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010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기밀 폭로 이후 14년 가까이 미국에게 쫓기고 있는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곧 영국 감옥에서 풀려나 고국 호주로 돌아갈 예정이다. 미 월스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재판 문서와 관계자를 인용해 어산지에 대한 재판이 26일 미국령 사이판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번 재판에서 어산지가 경범죄 혐의로 62개월 징역형을 선고 받을 예정이며, 어산지가 이미 영국 감옥에서 수감된 기간이 해당 형량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어산지는 결과적으로 유죄 선고 이후 고국 호주로 귀국할 수 있다. 올해 53세인 어산지는 호주에서 태어난 해커로 과거 2006년에 온라인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세웠다. 그는 지난 2010년 미 육군 정보분석병이었던 첼시 매닝 일병을 통해 미 국방부 컴퓨터를 해킹,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서 저질렀던 민간인 학살 정보 및 기타 군사·외교 기밀정보를 빼냈다고 알려졌다. 어산지는 2010~2011년에 걸쳐 수만건의 기밀 문건을 위키리크스에 공개했고 매닝은 2010년에 체포되어 2013년에 3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2017년에 사면되었다. 미 정부는 어산지의 폭로 때문에 수많은 미국 정보원들이 위험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어산지는 기밀을 폭로하면서 정보원을 감추지 않았으며 후원을 늘리기 위해 폭로를 과대 광고하는 모습을 보여 비난을 샀다. 미 정부는 2019년 미 버지니아주 법원을 통해 어산지를 간첩법 위반 등 총 18개의 혐의로 기소했다. 어산지는 미국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최대 175년의 형량을 받을 수 있다. 2010년 폭로 이후 영국에 머물던 어산지는 같은해 스웨덴 정부에서 제기한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었으나 열흘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스웨덴으로 송환될 경우 미국으로 끌려갈 수 있다고 걱정해 2012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을 찾아가 망명 신청을 했다. 어산지는 대사관에서 약 7년을 보내며 여러 유명 인사들과 접촉했고 2016년 미 대선과 관련해 러시아 해커들이 미 민주당 전국위원회를 해킹해 얻어낸 문서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어산지는 2019년 에콰도르 정부와 마찰로 대사관에서 쫓겨났고, 즉시 보석 조건 위반 혐의로 체포되어 지금까지 영국 벨마쉬 교도소에 수감중이다. 미 정부는 어산지를 미국에 데려오기 위해 노력했으나 최근 동맹들의 사면 압박에 곤란한 상황이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올해 초 미 정부가 어산지 사건을 마무리 짓길 바란다고 밝혔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지난 2월 영국 정부가 어산지를 미국에 보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WSJ는 지난 3월 보도에서 미 법무부가 어산지의 기소 내용을 간첩법 위반같은 중범죄가 아닌 비밀 문서 취급 부주의 같은 경범죄로 변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어산지의 변호인단은 미국에서 중범죄 용의자의 경우 반드시 미 본토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어산지가 미 본토에 들어가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어산지는 미 정부의 기소 내용이 경범죄로 바뀌면서 미국령 사이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6-25 10:51:17[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미국과 영국을 겨냥해 설치한 자국 함정에 걸려 선원 55명이 사망했다는 영국 기밀보고서가 공개됐다. 지난 8월 관련 소문이 SNS에 퍼졌을 때 중국 정부가 “헛소문이다”라고 일축했던 사안이다. 5일(현지시간) 더 타임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영국 기밀보고서를 인용해 “중국군의 핵잠수함 093-417호가 미국, 영국 등의 잠수함을 잡기 위해 자국군이 설치한 체인과 장애물에 부딪혀 선원 55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보고서는 지난 8월 21일 중국 산둥성 앞바다에서 발생한 핵잠수함 침몰사고 내용을 담고 있었다. 체인과 닻 장애물에 부딪힌 잠수함을 수리하고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6시간이 걸렸고 그사이 산소 시스템이 고장나면서 선원들이 저산소증으로 숨졌다는 내용이다. 잠수함에 타고 있던 장교 22명, 장교 생도 7명, 부사관 9명, 수병 17명 등 55명은 저산소증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달 유튜브와 SNS에서는 잠수함과 관련한 소문이 돌았지만, 당시 중국은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8월31일 브리핑에서 “관련 소식은 완전한 헛소문”이라며 “우리는 네티즌들이 당국의 권위 있는 정보에 관심을 갖고 유언비어에 휩쓸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만 역시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영국 국방부도 이에 관해 논평을 거부했다. 데일리메일이 보도한 보고서는 높은 수준의 기밀 문건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국방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돼 높은 등급으로 분류되는 영국 기밀보고서에 해당 내용이 담기면서 사고가 사실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익명의 영국 해군 잠수함 대원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잠수함이 덫에 갇혔고 잠수함의 배터리가 방전됐다면, 결국 공기 청정기와 공기 처리 시스템도 고장 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사고 소식이 세상에 알려질 것이 부담돼 국제 지원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까지 중국 당국은 여전히 잠수함 침몰이 “완전히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0-06 10:24:24[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 검찰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9일(이하 현지시간) 기밀 문건 유출 혐의로 형사기소했다. 동시에 이날 기소장도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 확보한 기밀 문건들을 퇴임 뒤 자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 가져와 보관하다 적발돼 수사를 받아왔다. 연방 검찰이 전·현직 대통령을 형사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초 성추문과 관련한 기소는 뉴욕 검찰에 의한 것이었다. 이번 기소로 유죄가 확정되면 트럼프는 징역형을 살 수도 있다. AP,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모두 37건의 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가 마러라고 자택에 보관하던 기밀문서에는 특히 미 핵 프로그램 등 미국과 외국의 국방·무기 능력에 대한 민감한 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보관 기밀 문건에는 중앙정보국(CIA), 국방부, 국가안보국(NSA), 에너지부, 국무부 등 미 정부내 여러 정보기구가 만든 자료들이 포함돼 있었다. 외신들은 이날 기소장을 인용해 트럼프가 기밀 문서들을 마러라고 자택의 욕실, 샤워룸, 연회장, 창고, 서재, 침실 등 아무 곳에나 쌓아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검사들은 기소장에서 '현역 사교클럽'인 마러라고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직전인 2021년 1월부터 수색이 시작된 2022년 8월까지 '회원과 초대손님 수만명이' 드나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이 기밀 문건들을 "연회장, 욕실, 샤워장, 사무공간, 자신의 침실, 창고 등에" 보관했다고 주장했다. 기소장에는 기밀문건이 담긴 상자들이 연회장 무대에 쌓여 있는 사진도 있다. 기소장에는 아울러 창고에 '기밀/미국과 파이브아이 국가들에만 공개'라는 문구가 표시된 상자에서 서류들이 흘러 넘치고 있는 사진도 있다. 파이브아이는 미국이 전세계를 도감청하는데 참여하는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그리고 미국 등 5개 국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6-10 04:22:44[파이낸셜뉴스]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카타르 월드컵을 비롯해 미국, 유럽, 아시아권을 겨냥한 국제 테러 음모를 꾸며온 사실이 드러났다. IS는 미군이 지난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이후 이 같은 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유출된 미 국방부 기밀문건에 이와 관련한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입수한 해당 문서에는 '1급 비밀'(top secret)이란 표시와 함께 국방부 산하 기구 다수의 로고가 새겨져 있으며, IS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인 이슬람 국가 호라산(IS-K)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9건의 국제 테러를 기획 중이었고, 올해 2월에는 15건으로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는 200만명이 넘는 관중이 몰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현장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리고 각국 주요 교회와 경제 중심지를 공격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올해 초 스웨덴과 네덜란드에서 유럽 극우세력들이 벌인 '쿠란 소각 시위'에 대한 보복으로 아제르바이잔, 타지키스탄, 러시아, 튀르키예 등지의 해당국 대사관에 대한 테러를 촉구하는 내용도 함께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해당 문건의 진위 확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IS의 테러 기획 건수는 늘상 늘었다 줄기를 반복해 왔고 이중 상당수가 실행되지 않은 채 폐기됐다"면서 "논의는 많이 이뤄지지만 현시점에서 행동으로 드러나는 건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탈레반 같은 집단에 우리 대테러 활동이 저당 잡혔다고 말하진 않겠지만, 그들이 IS-K를 압박하는 건 사실"이라면서 "(미국과 탈레반이) IS 견제라는 상호이익이 되는 목표를 지니는 낯선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WP는 이번에 유출된 문건은 미국 정보기관들이 IS 조직원들이 주고받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도·감청하는 데 성공해 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4-24 07:00:16[파이낸셜뉴스] 미군의 유럽 내 최대 거점인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50여개국 국방장관과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 회의가 21일(현지시간) 열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탄약 추가 지원과 방공 지원 등을 논의한다고 AP·AFP·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UDCG는 우크라이나 지원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50여개국 국방장관 내지 당국자들의 임시 협의체로 지난해 4월 출범해 1주년을 맞았다. 이날 회의에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을 비롯해 50여개국 국방장관과 관계자, 우리나라 국방부 당국자도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오늘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과 탄약 추가 지원에 대해 논의할 것"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은 강력하고 진실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미국의 기밀문건 유출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무기공급 현황이 드러난 것과 관련, "나는 그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여긴다"면서 "우리는 깊이 존중하는 소중한 동맹·협력국들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동맹·협력국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시도를 거부하는 여러분의 연대 의식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그 어떤 것도 우리의 단합을 해치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날 회의 중에 우크라이나에 에이브럼스 탱크 지원을 앞두고 다음달 독일로 훈련용 탱크를 보내서 몇주 안으로 독일에서 운용 및 유지보수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같은 날 AP통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리에 따르면 에이브럼스 탱크 31대가 5월 말께 독일 그라펜뵈르에 있는 미군 군사 훈련장에 도착하고, 그 2주 후에 우크라이나군이 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우크라이나군 250명이 10주 일정의 훈련에 참여해 탱크 조종법과 유지·보수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 초기 10주 훈련이 종료된 후 탱크 전투법과 기동법에 대한 추가훈련이 진행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에 지원되는 구형(M1A1) 에이브럼스 탱크 31대는 훈련용 탱크와 별도로 우크라이나 측의 요구에 따라 미국에서 개조 작업 중에 있다. 미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켜 개조가 완료되는 즉시 전투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그동안 주력 전차인 에이브럼스 탱크의 운영·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난색을 표하다 지난 1월 에이브럼스 31대를 보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을 만나 러시아군 격퇴를 위해 더 많은 전투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서 장거리 무기와 현대식 전투기, 포병, 장갑차 등의 지원에 대한 협력국들의 거부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나토 동맹국인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등은 우크라이나에 구소련 시대 전투기인 미그-29기를 보냈지만 우크라이나의 거듭된 요청에도 미국의 F-16과 같은 현대 서방 전투기는 보내지 않았다.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 목표물을 타격할까 우려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보내는 것도 꺼렸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3-04-21 20:53:02[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방부가 한국 국가안보실을 도청했다는 의혹과 해당 의혹 자체가 조작됐다는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미 국방부는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조사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가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출된 문서가 조작됐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일부 유출 문건의 유효성을 물은 것 같은데, 특정 문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달 보도에서 온라인에 유출된 기밀 문건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동맹 및 외교 파트너의 정부 기관을 도청했다고 전했다. NYT는 7일에 한국 역시 도청 대상이었다고 보도했다. 유출된 문건에는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대화가 담겼다.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이종섭 한국 국방장관과 통화하고 유출 문제를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 한미의 평가가 일치했다"고 밝혔다. 싱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문서가 추가로 조작됐는지를 알기 위해 문건을 평가하고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이러한 특정 사안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서를 유출한 인물이 한미관계를 훼손할 목적이었느냐는 질문에 "개인 의도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고, (수사 중인) 법무부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싱은 미국의 도청이 사실일 경우 한국에 사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다시 말하지만 이 사안은 검토가 진행 중이다. 본질적으로 범죄여서 법무부가 다루고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여러분은 과거에도 여기 브리핑룸에서 오스틴 장관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고, 한국과 긍정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백악관 및 부처 간 긴밀한 접촉은 물론 우리의 파트너 및 동맹과도 높은 수준에서 관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미 백악관의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에 직접 연락하고 관련 질문에 최대한 답변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커비는 "지금까지 유감스러운 기밀 문건 유출 때문에 파트너 간 신뢰나 전 세계에서 우리가 공유하는 목표를 달성하려는 공동 노력이 훼손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4-18 09:03:50[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의 한국 국가안보실에 대한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해당 의혹이 사실이면 사과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미 국방부 부대변인 "법무부로 회부된 사안"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진행된 브리핑에서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이 사실이면 한국에 사과할 것이냐’는 취지의 취재진 질문에 “이번 사안은 아직 검토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이 사안은 본질적으로 범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국방부에서) 법무부로 회부된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싱 부대변인은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여러분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포함한 국방부 측으로부터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고, 한국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을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문건 조작됐나" 질문에도 말 아껴 싱 부대면인은 ‘한미 국방장관이 최근 통화에서 유출된 문건이 조작됐다고 동의했다고 하는데 해당 문건이 위조되었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온라인으로 유출된 일부 문건의 유효성에 대해 질의하는 것 같은데, 유포되고 있는 특정 문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그 문건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조사팀이 추가로 조작된 문건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평가와 검토를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출자가 문건을 유출함으로써 한미관계를 훼손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싱 부대변인은 “(유출자) 개인의 의도에 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면서 “법무부에 문의하라”고 즉답을 피했다. 앞서 우리 국방부에 따르면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통화에서 군사기밀 누출 언론 보도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전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통화와 관련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 한미의 평가가 일치했다”고 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4-18 06:38:30[파이낸셜뉴스] 미국 기밀문서를 유출한 건 21살 일병이지만, SNS 확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건 친러 성향의 전직 미 해군 부사관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체포된 미 공군 주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가 빼낸 기밀문서는 폐쇄적인 온라인 채팅 서비스 ‘디스코드’에서 떠돌다 친러시아 성향인 ‘돈바스 데부쉬카’의 SNS 계정을 통해 일파만파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돈바스 데부쉬카가 지난 5일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4건의 기밀문서를 6만5000여명의 팔로워에게 공개했으며, 이후 몇몇 대형 러시아 계정이 문서를 퍼나르면서 미국 국방부의 조사로 이어졌다. ‘돈바스 아가씨’란 뜻인 돈바스 데부쉬카는 텔레그램을 비롯해 트위터,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팟캐스팅, 상품 판매, 자금모집 계정 등도 운영하는 등 영어권 최대의 친러 성향의 SNS 계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WSJ는 이 채널의 관리자가 러시아인이 아닌 미 해군 출신 새러 빌스(37·여)라고 전했다. 미 해군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빌스는 지난 2020년말 수석 항공전자 기술자로 승진해 비밀취급 인가까지 가지고 있었던 해군 중사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명예제대했다. 그는 지난 15일 WSJ과의 인터뷰에서 돈바스 데부쉬카라는 이름으로 자금을 모집하고 팟캐스트를 진행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자신은 돈바스 데부쉬카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전 세계 15명의 관리자 중 한명일 뿐이며, 다른 운영자가 올린 비밀문서를 삭제한 것도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빌스는 “기밀문서들의 내용과 진위 여부는 알지도 못한다”며 “모금한 자금은 돈바스 데부쉬카 플랫폼 운영비로 사용했으며 일부는 세르비아와 파키스탄 등의 자선단체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군에 자금을 지원하는 불법행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WSJ도 돈바스 데부쉬카와 관련된 인물들이 테세이라의 비밀문서 유출에 관여한 정황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13일 인터넷에 유출된 기밀 정보 유출 피의자로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102정보단 소속 테세이라를 체포했다. 테세이라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 채팅방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민감한 다수의 정보문건과 함께 한국, 영국, 호주 등 우방이 포함된 기밀 정보를 유포해 국제적 논란을 일으켰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4-17 16:41:59【베이징=정지우 특파원】영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 항공모함을 동해상에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한 정황이 나왔다. 또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살상용 무기를 비밀리에 제공하기로 동의했었던 정황도 발견됐다. 14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유출된 미국 기밀 문건 중 지난 2월 28일 작성된 ‘인·태 지역 중국 대응책에 대한 영국의 비전’ 제하의 보고서에는 2월 초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이 자국 해군이 보유한 항공모함 1척을 2025년 이후 인·태 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보고서는 월러스 장관이 검토를 지시한 내용에 대해 “일본 혹은 한국과 합동 운용을 통해 항모를 전진 배치하거나, 미국의 동의를 얻어 항모를 미 해군 7함대와 함께 일본에 주둔시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인도네시아 등 남중국해 지역에서 한국과 일본까지 그려진 지도를 통해 영국 해군의 현 위치와 향후 배치 방안을 설명하기도 했다. 영국은 퀸 엘리자베스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 등 항모 2척을 보유 중이다. 또 중국은 올해 초 러시아에 살상 무기 제공(lethal aid)을 승인했으며 군사 장비를 민간 물품으로 위장하려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도청을 통해 얻은 것으로 보이는 이 같은 정보는 미국 내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작성한 지난 2월 23일 자 1급기밀(Top Secret) 문서 요약본에 들어있다. 다만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이전하거나 치명적 지원을 제공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우려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WP는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4-14 16:22:14【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미국 정부가 미 정부의 기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매사추세츠주의 공군 주방위군 소속 일병 잭 테세이라를 그의 자택에서 체포했다. 테세이라는 기밀 문건이 처음 유출된 온라인 채팅 서비스인 '디스코드'의 대화방 운영자다. FBI(연방수사국)를 비롯한 미 사법당국이 테세이라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기밀문건의 정확한 유출 규모와 목적, 경위, 단독 범행 여부, 유출된 문건과 온라인에 떠돌고 있는 문서의 조작 여부 등에 대해 본격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워싱턴에서 키이우, 서울에 이르기까지 뒤흔들었던 기밀문건의 광범위한 유출과 관련된 군인이 체포됐다"며 "이번 일로 동맹과 적 모두에 대한 스파이 활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민감한 군사적 정보까지 노출됐다"고 전했다. 이날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오늘 우리는 국방 기밀 정보를 허가 없이 반출, 소지, 전파한 혐의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잭 테세이라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갈런드 장관은 브리핑에서 "FBI 요원들이 테세이라의 신병을 확보했으며 그는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사를 진행 중이며 우리는 적절한 때에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밀 문건 유출 파문의 직접 관련부서인 미 국방부의 패트릭 라이더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각자는 (기밀유출 방지와 관련해) 비공개 계약서에 서명한다"면서 "(문건 유출은) 고의적인 범죄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기밀정보가 다른 곳에 게시됐다는 게 해제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국가안보는 물론 우리 직원과 동맹 및 파트너들의 안전과 안보에 대한 잠재적인 영향으로 인해 기밀 정보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교 신분도 아닌 군내 하위 계급 병사의 고급 정보 취급과 관련해 AP통신은 테세이라는 공군의 정보부 소속이란 직무상 1급 비밀(TOP SECRET)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라이더 대변인은 "높은 수준의 보안 인가 등 때론 중대 수준의 책임을 가진 젊은 군인을 신뢰하는 게 군의 본질"이라며 군내 비밀취급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반박했다. 한편, 매사추세츠 주방위군은 성명을 내고 "이 사안을 매우 심각히 받아들인다"면서 "국가안보는 우리의 최우선 순위이며, 이를 훼손하려는 시도는 우리의 가치를 손상시키고 우리 구성원과 국민, 동맹 및 파트너들간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4-14 06: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