 8만6480)의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에 등록된 동물수는 2020년 12만8375마리에서 2021년 16만1154마리, 2022년 18만1490마리로 매년 평균 13%씩 증가하고 있다. 김정회 시 농축산과장은 “유기동물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인천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3-07-30 12:03:16【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문학터널이 20년간의 민자사업 기간이 만료돼 오는 4월 1일부터 무료로 운영된다. 인천시는 오는 4월 1일 0시부터 문학터널을 무료로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문학터널은 문학산을 관통해 미추홀구와 연수구를 잇는 1.5㎞ 길이의 왕복 6차로(쌍굴터널) 민자도로로 2002년 4월 1일 개통해 문학개발㈜에서 20년 간 유료로 운영해 왔다. 현재 문학터널의 통행료는 경차 400원, 소형 800원, 대형 1100원이다. 문학터널은 북쪽으로 문학IC를 통해 제2경인고속도로와 만나고 남쪽으로는 연수구 청학동을 지나 송도국제도시까지 이어져 지역 간 균형발전에 큰 축을 담당하는 중요 시설이다. 시는 문학터널을 이용하는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자 2019년 7월 무료화 운영을 포함한 관리이행계획을 수립했다. 시는 무료화할 경우 통행량이 일 평균 약 4만 대에서 7만 대로 3만 대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5월부터 문학터널 구조개선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9월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거쳐 문학터널의 구조개선 아이템을 선정했다. 터널영업소를 철거하는 대신 녹지대 및 쉼터 조성, 단절된 보행로 연결, 관리동을 활용한 시민 편의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문학터널이 무료화 되면 인접한 남북축 주간선도로(독배로, 경원대로)의 교통량이 분산돼 교통 흐름이 원활해지는 것은 물론 원도심 지역 간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구조개선 사업이 완료되면 보행환경과 교통환경이 개선돼 지역주민들의 이용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새롭게 거듭나는 문학터널 조성을 위해 터널영업소 철거 등 구조개선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이용자의 안전운전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2022-03-29 18:12:37【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문학터널이 20년간의 민자사업 기간이 만료돼 오는 4월 1일부터 무료로 운영된다. 인천시는 오는 4월 1일 0시부터 문학터널을 무료로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문학터널은 문학산을 관통해 미추홀구와 연수구를 잇는 1.5㎞ 길이의 왕복 6차로(쌍굴터널) 민자도로로 2002년 4월 1일 개통해 문학개발㈜에서 20년 간 유료로 운영해 왔다. 현재 문학터널의 통행료는 경차 400원, 소형 800원, 대형 1100원이다. 문학터널은 북쪽으로 문학IC를 통해 제2경인고속도로와 만나고 남쪽으로는 연수구 청학동을 지나 송도국제도시까지 이어져 지역 간 균형발전에 큰 축을 담당하는 중요 시설이다. 시는 문학터널을 이용하는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자 2019년 7월 무료화 운영을 포함한 관리이행계획을 수립했다. 시는 무료화할 경우 통행량이 일 평균 약 4만 대에서 7만 대로 3만 대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5월부터 문학터널 구조개선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9월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거쳐 문학터널의 구조개선 아이템을 선정했다. 터널영업소를 철거하는 대신 녹지대 및 쉼터 조성, 단절된 보행로 연결, 관리동을 활용한 시민 편의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문학터널이 무료화 되면 인접한 남북축 주간선도로(독배로, 경원대로)의 교통량이 분산돼 교통 흐름이 원활해지는 것은 물론 원도심 지역 간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구조개선 사업이 완료되면 보행환경과 교통환경이 개선돼 지역주민들의 이용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새롭게 거듭나는 문학터널 조성을 위해 터널영업소 철거 등 구조개선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이용자의 안전운전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2-03-29 09:57:36【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문학터널이 내년 4월 무료화 운영을 앞두고 구조개선을 추진한다. 인천시는 20년간의 유료 운영을 마치고 내년 4월 반환되는 문학터널을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한 구조개선사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미추홀구와 연수구를 이어주는 문학터널은 지난 1996년 11월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인 문학개발㈜가 총사업비 813억원을 들여 건설한 길이 1.5㎞, 왕복 6차로(3차로 쌍굴)의 민자터널로 2002년 4월 개통했다. 문학터널은 협약에 따라 20년간 유료로 운영한 후 인천시가 기부채납을 받아 관리하게 된다. 현재 소형차 기준으로 800원의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지만 내년 4월부터는 무료로 운영하게 된다. 현재 인천시는 무료화에 대비해 ‘문학터널 구조개선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문학터널에는 보행통로가 없는 관계로 운동이나 산책을 위해 문학산을 찾는 이용객들의 통행에 불편이 많았고 야간 안전사고의 우려도 컸다. 이에 따라 이번 용역에서는 구조개선사업과 함께 문학터널로 단절된 미추홀구 문학동과 연수구 청학동을 연결하는 터널 내 보행자 도로 설치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통행료 무료화에 따라 요금소 철거로 생기는 도로 여유부지에 대해 시민 아이디어를 공모해 활용방안을 찾을 방침이다. 시는 다음달 24일까지 문학터널 통행료 무료화에 따른 구조개선 방안에 대한 시민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이종선 시 종합건설본부장은 “시민 품으로 돌아오는 문학터널의 활용가치를 높이기 위해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활용방안을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1-08-26 09:56:17【인천=한갑수 기자】인천의 대표적인 민자터널인 문학터널이 오는 2022년 4월부터 무료로 운영된다. 인천시는 문학터널의 민자 사업기간이 만료되는 2022년 3월 이후 무료로 운영키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문학터널은 2002년 수익형민자사업(BTO)으로 건설돼 2022년 3월까지 민간업체에서 유료로 운영된 뒤 인천시로 운영권이 넘어오게 된다. 문학터널은 문학산으로 단절된 미추홀구와 연수구를 이어주는 왕복 6차로의 터널이다. 북쪽으로는 문학IC를 통해 제2경인고속도로와 만나고 남쪽으로는 연수구 청학동을 지나 송도국제도시까지 이어져 있다. 하루 평균 4만대의 차들이 통행하고 있으며 요금은 차량에 따라 400원~1100원이 차등 부과되고 있다. 시는 앞으로 문학터널의 운영·유지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재정사업으로 부담할 계획이다. 시는 무료화가 시행되면 하루 평균 7만여대의 차량이 통행할 것으로 보고 많은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무료화에 따른 터널영업소 철거 및 잔여부지 활용방안, 관리동으로 사용했던 건축물을 재활용해 시민편의시설로 개방하는 방안, 그동안 보행이 불가능했던 터널을 보도와 자전거 통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보행축 연결방안 등 종합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인천에는 민자터널로 문학터널을 비롯 원적산터널(2034년 7월 종료), 만월산터널(2035년 7월 종료) 등 3개 터널이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통행료 무료화 결정으로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 절감뿐만 아니라 원도심과 신도시의 원활한 소통으로 지역간 균형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2019-07-24 09:45:53인천 미추홀구 용주사 터널 일대가 벽화길로 재탄생했다. 인천 미추홀구는 지난 13일 문학동 용주사 터널 일대에서 주민 100여명이 참여, 벽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문학동 용주사 터널 주변 지역은 주민, 용주사 신도 및 문학산 등산객들의 유동 인구가 많은 보행로이자 앞으로 문학도서관 및 1000 세대가 입주 예정인 문학도시개발 대상지로 그간 터널 내부의 심한 노후화로 보행환경 개선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번 사업으로 터널 관리 주체인 한국도로공사에서 LED 조명을 전면 교체하는 동시에 주민들 스스로 문학동 특성에 맞는 벽화를 조성. 안전하고 예쁜 볼거리가 가득한 골목으로 거듭났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직접 그린 벽화 골목이 오가는 많은 주민들에게 기쁨과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19-07-15 13:50:51인천시는 설 명절을 맞아 15~17일 3일간 문학·원적산·만월산터널 등 민자터널의 통행료를 면제한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는 설 연휴 기간에 고속도로와 연계되는 민자터널의 일관성 유지와 정체가 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인천가족공원 주변도로 정체해소 및 성묘객의 이동 편의를 위해 이번 통행료 면제를 결정했다. 시는 3일간 3개 민자터널을 이용하는 차량은 약 2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민자터널 내 도로전광판 표출 및 현수막 게시해 통행료 면제에 대한 홍보를 실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무료화 하는 국가정책과 연계해 지역 내 민자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18-02-12 11:52:59【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는 문학, 원적산, 만월산 등 3개 민자터널의 올해 통행료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3개 터널은 올해도 동일하게 감면 400원, 소형 800원, 대형 1100원의 통행료를 받게 된다. 민자터널의 통행료는 직전사업년도 말까지의 소비자물가 변동분을 반영해 통행료를 결정한 후, 인천시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민자사업자들은 통행료 동결로 인한 운영난 및 변경실시협약 등을 근거로 불가피하게 지난 1월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오는 4월 1일부터 50원~200원 인상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시는 정부의 물가안정정책 부응하고 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통행료를 동결하도록 했다. 한편 시는 3개 민자터널의 통행료는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동결해 오고 있다. kapsoo@fnnews.com
2015-03-25 15:21:27적자보전 방식 전환으로 군인공제회와 협상 속도 군인공제회가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인천 문학터널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칸서스자산운용이 이달 중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인천시도 '혈세 먹는 하마'로 불리던 민자터널에 대한 적자보전금을 줄이기 위해 최소운영수익보장방식(MRG)에서 비용보전방식(SCS)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마무리한 만큼 지지부진했던 문학터널 매각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 8월 문학터널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군인공제회와 계속 협상해왔다.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인천시가 문학터널에 대한 비용부담 방식을 MRG에서 SCS로 전환하는 과정이 늦어졌기 때문. 지난달 말 인천시가 문학터널에 대한 비용부담 방식을 바꾸는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군인공제회와 칸서스자산운용도 숨을 고른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문학터널의 자산은 359억원 수준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문학터널의 통행료를 받을 수 있는 기간도 8년 정도밖에 남지 않아 매각 규모 자체가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며 "군인공제회와 칸서스자산운용 모두 올 연말에 협상을 끝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학터널은 지난 2002년 군인공제회와 인천시가 20년 동안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는 운영권을 부여받고 통행을 시작했다. 이미 12년이 지나 8년의 운영권만 있기 때문에 MRG에서 SCS로 전환한다고 해도 수익률 감소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MRG는 고정적으로 운영수익을 보장받지만 SCS는 운영 상황에 상관없이 투자수익만 받는 구조라서 MRG에서 SCS로 전환되면 민간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이 낮아진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2014-12-14 17:00:12한국의 피는 붉다. 그러나 그냥 붉은 것이 아니라 가을 햇볕에 맑은 하늘을 담아 발효시킨 고추처럼 붉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인의 피는 푸르다. 그냥 푸른 것이 아니라 한여름 진초록 잎새 끝에 흐르는 진액처럼 푸르다. 무조건 내가 태어난 나라라고 해서 치켜올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생각해 보면 한국은 그런 낭랑한 피로 무(無)를 유(有)로 만들어 나라를 재건축한 힘의 나라라고 말해도 된다. 지금 이 나라를 재건한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들은 가난하고 배를 주리면서도 책을 폈고, 그 책을 넘어서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것이다. 보리 한주먹이 없어 나무껍질을 벗겨 먹으면서도 내일의 우리나라가 사람 사는 나라가 되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땅을 팠던 것이다. 어디 책상이라는 것이 있었던가. 아궁이 위 찌그러진 솥이 걸린 그 옆에 손바닥만 한 평평한 곳에서 책을 펴고 글씨를 썼던 그 세대들이 결국은 노동의 가치를 넘어 지식의 세상을 폈던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부뚜막 정신이라고 불렀다. 한국인의 정신에 이만한 것도 없다. 책상이 없다면 나뭇잎 위에도 책을 놓고 봐야만 하는 당찬 정신이 바로 한국인의 고추정신이 아닌가. 그러니 안 되는 일이 없는 것이다. 더러 자기 것을 파먹고는 텅텅 비어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한국인이 아니다. 진정한 한국인은 "없다"가 아니라 그래서 "할 수 없다"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든 해내는, 해내야만 하는 것이 한국인의 붉은 피의 상징인 것이리라. 자신에게 오는 달갑지 않은 '걸림돌'도 거뜬히 스스로의 맨몸으로, 불의 정신으로 '디딤돌'로 만들어 고통의 위기를 건너갔던 사람들이 바로 우리의 조상이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인의 정신이다. 이 세상 우리가 흔히 한국인을 '빨리빨리'의 대명사로 부르지만 나쁘지 않다. 이 빠른 정신이 오늘의 한국 토목공사가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터널을 뚫고 산을 지나가는 길을 만든 것도 바로 그 '빨리'의 정신이다. 한국인에게는 '막차의식'이 있다. 마지막 기차를 놓치면 안 된다는, 어느 나라처럼 지금 못 가면 내일 가고 내일 못 가면 모레 가는 것이 아니다. 한국인은 막차를 못 타면 죽는다는 각오로 모든 장애물을 비집고 그 기차를 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탄다. 그러면 꼭 그 기차를 타야 하는 지상 절대가치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집단 속에서 그저 늦으면 안 된다는 일종의 집단적 흥분과 스스로의 강압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힙쓸려든다. 이것은 결국 "다른 사람에게 처지지 말라"는 자기 암시가 그토록 급하게 거의 맹목적으로 행동하는 면이 없지 않다. 다 좋을 것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면이 결국 "해내고 만다"의 경지로 가는 것이다. 많은 부작용을 거쳤다. 아니 지금도 겪고 있다. 마지막이란 말에 한국인은 절박해진다. 연애도, 학교도, 직장도, 돈에서도 이 마지막은 피를 끓게 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 현실에서 대학 진학으로 이어 직장에서 진급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부뚜막은 순수 욕망이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함은 더러 거친 욕망이나 과도한 욕망으로 자기를 패하게 하는 경우가 있지만 손바닥만 한 부뚜막의 온기는 인간까지 순하게 만들어 할머니 그 할머니 어머니들이 오늘의 삶을 이어준 것이다. 내 어머니는 무학이다. 학교 부근에도 가본 적이 없다. 여자는 남자 아래에 머물러야 이치에 합당하다고 생각한 여자였다. 그러나 어머니는 어느 날 아침 깨달은 부처처럼 우리에게 말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도 보지 말라"고 소리치시던 그 어머니가 얼굴 표정도 단호하게 으름장을 놓으며 말했다. "이 세상에 오르지 못할 나무는 없다." 이 말을 연거푸 세 번을 힘주어 말하고는 "알아들었제. 못 알아들었나!" 너무 뜻밖이어서 딸들은 어안만 벙벙 어머니를 쳐다보기만 했다. 제2의 인생이라고 장독대 위 호박 하나를 탁 깨트리며 강연하듯 말하는 어머니는 도무지 무슨 일을 겪었을까. 아무리 얼굴을 들어도 시어머니, 남편 모든 가족들이 꾹꾹 눌러 사람 대접이 아니라 개 대접도 못 받는 하루하루를 겪으며 어머니는 스스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나는 아니야, 나는 틀렸어, 내 딸들이라도 사람 대접을 받게 해야 해, 결국은 교육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셋째 딸을 1955년 거창에서 마산여고로, 1957년도에 넷째를 마산여고를 보내 졸업시켰는데 집안 어른들의 그 전쟁 같은 반대로 몸도 마음도 상했지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다섯째인 나에게 말했다. "마산은 터가 나쁘다. 넌 부산으로 가래이." 나는 거창이 좋다고 떼를 쓰고 가지 않았다. 거창여고 1학년 가을 어머니는 집에 들어가는 나에게 말했다. "내일 너 부산 간다. 부산에 학교하고 하숙집 얻어 놨다." 그렇게 나는 부산의 여고생이 되었고 그다음엔 동생 둘도 모두 서울로 고등학교를 보냈다. 무슨 원수 갚듯 자식들을 도시로 보내면서 어머니는 만족하셨을까. 한 가지 어머니의 작심은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을 것이다. 나를 포기하면 저절로 자식들도 포기하는 '포기덩어리'가 아니라 나는 내리고 자식은 올리는 어머니식의 인생 방식을 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를 만족시킬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빛이 아니라 어둠만 밝히는 어느 날 절망에 처한 나에게 "그래도 니는 될끼다"란 단 한마디를 남기고 눈을 감으셨다. 나는 그 말 한마디를 지팡이로 오늘까지 살아가고 있다. 어머니의 이 짙푸르고 질긴 정신을 나는 한국인 부뚜막 정신이라고 부른다. 한국의 어머니는 언제나 풀리는 힘이 아니라 떠받쳐 올리는 힘이 아니던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도 이런 힘의 돌출구로 탄생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진심으로 한국의 힘을 느끼는 순간이다. 부뚜막 정신을! 신달자 시인
2024-10-15 18: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