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우크라이나에서 중동의 팔레스타인, 동남아 미얀마까지 중국의 중재 외교가 속도를 내고 있다. 중재 외교의 확대는 부쩍 커진 중국의 영향력과 역할을 보여준다. 전쟁과 분쟁 속에 있는 양 측의 입장을 조정하고, 평화를 중재해 온 것은 그동안 미국의 독자적인 영역이었는데, 중국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 위상을 잠식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외교적 위상과 영향력 증가는 경제 침체 속에서도 오히려 커진 위안화 결제액 규모에서도 나타난다. 중국이 국경 간 거래에서 사용한 위안화 결제액 규모는 지난 7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올 7월 중국이 각국과 국제 거래에서 사용한 통화의 53%가 위안화였다. 2021년 7월 4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사이 위안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중국의 신용도가 그만큼 높아졌고, 커진 영향력과 입김을 보여준다. ■중국, SCO와 BRICS 등 다자기구 통해 글로벌 영향력 확대중국은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중견 개발도상국 모임인 브릭스(BRICS) 등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영향력을 높여왔다. 여기에 더해 아프리카정상회담 등의 지역 조직들과의 긴밀한 유대를 쌓아가면서 영향력을 계속 넓혀나가고 있다. 중국은 4일부터 3일 동안 베이징에서 아프리카 정상들을 초청해 아프리카정상회담을 연다. 지난 7월 21~23일 중동의 '견원지간'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집권당 파타 등 14개 정파가 베이징에 모였다. 중국의 중재 아래 화해를 위한 협상 자리에 함께 한 것이다. 적대적인 하마스와 파타는 사실상 내전을 벌여왔다. 베이징에서 화해를 위한 협상 자리에 함께 했다는 것 만으로도 커진 중국의 위상을 보여준다. 중국의 왕이 중국공산당 정치국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4월에도 '평화중재자'를 자임하면서 베이징에서 하마스와 파타간 평화 회의를 주선했었다. 글로벌 국가로서 높아진 중국 위상을 보여준다. 팔레스타인의 14개 파벌 대표들은 7월 23일 '분열을 끝내고 단결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베이징 선언'을 도출해 냈다. 조정자인 왕이 부장은 7월 23일 화해 대화 폐막식에서 가자 분쟁 해결을 위한 중국의 '3단계 조치' 제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14개 파벌의 대화와 대단결을 실현이 의의"라고 평가했다. ■중국 중재로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광저우에서 러시아와 휴전 의사 발표중국은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을 중국으로 불러들여 회담을 가졌고 우크라이나의 전향적인 입장도 이끌어 냈다. 쿨레바 장관은 7월 24일 왕이 외교부장과 중국 남부 광저우에서 회담을 갖은 뒤 3년 째 전쟁 중인 러시아와 대화·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대화·협상을 하기를 원하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중재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은 자국의 해결책을 상대방에 제시하면서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 ■미얀마 양 당사자 모두 중국 불신한편 중국은 미얀마에서는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인도양의 길목을 막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 미얀마에 중국은 수 십년 동안 공을 들여 왔는데, 정부군과 반군의 갈등 격화 속에 중국의 양다리 전략이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은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4년 째 전투가 이어져 온 미얀마 군부 정권과 그에 맞선 무장 반군에 평화 회담을 통한 해결을 주문하며 양자를 오가는 중재 외교를 펼쳐왔다. 중국은 군부에 우호적이면서도 반군과 척지지 않는 양다리 외교에 대해 양측 모두 중국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6일 "중국이 미얀마 군부와 반군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지만, 사태 악화로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싱크탱크 타이허연구소의 인이항 연구원은 "미얀마 군부 내에 중국 간섭이 지나칠 뿐 아니라 반군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과 불신이 팽배하며, 중국과 군부 관계도 위험에 처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미얀마 군부 정권을 지지해왔지만, 2021년 쿠데타 이후 집권 세력인 흘라잉 군부와 거리를 둬왔으며, 반군과 4년째 전투를 지속하는 현 군부 정권의 '능력 부족'에 불만을 가져왔다. ■미얀마 반군의 힘 커지면서 손실 커진 중국미국평화연구소(USIP)의 제이슨 타워 연구원은 "미얀마 군부가 반군과 전투에서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과 미얀마를 연결하는 송유관 건설 구간의 3만㎢가량을 빼앗겼다"면서 "힘의 균형이 반군에 쏠렸고, 중국은 심각한 손실을 봤다"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달초 중국과 국경인 샨주의 주도 라시오를 반군 MNDAA가 점령한 걸 계기로 중재 행보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14일 왕이 부장은 미얀마를 방문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난데 이어 20일에는 베이징에서 줄리 비숍 유엔 미얀마 특사를 만나 "미얀마 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의 건설적인 역할을 지지한다"라고 유엔의 역할을 촉구하기도 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미얀마 군사 정권이 추진 중인 거국 선거에 대한 지원 방침을 밝히는 등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지난달 16일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란창강·메콩강 협력회의(LMC)에 참석한 왕이 부장은 "중국은 미얀마가 내부적으로 정치적 화해를 이루고 선거를 통한 민주화의 재개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얀마 내전 상황에 대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강조해왔지만, 군부에게 선거 진행을 돕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스템슨센터의 윈쑨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미얀마 혼란과 무정부 상태가 자국에 안보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본다"라며 "왕이 부장이 미얀마를 찾은 건 군부 정권에 선거를 통한 정치적 안정을 요구하려는 목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내전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거국 선거를 통한 안정화 방향은 '연목구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june@fnnews.com
2024-09-01 19:26:46[파이낸셜뉴스]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다음 주 목요일부터 4일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개최된다. 4일(현지시간)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 외교부는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제40·41차 아세안 정상회의 및 관련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얀마 유혈 사태 등 역내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당사자인 미얀마 군사정부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참석이 배제됐다. 캄보디아 외교부는 지난달 초 이번 정상회의에서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불거진 유혈사태 해결을 위해 아세안이 합의한 5개항을 군정이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아세안은 지난해 10월 26∼28일 열린 정상회의에도 같은 이유로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참석을 불허한 바 있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세안 사무국에서 특별회의를 열어 미얀마 군정의 반대세력 유혈진압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폭력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아세안은 지난해 4월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특별정상회의에서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항에 합의했다. 아세안은 현재 캄보디아를 비롯해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등 10개 회원국을 두고 있다. 향후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인도와는 별도로 정상회의를 가지고 동아시아정상회의(EAS)도 개최할 예정이다.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은 공식 행사에 앞서 아세안 정상들과 만난다. 정상회의 폐회식에서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내년 의장직을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넘길 예정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2-11-05 14:11:12[파이낸셜뉴스] 과거 미얀마 군부 정권 당시 15년 동안 가택연금을 당했던 아웅 산 수치 전 국가고문이 또다시 군부 세력에 의해 수십년에 걸친 가택연금을 당하게 생겼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은 19일(현지시간) 국영TV를 통해 수치의 처분을 언급했다. 그는 "수치의 신병 문제는 재판 완결 후에 정하겠다"며 "그는 아주 중한 혐의로 입건되지 않았다.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만 그간 관대한 처분을 해왔다"고 말했다. 흘라잉은 이같이 밝히며 일단 수치에 대한 모든 재판을 끝낸 뒤 그를 교도소에서 자택으로 옮겨 구금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77세인 수치는 1945년 미얀마 독립 영웅인 아웅 산의 딸로 태어나 1988년에 본격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미얀마를 지배하던 군부는 아웅 산의 후광을 의식해 수치를 해치지 못하고 1989년부터 15년 동안 가택에 연금했다. 연금 중에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던 그는 2012년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수치는 2015년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하자 국가고문 자리에 올라 사실상 미얀마를 지배했지만 2021년 2월 또다시 발생한 쿠데타로 인해 감옥에 갇혔다. 군부는 수치에게 뇌물 수수와 선거법 위반, 코로나19 방역조치 위반 등 약 10개 혐의를 적용했고 지금까지 총 17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전체 형량은 남은 재판이 모두 유죄로 결정될 경우 100년이 넘을 전망이다. 군부는 지난 6월부터 수치를 수도 네피도의 교도소 독방에 가뒀다. 이와 관련해 유엔 미얀마 특사인 놀린 헤이저는 지난 17일 흘라잉을 만나 정치범의 대한 사형집행 중단과 석방을 요청했다. 그는 모든 폭력 행위 중단과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면서 특히 수치를 집에 보내라고 요구했다. 한편 동남아국가연합(ASEAN) 외무장관들은 지난 5일 미얀마 외무장관을 배제한 채 회의를 열고 미얀마 군정이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한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8-21 15:09:04[파이낸셜뉴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유엔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한목소리로 성명을 내고 폭력 사태 중단과 평화적인 민주화를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5일(현지시간)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성명을 내고 미얀마 군부가 즉각적으로 무력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얀마 군부가 1년 전에 선포했던 비상사태가 지속되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안보리는 "인도주의적인 구호 대상자의 극적인 증가, 특히 여성과 어린이, 취약계층이 코로나 19의 대유행 속에서 겪고 있는 고통"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미얀마 전역에 걸쳐서 일어나는 모든 형태의 폭력을 즉각 중단하고 민간인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부가 구금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해 "본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무단 체포된 모든 사람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같은날 아세안도 성명을 내고 미얀마 군부가 지난해 약속한 5개 합의안을 이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세안은 지난해 4월 군부를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과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해 △이해당사자 사이에 대화 시작 △폭력 종식 △인도적 지원 △정치범 석방 △아세안 미얀마 사태 특사 임명을 포함한 5개 사항에 합의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20년 11월 총선에서 군부 계열 정당이 참패하자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쿠데타 반대 시위대를 무차별 진압했으며 이 과정에서 약 1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흘라잉은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연설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회동을 설명하면서 아세안 특사의 미얀마 방문 및 유엔 특사 활동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와 협력이 "국가 주권, 국익, 정부의 향후 계획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2-03 10:31:4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2월 쿠데타로 문민정부를 무너뜨린 미얀마 군부의 군사정권이 가택연금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에게 2번째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로써 수치의 형량은 4년 추가되어 총 6년으로 늘었으며 나머지 혐의가 또 인정되면 최대 102년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 힌두스탄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10일 미얀마 군정법원은 수치에게 무전기 불법 수입·소지 및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혐의를 포함해 3개 혐의를 인정, 징역 4년 형을 선고했다. 수치는 지난해 12월 초에도 선동 및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혐의로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의 사면으로 형기가 2년으로 줄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에서 군부 계열 정당이 참패하자 부정 선거를 제기하며 지난해 2월 1일에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수치를 비롯한 문민정부 지도부를 가택 연금한 뒤 수치를 뇌물수수와 선동, 부패 등 12개 혐의로 기소했다. 미얀마에서는 뇌물수수에 대한 최고 형량이 15년이고 수치가 군부의 기소대로 모든 혐의에서 유죄를 받으면 최대 102년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 외신들은 수치가 2번째 징역형을 선고 받으면서 나머지 혐의 역시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치는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1-10 14:48:54[파이낸셜뉴스] 미얀마 군부 쿠데타 문제로 고심하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이달 26~28일 열리는 정상회의에 쿠데타 지도자를 부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가 지난 4월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세안 의장국인 브루나이는 16일 발표에서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미얀마 대표는 비정치적인 인물이라고 알렸다. 아세안은 전날 화상으로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의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논의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흘라잉은 지난 2월 1일 발생한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사정부의 수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4월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미얀마 민주 진영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흘라잉을 체포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아세안 국가들과 흘라잉은 4월 회의에서 △이해당사자 사이에 대화 시작 △폭력 종식 △인도적 지원 △정치범 석방 △아세안 미얀마 사태 특사 임명을 포함한 5개 사항에 합의했다. 아세안은 지난 8월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 외교장관을 미얀마 특사로 임명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이후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16일 기준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항의 시위와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지금까지 1178명이 사망하고, 9014명이 체포되거나 처벌받았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가택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과 아세안 특사의 면담을 허용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이달 예정된 아세안 특사의 미얀마 방문도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미얀마에서 중요한 진전이 안 보인다. 군부는 아세안 특사가 하려는 일들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아세안 뿐만 아니라 유엔 역시 미얀마 군부를 꺼리고 있다. 익명의 유엔 관리들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8일 아시안 외교장관 화상회의를 취소했다며 외교장관들 가운데 미얀마 군부의 장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유엔 총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군부의 장관이 참석하면 유엔이 군부를 인정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는 문민정부 당시 임명된 초 모 툰이 맡고 있지만 군부는 쿠데타 이후 그를 해임하고 후임을 임명했다. 그러나 유엔은 이를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10-16 14:52:28미얀마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의 두와 라시 라 대통령 대행이 7일 군정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얀마 임시정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미얀마 반(反)군사정권의 국민통합정부(NUG)는 7일 군정을 상대로 '국민 저항전쟁'을 선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NUG는 군부에 의원직을 박탈 당한 민주진영 정치인들이 세운 임시정부다. 두와 라시 라 미얀마 NUG 대통령 대행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대국민 연설 동영상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는 국민통합정부는 군사정권에 맞서 국민 저항전쟁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혁명은 민중 혁명으로서, 미얀마 전 국민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군 테러리스트 통치에 저항해 곳곳에서 봉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얀마 국민과 시민방위군(PDF), 모든 민족 무장조직, 국경수비대(BGF) 및 민병대, 그리고 국제사회에 총 14가지를 통보했다. 그는 먼저 "7일자로 전쟁을 선포한다"면서 시민방위군에 "군사정권과 그 자산을 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라. 영토를 완전히 통제하라"고 명령했다. 모든 민족 무장조직엔 "민 아웅 흘라잉과 군사위원회를 즉각 공격하라"며 "민중의 힘으로 독재 군부를 타도하라"고 지시했다. 또 군부에 넘어간 모든 국경수비대와 민병대를 향해 "지금부터 국민의 편에 합류해 인민의 적을 공격하라"고 촉구했다. 군정 하에 임명된 공무원이나 군, 경찰 등에게도 인민의 편에 설 것을 요구했다. 그는 "민중 혁명을 시작함에 따라 민 아웅 흘라잉에게 넘어가고 통제 받고 있는 모든 군인과 경찰, 민병대는 즉각 합류하라"고 촉구했다. 군부 체제 하의 관료들에겐 "즉각 사퇴하라"고 했고, 군사위원회 산하 모든 공무원들에겐 "오늘부터 출근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 시민들의 생명과 자산을 지키는 데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시민들에겐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고 개인 안전에 주의하라"며 "필수품과 의약품을 구비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혁명에 자신의 생명과 소유물을 희생한 모든 이들은 국가의 영웅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얀마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난 2월1일 이후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연맹(NLD)이 2015년 선거에서 압승해 집권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총선에서도 승리하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의 권력 장악 이후 광범위한 시위와 시민 불복종 운동이 일었다. 쿠데타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미얀마 시민 수천명이 체포되고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1-09-07 16:54:28[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정부가 쿠데타 이후 2번째로 외국을 방문한 미얀마 군부 지도자를 만나 양측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안보회의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서기(국가안보실장)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과 만났다고 밝혔다. 안보회의은 "두 사람이 테러와 전쟁에서 양국 간 협력, 지역 안보 문제, 미얀마 내정에 대한 외국의 간섭 허용 불가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은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흘라잉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2~24일 열리는 국제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0일 출국했다. 흘라잉이 미얀마를 비운 것은 그가 올해 2월 1일 군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지난 4월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이후 2번째다. 앞서 유엔총회는 지난 18일 쿠데타를 규탄하고 미얀마에 대한 무기 공급을 차단하자고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얀마 외교부는 다음날 성명을 내고 유엔의 결의안이 주권침해라고 반발했다. 미얀마군은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양의 무기를 러시아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지난 2014~2019년에 미얀마로 유입된 무기의 16%는 러시아산이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흘라잉의 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6-22 00:02:59[파이낸셜뉴스] 유엔이 18일(이하 현지시간) 119개 회원국의 찬성으로 미얀마에 대한 무기 수출금지를 결의했다. 아울러 아웅산 수치 여사를 비롯해 구금된 정치 지도자들도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비록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 상징적인 조처이지만 미얀마 군부 훈타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에 대해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비판이 문서화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는데 의미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총회에서 이같은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럽의 유일한 독재국가로 알려진 벨라루스만이 반대했다. 중국, 러시아 등 34개국은 기권했다. 중국은 유엔의 결의안 같은 외부압력이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면서도 미얀마로 무기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용어도 미얀마 주변국들과 협상 과정에서 기조가 약화됐다고 FT는 전했다. 그렇지만 외교 당국자들과 인권단체들은 비록 실질적인 구속력이 없다고는 하지만 이번 결의안은 일부 국가들이 미얀마 군부와 협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 훈타를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엔 국제위기그룹(ICG)의 리처드 고완 사무총장은 "이는 훈타에는 걸림돌"이라면서 유엔 회원국 193개국으로 구성된 정책결정기구인 유엔총회가 쿠데타를 제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고완 이사는 "(훈타) 장군들과 그 동맹세력은 전세계를 상대로 자신들의 집권이 모든 이들이 받아들여아 하는 피할 수 없는 삶의 진실이라는 주장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인권감시국(HRW) 사무총장 루이 차보노도 유엔총회 결의에 따라 유엔 안보리도 이제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미얀마 무기수출 금지를 강제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15개국으로 구성된 유엔안보리는 이날 미얀마 문제를 논의했지만 아직 무기수출 금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안보리 결정은 그러나 유엔총회 결의와 달리 회원국 모두에 법적 구속력이 있다. 차보노도 HRW 사무총장은 안보리가 무기 금수를 결정할 때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총회 결의로 보면 중국은 아직 훈타와 완전히 손을 잡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인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는 최소 865명이 목숨을 잃었고, 6000여명이 체포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1-06-19 07:40:34[파이낸셜뉴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쿠데타 이후 약 넉달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24일 현지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수치 고문은 이날 수도 네피도의 특별 법정에 출석해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범죄 혐의와 관련한 재판을 받았다. 수치 고문은 법정에 출석해 변호인단에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은 국민을 위해 창당됐으며, 국민이 있는 한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군부가 임명한 선관위원회가 NLD가 압승한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NLD 강제 해산 입장을 밝힌 데 대한 언급으로 분석된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직후 수치 고문과 윈민 대통령 등을 가택 연금했다. 수치 고문은 이후 불법 수입한 무전기를 소지·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를 비롯해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 등 여러 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관련 공판은 그동안 화상으로 진행돼왔다. 앞서 쿠데타를 일으킨 주역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 22일 공개된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수치 고문이 집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며 수일 내로 재판에 출석한다"고 밝힌 바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1-05-24 15:3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