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칠곡할매의 바다여행기’에 이어 세계적인 비트박스 그룹 '비트펠라하우스'의 윙과 히스가 출연하는 ‘5월은 바다 가는 달’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고 10일 밝혔다. 영상에서는 비트펠라하우스의 윙과 히스가 바다여행에서 얻은 음악적 영감으로 완성한 신곡 ‘블루이즘(Blueism)’을 만나볼 수 있다. 블루이즘은 바다를 유영하듯 음악에 몰입하는 마음을 담은 곡으로 이번 영상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으며 뮤직비디오 형태로 최초 공개된다. 앞서 공개된 ‘칠곡할매의 바다 여행기’가 평생을 내륙에서 살아온 할머니들의 봄바다 여행기를 통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바다여행’의 메시지를 전했다면, 이번 영상은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는 MZ세대의 감성에 초점을 맞췄다. 박윤숙 관광공사 관광콘텐츠실장은 “해양관광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여행의 기회”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5월 바다가 주는 즐거움과 여유를 더 많은 국민들이 경험하시길바란다"고 말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5-10 15:31:53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이탈리아 벨루노에서 독일 브레머하펜으로 가는 길. 오스트리아를 경유하는 15시간 거리(1200km)이다. 브레머하펜 항에 가서 까브리를 선사에 넘기고 혹 차량수속에 문제가 있을까봐 브레멘에서 4일 더 머물기로 했다. 그 후 브레멘 공항에서 터키항공 편으로 이스탄불을 경유하여 한국에 귀국할 예정이다. 차안의 짐을 싹 비우라는 선사의 지침 때문에 많이 고민했었는데 이탈리아나 독일에서 짐을 한국으로 부치는 것이 한국같지않게 과정도 복잡하고 비용도 만만치않아 웬만한 것은 스테파노네서 처리하고 나머지 중요한 짐은 귀국시 비행기탈때 캐리어 무게만큼 꽉꽉 채워 가져오고 나머지 짐들은 없어질 것을 각오하고 차에 그냥 두기로 했다. 대신 차량 바닥에 단단히 싸서 걸리적거리는 것은 보이지 않도록 했다. 만약 그래도 통관이나 선적에 문제가 생기면 그냥 버리라고 할 셈이었다. 차량을 배에 선적하기 위해 유럽 입국시 받은 까르네 서류(Carnet, 무관세 임시통관 증서)가 필요했는데 최초 유럽 입국한 헝가리 국경에서 그런게 필요한지, 아니 그런 것이 있는지조차 모르던 상태라서 발급받지를 못하고 그냥 지나쳤었다. 그래서 곤란해하던 중 탄이 어렵게 찾아낸 독일의 대행사가 서류발급 수수료 105유로를 받고 Export customs document를 만들어주어 선적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두 달 전부터 한국으로 돌아갈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었는데 선박을 찾고 여러 과정을 준비하는데 이제야 끝이 보였다. 브레머하펜 항구로 가는 길에 알프스를 넘는다. 알프스는 동서로 800km 크기에 초승달 모양으로 너비가 200km이다. 독일,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리히텐슈타인, 슬로베니아 총 여덟개 나라가 맞닿아있는 거대한 규모이다. 이탈리아에서 북쪽 알프스를 넘어 오스트리아로 가는 200km의 알프스 산맥구간을 달린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지만 알프스의 경치는 시선을 사로잡는다. 따로 알프스를 구경하려고 드라이브 코스를 알아볼 필요가 없다. 어디를 가던 도로가 워낙 잘 되어있고 아름다운 자연과 그림같은 마을들이 계속해서 볼거리를 선사한다. 알프스를 지나 오스트리아로 넘어오니 하늘이 흐리다. 20년만에 온 오스트리아는 궂은 날씨로 기억될 듯 하다. 잠깐잠깐 휴식을 취하며 계속해서 북쪽으로 달려 해지기 전 독일까지 왔다. 하루만에 3개국을 지나는 거다. 알프스 산맥을 넘으니 고속주행이 가능한 아우토반이 나온다. 세달만에 다시 방문한 독일. 와본 곳이라고 반가운 기분이 든다. 독일 아우토반을 달리면 모든 차들이 정해진 차선에서 질서정연하게 달린다. 큰 트럭과 화물차는 맨 오른쪽에서, 중간 차선에는 일반 승용차들이, 그리고 1차로에는 추월하는 차들이 달린다. 위험하게 차선을 바꾸거나 특별히 느리거나 빠른 차가 없는 것이 좋아보이기는 했지만 이상하게도 웬지 마음 한켠에 편치 않은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바로 지적이나 비난을 받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문화적인 차이가 이런게 아닌가 싶다. 너무 어두워지기전 고속도로 휴게소에 차박을 하기 위해 들어갔다. 역시 믿고 쉬는 독일 대형트럭 쉼터. 깨끗하게 잘 정돈된 쉼터 맨 안쪽에 까브리를 주차하고 내일을 위해 푹 쉬기로 했다. 무료 화장실도 있어 운이 좋다. 다음날 아침, 독일을 남에서 북으로 종단하는 날이다. 1년의 여행을 마무리짓는 드라이브라고 생각하니 시원섭섭 아쉬운 마음과 또 한편으로는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기쁨에 여러가지 생각과 감정들이 교차한다. 우선은 까브리를 한국으로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한 숙제다. 코로나 이전, 유럽에서 한국으로 차량을 보낸 정보들은 있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정보가 없어서 알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최종 결정된 것은 선적비용 3430유로(488만원)으로 출항 후 40일 뒤인 10월 6일 평택항에 도착한다고 한다. 배에 까브리와 함께 동승하는 것이 아니어서 여러가지가 염려되었지만 잘 되겠지 긍정의 마음으로 진행한다. 오늘은 독일 북부 하노버까지 약 8시간(600km)을 주행한다. 스페인에서 구입한 심카드로 포르투갈,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을 포함한 대부분의 유럽에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인터넷으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데 문제가 없다. 이제는 스마트기기와 인터넷 없는 여행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동 중에도 인터넷 검색 및 이메일과 왓츠앱 사용이 가능하니 좋은 시대에 편하게 여행하는 복받은 세대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밤도 아우토반에 있는 쉼터에서 보낸다. 우리 여행의 마지막 차박지이다. 비가 오지만 대형트럭들 사이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문제없다. 독일 마트에서 산 꼬치와 소세지로 소소한 저녁을 먹었다. 평범한 이 순간이 그리울 것 같다. 다음날 브레멘에 도착해서 예약한 숙소에 이른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로 가져갈 짐들을 숙소에 두고 까브리와 브레머하펜으로 향한다. 바다가 나오고 저 멀리 차량 운송용 대형 선박이 보인다.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있는 항구. 이곳이 브레머하펜(Bremerhaven) - "브레멘의 항구"라는 뜻이다. 이메일로 알려준 표지판을 찾아 지정된 장소에 가서 작은 사무소의 사람에게 까브리를 맡겼다. 넓은 주차장 정해진 곳에 까브리를 주차해놓았다. 마지막으로 빠진 것이 없는지 이리저리 살펴보고 까브리에게 인사를 했다. "까브리 안녕! 두달 후 한국에서 보자~!" 항구에서 숙소까지는 택시를 타고 왔다. 다행히 숙소에서 머무는 나흘 동안 연락이 없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남은 음식들로 야무지게 식사를 만들어 먹으며 독일에서의 마지막 날들을 보냈다. 드디어 한국으로 떠나는 날. 공항에서 걸어서 15분정도 거리의 가까운 곳에 숙소를 얻었지만 전날 한번 둘이 공항까지 걸어가보니 인당 32kg의 짐을 가지고 가기는 쉬운 길이 아니어서 고민하다가 숙소주인께 부탁을 해서 시간맞춰 택시를 불렀다. 야무지게 싼 짐들을 숙소앞에 내리고 택시를 기다린다. 비도 조금 부슬부슬 내려 택시 부르기를 잘했다 싶었다. 곧 택시가 도착해서 친절한 기사님 덕분에 무사히 공항에 도착했다. 일년만에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간다. 너무너무 기쁘다. 한국에 도착하니 모든 것이 낯익고 편안하다. 독일에서 열심히 인터넷으로 부동산을 알아보았지만 새로 살 집을 구하는 것은 아무래도 직접 보고 결정을 해야할 것 같아 몇가지 후보만 마련해놓았다. 우선 대전에 계시는 부모님을 뵙고 맡겨둔 차를 찾아 춘천으로 왔다. 하루 3만5천원짜리 모텔에서 묵으며 하루에 서너곳씩 집을 보러 다녔는데 한여름에 전세집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 생각한 것보다 좀 크지만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아파트를 계약하고 일주일 후 모텔을 나와 새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 둘이 살기엔 많이 넓은 집이었지만 오랜 여행을 해보니 나그네들에 대한 마음이 커져서 방 한칸을 손님을 위한 곳으로 꾸며놓았다. 세계 곳곳에서 우리가 받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고싶어 낯선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는 일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이 곳이 전 세계 친구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기를 바란다. 9월 중순 춘천역에 독일에서 온 커플이 내렸다. 카우치서핑으로 방문신청을 해서 초대를 한 것이다. 서울과 속초 중간에 위치한 춘천에 오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의 첫 게스트는 베를린에서 온 친구들이다. 비슷한 시기에 신청을 해서 우리집에 재워주지는 못하지만 만난 미국친구와 함께 김유정역에 있는 레일바이크를 타러 함께 왔다. 안내원의 안전수칙을 통역해주고 세사람을 배웅했다. 밝은 얼굴로 즐거운 모습이었다. 한시간 반 정도 걸리는 춘천의 레일바이크는 내리막 구간이 많아 크게 힘들지 않고 중간중간 테마가 있는 터널들을 지나는 재미와 길가 풍경이 한국 시골을 볼 수 있는 좋은 액티비티이다. 중간에 강옆에 쉼터에 도착하면 내려서 잠시 풍경을 감상하다가 다시 예쁜 관광열차로 갈아타서 강촌까지 가고 강촌에서 관광버스로 출발한 김유정역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아이들도 어른도 어르신들도 누구나 좋아한다. 춘천에 왔으면 빠질 수 없는 먹거리 닭갈비를 먹으러 왔다. 닭갈비가 손님을 대접하는 메뉴로 좋은 것은 이슬람이건 기독교건 힌두교건 누구나 마음편히 먹을 수 있고 심하게 맵지 않아 다들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테이블 위 커다란 철판에서 눈앞에서 요리되는 닭갈비는 처음이지? 닭갈비와 볶음밥 모두 다들 맛있게 잘 먹어서 기뻤다. 외국 친구들이 볶음밥 누른 것을 긁어먹으려 애쓰는 모습에 웃음이 터진다. 저녁에는 독일 친구들과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으며 한국어, 음식, 여행, 분단과 통일 등 여러가지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흘동안 함께 지내며 즐거운 추억을 만든 독일커플이 떠날때가 되었다. "독일에 올때 연락해요. 함께 판타지아 랜드에 가도 좋겠네요." 속초행 시외버스를 타러가는 그들을 터미널까지 바래다주었다. 까브리가 예정보다 열흘 일찍 도착했다. 대중교통으로 평택항까지 가서 까브리를 춘천으로 데려왔다. 걱정스런 마음으로 캐빈을 여니 매트리스며 모니터며 바닥 짐칸의 짐들 모두 그대로이다. 안도가 밀물처럼 밀려온다. 이제 이번 여행의 모든 것이 마무리가 되었다. 기나긴 여행동안 큰 사고없이 건강하게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어 너무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지금까지 까브리랑 함께 여행해주신 독자님 감사합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 참 즐거웠고 타민족과 문화속에서 삶의 공통점을 발견하였습니다. 처음 본 우리를 환대해준 많은 나라의 많은 친구들께 감사하고 세상구경 실컷해서 추억거리를 한가득 만든 시로와 탄의 여행 이야기를 여기서 마칩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Ss-tFRIseI0?si=fdWcxP6uHPzJg_kX>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6-26 15:47:16[파이낸셜뉴스 서천=김원준 기자] 금강하굿둑으로 막힌 강물의 흐름을 다시 열기 위한 공론의 장이 마련된다.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다음달 12일 서천 문예의전당 소강당에서 ‘금강은 흘러야 한다 - 닫힌 금강하구의 지속가능한 정책 제안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금강하구 생태계의 회복과 더불어 침체된 지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기위한 자리다. 지난 1991년 준공된 금강하굿둑은 수자원 확보와 치수를 위한 수리적·공업적 기능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강과 바다의 연결이 차단되고 생태계 단절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하고 있다. 서천군은 지난 30여 년간 이로 인한 생태·경제적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하굿둑 외측에 축적된 토사로 인해 장항항의 항로 폭이 좁아지면서 1만 톤급 이상의 선박 입출항이 어려워지며 항만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수산자원의 급격한 감소도 심각한 수준이다. 서천군지속협에 따르면 대표 어종인 뱀장어·참게·우어 등 회유성 어류의 사실상 멸종 수준의 감소, 서천 해역의 맨손어업·내수면 어업·김양식 어업 등 전반에 걸친 피해 규모가 총 612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토론회 개최는 이같은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지역의 절박한 목소리가 반영됐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김기웅 서천군수는 “그동안 금강하구 해수유통을 통한 생태계 복원과 지역 상생을 위해 군산시와 꾸준히 소통해 왔다”며 “이번 토론회에 군산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질 개선과 해수유통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서천의 생존이 달린 중대한 과제이며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 군수는 “이제는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대응과 함께 초당적 협력, 그리고 실질적인 행정·재정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해수유통과 생태복원을 위한 정책들이 구체적인 국정과제로 자리매김해 실행력 있는 제도와 사업으로 연결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윤종주 충남연구원 박사의 ‘금강하구 생태복원과 지속가능한 지역 상생발전 방향’, 박진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의 ‘해수 순환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획득 방안’ 발표가 진행된다. 이어 허재영 국가하구생태복원전국회의 상임고문, 유재영 서천군 부군수, 남대진 군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종주 전북수산산업연합회 회장,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 등이 패널로 참여해 금강하구의 생태 회복과 해수유통의 사회적 합의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향후 금강공동조사위원회 구성과 연안·하구 복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통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충남·전북을 중심으로 중앙정부와 국회를 설득해 전국 연안생태계 보전의 선례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홍성민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이번 토론회는 민간 거버넌스 기구가 주도하는 만큼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생태복원과 지역상생을 위한 전환점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으로 이번 토론회가 실질적 의미를 갖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5-27 14:59:28【파이낸셜뉴스 부산·경남·서울=성석우 송지원 김준혁 이해람 서영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대구경북(TK) 지역에 이어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연이틀 맞붙었다. PK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인식되지만 주요 정치 이벤트를 겪을 때마다 변화를 선택한 곳이기도 하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득표율 과반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21대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최근 PK 지역의 최대 화두인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PK 지역은 제조업과 해양산업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지만 수도권으로의 꾸준한 인구 유출, 산업 경쟁력 약화 등을 겪으며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목이 마른 상황이다. 따라서 주요 후보들도 PK 지역을 살리기 위한 경제 공약을 제시하며 표심 구애에 나섰다. 특히 부산으로의 한국산업은행 이전 문제를 두고 이 후보와 김 후보가 전혀 다른 해법을 제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후보는 PK 지역 중에서도 부산의 해양 수도화를 약속했다. 이를 위해 세종에 위치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꼭 실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서면을 찾아 유세를 하면서 "대한민국의 해양 국가화, 부산의 해양 수도화를 위해 해수부가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며 "원래 국가기관들은 서로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찢어 놓으면 안 된다. 그러나 딱 하나, 해수부만은 예외로 해서 부산에 옮기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부산 지역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산업은행의 이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윤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 후보는 "사람들이 이 이야기는 절대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해야겠다.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좋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한쪽이 원한다고 일방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렇게 쉬운 일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3년 동안 말만 하고는 뭘 했나"라고 지적했다. 그 대신 북극항로가 열릴 때를 대비해 민간기업이자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을 전격 발표했다. 이 후보는 "북극항로가 열릴 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해운회사들이 들어와야 한다"며 "HMM이 부산으로 옮겨오도록 하겠다. 물론 민간회사라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 출자지분이 있어 마음을 먹으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경남 창원을 찾아서는 경제 현안에 더 중점을 뒀다. 이 후보는 창원 시민들을 향해 "정치의 본질은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창원과 경남의 제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창원의 노동자와 제조업을 언급한 이 후보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을 결합한 제조업 전환을 통해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 후보는 PK 지역 유세에서 유독 부마항쟁 정신을 여러 차례 소환하며 민주주의 회복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험지로 꼽히는 PK 지역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한편, 지역 민생과 역사적 공감을 호소해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한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부산은 민주주의의 성지이며 부마항쟁을 통해 독재의 고리를 끊어낸 역사적인 도시"라고 평가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부산 시민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창원에서도 이 후보는 "창원 역시 위대한 곳이다. 내란을 부마항쟁이라는 이름으로 저항해서 군사정권을 끝장낸 곳"이라며 "여러분이 바로 그 주역 아닌가. 앞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이 내란을 그 정신으로, 여러분 손으로 확실하게 제압해 달라"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PK 지역을 찾아 자신의 1호 공약인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보여주는 데 역점을 둔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경남에 위치한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서비스·두산에너빌리티 등을 찾아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산업 살리기, 기업 돌보기 메시지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김 후보는 사천 우주항공청을 찾아 우주항공 강국인 미국·중국·러시아에 맞먹는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도록 돕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 후보는 현재 우주항공청 예산이 1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1조원도 안 되는 예산으로 세계 5대 우주강국이 될 수 있겠는가"라며 "적어도 연간 10조원은 투입해야 하고 연구원들과 가족·자녀 교육 등 정주 여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을 대폭 확대해 '2032년 달 착륙·2045년 화성 탐사' 달성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분야 부총리와 과학특임대사를 신설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는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고 재량권을 넓히기 위해 과학기술부총리가 필요하고 이렇게 해야 성과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창원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도 방문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이다. 김 후보는 이곳에서 "소형모듈원전(SMR)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데 현장을 방문해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특히 문재인 정권이 주도한 탈원전 기조에 대해 에둘러 비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 후보는 "그동안 탈원전 등 여러가지 고난을 겪으시고도 힘차게 발전하는 현장을 보니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좋은 기술이 있음에도 정치적 난관에 부딪혀 절대 굴하지 않고 끝까지 극복해낸 여러분의 사투는 대한민국의 기상과 같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임직원들을 향해 김 후보는 "단순히 하나의 회사가 아니라 미래를 열어가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생, 일자리 등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찍고 표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진주를 방문해 "시민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시장이 아주 중요하다"며 "제가 시장을 살리고, 장사도 잘되고, 시민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과학기술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 후보는 "포스코 제철부터 자동차, 조선, K방산을 다 만들어 낸 분이 박정희 대통령인데 박 대통령이 과학기술자가 아니지만 과학기술의 소중함을 알고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길러냈다"며 "과학기술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사흘 만에 부산을 다시 방문한 이준석 후보는 부산을 금융 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정 기관 또는 기업 이전을 약속한 이재명·김 후보와 달리 부산 지역 증권거래세 인하와 규제 완화 여건을 조성해 국내외 금융사는 물론 기관들이 먼저 오고 싶은 금융수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금정구 범어사 안양암에서 종교 지도자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 관련 규제를 부산에 대한 특구 설정과 특별법 시행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하고 한편으로는 증권거래세, 농특세 같은 것을 특구에 한정해 인하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들의 공약처럼 특정 기업이나 기관을 옮기는 방법 대신 홍콩·싱가포르 모델로 기업과 기관의 부산 이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후보는 "원래 전 세계적으로 금융은 물류와 결합해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상하이·홍콩·싱가포르 모두 항구가 발달하고 바다가 면해 있는 곳"이라며 "그런 조건이라면 부산이 대한민국에서 으뜸가는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고 짚었다. 자신의 구상이 현실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이 후보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 홍콩이나 상하이에 있는 많은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투명하지 못한 정책과 억압으로 인해 이전할 곳을 찾고 있다"며 "부산과 송도 같은 곳들이 당연히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의 해수부 이전, 김 후보의 산업은행 이전 공약에 대해서는 견제구를 날렸다. 증권거래소 한국거래소 부산 이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 사례를 언급한 이 후보는 "한국거래소가 부산에 이전돼 있는데 증권사나 금융기관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자꾸 기관을 하나 떼서 옮긴다는 식의 지방 발전은 제한된 성공만을 가져왔다는 것을 이미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가 산업은행 이전 대신 HMM 본사 이전 공약 카드를 꺼낸 것에 대해 어설픈 괴짜 경제학으로 규정했다. 이 후보는 "HMM은 코로나19 시절 물류가 중요해지면서 겨우 과거 사세를 회복하는 상황"이라며 "이재명이라는 사람의 매표에 사용되는 것보다 회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옳다. 그것이 바로 저와 이재명의 부산 발전 접근법 차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날 SNS를 통해서도 "상법개정안의 골자가 상장회사에 대해 대주주나 경영진이 일반주주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하는 것을 규제하는 것인데 HMM 본사 부산 이전이 실현되면 HMM 일반주주 이익이 늘어나나, 침해되나"라며 "HMM 이전이 뻥이냐, 상법개정안이 뻥이냐"고 썼다. syj@fnnews.com 서영준 송지원 김준혁 이해람 성석우 기자
2025-05-14 19:08:27【파이낸셜뉴스】 【부산=성석우·송지원·김준혁 경남=이해람 서울=서영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대구·경북(TK) 지역에 이어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연이틀 맞붙었다. PK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인식되지만 주요 정치 이벤트를 겪을 때마다 변화를 선택한 곳이기도 하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득표율 과반 이상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21대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최근 PK 지역의 최대 화두인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PK 지역은 제조업과 해양산업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지만 수도권으로의 꾸준한 인구 유출, 산업 경쟁력 약화 등을 겪으며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에 목이 마른 상황이다. 따라서 주요 후보들도 PK 지역을 살리기 위한 경제 공약을 제시하며 표심 구애에 나섰다. 특히 부산으로의 산업은행 이전 문제를 두고 이 후보와 김 후보가 전혀 다른 해법을 제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산은은 어려워도 해수부는 이전 이 후보는 PK 지역 중에서도 부산의 해양 수도화를 약속했다. 이를 위해 세종에 위치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꼭 실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서면을 찾아 유세를 하면서 "대한민국의 해양 국가화, 부산의 해양 수도화를 위해 해수부가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며 "원래 국가기관들은 서로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찢어 놓으면 안 된다. 그러나 딱 하나, 해수부만은 예외로 해서 부산에 옮기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부산 지역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산업은행의 이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윤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 후보는 "사람들이 이 이야기는 절대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해야겠다.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좋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한쪽이 원한다고 일방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며 "그렇게 쉬운 일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3년 동안 말만 하고는 뭘 했나"라고 지적했다. 대신 북극항로가 열릴 때를 대비해 민간기업이자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을 전격 발표했다. 이 후보는 "북극항로가 열릴 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해운회사들이 들어와야 한다"며 "HMM이 부산으로 옮겨오도록 하겠다. 물론 민간회사라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 출자지분이 있어 마음을 먹으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경남 창원을 찾아서는 경제 현안에 더 중점을 뒀다. 이 후보는 창원 시민들을 향해 "정치의 본질은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창원과 경남의 제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창원의 노동자와 제조업을 언급한 이 후보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을 결합한 제조업 전환을 통해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 후보는 PK 지역 유세에서 유독 부마항쟁 정신을 여러차례 소환하며 민주주의 회복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험지로 꼽히는 PK 지역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한편, 지역 민생과 역사적 공감을 호소해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한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부산은 민주주의의 성지이며 부마항쟁을 통해 독재의 고리를 끊어낸 역사적인 도시"라고 평가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부산 시민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창원에서도 이 후보는 "창원 역시 위대한 곳이다. 내란을 부마항쟁이라는 이름으로 저항해서 군사정권을 끝장낸 곳"이라며 "여러분이 바로 그 주역 아닌가. 앞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이 내란을 그 정신으로, 여러분 손으로 확실하게 제압해 달라"고 말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든다 김 후보는 PK 지역을 찾아 자신의 1호 공약인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보여주는데 역점을 둔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경남에 위치한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서비스·두산에너빌리티 등을 찾아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산업 살리기, 기업 돌보기 메시지를 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김 후보는 사천 우주항공청을 찾아 우주항공 강국인 미국·중국·러시아에 맞먹는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도록 돕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 후보는 현재 우주항공청 예산이 1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1조원도 안 되는 예산으로 세계 5대 우주강국이 될 수 있겠는가"라며 "적어도 연간 10조원은 투입해야 하고 연구원들과 가족·자녀 교육 등 정주 여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을 대폭 확대해 '2032년 달 착륙·2045년 화성 탐사' 달성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분야 부총리와 과학특임대사를 신설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는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고 재량권을 넓히기 위해 과학기술부총리가 필요하고 이렇게 해야 성과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창원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도 방문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이다. 김 후보는 이곳에서 "소형모듈원전(SMR)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데 현장을 방문해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특히 문재인 정권이 주도한 탈원전 기조에 대해 애둘러 비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 후보는 "그동안 탈원전 등 여러가지 고난을 겪으시고도 힘차게 발전하는 현장을 보니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좋은 기술이 있음에도 정치적 난관에 부딪쳐도 절대 굴하지 않고 끝까지 극복해낸 여러분의 사투는 대한민국의 기상과 같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임직원들을 향해 김 후보는 "단순히 하나의 회사가 아니라 미래를 열어가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생, 일자리 등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찍고 표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진주를 방문해 "시민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데 시장이 아주 중요하다"며 "제가 시장을 살리고, 장사도 잘되고, 시민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고 전했했다. 과학기술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 후보는 "포스코 제철부터 자동차, 조선, K-방산을 다 만들어 낸 분이 박정희 대통령인데 박 대통령이 과학기술자가 아니지만 과학기술의 소중함을 알고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길러냈다"며 "과학기술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김 후보는 전날 부산을 찾아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부산을 금융수도로…자발적 이전 유도 사흘 만에 부산을 다시 방문한 이 후보는 부산을 금융 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정 기관 또는 기업 이전을 약속한 이재명·김 후보와 달리 부산 지역 증권거래세 인하와 규제 완화 여건을 조성해 국내외 금융사는 물론 기관들이 먼저 오고 싶은 금융수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금정구 범어사 안양암에서 종교 지도자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 관련 규제를 부산에 대한 특구 설정과 특별법 시행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하고 한편으로는 증권거래세, 농특세 같은 것을 특구에 한정해 인하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들의 공약처럼 특정 기업이나 기관을 옮기는 방법 대신 홍콩·싱가포르 모델로 기업과 기관의 부산 이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후보는 "원래 전 세계적으로 금융은 물류와 결합해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상하이·홍콩·싱가포르 모두 항구가 발달하고 바다가 면해 있는 곳"이라며 "그런 조건이라면 부산이 대한민국에서 으뜸가는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고 짚었다. 자신의 구상이 현실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이 후보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 홍콩이나 상하이에 있는 많은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투명하지 못한 정책과 억압으로 인해 이전할 곳을 찾고 있다"며 "부산과 송도 같은 곳들이 당연히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의 해수부 이전, 김 후보의 산업은행 이전 공약에 대해서는 견제구를 날렸다. 증권거래소 한국거래소 부산 이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 사례를 언급한 이 후보는 "한국거래소가 부산에 이전돼 있는데 증권사나 금융기관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자꾸 기관을 하나 떼서 옮긴다는 식의 지방 발전은 제한된 성공만을 가져왔따는 것을 이미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가 산업은행 이전 대신 HMM 본사 이전 공약 카드를 꺼낸 것에 대해 어설픈 괴짜 경제학으로 규정했다. 이 후보는 "HMM은 코로나19 시절 물류가 중요해지면서 겨우 과거 사세를 회복하는 상황"이라며 "이재명이라는 사람의 매표에 사용되는 것보다 회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옳다. 그것이 바로 저와 이재명의 부산 발전 접근법 차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상법개정안의 골자가 상장회사에 대해 대주주나 경영진이 일반주주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하는 것을 규제하는 것인데 HMM 본사 부산 이전이 실현되면 HMM 일반주주 이익이 늘어나나, 침해되나"라며 "HMM 이전이 뻥이냐, 상법개정안이 뻥이냐"고 썼다. syj@fnnews.com 서영준 성석우 송지원 김준혁 이해람 기자
2025-05-14 17:03:31국립해양박물관(관장 김종해)은 한국관광공사, 국제해양영화제 조직위와 함께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2025 뮤지엄나잇 오션필름위크'를 연다. 이번 행사는 '5월 바다 가는 달'을 맞아 부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기획됐다. 행사기간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바다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장편, 단편 영화부터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또, 영화감독이 직접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 작가와 함께하는 씨네토크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24일부터 이틀간 진행하는 오션무비캠프에서는 △불 꺼진 박물관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야간 박물관 전시 투어 △밤새 즐길 수 있는 심야 해양영화 상영 등으로 특별한 1박 2일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심야 보드게임 클럽, 북토크 클럽, 싱잉볼 명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번 행사는 해양 영화에 관심 있는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 신청은 오는 14일까지 국립해양박물관 누리집에서 하면 된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5-11 19:12:51[파이낸셜뉴스] 국립해양박물관(관장 김종해)은 한국관광공사, 국제해양영화제 조직위와 함께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2025 뮤지엄나잇 오션필름위크’를 연다. 이번 행사는 ‘5월 바다 가는 달’을 맞아 부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기획됐다. 행사기간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바다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장편, 단편 영화부터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또, 영화감독이 직접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 작가와 함께하는 씨네토크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24일부터 이틀간 진행하는 오션무비캠프에서는 △불 꺼진 박물관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야간 박물관 전시 투어 △밤새 즐길 수 있는 심야 해양영화 상영 등으로 특별한 1박 2일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심야 보드게임 클럽, 북토크 클럽, 싱잉볼 명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번 행사는 해양 영화에 관심 있는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 신청은 오는 14일까지 국립해양박물관 누리집에서 하면 된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5-09 09:34:166·3 대선이 한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야권 유력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법원 파기환송심 사법리스크를 비롯해 범보수 진영의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위한 후보 단일화 등 굵직한 변수들이 대선 정국을 흔들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로 순항하는 듯했던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는 대선 후보 입지를 인정해 달라며 당 지도부에 엄중 경고한 김 후보의 입장 변화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대선이 치러지게 돼 범진보 진영에 유리하게 전개되던 대선판은 대법원의 이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으로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출신인 한 예비후보는 개헌 연대 빅텐트를 승부수로 띄웠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등 빅텐트의 영향력을 높일 외생 변수들의 존재감도 부각되고 있다. 하루하루 예측하기 쉽지 않은 대선 정국이 진행되는 가운데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 본사에서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논리정연함으로 정평이 난 최수영 시사평론가,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과 긴급 좌담회를 갖고 이번 대선정국에 등장한 핵심 변수들과 전망 등을 심층 분석해봤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의 의미는. ▲최수영=김 후보의 선출은 예상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계속 내란과 탄핵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텐데 이 부분을 어떻게 희석시키고 구도 싸움을 할 건지가 국민의힘에 주요한 과제로 남았다. ▲서용주 소장=이번 조기대선의 원인 제공은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으로 인한 파면, 거기에서 시작됐기에 이건 인물의 싸움이 아니라 구도의 싸움이 됐다. 친윤 지도부의 '한동훈만 아니면 돼'라는 허들이 작동해 결국에는 김 후보가 선택된 게 아닌가 싶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등판한 시점이 5월 1~2일이었고, 대법원의 파기환송과 맞물려 아마 유권자들의 표 자체에 김문수를 통해 정면돌파하자는 의지도 반영됐다. ―한덕수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의미는. ▲서 소장='난가병'보다 누군가가 '난가 바이러스'를 주입시킨 것이다. 즉 '기획출마'라고 본다. 친윤 그룹 내에서 고위 관계자들의 기획하에 이뤄진 전략적인 출마 아닐까 생각한다. 오십 평생을 공직자로서 '관리'를 하면서 정치적 행보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내란 정국에서 갑자기 심지어 12·3 비상계엄의 책임 있는 2인자로서 조금 명분이 떨어진다. 본인의 의지로 대선에 출마하기보다 친윤 세력에 대한 대표성을 갖고 있어 출마를 고민할 여유도 없었다고 판단한다. ▲최 평론가=필승 카드가 될지는 아직 예측이 어렵지만 '스윙 카드'인 건 분명한다. 선거란 '이슈' '구도' '인물' 이 세 가지 요소로 치러지는데,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이뤄진 조기대선이라 국민의힘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도는 헌법재판소도 지적했듯 민주당의 '이재명'이란 후보는 굉장히 헌법적 자제와 절제를 못하는, 그런 제도적 자제가 안 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입법, 행정, 사법까지 다 갖는다면 이건 굉장히 위험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후보로 인해 '또다시 위험한 사회가 올 수 있다'는 중도층의 불안감이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한덕수 후보라는 '인물'에겐 안정감이 있다. 재난 상황이 닥치면 그쪽 전문가를 찾게 되듯, 지금이 글로벌 통상전쟁이 벌어지는 시기다 보니 한 후보의 전문성이 돋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국민 통합'이라는 어젠다에 부합한다. 이런 측면에서 단순히 국민의힘과 민주당 이 후보의 일대일 구도에서 싸우는 것보다는 여기에 하나 더 얹어 한 후보가 구도를 뒤집을 수도 있는 '스윙 카드'가 되는 건 분명하다. ―한덕수 투입으로 새로운 보수진영을 재구축한다는 것인가. ▲최 평론가=정말 불리한 구도를 뒤집을 요소가 세 가지 더 있다. '새로운 이슈의 등장' '새로운 세대' '떠밀려 나가는 기득권층을 끌어안는 것'. 이 세 가지라야 불리한 구도를 이길 수 있는 선거 구도를 재성립할 수 있다. 만약 국민의힘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까지 한다 치면 가능할 것이라 본다. 또 떠나가는 기득권층과 유보층, 팔짱 끼고 있는 중도층이 여기에 부합해 줄 경우 그나마 국민의힘이 보수 진영을 다시 꾸리고 이재명과 일대일 승부를 해볼 만하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한덕수의 출마는 기획이든 뭐든 비판은 할 수 있겠으나 보수 진영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서 소장=대선은 필패해도 한덕수까지는 잠금장치를 해 놓으면 최소한 찬탄파라든지 윤 전 대통령이 너무 싫어하는 한동훈을 국민의힘에 발 붙이지 못하게 할 수 있는 어떤 전략이 될 수 있으니까. 그다음에 운이 좋아서 이재명 후보가 흔들리거나 민주당의 어떤 귀책으로 국민의힘에 기회가 온다면 어려운 내란 정국 구도 속에서도 기회가 있을 수 있겠다는 나름의 계획하에 이뤄진 것이라 본다. ―범보수 진영 단일화가 가능할까. ▲최 평론가=김문수 후보가 여기서 발을 빼기 쉽지 않다. 일종의 대국민, 그러니까 '대당원 사기극'이 될 수 있다. '나는 단일화하겠다'는 걸 사실상 준공약으로 후보가 됐는데 이제 와서 '나는 안 하겠다'고 그러면 그 기대치에 투표한 당원과 민심은 반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단일화할 거라고 본다. 룰 세팅 문제는 결국 여론조사밖에 안 된다. TV 토론은 아마 두 분 다 안 할 것이다. 두 분이 TV 토론 해서 남는 장사가 아니다. 한덕수 후보 측에서 다 국민의힘에 위임하겠다고 했지만 그 위임이라는 건 정치적 수사인 것이지 너희들 결론을 내가 다 따르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도부가 개입하라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 후보가 제안하는 룰 세팅의 카드를 과연 한 후보가 받아들이느냐, 그게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본다. ▲서 소장=한덕수 후보 입장에선 무소속이라 해도 출마 자체가 친윤 그룹의 지원 속에서 나왔다는 걸 무시할 수 없다. 이미 기획서에서 나왔고, 한 후보 입장에선 이미 다 기획이 돼 있다고 보고 룰은 전혀 고려 안 해도 될 것 같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 후보가 김 후보를 국민의힘이든 무당층이든 일반 여론조사에서 거의 앞서는 그런 기류가 있다. 김 후보 입장에서 '내가 당신들 아바타야.' 이런 식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제가 볼 땐 후보 비서실장이 김 후보의 가장 복심이고 입이라고 봤을 때는 시간 끌기로 간다고 본다. ―이들 외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도 포함한 빅텐트도 있는데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서 소장=저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지금 현재 한덕수, 김문수 이 두 분의 단일화도 좌초를 겪고 있는 걸 보라. 한 후보 입장에선 무조건 국민의힘 입당은 김 후보한테 OK 받고 들어가야 된다. 그다음에 이준석에 대한 단일화를 얘기하는데, 이준석은 끝까지 단일화 구도에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움직일 필요가 없다. '왜 굳이 쫓겨난 국민의힘에 와서 내가 단일화 불쏘시개 역할을 하지'라고 했을 때 이준석 입장에선 '내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하면 25일 전에 단일화를 하지 굳이 지금 들어와서 빅텐트를 안 친다. 김문수, 한덕수 이 두 분의 단일화가 먼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빅텐트는 사실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 평론가=이번 대선에서 범보수의 단일화는 사실상 이준석이 변수지, 한덕수는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 한덕수 후보는 필요충분 조건에 불과한 거고 실질적으로 완전하게 이기는 단일화를 하려면 이준석이 합류해야 한다. 이준석을 놔둔 채 한덕수, 김문수 단일화를 했다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 한덕수와 김문수가 단일화했을 때 여론 지형이 이준석까지 합류해서 이길 수 있는 지표가 되면 이준석이 지분을 갖고 들어올 것이라 본다. 그래서 김문수, 한덕수 단일화 여부보다 그 단일화가 됐을 때 여론 지형을 어떻게 이준석이 받아들이느냐가 핵심이라고 본다. ―이번 대선도 탄핵의 강을 넘을지를 놓고 얘기가 많다. ▲최 평론가=김문수, 한덕수 후보가 단일화를 할 때 메시지를 내는 거다. 이제 민심의 바다를 건너가면서 그 직전에 단일화를 했다. 그럼 거기에서 얘기해야죠. 과거와 절연하겠다. 그리고 책임을 지겠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하나가 되어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우리가 건너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얘기하면서 한 후보 같은 경우에는 개헌을 꺼낼 수도 있다. 그러면서 다 내려놓고 우리는 통합 후보가 되겠다. 저쪽 민주당은 독재할 수 있는 후보라는 걸 강조해 구도를 선명하게 가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반드시 윤 전 대통령 출당까지는 몰라도 절연 선언을 해줘야 한다. 대선의 법칙은 간단하다. 넓히면 이기고, 좁히면 죽는다. 그 넓히는 길을 가야 한다. 이건 당내의 문제이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서 소장=그렇게 한다고 해도 기본을 하는 것이다. 이게 대단한 결심을 하는 게 아니라 당연한 걸 안 해왔던 것을 하니 '이제 좀 바뀌어 가나' 정도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국민적 눈높이에서 최소한 탄핵의 강을 건너려면 합리적 보수로 변신하는 과정들과 실천을 보여줘야 되는데 그게 없다. 저는 좀 아쉽지만 조금 더 냉정하게 비판하자면 윤석열을 떼어내는 것은 늦었다. 하지만 해야 될 일은 해야 되는 것이다. ―한덕수 후보가 임기 3년차에 개헌하고 하야하겠다는데, 승부수가 될까. ▲최 평론가=승부수가 된다고 본다. 그러니까 이게 과연 어마어마한 이 판을 흔드는 그런 승부수라기보다는 최소한 균열을 낼 수 있다. 우리나라 주요 정치인과 지도자 중에 개헌에 반대하는 사람 딱 한 명이다. 이재명 후보 하나다. 반대라기보다는 본인은 내란 극복이 안 됐다고 이야기하는데,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고 대선이 실시됐는데 내란이 극복 안 됐으면 그건 지금 계엄이 진행 중인가? 이재명 후보의 말은 개헌하기 싫다는 얘기를 에둘러 한 거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그런 지위를, 독점적 지위를 계속 누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87체제를 극복한 다음에 총선과 대선을 동시 실시해 새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되겠다는 한 후보의 약속을 중도층이 팔짱은 끼고 있지만 들을 것이다. ▲서 소장=국민들이 개헌의 3년 얘기하는 후보에 대해 '오 대단한데'라고 할 것 같지는 않다. 극단 정치를 어떻게 하면 없앨까 하는 개헌 논의가 정치권에 있는 것이고, 예를 들어서 '3년 임기+개헌'을 이재명 후보가 덜컥 받아버리면 그 효과가 있나. 이 후보가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승부수가 된다면, 그게 흔들 수 있다면. ―이번 대선에 대한 한줄평은. ▲최 평론가=가장 중요한 건 대선은 과거형이 아닌 미래형 투표다. ▲서 소장=이번 조기대선은 내란 종식 대 내란 유지 세력의 싸움이 돼 버렸다. ―또 하나의 대형 폭탄이 있다.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선거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심이 나왔다. 이 판결의 의미는. ▲최 평론가=민주당이 여기에 대해 반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 사건의 법적 시한은 6월 24일이었다. 633 원칙에 따라. 대법원이 6월 3일이 대선이니까 고등법원에도 판단할 시간을 주는 차원에서 5월 1일 한 것이다. 만일 상고 기각이 나왔으면 민주당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 것이다. 그런데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이 나오니까 법관을 탄핵하겠다고 하고 대법원장도 탄핵하겠다고 한다. 원래 탄핵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 사유가 있어야 된다. 거꾸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했는데 민주당 스스로 심판할 수 있는 심판자가 되겠다는 것 아닌가. 이런 것들이 이번 대권 가도에서 이재명 후보의 우클릭과 중도 확장이 이 한 방에 다 날아갔다고 본다. ▲서 소장=대법원의 파기환송 부분 자체는 불만이 있을 수는 없다. 다만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판을 진행하는 절차와 과정에서 이게 납득할 만한 수준이었느냐는 것이다. 유죄를 판결할 때는 원심 판결을 뒤집는 결정을 하는데 날짜가 9일 안에 했다는 것, 숙의 과정을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절차적 문제를 지금 따지는 것이다. 굳이 대법원이 30여일 앞둔 시점에 유력 대선 주자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것들은 최소한 절차상 신중을 기했어야 됐다. ―5월 15일 이재명 후보 관련 재판이 있는데 중도층 표심에 큰 영향이 있을까. ▲서 소장=그냥 단순하게 얘기하면 이재명 후보가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동정표로 치환될 가능성이 높다. 핍박받는 이재명 후보라는 식으로 중도층은 생각할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너무 노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마치 판결 때문에 판사들을 탄핵한다는 그런 이미지를 주면 안 된다. 절차와 과정 속에서 뭔가 무언의 사법 카르텔 엘리트들이 이런 일을 저질렀을 수도 있겠다는 정황 정도의 신호만 주면 중도층에선 많은 검찰과 경찰, 윤석열 정부의 어떤 사법권과 행정부가 윤석열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들을 많이 가질 가능성이 높다. ▲최 평론가=저는 중도에 약간 영향이 있을 거라 본다. 이재명 후보는 결국 불안정한 후보다. 불안한 후보는 아니고 불안정한 후보다. 지금 헌법 84조 논란이 계속 이어질 텐데, 재판을 그만두게 하든 재판이 진행 중이든 규정이 없기 때문에 5개의 재판이 남아 있다. 대장동부터 백현동에 대해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하면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 거다. 이 후보가 대세론도 있었고 선거법 2심에서 무죄가 나서 이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나 싶었는데, 백현동 대장동 이 문제는 이제 재판이 너무 오래 길게 늘어지니 진짜 이런 부분은 바로 대법원이 재상고해서 결론을 내리면 후보직이 상실될 수도 있겠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이 입법을 한다지만 과연 이게 특정하게 위인설법해서 될 문제인가. 불안정한 후보의 이미지를 줄 수가 있다.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더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인가. ▲최 평론가=불안정한 후보가 되는 거다. 그런 측면들은 유권자들, 특히나 중도층들이 자신의 이해관계가 있는 걸 보기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내 삶이 어떻게 달라지느냐가 중요하니까. 중도층엔 진영 투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저는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거라고 본다. 좀 미약하게 있다고 말하겠다. 그래도 또 한번 조기대선이 있을 수 있다는 그 불안감들은 있을 것이다. 오히려 중도가 뭉칠 수 있다.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지지층이 뭉치고 보수는 보수대로 뭉칠 것이다. 진영 투표에선 별 영향이 없겠지만 오히려 중도층에 효과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 ▲서 소장=조기대선은 이번에 이 구도 자체가 이미 짜여 있다. 내란 종식이란 큰 축에서 민주당은 변할 게 없다. 그 기조 안에서 민주당이 통합과 민생과 개헌과 여러 가지 어떤 국제정세에 있어서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제시해 드리겠다, 내란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우리가 씻어드리겠다는 구도가 짜여 있다. 국민의힘이 거기서 탈내란이 됐다면 사실상 대법원의 파기환송이 상당히 영향을 줬을 거라고 본다. 그런데 구도 자체가 이미 내란의 종식과 내란 유지에 대한 구도가 됐기 때문에 이 내란을 씻어내려고 하는 국민들, 특히 중도층의 정권교체 여론을 좀 상쇄시킬 만한 큰 이벤트가 될 수는 없는 게 지금 현실 같다. ―6월 3일 이전에 최종적으로 재상고심까지 결론 나기는 어렵다는 것인가. ▲최 평론가=대법원이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것으로 다 예측한다. ▲서 소장=대법원장 얘기는 파기환송심을 했으니까 최종적으로는 국민이 판단해 달라, 이렇게 국민의 판단에 맡기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만약 거기서 파기자판을 해서 사법부가 최종 결론까지 냈다면 그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정리= hjkim01@fnnews.com 김학재 송지원 기자
2025-05-06 18:05:23[파이낸셜뉴스] 6.3 대선이 한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야권 유력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법원 파기환송심 사법리스크를 비롯해 범 보수진영의 반(反) 이재명 빅텐트를 위한 후보단일화 등 굵직한 변수들이 대선 정국을 흔들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로 순항하는 듯 했던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는 대선 후보 입지를 인정해달라며 당 지도부에 엄중 경고한 김 후보의 입장 변화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대선이 치러지게 돼 범진보 진영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던 대선 판은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으로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출신인 한 예비후보는 개헌 연대 빅텐트를 승부수를 띄웠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 등 빅텐트의 영향력을 높일 외생 변수들의 존재감도 부각되고 있다. 하루하루 예측하기 쉽지 않은 대선 정국이 진행되는 가운데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 본사에서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논리정연함으로 정평이 난 최수영 시사평론가,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과 긴급 좌담회를 갖고 이번 대선정국에 등장한 핵심 변수들과 전망 등을 놓고 심층 분석해봤다. 대담=노동일 주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의 의미는 무엇일까. ▲ 최수영=김문수 후보의 선출은 예상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계속 내란과 탄핵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텐데 이 부분을 어떻게 희석시키고 구도 싸움을 할 건지가 국민의힘에게 주요한 과제로 남았다. ▲ 서용주 소장=이번 조기대선의 원인 제공은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으로 인한 파면, 거기에서 시작됐기에 이건 인물의 싸움이 아니라 구도의 싸움 구도이 됐다. 친윤 지도부가 '한동훈만 아니면 돼'라는 허들이 작동한 마당에 결국에는 김문수 후보가 선택된 게 아닌가 싶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등판하는 시점이 5월 1~2일이었고, 대법원의 파기환송과 맞물려 아마 유권자들의 표 자체가 김문수를 통해 정면돌파 하자는 의지도 반영됐다. ―한덕수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의미는 어떻게 보나. ▲ 서 소장='난가병' 보다 누군가가 '난가 바이러스'를 주입시킨 것이다. 즉 '기획 출마'라고 본다. 친윤 그룹 내에서 고위 관계자들의 기획 하에 이뤄진 전략적인 출마 아닐까 생각한다. 한 50평생을 공직자로서 '관리'를 하면서 정치적인 행보를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내란 정국에서 갑자기, 심지어 12.3 비상계엄의 책임 있는 2인자로서 조금 명분이 떨어진다. 본인의 의지로 대선에 출마하기보다 친윤 세력에 대한 대표성을 갖고 있어 출마에 대한 고민할 여유도 없었다고 판단한다. ▲ 최 평론가=필승 카드가 될 지는 아직 예측이 어렵지만 '스윙 카드'인 건 분명한다. 선거란 '이슈' '구도' '인물' 이 세 가지 요소로 치러지는데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이뤄진 조기대선이라 국민의힘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구도는 헌법재판소도 지적했듯 민주당의 '이재명'이란 후보는 굉장히 헌법적 자제와 절제를 못하는, 그런 제도적 자제가 안 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입법, 행정, 사법까지 다 갖는다면 이건 굉장히 위험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재명 후보로 인해 '또다시 위험한 사회가 올 수 있다'라는 중도층의 불안감이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한덕수 후보라는 '인물'에겐 안정감이 있다. 재난 상황이 닥치면 그쪽 전문가를 찾게 되듯, 지금이 글로벌 통상 전쟁이 벌어지는 시기다 보니 한 전 총리의 전문성이 돋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국민 통합'이라는 아젠다에 부합한다. 이런 측면에서 단순히 국민의힘과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1대1 구도에서 싸우는 것보다는 여기에 하나 더 얹어 한덕수 후보가 구도를 뒤집을 수도 있는 '스윙 카드'가 되는 건 분명하다. ―한덕수 투입으로 새로운 보수진영을 재구축 한다는 것인가. ▲ 최 평론가=정말 불리한 구도를 뒤집는 저는 요소가 세 가지 더 있다. '새로운 이슈의 등장', '새로운 세대', '떠밀려 나가는 기득권층을 끌어안는 것' 이 세 가지라야 불리한 구도를 이길 수 있는 선거 구도를 재성립할 수 있다. 만약 국민의힘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 단일화까지 한다 치면 가능할 것이라 본다. 또 떠나가는 기득권층과 유보층, 팔짱 끼고 있는 중도층이 여기에 부합해 줄 경우, 그나마 국민의힘이 보수 진영을 다시 꾸리고 이재명과 1대1 승부를 해 볼 만하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한덕수의 출마는 기획이든 뭐든 비판은 할 수 있겠으나 보수 진영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서 소장=대선은 필패해도 한덕수까지는 잠금 장치를 해 놓으면 최소한 찬탄파라든지 윤 전 대통령이 너무 싫어하는 한동훈을 국민의힘에 발 붙이지 못하게 할 수 있는 어떤 전략이 될 수 있으니까. 그 다음에 운이 좋아서 이재명 후보가 흔들리거나 민주당의 어떤 귀책으로 국민의힘에 기회가 온다면 어려운 내란 정국 구도 속에서도 기회가 있을 수 있겠다는 나름의 계획 하에 이뤄진 것이라 본다. ―범보수 진영 단일화가 가능할까. ▲ 최 평론가=김문수 후보가 여기서 발 빼기 쉽지 않다. 일종의 대국민, 그러니까 '대당원 사기극'이 될 수 있다. '나는 단일화하겠다'는 걸 사실상 준 공약으로 후보가 됐는데 이제 와서 '나는 안 하겠다'고 그러면 그 기대치에 투표한 당원과 민심은 반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단일화할 거라고 본다. 룰 세팅 문제는 결국 저는 여론조사밖에 안 된다. TV 토론은 아마 두 분 다 안 할 것이다. 두 분이 TV 토론 해서 남는 장사가 아니다. 한덕수 후보 측에서 다 국민의힘에 위임하겠다고 했지만 그 위임이라는 건 정치적 수사인 것이지 너희들 결론을 내가 다 따르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도부가 개입하라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문수 후보가 제안하는 룰 세팅의 카드를 과연 한덕수 후보가 받아들이느냐, 그게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본다. ▲ 서 소장=한덕수 후보 입장에선 무소속이라 해도 출마 자체가 친윤 그룹의 지원 속에서 나왔다는 걸 무시할 수 없다. 이미 기획서에서 나왔고 한덕수 후보 입장에선 이미 다 기획이 돼 있다고 보고 룰은 전혀 고려 안 해도 될 것 같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한덕수 후보 자체가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이든 무당층이든 일반 여론조사에서 거의 앞서는 그런 기류가 있다. 김 후보 입장에서 '내가 당신들 아바타야'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제가 볼 땐 후보 비서실장이 가장 김문수 후보의 복심이고 입이라고 봤을 때는 시간 끌기로 간다고 본다. ―이들 외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도 포함한 빅텐트도 있는데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 서 소장=저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지금 현재 한덕수, 김문수 이 두 분의 단일화도 좌초를 겪고 있는 걸 보라. 한덕수 후보 입장에선 무조건 국민의힘 입당은 김문수한테 OK 받고 들어와야 된다. 그 다음에 이준석에 대한 단일화를 얘기하는데, 이준석은 끝까지 단일화 구도에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움직일 필요가 없다. '왜 굳이 쫓겨난 국민의힘에 와서 내가 단일화 불쏘시개 역할을 하지'라고 했을 때 이준석 입장에선 '내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하면 25일 전에 단일화를 하지 굳이 지금 들어와서 빅텐트를 안 친다. 김문수, 한덕수 이 두 분의 단일화가 먼저 해결되지 않는 이상 큰 빅텐트는 사실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최 평론가=이번 대선에서 범보수의 단일화는 사실상 이준석이 변수지, 한덕수는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 한덕수 후보는 필요 충분 조건에 불과한 거고 실질적으로 완전하게 이기는 단일화를 하려면 이준석이 합류해야 한다. 만일 이준석을 놔둔 채 한덕수 김문수 단일화를 했다는게 큰 의미가 있을까. 한덕수와 김문수가 단일화 했을 때 여론 지형이 이준석까지 합류해서 이길 수 있는 지표가 되면 이준석이 지분을 갖고 들어올 것이라 본다. 그래서 김문수 한덕수 단일화 여부 보다 그 단일화가 됐을 때 여론 지형을 어떻게 이준석이 받아들이느냐가 핵심이라 본다. ―이번 대선도 탄핵의 강을 넘을지를 놓고 얘기가 많다. ▲ 최 평론가=김문수 한덕수 후보가 단일화를 할 때 메시지를 내는 거다. 이제 민심의 바다를 건너가면서 그 직전에 이제 단일화를 했다. 그럼 거기에서 얘기해야죠. 과거와 절연하겠다. 그리고 책임을 지겠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하나가 되어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우리가 건너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얘기하면서 한덕수 후보 같은 경우에는 개헌을 꺼낼 수도 있다. 그러면서 이제 다 내려놓고 우리는 통합 후보가 되겠다. 저쪽 민주당은 독재할 수 있는 후보라는 걸 강조해 구도를 선명하게 가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반드시 윤 전 대통령과의 출당까지는 몰라도, 절연 선언을 해줘야 한다. 대선의 법칙은 간단하다. 넓히면 이기고 좁히면 죽는다. 그 넓히는 길을 가야 한다. 이건 당내의 문제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 서 소장=그렇게 한다고 해도 기본을 하는 것이다. 이게 대단한 결심을 하는 게 아니라 당연한 걸 안 해왔던 것을 이제 하니 '이제 좀 바뀌어 가나' 정도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국민적 눈높이에서 최소한 탄핵의 강을 건너려면 합리적 보수로 변신하는 과정들과 실천을 보여줘야 되는데 그게 없다. 저는 좀 아쉽지만 조금 더 냉정하게 비판하자면 윤석열을 떼어내는 것은 늦었다. 하지만 해야 될 일은 해야 되는 것이다. ―한덕수 후보가 임기 3년차에 개헌하고 하야하겠다는데, 승부수가 될까. ▲ 최 평론가=승부수가 된다고 봐요. 그러니까 이게 이제 과연 어마어마한 이 판을 흔드는 그런 승부수라기보다는 최소한 균열을 낼 수 있다. 우리나라 주요 정치인과 지도자 중에 개헌에 반대하는 사람 딱 한 명이다. 이재명 후보 하나다. 반대라기 보다는 본인은 내란 극복이 안 됐다고 이야기하는데, 윤 대통령이 파면됐고 대선이 실시됐는데 내란이 극복 안 됐으면 그건 지금 계엄이 진행 중인가. 이재명 후보의 말은 개헌하기 싫다는 얘기를 에둘러 한 거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그런 지위를 독점적 지위를 계속 누리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되기 때문에 87 체제를 극복한 다음에 총선과 대선을 동시 실시해 새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되겠다는 한 후보의 약속을 중도층이 팔짱은 끼고 있지만 들을 것이다. ▲ 서 소장=국민들이 개헌의 3년 뭐 얘기하는 후보에 대해 '오 대단한데'라고 할 것 같지는 않다. 극단 정치를 어떻게 하면 없앨까 하는 개헌 논의가 정치권에 있는 것이고, 예를 들어서 '3년 임기+개헌'을 이재명 후보가 덜컥 받아버리면 그 효과가 있나. 이 후보가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승부수가 된다면 그게 흔들 수 있다면. ―이번 대선에 대한 한줄평은. ▲ 최 평론가=가장 중요한 건 대선은 과거형이 아닌 미래형 투표다. ▲ 서 소장=이번 조기 대선은 내란 종식 때 내란 유지 세력의 싸움이 돼 버렸다. ―또 하나의 대형 폭탄이 있다.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선거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심이 나왔다. 이 판결의 의미는. ▲ 최 평론가=민주당이 여기에 대해 반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 사건의 법적 시한은 6월 24일이었다. 633 원칙에 따라. 대법원이 6월 3일이 대선이니까 고등법원에도 판단할 시간을 주는 차원에서 5월 1일날 한 것이다. 만일 상고 기각이 나왔으면 민주당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 것이다. 그런데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이 나오니까 법관은 탄핵하겠다고 하고 대법원장도 탄핵하겠다고 한다. 원래 탄핵은 위헌과 법률에 위반된 사유가 있어야 된다. 거꾸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했는데 민주당 스스로 우리를 심판할 수 있는 심판자가 되겠다는 것 아닌가. 이런 것들이 이번 대권 가도에 이재명 후보의 우클릭과 중도 확장이 이 한 방에 다 날아갔다고 본다. ▲ 서 소장=대법원의 파기환송 부분 자체는 불만이 있을 수는 없다. 다만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판을 진행하는 절차와 과정에서 이게 납득할 만한 수준이었냐는 것이다. 유죄를 판결할 때는 본인들이 내렸던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는 판결을 하는데 날짜가 9일 안에 했다는 것, 숙의 과정을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절차적 문제를 지금 따지는 것이다. 굳이 대법원이 이것을 완전히 뒤집어서 선거를 28일 앞둔 시점에 유력 대선 주자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것들은 최소한 절차상 신중을 기했어야 됐다. ―5월 15일 이재명 후보 관련 재판이 있는데 중도층 표심에 큰 영향이 있을까. ▲ 서 소장=그냥 단순하게 얘기하면 이재명 후보가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동정표로 치환될 가능성이 높다. 핍박받는 이재명 후보라는 식으로 중도층은 생각할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너무 노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마치 판결 때문에 판사들을 탄핵한다는 그런 이미지를 주면 안 된다. 절차와 과정 속에서 뭔가 무언의 사법 카르텔 엘리트들이 이런 일을 저질렀을 수도 있겠다는 정황 정도를 신호만 주면 중도층에선 많은 검찰과 경찰, 윤석열 정부의 어떤 사법권과 행정부가 윤석열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들을 많이 가질 가능성이 높다. ▲ 최 평론가=저는 중도에 약간 영향이 있을 거라 본다. 이재명 후보는 결국 불안정한 후보다. 불안한 후보는 아니고 불안정한 후보다. 지금 헌법 84조 논란이 계속 이어질텐데 재판을 그만두게 하든 재판을 진행 중이든 규정이 없기 때문에 5개의 재판 남아 있다. 대장동부터 백현동에 대해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하면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 거다. 이재명 후보가 대세론도 있었고 선거법 2심에서 무죄가 나서 이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나 싶었는데 백현동 대장동 이 문제는 하도 이제 재판이 워낙 너무 오래 길게 늘어지니 진짜 이런 부분은 바로 대법원이 재상고해서 결론을 내리면 후보직이 상실될 수도 있겠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이 입법을 한다지만 과연 이게 특정하게 위인설법해서 될 문제인가. 불안정한 후보의 이미지를 줄 수가 있다.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더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인가. ▲ 최 평론가=불안정한 후보가 되는 거다. 그런 측면들은 유권자들, 특히나 중도층들이 자신의 이해관계가 있는 걸 보기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내 삶이 어떻게 달라지느냐가 중요하니까. 중도층에겐 진영 투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저는 일정 부분 저는 약간 영향이 있을 거라고 본다. 좀 미약하게 있다고 말하겠다. 그래도 또 한 번 조기 대선이 있을 수 있다라는 그 불안감들은 있을 것이다. 오히려 중도가 뭉칠 수 있다.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지지층이 뭉치고 보수는 보수대로 뭉칠 것이다. 진영 투표에선 별 영향이 없겠지만 오히려 중도층에 효과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 ▲ 서 소장=조기 대선은 이번에 이 구도 자체가 이미 짜여져 있다. 내란 종식이란 큰 축에서 민주당은 변할 게 없다. 그 기조 안에서 민주당이 통합과 민생과 개헌과 여러 가지 어떤 국제 정세에 있어서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제시해 드리겠다, 내란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에 우리가 씻어드리겠다라는 구도가 짜여져 있다. 국민의힘이 거기서 탈내란이 됐다면 사실상 대법원의 파기환송이 상당히 영향을 줬을 거라고 본다. 그런데 구도 자체가 이미 내란의 종식과 내란 유지에 대한 구도가 됐기 때문에 이 자체가 이 내란을 씻어내려고 하는 국민들, 특히 중도층의 정권 교체 여론을 좀 이렇게 상쇄시킬 만한 큰 이벤트가 될 수는 없는 게 지금 현실 같다. ―6월 3일 이전에 최종적으로 재상고심까지 결론 나기는 어렵다는 것인가. ▲ 최 평론가=대법원이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 다 예측한다. ▲ 서 소장=대법원장 얘기는 파기환송심을 했으니까 최종적으로는 국민이 판단해 달라, 이렇게 국민의 판단에 맡기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만약 거기서 파기자판을 해서 사법부가 최종 결론까지 랬다면 그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평가를 내린다면. ▲ 서 소장=정치가 여러 이벤트와 전략과 전술, 꼼수 모략, 이런 것들이 판치긴 한데 그거 자체를 다 삼키고 뒤집는 건 민심 아니겠나. 민심은 거대한 물결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번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 민심의 무서움을 좀 알고 이번 선거에 임했으면 좋겠다. 많은 사안들 속에서 또 정치적으로 대응하는 각 당에서도 정말 민심 앞에 좀 두려움을 갖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 ▲ 최 평론가=유권자 이동성은 언제라도 민주적인 사회에서 존중돼야 한다고 본다. 유권자 이동성 측면에서 중도층이 가장 싫어하는 건 정치적 불안정성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 같은 경우는 상당 부분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본다. 정리= hjkim01@fnnews.com 김학재 송지원 기자
2025-05-06 03:28:13<61>모로코 '사하라'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사하라 사막은 지구에서 몇 안되는 매우 특별한 공간이다. 생 텍쥐페리가 사랑한 사막, 진정한 사막을 체험해보고 싶어 모로코 동쪽 사하라 사막의 메르주가(Merzouga)를 향해 간다. 가는 길에 그랜드 아틀라스 산맥을 관통하는 티지 앤 티치카(Tizi N'Tichka) 패스를 지난다. 드넓은 마라케시 평원 위에 위치하며 사하라로 가는 관문이다. 산 넘어 굽이굽이 협곡길을 지나면 모래빛 풍경이 펼쳐진다. 모로코의 더위에 힘들어하던 차에 해발 2260m의 높은 지대에 가면 좀 서늘하려나 기대를 했었다. 중간에 해 가지기 전 묵고 가려고 들른 숙소는 에어컨이 있는 곳이라고 해서 갔는데 에어컨도 없고 샤워를 하자마자 다시 땀으로 옷이 푹 젖을 정도로 덥다. 한밤중에도 기온이 32도가 넘는다. 모로코에서는 에어컨을 기대하면 안된다. 숙소 조건에 에어컨이 있다고 하는 것의 80~90프로가 거짓말이다. 까브리에 있던 작은 에어서큘레이터와 주인이 에어컨이라며 주는 커다란 선풍기를 틀고 잠을 청해보았지만 더운 바람에 숨이 턱턱 막힐 뿐이었다. 에어컨이 있다기에 이틀을 예약했었지만 하룻밤을 겨우 넘기고 하루치를 환불받고 다시 동쪽을 향해 갔다. 그래도 모로코 사람들이 환불은 잘 해주는 것이 다행이다. 한참을 달리고 달려 드디어 저 멀리 모래언덕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보는 모래사막이다. TV서 보던 그 모래언덕과 사막을 내 두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무척이나 설레었다. 우리는 한국사람들이 많이 추천하는 하실라비드(Hassilabied)에 위치한 "핫산네"를 찾아갔다. 사막 옆에 위치해 있지만 정말 잘 꾸며 놓은 곳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방안에 인테리어까지, 정말 괜찮은 리조트에 온 것 같았다. 방에는 냉장고와 진짜 에어컨이 있었고 모로코에서 꺼진 매트리스 때문에 힘든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침대 컨디션도 매우 좋았다. 단지 한낮의 온도가 58도가 넘어 모로코에서 드문 에어컨이 있는 방에서 24시간 에어컨을 틀어 놓아도 방 온도가 30도에서 더 내려가지 않는 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었다. 숙소가격도 당시 1박에 400디르함(5만3000원)으로 매우 합리적이다. 게다가 아침, 저녁 식사가 포함된다고 해서 '때우기 좋겠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식사가 매우 잘 나왔다. 조식으로는 계란후라이, 삶은 달걀과 팬케이크, 치즈, 각종 잼, 그리고 생과일주스 등 정말 푸짐하고 맛있게 나오고, 저녁에는 모로코식 고기요리 등 입맛에 맞고 정성 담긴 제대로 한상식사를 할 수 있었다. 건조해서 망정이지 60도에 육박하는 더위는 처음 경험해보는 엄청난 것이었다. 낮에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방의 창으로 저 멀리 사막뷰가 보인다. 낮에는 에어컨이 있는 방에서 침대에 누워 쉬다가 해질녘 사막체험 프로그램을 해보기로 했다. 낙타타고 사막 한가운데 가서 천막에서 자며 별을 보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집트에서 낙타를 타본 적이 있는데 얼마나 불편하고 힘든지 경험해보았기에 두세시간 낙타를 타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신 버기카로 사막을 질주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더위를 피해 오후 늦게 시작한다. 우리가 타는 버기카 한대와 우리 앞에서 인도해줄 두사람이 타는 4륜 오토바이가 준비되었다. 머리에 부직포 같은 쓰개를 쓰고 헬멧에 고글까지 착용했다.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주의사항을 안내해주었다. 시로는 스릴을 좋아하고 탄은 운전을 좋아하니 우리에게 딱 맞는 멋진 체험프로그램이다. 선행차를 따라 사막을 향해 달리는 기분이 두근두근하다. 조금 덥지만 사막을 즐기는 데 문제없다. 높은 사막의 모래언덕을 오르락내리락 너무너무 신이 났다. 경사가 아찔한 만큼 스릴도 만점이다. 푸른 하늘과 모래만 보이는 이 풍경이 정말 현실인가 모르겠다. 앞에 가이드가 있으니 위험한 곳(이를테면 모래지옥 같은 곳)을 지날 걱정도 없고 그저 마음 놓고 모래 위를 달리며 사하라를 한껏 만끽했다. 경험 많은 가이드는 점점 높이 차이가 큰 곳으로 노련하게 난이도를 높여 인도하는 것이 정말 최고였다. 내가 사막에 와있다는 사실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사막에서의 주행이 이렇게나 재미있을 줄은 몰랐다. 그렇게 신나게 모래 위를 달리다가 흥분한 탄이 커브에서 속도를 안 줄여 버기카가 거의 뒤집힐 뻔하다가 모래를 바가지로 뒤집어쓰고 겨우 뒤집히는 것은 면하며 세울 수 있었다. 놀란 가이드가 차를 세우고 우리에게 와서 커브에서는 속도를 줄이라고 재차 당부한다. 머쓱해진 탄이는 알겠다고 약속하고 다시 주행을 했다. 사막을 달리다보니 석양이 지고 있는데 정말 하늘을 찬란하게 빛내며 눈부시게 아름다운 광경을 선사한다. 가이드들은 정말 친절하고 사려가 깊었다. 우리가 영상을 촬영하는 것을 알고는 따로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우리 영상카메라를 가져가 앞에서 우리를 찍어주기도 했다. 운전하지 않는 한 사람은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며 우리가 잘 따라오는지 살펴주었다. 코스가 정해져있는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는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스릴과 모래사막의 풍경이 정말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타는 내내 너무 좋아서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일몰이 가까워지자 가장 높은 언덕으로 우리를 인도했다. 버기카에서 내려 헬멧을 벗고 언덕에 앉아 일몰을 지켜보았다. 사막에서 지는 해는 온 하늘을 물들이며 장엄하게 가라앉고 있었다. 지는 해가 사구의 그림자를 더욱 진하게 만들었다. 저 멀리 낙타를 타고 줄지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보기에는 멋져보이지만 저분들 엉덩이에 대한 측은한 마음이 생겨났다. 사하라의 모래 위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자니 내가 사하라에 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고 정말 최고의 기분이었다. 그렇게 해지는 모습을 탄이와 함께 감동에 젖어 바라보았다. 이제 해도 지고 더 어두워지기 전에 숙소로 돌아가야지 하고 헬멧을 다시 쓰고 시동을 켜는데 이런, 시동이 걸리지가 않는다. 가이드들이 와서 보는데도 안걸려 낭패였다. 가이드의 설명으로는 차가 열이 받아서 좀 기다려야 한다는 것 같다. 겁이 나거나 걱정이 되지 않고 오히려 사막에서 조금 더 시간을 보낼 수 있게된 것이 좋았다. 아예 헬멧을 다시 벗고 사막을 다시한번 둘러보며 우리가 왔다갔다는 흔적을 모래위에 남겨보았다. 모래 위에 쓴 "시로&탄 in 사하라"라는 글은 물론 바람에 곧 사라져서 돌에 새기는 것 같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두었다. 사하라의 고운 모래를 손으로 움켜잡아도 보고 쓸어올려도 보니 촉감이 부드럽고 따뜻해서 기분 좋았다. 달이 뜨고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저 멀리 사막 끝 마을의 불빛이 보인다. 우리도 시동이 안걸려서 괴로왔던 경험이 있기때문에 재촉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믿고 기다렸다. 그렇게 한 30여분이 지났을 무렵 사막의 언덕의 굴곡이 점점 어둠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있던 나의 귀에 "끼기긱, 부릉~"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 됐다?!" 드디어 시동이 다시 걸린 것이다. 박수가 저절로 나온다. 하마터면 사막에서 밤을 지샐뻔 했는데 아니, 지샐 기회가 생겼으면 더 좋았을까? 사막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버기카체험. 정말 사하라에 간다면 꼭 한번 해보시라 강력히 추천한다. 숙소의 컨디션도 좋고 음식도 좋아 우리는 며칠 더 머물기로 했다. 특히 숙소에 풀장이 있는 것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관리를 잘 하는지 물이 투명하고 맑고 깨끗해보였다. 사막에서 물놀이라니, 이게 웬 호사인가. 크기도 넓직하고 좋은데 왜 아무도 안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까브리에서 튜브와 래쉬가드를 꺼내 물놀이를 했다. 더운 사막에서 시원한 물놀이를 하니 너무너무 좋았다. 낮동안 물이 데워져 차갑지 않고 온도가 딱 좋다. 시로는 물에 동동 떠있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바다를 볼때마다 물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뒤처리가 부담되어 못 들어가고 이번 여행에 키르기스스탄의 이식쿨호수 이후로 처음인것 같다. 그때는 눈덮인 산을 바라보며 물놀이를 했는데 사막의 모래언덕들을 보며 물놀이를 하다니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에어컨을 종일 켜도 더웠는데 물에 들어가니 한기가 살짝 들 정도로 시원해서 좋았다. 새벽에 탄이와 숙소 2층에서 사막에서 뜨는 찬란한 일출을 보았다. 일몰에 못지않게 숨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곳이 우리 여행의 클라이막스인 것 같아." 모든 것이 좋았던 사하라 사막. 이 곳에 오기 위해 그 먼 길을 거쳐왔구나 싶었다. 평생 잊지 못할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우리가 떠날때 핫산 사장님은 사하라 모래를 담은 너무 예쁜 유리병 두개를 기념으로 주셨다. 가격도 착하고 일하는 분들도 다 너무 친절하고 시설 좋고 예쁘고 식사도 맛있고 떠날때 선물까지 주시다니, 까다로운 한국사람들이 왜 입을 모아 칭찬하는지 잘 알겠다. 정말 이곳은 우리가 여행중 묵은 최고의 숙소였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fw43IIaoh2A?si=Kj3n1YZi7Iwb24nd>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30 18:5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