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방부는 김선호 차관이 오는 21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최되는 제11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 ASEAN Defense Ministers' Meeting-Plus)에 참석하기 위해 20일 출국한다고 19일 밝혔다. ‘함께 평화, 안보, 회복력을 위하여’ 라는 주제로 열리는 ADMM-Plus 회의는 18개국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복합적인 안보위협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공조방안을 논의한다. 김 차관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규탄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촉구하는 한편,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해 대(對)아세안 협력 발전의지를 피력할 예정이다.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는 아세안 10개 회원국과 역내 주요 8개국 국방장관이 참가하는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주도의 국방분야 회의체(Track 1.0)로, 2010년 개설된 이래 역내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주요 다자협의체로 발전하고 있다. ADMM-Plus 회의 참가국은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8개국과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라오스,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10개국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19 15:53:10【파이낸셜뉴스 방콕(태국)=김기석 기자】"태국과 한국의 인연은 생각보다 깊다. 고려 때 태국에서 사신을 보낼 정도로 오래됐고 한국전에도 군인을 파병했다." 박용민 주태국대사에게 태국과 한국의 관계를 묻자 내놓은 답이다. 최근 주태국 한국대사관 집무실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박 대사는 "태국은 아세안 2위 경제국이자 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 아세안 국가, 한류 열풍이 가장 큰 나라"라며 "성장성과 친밀도에 비해 너무 저평가됐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인들의 한국 입국과 관련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면서 "한국 법무부와 잘 협의해 최선의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박람회, 코트라 ICT데이 등 태국에서 정부 및 기업 활동이 활발한데. ▲우리 정부는 인도태평양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이라는 전략적 목표와 정책을 기반으로 아세안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이전에는 한국과 태국 양국 간 협력이 인적 교류, 문화·관광 분야에 집중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태국의 지역적 중요성과 파트너십 강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콘텐츠, 농산, 교통, 친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정부 기관과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 K박람회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소비재 등 연관 산업의 해외판로를 개척하는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으로 주최했고 한국콘텐츠진흥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주관했다. 지난해 2회째를 맞이한 관계부처 합동 K박람회는 콘텐츠뿐 아니라 소비재 등 연관 산업의 해외판로를 개척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태국 방콕에 콘텐츠진흥원 태국비즈니스센터가 개소했다. 콘진원 비즈니스센터는 동남아에서 인도네시아·베트남에 이어 세 번째 개소한 것으로 현재 법인 설립을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에서 가장 성장성이 큰 산업은. ▲태국의 아세안 내 경제적·지정학적 위상에 비해 베트남, 싱가포르 등 다른 아세안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와의 협력이 미약하다. 그러다 보니 태국의 관광산업 외에는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태국은 아세안 내 국내총생산(GDP) 2위, 무역규모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의 아세안 내 교역은 5위, 투자 8위국 수준이다. 한태 교역규모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2010년 이후 꾸준히 100억달러를 상회해왔으며, 2022년 기준 한태 교역액은 165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2년을 기준으로 태국 입장에서 한국은 교역 12위이며, 외국인투자는 7위 국가다(한국 입장에서 태국은 교역 19위). 2022년 한국과 태국의 교역액(165억달러)도 한국·베트남 교역규모의 6분의 1, 누적 투자액은 아세안 전체의 3%에 불과하다. 그러나 태국은 아세안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식품(쌀, 과일, 가공식품 등) 수출국이다. 또 전기·전자 산업이 발달했다. 태국 산업은 1차산업 8%, 2차산업 35%, 3차산업 57%로 구성되며 제조업 비중은 27%로 아세안 1위다. 한국 제조업 비중 27.5%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의 태국 진출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우선 일본 기업이 밸류체인을 선점했다는 인식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대태국 제조업 투자·ODA를 통해 경제협력을 확대, 일본 자동차·전기전자 업체 중심의 공급망을 이미 형성했다. 우리 기업들은 다수 대기업 및 협력업체 진출로 우리 산업과 밀접한 밸류체인이 이미 형성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태국은 ①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으로 소비시장이 활성화됐으며, ②인근 메콩지역(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메콩국가들이 주요 소비·산업재, 방송 등 문화 분야도 태국에 의존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태국은 메콩 진출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아직 밸류체인이 일본 기업에 편중되지 않은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이 진출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내연차는 이미 일본이 9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태국 정부가 육성하고자 하는 전기차의 경우 최근 중국(BYD, MG 등), 대만(폭스콘) 등이 적극 진출하여 밸류체인이 변화하고 있다. ―태국에 진출할 때 유의할 점은. ▲태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비재 시장의 경우 전 세계 대부분의 브랜드가 태국에 이미 진출해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타깃수요층에 대한 철저한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진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 금융분야도 잘 검토해야 한다. 태국은 외국계 은행 신설을 불허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계 은행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자금조달·운용 방안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최근 태국 정부는 가상은행 중심으로 신규 허가를 검토 중이며, 우리 대사관에서도 희망하는 우리 금융기관이 태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3개 은행이 철수한 후 영업허가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태국인 고용규제도 알고 진입해야 한다. 현재 태국에는 외국인을 한 명 고용할 경우 태국인 4명 고용 의무 등 노동 관련 규제가 있다. ―한국에 대한 태국인들의 인식은. ▲기본적으로 한류가 태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태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인식은 우호적이다. 특히 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블랙핑크 리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국 중심부가 아닌 지방 출신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예인이 되어 태국인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됐다. 한국 연예계 활동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만큼 태국인들에게 한국은 세계무대로 나아가는 관문이 됐다. 또 전 세계 초중고에서 가장 많이 한국어 정규수업을 받는 나라가 태국이다.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브랜드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는? 글로벌 브랜드와 격차는. ▲태국에서는 K콘텐츠, K팝 등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고 이와 관련해 한국 음식 등 소비재가 성장하고 있다. 세타 정부는 지난해 9월 국가소프트파워전략위원회(위원장 총리)를 설치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등을 벤치마킹하여 태국콘텐츠진흥원(THACCA)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와 연계해 한국 드라마·영화 등에 등장하는 한식, 그중에서도 한국 라면의 인기가 상당히 높다. ―지난해 태국인 입국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 원인은. ▲태국은 우리나라와 1981년 사증면제협정을 체결한 국가로, 그간 태국인은 비자 없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 내 태국인 불법체류자가 15만명을 넘으면서 전체 태국인 체류자 중 불법체류가 77%에 달하자 우리 법무부에서 불체율을 낮추기 위해 태국인에 대한 ETA 거절률을 높이고, 입국심사도 엄격하게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사랑이 깊으면 배신감도 커지듯이 비자면제국이었던 한국이 다시 사실상 태국인에게 비자를 요구하는 것처럼 비치자 그간 수시로 한국을 방문했던 태국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진 것이다. 태국 정부는 일본도 태국과 무비자인데 일본에는 불법체류 태국인이 적은 것을 근거로, 불법체류자를 고용하는 한국 기업들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 부임 전 우리 법무부를 방문하여 논의도 했고 개선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면서 국내 관계부처와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대사관 차원에서도 현지 태국인들 사이에 반한감정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공외교를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태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수는. ▲현재 태국 내 우리 동포 규모는 약 2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 기업 약 400개사가 태국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동포 규모는 코로나19 당시 1만8000명가량으로 감소했다가 이후 증가하는 추세다. ―향후 주요 계획은. ▲태국은 잠재력이 뛰어난 공장인 동시에 시장이다. 우리 기업 진출 확대와 양국 간 교역증대를 우선과제로 여기고 있다. 태국의 별명이 '미소의 나라'다. 태국 사람들의 성향이 별명이 된 것이다. 심각한 교통체증 속에서도 클랙슨을 울리지 않을 정도로 태국인들은 타인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친절함이 몸에 배어 있다. 그런 태국 사람들에게 '한국인 특유의 친화력과 뚝심'을 보여주면서 진심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 박용민 주태국 한국대사 약력 △1966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영국 케임브리지대 국제관계 석사 △주미국일등서기관 △북핵협상과장 △주일본참사관 △주유엔공사참사관 △주르완다대사 △아프리카중동국장 △주센다이총영사 △국립외교원 경력교수 △다자외교조정관 △주태국대사 kkskim@fnnews.com 김기석 김윤호 기자
2024-01-07 18:33:35[파이낸셜뉴스] 외교부는 24일 우리 군 수송기 3대를 아프간 인근국에 파견해 현지인 조력자를 국내로 이송하는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분들은 수년간 대사관, 한국 병원, 직업훈련원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 조력자들의 구체적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 "한국 정부가 아프간에서 한국군과 한국의 구호인력을 도운 아프간인 약 400명을 귀국시키려 미국과 공조하고 있다"며 "이 조력자 대부분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아프간에 파병된 한국군을 도왔거나 2010년부터 2014년 재건임무에 참여한 의료인력·기술자·통역자"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에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처음 꺼냈을 때 한국 정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수송과 지리적 이유 등으로 아프간 난민 수용국가에서 한국과 일본이 제외됐다"고 전했다. 전날인 23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아프간 난민을 국내에 수용하는 문제에 대해 "지금은 그런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대아프가스탄 협력 사업에 함께했던 현지인들 중 국내 이주 희망자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기존에 국내에 체류 중인 아프간인들에 대해서 '인도적 특별체류 허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 때도 합법 체류자 중 국내 체류 희망자는 현지 정세가 완화된 후 자진 출국할 수 있는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1-08-25 00:25:58한국을 향한 산유국 이란의 언사가 매우 거칠다. 한국과 미국을 '종속관계'에 비유하는가 하면 한국 두 곳의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동결돼 있는 석유대금을 주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올 초 호르무즈해협 파병 직전엔 '단교' 가능성까지 경고했다.그런 이란이 일본에 대해선 좀 태도가 다르다. 일본 역시 미국의 대이란제재 참여국이다. 일본 자위대의 호르무즈해협 독자파병 결정 당시엔 "이해한다"고 했다. 똑같이 독자파병을 택한 한국에 대해선 "유감이다"라고 반발했다. 일본엔 이란을 상대하는 몇 가지 필살기가 있다. 엔화 파워와 '오모테나시'라고 하는 지극정성 외교 두 가지다. 외교현장에선 이 두 가지가 잘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미·영·러 등이 이란 석유대금 송금제재를 일시 완화한 적이 있다. 2014년 2월의 일이다. 당시 국제사회에서 1등으로 이란에 송금을 한 나라가 일본이었다. 액수는 약 5억5000만달러(약 6600억원)였다. 게다가 2010년께부터 미국의 달러거래 규제를 피해 3대 결제통화인 엔화로 대금결제를 전환했던 터라 국제적으로 태환성이 없는 원화계좌로 마냥 쌓아둘 수밖에 없는 한국과는 상황이 달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이란 중재외교 실패로 일컬어지는 지난해 6월 이란 방문 후 그해 12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일본을 답방했다. 당시 로하니 대통령은 일본의 호르무즈해협 독자파병, 석유대금 결제 등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어떤 설득과 어떤 복안을 소상히 들었던 모양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귀국 후 석유대금 문제에 대해 일본이 제재를 피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파병에 대해서도 조용하다. 중재외교는 실패했으나 대이란 외교 면에선 나름의 성과가 있었던 것이다. '닛쇼마루호 사건'으로 양국 관계의 끈끈함을 설명하기도 한다. 1953년 이데미쓰라는 석유회사의 창업자인 이데미쓰 사조가 영국의 대이란 봉쇄선을 뚫고, 격침 우려에도 닛쇼마루호라는 유조선을 이란에 보내 이란과 거래를 튼 사건을 말한다. 이란은 사실 일본의 주요 원유수입국도 아니다. 이란산 원유는 전체 수입량의 5%(6위)에 불과하다. 그에 비하면 상당한 공이 들어간 것이다. '가성비 외교'로는 좀 손해다. 생각보다 국제사회엔 일본의 '친구'들이 꽤 많다. 인도, 베트남, 호주, 미얀마 등이 일본의 숨겨진 우방들이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방일했을 때는 아베 총리가 별장으로 초대해 극진히 환대했다. 베트남에 대한 일본의 공적원조(ODA)는 부동의 1위다. 액수도 한국(2·3위 수준)의 약 10배다.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하노이 롯데호텔 근처 일본대사관 앞엔 뙤약볕 아래 일본비자 신청 줄이 장사진을 이뤘다. 마치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 비자 신청 줄과 흡사하다. 한·일 간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 당시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국이 역전승을 거두고도, 제네바 현지 상당수 회원국들의 분위기는 되레 일본에 우호적이었다고 한다. 역대 정권마다 양념처럼 빼놓지 않고 있는 '한국외교 다변화', 공허한 목표가 아니었는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도쿄특파원
2020-07-28 17: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