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5-06-26 15:59:31최근 국내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한국군 전환 문제가 재점화됐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 측면 이외에 우리의 안보와 관련된 다양한 변화 측면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2026년도 국방 수권법안(NDAA)도 최근 상원 군사분과 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런 가운데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50일 이내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라면서 '강력한 관세부과'로 압박에 나섰다. 지난 2012년 말부터 13년간 중국 최고 권좌를 지켜온 시진핑 국가주석을 둘러싸고 실각설도 확산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달 미·일이 공동 대응하는 '원 시어터'(One Theatre·하나의 전장·전구) 구상을 전격 미국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에게 제안했다. 미·일의 군사적 강화 신호로도 읽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이 국내·외의 격변하는 외교안보 관련 주요현안의 핵심을 짚어본다. ■ 러-우 전쟁 평화 협상 가능성 점차 거론20일 군과 외교가에 따르면 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수세에 처한 우크라이나에 방공 무기와 대규모 공격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무기체계 지원은 이날 체결된 협정에 의해 나토가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에 소극적이었던 이전 방침과 배치되는 전향적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우 전쟁에 직접적 개입할 생각이 없음을 거듭 강조하면서 50일 이내에 전쟁을 끝내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에 혹독한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는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관세율이 10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주도로 미 의회에서 러시아의 석유와 우라늄을 구매하는 국가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금액보다 크게 상향된 50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제재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합의를 끌어내려 했지만 푸틴 대통령에 의해 번번이 좌절됐다. 이번 대응 조치로 자신의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실익을 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22년 2월 24일(현지시간)에 시작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현재 2년 4개월째다. 양측의 사상자는 최소 13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난 16일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AFU)가 공개하고 키이우포스트(KP)가 전한 러시아군의 피해는 △103만명 이상의 전투병력 사상자와 △전자·장갑차량 4만여대 △차량 및 유류 수송 차량 5만5000며대 △포병 시스템 3만400여문 △드론 4만6000여대 △전투기·헬리콥터 760여대 △다연장로켓 시스템 1440기 △군함 및 보트 28척 △잠수함 1척 등이다. 다만 전쟁 상황의 특성상 양측 모두 자국의 손실은 축소하고 전과는 과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민간인 피해와 피난민 등을 포함하면 양측의 손실에 대한 정확한 집계는 어렵다. 우-러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는 영토의 20% 정도를 빼앗긴 상태로 양측은 전쟁 장기화로 인해 피로도가 높아져 있다. 전쟁 결과에 따른 푸틴과 젤렌스키 양 지도자의 정치적 입지와 관련 전쟁의 종결은 쉽지 않으나 평화 협상 가능성이 점차 거론되고 있다. ■ 시진핑 정권 실각설… 日 하나의 전구 제시지난해 하반기부터 떠돌던 중국 시 주석의 실각설은 최근 세계 유력 언론이 다루기 시작했다. 지난 6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비밀리에 작동하는 중국 체제 속에서 시 주석은 정치적 곤경에 처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을 비롯한 중화권 언론은 중앙군사위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언급하며 시 주석이 군 통수권자로서 제대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트럼프 1기 첫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을 주시하는 사람들은 중국공산당의 핵심 구성원, 특히 대중과 국가안보 부처의 신뢰 상실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에서 분명히 권력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올렸다. 시 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중국이 주도하는 비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CIS) 정상회의에 처음으로 불참하면서 건강 이상설과 실각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 주석은 군부에 심었던 측근들이 부패혐의로 숙청되는 등 군 권력 장악이 급격히 약화하면서 지난 5월 개최된 공산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정치 권력을 잃었고 현재 전임 총서기인 후진타오와 전임 총리인 원자바오 등 원로들이 정치를 관장하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아직 명확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미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미중 갈등 향방에 최대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일본 방위상이 미국 측에 한반도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하나의 '전구'(theater)로 통합해 이 지역 우호국들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자는, 이른바 '원 씨어터(One Thearter)' 구상을 전달한 사실이 일본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미국도 동의를 표명한 이 구상이 현실화되면 한반도 안보 환경과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 한미일 군사협력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내용은 한반도 정세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대비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 한국군 주도, 연합사 美 전략자산 통제·운용은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우선 전작권 전환의 3가지 조건 가운데 현재 한국군이 연합방위 체제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하는 초기 운영능력(IOC, Initial Operating Capability)은 어느 정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한미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일각에서는 전작권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행사하는 것으로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연합방위 시스템은 그렇지는 않다. 지금은 전시 상황이 발생하면 한미 NCMA(National Command and Military Authorities, 한미 국가 및 군사 지휘 기구로 평시 및 전시 양국 군사 지휘 체계의 핵심 역할을 담당) 절차에 의거, 한미 정상들이 협의를 거쳐 그 결과를 양국 국방장관과 이어서 합참의장이 협의해서 지침을 내려주면 그 지침을 한미연합사령관이 부사령관과 함께(공동으로) 집행을 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전작권의 한국군 주도 문제는 한국의 주권과 자존감 문제가 전혀 아니라는 뜻이다. 문 센터장은 전작권 전환의 핵심은 주한미군 감축으로 연결될 가능성과 우리가 전작권을 주도해도 미군이 주도할 때와 같은 또는 그 이상으로 미국의 전략자산과 감시정찰 첩보능력을 이용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이 전시 위기 국면에서 미국에 전략핵잠수함과 전략폭격기, 전략미사일을 준비하고 동원하라고 통제·지시할 수 있느냐는 문제라는 얘기다. 한국이 동맹인 것은 여전하지만 미국이 연합사의 주도권을 쥐고 책임이 있는 상황과 그런 책임에서 벗어났을 때 달라질 수 있는 안보태세의 변화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우려는 북한의 오판을 야기할 수 있으며 결국 한미동맹과 연합방위 체제가 그 이전 만큼 강력해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는 지적이다. ■ 내년도 미 국방 수권법안 주요 내용은지난 11일 상원 의회를 통과한 미국의 2026년도 국방 수권 법안에는 예년과 다른 한반도 관련 중요한 언급들이 등장한다. 이 문서는 표지와 서문 각 한 페이지, 에너지부 예산을 포함한 국방 예산 구성 한 페이지와 메이저 하이라이트 여섯 페이지로 꾸며져 있다. 우선 서문 첫머리에는 2차대전 이후 현재 미국이 당면한 안보 상황이 최악이라고 단언했다. 또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고 미국을 위협하는 침략 추축국들(Axis of aggressors)을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이라고 명기하고 미국은 막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 대한 위협, 적을 명확히 하면서 미국의 국방력은 이 나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안 문서에 나온 내년도(2026년) 미국의 국방비는 예산안은 9247억달러로 한화 약 1284조원(지난 18일 원·달러 환율 1388.76원) 규모다. 나토도 최근 국방비를 오는 2035년까지 GDP의 5%, 약 1000조원을 상회하는 금액을 쓰기로 결의 한 바 있다. 이 같은 엄청난 군사비 지출은 전 세계적으로 안보가 위태롭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 예년과 달리 주한 미군을 한국 주둔 미군이 아니라 '한반도 주둔 미군'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는 북한 자유화까지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가능해 이번 법안 문서의 차별화된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현재 한반도에서의 주한 미군 대비 태세 축소와 미군 숫자를 줄이거나 혹은 연합사령부에 대한 전시 작전 통제권의 변경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변경하려면 미 국방장관과 미 합참의장의 각 독립 보고서뿐 아니라 미 인도-태평령 사령관의 독립 보고서와 주한미군 사령관의 독립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하도록 절차를 규정했다. 미 핵심 군 수뇌부의 일치된 합의와 판단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주한미군과 주한미군과 전작권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차단한 규정으로 해석된다. 최근 주적(主敵) 설정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주된 적' 또는 '지정된 적'을 뜻하는 주적 개념도 혼돈이 지속되는데 영어로는 Main enemy, Primary enemy, Principal enemy, Specified enemy 등으로 표현된다. 주적 개념은 한 나라의 국방안보에 결정적 위협(Major threat)을 주는 상대국의 군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국방 전략을 짤 수 없다는 것이 안보 전문가들의 주된 견해다. 주적의 설정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상대의 전력강화 움직임에 맞춰 우리 육해공 각 군과 각 병과 가운데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을 강화해야 할 전력 소요가 발생하고 전략, 전술 수립과 평시 단련해야 할 훈련 양상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비역 육군 준장이자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로 남북군사실무회담에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문 센터장은 북한이 이미 50여개의 핵탄두 보유가 추정되며 이를 늘리는 상황에서 자강을 강화하면서 막강한 힘을 가진 미국이 주도하는 현 한미연합사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굴종이 아니다. 지금 최우선에 둘 것은 국민의 안전과 실용, 국익이지 주어진 좋은 기회마져 날리는 실기를 범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남북대화가 복원되고 북한이 진짜 변화하며, 한반도에 평화로운 여건이 성숙되면 전작권 전환이 빨라질 수도 있지만, 선후가 바뀌면 안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7-20 18:52:09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전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은 유사시 전략 수립, 군 투입 등 모든 작전권한 행사를 의미한다. 이 권한을 현재 미국이 갖고 있는데, 우리가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한반도 안보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매우 신중히 다뤄야 할 문제다. 이 권한을 동맹인 미국에 위탁한 건 6·25전쟁 때다. 전쟁의 상흔만 남은 대한민국으로선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군사적·경제적 지원이 절실했고, 이승만 대통령은 1950년 7월 유엔군사령관에게 작전지휘권을 넘겼다. 1994년 '전시'와 '평시'로 나뉜 후 우선 평시작전통제권부터 환수했다.전작권 환수는 유독 진보정권에서 핫이슈였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1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환수에 합의한 이후 연기를 거듭해오다 현재는 따로 환수 시기는 정하지 않은 채 마지막 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 평가만 남아 있다. 새정치국민회의(더불어민주당 전신) 당직자 출신으로 국회 국방위원장까지 지낸 안 후보자로선 20년 전 쏘아올린 전작권 환수 문제를 이재명 정부에서 마무리짓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명분만으로는 부족하다. 한미동맹의 틀을 유지하면서 자주국방 의지도 실현해야 하고, 동북아 안보의 균형도 맞춰야 하며 북한이 오판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전작권 환수는 자주국방 실현이라는 이상과 현실적 안보전략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고차방정식'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작권 환수를 공약했지만 따로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이 부랴부랴 "후보자 개인 의견"으로 진화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작권 환수는 군사적 주권 완성으로 가는 여정에 마지막 퍼즐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환수 이후에도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지금처럼 잘 유지되도록 처음부터 전략적 설계를 잘해야 한다. 미국의 동북아 안보전략의 핵심인 주한미군 재배치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미국으로선 작전권을 우리에게 넘겼으니 현재의 주한미군 운용체제에 전략적으로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한미동맹이 약화됐다고 오판할 시그널로 작동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북한은 한미동맹의 균열을 늘 예민하게 감지한다. 전작권 환수가 한미 연합방위태세 약화로 비치면 북한은 이를 동맹 해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 국지적 군사충돌이나 사이버·미사일 도발·제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우리로선 전작권 환수와 동시에 한미 연합작전 능력이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군 작전 수행능력 검증 강화, 방위비 분담금 증액, 미국산 무기체계 구매 확대 등 미국의 '안보 청구서'가 날아들 수도 있다. 결국 한미동맹 유지와 자주국방 실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게 요점이다.
2025-07-16 18:02:53[파이낸셜뉴스] 이두희 신임 국방부 차관은 "군이 본질적 사명에 충실하고, 군 본연의 임무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와 혁신을 이끌겠다"며 "우리 군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강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7일 이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우리 군은 한미동맹 기반의 억제 능력을 확고히 하면서 국익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국방 협력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인공지능(AI) 첨단기술을 활용해 압도적 군사력을 건설하고, K-방산 역량 강화와 방산 수출에 힘쓰며, 장병들의 복무 여건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현 안보 상황에 대해 "북한은 러·우 전쟁 파병 이후 러시아와의 전략적 유대를 강화하는 가운데, 핵과 미사일 능력을 진전시켜 나가고 있다"라며 "우리의 동맹과 우방국들도 자국의 안보와 경제를 최우선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국방부 차관인 이 차관은 육군사관학교 46기로 제1포병여단장, 제28보병사단장, 제1군단장, 육군 미사일전략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지내는 등 야전과 정책 분야에서 두루 식견을 갖춘 인사로 평가받는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을 지내다 이날 국방부를 떠나는 김선호 전 차관은 "군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정치적 중립"이라며 "12·3 비상계엄은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것으로, 그러한 사태를 막지 못해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과거는 과거이고, 우리는 해야 할 미래가 있다"라며 "국방부는 군인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의사 결정과 정책 결정을 조금 더 용기 내서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6-27 13:21:17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방부 차관에 이두희 전 육군 미사일전략사령관을 임명하는 등 차관 인사를 단행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차관 인선을 발표했다. 국방부 이 차관은 국방부 정책기획관, 육군 제1군단 군단장 등을 지냈다. 이 차관은 야전과 정책 부서를 두루 거친 국방 전문가로 온화한 리더십과 소통 능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강 대변인은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대응하고 한미동맹에 기반한 전방위적 억제 능력을 확보할 적임자"라며 "인공지능(AI)과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국방 운영 혁신도 잘 해낼 것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1차관에는 이스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발탁됐다. 이 1차관은 보건복지부 내에서 연금재정과장, 연금정책과장, 연금정책관 등을 거친 대표적 연금 전문가다. 강 대변인은 "연금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한 인재인 만큼 위기 속에서 서로 지키는 든든한 사회안전망 마련이라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구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환경부 차관에는 금한승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이 임명됐다. 금 차원은 환경부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면서 기후탄소정책실장, 탄소중립위원회사무차장, 기후변화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강 대변인은 "오랜 경륜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기후위기 등 환경 문제에 잘 대응해 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고용노동부 차관에는 권창준 기획조정실장이 발탁됐다. 권 차관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전례 없는 대규모 면접조사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일 처리가 강점으로 꼽힌다. 강 대변인은 "적극적 소통을 통해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고용노동행정의 전문성을 살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전문가"라고 짚었다.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에는 남동일 상임위원이 지명됐다. 남 부위원장은 공정위의 대표적 정책통으로 화합의 리더십으로 통하는 인물로, 대변인을 지내 대내외적 소통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syj@fnnews.com 서영준 성석우 기자
2025-06-26 18:29:35[파이낸셜뉴스] 26일 신임 국방부 차관으로 임명된 이두희(58) 전 육군 미사일전략사령관은 포병 장교 출신으로 작전과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경북 경산 태생인 이 차관은 육군사관학교 46기로 1990년 소위로 임관해 34년 동안 군 복무 후 지난해 중장으로 예편했다. 중장 진급까지 모두 1차로 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엘리트 군인으로 민간인 출신의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가운데 내부 신망이 두터운 정통 군인에게 장관 보좌 역할을 맡긴 인사로 해석된다.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으로 국방부를 이끌어온 전임자 김선호 차관에 이어 두 번 연속 예비역 육군 중장이 차관을 맡게 됐다. 그는 한미연합군사령부 화력처장, 28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1군단장, 미사일전략사령관 등의 보직을 거쳤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방부 요직인 국방정책실 정책기획관을 거쳐 중장으로 진급했다. 영관급 시절에도 포병대대장과 포병연대장을 지냈고 육군 화력의 최종 단계라 할 미사일 사령관까지 맡는 등 포병·화력 분야 전문가로 꼼꼼하고 차분하며 업무 처리가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야전과 정책 부서를 두루 거친 국방 전문가로 온화한 리더십과 소통능력을 겸비했다"고 말했다. △1967년생 △대구 성광고 △육군사관학교(46기) △경희대 안보정책학과(석사) △육군 제1포병여단 여단장 △한미연합사령부 화력처장 △제28보병사단 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육군 제1군단 군단장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6-26 17:34:25[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방부 차관에 이두희 전 육군 미사일전략사령관을 임명하는 등 차관 인사를 단행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차관 인선을 발표했다. 국방부 이 차관은 국방부 정책기획관, 육군 제1군단 군단장 등을 지냈다. 이 차관은 야전과 정책 부서를 두루 거친 국방 전문가로 온화한 리더십과 소통 능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강 대변인은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대응하고 한미동맹에 기반한 전방위적 억제 능력을 확보할 적임자"라며 "인공지능(AI)과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국방 운영 혁신도 잘 해낼 것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1차관에는 이스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발탁됐다. 이 1차관은 보건복지부 내에서 연금재정과장, 연금정책과장, 연금정책관 등을 거친 대표적 연금 전문가다. 강 대변인은 "연금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한 인재인 만큼 위기 속에서 서로 지키는 든든한 사회 안전망 마련이라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구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환경부 차관은 금한승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이 임명됐다. 금 차원은 환경부에서 30여년 간 근무하면서 기후탄소정책실장, 탄소중립위원회사무차장, 기후변화정책관 등을 두루 역임했다. 강 대변인은 "오랜 경륜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기후 위기 등 환경 문제에 잘 대응해 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고용노동부 차관에는 권창준 기획조정실장이 발탁됐다. 권 차관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전례 없는 대규모 면접 조사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일 처리가 강점으로 꼽힌다. 강 대변인은 "적극적 소통을 통해 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고용노동행정의 전문성을 살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전문가"라고 짚었다.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에는 남동일 상임위원이 지명됐다. 남 부위원장은 공정위의 대표적 정책통으로 화합의 리더십으로 통하는 인물로, 대변인을 역임해 대내외적인 소통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syj@fnnews.com 서영준 성석우 기자
2025-06-26 16:38:38[파이낸셜뉴스]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군의 핵시설 공습에 대해 중동 내 미군기지를 언급하며 보복을 경고했다. IRGC는 2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침략에 가담한 항공기의 비행 위치를 확인하고 감시했다"며 "역내 미군기지의 개수, 분포, 규모는 강점이 아니라 취약점"이라고 밝혔다고 반관영 타스님 통신이 보도했다. IRGC는 "미국이 과거 실패했던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며 전략적 무능함과 역내 현실에 대한 무지함을 드러냈다"며 "미국 테러정권의 침략으로 이란은 자위권을 선택했고 침략자들은 유감스러운 대응을 예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미국 영토에 군사공격이나 테러공격을 하는 건 단기간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란이 미국에 직접 반격을 가하려고 시도한다면 비교적 가까이 있는 미군 기지들을 노릴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20년 1월3일 미군이 당시 군부실세였던 IRGC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바그다드 공항 부근에서 드론으로 폭살하자 IRGC는 닷새 뒤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에 1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보복한 바 있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에 따르면 이달 기준 중동에 배치된 미군 병력은 약 4만명으로 이 중 상당수는 항공모함 등 군함에 근무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중동에서 운영중인 군사시설은 △바레인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최소 19곳이다. 이 중 8곳은 영구적으로 설치된 기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5-06-22 19:50:27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기습 공격을 지난 21일(현지시간) 전격 단행하자 이란이 보복을 거듭 다짐하면서 중동발(發)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은 이날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포르도는 대표적인 이란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시설로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기습 공격을 지난 21일(현지시간) 전격 단행하자 이란이 보복을 거듭 다짐하면서 중동발(發)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은 이날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포르도는 대표적인 이란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시설로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국의 이란 핵시설의 공격은 사실상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충돌의 최종 종착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공군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전역을 기습 타격함으로써 이번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란 핵시설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해왔고 미국과 공유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정보력과 미국의 군사력이 결합된 셈이다. 전쟁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힘은 무엇일까. 그 주요 요인으로, 우선 겉으로 드러나는 막강한 화력과 첨단 무기, 압도적인 병력을 지목한다. 세계는 처음에는 이스라엘 공군의 압도적인 공습 능력에 주목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나타난 이번 전쟁의 진짜 승부처는 이스라엘의 첩보·정보력에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전쟁의 주요 전개 양상과 위기가 고조되는 중동과 동북아의 지정학적 문맥은 무엇이 다른지, 이란과 북한의 같은 점과 다른 점도 짚어본다. ■이스라엘 공군 vs 이란 미사일 대결 22일 군과 외교가에 따르면 개전 첫날 이스라엘은 200여대의 전투기를 동원,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로 명명된 대규모 공습 작전을 통해 이란의 주요 핵시설과 다수의 미사일 기지, 고위 간부 거주지 등 다수의 목표를 정밀 타격했다. 이스라엘 공군의 주력은 현재 운용 중인 75대의 F-15i 전폭기와 200대의 F-16i 전투기 그리고 39대의 F-35i 스텔스 전투기로 파악된다. 반면 지난 1979년부터 수십 년간 지속된 경제제재로 제대로 된 현대식 전투기 전력을 갖추지 못한 이란이 보유한 대응 전력은 미사일 약 3000발이다. 이 가운데 약 1000발이 사거리 1500km 이상으로 이스라엘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은 보복에 나섰다. 처음 계획된 미사일 발사는 차질을 겪어 150여발로 줄었지만, 이후 수일간 여러 차례에 걸쳐 발사돼 이스라엘은 주요 도시에 떨어진 미사일 일부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아이언돔과 애로우 등 다층 방공망 체계와 미동맹군의 요격 지원으로 주요 군사시설의 피해는 받지 않았다. 대부분의 이란 미사일을 무력화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줄였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이스라엘 공군은 테헤란과 이스파한 등 주요 지역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등을 정밀 공습해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작전 능력은 사실상 마비됐고, 비축 무기를 저장한 기지 파괴로 미사일 재고도 급격히 소진됐다고 지적했다. 정밀성 면에서 취약한 이란의 미사일은 대부분 허공에 흩어졌고 전쟁 사흘 만에 이란의 미사일 전력은 50~70%가 소멸된 것으로 추산된다. 조 위원은 당분간 양측은 추가 공중 타격과 미사일 공격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이스라엘의 속도와 정밀 작전이 이란을 압도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모사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력과 실행력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Mossad) 내 암살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키돈(Kidon)'이라는 특수부대가 이란의 성공적인 기습 타격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돈은 히브리어로 '총검(銃劍·소총에 꽂아 사용하는 단검)'을 뜻한다. 1970년대 중반까지 카이사레아(Caesarea)로 불려 왔던 키돈은 소수 정예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모사드의 요원들은 이번 작전을 지난 수년 이상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이란 핵시설 내부 기술자들을 은밀하게 포섭해 중요한 내부 정보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었고, 포섭된 현지 기술자들을 통해 이란 내 주요 핵시설의 구조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란의 방공 시스템을 결정적인 순간에 마비시킬 작은 전자 교란 장치를 이란 내 핵심 군사 시설과 방공 시스템 내부에 설치했다. 이스라엘 공군의 공격이 시작된 지난 13일 새벽 그 순간에 이들이 설치한 교란 장치가 작동을 시작한다. 테헤란의 방공 사령부의 통신과 레이더 시스템은 적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없게 되었고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전혀 저항을 받지 않고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했다. 이와 동시에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와 기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이스라엘 공군에 전달하면서 이란의 미사일 전력을 초기에 무력화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돈 부대는 테헤란과 이란 전역에 드론과 정밀 유도 미사일을 밀반입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개시되자 이란 혁명 수비대 최고 사령관 호세인 살라미는 시내 깊숙이 숨겨져 있는 비밀 지위소에서 긴급 작전 회의를 열고 있었다. 그 작전 회의가 시작된지 몇 분도 되지 않았을 때 키돈 요원의 암살 무기가 정확하게 작동해 그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해 두 차례 이란을 공습해, 이란의 방공망을 상당 부분 파괴해 놓은 상태에서 이번 이스라엘의 기습 타격 작전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스라엘이 보유한 강력한 공군력 비밀 지난 2020년 7월 외교안보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NI)의 분석에 따르면 항공전 및 우주전을 담당하는 이스라엘 방위군(IDF, Israel Defense Forces) 예하 공군(AF, Air Force)의 특징은 자체 전투기 개발을 추구하는 대신 미국에서 도입한 전투기를 광범위하게 개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스라엘 공군의 가장 중요한 장거리 타격 플랫폼인 F-15i는 이스라엘 공군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개량을 거쳤다. F-16i 등 이스라엘이 도입한 전투기는 예외 없이 항속거리를 늘리고 항전장치를 개선시켜 기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효과적으로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재탄생된다는 얘기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미 F-35i 전투기도 자신들의 전장 환경에 적합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을 완료했으며 여기에는 첨단 소프트웨어 수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는 현재 자체 개발해 전력화한 전투기 프로젝트가 없음에도 군수품과 항전장비 등을 포함한 내수용 부품뿐만 아니라 수출용 전투기 부품을 개발·판매하며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무인기(UAV) 시장에도 진출한 IAI는 이스라엘과 해외 모두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같이 이스라엘의 첨단 국방 분야는 민간 경제에 상당한 파급 효과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국가 산업 정책의 목표는 정확히 국방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하이테크 기술혁신에 초점을 맞춰 과감한 자원제공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이스라엘의 항공우주 전략과 미국과 관계의 건전성, 부품과 지원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있어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산업역량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동과 동북아 지정학적 차이…韓의 생존은 이란과 북한은 서방진영의 관점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체제, 핵폭탄 개발 또는 확보, 대량의 탄도 미사일 제조 능력 보유' 측면에서는 유사하게 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은 국제적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이미 미국 해군 항모 등 주요전력과 요격 시스템이 동원됐으며 지역 강국들의 태세도 주목된다. 군사 지정학에서 이란은 기본적으로 전 세계 원유의 20%와 LNG(액화천연가스)의 20%가 통과하는 페르시아만을 위협할 수 있는 국가다. 때문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국제 유가와 LNG 가격이 출렁일 가능성은 상존한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이란 간 충돌로 인한 중동의 확전 가능성에 대해선 이슬람권의 85~90%를 차지하는 수니파 중심의 온건 아랍국가인 사우디, UAE, 요르단 등은 약 10~15%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맹주 이란과 이란에 편승한 하마스, 헤즈블라, 후티가 약화되는 것에 대해서 절대로 싫어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최근 이란과 매우 가까운 동맹관계에 있던 시리아 아사드 정권도 축출돼 시리아는 친미 성향으로 기울어진 상황이다. 즉 이란은 미국을 공격할 힘이 없고, 미국도 공군과 해군 외 이란을 직접적 지상군 투입으로 침공해야 할 필요와 의지가 없기 때문에 중동에서의 확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군사전문가들의 주된 견해다. 미국이 일단 이란에 2주간의 유예기간을 주면서 무조건 항복을 권유했던 이유는 미국 내 트럼프 지지층에 대한 여론 환기와 섣부른 핵시설 타격시 자칫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대규모 방사능 누출로 인한 국제 여론 악화, 이를 수습하려 깊숙이 개입하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국력이 소진되는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중러를 뒷배로 한 북한으로부터 촉발된 군사 충돌이 일어나면 아시아 서태평양 전체로 번지고 미국이 한발 비켜서 있는 게 아니라 미국이 직접적 핵심 당사자될 가능성이 크다. 주한미군과 유엔사의 후방기지가 있는 주일미군과 미 해군이 직접적 공격 대상이 되고 북한의 동맹인 중국, 러시아가 당연히 개입된다는 점에서 군사 지정학은 이란과 중동 혹은 한국과 동북아는 완전히 다르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2022년 9월 8일 제정한 핵무력 정책을 법령에서 "국가 핵 무력에 대한 지휘통제체계가 적대세력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 사전에 결정된 작전방안에 따라 도발원점과 지휘부를 비롯한 적대세력을 괴멸시키기 위한 핵 타격이 자동적으로 즉시 단행된다"고 적시했다. 지난 16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현재 북한은 핵탄두를 50개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추가로 핵탄두를 최대 40개 만들기에 충분할 만큼 핵 물질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80% 이상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는 이같이 격변하며 공세성이 높아지는 지구촌의 대외환경에서 한국이 수세적 정책만으로는 국익과 안보를 담보할 수 없는 시대에 직면한 것도 분명하다고 짚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국은 규칙기반질서 현상을 잘 유지하는 한편 공세도 수세도 아닌 '주도성'과 '능동성'으로 적극적으로 국익을 찾고, 역동적으로 안보를 달성하는 자세와 지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선진강국이라는 정체성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강능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국제 외교무대에서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확장, 주도적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6-22 19:14:04[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기습 공격을 지난 21일(현지시간) 전격 단행하자 이란이 보복을 거듭 다짐하면서 중동발(發)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은 이날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포르도는 대표적인 이란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시설로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국의 이란 핵시설의 공격은 사실상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충돌의 최종 종착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공군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전역을 기습 타격함으로써 이번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란 핵시설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해왔고 미국과 공유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정보력과 미국의 군사력이 결합된 셈이다. 전쟁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힘은 무엇일까. 그 주요 요인으로, 우선 겉으로 드러나는 막강한 화력과 첨단 무기, 압도적인 병력을 지목한다. 세계는 처음에는 이스라엘 공군의 압도적인 공습 능력에 주목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나타난 이번 전쟁의 진짜 승부처는 이스라엘의 첩보·정보력에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전쟁의 주요 전개 양상과 위기가 고조되는 중동과 동북아의 지정학적 문맥은 무엇이 다른지, 이란과 북한의 같은 점과 다른 점도 짚어본다. ■이스라엘 공군 vs 이란 미사일 대결22일 군과 외교가에 따르면 개전 첫날 이스라엘은 200여대의 전투기를 동원,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로 명명된 대규모 공습 작전을 통해 이란의 주요 핵시설과 다수의 미사일 기지, 고위 간부 거주지 등 다수의 목표를 정밀 타격했다. 이스라엘 공군의 주력은 현재 운용 중인 75대의 F-15i 전폭기와 200대의 F-16i 전투기 그리고 39대의 F-35i 스텔스 전투기로 파악된다. 반면 지난 1979년부터 수십 년간 지속된 경제제재로 제대로 된 현대식 전투기 전력을 갖추지 못한 이란이 보유한 대응 전력은 미사일 약 3000발이다. 이 가운데 약 1000발이 사거리 1500km 이상으로 이스라엘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은 보복에 나섰다. 처음 계획된 미사일 발사는 차질을 겪어 150여발로 줄었지만, 이후 수일간 여러 차례에 걸쳐 발사돼 이스라엘은 주요 도시에 떨어진 미사일 일부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아이언돔과 애로우 등 다층 방공망 체계와 미동맹군의 요격 지원으로 주요 군사시설의 피해는 받지 않았다. 대부분의 이란 미사일을 무력화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줄였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이스라엘 공군은 테헤란과 이스파한 등 주요 지역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등을 정밀 공습해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작전 능력은 사실상 마비됐고, 비축 무기를 저장한 기지 파괴로 미사일 재고도 급격히 소진됐다고 지적했다. 정밀성 면에서 취약한 이란의 미사일은 대부분 허공에 흩어졌고 전쟁 사흘 만에 이란의 미사일 전력은 50~70%가 소멸된 것으로 추산된다. 조 위원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황 속에서 당분간 양측은 추가 공중 타격과 미사일 공격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이스라엘의 속도와 정밀 작전이 이란을 압도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모사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력과 실행력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Mossad) 내 암살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키돈(Kidon)’이라는 특수부대가 이란의 성공적인 기습 타격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돈은 히브리어로 ‘총검(銃劍·소총에 꽂아 사용하는 단검)’을 뜻한다. 1970년대 중반까지 카이사레아(Caesarea)로 불려 왔던 키돈은 소수 정예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모사드의 요원들은 이번 작전을 지난 수년 이상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이란 핵시설 내부 기술자들을 은밀하게 포섭해 중요한 내부 정보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었고, 포섭된 현지 기술자들을 통해 이란 내 주요 핵시설의 구조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란의 방공 시스템을 결정적인 순간에 마비시킬 작은 전자 교란 장치를 이란 내 핵심 군사 시설과 방공 시스템 내부에 설치했다. 이스라엘 공군의 공격이 시작된 지난 13일 새벽 그 순간에 이들이 설치한 교란 장치가 작동을 시작한다. 테헤란의 방공 사령부의 통신과 레이더 시스템은 적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없게 되었고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전혀 저항을 받지 않고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했다. 이와 동시에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와 기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이스라엘 공군에 전달하면서 이란의 미사일 전력을 초기에 무력화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돈 부대는 테헤란과 이란 전역에 드론과 정밀 유도 미사일을 밀반입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개시되자 이란 혁명 수비대 최고 사령관 호세인 살라미는 시내 깊숙이 숨겨져 있는 비밀 지위소에서 긴급 작전 회의를 열고 있었다. 그 작전 회의가 시작된지 몇 분도 되지 않았을 때 키돈 요원의 암살 무기가 정확하게 작동해 그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 같은 시간에 각각 다른 장소에 있던 이란군의 합참의장 모하마드 호세임 박리와 국가안보위원회 핵심인물 알리 상카나, 이란의 핵과학자 등 20여명이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습과 암살 작전으로 제거됐다. 전쟁의 승패는 정밀한 작전으로 적의 핵심부를 정확하게 타격하는 데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해 두 차례 이란을 공습해, 이란의 방공망을 상당 부분 파괴해 놓은 상태에서 이번 이스라엘의 기습 타격 작전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스라엘이 보유한 강력한 공군력 비밀지난 2020년 7월 외교안보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NI)의 분석에 따르면 항공전 및 우주전을 담당하는 이스라엘 방위군(IDF, Israel Defense Forces) 예하 공군(AF, Air Force)의 특징은 자체 전투기 개발을 추구하는 대신 미국에서 도입한 전투기를 광범위하게 개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스라엘 공군의 가장 중요한 장거리 타격 플랫폼인 F-15i는 이스라엘 공군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대대적인 개량을 거쳤다. F-16i 등 이스라엘이 도입한 전투기는 예외 없이 항속거리를 늘리고 항전장치를 개선시켜 기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효과적으로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재탄생된다는 얘기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미 F-35i 전투기도 자신들의 전장 환경에 더 적합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을 완료했으며 여기에는 첨단 소프트웨어 수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는 현재 자체 개발해 전력화한 전투기 프로젝트가 없음에도 군수품과 항전장비 등을 포함한 내수용 부품뿐만 아니라 수출용 전투기 부품을 개발·판매하며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무인기(UAV) 시장에도 진출한 IAI는 이스라엘과 해외 모두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같이 이스라엘의 첨단 국방 분야는 민간 경제에 상당한 파급 효과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국가 산업 정책의 목표는 정확히 국방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하이테크 기술혁신에 초점을 맞춰 과감한 자원제공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이스라엘의 항공우주 전략과 미국과 관계의 건전성, 부품과 지원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있어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산업역량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는 플랫폼의 가용성과 지속적인 상호 기술 개발 협력이라는 두 가지 측면 모두에 해당된다는 분석이다. ■중동과 동북아 지정학적 문맥 차이...韓의 생존은?이란과 북한은 서방진영의 관점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체제, 핵폭탄 개발 또는 확보, 대량의 탄도 미사일 제조 능력 보유' 측면에서는 유사하게 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은 국제적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이미 미국 해군 항모 등 주요전력과 요격 시스템이 동원됐으며 지역 강국들의 태세도 주목된다. 군사 지정학에서 이란은 기본적으로 전 세계 원유의 20%와 LNG(액화천연가스)의 20%가 통과하는 페르시아만을 위협할 수 있는 국가다. 때문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국제 유가와 LNG 가격이 출렁일 가능성은 상존한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이란 간 충돌로 인한 중동의 확전 가능성에 대해선 이슬람권의 85~90%를 차지하는 수니파 중심의 온건 아랍국가인 사우디, UAE, 요르단 등은 약 10~15%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맹주 이란과 이란에 편승한 하마스, 헤즈블라, 후티가 약화되는 것에 대해서 절대로 싫어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최근 이란과 매우 가까운 동맹관계에 있던 시리아 아사드 정권도 축출돼 시리아는 친미 성향으로 기울어진 상황이다. 즉 이란은 미국을 공격할 힘이 없고, 미국도 공군과 해군 외 이란을 직접적 지상군 투입으로 침공해야 할 필요와 의지가 없기 때문에 중동에서의 확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군사전문가들의 주된 견해다.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핵심 목표인 이란의 테헤란 남쪽 160㎞ 지점의 산악지대에 위치한 ‘포르도 핵시설’ 등을 파괴할 수 있는 미국의 유일한 벙커버스터 GBU-57(MOP)에 관심이 쏠렸다. 미국이 일단 이란에 2주간의 유예기간을 주면서 무조건 항복을 권유한 이유는 미국 내 트럼프 지지층에 대한 여론 환기와 섣부른 핵시설 타격시 자칫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대규모 방사능 누출로 인한 국제 여론 악화, 이를 수습하려 깊숙이 개입하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국력이 소진되는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중러를 뒷배로 한 북한으로부터 촉발된 군사 충돌이 일어나면 아시아 서태평양 전체로 번지고 미국이 한발 비켜서 있는 게 아니라 미국이 직접적 핵심 당사자될 가능성이 크다. 주한미군과 유엔사의 후방기지가 있는 주일미군과 미 해군이 직접적 공격 대상이 되고 북한의 동맹인 중국, 러시아가 당연히 개입된다는 점에서 군사 지정학은 이란과 중동 혹은 한국과 동북아는 완전히 다르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북한은 지난 2022년 9월 8일 제정한 핵무력 정책을 법령에서 “국가 핵 무력에 대한 지휘통제체계가 적대세력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 사전에 결정된 작전방안에 따라 도발원점과 지휘부를 비롯한 적대세력을 괴멸시키기 위한 핵 타격이 자동적으로 즉시 단행된다”고 적시했다. 지난 16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현재 북한은 핵탄두를 50개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추가로 핵탄두를 최대 40개 만들기에 충분할 만큼 핵 물질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80% 이상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는 이같이 격변하며 공세성이 높아지는 지구촌의 대외환경에서 한국이 수세적 정책만으로는 국익과 안보를 담보할 수 없는 시대에 직면한 것도 분명하다고 짚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국은 규칙기반질서 현상을 잘 유지하는 한편 공세도 수세도 아닌 ‘주도성’과 ‘능동성’으로 적극적으로 국익을 찾고, 역동적으로 안보를 달성하는 자세와 지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선진강국이라는 정체성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강능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국제 외교무대에서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확장, 주도적 역할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제적 레버리지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총체적 억제력도 높이는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외교·안보 전략을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6-21 23:4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