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육이 암기에만 치우쳐 말하기·쓰기와 같은 자기표현이나 상대방 설득 등 기본능력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온 지는 오래됐다. 나 혼자만이 아닌, 너와 내가 공존할 수밖에 없는 대등 인격체들의 집합인 민주주의 사회에는 가치관과 이해관계의 차이가 불가피하다. 차이에서 오는 갈등 조정은 사회 존속에 필수불가결한데, 민주사회에서는 상대방 존중에 바탕한 의견교환 끝에 합의를 도출하는 메커니즘을 예정한다. 그 핵심도구인 자기표현과 설득의 정화 중 하나가 토론이고,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것이 대통령선거 TV토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차례 전례에서 후보들이 합리적 근거도 없이 허황된 공약을 강변하거나 상대방 비난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국민을 실망시켰다. 그런데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대통령선거에서 승패를 가른 요인 중 하나가 TV토론이었다고 하니 파급력을 알 만하다. 유럽과 미국의 학교교육이 민주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질과 교양을 함양하고 토론을 통한 합의도출의 경험을 강조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 정수의 하나가 미국 대선토론이다. 1960년 케네디-닉슨으로 시작된 TV토론 이후 대부분은 후보의 비전과 정책을 정제된 모습으로 잘 보여줘 대선의 방향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의 대선토론 역시 미국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도입된 것이다. 그러던 미국 대선토론이 망가졌다. 9월 26일 치러진 트럼프-바이든 후보 간 TV토론은 막장토론이 어떤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한 후보는 포퓰리즘적 주장과 인신공격에 더해 상대방의 말을 수시로 방해하는가 하면, 다른 후보는 당황해서 말을 더듬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독설을 내뱉곤 했다. 신파시스트 극우그룹인 프라우드 보이스에 대해 "물러서 대기하라(Stand back and stand by)"고 답하자 이들이 사실상 집단행동을 공인한 것으로 받아들여 열광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필자는 2000년 대선에서 결정적 개표오류가 의심됐는데도 국가통합에 균열을 우려한 앨 고어 후보가 연방대법원 판결에 승복한 것을 뉴욕에서 목격하고 의아했던 경험이 있다. 이 사건은 결함과 모순투성이인 미국 민주주의의 성공비결을 설명하는 사례로 자주 인용됐고, 필자는 고심 끝에 간신히 이해하는 척이나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은 선거에서 자신이 지면 불복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떠들고 있으니 웬일인가. 미국에서는 저녁 토크쇼마다 대선토론을 비아냥거리느라 바쁘고 주요 언론들은 국가적 망신이라고 탄식하는가 하면, 유럽에서는 미국 몰락의 징조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필자 세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 속에서 정치, 경제, 사회 등 대부분 분야에서 미국 제도를 모범으로 배워왔다. 그런데 그동안 자유민주주의와 자유무역체제가 정답이라고 독려하던 미국이 이제는 패권 유지를 위한 자국우선주의에 몰두하고 호통치는 것이 거시적 현실이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에 더해서 이제는 민주사회 의사형성의 기초마저 처참하게 허물어지는 현장을 생생하게 봤다. 늑대들이 울부짖는 광야에 눈만 쌓이고 선인의 발자국은 어디에도 없다. 새로운 길을 과감하게 개척하는 용기가 절실하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10-04 18:03:33우리 대선 TV토론도 더 이상 외면받지 않고 미국 대선과 같이 온 국민의 축제의 장이 될수 있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TV토론 문화 개선을 위해 스탠딩 토론 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스탠딩 토론 방식은 깊이 있는 토론을 위해 준비된 원고 없이 현장에서 나오는 질문을 후보자가 답하거나 상대 후보와 질문과 답변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후보 간 인물과 정책 검증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 개방하자는 취지다. TV토론으로 예정된 3회 중 최소 1회는 이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며 4월 7일 최종안을 발표한다. 이번 개편안은 시간총량제 자유토론 강화 등이 모두 포함될 것으로 보이며 인사말과 정견도 생략하고 토론 주제도 2, 3개로 축소해 토론 집중도를 높일 계획이다. 앞서 지난 3일부터 30일까지 10회에 걸쳐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 토론회는 미국 대선 TV토론과 마찬가지로 역동적인 후보검증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스탠딩 토론 방식을 도입하자는 주장 등이 나왔지만 촉박한 일정 등으로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스탠딩 토론이 도입되더라도 일정 기준을 갖춘 후보자면 모두 참가하는 만큼 유력주자들의 1대 1 토론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스탠딩 방식 도입뿐 아니라 토론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좁은 공간에서 특정 후보를 집중해서 검증할 수 있는 타운홀미팅 방식이나 하루종일 1대 1로 끝장토론을 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토론회 횟수를 늘려 검증 기회를 강화하자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 경선캠프 관계자는 "특히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2012년 대선에서 토론회가 검증에 실패했다는 교훈을 거울 삼아 토론회의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 스탠딩 토론 방식 도입을 놓고는 보다 더 철저한 후보검증 기회라는 주장과 이미지 선거로 흐를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자신의 정책공약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느냐와 토론 속에서 상대 후보를 설득하고 이해하는 소통능력이 있느냐를 본다는 점에서 늘어나는 추세다. 당선 이후 상대를 설득하고 토론하는 게 정치이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 리더십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정치학과 김용철 교수는 "순발력 있고 언변 좋고 인물 좋은 후보가 유리하다"며 "이는 이미지 선거로 흐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제도 도입보다는 1대 1 토론 확대 등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에서 가장 활발하게 스탠딩 토론회가 열리고 있고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일부 차용하고 있다. 역사적 결전으로 불리는 2012년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 대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 간 1차 TV토론에서 롬니가 대활약을 펼쳤지만 2차 토론에서 권토중래한 오바마가 3차 토론회에서 판정승으로 결국 대선의 희비가 갈렸다. TV토론을 후보 간 인물과 정책 검증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 개방해 흥행은 물론 유권자에게도 알 권리를 보장한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꼽힌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2017-03-30 17:58:52【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9일 오후 9시(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 10일 오전 10시) 열리는 미국 대선후보 2차 TV토론은 예측 불허의 난타전이 예상된다. '가장 지저분한 토론'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과거 음담패설과 여성 비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수세에 몰린 트럼프의 '방패'와 호기를 맞은 힐러리 클린턴의 '창'이 강하게 맞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2차 토론 타운홀 방식…클린턴에게 유리 2차 TV토론은 1차 토론과 마찬가지로 90분간 진행되지만 1차 때와 다른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된다. 타운홀 미팅은 소규모 공간에서 소수 인원의 청중, 특히 일반인 청중이 연설자를 빙 둘러싼 모습으로 진행되는 간담회를 뜻한다. 타운홀 미팅은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과 방어를 준비해야 하는 동시에 일반 방청객과의 소통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점에서 두 후보에게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다만 타운홀 미팅 경험이 많은 클린턴이 이번 토론에 다소 유리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보고 있다. 클린턴은 예비경선 당시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각각 19번,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9번의 타운홀 미팅을 했다. 반면 트럼프는 지난 6일 뉴햄프셔에서 가진 타운홀 미팅을 제외하고는 경험이 거의 없다. ■두 후보 '난타전' 예상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여성 비하 녹취록이 공개된 것도 트럼프에게는 악재다. 클린턴캠프는 트럼프의 문제 발언을 공격하며 토론 전반을 주도할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은 또한 트럼프의 연방소득세 납부 회피 의혹, 인종.종교 차별 발언, 트럼프대학 사기의혹 사건, 트럼프재단 불법기부금 모금, '한.일 핵무장 용인'을 비롯한 안보관 등을 공격하며 트럼프는 기질상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반면 트럼프는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성추문 사건을 지렛대로 반격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트럼프는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자신의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이례적으로 사과하면서도 "나는 빌 클린턴에 미치지도 못한다"며 빌의 성추문 사건을 거론했다. 그는 특히 "빌 클린턴은 실제로 여성을 성폭행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고통받았고, 수치심을 느꼈으며 희생자를 위협했다"면서 "며칠 안에 이 문제를 더 논의할 것"이라고 말해 빌의 성추문 사건을 반격 소재로 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sjmary@fnnews.com
2016-10-09 17:42:35【 뉴욕=정지원 특파원】 1억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지켜본 2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1차 TV토론의 승자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였다. CNN방송은 TV토론 직후 '대통령직에 누가 더 적합하냐'는 설문조사 결과, 힐러리가 67%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32%)를 배 이상 앞섰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의 압승이다. 미국 NBC방송도 TV토론 후 '어느 후보가 잘했는가'라고 물었는데 "클린턴이 더 잘했다"는 응답자가 59%로 트럼프(41%)를 크게 앞섰다고 전했다. 토론을 지켜본 상당수 유권자들은 클린턴의 차분함에 손을 들어줬다. 한 유권자는 "클린턴은 준비된 후보처럼 모든 이슈에 대해 명확하고 논리적인 해답을 제시한 반면, 트럼프는 클린턴의 한마디 한마디에 끼어드는 훼방꾼 같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빈정거리는 말투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클린턴이 납세 문제를 제기하며 트럼프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고 주장하자 트럼프는 "내가 똑똑하다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jjung72@fnnews.com
2016-09-27 21:58:18【 뉴욕.서울=정지원 특파원 정상균 기자】 1억명이 넘는 시청자가 지켜본 2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1차 TV토론의 승자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였다. 클린턴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첫 TV토론에서 착실하고 꼼꼼하게 시험을 준비한 모범생의 면모를 여실 없이 보여줬다. 사실상 압승이라는 평가다. 반면 트럼프의 빈정거리는 말투에 유권자들은 거부반응을 보였다. 힐러리와 트럼프는 이날 뉴욕주 햄프스테드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린 첫 TV토론에서 일자리, 무역협정 등 경제문제, 동맹국 방위비 등 대내외 현안은 물론 개인 e메일 사용(힐러리), 납세내역 공개 거부(트럼프) 등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며 90분간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미국 주요 방송사들의 평가는 '클린턴 승리'다. CNN 방송은 여론조사기관 ORC와 공동으로 TV토론 직후 유권자 520여명에게 물은 설문조사에서 "전체적으로 힐러리가 잘했다"는 응답이 62%로 트럼프(27%)를 크게 앞섰다고 보도했다. jjung72@fnnews.com
2016-09-27 17:39:36【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1차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무역 등 경제문제부터 핵 비확산을 비롯한 국가안보, 인종갈등을 포함한 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에서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납세내역 미공개 등을 거론하며 그가 국민에게 숨기는 것이 많은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한 반면 트럼프는 클린턴이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전형적 정치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린 이날 토론에서 일자리 등 경제문제와 관련해 클린턴은 '모두를 위한 경제'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인상, 남녀 균등임금 등을 주장한 반면 트럼프는 무역협정 재협상을 통해 '도둑맞고 있는' 일자리를 찾아오겠다고 공언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감세정책에 대해 트럼프의 이름을 빗대어 '조작된 낙수효과'(trumped-up trickle-down)라고 부르겠다고 말하며 "그것은 우리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을 통해 "5조달러 정도를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융시장에 '크고 뚱뚱하며 못생긴 거품'을 만들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두 후보는 서로 다른 관점과 해법을 제시하며 격돌했다. 클린턴이 "형사사법 체계 속에 있는 체계적인 인종차별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자 트럼프는 "흑인 사회가 그동안 학대받았고 민주당과 정치인들이 표를 얻도록 하기 위해 이용당했다"고 대응했다. 클린턴은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형사사법 (체계에서의) 정의"를 강조한 반면, 트럼프는 공권력을 중시하는 '법과 질서'로 맞섰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로 화제가 바뀌자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이 중동 지역에서 힘의 진공상태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IS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이라크 철군을 공화당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정했다는 점을 들어 방어에 나섰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해 트럼프는 "28개 나토 회원국 중 많은 수가 적절한 자신들 몫(부담할 비용)을 내지 않고 있고, 나토는 테러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최근 빈발하는 사이버공격에 대해 클린턴은 트럼프가 "공공연하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해서 미국인을 해킹하라고 한 데 충격받았고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도널드 트럼프는 군 최고통수권자에 부적격"이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계속 러시아라고 하지만 누가 민주당전국위원회(DNC)에 침투했는지 당신은 모른다"고 반박하며 인터넷 운영과 관련, 미국이 "오바마정부 들어서 이전에 우리가 통제했던 것을 더는 통제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에" 미국이 사이버안보 분야에서 취약해졌다고 주장했다. 토론 막바지에 트럼프가 클린턴에게 대통령으로서의 "외모나 스태미나가 없어 보인다"고 공격하자, 클린턴은 "여성을 개나 돼지로 불렀던 사람이 화제를 스태미나로 돌린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토론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클린턴의 승리'라고 밝혔다. 캐슬린 홀 제이미슨 펜실베이니아대 정치언론 전문가는 "트럼프는 힐러리가 자신을 공격할 때마다 미끼를 물었다. 그리고 힐러리의 공격에 대해 그의 대응은 강력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공화당의 정치전략가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자문관이었던 마크 맥키논은 클린턴이 전반적으로 유리했지만 트럼프를 완전히 쓰러뜨리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sjmary@fnnews.com
2016-09-27 17:38:54미국 대선후보 1차 TV토론 막판 10분간의 주제는 동맹체제와 방위비 분담금을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였다. 이 시간 동안 민주.공화 양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는 수차례 '한국.북한.중국.일본' 등을 입에 올리며 난타전 양상을 보였다. 북핵 문제를 두고도 대립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주 햄프스테드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린 토론에서 트럼프 후보는 '동맹국 무임승차론'을 재차 제기하며 동아시아 국가들의 방위비 분담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클린턴 후보는 기존 상호방위조약을 이어가겠다는 의견을 견지했다.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 후보는 "우리는 일본을 방어하고 한국을 방어하는 데 그들은 우리에게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돈을 내야 한다. 우리가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후보는 "그들이 공정한 몫의 방위비를 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일본(등 동맹)을 방어할 수 없다"면서 "그들은 스스로 방어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며 방위비 증액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클린턴 후보는 "대선에 출마하는 사람이라면 말이 중요하다. 대통령이라면 더 문제"라고 맞받으며 "일본과 한국에 '기존 상호방위조약을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시켜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가 세계 지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동맹방어) 약속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또 클린턴 후보는 "우리는 전체 지구촌의 상황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후보의 안보 고립주의 방침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두 후보는 북핵 문제 해결법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트럼프 후보는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반면 힐러리 후보는 북한 주변국의 핵무장을 도울 수도 있다는 트럼프 후보의 이전 발언을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는 "핵 문제가 세계에서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 "북핵 위협은 중국이 다뤄야 한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완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 용인론'을 거론하며 "핵 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2016-09-27 17:38:5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26일(현지시간) 토론회에서 우세를 보임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 곳곳에서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클린턴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친시장 성향으로 분류된다. 금융시장 급변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엔이나 금 같은 안전자산 가치는 떨어졌다. 그동안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급락했던 멕시코 페소 가치도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날 미국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시장에서는 클린턴이 토론에서 이겼다고 본다며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아직 여론조사 결과로 나온 것이 아닌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안전자산 약세, 멕시코 페소는 급등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TV토론이 현지에서 오후 9시에 시작한 만큼 크게 요동치지 않았지만 불안이 해소되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토론에 앞서 전날보다 0.91% 하락한 1만8094.83에 마감했으나 토론 이후 흐름이 바뀌었다. CNBC에 따르면 다우 선물지수는 토론 종료와 함께 100포인트 이상 뛰었다. 미국 투자은행 BMO프라이빗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를 통해 "초기 지표를 살펴보면 힐러리가 토론에서 이겼거나 최소한 지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이어 "선물시장에 투자자가 몰리고 멕시코 페소 가치도 상승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집권 시 이민장벽 설치와 보호무역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다고 추정되는 멕시코의 페소 가치는 토론 시작 당시 달러당 19.89페소에서 3시간 뒤 19.50페소로 급변했다.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시장이 열려있던 아시아에서는 보다 민감한 반응이 나왔다. 닛케이225지수는 토론 결과 클린턴이 우세를 보이면서 27일 전장에 비해 0.84%오른 1만6683.93에 마감했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 가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당 100.78엔으로 전날 같은 시간에 비해 0.18% 떨어졌다. 한국 원 가치 역시 달러같은 안전자산을 찾는 손길이 잦아들면서 강세를 보였다. 원 가치는 27일 전 거래일보다 1.03% 오른 달러당 1096.50원에 장을 마쳤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미국 시장에서 토론 시작시간 기준 31.1g당 1341.50달러에서 3시간이 지나자 1338.60달러로 급락했다. 영국 바클레이스은행의 안드레스 하이메 국제외환 및 환율 전략가는 "만약 금융시장에서 클린턴이 잘했다고 본다면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 관계자들의 판단이 일반 유권자와 같다고 볼 수 없으며 앞으로 며칠 안에 나올 지지율 조사에서 두 후보가 또다시 박빙이라면 시장에 매도 움직임이 거세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 여전...불확실성 지속될 수도 다른 투자자들도 대선에 따른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토론 전날 미국 씨티은행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씨티는 관련 보고서에서 은행에서 추정하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35%에서 40%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은행은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을 나타내고 있으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상향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씨티는 "만약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금과 외환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 전 블룸버그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트럼프가 43%의 지지율로 클린턴을 2%포인트 앞섰다. 씨티는 "현재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올해 국제 경제성장률 전망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씨티는 금 가격이 올해 4.4분기에 트럼프 당선 시 31.1g당 1425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같은 날 모간스탠리 역시 '트럼프 정부'의 탄생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토론 직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시장이 트럼프 체제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며 "트럼프 정부는 출범 초기에 미미한 성과만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모간스탠리는 트럼프 경제정책의 핵심은 감세와 보호무역정책 2가지라고 봤다. 다만 모든 예측이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모간스탠리는 만약 트럼프가 반론이 많은 보호무역정책을 보류하고 비교적 동조세력이 있는 감세안을 먼저 실행할 경우 '의도치 않은 경기부양'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6-09-27 17:38:50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이 선두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포화를 터뜨렸다. 열번째인 이번 공화당 후보 토론회에서 두명의 상원의원들은 이민과 건강보험, 개인 자산 등 다양한 소재를 놓고 트럼프를 선두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공격에 나섰다. 자신의 본거지인 텍사스주에 온 크루즈 의원은 트럼프가 과거에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을 후원했던 것을 지적하며 진정한 공화당원인지를 캐물었다. 그동안 트럼프와 충돌을 피해온 루비오는 만회를 하려는듯 이민 문제를 놓고 그를 괴롭히려 시도했다. 불법이민자 1100만명을 추방하겠다는 트럼프가 뉴욕에서 빌딩을 건설할 때 폴란드에서 온 무허가 인부들을 고용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가 운영하다 폐교된 트럼프대학교를 가짜 대학교라고 비난했다. 또 중국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의 계획에 대해 "트럼프의 상표가 들어간 양복과 넥타이와 무역전쟁을 할 참이냐?"고 꼬집었다. 루비오는 또 트럼프가 아버지로부터 유산 2억달러를 물려받지 않았더라면 뉴욕 맨해튼에서 시계장사나 했을 것이라고 비웃었다. 트럼프는 루비오를 말만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역전패에 능한 예술가'로, 크루즈는 거짓말쟁이라고 맞섰다. 뉴햄프셔와 사우스케롤라이나, 네바다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한 트럼프는 다음달 1일 크루즈의 본거지 텍사스주에서, 3월 15일은 루비오의 기반이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승리를 노리고 있다. 만약 크루즈와 루비오의 고향에서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두 후보에게는 치명타가 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2016-02-26 18:48:45미국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공화당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마지막 후보 토론회에 불참한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예비선거가 내달 1일(이하 현지시간) 아이오와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나온 트럼프의 돌출 행동이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몬마우스대학교에서 지난 23~26일 실시한 아이오와주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지도 조사에서 트럼프는 30%로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23%)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트럼프는 28일 아이오와주 드모인에서 예정된 토론회를 진행하게 될 폭스뉴스채널에 불만을 가져왔다.특히 폭스뉴스의 방송인 메긴 켈리로부터 지난 8월 토론회때 받은 질문에 불쾌감을 드러냈으며 그후 양측간 불화가 이어져왔다. 더구나 켈리가 이번 토론회 진행자로 정해지자 트럼프측이 불참을 결정한 것이다.트럼프는 불참하는 동안 재향군인들을 위한 행사를 대신 주최할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는 27일 "폭스뉴스에 이용당하기 싫다"며 불참을 재확인했다.NBC뉴스는 토론회 불참으로 트럼프가 얻는 것으로는 다른 공화당 후보들과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경쟁이 사실상 끝날 수 있고 당내 지지도 2위인 크루즈 상원의원이 대신 집중적인 질문을 받게되면서 부담을 대신 떠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또 트럼프는 첫 예비선거까지 남은 기간동안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자신에 대한 편파 보도에 맞설 수 있는 힘을 발휘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그렇지만 토론회 불참으로 어려운 질문을 회피하고 지나친 자존심을 가진 후보라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또 다른 후보들의 비방에 반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유권자들에게 자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치지 못하고 토론회가 트럼프를 비난하는 행사로 변질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AP통신은 아이오와주 공화당 지지자들 중 평소에 트럼프를 반대해온 유권자들이 그의 토론회 불참으로 더욱 마음을 굳힐 것이라고 보도했다.한 여성 방송인을 기피할 사람이 미국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중국이나 러시아를 상대할 수 있겠냐는 비아냥도 들리고 있다.트럼프와 친한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이제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있다며 유권자들과 소통하라며 토론회 참석을 촉구했다.한편 아이와주의 민주당 후보 지지도에서는 버니 샌더스 버먼트주 상원의원이 49%로 힐러리 클린턴 전 미 상원의원(45%)를 앞서면서 이달초와 큰 차이없는 결과를 나타냈다.샌더스는 특히 초보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도를 얻고 있어 올해 대선이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젊은층들의 표가 좌우할 것임을 시사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2016-01-28 17:5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