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업계와 유업계가 올해 원유(原乳)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합의했다. 원유값 동결은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유업체도 흰 우유 제품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원유값 상승에 따른 우유 관련 가공식품 줄인상을 뜻하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 우려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음용유 가격 동결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생산자(낙농업계)-유업계는 원유기본가격 조정협상 소위원회를 열고 올해 우유 발효유 등 마시는 용도로 사용하는 음용유 가격을 지난해와 같은 리터(ℓ)당 1084원으로 결정했다. 치즈, 분유 등에 쓰이는 가공유 원유 가격은 ℓ당 887원에서 5원 내렸다. 조정된 가격은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협상에서는 용도별 차등 가격제가 처음 적용됐다. 올해 원유 가격은 농가 생산비, 원유 수급 상황 등을 반영해 리터당 26원(음용유 기준)까지 올릴 수 있었다 . 생산자와 유업계는 물가 상황, 음용유 소비 감소 등 산업 여건을 고려해 상생하는 차원에서 우유, 발효유 등 마시는 용도로 사용하는 음용유 가격을 동결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 매일, 남양 등 유업체는 흰우유 가격을 동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카페라떼와 같이 우유가 들어간 음료의 가격 인상도 없을 전망이다. 내년부터 유업체가 구매하는 용도별 원유량은 음용유를 9000t을 줄이는 대신 가공유를 9000t 늘리기로 했다. 용도별 원유량 조정은 2년마다 이뤄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산 원유의 최대 활용처인 시유의 소비는 줄어든 반면, 치즈·아이스크림 등 유가공품 수요는 증가하는 방향으로 소비구조 변화에 대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 대책농식품부는 이날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 대책도 발표했다. 저출산 여파와 대체 음료 확대 등으로 흰 우유 소비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6년에는 미국, 유럽연합(EU)산 유제품의 관세가 사라져 낙농가, 유업계의 위기의식은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치즈, 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쓰는 '가공유용 원유' 활용을 늘려 오는 2030년에도 원유 생산량을 현 수준인 200만t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유제품 자급률을 현재 44% 수준에서 2030년 48%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원유가격 산정 체계를 개편해 농가의 생산비 저감을 유도한다. 현재 원유의 유지방 비율에 따라 수취 가격에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데, 이 규정을 개선해 농가의 사료 첨가제 사용을 줄여 생산비를 낮추게 할 방침이다. 음용유와 가공유로 단순화된 원유의 용도와 가격도 현실에 맞게 세분화한다. 원유의 용도에 제과 제빵용, 농축우유용 등을 추가하고 가격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다양한 소비층의 기호와 소비 특성에 맞는 제품 개발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지원한다. 고품질 고부가가치 음용유 시장을 만들어 가기 위해 목초우유 등 프리미엄 원유에 대한 인증 제도를 도입한다. 가공유 전문 생산 농가는 생산비를 현저히 낮추도록 별도 가격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저렴한 수입 멸균유와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산 저가 흰우유 공급도 늘릴 예정이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에서 치즈를 분할·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산업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국산 유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국산 원유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07-30 18:08:55[파이낸셜뉴스] 1A등급 편의점 자체브랜드(PB) 흰 우유가 소용량으로 출시된다. 24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밀크플레이션(milk+inflation)에 소용량 신제품 2종(1974우유 200ml, 1974우유 500ml)을 출시하고 라인업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1974우유는 지난 2018년 출시된 GS25 PB 상품으로 좋은 품질의 프리미엄 1A등급 원유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만나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 GS25에서 판매하는 900ml 용량 흰 우유 대비 최대 32%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밀크플레이션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월 되려 2종 상품의 가격을 각각 7.7%, 11.6%씩 내려 물가 안정에 동참하고 엄청난 매출증가세를 이뤄내고 있다. GS25 분석 결과 24년 1월 1일부터 5월 24일까지 '1974우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2종은 GS25가 절약형 소비 트렌드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만큼 1974 우유만의 차별화된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용량을 낮춰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각각 200ml, 500ml로 구성됐는데 이는 편의점 업계에서 판매하고 있는 가장 작은 용량의 PB 흰 우유 상품으로 1~2인 가구에도 최적화됐다는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 200ml와 500ml 상품 판매가는 각각 980원, 1950원이다. 200ml 제품은 편의점 업계 최초이자 흰 우유 최저가 상품으로 출시됐는데, GS25에서 판매하는 200ml형 흰우유 대비 최대 18% 저렴하다. GS25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1974 우유 4종을 대상으로 6월 한 달 동안 GS PAY로 구매 시 1+1 행사도 진행한다. 김동욱 GS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지난해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생활 필수템 우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앞으로도 GS25는 대한민국 대표 근거리 장보기 플랫폼으로서 고객 니즈에 맞춰 다양한 생활 필수템 PB 라인업을 구축하고 장바구니 물가 걱정을 덜 계획"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5-24 09:20:29[파이낸셜뉴스] 우윳값이 치솟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으로 편의점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우유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10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최근 대형 식음료 제조사 상품(NB) 우유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 직후인 이달 초(10월 1~9일) PB우유 매출은 지난달 대비 4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NB 우유 매출(1.9%)과 우유 전체 매출(5.0%)이 각각 한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PB 우유 매출 구매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CU의 PB 우유인 헤이루(HEYROO) 흰 우유는 PB상품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전체 흰 우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6%에서 8.2%까지 늘었다. 헤이루 흰 우유는 NB 우유 대비 20~30%가량 저렴하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인 PB 상품 세븐셀렉트 굿민흰우유' 매출 역시 같은 기간 40% 늘었다. 대용량 흰 우유 수요가 높은 주택가가 밀집한 점포에서는 PB 우유 상품 매출이 같은기간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원유 가격이 리터당 88원(8.8%) 인상되면서 주요 우유 제조사들은 우유 가격을 지난 1일부터 평균 4~9%가량 인상했지만, CU와 세븐일레븐의 PB 우유 가격은 원유 가격 인상 전과 동일하다. CU는 지난 7월 물가 안정화를 위해 유통업계 최초로 PB 우유 가격을 100원씩 인하하기도 했다. 유진영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이달 NB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변동이 없는 PB 우유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실제, 맛과 품질 면에서도 PB 우유가 NB 상품과 동일해 소비자들의 이러한 선호도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0-10 10:24:23[파이낸셜뉴스]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10월부로 오르자 유업계가 줄줄이 우유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은 10월부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우유 가격을 올린다. 이에 따라 흰우유를 사용하는 품목들이 연쇄적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이다. 커피, 아이스크림, 빵 등 품목도 다양하다. 지속적인 우윳값 인상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수입산 멸균우유에 눈을 돌리기도 한다. 우유 가격 또 인상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은 10월부터 편의점에서 파는 일부 제품 가격을 약 10% 올린다. 편의점에서 많이 판매되는 흰우유 200㎖ 제품 가격은 기존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인상한다. 300㎖ 제품은 1650원에서 1800원으로 9.1% 뛴다. 편의점 흰우유 1L 제품은 기존 3050원서 3200원(4.9%)으로, 1.8L 제품은 5550원서 6200원(11.7%)으로 가격이 오른다. 가공유와 요거트 '비요뜨' 가격도 인상된다. 가공유(300㎖)는 기존 1800원에서 2000원(11.1%)으로, 비요뜨는 1800원에서 2300원(27.8%)으로 급등한다. 업계 1위 서울우유의 움직임에 유업계는 잇따라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업계가 가격 인상을 하게 된 이유는 원유 가격이 10월부터 오르기 때문이다. 유업계는 낙농가로부터 원유를 공급받아 우유를 생산하는데, 원유 기준 가격은 다음 달부터 음용유(흰우유) 기준 L당 88원 인상해 1084원이 된다. 가공유는 L당 87원 올라 887원이 된다. 커피가격 또 오르나…멸균우유 수요↑ 문제는 우유 가격 인상이 통상 커피와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 인상으로 번지는 '밀크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원윳값 상승 이후 일부 아이스크림 가격은 20% 올랐고, 과자류 가격은 10%대 상승했다. 커피 전문점 등에서 카페라떼 등 우유가 들어가는 메뉴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밖의 품목들도 다수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국산 우유값 상승세가 지속되자 저렴한 수입산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2019년 1만484t이던 멸균우유 수입중량은 2022년에는 3만1461t으로 3배 넘게 늘었다. 해외 멸균우유 대부분 국산 일반 우유보다 저렴한 가격대다. 특히 수입 멸균우유 물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폴란드산의 경우 L당 가격대가 1600~1800원대 수준으로 국내 일반 우유(2900원대) 보다 1000원 넘게 저렴하다. 다만 멸균우유는 신선도 등에서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멸균우유는 저렴한 가격에 영양학적 측면에서 일반 우유와 큰 차이가 없어 인기를 얻고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9-12 16:22:55[파이낸셜뉴스] 흰 우유와 발효유 등 신선 유제품에 사용되는 원유의 기본가격이 우여곡절 끝에 인상됐다.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지난 27일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의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는 L당 88원, 치즈 등 가공 유제품의 재료인 '가공유용 원유'는 L당 87원 인상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번 협상은 원재료 가격인상과 물가인상 부담을 우려하는 의견간 충돌로 갈등을 거듭해왔다. 결국 원유값 인상이 안 되면 낙농계와 유가공업계의 생존이 어렵다는 시장논리에 따라 가격 인상이 결정됐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재료값 반영이 불가피하다는 중론에 따라 원유값 인상이 결정됐지만 남은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밀크플레이션 우려다. 원유값이 오르면 아이스크림과 빵, 커피, 과자 등의 가격이 도미노처럼 오를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우려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고 일축한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일반 빙과류의 경우 유제품이 거의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빵과 과자도 유제품 사용 비중이 1∼5% 수준이라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원유값 부담을 느낀 대다수 외식업체들이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입 멸균우유를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원유값 인상이 밀크플레이션을 초래한다는 주장은 과장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입장에 의문이 든다. 이런 논리로 따지면 우유가격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의 가격 인상도 같은 잣대로 설명 가능하다. 그렇다면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타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에도 원유값이 오르면서 일부 아이스크림 가격은 20%가 오르고 과자류도 10%대 상승했다. 이런 가격인상 랠리가 올해도 벌어질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더욱 큰 고비는 유통마진이다. 이번 원유값 인상을 반영하는 시점은 10월이다. 원유가격 인상이 시장에 나올 제품에 반영되는 시간을 벌어둔 셈이다. 이 시간 동안 유통업계와의 가격 흥정이 벌어질 것이다. 낙농업계와 유가공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가격 인상을 최소화시켜도 유통마진이 크면 무용지물이다. 결국 밀크플레이션 영향력은 정부의 말처럼 현 시점에서 가늠할 수 없다. 유통업계에서 어느 정도 마진폭을 잡느냐에 따라 밀크플레이션의 파급력이 좌우될 것이다. 특히 정부는 해마다 벌어지는 원유값 인상 논란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생산비 증가를 단순히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산업은 미래가 없다. 질 좋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제품생산은 규모의 경제를 이룰 때 가능하다. 우리나라 유업계는 국내 우유 소비가 감소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게다가 수입 멸균 우유 시장마저 성장하면서 큰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으며 매년 원유값을 인상하겠다는 소리만 낼 것이다. 정부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밀크플레이션 리스크를 해소할 특단책을 고민하기 바란다. 기업의 생산 혁신과 유통구조의 개선 등 근본적인 업계 경쟁력 방안을 꼼꼼하게 들여다볼 때다.
2023-07-28 11:06:51정부가 최근 원유 값 인상을 앞두고 우유가 들어가는 가공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생산비 증가로 원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올해부터 적용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과거에 비해 낮은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유 값 상승이 소비자 물가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가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업계와 유업계는 올해 원유 L당 69~104원 범위 내에서 가격 인상을 논의 중이다. 낙농가와 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지난 24일까지 10차례 협상을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는 27일 다시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상승한 생산비를 올해 원유 가격에 반영하는 상황"이라며 "농가가 1년 이상 감내한 사실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원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의 원유 가격은 해외와 달리 1년 늦게 원유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다. 특히 원유 생산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료(59.5%)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상기후 등으로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지난해 농가의 생산비는 전년보다 13.7% 상승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외는 생산비나 소비 상황이 원유 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미국은 지난해 55%, 유럽은 37%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유 가격결정 체계에 수요를 반영하도록 하는 용도별 차등제 적용으로 원유 가격이 과거에 비해 낮은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농식품부는 원유 가격 인상이 가공식품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밀크플레이션'은 과장이라고 일축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밀크플레이션 품목으로 지칭되는 빵류와 과자류의 원유 비중은 1~5%이며, 국산 유제품 원료 사용으로 한정하면 비중은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부 카페나 베이커리 등에서 가격 인상의 이유로 원유 가격 인상을 꼽았지만 상당수 외식업체들은 국산 흰우유보다 저렴한 수입한 멸균유를 이미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3-07-25 18:15:28[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최근 원유값 인상을 앞두고 우유가 들어가는 가공식품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생산비 증가로 원유가격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올해부터 적용되는 용도별 차등 가격제로 과거에 비해 낮은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유값 상승이 소비자 물가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가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업계와 유업계는 올해 원유 ℓ당 69~104원 범위 내에서 가격 인상을 논의 중이다. 낙농가와 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지난 24일까지 10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는 27일 다시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상승한 생산비를 올해 원유 가격에 반영하는 상황"이라며 "농가가 1년 이상 감내한 사실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원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의 원유 가격은 해외와 달리 1년 늦게 원유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다. 특히 원유 생산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료(59.5%)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상 기후 등으로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지난해 농가의 생산비는 전년보다 13.7% 상승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외는 생산비나 소비 상황이 원유 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미국은 지난해 55%, 유럽은 37%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유 가격 결정 체계에 수요를 반영하도록 하는 용도별 차등제 적용으로 원유 가격이 과거에 비해 낮은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원유 ℓ당 69∼104원(생산비 증감분의 60~90%)으로 논의 중으로, 제도 개편 전 ℓ당 104∼127원(90~110%)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축소됐다. 농식품부는 원유 가격 인상이 가공식품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밀크플레이션'은 과장이라고 일축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밀크플레이션 품목으로 지칭되는 빵류와 과자류의 원유 비중은 1~5% 수준이며, 국산 유제품 원료 사용으로 한정하면 비중은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부 카페나 베이커리 등에서 가격 인상의 이유로 원유값 인상을 꼽았지만 상당수 외식업체들은 국산 흰우유보다 저렴한 수입한 멸균유를 이미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스크림도 고급 품목이 아니면 국산 원유나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낮고, 아이스바 등 일반 빙과류는 유제품 원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3-07-25 15:24:15앞으로 먹거리와 생필품 가격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미 안 오른 품목이 없을 정도로 살벌한 물가 상황에서 오는 17일부터 남양유업·매일유업 등 주요 유업체들의 우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다. 우유가 들어가는 빵, 아이스크림 등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세가 빨라지며 닭고기와 달걀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매년 겨울철이면 AI가 발생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2주 빨리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은 물론 확산세도 가파른 양상이다. 먹거리뿐 아니라 세탁세제와 샴푸 등 생필품 가격도 대폭 올랐다. 계속되는 고물가에 소비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을 비롯해 남양유업·매일유업 등 주요 유업체들은 오는 17일 우유 제품군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률은 6~8%다. 우유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면서 우유를 주로 사용하는 빵, 아이스크림 등 주요 제품군 가격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커피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라떼 제품군을 중심으로 우유가 들어가는 다양한 제품 판매가격이 오를 수 있다. AI가 확산세를 보이며 닭고기와 계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가 확산하면 가금류 살처분 등의 여파로 닭고기나 계란 가격이 오른다. 지난해 AI가 발생하기 직전 닭고기 1㎏ 가격은 5100원대였으나 AI 발생 이후엔 5500원대로 올라섰다. 달걀 가격은 최근에도 6000~7000원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AI 확산으로 인해 '금(金)계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트를 찾는 이들은 "장을 보러 가기 무섭다"고 입을 모은다. 6%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던 6~7월에 비교해 오름세가 다소 꺾였다지만 여전히 체감물가는 높은 상황이다. 50대 주부 A씨는 "계산할 때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며 "몇 개 담은 것도 없는데 10만원 나가는 건 우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B씨는 "마트에 뭘 사러 갔다가 그냥 나올 때도 있다"며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차라리 안 먹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전했다. 홍예지 기자
2022-11-13 18:39:46[파이낸셜뉴스] 낙농진흥회가 올해 원유(原乳) 가격을 ℓ당 52원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우유 소비자가격도 연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업계는 이미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각종 원부자재 가격인상 등을 이유로 최근 컵커피, 치즈, 발효유 등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내년부터 원유 가격을 ℓ당 49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단 원유 가격 협상 시한인 8월 1일 이후 3개월 동안 가격 조정을 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10월 16일부터 연말까지 ℓ당 3원을 더해 52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원유 기본 가격은 ℓ당 999원, 내년 이후 생산분은 996원이다. 내년 1월 도입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따라 ℓ당 49원 인상된 기본 가격은 음용유용 원유에 적용된다. 가공유 가격은 ℓ당 800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유업체들은 원유기본가격이 결정됨에 따라 소비자가격의 인상시기와 인상폭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흰 우유는 가공유보다 마진이 크지 않다"며 "올해 안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업체들은 이미 원가 부담이 커진 컵커피와 수입치즈 등의 제품 가격은 인상한 바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달 체다치즈, 피자치즈, 슬라이스 치즈 등 40여종의 치즈 가격을 약 20% 올렸다. 남양유업도 이달부터 발효유 제품을 대리점 출고가 기준 평균 10%, 치즈 제품은 평균 15%, 두유는 평균 14%, 컵커피 편의점 제품 11종은 7~12% 각각 인상했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요거트와 요구르트 제품 가격을 15~25%, 컵커피 14종은 11% 각각 상향했다. 유업체 관계자는 "고환율에 치즈 수입가격이 오르고 에너지 비용도 부담이 컸다"며 "물류비도 올라 더 버틸 수 없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는데 원유기본가격 인상이 확정된만큼 흰 우유, 가공유, 치즈 등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원유기본가격 인상폭은 2013년 유가연동제 도입 때 106원(12.7%) 인상 이후 가장 큰 인상폭"이라며 "소비자에게 외면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소비자가격을) 최대로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기업간거래(B2B)의 경우 연간 단위 입찰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2023년 입찰 시 인상분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관련 제품 가격이 연달아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지 주목된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2-11-04 11:03:50[파이낸셜뉴스] 낙농가와 유업계가 유제품 원료인 원유 가격 인상폭을 리터당 47~58원 사이에서 결정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폭을 봤을 때 흰우유 가격이 1리터 당 500원 안팎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흰우유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원유 가격 인상폭 협상을 위해 개최된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낙농가와 유업계가 인상폭을 생산비 인상폭 내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올해로 종료되는 ‘원유 가격 생산비 연동제’ 산식에 따르면 인상 가능한 금액은 리터당 47~58원 수준이다. 이에 흰우유 가격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리터당 21원 올랐을 때 흰우유 소비자 가격은 200원이 올랐다. 이를 참고했을 때 원유 가격이 리터당 47~58원 오르게 되면 흰우유 가격은 500원 정도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대로라면 현재 리터당 2000원 중, 후반대인 흰우유 가격은 3000원을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유업계의 우유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우유 가격이 오를 경우 유제품은 물론 빵과 아이스크림, 커피 등도 줄줄이 인상되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함께 서민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비자 부담 등을 감안해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는 원유 가격 인상에 대해 “정부가 유업체에 가격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지시할 수는 없다”면서도 “흰 우유 가격은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올리더라도 물가에 영향이 적은 가공유 제품 가격을 조정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 입장에 유업계는 난감한 상황이다. 이미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원유를 제외한 제반 비용이 큰 폭으로 올라 원가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원유 가격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게 될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뉴시스에 "환율, 원부자재, 운송비, 제조 경비 등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높은 상황인데, 원유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못할 경우 원가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며 우려를 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2022-09-21 08:3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