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홍창기 특파원】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부수로 던진 낙태 이슈가 유권자들에게 외면받았다. 예상을 깨고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압승한 가운데서다. 6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0%p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16년(+13%포인트)대선이나 지난 2020년(+15%포인트)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낙태 이슈만 살펴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모든 경우에 낙태가 합법'이라고 답한 유권자 그룹에서는 78%p 우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 낙태가 합법'이라고 밝힌 유권자에서는 4%p 앞섰다. '낙태가 대부분의 경우에 합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절반가량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을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유권자들은 이보다 트럼프의 경제 이슈에 더 주목했다. 아울러 이번 대선에서 낙태권 보장과 관련한 투표를 한 주(州) 가운데 남부 경합주인 애리조나, 네바다의 경우는 '낙태권 보장' 투표는 가결됐다. 그러나 대선 투표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후보를 이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11·5 대선의 투표율은 1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20년(66.3%)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의 이날 낮 12시(미국 동부시간)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투표 자격이 있는 유권자의 투표율이 64.52%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만약 이 수치가 그대로 확정된다면 이는 지난 1세기 동안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 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까지 개표가 진행 중인 두 곳에서 5%p 우위를 보이고 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11-07 03:09:23[파이낸셜뉴스] 2024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경제와 불법이민, 민주주의 미래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권자들의 다수가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큰 변화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의 AP보트캐스트(VoteCast)가 미국내 유권자 1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높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겪은 탓으로 10명 중 4명이 경제와 일자리를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응답해 경제에 대한 불만이 큰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10명 중 2명은 불법 이민, 10명 중 1명꼴로 낙태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조사에서 무엇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 절반 이상이 민주주의의 미래라고 답했다. AP는 유권자 10명 중 7명이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8명은 최소한의 중대한 변화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AP보트캐스트 여론 조사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보다 경제와 이민 문제를 더 잘 대처할 것으로 유권자들은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에서는 해리스가 더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이번 여론 조사에서 유권자 10명 중 6명은 미국 경제가 좋지 않거나 부실하다고 응답했다. 경제를 놓고 두 후보는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경쟁국과 우방국으로부터 모두 수입되는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국내 원유 생산을 늘려 경제를 더 촉진시키겠다는 계획인 반면 해리스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유권자의 3분의 2는 식료품 가격이, 약 절반은 의료와 주택, 기름값이 비싼 것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1-06 10:14:12[파이낸셜뉴스] 투표를 코앞에 앞둔 미국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다시 경제 정책을 꺼내 막판 표심 공략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 진영에서는 민주당이 계속 집권하면 경제 "공황"이 올 수 있다며 민주당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폐지를 언급했다. 이에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기존 경제 정책을 지키겠다고 강조하면서 한국과 협력을 강조했다. 민주당 계속 집권하면 "대공황"...반도체법 다시 봐야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2일(현지시간)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했다. 그는 개스토니아 유세에서 전날 발표된 노동 지표를 언급했다. 미국 노동부는 1일 발표에서 올해 10월 비(非)농업 신규 일자리가 전월 대비 1만2000명 증가했다고 알렸다. 이는 3년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증가폭이다. 트럼프는 "말하기는 싫지만 우울한 숫자다"라며 민주당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해리스에 대해 "비전이 없고, 아이디어도 없으며, 해법도 없다"면서 "그가 하는 이야기는 '도널드 트럼프'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를 두고 "경제에 대한 이해가 아이 수준에 불과하다"며 청중을 향해 "당신은 일자리와 집, 연금을 잃고 싶으냐?"라고 물었다. 트럼프는 개스토니아 유세 직후 버지니아주 세일럼으로 이동해 "해리스가 이기면 여러분들은 1929년과 유사한 경제 공황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뉴욕 유세에서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으로 비유한 찬조 연설자 논란에 대해 "코미디언 하나가 사람들이 행사장에 입장하기도 전에 농담 하나를 했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동시에 불법 이민자 문제를 강조하고 자신이 당선되면 안전한 거리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진영에서는 트럼프가 논란을 잠재우는 동안 다른 논란이 터졌다. 5일 대선과 함께 상하원 선거를 함께 치르는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루이지애나주)은 1일 공화당 행사에서 대선과 의회를 모두 차지할 경우 ‘반도체과학법(CSA)’을 폐지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존슨은 "우리가 아마 그렇게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 8월에 반도체 공급망 국산화를 외치며 CSA에 서명했다. 바이든은 CSA에 따라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 390억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달러(약 72조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보조금 대상으로 선정됐다. 트럼프는 지난달 25일 인터뷰에서 CSA를 비난하며 외국 기업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 같은 회유책이 아니라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정책 방어하는 해리스, 韓과 협력 강조해리스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존슨의 CSA 관련 발언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 제조업에 계속 투자하는 것이 내 계획이자 의향"이라고 말했다. 존슨은 문제 발언 당일 성명을 내고 CSA가 폐지 대상이 아니라며 자신의 발언을 정정했다. 2일 해리스는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경합주를 방문하며 경제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가 국정 운영보다 복수에 신경 쓴다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트럼프가 "점점 불안정해지고, 복수에 집착하고, 불만에 사로잡혀 있다"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위해 나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동시에 트럼프가 당선되면 "백악관 집무실에 정적 명단을 들고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내가 당선되면 나는 여러분들을 위해 할 일의 목록을 들고 들어갈 것인데, 물가 낮추기가 목록 최상위에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같은날 해리스는 한국 매체에 "함께 전진합시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보내 한국계 미국인들의 지지를 촉구하고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다. 해리스는 기고문에서 "셀 수 없이 많은 한국 이민자들이 자녀들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장시간을 일했고 다수는 온 가족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세탁소와 식당에서 일했다. 오늘 200만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미국 전역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또 본인이 "2022년 비무장지대(DMZ)에 서서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한국이 이미 상당한 분담금을 내고 있는데도 한국이 미군 주둔을 위해 연간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요구해 우리 동맹을 폄하하고,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지위를 경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국 민간 영역의 막대한 대미 투자를 촉진해 경제 협력관계를 심화했다"면서 이러한 투자로 "반도체와 전기차 같은 산업에서 미국인을 위해 고임금 일자리가 생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03 13:17:29[파이낸셜뉴스] 유럽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과 달리 위축에 직면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경제가 이번 분기(7~9월)에 급격히 후퇴하면서 연착륙 가능성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을 기대했으나 금리가 여전히 높으면서 지난 수개월 동안 경제활동 위축 조짐을 보여왔다. 미국 달러와 영국 파운드 대비 유로화 가치도 떨어지면서 ECB가 금리를 빠른 속도로 더 내릴 것으로 트레이더들은 기대하고 있다. 23일 공개된 9월 유로존 S&P글로벌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9로 떨어져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ING의 이코노미스트 버트 콜린은 에너지 가격 폭등 이후 나타났던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 후 유로존 경제는 겨우 회복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의 PMI관리자 지수는 활발한 서비스 업종 덕에 하락폭이 작았다. 미국 제조업계도 기대 이상으로 감소하고 있고 11월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에 기업들이 고전을 전혀 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로존은 기업들이 2020년말 이후 가장 빠르게 감원을 하면서 견고했던 고용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비록 수요 감소로 물가 상승 압력이 수그러들었으나 파리올림픽으로 잠시 활기를 보인 서비스 업종도 위축되고 있다. 유로존 제조업계도 반등 기미가 작은 가운데 대륙 최대 경제 대국 독일의 제조업은 추가로 위축되고 있다. 폭스바겐 자동차는 이달초 유례가 없는 독일내 공장 폐쇄안까지 내놓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상업은행의 이코노미스트 시루스 델라루비아는 “신규 주문과 재고 감소를 볼 때 앞으로 경제 전망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9-24 15:55:05[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 속에 미국인들의 경제 자신감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계속해서 둔화되고 있는 데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와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지만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 상승도 그 동력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해리스가 유권자들의 안도감을 높이고, 이것이 다시 그의 지지율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긍정 늘고, 부정 줄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31일(현지시간) 미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8월 후반 설문 조사에서 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높아진 반면 부정적 평가는 줄었다고 보도했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답은 7월 26%에서 이번에 34%로 높아졌다. 반면 경제가 악화됐다는 답은 같은 기간 54%에서 48%로 떨어졌다. 부정적 답변이 절반 밑으로 낮아졌다. 전날 공개된 미시간대의 8월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도 상승세를 보였다. 소비자태도지수는 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낙관전망이 강화된 덕이었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책임자인 조앤 슈는 "소비심리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콘퍼런스보드가 27일 발표한 8월 소비자자신감 지수 역시 상승세를 기록했다.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 여론조사 업체 갤럽도 30일 경제자신감 지수가 8월에 상승했다면서 3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들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자신감이 덜 하기는 하지만 휘발유 가격, 모기지 금리 등이 하락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탄탄한 소비 지출 이 같은 자신감은 미 경제활동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를 지탱하고 있다. 미 상무부가 30일 공개한 7월 개인소비지출(PCE) 통계에서 미 소비자들의 소비지출은 전월비 0.5% 증가했다. 1년 전보다는 5.3% 뛰었다. 이 기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2.7%에 이르렀다. 앞서 상무부는 29일에는 미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를 당초 속보치 2.8%보다 0.2%p 높은 3.0%로 상향 조정했다. 소비 지출이 당초 추산했던 것보다 높았던 것이 배경이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 3분기 소비지출 역시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30일 3분기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제한적 낙관 그렇지만 소비자들의 낙관은 아직 팬데믹 이전에 비하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뱅가드의 조시 허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지출과 소득이 그동안 대체로 탄탄한 모습을 보였고, 전반적인 GDP 성장세도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허트는 그러나 "이런 긍정적 주변 환경이 심리 지표에는 아직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트는 다만 소비자들이 실제로는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설문조사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는 이들도 실제로는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가 소비심리 끌어올렸나 소비자들의 자신감은 어느 정도는 정치적 흐름에 좌우되기도 한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소비자들의 자신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6월 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토론에서 고전한 뒤 급락한 바 있다. 그러나 8월 민주당 대선 후보가 해리스로 교체되자 곧바로 이들의 자신감이 회복됐다. 반대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소비자들의 자신감은 해리스 등판 이후 하락했다. 무당파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된 뒤 자신감이 소폭 상승했다. 미 전국 단위 소비자 자신감 개선과 같은 폭이었다. 무당파이지만 해리스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거나, 해리스의 등장으로 오는 11월 5일 대선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판단한 이들이 소비 심리에서도 개선을 보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 해리스가 끌어올린 소비자들의 자신감 개선은 다시 해리스 지지도를 높이는 작용을 하고 있다. 해리스는 각종 여론 조사에서 대체로 트럼프에 비해 4%p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9-01 05:57:248월 들어 주요국의 주가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불안해지고 있다. 그 요인 가운데 하나가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 미국 국립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020년 4월을 경기 저점으로 확장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1900년 이후 미국 경제는 23차례의 경기순환을 거쳤는데, 경기 확장국면이 평균 48개월이었다. 올해 8월까지 확장국면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면 52개월로 과거 평균보다 길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확장국면이 언제까지 더 이어질 것인가다. 이에 대한 답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9%를 차지하는 소비에 달려 있다. 필자가 미국 소비 사이클을 추정해 보면 소비는 이미 장기 추세 성장선에서 아래로 벗어나고 있다.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우선 미국 가계의 낮은 저축률에 있다. 올해 상반기 저축률이 3.6%로 코로나19 이전 수준(2000~2019년 평균 5.2%)보다 낮아졌다. 다음으로 미국 중간가구의 실질소득이 줄고 있다. 2019년 7만8250달러였던 실질소득이 2022년에는 7만4580달러로 4.7% 감소했다. 이 기간 실질GDP가 5.1% 증가했는데도 중간가구의 실질소득이 줄어든 것은 소득 차별화 때문이다. '부모보다 가난한 자식 세대'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이다. 아직 2023년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감소 추세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 이자부담 증가도 소비를 제약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가처분소득에서 이자 지급액 비중이 2021년 3월 1.2%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2.5%로 올라왔다. 소비가 위축되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 성장세도 같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기업들은 고용을 줄이게 될 것이다. 미국 고용은 지나칠 정도로 탄력적이다. 2020년 코로나19로 소비가 급격하게 줄자 비농업 부문에서 고용이 그해 3~4월에 2189만명 줄었다. 그 이전 10년여간 만들어진 일자리가 단 두 달 사이에 사라진 셈이다. 실업률도 3.5%에서 14.7%로 급등했다. 지난해 4월 3.4%였던 실업률이 올해 7월에는 4.3%까지 올라왔다. 앞으로 소비가 줄어들면 실업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실업률이 상승하고 난 다음 시차를 두고 경기침체가 왔다. 빠르면 올해 4·4분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다. 이에 대응하여 연방준비제도(연준)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금리를 0.5%p 내리는 '빅컷'을 할 수도 있다. 연준은 올해 남은 11월, 12월 FOMC 회의에서도 금리를 더 내릴 것이다. 필자가 테일러 준칙에 따라 미국의 적정금리를 추정하면 4.2%로 현재의 5.25~5.50%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미국 주가지수(S&P500)는 장기적으로 명목GDP 추세를 따라 상승했다. 2000~2023년 명목GDP는 연평균 4.5% 성장했고, 주가지수는 6.8% 상승했다. 올해 명목GDP가 6% 성장하더라도 적정 S&P500은 4620 정도이다. 주가지수가 과대평가 영역에 있는 만큼 앞으로 경기와 금리 전망에 따라 8월과 같은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 실업률이 올라가면 미국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달러인덱스도 하락했다. 2022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해외 주식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24.3%에서 2023년에는 63.1%로 급증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미국 주가와 달러인덱스가 같이 떨어진다. 국가별 투자비중을 다변화해야 할 시기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2024-08-22 18:36:19【파이낸셜뉴스 부천=노진균 기자】 경기 부천시가 지난달 22일부터 8월 4일까지 반도체·뷰티산업 등 경제협력 강화와 도시공간 혁신 우수사례 연구·자매도시 친선 교류를 위해 미국 방문 연수를 진행했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이번 연수에서 K-뷰티산업을 선도할 화장품 산업의 판로개척을 돕고, 세계 2위 전력반도체기업 온세미와 지속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경제 활성화 물꼬를 텄다. 노후 공업지역 재생과 경인선 지하화 사업을 위해 뉴욕과 보스턴의 성공 사례도 살폈다. 또한 자매도시인 베이커스필드와 펄벅 인터내셔널 및 서재필 기념관을 방문해 친선 교류의 장을 열었다. 362억 원 상당 화장품 기업 수출 상담 연계·온세미 본사 방문…경제활력 시동부천시는 미국 네바다주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린 ‘2024 북미 코스모프로프 전시회’에 참가했다. 본 행사는 화장품·헤어·뷰티살롱 등 미용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규모 박람회다. 부천에서는 ㈜우신화장품, ㈜세리화장품, ㈜도우엔, 라파레이, ㈜신광엠앤피, 큐어놀로지 등 6개 화장품 기업이 부천시 공동관으로, ㈜우정테크, 레삐 등 2개 기업은 개별관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수출 상담 454건 2630만 달러(약 362억원), 계약 가능 76건 545만달러(약 75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시는 앞으로 부천 관내 화장품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해 제품을 홍보하고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기업 중심 네트워크로 유기적 협력체계를 만들어 부천 뷰티산업의 기반을 다져간다는 계획이다. 시는 온세미 본사를 방문해 부천시 반도체산업 활성화와 기업 성장을 위한 상호협력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도 가졌다. 온세미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분야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이다. 지난 2022년 부천시·경기도와 1조 4,000억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지난해 부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시설을 준공한 바 있다. 美 동부 도시재생 프로젝트 탐방…경인선 지하화·노후 공업지역 재생에 접목 검토도시공간 혁신과 융복합 도시관리 방안을 모색하는 벤치마킹도 이뤄졌다. 매사추세츠주가 추진한 ‘빅딕(Big Dig)’ 프로젝트는 도심을 통과하는 고가도로를 지하화하고, 상부에 공원과 녹지 공간을 조성해 단절된 두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 기반형 도시재생 사업이다. 부천시는 향후 경인선·경인고속도로 지하화에 해당 사업을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뉴욕 허드슨 강변의 철도 차량기지를 덮어 주상복합단지로 재개발한 ‘허드슨 야드(Hudson Yard)’와 버려진 상업용 고가철도를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 등 현장도 방문했다. 네이비 야드에서 덤보로 이어지는 브루클린 공업지역 사례도 직접 살폈다. 해당 사업은 부천의 내동·삼정동 일대 노후 공업지역 재생 시 본보기로 적용될 예정이다. 자매도시 베이커스필드·펄벅 인터내셔널·서재필 기념관 방문…교류 협력 장 마련부천시와 베이커스필드시는 지난 2006년 자매결연 후 경제·문화·청소년 등의 분야에서 꾸준히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조용익 부천시장은 캐런 고 베이커스필드 시장과 지속 가능한 교류와 상호 발전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이어 베이커스필드시 자매도시협의회와 간담회를 열고, 두 도시의 미래 협력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했다. 시는 밀크릭 공원에 설치된 부천 동산에서 두 도시의 우정을 기념하는 동판 제막식도 가졌다. 또한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에는 정전협정 기념 공원인 자스트로 공원에서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식에도 참석했다. 펄벅인터내셔널(PSBI) 설립 60주년을 맞이해 펄벅 여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펄벅기념관도 방문했다. 펄벅 여사는 지난 1967년 부천에 소사희망원을 개소해 전쟁고아를 보살피는 등 부천시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한국펄벅재단은 부천에서 지금까지 의료·교육·사회정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문화가정과 아동을 지원하고 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이번 벤치마킹이 노후 공업지역의 재생과 관리 방안 마련에 큰 틀을 제공할 것"이라며 "도시의 자족 기능을 회복하고 한정된 공간을 입체·복합적으로 꾸미는 등 공간혁신을 통해 부천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8-09 11:41:44【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15일 울산시청을 방문, 김두겸 울산시장 만나 면담했다. 필립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2022년 7월에 부임했으며 울산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필립 골드버그 대사와 김두겸 시장은 면담에서 미국 대사관과 울산시와의 관계 강화 및 경제 협력 등에 대해 약 20분 간 대화를 나누었다.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자동차와 에스케이와 에쓰오일 등이 생산하는 휘발유 및 석유화학제품이 주요 대미 수출품이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의 군함 사업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필립 골드버그 대사는 울산시청 방문 후 울산 동구의 현대중공업 본사를 방문했다. 미 군함 유지 보수 사업과 관련해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7-15 11:23:07【파이낸셜뉴스 광양=황태종 기자】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최근 미국에서 전남 여수·경남 하동 관광단지 프로젝트 유망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펼쳤다. 8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 4월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미국 주요 관광도시이자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 소재지인 미국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의 관광·레저 및 부동산 투자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전남도 및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와 합동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여수 경도지구와 화양지구, 하동 두우지구 등 3개 관광단지에 대한 투자유치 상담을 진행했다. 먼저, 시카고에서는 국내 시장에서도 잘 알려진 부동산 종합회사인 존스 랑 라살(JLL)과 숙박시설에 특화된 더 브릭튼 그룹(The Bricton Group) 등 잠재 투자사의 주요 인사를 만나 투자 유치 활동을 펼쳤다. 또 세계 최대 암모니아 생산 기업인 씨에프 인더스트리즈(CF Industries)를 방문해 전남도의 청정에너지 정책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독려했다. 씨에프 인더스트리즈는 최근 롯데케미칼, 포스코홀딩스와 MOU를 통해 파트너십을 구축한 바 있다. 아울러 LA에서는 수변도시 개발에 특화돼 있는 개프콘 그룹(Gafcon group)을 대상으로 여수시의 해양관광도시로서의 투자 장점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개프콘 그룹은 중국 상하이 수변도시 개발을 진행 중인데, 장차 아시아 시장 투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협상 추진 의사를 밝혔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이번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만난 상담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올 하반기에 있을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 주관 인베스트코리아 서밋(Invest Korea Summit, 외국인 투자주간) 행사에 초청해 전남도 주요 관광단지 현장 시찰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5-08 13:16:59지난 1·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6%(연율)로 크게 낮아졌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래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예상이 2·4분기에는 현실화할 확률이 높다. 지난해 미국 경제는 2.5% 성장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고, 앞으로 줄어들 수 있다. 그 이유는 우선 미국 가계의 저축률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올해 1·4분기 미국의 가계 저축률이 3.6%로 코로나 이전 평균(2000~2019년 5.2%)보다 낮아졌다. 가계가 추가로 지출할 돈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다음으로 소비의 주축인 중간가구의 실질소득이 2019년을 정점으로 2022년까지 줄었다. 지난해 통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높은 물가상승과 소득의 차별화로 2023년에도 감소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도 소비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1·4분기 가계의 가처분소득 가운데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6%로 지난 14년(2010~2023년) 평균인 1.9%보다 높아졌다. 소비가 감소하면 기업 매출과 이익이 줄어든다. 그러면 기업은 어쩔 수 없이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로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자 그해 3~4월 비농업부문에서 고용이 2189만개나 줄어든 적이 있었다. 그 이전 거의 10년 동안 늘었던 일자리가 단 두 달 사이에 없어질 만큼 미국 노동시장은 탄력적이다. 최근 미국 고용이 양적으로 늘고 있으나 질적 내용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3월 사이에 풀타임 취업자는 179만명이나 줄었다. 미국 기업이 파트타임 고용만 늘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미래를 불확실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가 줄면 고용이 줄고 가계소득 감소로 소비가 다시 줄어들 수 있다. 빠르면 이런 현상이 2·4분기부터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소비가 줄면 물가상승률도 낮아진다. 그러나 서비스 물가의 경직성 때문에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는 경제성장률 하락 속도보다 더딜 것이다.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면 우리 경제에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영향을 줄 것이다. 우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높은 물가상승률로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면 우리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질 수 있다. 물론 하반기에 우리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에 근접할 정도로 낮아질 전망이기에 한국은행이 연준에 독립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춰지고 있다. 다음은 수출 경로로 미국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1·4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3%였다. 미국식 연율로 따지면 5.2%에 이르는 높은 성장률이다. 우리 경제가 이렇게 높은 성장을 한 것은 소비 및 건설투자 증가와 더불어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었다. 1·4분기 순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0.6%p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미국 소비가 줄어들면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것이다. 우리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10.1%에서 올해 1·4분기에는 19.0%까지 늘었다. 미국 가계가 저축률이 3%대 중반까지 떨어질 정도로 소비를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4월까지도 대미 수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5월 이후로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2·4분기 이후 우리 경제성장률을 낮출 것이다. 물론 올해 들어 중국과 아세안 지역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기에 대미 수출 감소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을 것이다. 통화정책이나 수출에 있어서 미국 영향을 줄여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2024-05-02 18:4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