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의 노동절 연휴(4월29일~5월3일)가 시작되면서 소비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지만, 한편에선 바가지요금과 미끼 상술, 몸싸움 등으로 곳곳에서 '진통'도 발생하고 있다. ■싼야 호텔 하루 숙박 2000만원 3일 관찰자망과 중국신문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올해 노동절 연휴 기간의 인기 관광 도시의 대부분 호텔 가격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25% 이상 상향 조정됐다. 대표적 관광지인 하이난성 싼야의 아틀란티스 호텔 로얄 스위트룸은 1박당 10만8888위안(약 2194만원)에 달했고, 체인 호텔도 연휴 전 대비 가격을 몇 배 더 받고 있다. 주요 관광지의 경우 평소 200위안을 넘지 않았던 비교적 저가 호텔들도 1000위안 이상으로 가격을 올렸다. 중국 여행 예약 사이트 씨트립은 호텔의 가격 인상 폭이 20~500%라고 전했다. 지방정부들이 ‘음식·숙박·관광 서비스의 가격 행위 규범에 관한 주의 경고문’을 내고 바가지요금 금지를 지시했으나 시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관찰자망은 “노동절 연휴 가격을 미친 듯이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상무부연구원 홍융 전자장거래연구소 부연구원은 “각 정부가 발표한 가격정책 경고문은 시장가격 질서를 유지하고 소비자와 경영자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규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저장성 타이저우시에선 한 호텔이 로비에 있는 0.8m 크기의 소파를 빌려주고 아침 식사와 야식을 제공해 주는 대가로 99위안(약 1만9000원)을 받는 숙박 상품을 내놨다가 해당 지역 시장관리감독국의 조사를 받았다고 펑파이 신문이 보도했다. 다만 이 호텔은 조사가 시작되자 온라인 트래픽을 위한 것이며 서비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 호텔을 소비자권익보호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황산 정상의 일출 명소인 광명정의 공중화장실 바닥에 누워 밤을 지새우거나 24시간 영업하는 훠궈(중국식 샤뷰샤뷰) 전문점에서 잠을 자는 대학생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또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 한 관광지에서는 입장권 판매원이 55위안(약 1만원) 상당의 화장실 사용권을 판매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벌였다. ■관광객끼리, 가이드가 욕설·다툼 관광객끼리 주먹 다툼 사건도 벌어졌다. 허난성의 한 관광지 고공 케이블카 안에서 일부 관광객이 주먹을 휘두르며 행패를 부렸다. 그는 제지하는 안내요원도 폭행했다. 이 때문에 케이블카가 크게 흔들렸고, 다른 관광객들이 놀라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윈난성 리장을 출발해 안후이성 허페이로 가는 여객기 안에서 승객 두 명이 몸싸움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 한 승객이 뒷자리 승객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등받이를 젖히자 뒷자리 승객이 등받이에 발을 올리고 좌석을 흔든 것이 싸움의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격분한 두 승객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을 휘둘렀고, 이들의 싸움은 승무원과 안전요원이 출동하고 나서야 진정됐다. 마카오의 한 카지노에서 중국인 관광객 두 명이 베팅 문제로 욕설을 주고받다가 싸움을 시작했고 서로의 지인들까지 가세하며 집단 난투극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물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며 관광객에게 욕설을 퍼붓는 가이드도 도마에 올랐다. 중국의 주요 관광지인 윈난성 시솽반나 문화관광국은 전날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물건을 사지 않은 관광객에게 욕설을 한 가이드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가이드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고 가이드 활동을 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또 양측의 합의 또는 관광객 요구 없이 관광객을 특정한 장소로 데려가 쇼핑하는 것도 관광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당국은 가이드에겐 1만위안, 여행사에겐 2만위안의 벌금을 각각 부과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5-03 12:17:52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내수 활성화 대책은 총 600억원대의 여행비·휴가비 지원과 전국 130개 이상 지역축제 확대, 외국인 여행객 유치 강화 등 매우 다양하다. 정부가 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수출 확대에 이어 내수 활성화 카드를 꺼낸 건 시의적절하다. 수출 활로를 찾기가 여의치 않기에 내수 활성화에서 경기 진작을 모색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수 활성화 대책은 거시경제 지표 개선과 지방경제 살리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목표다. 견조한 흑자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돼왔던 경상수지는 지난 1월 두 달 만에 45억2000만달러의 대폭 적자를 기록했다. 무려 74억6000만달러의 적자를 낸 상품수지 적자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상반기 수출 부진은 계속될 전망이어서 경상수지는 쉽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다른 항목에서 달러를 벌어들여 적자 폭을 메워야 하는데 그마저 어렵다는 점이다. 1월 여행수지는 무려 14억9000만달러 적자였다. 본격적인 여행 성수기에 접어들면 여행수지 적자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등 외국 관광객의 유입은 기대보다 저조한 반면, 우리는 국내여행은 꺼리고 해외로만 나가려 하니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수 진작책은 움츠리던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정부는 여행객들이 지역을 찾아 지갑을 열 수 있도록 다채로운 방안을 내놨다. 다만, 실제 소비로 연결시키는 데는 지방자치단체들과 지역 자영업자들의 역할이 크다. 관광 콘텐츠와 서비스의 질이 받쳐주지 않으면 일회성 잔치에 그칠 뿐이다.요즘 지역 문화관광 상품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제기된다. 여행객들은 제주도 여행을 가느니 차라리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여행을 가는 게 낫다고 말한다. SNS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지방 여행을 다녀온 소비자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글이 오르고 있다. 형편없는 음식이나 불성실한 서비스 태도는 일반적인 불만이다. 여행객들의 발길을 아예 끊을 수 있게 만드는 건 바가지 상술이다. 맛은 떨어지고 양도 적은데 음식값은 터무니없이 높아 울화통이 터진다는 여행객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 사람들이 다시 그곳을 찾고 싶겠는가. 이러니 여행객들은 해외로 떠나가는 것이다. 바가지 상술은 외국인 여행객을 상대로도 예외 없이 날뛴다. 한국을 다시 찾아달라고 홍보하는 것조차 염치없다. 정부의 제도적·물적 지원은 한계가 있다.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소비자 유인을 위해선 서비스와 콘텐츠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로 기억되려면 문화콘텐츠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질적인 바가지 상술을 뿌리뽑아야 한다. 지자체와 지역 상인들이 사고를 바꾸지 않으면 오는 관광객도 내쫓게 될 것이다.
2023-03-29 18:26:42[파이낸셜뉴스] 대게 2마리 가격으로 약 37만원을 부르는 등 바가지 논란에 휘말린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이 최근 축제를 열고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29일 인천 남동구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열린 제24회 소래포구축제 방문객은 모두 50만명으로 추산된다. 구는 상인들의 자정 노력과 주최 측의 축제 차별화 전략이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축제는 한낮 기온이 28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열렸다. 그러나 갯벌 머드 놀이터와 염전 소금 놀이터 등 체험존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았다. 특히 28~29일 이틀간 인천공항 외국인 환승객들이 방문해 떡메치기와 김장 담그기, 연날리기 등 전통문화체험을 물론 소래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새우타워 전망대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 박종효 인천 남동구청장은 “소래포구 축제가 성공적으로 끝나 기쁘다”며 “소래가 수도권 2600만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안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소래포구 어시장 일부 상인들의 상술을 고발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일부 업소들은 정확한 무게를 알려주지 않고 대게 2마리 가격을 37만 8000원이라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불러 논란을 일으켰다. 가격표에 광어 가격을 1㎏당 4만원으로 표시해 놓고도 5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일방적으로 수산물 구매를 강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소래포구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 비난이 일자 소래포구 상인들은 ‘호객 행위·섞어 팔기·바가지’ 등을 근절하겠다며 전통어시장에서 자정대회를 열고 큰절까지 하며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인천시 남동구는 지난 3월부터 매주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현장점검을 벌여 과태료 부과와 개선명령 등 총 150건의 행정처분을 했다. 구는 실제 무게와 다른 무게가 표시되는 접시 형태 저울(계량기) 61개를 적발해 개선 명령을 내렸으며 수산물의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어시장 업소 17곳에 각각 과태료 5만~9만원을 부과했다. 또 업소 3곳은 1년에 한 번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가 16만~2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으며, 원산지 거짓 표시 사례와 조리장 청결 위반 사례도 각각 1건씩 적발돼 각각 시정조치와 과태료 25만원 부과 처분이 내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30 06:33:47[파이낸셜뉴스] 대게 2마리 가격을 약 37만을 부르는 등 바가지 논란이 일었던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이 총 150건의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천 남동구는 지난 3월부터 매주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현장점검을 벌여 과태료 부과와 개선명령 등 총 150건의 행정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어시장 업소 17곳은 수산물의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았다가 각각 과태료 5만∼9만원을 부과받았다. 실제 무게와 다른 무게가 표시되는 접시 형태 저울(계량기) 61개에 대해서는 개선 명령이 내려졌다. 또 업소 3곳은 1년에 한 번씩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가 16만∼2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여기에 원산지 거짓 표시 사례와 조리장 청결 위반 사례도 1건씩 적발됐다. 이들 업소는 각각 시정조치와 과태료 25만원 처분을 받았다. 또 구는 어시장 인근에서 음식물을 파는 불법 노점상 1곳의 경우 행정대집행을 통해 철거 조치했다. 앞서 지난 3월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소래포구 어시장 일부 상인들의 상술을 고발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확산했다. 일부 업소들은 정확한 무게를 알려주지 않고 대게 2마리 가격을 37만 8000원이라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부르거나, 가격표에 광어 가격을 1㎏당 4만원으로 표시해 놓고도 5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가 하면 일방적으로 수산물 구매를 강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문이 확산하자 소래포구 상인들은 ‘호객 행위·섞어 팔기·바가지’ 등을 근절하겠다며 작년 6월 전통어시장에서 자정대회를 열고 큰절까지 하며 사과하기도 했다. 박종효 남동구청장은 “본격적인 꽃게 철과 소래포구 축제를 맞아 많은 손님이 소래포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인들의 적극적인 자정 노력으로 소래포구 어시장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17 08:34:52[파이낸셜뉴스] 지역축제의 바가지 상술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강원도 춘천시에서 열린 막국수닭갈비축제가 논란이 됐다. 지난 23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해당 축제의 향토음식관 4곳 중 3곳이 음식 중량을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량을 표시한 곳 역시 통돼지 바비큐 500g을 4만원에 판매해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다. 춘천시는 축제가 진행되는 지난 18~23일 동안 바가지요금 신고센터를 운영, 춘천시 자생 단체가 바가지요금 단속반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외부 상인들이 중량 표시제를 어기거나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음식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의 바가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지름 10cm인 감자전을 3장에 25000원, 또 야채와 고기가 부실한 닭갈비는 2인분에 28000원에 판매해 논란이 됐다. 가격뿐만 아니라 시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른 폭염에 쉼터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 주말인 지난 22일 갑작스러운 비에 축제장 내 자갈이 파여 관광객이 한때 불편을 겪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6-24 14:33:25경상수지가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이 살아나면서 상품수지 흑자는 계속됐으나 흑자 폭이 다른 부문 적자까지 상쇄할 규모는 아니었다. 경상적자는 외국인 배당 지급시기 등과 맞물린 계절적 요인 탓도 없진 않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나아질 순 있겠으나 걱정스러운 것은 서비스 적자다. 서비스수지는 22개월째 적자였다. 계속 이대로 두면 매번 경상수지 발목을 잡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거시경제 관리 차원에서라도 적절한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서비스 적자 중 심각한 것이 여행수지다. 4월 서비스 적자 16억6000만달러는 절반이 여행수지 때문이었다. 중국 관광객을 중심으로 여행수입이 소폭 늘어 적자 폭이 전달에 비해 줄긴 했으나 1년 전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두배가 넘는다. 4월 누적 통계로 여행수지 적자는 47억달러에 이른다. 여행수지 적자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만큼 그동안 내놓은 대책들이 대부분 효과가 없었다는 뜻도 된다. 해외로 나가는 출국자는 넘치고 이에 비례해 들어와야 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충분치 않았다. 통계를 보면 지난달 출국자 수는 코로나19 이전의 95%가량을 회복한 상태지만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88% 수준이다.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이 예전 같지 않은 영향도 있겠지만 한류 열풍으로 한국 인지도가 급상승 중인데도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곳곳에서 불고 있는 K팝, K콘텐츠, K뷰티, K푸드 열풍은 놀라울 정도다. 김밥이 불티나게 팔리고 한국 드라마가 OTT를 장악한 지 오래다. 해외 K푸드 행사장에서 붉닭면, 떡볶이를 먹겠다고 하루종일 줄을 선 외국인들 동영상도 화제다. 농식품 수출 주력군이 된 라면은 지난달엔 1억달러 수출을 올렸다. 한국의 매력과 질 좋은 K상품이 현지 소비력을 키운 것이다. 이를 다시 관광으로 끌어내야 하는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K콘텐츠와 연계된 관광전략과 대대적인 관광인프라 정비가 시급하다. 숙박시설 할인쿠폰 지급 같은 단발성 정책으로 만성화된 여행수지 적자 기조를 바꾸기는 역부족이다. 내외국인 할 것 없이 한결같이 지적한 것이 가성비 낮은 숙박시설, 빈약한 여행콘텐츠, 바가지 상술이다. 매번 나온 요구사항인데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에 당국은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 해외 관광객들의 여행패턴이 과거와 다른 경향을 보인다는 점도 고려할 대상이다. 단체여행의 영향력이 줄고, 개별관광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여행 취향도 K콘텐츠나 캠핑, 식도락 체험형으로 바뀌고 있다. SNS에 올릴 스토리가 필요한 젊은 세대를 위해 맞춤 서비스가 필요하다. 국내 관광 기반이 튼튼해지면 해외로 가는 내국인의 발길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가격과 서비스, 여행 만족도 면에서 제주보다 일본을 선호하는 이들이 더 많다. 팬데믹 기간 내국인의 발이 묶이는 바람에 특수를 누렸던 지역들은 이제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해외출국자를 국내 여행지에서 대거 흡수하면 부진한 내수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2024-06-11 19:38:00[파이낸셜뉴스] 경기도 수원시 한 식당에서 4만원어치 닭갈비 2인분을 주문했다가 충격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닭갈비 2인분 얼마로 보이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물가가 올랐다고 하지만 이 가격이 맞나 싶어서 의견 여쭤본다"며 사진을 공유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파, 양배추, 양파, 깻잎, 고구마 등 각종 야채에 빨갛게 양념된 닭갈비가 올라가 있는 모습이 담겼다. 2인분이라고 하기엔 누가 봐도 적은 양. 이에 A씨는 "부가세 포함해 4만원을 결제했다"며 "사장님 속상하실까 봐 같은 자영업자라 말도 못 하고 꾹 참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희가) 채식주의자 같아 보였나 보다. 2번은 못 갈 집이다"라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맛보기인가요?" "닭갈비가 아니라 야채볶음인 줄" "아무리 그래도 기본 먹을 양은 줘야지 양심 무엇" "심하긴 하네요" "야챗값이 비싸면 좀 줄이고 고기는 원래 양대로 줘야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음식점의 바가지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제주도 횟집에서 바가지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해당 횟집이 고등어회 20점을 3만원에 팔았다는 것.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또 최근 봄 축제 시즌을 맞아 전국에서 열린 벚꽃축제 등에서 바가지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해 바가지 상술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자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하반기부터 강도 높은 대책이 실행에 들어갔지만 올해도 바가지 논란은 반복되는 양상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4-18 06:38:59우리나라 서비스 수출 감소세가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한국의 국제수지 서비스 수출액은 300억11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했다. OECD 39개 회원국 중 덴마크(-20.0%)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이며, 2022년 4·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감소세다. 서비스수지는 상품수지, 소득수지와 함께 경상수지의 구성요소로 운수, 여행, 특허권 등 사용료, 통신·보험·사업 서비스 등 8개 항목을 포함한다. 서비스 수출 4분기 연속 감소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긴 것으로 우리나라 외에는 팔레스타인과 전쟁 중인 이스라엘뿐이다. 지난해 1~11월 경상수지는 274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259억5000만달러 흑자를 냈지만, 서비스수지는 226억달러 적자를 봤다. 반도체나 자동차를 열심히 만들어 팔아 외화를 벌어봤자 서비스수지로 거의 다 까먹는다는 말이다. 서비스수지 적자 원인의 절반은 여행수지로, 112억9000만달러 적자였다. 두 번째 요인은 85억8000만달러 적자를 낸 전문·경영컨설팅 서비스, 연구개발 서비스다. 운송서비스도 10억4000만달러 적자다. 억눌려 있던 여행욕구가 폭발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나가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들어오는 사람은 종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단됐던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6년5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유커들은 기대만큼 들어오지 않고 있다. 외국인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조차 국내관광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볼만한 관광자원 부족과 바가지 상술이 그것이다. 2022년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한국 관광업은 종합 15위를 기록했지만, 가격에서는 80위에 그쳤다. 우리 국민도 돈이 많이 드는 제주도나 강원도를 선뜻 찾지 않는다. 가까운 일본을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보고, 쉬고, 먹고, 자는 시설과 여건이 앞서면서 가격도 저렴하니 일본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서비스산업은 고용증대와 부가가치에서 제조업을 앞선다. 수출은 물론 내수를 위해서도 서비스산업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관광, 경영컨설팅, 항만, 공항, 영화 등 문화콘텐츠, 정보기술, 보건의료 산업을 미래의 주력산업으로 육성해야 선진대국으로 들어설 수 있다. 힘들게 유형의 제품을 만들지 않고 서비스산업만으로도 잘사는 선진국이 많다. 현재 한국의 서비스 수출 규모는 세계 15위 정도로 상품 수출(6위)에 비해 위상이 낮은 편이다. 전체 수출 중 서비스 비중은 주요 7개국(G7)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K콘텐츠를 갖고 있으면서도 관광에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를 '한국방문의 해'로 정해 관광 활성화를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2027년까지 서비스 수출 2000억달러, 세계 10위의 목표를 제시해 놓고 있기도 하다. 달성하지도 못할 일을 말로만 떠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국의 자연자원은 외국에 뒤지지 않는다. 문제는 인프라다. 대규모 리조트, 전통문화 명소를 개발하고 해외에 널리 알려 외국인들을 불러들여야 한다. 의료와 교육 분야를 포함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시민단체들의 반발과 국회의 소극적 태도에 발이 묶인 것도 이런 현실에서 안타깝기만 하다.
2024-01-29 18:21:24[파이낸셜뉴스] 지역 축제들의 ‘바가지’ 상술이 새해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12일 ‘홍천 꽁꽁축제 야시장 순대 가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씨는 “축제 야시장에서 파는 순대인데, 저게 2만원어치”라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순대와 양배추샐러드가 한 접시에 담겨 있었고, 그 옆으로 떡볶이와 잔치국수도 함께 있었다. A씨는 “사진 속 순대는 2만원, 떡볶이와 국수는 각각 7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 속 음식 3종을 구입하기 위해 총 3만4000원을 지불했다. 행사를 주관한 홍천문화재단은 일요시사에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게 책정됐다는 건 2~3일 전에 확인했다”며 “업체들에 가격을 내려달라고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한 논란이 된 순대 가격에 대해서는 “판매 중인 순대는 시중에 있는 저렴한 일반 순대가 아니라 찰순대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해 지역 축제와 전통시장의 바가지요금은 계속해서 논란이 됐다. 진해 군항제, 함평 나비축제, 서울 광장시장,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등등 주요 지역 축제와 전통시장이 줄줄이 도마 위에 올랐다. 비싼 가격, 가격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양과 품질, 현금 결제 강요, 물건 바꿔치기 등 수법도 다양했다. 지난해 함평나비대축제에선 어묵 한 그릇이 1만원에 팔려 주최 지자체인 함평군이 관광객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또 지난해 수원 화성행궁 ‘환경사랑축제’에선 부실한 통돼지 바베큐가 4만원에 판매됐고, 진해 군항제에서도 5만원에 달하는 통돼지 바비큐와 2만원짜리 해물파전으로 논란이 일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17 06:39:50‘재래시장의 기적’으로 불리는 장터들이 있다. '백종원의 기적'으로 불리는 충남 예산시장, 그래미 수상자가 찾은 광장시장 그리고 서울 동대문구 '경동1960' 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예산시장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고향인 예산을 방문했다가 빈 점포가 많은 것을 보고 지역 시장 살리기에 나서면서 가장 많이 알려졌다. 경동시장에 둥지를 튼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개점 1년여 만에 MZ세대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명소로 최근 떠올랐다. 경동시장은 정부와 대기업들이 합심해서 시장 변신에 앞장서면서 화제가 됐다. 제기동역 버스정거장에서 내려서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찾아가는 길은 마치 홍콩의 뒷골목처럼 미로와 같다. 각종 생고기 비린내가 풍기는 길거리 고깃점 골목길을 쭉 따라가야 한다. 초행인 경우 상인들에게 두세 번은 길을 물어야 할 정도로 생소하다. 노후한 건물 1층에 내걸린 스타벅스 간판을 발견하더라도 설마 여기가 맞을까 의구심을 떨구지 못한다. 다시금 시장 상인에게 "혹시 스타벅스가 있는 곳이 여기 정말 맞나요"라고 물으면, 곧바로 "맞아요. 그 허름한 건물 계단으로 3층까지 올라가면 돼요"라는 상인들의 답변이 돌아온다. 상인들은 입구를 찾지 못한 방문객에게 이미 익숙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길을 물었던 경동시장 상인 대부분은 가족 매장인 것처럼 자랑스러워했다. 재개발해야 할 것 같은 건물 계단을 올라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 들어서면 '세상에 어떻게 이런 허름한 시장 구석에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멋진 카페가 있을까'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LG전자와 협업한 화려한 대형 디스플레이가 손님을 먼저 맞이해 색다른 즐거움도 함께 주고 있다. 반전인 셈이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기존 스타벅스 매장들의 입점 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지난 2022년 12월 오픈한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문을 닫은 지 오래된 경동극장 내부를 리모델링해서 대규모로 조성했다. 옛 극장 내부 골격을 그대로 유지해 마치 영화 세트장과 같은 이색적 공간으로 조성했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입소문이 나면서 글로벌 관광지가 되고 있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일본에서 '서울여행 시 꼭 가야 하는 핫플레이스'로 선정됐다. 고전적이면서 세련된 매장 콘셉트로 외국인 여행객의 발길까지 사로잡고 있다. 1970~1980년대 옛 추억을 그리는 소비자에게 현대식 서비스를 곁들여 제공하는 것이다. 경동시장처럼 우리나라의 전통시장이 전 세계에 통하는 사례는 또 있다. 세계적 음악상인 그래미상을 휩쓴 영국 가수 샘 스미스는 지난해 서울 광장시장을 찾아서 산낙지를 젓가락으로 먹는 모습을 SNS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서툰 젓가락질로 인해 꿈틀거리는 산낙지를 연신 접시에 떨어트리는 모습에 전 세계 네티즌들이 관심을 보였다. 샘 스미스는 손으로 '낙지 탕탕이'를 집어 먹었지만 만족감을 보였다. 그리고 서울을 사랑하며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애정을 드러냈다. 샘 스미스의 광장시장 방문 이후 그를 따라 하는 소위 '샘지순례'라는 말도 생겼다. 최근 한밤중에 광장시장을 찾게 되면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외국인들이 한국의 야식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같은 전통시장의 기적은 어찌 보면 유튜브와 틱톡 세대의 홍보효과가 컸다. 이색적인 것을 찾는 MZ세대들까지 전통시장을 찾게 만들고 있다. 다만 눈에 띄는 아쉬운 점은 여전히 있다. 개식용금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일부 전통시장에는 개고기 간판이 버젓이 내걸려 있다. 많이 개선됐지만 전통시장의 화장실 청결도는 아직 아쉽다. 일부 전통시장 상인들의 바가지 상술도 문제다. 침체 이후 전통시장에 찾아온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스스로 가로막는 오류는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 rainman@fnnews.com
2024-01-15 18: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