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형 산불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추가로 산불이 발생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3분께 LA 카운티 북부 캐스테이크호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해 오후 3시56분까지 8096에이커(32.8㎢)를 태웠다. 불과 약 5시간 만에 여의도 면적(4.5㎢)의 7배가 넘는 규모로 퍼진 산불로 인해 일대에 거주하는 2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휴스 산불'로 명명된 이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국은 LA에 수개월째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초목이 극도로 건조해진 가운데 이날 강한 돌풍이 불며 불길이 급속히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기상청(NWS) LA 지소에 따르면 이날 산불이 발생한 지역의 습도는 7%로 매우 낮고, 돌풍의 속도는 시속 67.6㎞에 달했다. NWS는 이 지역의 풍속이 이날 저녁 시속 80.5㎞로, 이날 밤과 다음날인 목요일에는 최대 시속 96.6㎞로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LA에 발생한 대형 산불이 아직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LA 주민들은 지난 7일 발생해 이날까지 보름째 이어지고 있는 2건의 대형 산불로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부 해변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은 현재까지 94.9㎢를, 동부 내륙에서 번진 '이튼 산불'은 56.7㎢를 각각 태웠다. 두 산불의 진압률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각각 68%, 91% 수준이다. 두 산불로 소실된 건물은 1만2000여채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최소 28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22명이 실종신고됐다. 또한 수만명이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됐으며, 장기간의 화재로 발생한 재와 유독한 연기가 계속 공기 중에 퍼지면서 LA 일대에는 대기질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1-23 13:37:49[파이낸셜뉴스] 산림청이 최근 건조한 날씨로 잇따라 발생하는 산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영농부산물 파쇄량을 20%이상 늘리고, 다목적·고성능 산불진화차량을 추가 도입한다. 야간 산불 '신속대응반'을 편성하고 대형헬기와 해외임차헬기를 도입, 공중진화 역량도 강화한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2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5년 전국 산불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산불 원인 제거·확산 방지 △체계적인 산불 대비 태세 확립 △신속한 대응을 위한 인력 운영·자원 확충 △산불 피해복구 및 홍보 △첨단 과학기술 활용 등 5가지 추진전략으로 구성돼 있다. 산림청은 산불 원인 제거를 위해 영농부산물 파쇄량을 전년 16만6000t에서 올해 20만1000t으로 21.1% 늘리고, 예방효과 극대화를 위해 사업도 1분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야간 산불 신속대응반을 편성 운영하고 다목적 산불진화차량 16대, 고성능 산불진화차량 3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공중진화 역량 강화를 위해 대형 헬기(M234) 1대와 해외 임차헬기 3대를 추가 도입하고, 헬기의 원활한 진화용수 공급을 위해 이동식 저수조를 12개 추가해 89개까지 확대 운영한다. 산불감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송전탑을 활용한 산불무인감시카메라 100대를 새로 설치하고,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신해 24시간 산불을 감시하고 탐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도 확대 구축한다. 진화 작업의 효율을 높이고 작업자의 안전과 체력을 보호하는 '웨어러블 로봇'을 적극 활용하고 저궤도 위성통신망 활용을 통해 통신 음영구역을 해소한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사례에서 보듯 산불은 순식간에 많은 것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재난"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산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1-22 13:31:56[파이낸셜뉴스] 미국 서부 최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에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사흘 째 계속되는 가운데 소셜네트워크(SNS)에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까지 더해지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불타는 LA' 혼란 가중시키는 가짜뉴스 옛 트위터인 엑스(X)에 9일(현지시간) "'할리우드 사인'에 진짜 불이 붙었다"는 글과 함께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은 빠르게 공유됐다. 현재 조회수만 1만7000건을 넘었다. 또 다른 X계정으로는 '할리우드 사인'이 있는 곳에 화재가 발생한 영상이 올라왔다가 삭제되기도 했다. 할리우드 사인은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산맥 리산에 설치된 간판이다. LA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할리우드 사인에 불붙은 사진은 모두 인공지능(AI) 모델을 사용해 만든 가짜였다. 사진 하단에도 가짜임을 알려주는 생성형 AI챗봇인 'Grok' 워터마크가 있었다. LA소방국에 따르면 현재 화재 지역은 할리우드 사인에서 최소 3마일(약 5㎞) 떨어져 있다. 소방국이 작성한 화재 지도만 봐도 화재 지역과 할리우드 사인 간 거리가 있다. "우크라에 장비 지원해서 화재 진압 못했다" 머스크·트럼프 주니어도 공유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한 트럼프 주니어, 머스크 등 공유 LA소방당국이 화재를 키웠다는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도 퍼지고 있다. 미국 기업가 존 르페브르는 자신의 X계정에 "캘리포니아 화재가 진화되지 않은 건 지역 소방서가 우크라이나에 소방 장비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본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자금 세탁"이라 부르거나 "납세자들의 돈이 왜 여기(우크라이나)에 쓰이냐"며 분노를 쏟아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 온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해당 게시글을 공유했다. LA소방국은 해당 게시물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입장을 밝혔다. 실제 일부 장비를 우크라이나로 보내기는 했지만, 이는 3년 전인 2022년의 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없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게 LA소방국의 설명이다.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건 극심한 가뭄, 강풍 등 자연적 요인 때문이며 광범위한 재난에 대비하지 못한 원인은 장비가 아닌 소방관 수 부족을 꼽기도 했다. 르페브르가 올린 게시글에 '잉여'라는 표현이 있는 것처럼 실제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소방 장비는 최신형으로 교체된 구형 장비거나 수명이 끝난 장비라는 주장도 나왔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1-10 08:33:12[파이낸셜뉴스]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사고가 마치 산불 피해와 같이 피부, 안과질환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22일 주장했다. 함 교수는 지난 8월 초 발생한 아파트 주차장 전기자동차 배터리 화재 사고를 우리 사회가 새로운 환경보건 문제를 생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당시 전기자동차 배터리 화재 사고를 겪은 주민들은 피부질환과 안질환을 호소하고 있다. 과거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불에 의한 대기오염은 피부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배터리 연소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유독가스가 건강에 직간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구성요소인 니켈(Ni)과 코발트(Co)가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접촉피부염연구회(ICDRG)의 분류에 따르면, 이 물질들은 주요 알레르겐으로 작용한다. 또한, 배터리 화재 시 발생하는 불화수소(HF)는 강한 부식성과 독성을 지닌 가스로, 피부와 눈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으며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함 교수는 이 같은 사고 발생 시 필요한 체계적 대응법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산업환경보건전문가를 통한 신속하고 정확한 작업환경과 대기환경 모니터링 △화재 발생 공간의 실내공기질, 특히 미세먼지, 중금속, 불화수소 농도를 측정해 그 결과를 주민들에게 제공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료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피부과, 안과, 호흡기내과,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들의 협진을 통해 종합적인 진단과 치료 △추가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건강 영향 평가 △노출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를 통해 화재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 파악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함 교수는 “무엇보다도 법적, 제도적 대응이 뒷받침돼야 한"라며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 기준 강화, 화재 시 대응 매뉴얼 개선, 소방관에 대한 교육, 환경보험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유사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고 피해책임에 대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효과적인 리스크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한데, 주민들에게 현 상황과 잠재적 위험, 그리고 대처 방법에 대해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가 환경과 건강, 그리고 기술 발전의 균형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 수립과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0-22 11:07:33[파이낸셜뉴스] 미국 하와이의 마우이섬에 있는 연못이 분홍색으로 변했다. 10일(현지시간) 하와이 뉴스나우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이섬 중남부에 위치한 케알리아 연못이 분홍색으로 변했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USFWS)은 지난달 말부터 연못이 분홍색으로 변했으며 9일째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재 연못의 염도가 바닷물의 2배에 이른다며, 염도가 높아지면 붉은색을 띠는 세균인 ‘할로박테리아’의 영향으로 연못 색이 변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못의 염도가 이렇게 높아진 데는 마우이섬의 가뭄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연못의 관리자인 브렛 울프는 “와이카푸 강물이 연못으로 흘러 들어가 연못의 수위를 높이는데, (가뭄으로) 오랫동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가뭄 때문에 강물이 흘러들어오지 않아 연못의 염도가 높아졌고, 붉은색을 띠는 할로박테리아가 증가해 연못 색이 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당국은 이 연못 색깔이 일반적으로 적조를 일으키는 독성 조류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만큼, 방문객들이 가까이 접근하거나 물속에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이례적인 연못의 변화를 보러 사람들이 몰려들고 드론 촬영을 시도하는 이들도 나타나자 “드론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새들이 보호구역에서 먹이를 찾고 휴식을 취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과 CNN은 하와이에서 계속되는 가뭄이 섬 내 담수의 염분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마우이섬의 약 90% 지역이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난 8월 8일 서부 라하이나를 휩쓴 치명적인 산불 이후 더 심해진 상황이다. 당시 라하이나를 덮친 산불은 90여 명의 인명피해를 내, 1918년 미네소타주 산불(453명 사망)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케알리아 지역은 라하이나와 함께 산불 피해를 본 키헤이 옆에 있는 곳으로, 섬 내에서 가뭄이 특히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1-12 12:25:18[파이낸셜뉴스] 대기오염에 단 5일만 노출돼도 뇌졸중 위험이 최대 60%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진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국민건강을 위해 국가 차원의 대기오염 감소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전세계적으로도 대기오염 감소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뜻한다. 요르단대학교 아마드 투바시 박사는 1800만건 이상의 뇌졸중 사례가 포함된 110개 연구를 메타분석해 대기오염과 뇌졸중 연관성을 미국 신경학회의 의학저널 '신경학(Neurology)'에 28일(한국시간) 온라인 판에 발표했다. 뇌졸중은 뇌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뇌세포와 조직이 죽는 뇌경색이 일어나거나, 혈관이 터져 뇌출혈을 일으킨다. 뇌졸중 증상은 가벼운 어지럼증부터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망 원인 4위이며, 성인 장애 원인 중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뇌졸중 환자수는 2021년 241만1632명으로 2020년 200만7862명보다 40만명 이상 늘어났다. 세계 뇌졸중학회 보고에 따르면 4명 중 1명이 뇌졸중을 경험하고, 국내에서는 매년 10만~15만명의 새로운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의 뇌졸중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드 투바시 박사는 "과거 연구에서는 대부분 오랜 기간에 걸친 대기 오염과 뇌졸중 위험 증가 연관성을 연구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5일 동안의 노출만을 고려해 연관성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우선 110건의 연구결과를 모아 그 결과들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산화질소와 오존,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등의 오염물질을 조사했다. 또한 PM1과 PM2.5, PM10을 포함한 다양한 크기의 미세먼지까지 조사했다. PM1은 지름이 1μm(마이크로미터) 미만인 대기 오염물질로, PM2.5 및 PM10도 포함된다. PM2.5 이하의 입자에는 자동차 배기가스, 발전소 및 기타 산업에서의 연료 연소 그리고 산불로부터 나온 호흡 가능한 미세먼지다. PM10은 보통 도로와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다. 그결과, 여러 유형의 대기 오염에 노출된 사람들은 뇌졸중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었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높은 경우 뇌졸중 위험이 28% 증가했으며, 오존 농도가 높은 경우 5% 증가했다. 일산화탄소는 26%, 이산화황은 15% 증가했다. 또한 미세먼지 중 PM1 농도가 높을 경우 뇌졸중 위험은 9% 증가하고, PM2.5는 15%, PM10은 14% 증가했다. 특히 높은 수준의 대기오염은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높았다. 이산화황의 농도가 높은 경우,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60%까지 증가했다. 다음으로 이산화질소가 33%, PM2.5 9%, PM10은 2% 증가했다. 투바시 박사는 "대기오염 노출 후 5일 이내의 뇌졸중 발병 및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은 공기 오염을 줄이는 정책을 만들기 위한 국제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이를 통해 뇌졸중의 발생과 그 결과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이번 연구에서 분석한 상당수의 자료가 고소득 국가의 것으로,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서는 제한된 데이터만 사용 가능했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9-28 08:18:31[파이낸셜뉴스] 미국 하와이주(州)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를 틈타 중국이 ‘산불의 원인은 미군의 비밀무기 실험’이라는 음모론을 퍼뜨린 것으로 파악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RAND)연구소, 메릴랜드대 등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배후로 지목된 이 음모론의 내용은 미국 정부가 날씨를 이용한 신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하는 과정에 마우이섬에 불을 냈고, 이 사실을 영국의 해외정보국(MI6)이 파악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 음모론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한 조작 사진까지 만들어 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사회의 분열 조장을 목적으로 중국이 이 같은 음모론을 퍼뜨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NYT는 이러한 시도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마우이 산불이 미군의 비밀무기 탓이라는 음모론에 대한 반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서도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적극적으로 음모론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과거 대만 문제, 신장 위구르의 인권 문제 등 자신들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만 적극적으로 인터넷 여론 조작에 나섰지만, 이제는 폭넓은 분야에서 선동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이버보안업체인 레코디드퓨처의 브라이언 리스턴 연구원은 “중국이 자신들의 이익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음모론을 퍼트리는 것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이라고 짚었다. 중국의 이 같은 변화는 내년 미국 대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음모론 생산에 공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마우이섬의 산불 이후 미국의 온라인 사용자를 겨냥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돈으로 산불 피해 난민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을 퍼뜨리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9-12 08:49:58[파이낸셜뉴스]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산불 사망자 수가 이미 100명에 육박하지만 수일 안에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종자 수가 1300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망자 수는 최소 96명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경제적 피해 규모도 56억달러(약 7조4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4일(이하 현지시간)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구조탐색팀이 앞으로 열흘간 지속될 탐색작업에서 하루에 시신 10~20구를 찾아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린 주지사는 현재 실종자 수가 1300여명에 이르러 사망자 수 집계 규모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린은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화염이 워낙 거세 수습된 유해 신원확인에 어려움이 있지만 적어도 시신이라는 점은 알 수 있다고 참혹한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번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은 화와이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앙이자 미 전체로도 100여년 만에 최악 산불이다. 실종자 수색은 여전히 더디다. 존 펠레티어 하와이 경찰국장은 12일 탐색견들이 최대 피해지역인 마우이섬 라하이나 지역 탐색을 3%만 마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펠레티어 국장은 이때문에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린 주지사는 13일 동영상 성명에서 라하이나의 건물 2700채가 파괴됐고, 경제적 피해 규모만 56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산불을 '불 허리케인'이라면서 최고 온도가 약 537℃에 이르고, 분당 1.6km 속도에 이르는 가공할 산불이었다고 말했다. 그린은 이번 산불 원인이 지구 온난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폭염 속에 심각한 가뭄이 겹쳐 산불 발화 조건이 만들어졌고, 하와이 제도 남쪽으로 지나간 허리케인 도라의 강풍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산불이 송전선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하와이 전력업체인 하와이전력산업(HWI) 주가는 폭락했다. 송전선 합선으로 불꽃이 튄 것이 산불을 일으킨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될 경우 막대한 배상의무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HWI 주가는 이날 36% 폭락한 20달러 수준으로 추락했다. 웰스파고는 비중축소(매도) 추천의견을 재확인하고, 목표주가는 35달러에서 25달러로 하향조정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8-15 04:01:57[파이낸셜뉴스] 대규모 화산 피해가 발생한 미국 하와이주 당국이 호텔방이 부족하다며 여행객들이 오지 말 것을 권고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은 마우이섬의 호텔들이 화재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임시 거처와 파견되는 연방재해관리청(FEMA) 직원들이 머무를 곳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곳으로 여행오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하와이 당국은 마우이섬의 호텔 객실 1000개를 이재민과 FEMA 직원들을 위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와이 관광 당국에 따르면 마우이섬 서부의 카후루이 공항을 통해 지금까지 주민과 여행객 약 4만6000명이 떠났다. 이 기구는 앞으로 하와이 여행업계가 거주지와 업소를 잃은 주민들의 복구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지난 100년 중 미국 최악의 불로 최소 93명이 사망했다. 주 당국은 앞으로 복구에 5억달러(약 6649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와이 전력업체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주 전력 공급선 3개 중 1개 복구돼 일부 지역에 전기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우이섬 라하이나 주변에서 산불이 발생한 위험이 있다고 현지 소방당국과 전력업체가 자주 경고해왔다고 보도했다. 마우이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의 정확한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8-14 09:10:30지난 13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쏟아진 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침수사고로 사망하거나 실종한 사람이 50명에 육박하고 있다. 충북 청주 오송에서는 지하차도가 순식간에 밀어닥친 물에 잠겨 10명에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다. 경북 등지에서도 산사태로 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자연재해의 강도는 해마다 세지고 있다. 집중호우를 넘어 '극한호우'라는 공식 용어가 등장할 만큼 매우 짧은 시간 특정 지역에 극단적인 비가 쏟아지는 일이 잦다. 이상기후는 비단 한반도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온이 최고 56도까지 오르는 살인적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45년 만의 최악의 홍수가 인구 밀집지역을 침수시켰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극한적 날씨가 인간의 건강과 농업, 에너지, 물 공급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기후의 근본원인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초래한 지구온난화다. 미국 우드웰 기후연구센터는 평균온도가 17도를 넘은 7월 날씨는 12만5000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온이 오르면 공기에 수분이 많아져 일부 지역에선 폭염과 가뭄을, 다른 지역에선 폭우를 초래한다. 유럽이 폭염에 신음하는 동안 반대편 미국 동북부에서는 지난 10~11일 한 달에 내릴 비가 이틀 동안 쏟아졌다.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폭염과 산불, 폭우 등의 이상기후는 결국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온실가스가 원인이 된 인재(人災)다. 점점 더 강력해지는 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다. 세계적인 견지에서 보면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후협약 이행에 속도를 내는 것이 하나다. 우리나라도 부과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방재대책 강화다. 지금까지 사용해온 재난 매뉴얼과 재해방지 시설로는 초강력 재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지하차도가 침수돼 안타까운 인명이 희생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막지 못했다. 오송 사고도 범람과 제방 붕괴의 위험이 있는 하천 인근의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것이 큰 이유다. 해마다 반복되는 재해에 눈 뜨고 당하는 일은 더 없어야 한다. 기록적인 폭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시설물 건설기준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 허술하게 쌓은 제방은 붕괴될 위험성이 당연히 크다. 물이 불어난 미호천 범람을 막으려고 모래를 쌓아 올렸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형사처벌감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안이한 행정력이 문제다. 이번 수해에서 발생한 사고도 조금만 치밀하게 대처했다면 막을 수 있는 것도 있었다. 재난이 닥치면 과잉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신속하고도 과감한 대응책을 구사해야 한다. 해마다 강조하는 것이지만 재난대처 능력을 다시 점검하고 매뉴얼도 그때그때 다시 짜야 한다.
2023-07-16 18:4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