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 목표 실현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상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18일 나고야에서 열린 경제단체 간담회 강연에서 단계적 금리 인상이 "장기간에 걸친 성장을 지탱하고 물가안정 목표를 지속적, 안정적으로 실현해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경제, 물가, 금융정세에 달렸다"며 "매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경제와 물가의 평가와 전망을 업데이트하면서 정책 판단을 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에다 총재는 실질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2010년대와 비교해도 금융완화(돈풀기)의 정도가 오히려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3월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이어 7월 회의에서 이를 0∼0.1%에서 0.25% 정도로 인상했으나 9월과 10월 회의에서는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12월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추가 관세나 감세 등 인플레이션 정책의 영향으로 일본에서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트럼프 정책이 대체로 엔화가치 약세(엔저)를 일으키는 정책이어서 일본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전까지만 해도 달러당 엔화는 152엔이었으나 트럼프 당선 후 156엔까지 급등했고, 이날은 154엔 정도로 다소 진정됐다. 지난 7일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관은 "정부로서는 투기적인 동향을 포함해 외환시장을 긴장감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정권이 아니라 마켓이다. 미 정권이 바뀌어도 환율이 과도하게 변동하면 지금까지와 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후지시로 고이치 다이이치생명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달러·엔저가 진행돼 12월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개인소비도 상향 조정돼 임금도 내년 춘계 노사협상에서 순조롭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올릴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11-18 11:44:26[파이낸셜뉴스]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두고 한은이 "물가 안정의 기반이 견고해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해 말 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 효과, 유류세 인하율 축소 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연말께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은 석유류가격이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크게 둔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며 “농산물가격도 배추 등 채소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과실가격 하락, 지난해 기저효과 등으로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초중반, 근원물가 상승률은 1%대 후반으로 둔화됐는데, 물가안정의 기반이 견고해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3%를 기록했다. 전월 상승률(1.6%)에 비해 0.3%p 하락한 수치로 지난 2021년 1월(0.9%) 이후 3년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한은은 향후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유가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유류세 인하율 축소조치 등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해서다. 김 부총재보는 “향후 물가 경로는 근원물가가 2% 부근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가운데 소비자물가도 연말로 갈수록 2%에 근접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세한 전망경로는 11월 경제전망시 유가·환율 움직임, 美대선 결과, 내수 흐름 등의 영향을 점검해 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1-05 15:01:36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여전히 높은 수준의 서민층 체감 물가 잡기를 내각에 거듭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김장철 물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전체 물가는 안정세지만 김장재료 등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는 여전히 높다"며 "수급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고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에 주력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는 전체적인 물가 안정 기조에도 불구, 서민생활과 직결된 각종 생활 물가 수준이 높아 서민 가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물가 관련 부처에 서민물가 안정을 재차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배추 소매 가격은 포기당 평균 912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8% 비싼 상태이다. 무 또한 개당 3561원으로 전년 대비 46.9%나 가격이 높다. 이와 함께 장기간의 경기 침체로 내수 부진에 시달리면서 전체적인 잠재성장률 전망치가 2%대에 그치자 성장률의 주요 변수인 소비회복 진작책을 수립, 시행할 것도 내각에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 "우리 사회를 흔드는 가짜뉴스에도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주기 바란다"며 "정부는 첨단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법·제도를 차질 없이 정비해서 여러분의 업무를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선 최근 김여사 의혹 관련해 출처불명의 보도들이 연이어 쏟아지는 데 대한 수사 당국의 엄정 대응을 에둘러 주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김윤호 기자
2024-10-21 18:16:06[파이낸셜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두 달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유럽 경제의 물가안정세가 뚜렷해지자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ECB는 17일(현지시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65%에서 3.40%로, 예금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각각 0.25%p 내렸다고 밝혔다. 한계대출금리도 연 3.90%에서 3.65%로 낮췄다. ECB는 세 가지 정책금리 가운데 예금금리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짠다. ECB가 연속해서 금리를 인하하기는 13년 만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올해 들어 세 번째 금리인하로 점진적인 완화 정책으로 전환을 본격화 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ECB는 지난 6월 세 가지 정책금리를 모두 0.25%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했고, 당시 시장에서는 ECB가 내년 연말까지 분기마다 한 차례씩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잡히고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자 금리인하에 속도가 붙었다. 실제 ECB의 연속 금리인하도 9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전월 2.2%에서 1.7%로 하락한 것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물가가 ECB의 목표치인 2% 아래로 떨어지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이 커진 것이다. 또 이번 ECB의 금리 인하 결정은 유럽의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기조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영국은행(BOE)은 다음 달 통화정책위원회에서 현재 5%인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향후 수개월 내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0-17 21:49:5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를 기록, 3년6개월 만에 1%대로 떨어졌다. 장기간 폭염으로 채소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국제유가 하락이 전체 물가를 떨어뜨렸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이란 등 중동 갈등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은 향후 물가에 부담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년 100)로 전년동월 대비 1.6% 상승했다. 1년 전에 비해 물가가 1%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21년 3월(1.9%) 이후 처음이다. 물가상승률은 2021년 2월(1.4%) 이후 3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채소를 제외한 전반적인 물가가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월 3.1%에서 4월 2.9%로 하락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2.0%)까지 2%대를 유지하다 9월 1%대로 진입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끌어내린 것은 공업제품 내 석유류다. 경유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12%나 급락했고,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기에 비해 8.0% 하락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하락에 대해 "국제유가가 떨어진 부분이 있다"며 "지난해 (유가상승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석유는 국제유가 영향을 받아 향후 전망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라 '생활물가지수' 역시 전년동월 대비 1.5% 상승에 그쳤다. 2021년 1월(0.8%) 이후 4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가계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돼 체감물가 지표로 여겨지는 생활물가는 올해 들어 3월(3.8%)까지 올랐다가 하향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 상승률도 2.0%로 나타났다. 기재부 관계자는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추세적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2.0%인 것을 볼 때 소비자물가가 1%대인 이유는 경기적 요인보다 유가 등 외부적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밥상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지수는 131.29(2020년 100)로 전년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10-02 18:51:25한국은행이 오는 11일 기준금리 결정에 나서는 가운데 10월 금리인하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6개월 만에 1%대로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간 때문이다. 은행권의 규제로 가계부채 증가세도 축소되고 있어 금융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시도할지 주목된다. 2일 한국은행은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당분간 물가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회의에서 "물가안정의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를 밑돌다가 연말로 갈수록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2%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는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가 9월에 전년동월 대비 2.0% 상승하며 2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결과다. 지난해 10월 물가상승률이 3.8%로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이달에도 물가는 기저효과에 힘입어 1%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리막을 걷는 물가와 마찬가지로 원·달러 환율도 내림세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달러당 1329.5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약달러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에 따른 위안화 강세와 일본 총리 교체에 따른 엔화 강세가 겹치며 원화 가치가 상승한 결과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1307.8원까지 떨어지며 올해 1월 3일(1304.8원) 이후 약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에 안착하고 환율도 1300원 초반을 맴도는 등 피벗 선제조건이 탄탄해지면서 10월 금리인하론에 힘이 실리게 됐다. 신성환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와 내수 관계만 보면 지금 기준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하며 "환율은 통화정책 결정 레이더에서 비중이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피벗의 걸림돌로 꼽히는 가계부채도 주춤한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이었다. 전월 대비 5조6029억원 늘어난 것으로,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7월(7조1660억원), 8월(9조6259억원) 대비 각각 21.8%, 41.8% 줄어든 수치다.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전월 대비 5조9148억원 증가하며 8월(8조9115억원) 대비 증가 폭이 3조원 가까이 줄었다. 시장에서도 이달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증가 등에 따른 금융안정 측면은 거시건전성 정책 측면에서 대응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경기와 물가 대응을 위한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한은이 10월에 기준금리를 3.25%로 25bp(1bp=0.01%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도 "5대 은행 기준 9월 주담대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며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은은 지속해서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신호를 간과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한국은행이 계속 부동산 얘기를 하는 것은 이를 막지 않으면 자산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며 "소득 재분배를 위한 재정정책은 필요하고, 어떻게 해서든 서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0-02 18:48:12정부가 기록적 폭염과 가뭄 여파로 가격이 크게 오른 배추값 안정을 위해 중국산 배추를 긴급 수입한다. 또 유통업체에 장려금을 지원해 조기출하를 유도하고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다음 달 2일까지 할인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원예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여름배추는 재배면적이 감소한 데다 가뭄과 고온의 장기화로 작황이 부진한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한 포기에 평균 9321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0.5% 높은 금액이다. 평년과 비교해서도 29.2% 비싼 수준이다. 박순연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현재 출하되는 배추는 재배면적이 감소했고 생육기간 동안 가뭄이 심했다"며 "배추는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져서 속이 만들어지는데 이 같은 결구현상이 지연되고 있어 물량이 줄고 가격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가계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수급 안정을 위해 중국에서 신선배추를 수입하기로 했다. 일단 오는 27일 초도물량으로 16t 규모의 중국산 배추가 들어온다. 정부 차원의 중국산 배추 수입은 2010년, 2011년, 2022년에 이어 다섯번째다. 박 정책관은 "이번에 중국에서 들여오는 배추는 주로 외식업체나 식자재 업체로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중국의 동북 3성 역시 이어진 더위에 작황이 좋지 않아 최종 수입물량을 예측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10월부터 해발 600m 이하 지역에서 배추 출하가 시작되고 중순께 경북 문경시, 경기 연천군 등으로 출하지역이 늘어나면 배추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평년 공급량보다는 적은 수준인 데다 최근 내린 비로 병해충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장에 쓰는 가을배추의 재배면적은 1만2870㏊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2%, 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국내산 배추는 산지 출하량이 많은 시기에 단계적으로 수매하고, 가용물량을 상시적으로 확보한 뒤 산지 상황에 따라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여름철 폭염과 최근 호우 등으로 채소 가격은 전반적으로 강세다. aT에 따르면 전일 시금치 소매가격은 100g에 3381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87.5%, 120.7% 올랐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09-24 18:15:1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빅컷'(0.5%p 인하)을 단행한 것은 고용시장 둔화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관리 범위에 들어왔다는 자신감도 배경이 됐다. 다만 미국 경기가 침체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점진적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19일 외신들은 미국 노동시장이 신규 고용 둔화를 보이자 이에 대한 우려로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금리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고 분석, 보도했다. 빅컷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연준은 성명을 통해 "위원회(FOMC)가 물가상승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고용시장 둔화에 우려 연준이 이번에 예상 밖으로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한 것이 노동시장의 안정에 우선을 두고 있다는 시각이다. 헤지펀드인 포인트72자산운용의 이코노미스트 딘 마키는 "연준이 금리 50bps(1bps=0.01%)를 내린 것은 연준이 노동시장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까지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를 지낸 로레타 메스터도 "금리를 크게 내림으로써 노동시장이 약해지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스러운 실업자 증가가 재발하지 않도록 물가를 안정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이 같은 연준의 목표 달성을 위한 강한 의지로 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결정은 적절한 통화정책을 통해 노동시장의 탄탄함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준은 올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를 지난 8월 발표했던 2.6%에서 2.3%로 하향 조정했으며 실업률은 지난 6월 내놓은 전망치 4%에서 4.4%로 상향했다. 지난 8월 미국 CPI와 실업률은 각각 2.5%와 4.2%를 보였다. ■장기 중립금리는 2.9% 연준 위원들의 앞으로 금리전망을 나타내는 도표인 점도표(dot plot)는 올 연말까지 또 한차례 0.5%p를 내릴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미국 대선(11월 5일) 다음 날부터 이틀간, 그리고 12월 17~18일 두 차례 남겨놓고 있다. 점도표는 또 금리가 내년 말까지는 3.4%로 1%p 추가 인하되고, 2026년에는 2.9%로 0.5%p 더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끌어내리기에 고전했던 연준은 장기 중립금리 수준은 2.9%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인하 속도 전망에 대해 "경제전망 요약(SEP)에는 FOMC가 서두르고 있다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PGIM고정자산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톰 포르셀리는 경제전문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이 앞으로 금리 50bps 연속 인하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파월 의장이 큰 폭 추가 인하를 미리 예고하지 않은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했다. 한편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함에 따라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모두 정상인 가운데 연준이 그동안 비정상적이었던 금리를 인하하며 손을 대기 시작했다며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비관적이었던 연착륙이 가능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연준이 금리인하까지 미뤘다는 비판을 받으려 하지 않고 있다"며 "연착륙의 성공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9-19 18:34:48[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이 만약 최근 시중은행에서 출시한 상품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상품 가입을 위한 '은행 오픈런'까지 벌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직장인 기준 월 4.5%를 납입하면 65세부터 45%를 되돌려주는 엄청난 수익률을 자랑하는 상품이니까요. 정말로 '손해 보고 파는' 금융 상품이 있다면 국민연금이 독보적인 후보가 될 것 같습니다. 시중 상품이었다면 초반에 가입자는 꽤 몰리겠지만 결국 약속한 돈을 돌려줄 때가 되면 그 은행은 망해버릴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정부는 이런 상품을 1988년부터 전 국민에게 팔아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출시 당시에는 '소득의 3%, 대체율은 70%'라는 지금보다 더 엄청난 조건을 내걸었죠. 시장에서 보면 정말로 '사장님이 미친' 수준의 보장성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정부도 시장의 논리를 거스르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추계시산에서 현행을 유지할 경우 2055년이면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선언하고 1년간의 민·관 논의를 거쳐 개혁안을 발표했습니다. '조금 내고 많아 받는' 환상은 깨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결국 정부도 인정한 셈입니다. 밥값 올라도 연금은 제자리...'자동안정화장치' 국민연금의 원형으로 불리는 영국의 공적연금은 사실 약 10~15년을 기준으로 설계된 모델입니다. 1946년 도입 당시 퇴직 후 사망까지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소득을 보장하는 취지였죠. 그리고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우리는 근로시기보다 훨씬 더 길어진 노후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은행 상품으로 치면 수익 반환 시기가 출시 당시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매년 1월 전년도 소비자 물가상승률만큼 금액을 올려서 연금을 지급합니다. 일반 회사원의 월급이 수십만원 수준이었던 과거의 가입자에게 그 때 당시 월급의 45%를 돌려주는 것은 사실 말이 되지 않으니까요. 반세기 동안 우리는 눈부신 기술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뤘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재앙과 같은 일이 동시에 벌어진 것과 같습니다. 수명은 엄청나게 길어진 데다 물가도 순식간에 뛰어올랐거든요. 몇백원짜리 짜장면을 아껴 연금을 가입하던 세대가 몇천원짜리 커피를 마셔야 하는 시대에 연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사망시기도, 물가도 바꿀 수 없다면 결국 지급액을 바꾸는 길밖에 없습니다. '자동안정화장치'는 물가만큼 올려주기로 한 연금을 얼마나 '덜 올려줄 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정부는 간단하게 "직전 3년치 평균 가입자 수 변화와 기대여명 증감률 2가지를 감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입자가 적어지거나, 수명이 늘어나면 지급액의 '증가분'을 줄이겠다는 말입니다. 물가 상승률이 2%라면 2%가 올라야 할 연금에서, 기대여명 증가율이 0.2%, 가입자 감소율이 0.3%라면 이 두 개를 뺀 1.5%를 올려 지급합니다. 수익률을 건드리는 것이 아닌 만큼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연금이 온전히 물가를 따라잡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과 같은 고물가와 인구감소가 계속된다면, 언젠가 일상 속에서 '몇만원 짜리 커피'를 사먹지 못하는 세대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죠. 핵심은 '받는 돈' 물론 우리가 내는 돈도 늘었습니다. 현행 9%인 보험료율은 2040년까지 13%를 향해 나아갈 예정입니다. 연금을 받아야 할 시기가 나이별로 다른 만큼 가입 시점에서 남은 시간이 길수록 천천히 오르는 등 속도에는 차등을 뒀죠. 다만 일본 18%, 영국 26%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낮은 수준의 보험료율입니다. 보건복지부는 "한달에 커피 한 잔 수준의 부담이 오를 것"이라고 우려를 무마했죠. 적게 오르는 대신 기금에 대한 기여도 미미한 수준입니다. 보험료율을 4%p 올린 것만으로는 2055년 고갈이 예상됐던 국민연금 기금의 수명을 1년 연장하는데 그쳤습니다. 대신 '자동안정화장치'를 2036년 도입할 경우 기금 고갈 시기는 2056년에서 2088년으로 늦춰집니다. 이론적으로 지금 당장 도입하면 2093년까지 70년간 기금을 유지한다는 계산도 나옵니다. 국민연금이 '사장님이 미친' 상품인 이유는 내는 돈이 적어서기 보다 돌려주는 돈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받는 돈에 대한 조정이 있어야 국민연금의 수명을 확실하게 늘려줄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9-05 10:23:43[파이낸셜뉴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일 "앞으로 기상이변, 국제유가 불안 등 추가 충격이 없다면 소비자물가는 2% 초반으로 안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5차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경제형벌규정 개선 TF 제4차 회의' 모두 발언에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물가 안정 목표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생활 물가도 2.1%로 1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김 차관은 "향후 내수 회복 가속화 등 체감 민생 개선과 물가 안정 기조의 확고한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주 발표한 추석 민생 안정 대책에 따라 이번 추석 기간 20대 추석 성수품 평균 가격을 고물가 시기 이전인 '2021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배추와 사과 등 20대 성수품은 역대 최대인 17만t 공급하고 700억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지원도 추진한다. 김 차관은 "최근 폭염 등으로 가격이 높은 배추와 무의 경우 비축 물량 방출, 할인 지원 등으로 지난주부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여름 배추가 본격 출하되고 방출 물량을 일 평균 700톤 수준으로 확대함에 따라 공급 여건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강세였던 사과와 배의 경우 올해 생산량 증가로 사화 가격은 작년 추석 성수기뿐만 아니라 평년보다 낮은 수준이고 배는 이번주 햇 배(신고배)가 출하되면서 점차 안정화될 전망"이라며 "정부는 사과와 배 공급량을 평시 대비 3배 이상 확대하고 최대 40% 할인 지원(정부 20%) 등을 통해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석 전까지 관계부처가 함께 성수품 가격·수급 상황을 일일 점검하면서 필요한 경우 추가 조치를 신속히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물가 관리 과제가 선결되면 민간 중심의 '역동경제' 로드맵 역시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김 차관은 "세차례에 거쳐 마련한 186개 경제 형벌 규정 개선 과제 가운데 14개 과제의 법률 개정을 완료했다"며 "123개 과제의 법률 개정안을 22대 국회에 제출하고 기 발표한 경제 형벌 규정 개선 과제가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9-03 08:5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