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호텔과 문화생활은 이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자리잡았다. 여행과 문화생활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함에 따라 호텔들은 호캉스와 각종 공연 및 전시를 선보이며 투숙객 모시기에 분주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신라호텔은 투숙객들의 힐링을 위한 '아트&뮤직(Art & Music)' 이벤트를 펼친다. ‘아트&뮤직’ 이벤트는 아늑한 호텔에서 미술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로 오는 6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다. 제주신라호텔은 정은혜 작가를 초대해 작품 전시와 함께 작가가 투숙객에게 작품을 직접 설명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정은혜 작가는 발달장애인으로 미술 작품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면서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도 출연해 인간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전달하며 진한 감동과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제주신라호텔은 고풍스럽고 아늑한 로터스 로비에 '희망'을 테마로 한 정은혜 작가의 따뜻하고 밝은 색감의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대표작인 '니얼굴 은혜씨', '장난치는 지로', '고양이 료타'는 엽서로도 제작해 투숙객들에게 제공한다. 2월 18일과 19일 양일간은 제주신라호텔에 정은혜 작가가 직접 방문해 작품을 설명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라이브 재즈 연주와 시네마 토크 이벤트도 준비됐다. 재즈 보컬리스트와 재즈 피아니스트로 구성된 재즈 듀오가 유명 영화 OST를 편곡해 라이브로 공연을 펼친다. 공연을 하면서 영화와 음악의 감상 포인트에 대해 설명하는 독특한 구성이다. 라이브 재주 연주 & 시네마 토크 공연은 '라이브러리 바 올래'와 '라운지 에스'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7일부터 28일까지(일, 월요일 제외) 오후 8시와 9시 10분에 각각 진행된다. 이외에도 제주신라호텔은 호텔 곳곳에 전시돼 있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에는 살바도르 달리의 '스페이스 비너스(Space Venus)'부터 '꽃'으로 유명한 김홍주 작가의 작품들, 김창열 작가의 '물방물', 한진섭 작가의 '소녀 입상'과 '소년 입상' 등 유명 예술 작품들이 호텔 곳곳에 전시돼 있으며, 컨시어지에서는 호텔에 있는 작품들의 위치와 소개 등 관람을 도울 수 있는 '갤러리 맵'을 제공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1-31 20:07:26[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플라즈마를 이용한 기체 분사로 물에 압력을 줘도 물 경계면이 훨씬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적인 기체를 물표면에 분사했을 경우엔 일정 이상의 압력이 가해지면 물방물이 튀면서 경계면이 불안정해진다. 연구진은 자연에 존재하는 약하게 이온화된 기체와 액체 사이의 상호작용에 관한 이해를 넓히고, 플라즈마 제트를 활용하는 기초과학·응용 분야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최원호 교수팀이플라즈마가 기체와 액체 사이 경계면의 안정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최초로 발견하고 이를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컵에 담긴 주스의 표면 위에 빨대를 두고 숨을 약하게 불면 주스 표면이 보조개 형태로 오목하게 들어가는데, 이때 빨대를 더 강하게 불면 주스에 거품이 일고 물방울이 튀어 오르는 현상도 공기와 주스 사이 경계면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연구진이 이번 실험에 활용한 플라즈마 제트에서는 '플라즈마 총알'로 불리는 고속의 이온화 파동과 전기바람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이들의 특성을 이용해 물 표면의 불안정성을 줄일 수 있었다. 기체 제트 내에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면 생성되는 1초당 수십 미터 속력의 전기바람으로 인해 물 표면에 가해지는 힘이 증가해서 물 표면이 더 깊이 파이게 되고, 이에 따라 물 표면이 불안정해져야 하는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연구진은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플라즈마-물 이론 모델을 정립해, 물의 표면을 따라 1초당 수십 킬로미터 속력으로 이동하는 플라즈마 총알이 물 표면에 나란한 방향으로 일으키는 강한 전기장으로 인해 물 표면이 안정적으로 유지됨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진이 활용한 플라즈마 제트는 최근 여러 학제간 연구 분야에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원호 교수는 "이번 연구의 결과는 플라즈마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경제적이고 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플라즈마 유체 제어 분야를 확대할 것"이라며, "플라즈마 의료, 생명, 농업, 식품, 화학 등 여러 분야의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박상후 박사(KAIST 물리학과 박사졸업)가 제1 저자로, 최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4월 1일 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4-02 10:18:28【 울진(경북)=조용철 기자】 국내 지도를 이리저리 돌아봐도 참 찾아가기 애매하다. '등허리 긁어 손 안 닿는 곳'이 경북 울진이라고들 한다. 라면처럼 구불구불했던 36번 국도가 바르게 펴지고 인근 지역에 고속도로가 뚫렸다고는 하지만 심리적으로 느끼는 거리는 아직도 멀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고 나면 생각이 바뀐다. '겨울 식도락'으로 으뜸인 대게로 주린 배를 채우고 따스한 온천에서 상쾌한 아침을 맞는다. 아담한 계곡도 널려 있고 옥빛 바다도 지척이다. 그래서 겨울 울진은 매력 덩어리다. 울진에 도착한 뒤 덕구계곡이 있는 응봉산으로 향했다. 덕구계곡은 울진군 북변 덕구리에 위치해 있으며 뒤로는 해발 998m 응봉산이 자리잡고 있다. 계곡은 봄여름가을겨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며 덕구온천의 물이 나오는 곳이다. 덕구온천에서 원탕까지 이어지는 4km의 오솔길은 금강산 구룡폭포 가는 길의 축소판이라 할 정도로 절경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량 12개의 축소형도 덕구계곡의 명물. 금문교, 서강대교, 노르망디교, 하버교, 청운교 등을 하나씩 지나면서 형제폭포, 옥류대를 지나 용소폭포에 다다른다. 옛말에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단단해 보이는 바위도 뚫어낸다는 말이 있다. 흐르는 물은 암석을 조금씩 깍아내기도 하고 물이 얼고 녹으면서 암석을 부수기도 한다. 심지어 암석은 오랜 세월에 걸쳐 물에 아주 천천히 조금씩 녹아나간다. 이처럼 덕구계곡을 따라 흐르는 계곡물은 이곳의 혼성암들을 다양한 모습으로 다듬어냈다. 덕구계곡은 검은 편암과 흰 화강편마암이 마치 색이 다른 물감들이 섞인 것처럼 곳곳에서 뒤얽혀 있다. 검은 편암과 희 화강편마암을 과거 강한 열과 압력을 받아 엿가락처럼 늘어지면서 지금처럼 복잡하게 섞인 형상을 띠게 됐다. 이런 형상을 '혼성암'이라고 부른다. 혼성암은 덕구계곡이 가지는 어울림의 이미지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용소폭포 또한 물방물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조각품이다. 용소폭포 마당소에는 전해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용소골 이무기와 마덕구 이무기가 서로 먼저 용이 돼 승천하려고 수백년을 기다려왔지만 승천하지 못해 안절부절하다가 매봉여신의 도움으로 승천해서 용이 됐다고 한다. 기암괴석 사이로 폭포수가 용트림하며 낙수하고 아래는 거울같이 맑은 물이 고이게 됐는데 위에는 용소폭포, 아래는 마당소라고 한다. 마당소는 매봉여신이 용으로부터 온천수를 선물로 받고 난 후 용소골 이무기와 선녀들에게 마음껏 놀 수 있는 자리를 선물로 내놓은 곳이라고 전해진다. 마당소는 수심이 워낙 깊어 옛사람들이 명주실 한꾸리를 풀어 넣었으나 실끝이 약 4㎞ 떨어진 산너머 마덕구계곡으로 나왔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용소 폭포를 지나 계속 오르면 덕구온천의 원탕에 다다른다. 원탕 아래 설치된 족탕도 인기다. 주차장에서 응봉산 정상까지 정상인의 발걸음으로는 약 3시간여의 시간이 걸린다. 덕구온천에서 목욕을 하고 원탕까지 산책을 할 수도 있으며 등산로 역시 그렇게 험하지는 않다. 단, 원탕에서부터 정상까지는 급경사여서 등산 초보자는 힘들 수 있다. 계곡을 따라 약 45분 정도 걷다보면 미네랄이 풍부한 약수터가 나오는데 일명 효자샘이라고도 한다. 옛날 어느 나무꾼이 부모님이 불치병에 걸려 일어나지 못하자 이 약수물을 길어다 드시게 하자,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울진군 북면 덕구리 인근 주민들이 예로부터 손으로 돌을 쌓아 온천탕을 만들고 통나무로 집을 지어 관리한 것이 지금의 덕구계곡 노천 온천탕의 시작이다. 덕구온천은 인위적으로 땅을 파서 모터로 뽑아낸 것이 아닌 자연용출 온천으로 하루에 약 2000여t이 솟는다. 덕구온천 원탕은 풍부하게 온천수가 공급된다. 이미 빠져나간 온천수를 정화해 다시 사용할 필요가 없을 만큼 넉넉한 양이다. 덕구온천은 뿜어져 나올 때부터 41.8도의 온도를 유지한다. 온천욕에 딱 알맞은 온도. 온천수 안에는 중탄산나트륨, 칼륨, 칼슘, 철, 탄산 등의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약알칼리성을 지닌 온천수는 신경통, 류마티스, 근육통, 피부질환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덕구온천은 관광호텔과 대온천탕, 스파월드, 한식당 등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종합온천휴양지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초현대식 기포욕, 플로링, 바디마사지 등의 테라쿠아(테라피+아쿠아 합성어로 온천수로 치료를 하도록 만든 시설)와 아쿠아포켓, 침탕, 스파탕 등의 액션스파, 어린이 슬라이더, 장수건강지압보도, 사우나 등을 체험하면 겨울 추위가 두렵지 않다.온천욕을 마치고 나니 배가 출출하다. 울진군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는 후포항으로 향했다. 후포항은 항구 고유의 정취와 활력이 넘치는 국내 최대의 대게잡이 항구다. 대게가 살이 오르는 대게철, 후포항 어판장에서는 아침마다 연근해에서 잡아온 울진대게를 경매하는 풍경으로 늘 활기가 넘친다. 대게철인 한겨울부터 봄까지 가장 붐비는 항구인 후포항 곳곳에는 수산물 가공 공장들이 들어서 있을 정도로 다양한 어획고를 자랑한다. 후포항은 수산물을 사러 몰려든 상인들과 관광객들로 늘 북적거린다. 손님을 끄는 아주머니들의 시원스런 목소리가 발길을 잡는 후포항 횟집촌에서 갓 잡혀온 싱싱한 회와 유명한 울진대게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것이 겨울 후포항의 가장 큰 매력이다. 후포항 왕돌초 광장 일원에선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고소하고 달콤한 대게의 참맛을 제대로 접할 수 있는 '2019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가 열린다. 맛과 영양이 풍부한 울진대게와 쫄깃하고 담백한 풍미의 붉은대게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다. 올해 축제는 메인무대를 왕돌초 광장으로 옮겨 대게경매, 깜짝 이벤트, 레크레이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월송 큰 줄 당기기 등 전통 민속놀이와 더불어 대게춤 플래시몹, 대게춤 경연대회, 거일리 대게원조마을 대게풍어 해원굿 등 공연 프로그램과 바다의 보물을 잡아라,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경매, 깜짝 할인 이벤트 등 대게 주제 상설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관광객 참여 체험놀이마당 및 선상일출 요트승선체험, 등기산 대게길 걷기, 궁중의상 체험, 게장 비빔밥, 대게원조마을 대게국수 등 다양한 체험이 마련된다. yccho@fnnews.com
2019-01-31 16:52:28【화천=서정욱 기자 】사람들은 8월의 태양을 닮은 빨강색 야채나 과일하면 토마토를 떠올리게 된다. 그 빨강색깔이 8월에 더 어울리는 축제가 있다. 이 축제는 해발 800m 내외의 고랭지밭에서 화천사람들이 생산한 토마토로 만든 토마토축제이다. 8월의 첫 주말이 시작되는 3일 오후. 토마토축제가 열리는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골짜기로 가는 길에는 차량행렬이 줄을 이었다. 서울에서 춘천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춘천댐이 있는 북한강 강변을 따라 30여 분을 달리면 토마토축제가 열리는 마을에 주둔한 군부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깊은 골짜기 속으로 들어가, 또 하나의 언덕을 넘으면 양 골짜기 사이로 실개천이 흐르는 아담한 마을 풍경이 반갑다. 이날 오후 1시. 태백산맥 중북부 접경마을 화천 사내면은 구름 한 점 없는 청청한 하늘아래 트럭으로 실어온 수많은 토마토들이 뿜어대는 토마토 향이 물씬 풍긴다. 전방 사단병력의 군부대가 주둔한 강원도 접경지 마을. 군부대 장병 면회를 오는 가족들 아니면 이처럼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없던 이 산촌 군부대 마을이 토마토축제마을로 변신한 건 오래되지 않는다. 지난해 축제에 이어 나는 다시 카메라를 들고 사내면 토마토 마을을 찾았다. 점심 시간을 지나친 탓에 나는 사내면 마을의 한 중국집에서 볶음밥으로 때늦은 점심을 먹었다. 한 개면에 두 개의 사단병력이 주둔한 접경마을 답게 중국집에는 장병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 지난 해 이맘때 점심을 먹을 때는 핵문제로 불안했던 화약고 같았던 텔레비전 뉴스가 1년만에 평화로운 뉴스로 진행되는 것을 보며, 전쟁을 막기위해 주둔한 병사들이 사는 이 국경선 마을에 싹트는 또다른 평화의 냄새를 8월의 볶음밥을 먹으며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나는 이 마을을 방문하며 ‘토마토 전쟁’이라고 표현을 했다. 그러나 접경지 군사분계선이 맞닿은 이 마을에서 점심을 먹으며, 오늘 나는 ‘평화를 만드는 토마토’를 상상한다.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친 오후 2시 30분. 나는 토마토 축제가 열리는 축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축제장을 들어서자 토마토 향기가 분수처럼 뿡뿡 코끝을 비빈다. 축제장에는 토마토축제를 즐기려는 가족관광객들이 유난히 많다. 아이들이 토마토밭이 아닌 토마토 위에서 폴짝폴짝 뛸 때마다 토마토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터진 토마토의 즙이 흥건히 강물처럼 적셔지자 빨강색깔 토마토 물방물이 아이들의 발끝에서 물보라를 일으킨다. 그런 모습을 보는 아이들은 행복하다. 아마도 이날 토마토축제장을 찾은 가족과 아이들은 그런 8월의 행복을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8월의 금요일. 아이들이 토마토 속으로 들어가 토마토 요정이 된다. 쏟아진 빨갛게 익은 토마토와 함께 터지는 사람들의 탄성. 토마토가 아이들 머리위로 풍선처럼 날아간다. 아이들의 얼굴과 온 몸에 빨강색 토마토가 물들고, 축제장 곳곳에서 물보라가 분수처럼 뿌려진다. 토마토에서 나온 물과 안개 같은 물알갱이들이 범벅이된 아이들의 얼굴 표정은 동화 속 토마토나라 아이들 같다. 펭귄처럼 총총 걸음으로 토마토 위로 질주하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걸음에 투두둑 터지는 토마토의 즐거운 비명들. 8월의 접경지 마을은 분단의 화약 비린내 대신 토마토를 던지는 아이들의 순수한 얼굴에서 손과 발이 하나되어 미끄러져 갔다. 그리고 오후가 더 쨍쨍거릴 무렵. 토마토를 밟으며 즐기던 아이들이 거리에 만든 샤워장으로 우르르 몰린다. 8월의 더위가 다 날라 가는 토마토 축제장. 축제 문화 변화의 힘은 크다. 지난 해만 해도 토마토를 던지는 사람들을 보며 ‘토마토 전쟁’을 그렸던 나는 ‘토마토가 만들어낸 평화’가 화약냄새가 가시지 않은 이 접경지 마을에 토마토 향기를 뿌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몰랐다. 그래서 이런 8월의 행복한 축제를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만들어준 화천사람들이 고마웠다. 이 축제를 모르는 대부분 사람들은 왜 비싼 토마토를 저렇게 소비하느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가난한 아이들, 쪽방촌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먹지도 못하는 토마토를 놀이용으로 버리는 것이 못마땅 할 수도 있다. 나역시 이 축제를 보기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자연이 준 토마토의 맛이 주는 향기 외에, 또다른 행복의 소비로 팍팍한 삶을 사는 도시인들에게 행복을 준다면 이 또한 아름다운 토마토 소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뜨거운 불볕더위가 더 기승을 부리는 분단 마을의 오후를 보며 , 이 마을의 토마토축제보다 역사가 오래된 스페인 발렌시아 부뇰마을의 토마토 축제를 떠올린다. 1932년 투우축제가 금지되면서 더 이상 축제를 즐길 수 없었던 부뇰마을 사람들에게 활기를 되찾아 준 건 ‘토마토축제’ 였다. 스페인 사람들이 만든 부뇰 마을의 토마토 축제는 토마토가격 폭락때문에 마을사람들이 시의원들에게 토마토를 던지며 시작되었다 고 한다. 그런가 하면 지난 1945년 마을 광장의 고적대 가장행렬에 끼어든 행인과 가장행렬 집단 간의 충돌 때 누군가 마을 거리 상가에 진열된 토마토를 서로 던지면서 토마토 축제가 시작되었다는 또다른 유래가 있다. 그러나 스페인 토마토 축제가 시작된 건 마을청년들이 토마토 장례식을 거행하면서라고 한다. 3일.낮.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그 분단의 국경선이 가장 가까운 접경지 마을 화천사내면에서 핵폭탄 대신 토마토를 던지며, 평화를 만드는 토마토축제가 언젠가 남과북의 가족들이 이곳에서 8월의 행복을 함께 즐기기를 기대하며, 나는 토마토 소스로 파스타를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나눠주는 행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000인분의 파스타를 만드는 화천사람들. 이번 축제를 준비한 최문순 군수는 토마토 소스를 비비며 토마토마을의 축제를 관광객들과 함께 나누고 있었다. 강원도 토마토의 맛. 그리고 접경지마을 사람들의 평화로운 소통을 담은 한 컵의 파스타가 축제장을 더 아름답게 소통시키고 있었다. 토마토 소스를 부어 만든 파스타에 어른 아이들 할 것 없이 맛있는 토마토의 오후식사가 이뤄졌다. 이런 광경은 스페인 부뇰마을처럼 마을의 거리 건물들이 비닐을 치고, 토마토 전쟁을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이 토마토를 재배해 축제를 만든느 화천 사람들과 토마토를 통한 8월의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축제는 축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마을의 축제가 스페인 부뇰마을 토마토 축제처럼 좀 더 자연그러워져야 한다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는다. 내가 그런 상각을 하는 사이. 한 어린 소녀가 토마토 위를 뛰어간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 나는 이 아이들이 이 축제를 빛내는 작은 요정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이런 생각을 동화 같은 상상이라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접경지 마을의 토마토 축제가 부뇰처럼 되기 위해서는 저런 자연스러움이 필요하다. 총을 든 화약 냄새가 나는 분단된 국경마을에 토마토 요정 옷을 입은 동화 속의 토마토 요정들이 거리를 행진하고, 마을 거리 곳곳 건물들에서 토마토 빵, 토마토 스파게티를 요리하는 셰프가 후라이팬에서 요리되는 그날을 생각하며, 저문 오후 토마토마을을 빠져나와 춘천으로 가는 국도를 달렸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
2018-08-04 14:05:04요즈음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는 원터치 팝업텐트가 제품별로 내수성과 발수성 등에서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바 구입 경험이 높은 8개(로티캠프, 버팔로, 조아캠프, 코오롱, 콜럼버스, 패스트캠프, 지프, 코베아) 브랜드의 원터치 팝업텐트를 대상으로 기능성, 내구성, 안전성 등을 시험, 평가했다고 5일 밝혔다. 원터치 팝업텐트는 설치 및 철거가 간편하고 휴대성이 좋은 제품을 말한다. 8개 제품 중 폼알데하이 등 유해 물질은 전 제품에서 이상이 없었다. 우선 텐트 내부에 빗물이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성능인 내수성은 고베아와 지프, 코오롱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빗물이 텐트 표면으로 흡수되지 않고 물방물로 굴러 떨어지는 성능인 발수성은 로티캠프, 코오롱, 패스트캠프, 지프, 코베아가 우수했다. 천이 쉽게 찢어지지 않는 정도를 평가한 결과 코오롱과 패스트캠프 제품의 인열강도가 상대적으로 좋았다. 지퍼 부위가 쉽게 벌어지지 않는 정도를 평가한 측면 강도는 지프와 코베아 2개 제품이 상대적으로 우수했고 지퍼를 500회 열고 닫기를 반복한 왕복개폐 내구성은 전 제품 이상이 없었다. 다만 봉제선 방수처리는 대부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지프와 코베아는 바닥뿐 아니라 본체의 봉제 부위에도 방수처리가 돼 있어 빗물 시험에도 새지 않았지만 그 외 6개 제품은 바닥만 봉제선 방수처리가 돼 있어 우천 시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18-08-03 14: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