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의 명문 인민대 박사과정 여학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도교수가 성희롱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22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자신을 인민대 인문대에서 공부한 왕디라고 밝힌 이 여학생은 전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린 59분짜리 영상에서 자신의 신분증을 잠깐 들어 올려 보여준 뒤 미투(나도 당했다) 폭로를 했다. 마스크를 쓴 채 영상에 나온 왕디는 인민대의 전 부학장이자 전 공산당 대표였던 자신의 지도교수가 물리적, 언어적으로 성적인 괴롭힘을 가했고 성적 접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박사학위 취득을 막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왕디는 이 교수가 2년 넘게 자신에게 무보수로 많은 임무를 시키고 질책했으며 그를 거부하자 졸업을 못 하게 하겠다고도 했다고 밝혔다. 왕디는 교수가 2022년 5월 사무실로 와달라고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와 한 남성이 강제로 키스하려고 하자 여성이 저항하는 음성이 담긴 파일을 성희롱 증거라며 공개했다. 왕디는 "지금 이 순간, 나는 더는 참을 수 없고 물러설 곳이 없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영상에는 이날 오후 220만개의 '좋아요'가 달렸고 많은 누리꾼이 교수의 법적 처벌을 요구하며 왕디를 지지하는 댓글을 달았다. 인민대는 폭로 하루 만인 이날 저녁 이 교수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인민대는 웨이보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 사안을 조사한 결과 제기된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교직과 교육의 원래 임무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교수의 행동은 당의 규율과 학교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해고와 함께 그의 당적을 박탈하고 법에 따라 당국에 이번 사건을 보고했다고 알렸다. 인민대의 발표 후 왕디가 웨이보에 올린 영상은 사라졌다. AP는 "중국에서는 공개적인 성희롱 고발이 세계적인 미투 운동 직후 반짝 증가했다가 중국 정부에 의해 빠르게 묵살되면서 최근 몇 년간 드물었다"라며 "중국공산당은 강력한 사회적 운동을 안정과 자신의 권력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미투 사건 중 하나는 2021년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웨이보를 통해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가 대중의 눈에서 사라진 일이라고 짚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7-23 01:54:26[파이낸셜뉴스] 자신에 대한 성희롱 의혹을 폭로한 17세 여성의 신분증을 공개하고, 허위 내용이 담긴 글을 게재한 혐의를 받는 시인 박진성씨(43)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애인하자" 메시지 보냈다가 미투 당하자 "무고" 주장 지난 9일 대전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구창모)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추가로 박씨를 법정 구속했다. 박씨는 2019년 3월 29일부터 같은 해 11월 26일까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무고는 중대 범죄', '허위로 누군가를 성폭력범으로 만드는 일이 없길 바란다' 등 11차례에 걸쳐 자신에 대한 성희롱 의혹이 허위라는 입장을 주장했다. 앞서 박씨는 2015년 9월 당시 17세였던 여성 A씨에게 SNS 메시지로 "애인하자"라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메시지를 여러 번 전송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문화계 미투(Me Too) 운동이 벌어졌을 때로, 2016년 10월경 이같은 내용이 공개됐다. 이에 박씨는 강하게 부정하고, 피해자인 A씨의 주민등록증을 게시한 뒤 실명을 공개했다. 1심서 집행유예.. 2심서 징역 1년 8개월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실명을 포함한 인적 사항을 공개하는 등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일으켰으나, 피고인이 관련 민사사건의 항소를 취하한 점을 고려했다"라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와 검찰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이날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다 공소가 제기된 후 트위터를 폐쇄하고 선플 달기 운동을 하는 등 반성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터무니없는 인신공격을 막으려는 행동을 한 적도 없고 고통에 공감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현재까지도 피고인의 행위로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가벼운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시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1-10 07:38:06[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미투’ 운동 촉발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유명 방송인이 피해자에게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5년만에 취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의 유명 진행자 주쥔(59)은 저우샤오쉬안과 그의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취하했다. 저우샤오위안도 지난 21일 중국 법원에서 소송 취하가 받아들여졌고 말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양측 사이에 어떠한 합의나 협상도 없었다고 전했다. 또 주쥔이 왜 소를 취하했는지에 대해 전해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저우샤오쉬안은 2014년 CCTV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당시 주쥔이 자신을 분장실 벽으로 밀어붙이며 강제로 입맞춤했다고 2018년 폭로하고 그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법원은 1심과 2심에 이어 재심 신청에서도 증거불충분으로 기각했다. 아울러 저우샤오쉬안과 지지자들의 미투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삭제되거나 정지됐다. 그는 저우샤오쉬안의 폭로가 나오자 허위사실이라며 즉각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저우샤오쉬안은 중국 미투 운동의 선구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5년간의 재판은 중국에서 성희롱 피해자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줬다고 SCMP는 지적했다. 저우샤오쉬안은 “마음속으로는 주쥔이 소송을 취하하기를 바랐다”며 “너무 지쳤고 이 문제에 대처할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라며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주쥔에 대한 내 고소는 중국의 성희롱 피해자들이 얼마나 많은 증거를 제시해야 하고 얼마나 많은 입증 부담을 안아야 하는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09-26 17:49:45[파이낸셜뉴스] 배구 선수 이다영이 선배 김연경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ME TOO'(미투)를 암시하며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을 넣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다영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투(MeToo·나도 당했다)라고 적힌 그림을 공유했다. 그는 "진정 어린 사과와 반성을 마지막까지 기다렸지만 이제 돌아갈 다리는 없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시태그(#)에 '대한체육회스포츠윤리센터', '국가인권위원회'를 태그하며 "마지막 단계는?"이라고도 올렸다. 이다영은 최근 SNS를 통해 김연경에 대한 폭로를 여러 차례 이어가고 있다. 김연경으로부터 직장 내 갑질과 성희롱 등 피해를 봤다는 게 이다영의 주장이다. 앞서 이다영은 "(김연경이) 예전부터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 왕따는 기본이고 대표팀 애들 앞에서 저를 술집 여자 취급하고 싸 보인다고 나가라고 했다. 강남 가서 몸 대주고 오라고 욕하고 힘들게 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SNS에 "때론 말이 칼보다 더 예리하고 상처가 오래 남는다. 2018년 선수촌, 2019년 월드컵 일본"이라는 글과 함께 직장 내 성희롱 판단 기준이 명시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대표팀에서 반복적으로 했던 성희롱, 흥국생명에서 했던 왕따와 직장 폭력, 갑질 행위를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올리면 가장 숨기고 싶어 하는 그것만은 영원히 비밀로 해주겠다"라며 김연경과 함께 나란히 누워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다영은 한국배구연맹(KOVO) 선수고충처리센터에도 신고를 했지만 결정적인 증거와 구체적 증언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OVO 측에서는 이다영의 신고에 대해 증거자료 불충분으로 인해 명확한 조사가 어렵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9-15 14:31:55[파이낸셜뉴스] 미투젠이 엔터테인먼트 기업 고스트스튜디오의 경영권 지분 100%를 인수 결의하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10월 초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고스트스튜디오’로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 미투젠은 21일 이 같이 밝히고 "이번 M&A는 인수대금 320억원 중 124억원은 현금, 196억원은 2020년 8월 상장 이후 2021년부터 4차례에 거쳐서 매입한 자사주 약 160만주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미투젠은 고스트스튜디오를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사명변경을 계기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게임과 웹툰사업에서 나아가 드라마 제작, 연예매니지먼트 등을 총 망라한 K콘텐츠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이다. 고스트스튜디오는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네임'의 제작자로 유명한 최명규 대표가 설립한 종합 콘텐츠 제작사다. 고스트스튜디오는 현재 44명의 배우들을 보유하고 있고 드라마 제작 및 웹툰사업 등 다변화된 플랫폼 및 콘텐츠 유통시장 환경에 맞춰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한다. 손창욱 미투젠 의장은 “이번 M&A를 통해 미투젠은 게임, 웹툰사업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글로벌 K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규 고스트스튜디오 대표이사는 “미투젠과 K콘텐츠 산업에 발맞춰 글로벌 사업을 펼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소속 배우들과의 두터운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활발한 매니지먼트사업을 이어가고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 영화 콘텐츠 제작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3-08-21 09:26:36[파이낸셜뉴스] "선생님, 저는 무기가 많아요. 학부모회, 학운위(학교운영위원회) 다 내가 학부모 위원인 거 아시죠? 내가 어디 글이라도 올리면 감당 가능해요? 내가 아동학대로 고소해야겠어요? 우리 애가 선생님 싫대. 근데 내가 학운위라 교장선생님 봐서 참아주는 거야." 한 특수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들은 폭언이라며 이를 공개했다. 서울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교사들의 교권 침해 '미투' 운동이 확산하면서다. 학부모의 악성민원과 학생들의 수업방해에 멍든 교사들의 분노는 대규모 집회로까지 번지고 있다. 서울 광화문으로 뛰쳐나온 교사들은 추락한 교권을 확보하고 보다 합리적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당국은 연일 간담회를 열고 '교심(敎心)달래기'에 나섰으나 악화된 여론을 수습하기는 당분간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으로 결집한 교사들…쏟아지는 '미투'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주 토요일인 5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 인근에선 공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는 교사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교사들이 주말에 집결해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은 지난달 22일과 29일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주최 측 추산 집회 참여 규모는 1차 5000명, 2차 3만명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 주말 열리는 3차 집회에선 더 많은 인원이 몰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온라인 교사 커뮤니티에선 9월 초까지 매주 주말 집회를 열자는 제안까지 나오는 상태다. 교사들은 온라인 공간을 통해 학부모에 들은 악성 민원 사례를 폭로하는 교권침해 '미투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경기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21일 교권침해 '미투' 사이트를 열었으나, 일주일도 채 되기전에 현재 용량을 초과할 정도로 신고가 쏟아져 운영을 중단했다. 사이트는 개시 나흘 만에 2000여개에 육박하는 악성민원 사례가 접수됐다고 전해진다. 접수된 악성민원은 "자녀가 졸업할 때까지 결혼이나 임신을 미뤄달라", "자녀가 특목고에 가야 하니 성적을 올려 달라",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 줄 아냐" 등 악의적인 요구를 하거나 협박한 사례가 대다수라고 한다. 경기교사노동조합은 미투 사이트를 닫은 대신 교권침해 사례를 수집하고 설문조사를 진행해 향후 대책마련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OBJECT0# 여전히 허술한 교사 안전망, 달라질까?교권침해 피해 교사들을 위한 안전망은 여전히 허술하기만 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요청으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실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시도교육청에서 교사의 소송비를 지원한 횟수는 10건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 지원받은 횟수를 합산해도 31건밖에 되지 않는다. 서이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A씨 역시 충분한 피해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학교 측에 10차례 상담을 신청했다. 이 중 2건은 A씨 학급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은 사건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를 두고 학교 측의 상담이 형식적인 수준에서만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6년 차 교사 B씨는 "교권침해를 당해도 제대로 된 지원을 기대할 수 없고 일일이 공론화시키기도 어려워서 교사가 혼자 인내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스스로 견디려 해도 그러지 못해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권침해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교육당국은 현장 교사들을 만나며 달래기에 나섰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각자 교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현재까진 교사의 교육활동 권한을 구체화하고, 교사가 학부모 악성민원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향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교권 침해와 관련해 논의되는 방안이나 법안들이 대부분 비슷할 정도로 공통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음달 발표되는 교권보호 종합대책이 현장 교사들의 니즈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3-07-29 20:38:10[파이낸셜뉴스] 최근 일본에서 '불닭볶음면'과 유사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일본의 'K푸드 베끼기' 논란이 화제가 됐다. 라면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그것도 선두기업인 닛신식품이 한국기업의 제품을 베꼈다는 점은 글로벌 K푸드의 인기를 방증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일본 라면회사의 K푸드 베끼기 논란은 앞서 40여년 전에도 있었다는 점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K푸드 베끼기 대상은 농심 '너구리'였다. 시기도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 농심은 1986년 너구리 수출을 시작하며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농심 관계자는 "당시 미국 라면시장은 거의 일본 회사들이 휩쓸고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러나 너구리가 등장하자 판도가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깊고 개운한 국물맛과 오동통하고 쫄깃한 면발이 특징인 너구리가 미국 교민 사회를 시작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일본 라면회사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내 너구리를 모방한 미투제품 '막장 우동'을 출시했다. 제품 포장지에 한글로 제품명을 표시해 마치 한국 제품인 것 처럼 혼동을 줬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미투 제품의 결과는 처참했다. 너구리의 독보적인 맛까지는 미처 따라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막장 우동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대신 너구리는 아직까지도 승승장구 중이다. 이후 너구리는 영화 기생충 덕분에 또 다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영화 기생충에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면서다. 별칭까지 생겼다. 너구리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RtA'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는데, 이는 너구리 포장지를 거꾸로 뒤집으면 알파벳 R, t, A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농심 관계자는 "너구리는 신라면보다 앞서 미국에 먼저 진출해 농심 브랜드를 먼저 미국 시장에 자리잡게 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미투제품까지 등장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너구리에 힘입어 뒤 이어 진출한 신라면도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2021년 신라면은 출시 35년만에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서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는 라면이 됐다. 이제 세계인이 사랑하는 매운맛이 되어 전세계를 울리고 있는 제품이 된 것이다. 너구리로 시작해 신라면으로 평정한 미국 시장에서 농심의 위상은 지속 상승 중이다. 교민들이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먹던 라면이 이제는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았다.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이뤄냈으며, 2018년에는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현지 유통점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지르며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식품이 됐다. 2020년 미국 뉴욕타임즈는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제2공장으로 또 하나의 심장을 장착한 농심은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수년 내 일본 토요스이산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인 일본 닛신은 17.6%로 농심과 7.6%p의 점유율 차이를 두고 뒤쳐져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농심의 상승세다. 지난 2017년 일본 닛신을 꺾은 데 이어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며 3위와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2025년까지 미국시장에서 8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수년 내 미국 시장 1위 역전의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3-07-12 13:11:50[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역도 국가대표 출신인 ‘역도 영웅’ 장미란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40)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발탁된 이후 일부 야권 지지자들이 온라인상에서 장 교수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장 교수를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장미란, 체육계 위해 한 일 없다" 비난 안 의원은 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미란 문체부 차관 임명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며 “물론 엘리트 선수 출신 차관임명 자체만으로 자질 시비를 거는 것에 동의 할 수 없다. 문제는 체육행정 1인자로서 리더십과 능력”이라고 운을 뗐다. 안 의원은 “대통령실은 체육의 공정과 상식을 실현할 적임자라고 차관 임명 이유를 밝혔다”며 “그런데 장미란 차관이 지금까지 체육단체통합, 학교체육정상화, 스포츠클럽육성, 체육계비리척결 등 한국체육개혁과 선진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 흔적은 아쉽게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체육계의 산적한 현안과 갈등을 풀 리더십을 보여준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2019년 심석희 선수 미투와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으로 체육계가 떠들썩했을 때에도 장미란 교수는 침묵했다”며 “체육계의 공정과 상식을 실현하기 위해 이렇다 할 노력은 하지 않고 현실을 외면해온 장미란 선수를 체육계 공정과 상식을 위해 발탁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적었다. "최순실 체육농단 들러리 체육혁신위 활동 이력" 지적 그러면서 안 의원은 “2015년 김종 차관과 최순실이 체육농단을 위해 들러리로 내세운 체육혁신위원회에 활동한 이력이 이채롭다”며 “최윤희 선수에 이어 장미란 선수 같은 스포츠 영웅들이 정치적으로 소비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장 교수가 문체부 2차관에 임명됐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을 비롯한 친민주당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 교수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게시글과 댓글이 다수 게시됐다. 이에 국민의힘이 장 교수를 엄호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장 교수의 삶의 궤적을 돌아볼 때, 윤석열 정부의 문체부 2차관으로 손색 없는, 공정과 상식에 부합한 인사”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일부 ‘개딸’ 및 야권 극렬지지자들은 장 교수에 대해 ‘윤석열 부역자’, ‘친일파 전향’ 등 정파적 비난을 넘어 ‘역도 선수가 뭘 안다고’, ‘운동선수가 뇌까지 챙기며 살긴 어렵다’등 스포츠 비하와 인신공격에 이르는 묻지마 비난까지 쏟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2019년 당시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한 최윤희 전 문체부 차관 역시 운동선수 출신인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어떠한 정치 활동이 없었던 장미란 선수에 비해 최 전 차관은 제19대 대선에서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한 경력 때문에 ‘보은 인사 논란’까지 있었다”며 “자기편에 관대하고, 상대편은 없는 흠까지 만들며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 정치 팬덤의 모습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탄식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7-03 07:29:13[파이낸셜뉴스] 대만 연예계에서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돼 관련 유명인들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의 '국민 MC'로 불리는 한 연예인이 가해자로 지목된 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년 전, 17세때 성추행 당했다" 한 여성의 폭로 지난 19일 대만 중앙통신사 보도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40분경 타이베이 소방국에는 50대 남성이 자해를 해 응급처치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남성은 대만의 방송인 미키 황(51·黃子佼)으로, 병원 이송 이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키 황이 자해를 시도한 것에 대해 같은 날 오전 성추행 가해자로 몰린 것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는 '조피아'라는 인물이 10여년 전 유명 연예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조피아는 17세였던 당시 자신이 작곡가 지망생이었다며, 대만 연예계에서 유명했던 한 남성 MC를 우연히 알게 됐다가 차 안에서 성추행을 당할 뻔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해당 MC로부터 한 호텔에 초대받은 뒤 예술 전시에 필요하다며 반라 상태에서 사진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조피아는 "당시 너무 어렸고 어리석었다. 이 모든 일을 함구하고자 했었다"라며 "최근 전국적인 미투 운동이 일고 가해자가 TV에서 긍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을 보자 온몸이 떨리고 참을 수가 없었다"라고 했다. 미키 황 "미투 이후 늘 불안했다" 가해자 시인 사건과 관련해 가해 남성에 대한 실명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키 황이 유력한 인물로 떠올랐고, 미키 황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과 영상을 올리며 사실상 미투 가해자임을 시인했다. 미키 황은 "미투 운동이 시작된 이래 계속 불안한 마음이었다. 아내와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한 뒤부터 달라지려고 열심히 노력했다"라며 "아내는 과거의 일을 모르고 있다. 잘못된 행동을 저지른 것을 후회한다"라고 했다. 그는 또 어린 시절 어머니의 불륜이 큰 그늘을 안겼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글과 영상은 1시간 후 삭제됐고, 미키 황의 SNS 계정 역시 사라진 상태다. 한편 미키 황은 2020년 스무살 연하의 배우 서머 멍(孟耿如)과 결혼해 슬하에 딸을 두고 있다. 그의 아내 멍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남편은 좋은 사람, 좋은 연예인,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했다"라며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 뒤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6-20 06:40:00[파이낸셜뉴스] 송혜교의 복수극 ‘더 글로리’가 국제적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그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태국에서 한 유명 배우가 자신의 학창시절 폭력을 사과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극중 송혜교가 학창시절 당한 학교폭력이 실화에 기반을 뒀다는 사실에 격노하는 분위기다. ‘더 글로리’ 넷플릭스 비영어 부문 1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 11일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에 영혼까지 붕괴된 문동은(송혜교 분)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다. 해외 매체들은 “송혜교는 미묘한 연기를 통해 상처 입은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1분 만에 문동은의 복수를 수긍하게 된다”(포브스)등의 호평을 했다. 주목할 점은 사회적 파장이다. 전 세계에 ‘미투운동’이 일어났던 것처럼 ‘더 글로리’를 매개로 학교폭력 방지와 예방을 위한 사회적 움직임이 일어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일단 태국에서는 유명 배우가 학창시절 자폐증을 가진 학생을 괴롭혔다는 의혹이 일자 지난 8일 사과하며 “친구에게 상처를 줘서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평생 죄책감을 느끼고 살 것”이라고 밝혔다. 안길호 감독은 앞서 “'더 글로리'가 말하고자 하는 건 보편적인 정서다. 복수를 하는 과정과 심정들은 어느 나라에 있는 사람들이 봐도 강한 메시지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화라니 끔찍” 네티즌 분노 국내에서는 시리즈 속 사건이 실화였다는 사실에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극중 송혜교는 고데기 열체크 폭력을 당한다. 일명 ‘고데기 온도 체크 학폭'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6년에 발생했다.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A양이 한 달 가까이 동급생 3명에게 고데기와 옷핀 등으로 폭행을 당해 팔·다리·허벅지·가슴 부위에 상처를 입었다. 당시 주범 가해자 1명은 구속되고 대처가 미흡했던 학교와 교사는 행정처분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당시 해당학교에 다녔던 학생들은 누가 가해자인지 다 안다며, 그는 잘살고 있다고 전해 공분을 자아냈다. '더 글로리'는 실제로 충북 청주시 한복판에 있는 중앙공원과 은행나무 등에서 로케이션도 진행했다. 극중 송혜교와 이도현이 나무 밑에서 바둑을 두는 장면이다. 극중 송혜교의 복수에 동참하는 이도현의 가족사도 실화를 엮어서 직조됐다. 의사 주여정(이도현 분)은 의사 집안에서 자란 유복한 인물이나 아버지를 살해한 사이코패스 환자가 수감 중에 반성 없는 사과 편지를 계속 보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정신과 의사 살해사건’은 2018년 발생해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피해 의사는 당시 위험을 감지하고 대피하던 중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리다 변을 피하지 못했다. 범인 박모씨는 5세부터 경증 자폐가 있었고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학교폭력과 왕따를 당했으며, 군 제대 후 직업 없이 집에서만 은둔생활을 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살인사건 가해자가 피해자 가족에게 편지를 보낸 사건은 2015년 요양원 원장이 경영사정이 어려워지자 입소자 아들에게 돈을 빌렸다가 돈을 갚지 못하자 살해한 사건과 닮았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아들에게 “재판장에게 탄원서를 제출해라. 나중에 감사 인사하러 가겠다”“어디로 이사 가든 반드시 찾아서”등의 편지를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보도됐다. 이밖에 극중 학교폭력 주동자 박연진(임지연 분)의 모친과 점집의 연관성도 관심을 받고 있다. 무속인이 손님인 젊은 여성을 속여 해외 성매매 업소나 고위층 성매매를 알선한 실제 사건이 모티브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1-12 16: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