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1년 내 국내 금융시스템에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꼽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점차 해소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진입한 결과다. 다만 가계부채 리스크가 2년 연속으로 국내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 만큼 거시건전성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1일 공개한 '2024년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1년 안에 금융시스템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단기충격 발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우 높음' 또는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이 15.4%로, 지난해 하반기(20.8%)보다 5.4%p 낮아졌다. 중기(1~3년)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답변('매우 높음' 또는 '높음')도 44.2%에서 34.6%로 내렸다. 반대로 '낮음' 또는 '매우 낮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같은 기간 15.6%에서 24.4%로 상승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관한 신뢰도(향후 3년간)에 대해 '매우 높음'이나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40.3%에서 50.0%로 상승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중·소형 증권사, 캐피털사 등 비은행업권의 취약요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김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장기화되면서 국내 금융권의 적응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파악된다. 국내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대내 리스크(단순 응답빈도수 기준)로는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61.5%)가 꼽혔다. 지난해 하반기(70.1%)에 이어 가계부채 리스크가 여전히 주요 리스크로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가계부채를 제외한 5개 요인이 신규 리스크로 조사돼 상황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 때 리스크로 꼽힌 △높은 금리 수준 지속(55.8%) △기업의 업황 및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 위험 증가(37.7%) △지정학적 리스크(36.4%) △부동산 시장 회복 불확실성(35.1%) △주요국 경기침체 가능성(35.1%) 등이 모두 사라졌다. 그 대신 대내 리스크로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국내 경기부진'(51.3%),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39.7%)' 등이 지목됐다. 대외 리스크는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56.4%), '미국의 공급망 재편전략 등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39.7%) 등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1-21 18:25:59[파이낸셜뉴스]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1년 내 국내 금융시스템에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꼽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점차 해소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진입한 결과다. 다만, 가계부채 리스크가 2년 연속으로 국내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 만큼 거시건전성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1일 공개한 '2024년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1년 안에 금융시스템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단기충격 발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우 높음' 또는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15.4%로, 지난해 하반기(20.8%)보다 5.4%포인트(p) 낮아졌다. 중기(1~3년)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답변('매우 높음' 또는 '높음')도 44.2%에서 34.6%로 내렸다. 반대로 ‘낮음’ 또는 ‘매우 낮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같은 기간 15.6%에서 24.4%로 상승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관한 신뢰도(향후 3년간)에 대해 '매우 높음'이나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40.3%에서 50.0%로 상승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중·소형 증권사, 캐피탈사 등 비은행업권의 취약 요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김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장기화되면서 국내 금융권의 적응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파악된다. 국내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대내 리스크(단순 응답빈도수 기준)로는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61.5%)가 꼽혔다. 지난해 하반기(70.1%)에 이어 가계부채 리스크가 여전히 주요 리스크로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가계부채를 제외한 5개 요인이 신규 리스크로 조사돼 상황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 때 리스크로 꼽힌 △높은 금리 수준 지속(55.8%) △기업의 업황 및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 위험 증가(37.7%) △지정학적 리스크(36.4%) △부동산 시장 회복 불확실성(35.1%) △주요국 경기 침체 가능성(35.1%) 등이 모두 사라졌다. 대신, 대내 리스크로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국내 경기부진’(51.3%),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39.7%)’ 등이 지목됐다. 대외 리스크는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56.4%), ‘미국의 공급망 재편전략 등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39.7%) 등이다. 응답자들은 △인구구조 변화 △미 대선 이후 정책변화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를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과 발생 가능성 이번 서베이는 한은이 지난 10월 29일~11월 8일 금융기관, 연구소, 대학, 해외 투자은행(IB) 등 국내외 금융·경제전문가 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1-21 11:25:50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 19일 IMF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올해 2.2%, 내년 2.0%로 지난달 전망치보다 최대 0.3%p 낮췄다. 안팎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다. IMF 한국미션단이 지난 2주간 기획재정부 등과 경제 전반을 점검했는데, 한국 경제가 성장과 추락의 경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가계대출 등 금융불안이 안정세를 찾은 점은 긍정적으로, 길어진 내수침체와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가중을 부정적인 요인으로 봤다. 요약하자면 내년에는 성장률이 잘해야 2%대이고, 더 나쁘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IMF가 제시한 한국 경제의 위협요인과 처방은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부동산 관련 금융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건전성 조치 강화, 저출산·고령화로 취약해진 성장잠재력 확충과 여성·외국인 인력 활용·유입 확대, 무역질서 재편과 산업 급변에 따른 혁신기술 확보 등이다. 통화정책의 점진적 정상화, 재정지출 우선순위 조정 등 적극적인 건전재정 기조 유지도 권고했다. 잘 알고 있지만 이행이 잘 안 되는 것들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구조개혁인데, 성과가 미진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개혁동력을 잃어가고 국회는 정쟁에 빠져 민생을 외면하며 골든타임을 놓치고 헛바퀴만 돌고 있다. 우리가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이, 세계는 인공지능(AI)·전기차 등 첨단기술을 놓고 전쟁 중이다. 강대국들은 반도체 패권을 쥐려고 한국의 반도체 기술력과 공급망을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고율 보편관세 위협도 앞에 놓여 있고 게다가 중국의 철강·조선 등 과잉생산과 전기차·배터리, 범용 반도체의 저가 물량 공세가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때리고 있다.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가 지난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에 이어 19일 45년간 잘 돌리던 포항 1선재 공장마저 폐쇄한 것은 한국 경제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포스코는 중국 투자성공의 상징이던 장자강포항불수강 매각을 비롯, 적자사업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경제위기는 이미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주력산업 위축과 내수침체는 고용과도 직결된다. 올 2·4분기 기준 30세 미만 청년층과 40대 근로자 일자리 19만개가 줄어 2017년 통계 집계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미중 시장에 의존하는 수출중심 경제국가인 우리는 과거와 같은 산업구조와 정책, 규제로는 역동성을 회복하기 어렵다.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수출이 잘나가면 전체 경제를 끌어올리는 통계왜곡으로 착시에 쉽게 빠진다. 결국 경제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는 것이다. IMF가 주문한 '강력한 경제정책'은 공무원의 책상머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현장에서 통하는 정책이어야 성공한다. 기업들을 옥죄는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는 것부터 근본적인 개혁이 따라야 한다. 산업 구조전환에 필요한 저탄소 미래기술 연구개발(R&D)과 신규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적극적 지원이 요구된다. 민생과 투자 촉진을 위한 관련 법 개정이 국회에 발목이 묶여선 한발도 나아갈 수 없다. 여야 따질 것 없이 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2024-11-20 18:13:48[파이낸셜뉴스] 국제 투자자들이 2개월 가까이 이어진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 투자를 꺼리고 있다. 까다로운 정부 통제로 투자금 회수가 어렵기 때문인데, 이들은 중국 등 신흥시장 대신 트럼프 2기 정부의 규제 완화를 기대하며 미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中, 불황에다 투자해도 회수 어려워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19일 홍콩에서 열린 연례 '글로벌 금융 지도자 투자 서밋'에 참석했다. 행사를 주최한 홍콩금융관리국(HKMA)의 하워드 리 부국장은 솔로몬에게 최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솔로몬은 "국제 투자자들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중국으로 자본을 보내는 것에 대부분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중국에서 자본을 빼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다른 투자자들 역시 투자 회수에 관해 "계속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솔로몬은 중국에 투자 자본이 유입되려면 "소비 개선"과 "지속적인 자본시장 개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도 참석했으며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마크 로완 CEO, 블랙스톤그룹 존 그레이 회장을 포함한 미국 사모펀드 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미국의 칼라일과 TPG, 영국 CVC 등 다른 서방 사모펀드 기업 또한 최근 미중 갈등에도 불구하고 대표를 파견했다. 모건스탠리의 픽은 솔로몬의 발언에 동의하면서 "투명성이 중요하며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디플레이션)과 싸우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픽은 "재정 정책은 시간이 걸리고, 부동산이 살아나려면 여러 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것은 소비 심리에 다시 불씨를 붙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중국 정부는 지난 9월 지급준비율 인하 같은 통화정책을 시작으로 시장에 돈을 풀기 시작했다. 당국은 지난달 8일 통화 정책 외에 재정 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의 우량주 모임임 CSI300지수는 19일 기준으로 지난달 8일 대비 11% 하락했다. 19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갈등을 지적하며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SCMP는 미국 금융정보업체 크런치베이스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투자자의 중국 내 벤처캐피탈 거래 건수가 약 4년 만에 최저였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2기 기대감 증폭...美로 몰리는 돈돈이 빠지는 곳은 중국만이 아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보도에서 신흥시장의 투자 자금 유출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EPFR에 따르면 이달 7~13일 사이 신흥시장 주식 관련 펀드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약 74억달러(약 10조2793억원)였다. 이는 주간 유출액 기준 2015년 8월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중국 주식 펀드에서는 최근 4주 동안 169억달러가 빠져나갔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 9월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지난달 초에 상당한 자금이 들어왔지만, 부양책에 대한 실망 및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다시 막대한 돈이 유출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달 7~13일 미국 주식 관련 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557억8000만달러(약 77조4951억원)였다. 주간 유입액은 미국 대선 다음날(6일) 기준 주간 유입액이 327억5000만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주일 사이 약 70% 증가했다. 골드만삭스 산하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20일 발간한 '2025년 자산운용 전망: 재조정 이유' 보고서에서 내년에 미국 증시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12월과 오는 2025년 초에 금리를 인하하고, 다른 시장의 중앙은행도 완화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채권 수익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미국 대선 이후 미국 내수 중심의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모이면서 뉴욕 증시가 상승했는데, 트럼프 2기의 입법 목표인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등 성장 지향 정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중국 등 아시아 주식시장이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BMO캐피탈마켓은 18일 전망에서 최근 5800대 후반에서 움직이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내년 말에는 지금보다 약 14% 오른 6700까지 오른다고 내다봤다. 스위스 UBS은행 역시 내년 S&P500 전망치를 6400으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18일 전망에서 내년 말 S&P500 지수가 6500까지 오르겠지만 강세장이 나온다면 7400까지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20 10:58:56[파이낸셜뉴스]JP모건자산운용은 주식과 채권에 6대 4 비율로 투자하는 '포트폴리오'가 연평균 약 6.4%의 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운용은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화자산운용과의 공동 주최 '2025년 장기자본시장가정(LTCMA)'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LTCMA는 글로벌 자산투자의 장단기 수익성과 위험을 예측하는 연구 결과로, 한화자산운용은 JP모건 측과의 협업을 통해 이 전망 자료를 연금 상품 운용에 활용한다. 이번 수익률은 작년 발표치(7.0%)보다는 0.6%p가 줄었다. 캐리 크레이그 JP모간운용 글로벌마켓전략가는 "연간 예상 수익률이 작년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장기 평균을 상회할 것"이라며 "적극적 운용과 대체 자산 편입을 통해 이런 전망을 개선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주식의 수익률은 6.7∼8.1%, 채권의 경우 10년 미국 국채의 연평균 수익률이 3.9%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 금리 하락과 자금 회수 환경의 개선 덕에 사모주식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 점에 주목했다. 또 실물 자산 중에서는 미국의 신흥 지역 등 '비핵심' 부동산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JP모건운용은 내년 경기침체 위험이 낮게 유지되고 세계 경제가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크레딧 채권에 주목한다며 기업의 채권 불이행 위험성이 줄고 스프레드(위험채권과 무위험 채권의 금리 격차)가 완만해지면 이자 수익의 매력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은 현금 창출력을 감안할 때는 미국 주식을 선호하고, 재평가 잠재력을 봤을 때는 일본 종목들이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한화운용은 이날 세미나에서 "공모펀드 시장이 연금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DB형(확정급여형) 퇴직연금,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TDF(타깃데이트펀드)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운용은 또 퇴직연금을 AI(인공지능)가 관리하는 '투자일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사업에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1-14 14:03:25현재 언론 환경에서 인공지능(AI)의 역량을 확인하기 위해 시작된 'AI, 미래 직업을 바꾸다' 기획이 마무리됐다. 구상과 계획을 AI가 맡았고, 기자는 계획에 따라 취재했다. AI가 추천한 인터뷰 대상자를 만났으며 AI가 취재를 권한 미국 시애틀, 시카고 현장을 직접 찾았다. AI의 계획은 100% 온전하지 못했다. AI가 알려준 현장을 직접 찾았지만 해당 정보와는 상황이 전혀 달라 당황하기도 했다. 반면 기대하지 못한 인터뷰가 성사되는 일도 있었다. 그 때문에 AI 제안에 따라 현장 취재에 나섰던 기자들의 생각도 나뉘었다. AI의 적극적인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AI가 진정한 의미의 저널리즘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존재했다. 이에 취재 후 생각을 담아내기 위한 온라인 좌담회가 파이낸셜뉴스 이진혁, 강명연, 김동규, 노유정, 주원규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하 일문일답. ―이번 취재의 의미는. ▲이진혁=단연 인터뷰였다. 챗(Chat)GPT 추천에 따라 'AI가 발전된 도시' 미국 시애틀로 떠났다. 그 과정에서 챗GPT는 총 15명을 추천했다. 그중 세계적인 머신러닝 석학 페드로 도밍고스 워싱턴주립대 명예교수가 포함됐다. 챗GPT의 도움을 받아 인터뷰 요청을 하자 예상과 달리 곧바로 수락 답장이 왔다. 세계적인 석학과의 인터뷰가 너무 쉽게 이뤄진다는 사실이 의심스러웠다. 이런 의심은 페드로 교수가 이메일로 알려준 시애틀 인근 벨뷰의 한 주택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다. '이메일조차 AI가 답장한 게 아닌지' '왜 대학교수라는 사람이 주택에서 인터뷰를 하자고 했는지' 등 여러 부분에서 걱정도 많았다. 그렇게 고풍스러운 나무 문고리를 두드리자 한 주택에서 포르투갈 억양을 쓰는 남자가 나왔다. 페드로 교수였다. AI 덕분에 인터뷰가 성사된 셈이다. ▲노유정=오픈AI 홈페이지 하단의 "챗GPT는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를 확인하세요"라는 문구가 그렇게 미워 보일 수 없었다. 시애틀 취재와는 달리 시카고 현장에서는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AI로 인해 실업이나 경기침체 등 영향을 많이 받는 도시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가장 먼저 나온 대답은 '미국 디트로이트'였다. 챗GPT는 제조업이 AI 도입으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을 거라고 답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경제 침체는 미국 자동차 산업 부진과는 연결되지만 AI와 연결은 쉽지 않아 망설여졌다. AI에 디트로이트의 경기침체 원인이 AI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지 묻자 '그렇지 않다'는 답까지 했다. 결국 AI에 추가 제안을 요청해 연결된 지역이 시카고였다. AI를 믿고 간 시카고마저도 현재 경기침체가 올 정도로 AI의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았다. 심지어 AI는 보잉 본사가 시카고에 있으니 취재해 보라고 했지만 허위 사실이었다. ―AI가 제시한 취재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지가 화두인데. ▲강명연=출장 과정에서 가짜 정보로 고생을 많이 했다. 시카고에서 취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수를 알려달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도 10여년 전 관련 대학에 있었거나 아예 이력을 찾을 수 없는 사람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후 챗GPT를 신뢰하지 않게 됐다. 신뢰할 수 없는 상대에게 얻은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은 피로감으로 다가왔다. ▲김동규=AI를 100% 신뢰한다면 업무시간은 크게 단축된다. 알려주는 정보를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반면 1%라도 오류가 있다면 AI는 오히려 업무시간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AI는 후자에 가깝다. AI가 알려준 정보는 100% 신뢰할 수 없다. 따라서 사실인 정보라도 검증의 시간을 충분히 거쳐야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취재를 진행하면서도 AI 정보를 검증하는 데 오랜 시간을 써야 했다. 더구나 챗GPT 기준으로 AI는 정보 출처를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출처를 모른 상태에서 AI가 알려준 정보를 검증하는 것은 무척 힘이 드는 작업이었다. ―AI가 취재 과정에서 도움이 된 점은. ▲이진혁=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에서 AI를 보조적 역할로 한정한다면 큰 도움이 된다. 해외 취재 과정에서 통계를 구하는 것이 가장 힘든 작업이다. 한글로 된 해외 통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애틀 취재에서도 지역의 부동산 가격과 대출, 인구통계 등을 AI를 이용해 구했고 검증에 시간이 소요되기는 했지만 활용이 가능한 데이터였다. 언어 측면에서 보면 기존 한글이었던 취재영역이 영어를 비롯한 다양한 외국어로 확대된 것이다. ―AI의 본질적인 단점은. ▲강명연=AI의 치명적 단점은 완전하지 못하지만 인간처럼 수정이 어렵다는 점이다. 인간 기자라면 취재 과정에서 파악된 새로운 사실이 중요하다면 특정 기사 계획이 있다고 해도 방향성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AI는 과거의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기사 계획을 스스로 수정하지 못한다. 이는 미래 'AI 기자'는 오보를 양산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AI가 대신 기사를 쓰는 시대가 된다면 '오보'에 대해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윤리·철학 문제까지 확대될 수 있어 보인다. ▲노유정=AI는 직접 '사고'하고 '판단'하지 않는다. 'AI가 인간 일자리를 대체할까' '실제로 대체된 곳이 있나'라고 질문했으나 실제로 벌어지지 않은 사건을 예측해서 답을 달라는 질문을 던진 셈이었다.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자료와 데이터를 조합해서 연관성 있는 단어의 나열로 답을 제시해 주는 생성형 AI는 답할 수 없을 질문이었다. 이처럼 AI가 만든 기사 계획은 과거에 대해서는 다룰 수 있지만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는 논하지 못했다. ―AI의 미래는. ▲주원규=지난 8월 시애틀에서 만난 페드로 교수는 AI의 미래에 대해 "미래는 사람과 AI가 대결하는 구도가 아니라 AI를 능숙히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구도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취재를 진행하면서 페드로 교수의 말을 이해하게 됐다. 언론산업은 물론이고 모든 노동시장에서 AI를 잘 다루는 노동자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의 격차가 점점 벌어질 것으로 본다. 최후의 순간이 되면 AI를 쓰지 못하는 노동자는 시장에서 생존이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자 입장에서 보면 이미 공개된 정보를 가공하는 수준의 기사는 AI로 대체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러나지 않은 사실을 취재할 수 있는 기자와 그들이 적은 기사만이 미래에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유정=AI는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지만 동시에 인간을 대체하지 못한다. AI는 이미 존재하는 방대한 자료를 빠르게 정리해 주는 등 기계 수준의 정밀함과 대량의 일처리로 인간을 보조할 수는 있다. 다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직접 사고해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이번 취재로 더 굳어졌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11-13 18:49:51[파이낸셜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대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 IMF는 중국의 조치가 제대로 작동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를 경계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IMF는 이날 올해 4번째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간 4번의 WEO 보고서를 내놓는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에 비해 0.2%p 낮춘 4.8%로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는 4.5%로 7월과 같았다. 올해 GDP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한 중국 정부는 지난 18일 발표에서 지난 3·4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IMF는 이번 WEO 보고서에서 중국의 “부동산 판매와 투자가 위축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가격 하락으로 시장의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GDP의 약 25%에 달할 정도로 중국 경제의 핵심이다. IMF는 1990년대 일본의 부동산 불황과 2008년 미국의 부동산 시장 붕괴를 언급하고 중국의 부동산 시세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부동산 불황이 소비심리 악화, 가계 소비 감소, 내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 불황 극복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달 24일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을 포함해 다수의 정책 금리를 내렸으며, 지난 21일에는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까지 0.25%p 낮췄다. 부동산 대책도 나왔다. 중국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차관)은 이달 12일 지방정부가 특별 채권 발행으로 부동산 기업의 남는 토지나 미분양 주택을 살 수 있도록 장려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니훙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장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우량 부동산 개발 업체 등을 선별해 은행 대출을 지원하겠다며 연말까지 자금 지원 규모를 4조위안(약 767조원)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16일 기준 대출 규모는 2조2300억위안이었다. 피에르 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2일 CNBC를 통해 이번 WEO 보고서에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일부가 반영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현재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GDP 전망을 바꾸기에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정책들은 아직 분석 단계라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아직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IMF는 22일 WEO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부양책을 꺼낼 경우 공공 재정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앞서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중앙정부가 부채를 늘릴 수 있는 상대적으로 큰 여지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IMF는 중국 정부가 “특정 산업 영역에서 수출 보조를 위해 보조금을 제공한다면 무역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0-23 14:22:35[파이낸셜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각국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전쟁이 거의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탄탄한 성장세까지 겹쳐 세계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금융 시장 변동성,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 장기 성장 전망 둔화 등으로 인해 다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위험 역시 상존한다고 IMF는 단서를 달았다. 9.4→5.8→3.5% IMF는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전 세계 인플레이션이 올해 평균 5.8%에서 내년 말에는 3.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예상되는 5.8%는 인플레이션이 한창이던 2022년 3분기에 기록한 9.4%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내년에는 올해 물가 상승률의 절반 가까이로 물가가 더 떨어진다는 전망이다. 특히 내년 말 예상되는 3.5% 물가상승률은 팬데믹 이전 20년 평균치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세계 경제가 팬데믹에 따른 전 세계 인플레이션 충격을 내년에는 모두 떨쳐낸다는 뜻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전 세계의 인플레이션과 전쟁은 거의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하강 위험은 여전 그러나 이 같은 승전 선언에도 불구하고 IMF는 당면한 문제들이 여전히 산적해있다고 경고했다. 금리, 정부 재정지출,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개혁과 투자 확대 등 각국이 3가지 방면의 정책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CNBC에 따르면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에르 올리비에 고린카스는 “인플레이션(하강)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 하강 위험은 점증하고 있으며 이제 (경제) 전망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IMF는 인플레이션은 올바른 길로 가고 있지만 전 세계 정책 담당자들은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IMF는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각각 3.2%로 “감동적이지는 않지만 안정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IMF는 미국이 예상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한편 아시아 신흥국들 역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럽 주요국 경제, 또 일부 신흥국들은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불안 IMF는 세계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금융 시장 불안을 지목했다. 지난 8월 초 덮쳤던 갑작스러운 시장 매도세 같은 시장 불안이 재발하면 세계 경제가 성장 궤도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일본 금리 인상에 따른 돌발적인 엔캐리 트레이드 철수와 예상보다 취약한 미 노동 지표가 촉발했던 8월 시장 매도세가 비록 지금은 안정됐지만 우려는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여름 금융 시장 변동성 재발은 감춰진 변동성에 대한 옛 공포를 환기시켰다”면서 “이로 인해 적절한 통화정책 기조에 관한 우려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IMF는 인플레이션이 이 상태에서 더 떨어지지 않을 경우 각국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강화되면서 고금리가 지속되고 이에 따라 금융 시장이 요동칠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지정학적 불안 IMF가 지목한 또 다른 불안 요인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였다. 특히 중동 지역 갈등과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였다. 또 IMF는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더 가팔라지고, 인플레이션 하강이 멈칫하면서 지금의 고금리가 더 지속되거나, 전 세계 교역을 위협하는 보호주의 발호 등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들로 지목했다. 미 대선이 이제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누가 이기든 미국의 보호주의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막판에 우위로 돌아선 상태다. 이 같은 불안 요인들로 인해 IMF의 장기 전망은 밝지 않았다. IMF는 2029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1%에 그쳐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0-23 02:51:34[파이낸셜뉴스] 올해 중동 분쟁 및 미국 금리 등에 따라 등락을 반복했던 국제 유가가 연초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 에너지 관련 기관들은 공급 불안보다는 중국 침체에 의한 수요 감소를 지적하며 내년에도 유가 전망이 불안하다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일부 산유국은 공급을 더 늘릴 전망이다. 올해 초 수준으로 돌아간 국제 유가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70.58달러로 전장 대비 3.25달러(-4.4%) 떨어졌다. 같은날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 역시 배럴당 74.25달러로 전장 대비 3.21달러(-4.14%) 내렸다. 이날 WTI와 브렌트유 시세는 지난 1월 2일 기준 종가(각각 배럴당 70.38달러, 75.89달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유가는 올해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 강도에 따라 크게 출렁였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고 이란과 이스라엘의 정면충돌이 예상되던 4월 5일에 각각 배럴당 약 87달러, 91달러에 이르렀으나, 양측의 보복이 서로에게 큰 피해 없이 지나가자 다시 내려갔다. 유가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면서 6월 초까지 내려가다 반등했지만 약 한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 1일에는 이란이 이스라엘에 발사한 미사일과 이스라엘의 보복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이러한 상승세 역시 14일 외신 보도 이후 다시 꺾였다. 미국 언론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에게 보복하겠지만 석유 생산 시설은 공격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이란의 석유 생산량은 일평균 360만배럴로 미국(1290만배럴), 러시아(1010만배럴), 사우디(970만배럴) 등에 이어 세계 6위였다. 中 불황에 따른 수요 부족이 제일 걱정국제에너지기구(IEA)는 15일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량 추정치를 일평균 90만3000배럴에서 86만2000배럴로 하향했다. 내년 수요 증가량 전망치는 일평균 95만4000배럴에서 99만8000배럴로 올렸다. IEA는 올해와 내년도 총 수요가 각각 일평균 1억280만배럴, 1억380만배럴이라고 추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봉쇄 직후였던 2022~2023년에도 세계 수요 증가량이 일평균 약 200만배럴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3·4분기 수요 증가량은 일평균 68만배럴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가 한창이던 2022년 4·4분기보다 적었다. 다른 에너지 기구들도 의견이 비슷하다. 12개 산유국이 참여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4일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석유 수요 증가량을 각각 일평균 193만배럴, 164만배럴로 예측했다. 이는 IEA 예측치 보다 많지만 지난 8월과 9월에 이어 3개월 연속으로 하향된 숫자다. 앞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8일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종전에 비해 각각 일평균 2만배럴, 30만배럴씩 하향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감소를 지적했다. IEA는 "중국의 수요가 예상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전체 수요 증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평했다. 중국의 연간 석유 수요 증가량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세계 전체 증가량의 70%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20%에 그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 및 소비 감소로 불황을 겪고 있는 중국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잇따라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지 못했다. OPEC은 증산 계획, 유가 50달러 가능성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들이 모인 OPEC+는 중동의 긴장이 한창이던 지난 2일에 화상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연말까지 증산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여 12월부터 1년 동안 일평균 18만배럴을 증산하기로 했다. 당시 일본 미즈호증권 미국 법인의 로버트 야거 에너지 선물 국장은 "OPEC+에 580만배럴의 유휴 생산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해도 그에 따른 틈을 메울 충분한 석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OPEC+는 지난 2022년 합의를 바탕으로 일평균 586만배럴을 감산했으나 더 많은 석유 판매를 원하는 일부 회원국들의 강력한 반발을 감안, 이달부터 감산 규모를 줄여 증산에 나설 계획이었다. 이들은 중국의 수요 둔화와 미국의 침체 위기를 걱정해 증산 시기를 오는 12월로 미뤘다. 2일 WSJ는 OPEC+의 내부 갈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사우디의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OPEC+ 회원국들과 회동에서 생산량 제한을 지키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제 개혁에 몰두하고 있는 사우디 정부는 유가 부양을 위해 생산량 제한을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와 카자흐스탄 등 일부 회원국들은 OPEC+에서 정한 생산량을 넘겨 석유를 뽑아내고 있다. 관계자에 의하면 사우디의 빈 살만 장관은 지난주 회의에서 특정 회원국들이 생산량 제한을 지키지 않으면 사우디가 나서 유가를 배럴당 50달러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WSJ는 사우디가 계획한 경제 계획을 마치려면 유가가 배럴당 85달러는 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0-16 12:32:05#OBJECT0# [파이낸셜뉴스]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시름하고 있는 철강업계가 3·4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다만 최근 대표적 수요처인 건설 현장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데다, 중국도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업황이 바닥 구간을 지나 다소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철강업계, 3분기 성적표 '흐림' 1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일제히 올해 3·4분기 악화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 3·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86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115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9.6% 감소할 전망이다. 이 같은 실적 악화의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 부진을 중심으로 한 전방 수요 둔화가 있다. 철강업계가 국내 부동산 시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2년부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착공과 수주가 급감하면, 건설용 철강재 수요가 줄어들었다. 아울러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인한 저가 공세도 영향을 줬다. 전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은 경기 부진으로 소화하지 못한 잉여 물량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산은 국내산보다 10% 가량 낮은 가격으로 유입돼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 저하를 야기해왔다. 中경기부양책·금리 인하...내년 하반기 회복되나 다만 업계에서는 업황이 저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마철이 낀 여름을 지나 추석 즈음부터 건설 현장이 활발해지는 계절적 성수기가 시작된데다, 최근 중국에서 경기부양책 등이 발표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부동산 부양 대을 발표했다. 경기둔화 해소를 위해 금융시장에 1조 위안을 풀고, 주택 담보 대출 금리를 낮추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시차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내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철강재 내수 소화 물량이 늘어나고, 중국산 수출이 줄어 국내 철강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국내에서도 기준 금리 인하 등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날 수 있는 회복 신호가 될 것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이후 미국 철강관세 장벽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여 좋다고 볼 순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의 금리 변화가 시작돼 내년도 하반기에는 업황 개선을 조금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10-15 16:0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