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마다 배수관이 막혀서 집까지 물이 들어와요." 3일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 골목에서 만난 김모씨(70)는 장마철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김씨는 "비가 많이 오면 사람들이 바닥에 버린 담배꽁초나 쓰레기가 쓸려 내려와 골목 배수관이 막혀버린다. 노인이나 여자들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쪽방촌은 침수 걱정으로 시름하고 있다. 배수관에 쓰레기 등이 쌓이면서 매년 침수 피해를 겪는다고 했다. 제때 관리가 되지 않아 물난리를 겪는 셈이다.■배수관 막혀 매년 수해이날 영등포구 쪽방촌 골목 초입의 한 건물은 입구부터 심한 악취가 풍겼다. 건물 입구 앞 하수구에는 담배꽁초와 포장비닐 등이 어지럽게 차 있고 공중에는 파리와 날파리 수십마리가 들끓었다. 나무와 시멘트로 마감된 벽은 오랜 세월 물에 부식된 모습이었다. 김씨는 "매년 1층 방까지 물이 들어찬다"며 "동네 남자들이 물을 퍼내면 청소하지만 벌레가 들끓고 악취가 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철거될 거라고 생각해서인지 몇 년 전부터 구청에서 배수관 퍼내는 작업을 안 해준다"며 "재개발이 된다는 얘기가 있지만 기약이 없다. 사는 사람들은 계속 피해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10년째 쪽방촌에 거주하는 김행자씨(83)는 지난 2022년 물난리를 겪었다. 김씨는 "비가 쏟아지더니 하수도가 역류해 방에 종아리까지 물이 들어찼다. 가전제품을 다 버렸다"며 "구청에 도배해 달라고 했는데 안 해준다. 짐이 많아서 그냥 가구로 가려서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쪽방촌 주민들은 스스로 물난리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날도 연탄창고 지붕을 청테이프로 보수하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이모씨(65)는 "연탄을 나라에서 주니까 추위 걱정은 없지만 비를 맞으면 큰일"이라며 "집들이 최소 50년 이상 됐기 때문에 비를 맞으면 부식된다. 물받이가 설치돼 있긴 하지만 비가 다 새서 구청에 새로 설치해 달라고 했지만 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빗물을 막을 수 있도록 모래주머니를 설치하는 등 조치하고 빗물받이 준설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난리 지나면 화재가 걱정장마철 물난리를 피해도 '화재' 걱정이 떠나지 않는다. 60년 이상 된 건물이 대부분이고 목조주택도 많아 한번 불이 나면 피해가 커지고 누전 우려도 있다는 것이 쪽방촌 주민들의 설명이다.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에서는 지난 3월 20일 가스버너에서 시작된 불로 3층에 있던 방 6개 모두 피해를 입었다. 화재로 60대 남성 1명이 사망했다. 다른 방에 있던 92세 노인은 3도 화상을 입은 채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고 한달여 뒤 결국 숨졌다. 이 건물은 보수공사를 거쳐 지난달부터 주민들이 다시 살기 시작했다. 여전히 취약한 상황은 그대로다. 이곳에 사는 강영모씨(72)는 "사고 전에는 화재감지기가 있었는데 돌아와 보니 없는 상황이었다. 언제 설치해 줄지 기약이 없다"며 "화재 사고가 나기 전에도 실험해보니 감지기는 작동하지 않았었다. 제대로 된 제품을 설치해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강씨에 따르면 지자체는 간이 소화기를 비치해줬지만 2019년 생산된 제품이었다. 이미 보증기간 2년이 지난 상태다. 남대문 옆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나무와 시멘트로 쌓은 집에 낡은 전선이 어지럽게 얽혀 있었고 목조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한번 불이 붙으면 쉽게 불이 옮겨붙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민단체 동자동 사랑방에서 일하는 차제설씨(66)는 "오래된 동네여서 불이 나면 너무 위험하다. 소방차가 들어오기도 힘들다"며 "공공 재개발로 주거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자체에서는 예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지자체 관계자는 "불이 난 건물은 서울시에서 시설 보강 예산을 내려줘야 한다"며 "여기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려면 배관이 들어가야 해서 건물 구조를 많이 바꿔야 하는데, 오래된 건물은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7-03 18:36:21[파이낸셜뉴스] 대구의 한 신축아파트 옥상에서 누수가 발생해 계단에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며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사고가 발생했다. 입주민은 “더는 시공사를 믿을 수 없다”며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밤 누수로 44층 엘리베이터 멈춰.. 1명 갇히는 사고 21일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9시 15분 대구의 A아파트 한 동에서 엘리베이터가 44층에서 멈춰 방문객 1명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아파트 옥상의 상수도관 누수로 인한 정전으로 추정됐다. 소방 당국은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을 구조한 뒤, 옥상 물탱크를 잠그고 펌프차로 새어 나온 물을 처리했다. 이날 옥상에서 새어 나온 물이 아래층까지 쏟아지면서 주민들은 물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대구 북구 전자민원창구에는 '워터파크 맛집으로 소문난 A아파트' 'A아파트 누수 관련 진상조사 및 대책 마련' 'A아파트 부실 공사와 관련해 전면 재검해야 합니다' 등의 제목으로 해당 아파트의 사고와 관련한 각종 민원 게시물이 올라왔다. 지난 19일 민원을 올린 B씨는 “입주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무서운 물난리를 겪었다”며 사고 영상을 올렸다. B씨는 “전 세대가 폭포 소리 같은 물벼락을 지켜보며 밤을 지새웠고, 입주민과 경비원이 물을 손으로 쓸어 냈다”며 “입주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무서운 물난리를 겪었다. 수 톤의 물이 건물에 스며들고, 엘리베이터는 고장 나고 그야말로 재해 상황 같다"고 호소했다. 이어 "신축아파트에 물 누수 하자라니 안전을 믿을 수가 없다. 대구시에서 외부점검위원단을 꾸려 검사해달라"고 했다.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준공 내준 구청에 책임 촉구 또 다른 입주민은 “이미 여러 차례 양수기함 내부에서 누수 흔적을 발견하는 등 전조현상이 있었다”며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 아파트 주민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아파트 내 중대하자 및 세대하자가 많아 준공 승인을 해주면 안 된다고 지속적인 민원을 넣었다"며 "그러나 북구청은 막대한 누수 및 중대하자가 없다고 날치기 준공 승인을 내줬다"고 주장했다. 앞서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하자보수 문제가 남아있는데도 임시사용승인이 이뤄졌다며 지난달부터 북구청에 항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 게시물 작성자들은 "제대로 된 현장 확인도 안 하고 준공 승인을 내어준 책임을 지고, 피해 대책 및 보상과 아파트 전체 누수 및 안전 검사를 실시해달라"며 구청의 빠른 대처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은 "누수 이외에는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입주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다음날 ‘임시사용승인’을 내렸다"고 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시공사 측은 “시설 교체와 보수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21 10:08:14[파이낸셜뉴스] IBK기업은행이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집중호우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금융 지원에 나섰다. IBK기업은행은 물난리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대상 3000억원 규모의 특별 금융 지원을 펼친다고 17일 밝혔다. 기업은행은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 최대 3억원 긴급운전자금 및 시설물 피해 복구 자금을 지원한다. 대출금리도 최대 1.0%p 감면할 방침이다. 기존 여신의 만기 도래 시 원금 상환 없이 최장 1년 이내의 만기 연장도 지원한다. 분할상환금 상환은 유예한다. 기업은행은 집중호우 피해 기업의 전방위적 지원을 위해 거래처 피해 현황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피해복구와 조기 경영 안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07-17 16:31:27[파이낸셜뉴스] 금융위원회가 집중호우로 피해 본 가계와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내놨다. 신속한 금융지원으로 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시작된 물난리로 피해를 입은 가계·중소기업 대상 금융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금융위는 수해 피해 가계에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 △기존 대출 만기 연장 △대출 상환유예 지원 △보험료 납입유예 △보험금 신속 지급 △카드결제 대금 청구유예 △연체 채무에 대한 특별 채무조정 등을 제공한다. 특히 △차량·농경지·축사 침수 등에 따라 피해 고객이 보험금을 청구하면 심사 및 지급의 우선순위를 상향조정한다. 피해국민을 대상으로 가능한 빠르게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수해 피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기존 대출 만기 연장 △상환유예 지원 △연체 채무에 대한 채무조정 등을 지원한다. 또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내 특별상담센터를 개설한다. 피해 복구를 위한 대출 실행 및 연장 등에 대한 피해 현장별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북, 충북·남 등 수해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는 금융상담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번 발표 이후 관계부처·지자체 등을 통해 장마철 수해 피해 상황을 지속 공유받아 적기에 금융지원이 이루어지고, 피해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금융지원이 되도록 보다 면밀히 살피겠다”고 전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07-17 15:41:51[파이낸셜뉴스]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과 수도권 일대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한밤중 입주 축하 불꽃놀이를 해 빈축을 샀다. 지난 10일 밤 9시쯤 광주 북구 전역에는 때아닌 굉음이 울려 퍼졌다. 출처를 모르는 굉음은 10여분 넘게 이어졌고 시민들은 "도대체 무슨 소리냐. 무섭다"며 어리둥절해 했다. 일부 시민들은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연일 쏟아진 물폭탄을 떠올리며 천둥·번개 소리로 생각해 베란다 창문을 황급히 닫기도 했다. 하지만 폭염 특보가 발효된 광주의 하늘은 비가 내릴 상황이 아니었고 굉음의 원인은 다음 달 신축 입주를 앞둔 북구 우산동의 A아파트 상공에 터진 폭죽소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아파트는 2500여세대가 들어서는 대규모 단지로 이날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전 세대에 불을 켜는 점등행사를 진행했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점등행사는 입주예정자회가 주최했고 해당 아파트를 시공하는 건설사 두곳에서 각각 후원했다. 식전공연으로 가수와 DJ가 참석했고 아파트 전 세대에 불을 켜 놓은 채 밤 9시부터 10여분간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굉음의 출처가 불꽃놀이 행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민들은 안도했지만 한밤 중 예고도 없었던 불꽃놀이에 항의도 이어졌다. 특히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사망사고와 이재민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한밤중에 폭죽을 터트리고 축하잔치를 여는 게 적절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한 쪽에서는 물난리로 초상집인데 다른 쪽에서는 불꽃놀이를 열었다"며 "예정된 행사라고 할지라도 자제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고 비판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미리 예고된 행사여서 갑자기 취소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이재민을 생각하면 다소 부적절했다"고 해명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8-11 23:53:15【 울산=최수상 기자】 연일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과 수도권, 충청 등 중부지방이 물난리를 겪고 있는 데 반해 동해남부지역에 위치한 울산지방은 두 달 가까이 폭염과 함께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수돗물과 공단지역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낙동강물까지 구입해 쓰는 상황이다.■댐 말랐다… 낙동강물 끌어와 충당 11일 울산시상수본부에 따르면 연일 30도~34를 웃도는 폭염으로 인해 수돗물 사용이 늘면서 울산 천상정수장과 회야정수장 등 2곳에서는 약 20~25만t씩 하루 50만t 안팎의 수돗물 생산하고 있다.하지만 이들 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댐들의 저수량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울산지역에 두 달 넘게 가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가뭄 예·경보를 통해 울산이 '주의' 단계라고 발표했다. 8월 한 달 가량은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부족을 예고했다. 올해 울산지역의 전체 누적 강수량은 418mm로 평년 대비 53.2%에 불과하다. 특히 여름이 시작된 지난 6월 147mm, 7월 125mm로 이 기간 내린 울산지역 비의 양은 272mm에 불과하다. 8월 들어서는 0.2mm 기록 중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수자원공사와 관리하는 지역 식수댐 3곳 중 대곡댐(저수량 10%)과 사연댐(20.3%) 등 2곳은 바닥이 드러나 현재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 나머지 한 곳인 대암댐(33.2%)은 낙동강 물을 끌어다 충당하고 있다. 대암댐은 생활용수 외에 울산지역 공단에 공업용수까지 공급하는 댐이다. 자칫 낙동강까지 물이 부족할 경우 공단 가동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울산시 자체 수원인 회야댐도 지난 6월 중순부터 하루 7만t 안팎의 낙동강물을 끌어다 채우고 있지만 유효저수량이 22%대에 머물러 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수돗물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낙동강 물값 7억6000만원 낙동강 원수를 구입하는 비용도 만만찮다. 울산시가 회야댐 저수량 유지를 위해 구입하는 낙동강 물값은 현재 t당 233원이다. 지난 6월에 약 2억 6000만 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7월 들어서는 7억 8600만원이 들었다. 현재처럼 가뭄이 계속될 경우 8월 또한 7억 원 안팎의 낙동강물을 구입해야 한다. 다행히 낙동강 상류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경남 양산시 원동 취수장의 경우 녹조의 영향은 덜하다고 울산시 상수도본부는 밝혔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마른장마와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수돗물 소비는 늘고 있지만 비를 가진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라며 "비만 내려주면 수십억 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물값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2022-08-11 18:20:31【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연일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과 수도권, 충청 등 중부지방이 물난리를 겪고 있는 데 반해 동해남부지역에 위치한 울산지방은 두 달 가까이 폭염과 함께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수돗물과 공단지역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낙동강물까지 구입해 쓰는 상황이다. ★ 댐 말랐다.. 낙동강물 끌어와 충당 11일 울산시상수본부에 따르면 연일 30도~34를 웃도는 폭염으로 인해 수돗물 사용이 늘면서 울산 천상정수장과 회야정수장 등 2곳에서는 약 20~25만t씩 하루 50만t 안팎의 수돗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댐들의 저수량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울산지역에 두 달 넘게 가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가뭄 예·경보를 통해 울산이 '주의' 단계라고 발표했다. 8월 한 달 가량은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부족을 예고했다. 올해 울산지역의 전체 누적 강수량은 418mm로 평년 대비 53.2%에 불과하다. 특히 여름이 시작된 지난 6월 147mm, 7월 125mm로 이 기간 내린 울산지역 비의 양은 272mm에 불과하다. 8월 들어서는 0.2mm 기록 중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수자원공사와 관리하는 지역 식수댐 3곳 중 대곡댐(저수량 10%)과 사연댐(20.3%) 등 2곳은 바닥이 드러나 현재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 나머지 한 곳인 대암댐(33.2%)은 낙동강 물을 끌어다 충당하고 있다. 대암댐은 생활용수 외에 울산지역 공단에 공업용수까지 공급하는 댐이다. 자칫 낙동강까지 물이 부족할 경우 공단 가동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울산시 자체 수원인 회야댐도 지난 6월 중순부터 하루 7만t 안팎의 낙동강물을 끌어다 채우고 있지만 유효저수량이 22%대에 머물러 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수돗물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 비 오면 공짜인데... 한 달 낙동강 물값 7억6000만원 낙동강 원수를 구입하는 비용도 만만찮다. 울산시가 회야댐 저수량 유지를 위해 구입하는 낙동강 물값은 현재 t당 233원이다. 지난 6월에 약 2억 6000만 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7월 들어서는 7억 8600만원이 들었다. 현재처럼 가뭄이 계속될 경우 8월 또한 7억 원 안팎의 낙동강물을 구입해야 한다. 다행히 낙동강 상류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경남 양산시 원동 취수장의 경우 녹조의 영향은 덜하다고 울산시 상수도본부는 밝혔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마른장마와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수돗물 소비는 늘고 있지만 비를 가진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라며 "비만 내려주면 수십억 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물값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2-08-11 12:35:35"강남역 일대가 침수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다른 나라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우리 아파트가 이럴 줄은 몰랐어요." 끝을 모르고 내리는 폭우를 두고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은 이같이 이야기했다. 반포자이 지하3층 주차장은 폭우로 물난리가 났다. 주민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차량을 최상층 주차장으로 옮겼다. 실제 이날 지하1층 주차장은 평일 오전시간임에도 병렬주차 등으로 만석을 이루고 있었다. A씨는 "내일까지 서울지역에 집중호우가 예상된다는 일기예보를 접했는데 지하1층도 안전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9일 파이낸셜뉴스가 찾은 서울시 일대는 폭우피해가 심각했다. 전날 서울은 115년 만에 기록한 최대강수량으로 상가와 주차장 등 저지대 시설이 모두 침수피해를 입었다. ■아파트 주차장 침수 이날 반포자이 인근 상가의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전일 폭우로 지하1층 상점가에 사람 발목 수준으로 물이 차오르면서 점포들은 장사 불능의 상태였다. 이곳 상가에서 여행사무실을 운영하는 40대 남성은 "새벽에 상가 천장에서 물이 새면서 물난리가 났다"며 "아침 일찍부터 사무실 안쪽까지 스며든 물기를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상가 복도는 점포 안 집기들로 가득했다. 이곳 상인들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상인 B씨는 "옷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는 등 더 큰 피해가 없도록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도서관 문 닫기도 폭우로 인해 대중교통은 마비 단계에 이르렀다. 밤새 내린 폭우로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 인근에는 수마가 휩쓸고 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폭우로 지하철역 출구 앞 보도블록이 파손된 탓에 시민들은 넘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일대를 통행했다. 신대방동에 거주하는 박모씨(45)는 "거리가 엉망진창이 돼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했다"며 "10년 넘게 살면서 비 때문에 인도가 망가진 건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일부 상인도 피해를 호소했다.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식당을 하는 C씨는 "건물 복도에 물이 다 새고 절반 정도 조명이 꺼졌다"며 "손님들이 머뭇거리다가 발길을 돌리기 일쑤"라고 토로했다. 그는 "새로 생긴 건물에 계속 물이 새고 있는데 보상도 안해주고 있어 피해가 막심하다"고 덧붙였다. 대학가에서도 침수피해로 인해 건물을 폐쇄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는 중앙도서관을 휴관했다. 중앙도서관에서 3시간 동안 고여 있는 물을 빼냈다는 노동자들은 기진맥진해 있었다. 13년간 서울대에서 청소를 해왔다는 청소노동자 D씨(56)는 "이런 건 처음이다. 물이 한강 같았다"며 "캄캄한 건물에서 군데군데 침수된 곳을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물을 닦아냈다. 물을 밀대로 밀어내면서 바닥에 온통 물이 있어서 미끄러져 넘어질까, 또 전기에 감전될까 봐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연구를 진행하던 대학원생도 오늘 업무가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18번 건물에서 근무하는 약학대학원 학생 박모씨(30)는 "와이파이가 안돼 오늘 오전 내내 문서작업만 했다"며 "다른 건물에 있는 기기까지 써야 하는데 정전된 건물도 있고 해서 실험을 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박지연 김동규 노유정 기자 beruf@fnnews.com 이진혁 박지연 김동규 노유정 기자
2022-08-09 19:11:18[파이낸셜뉴스] 미국 네바다주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폭우가 쏟아져 카지노 천장에서 빗물이 새고, 도심 곳곳 물이 범람하는 등 물난리가 벌어졌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8일 라스베이거스에 천둥, 번개, 우박과 함께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 미국 기상청(NWS)의 기상학자 앤디 고렐로는 "약 2시간 만에 이 지역의 1년 강우량의 절반 가까이 되는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의 7월 평균 강우량은 8㎜로 이날 1시간여 만에 25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이와 관련 소셜미디어에는 라스베이거스의 상황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잇따라 게재됐다. 영상을 보면 대형 카지노 호텔과 리조트가 들어선 라스베이거스의 주 도로인 '스트립' 곳곳은 물바다가 됐고 카지노 내부에도 빗물이 들이닥쳐 바닥 카펫이 물에 잠겼다. 한 호텔 주차장 입구는 빗물이 모여 흐르면서 급류 구간처럼 변했다. 한편 천둥, 번개가 친 뒤 일대가 정전되는 사고도 발생해 약 7600명의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라스베이거스 소방국은 폭우가 내린 28일 밤 차량 충돌 사고 등 300여 건의 긴급 신고를 접수했고, 급류에 휘말린 7명의 시민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8-02 07:13:11[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또 다시 물바다가 됐다. 약 8조원을 투입해 운용중인 홍수예방시스템(MOSE·모세)이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8일(현지시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과 가디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베네치아에 140㎝가 넘는 조수가 밀어닥쳐 도시 곳곳이 물에 잠겼다. 베네치아의 랜드마크인 산마르코광장도 성인의 무릎까지 바닷물이 들어차며 출입이 통제됐다. 이탈리아 정부가 60억 유로(7조8940억 원)를 투입해 만든 '모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베네치아가 또 다시 물에 잠겼다. 베니스의 상습 침수가 계속되면서 78개 인공 차단벽으로 구성돼 있는 모세 작동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세는 평시에 바닷속에 잠겨있다가 비상시 수면 위로 솟아올라 조수를 막는 방식이다. 최대 3m 높이의 조수까지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7년간의 긴 공사 끝에 올 상반기 완공됐지만 까다로운 작동 규정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네치아는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 사이 조수가 상승하는 '아쿠아 알타'(Aqua Alta)로 상습적인 물난리를 겪는다. 최대 120㎝까지의 조수에는 대응할 여력이 있지만 이를 넘어가면 피해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11월에도 조수가 187㎝까지 불어나며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을 포함해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0-12-09 08:3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