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 전쟁 종료를 공식적으로 선포하면서 다른 나라 재건을 위해 대규모 군대를 파견하는 시대는 끝났음을 선언했다. 31일(현지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아프간 철군을 통해 남은 자원을 중국을 견제하는 데 투입할 것을 시사했다. 그는 “어젯밤 카불에서 미국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인 20년의 아프간전을 끝냈다”고 선언하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 국방부는 아프간, 이라크, 시리아에서의 군사활동으로 1조5,700억 달러의 비용이 나갔다고 밝혔다. 미국은 9·11 테러 발생 몇 주 후인 2001년 10월 아프간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해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바 있다. way309@fnnews.com 우아영 인턴기자
2021-09-01 06:43:50한국 기업들에 대한 국제정치 이슈의 파장 확대가 우려된다.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화상회의에 초대해 반도체 투자 확대와 관련한 역할을 요구했다. 최근에는 미국 의회와 인권단체들이 현대차, SK 등 국내 기업들에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후원 금지 동참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되돌아보면 지난 2016년 사드배치 이후 중국의 보복으로 몇몇 국내기업이 크게 피해를 본 적도 있다. 기업에 대한 국제정쟁의 물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반도체와 통신장비 기업들을 제재한 것이 대표적 예다. 그렇지만 1980년대 일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레이건 행정부는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도 두 차례의 미일반도체협정을 통해 히타치와 도시바 등 일본 반도체 사업을 회생불능 상태로 만들었다. 슈퍼 301조를 동원해 NEC 등 OS기업을 제압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우리 기업이 직면하는 부담은 지난 수년간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나 1980년대 일본 산업에 대한 공격에 비할 바는 아니다. 중국이나 일본에 대한 경제적 압박은 패권전쟁의 일환이었고, 해당국 경제와 기업을 정조준한 것이었다. 반면 우리 기업에 대한 압박은 미·중 긴장관계의 여파 혹은 유탄에 해당한다. 문제는 유탄이라고 해서 그 영향을 가벼이 볼 수 없다는 데 있다. 먼저 앞서 본 사례들처럼 미국 혹은 중국의 이익과 충돌한다고 인식될 경우 우리 기업에 직간접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과거의 포괄적 압박과 달리 앞으로는 더 미시적으로 산업과 기업에 대한 압박이 주를 이룰 것이다. 기업의 글로벌화로 산업별 밸류체인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다 보니 거시금융 조치보다는 핀셋으로 콕 집어 특정 기업이나 산업 활동을 제약하는 것이 실효적이기 때문이다. 반도체나 배터리,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핵심기술산업에서 양강의 갈등과 경쟁의 와중에 예기치 못했던 파도가 몰려올 수 있다. 상황의 악화 정도에 따라 한중 혹은 한미 무역관계를 직접 약화시키기 위한 조치가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 다음, 이미 진행 중인 글로벌화 후퇴의 가속도 간과할 수 없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글로벌화의 혜택을 가장 크게 본 한국에 이는 커다란 타격이다. 글로벌화 후퇴에 따른 세계경제의 성장세 하락이라는 부(負)의 소득효과 크기가 중국에 대한 압박으로 우리 경제에 생기는 반사이익이라는 정(正)의 대체효과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과 경기회복에 관련 급한 불이 꺼지면 첨단기술과 인권, 외교를 둘러싸고 양강 간 긴장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자국이기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 산업정책이 만연하고 있다. 국제이슈의 파장에 대한 대응에 따라 한국 기업이 부분적으로 수혜자가 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기업과 산업 차원을 넘어 한국 경제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해 먼저 통상정책 관련 기본원칙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바이든 시대 미중 갈등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아닌 '미국+동맹국'과 '중국+동맹국' 간 대결로서 숨을 공간이 없고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하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음, 소부장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업들의 부상이 필요하다. 기존 대기업들이 국제정쟁의 타깃이 될 가능성을 완화하는 데다 상대적으로 수요기반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 가능성을 줄여줄 것이기 때문이다.신민영 한국M&A협회 부회장
2021-08-09 18:38:49바이든의 시대가 시작됐다. 지난 20일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이 취임하면서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이 향후 미국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앞으로 4년 바이든의 정책이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하는 예언서들이 벌써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맹렬하게 펼쳐온 '국가주의' 열풍이 잦아들면서 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선 독불장군 트럼프가 사라진 자리를 정치 베테랑 바이든이 채우면서 한국 경제에 오히려 더 큰 긴장과 위협이 닥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바이든이 한국에 미칠 영향은?트럼프 대통령 재임시절 4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정치·사회·경제는 극심한 혼란과 갈등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물론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트럼프 대통령에게서만 찾을 순 없겠지만 그를 배제한 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때에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민주당의 바이든이다. 바이든은 여러가지 면에서 트럼프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트럼프가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프로필로 백악관에 입성한 반면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8년을 함께한 파트너, 7선 관록의 상원의원, 3번의 대선 도전 등의 수식어로 설명되는 정통 정치인이다. 트럼프가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라면 바이든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인물이다. 한마디로 트럼프가 있었기에 지금의 바이든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은 그 개인이 남부럽지 않을 만큼의 정치적인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적으로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 관계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좌우되는 이 시점에 바이든을 잘 알아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고 '바이든 이펙트'의 저자는 단언한다. 이번에 나온 '바이든 이펙트'는 바이든의 과거 연설과 기고문, 그의 공약집 등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를 풀어쓴 책이다. 저자는 바이든이 트럼프 시절 단절됐던 외교망을 다시 복원하면서 세계 정세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트럼프 때보다 더욱 '세계 경찰' 역할에 나서면서 트럼프 때도 일촉즉발과 같았던 중국과의 관계가 오히려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낸 바이든이 한국 정부에 미국과 중국 중 한쪽을 선택하라고 강요할 수도 있다고 저자는 조심스럽게 예언한다.■트럼프보다 더 위험한 바이든, 기회와 위기 동시에 온다 한편 '더 위험한 미국이 온다'의 저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역대 미국 행정부 가운데 '더 위험한' 상대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이전 행정부인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욱 강력한 정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트럼프가 자기감정과 의욕만 앞세워 전 세계를 상대했다면 바이든은 정치 베테랑으로서 이미 다방면에 준비된 인재들을 동원하고 막강한 달러 파워와 월가·산업계의 전폭적 지원까지 등에 업었기에 미국 편에 서지 않는 나라라면 우방이라도 개의치 않고 공격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저자는 "바이든 정부는 '큰 정부', '무제한 돈 풀기', '그린 뉴딜을 통한 그린·첨단 산업 부흥', '중국 죽이기', '미국 위주로 세계 산업 줄 세우기' 등으로 요약된다"며 "바이든은 2030년까지 1등 자리를 굳건히 하고 향후 100년 동안 먹고 살 산업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제2의 루스벨트가 되어 '미국을 더 강하게 재건'하려 나설 것"이라고 설명한다. 트럼프 정부 때보다 더 급변할 미국의 행보에 세계 경제 패러다임과 산업 트렌드, 부의 지각변동은 어김없이 예고된다. 급변하는 상황에 위기처럼 느껴지지만 저자는 동시에 기회도 찾아오게 될 것이라고 밝힌다. 저자는 특히 바이든 정부 하에 녹색 유망 산업이 황금알을 낳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탄소 중립'이라는 화두에 미국 역시 다시 뛰어들면서 한국 기업들에게는 그린 규제가 숨통을 조일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투자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01-28 17:52:04【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가 '우호적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집권 내내 미국과 서로 '물고 뜯는' 극한 대립을 겪어왔지만 새 정부에선 이런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으로 읽힌다. 바이든 정부가 이전 정권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만큼 대중 정책에서도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중국 입장에선 입장 변화를 이끄는 긍정적 요소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은 출범 당일 기후변화협약 재가입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절차 중단을 지시하면서 이를 시사했다. 사실상 트럼프 정책들의 폐기다. 다만 미중 양국의 본격적인 경쟁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신임 관료들은 대중국 강경기조 유지를 천명한 반면 중국은 미국에 맞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데 정권의 힘을 모으고 형태로 드러난다. 올해는 미국을 넘어서기 위한 중국의 '14차5개년(2021년~2025년) 계획' 첫 해이자, 중국 공산당 100주년이도 하다. ■바이든 시대, 태도 급선회한 中 중국의 변화는 바이든 시대 개막과 함께 확연하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선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대외적 입인 외교부는 축하 메시지 전달과 더불어 '중미 관계의 정상궤도 회복'을 곧바로 제시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당일 정권의 성공을 기원하며 이 같이 주문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도 "중국은 미국의 새 정부와 협력하며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반응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직접적인 발언이나 축전은 없었다고 해도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이후에 보름이 넘도록 침묵했던 행보와는 대조된다.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원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시절 양국은 막대한 손실을 경험했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피해를 피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대화의 자리가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것이다. 시점은 코로나19 방역 등 미국 내 숙제를 먼저 해결한 뒤인 오는 10월 이탈리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거론된다. 중국은 이에 앞서 자국 외교를 총괄하는 양제츠 외교 담당 정치국원을 워싱턴DC에 보내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팀의 고위급 인사와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양 정치국원의 방미 추진은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미중 대화의 핵심 의제였던 무역 문제보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인 코로나19와 기후변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최근 미국 커피전문점 체인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명예 회장에게 보낸 서신에서 "당신과 스타벅스가 중미 경제무역협력과 양국 관계 발전 추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글을 담기도 했다. 이는 외견상 시 주석이 바이든 행정부와 관계 개선에 대한 염원을 담은 것으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석했다. 중국의 최고 권력자인 시 주석이 이처럼 표면에 직접 등장하며 우호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과거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시 주석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미국제국주의, 일방주의, 자국 중심주의 등을 언급하며 미국을 노골적으로 맹비난해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뒤부터는 미국 정치권 전체가 아니라 트럼프 전 행정부와 관료들에 대해서만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달 중순 중국이 홍콩과 마카오 입국 금지 등 규제 조치한 인사들도 전원 전 정권 인사에 한정했다. 이전 행정부와 확실히 선을 긋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지도부의 변화로 관영매체들도 미국 비판에서 관계 개선과 협력이 가능하다는 형태로 논조를 일사불란하게 바꾸고 있다. 공교롭게 중국 정부가 미국 대형 통신사인 시스코의 아카시아 인수를 승인한 것 역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에 이뤄졌다. 아카시아는 광학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로, 최대 고객 중에는 중국 통신사들과 통신장비업체 ZTE가 포함돼 있다. 안젤라 장 홍콩대 교수는 SCMP에 "과거 중국의 반독점 당국은 인수합병을 보류하고 거래 승인을 무역 및 대외 정책의 도구로 활용했기에 당국이 마침내 이 거래를 승인함으로써 새 바이든 행정부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바이든 취임 첫날 중국 주요 증시는 1%이상 오르는 것도 미중 갈등 완화의 기대감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중국은 지난달 왕원타오 전 헤이룽장성 당서기를 새 상무부장으로 임영하고 이달 중순에는 2년여간 공석이었던 국제무역담판(협상) 대표에 위젠화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담당 부대표를 앉히는 등 무역협상팀을 새로 꾸렸다. 국제무역담판 대표는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과 유사하다. 왕이웨이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이를 두고 "미국에 보내는 선의와 화해의 신호"라고 풀이했다. ■급진적 회복 힘든 미중갈등, 장기전 그러나 중국이 이 같은 노력에도 당장 양국의 관계 개선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전 행정부가 집권 막바지에 '중국 때리기' 무더기 공세를 펼쳐 상당한 부담감을 차기 정권에 떠넘겼고 △코로나19 이후 미국 내의 반중국 정서도 여전히 고조된 상태다. △당장 미국이 자국 안에서 풀어야할 과제도 산더미다. △코로나19 기원 논쟁, 대만 쟁점,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비롯한 중국 내 인원 문제 등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규정해 양보하기 힘든 난제 또한 현재 진행형이다. 이를 의식한 듯 차기 정권 관료들의 태도 역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 등은 인사청문회에서 한목소리로 '중국에 대한 강경한 접근법'을 예고했다. 중국이 가장 중대한 도전과제라는 점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앞으로도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일부는 중국을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쟁자이면서도 정보활동과 무역에선 '적국'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은 외교적으론 화해의 몸짓을 취하면서도 내부적으로 결속을 다지고 경제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세계에서 '작은 서클'을 만들지 않겠다는 공언과 달리, 끊임없이 우호국 결집에 나선 모습도 포착된다. '미국에 정면으로 맞설 힘을 키울 때까지 가급적 대립을 하지 않는다'는 중국의 대미 기본 전략은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말 5차 전체회의에서 논의한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중장기 발전 계획도 이런 바탕에서 나왔다. 사실상 '미국을 넘어선 경제 굴기'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진 마찰을 피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한 속도도 올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 한 해 국내총생산(GDP) 101조6000억위안(약 1경7290조원)을 달성하며 성장률을 전년대비 2.3% 증가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기세를 몰아 8%이상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향후 세계가 양국 구도로 고착화될 것을 대비해 우호국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시노팜과 시노백 등 자국 제약회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여기서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며 일대일로(신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제19기 중앙기율위원회 5차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는 14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해"라며 △엄격한 당 관리 △백년 전통(공산당 창당 100주년)의 선진성, 순수성, 활력 유지 △부정부패 척결 △형식주의와 관료주의 지양 △당과 국가 감독 체계 완성 등을 지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1-01-24 17:39:4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가 '우호적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집권 내내 미국과 서로 ‘물고 뜯는’ 극한 대립을 겪어왔지만 새 정부에선 이런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으로 읽힌다. 바이든 정부가 이전 정권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만큼 대중 정책에서도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중국 입장에선 입장 변화를 이끄는 긍정적 요소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은 출범 당일 기후변화협약 재가입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절차 중단을 지시하면서 이를 시사했다. 사실상 트럼프 정책들의 폐기다. 다만 미중 양국의 본격적인 경쟁 제제는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신임 관료들은 대중국 강경기조 유지를 천명한 반면 중국은 미국에 맞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데 정권의 힘을 모으는 형태로 드러난다. 올해는 미국을 넘어서기 위한 중국의 ‘14차5개년(2021년~2025년) 계획’ 첫 해이자,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도 하다. ■바이든 시대, 태도 급선회한 中 중국의 변화는 바이든 시대 개막과 함께 확연하게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우선 중국 정부의 공식 대외적 입인 외교부는 축하 메시지 전달과 더불어 ‘중미 관계의 정상궤도 회복’을 곧바로 제시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당일 정권의 성공을 기원하며 이 같이 주문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도 “중국은 미국의 새 정부와 협력하며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반응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직접적인 발언이나 축전은 없었다고 해도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이후에 보름이 넘도록 침묵했던 행보와는 대조된다.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원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시절 양국은 막대한 손실을 경험했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피해를 피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대화의 자리가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것이다. 시점은 코로나19 방역 등 미국 내 숙제를 먼저 해결한 뒤인 오는 10월 이탈리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거론된다. 중국은 이에 앞서 자국 외교를 총괄하는 양제츠 외교 담당 정치국원을 워싱턴DC에 보내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팀의 고위급 인사와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양 정치국원의 방미 추진은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미중 대화의 핵심 의제였던 무역 문제보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인 코로나19와 기후변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최근 미국 커피전문점 체인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명예 회장에게 보낸 서신에 '당신과 스타벅스가 중미 경제무역협력과 양국 관계 발전 추진에 적극적인 해달라'는 글을 담기도 했다. 이는 외견상 시 주석이 바이든 행정부와 관계 개선에 대한 염원을 담은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석했다. 중국의 최고 권력자인 시 주석이 이처럼 표면에 직접 등장하며 우호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과거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시 주석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미국제국주의, 일방주의, 자국 중심주의 등을 언급하며 미국을 노골적으로 맹비난해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뒤부터는 미국 정치권 전체가 아니라 트럼프 전 행정부와 관료들에 대해서만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달 중순 중국이 홍콩과 마카오 입국 금지 등 규제 조치한 인사들도 전 정권에 한정했다. 이전 행정부와 확실히 선을 긋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지도부의 변화로 관영매체들도 미국 비판에서 관계 개선과 협력이 가능하다는 형태로 논조를 일사분란하게 바꾸고 있다. 공교롭게 중국 정부가 미국 대형 통신사인 시스코의 아카시아 인수를 승인한 것 역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에 이뤄졌다. 아카시아는 광학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로, 최대 고객 중에는 중국 통신사들과 통신장비업체 ZTE가 포함돼 있다. 안젤라 장 홍콩대 교수는 SCMP에 “과거 중국의 반독점 당국은 인수합병을 보류하고 거래 승인을 무역 및 대외 정책의 도구로 활용했기에 당국이 마침내 이 거래를 승인함으로써 새 바이든 행정부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바이든 취임 첫날 중국 주요 증시가 1%이상 오르는 것도 미중 갈등 완화의 기대감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중국은 지난달 왕원타오 전 헤이룽장성 당서기를 새 상무부장으로 임영하고 이달 중순에는 2년여 간 공석이었던 국제무역담판(협상) 대표에 위젠화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담당 부대표를 앉히는 등 무역협상팀을 새로 꾸렸다. 국제무역담판 대표는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과 유사하다. 왕이웨이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이를 두고 “미국에 보내는 선의와 화해의 신호”라고 풀이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에서 “중국은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급진적 회복 힘든 미중갈등, 장기전 그러나 중국의 이 같은 노력에도 당장 양국의 관계 개선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전 행정부가 집권 막바지에 ‘중국 때리기’ 무더기 공세를 펼쳐 상당한 부담감을 차기 정권에 떠넘겼고 △코로나19 이후 미국 내의 반중국 정서도 여전히 고조된 상태다. △당장 미국이 자국 안에서 풀어야할 과제도 산더미다. △코로나19 기원 논쟁, 대만 쟁점,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비롯한 중국 내 인원 문제 등을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양보하기 힘든 난제 또한 현재 진행형이다. 이를 의식한 듯 차기 정권 관료들의 태도 역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 등은 인사청문회에서 한목소리로 ‘중국에 대한 강경한 접근법’을 예고했다. 중국이 가장 중대한 도전과제라는 점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앞으로도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일부는 중국을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쟁자이면서도 정보활동과 무역에선 ‘적국’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은 외교적으론 화해의 몸짓을 취하면서도 내부적으로 결속을 다지고 경제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세계에서 ‘작은 서클’을 만들지 않겠다는 공언과 달리, 끊임없이 우호국 결집에 나선 모습도 포착된다. ‘미국에 정면으로 맞설 힘을 키울 때까지 가급적 대립을 하지 않는다’는 중국의 대미 기본 전략은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말 5차 전체회의에서 논의한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중장기 발전 계획도 이런 바탕에서 나왔다. 사실상 ‘미국을 넘어선 경제 굴기’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진 마찰을 피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한 속도도 올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 한 해 국내총생산(GDP) 101조6000억위안(약 1경7290조원)을 달성하며 경제 성장률을 전년대비 2.3% 증가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기세를 몰아 8%이상 높인다는 계획이다. 상하이, 정저우, 충칭, 난퉁 등 주요 도시는 올 초부터 대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호미 카라스 연구원은 현 추세대로 라면 2028년께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측면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향후 세계가 양국 구도로 고착화될 것을 대비해 우호국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시노팜과 시노백 등 자국 제약회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여기서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며 일대일대(신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제19기 중앙기율위원회 5차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는 14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해”라며 △엄격한 당 관리 △백년 전통(공산당 창당 100주년)의 선진성, 순수성, 활력 유지 △부정부패 척결 △형식주의와 관료주의 지양 △당과 국가 감독 체계 완성 등을 지시했다. jjw@fnnews.com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1-01-24 10:55:32미국 역사상 첫 여성이자 흑인, 아시아계 부통령으로 취임한 카멀라 해리스가 백악관의 실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백악관과 상하 양원을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면서 상원의장을 맡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가 역대 가장 영향력이 있는 미국 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해리스는 이날 첫 라틴계 연방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앞에서 부통령 취임 선서를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의 취임선서식은 "역사적 위기의 시대에 이뤄진 역사적 부상을 반영해주는 순간이었다"고 평했다.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각료 인준과 코로나 대책 등 각종 현안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상원의장을 맡을 해리스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 상원 의석수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같은 50석을 보유하고 있어 동수를 이룰 경우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이다. 부통령은 미 헌법상 대통령 유고시 승계서열 1위다. 올해 78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취임한 바이든을 해리스가 보완재 역할을 하고 국정 2인자로서 역할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해리스는 정권 인수 과정에서도 바이든과 동행해 행사에 같이 모습을 나타내는 등 과거 부통령 당선인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해리스는 지난해 11월7일 당선 연설 당시 "나는 이 직책(부통령)에 앉는 첫 번째 여성이 되겠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경선때 자신을 '과도기 후보'라고 부르며 단임 가능성을 비쳐왔다. 따라서 해리스는 전임자인 마이크 펜스가 단순한 조력자였던 것과 달리 국정 전반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실세 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해리스는 이날 "일할 준비가 돼있다"라고 트윗을 했다. USA투데이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당분간 코로나 백신 배포 계획에 치중하는 동안 해리스 부통령은 원만한 배포 진행을 위한 의회의 예산 확보 논의를 주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리스는 이날 부통령으로서의 첫 업무로 민주당 소속 신임 상원의원 3명의 선서식을 진행했다. 이중에는 자신이 부통령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비어있던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직을 맡게된 앨릭스 파디야 전 캘리포니아 총무장관도 있었다. 해리스의 상원의원직 사임으로 미 상원에는 20년 만에 흑인 여성 상원의원이 단 한명도 없게 됐다. ■부통령에 상원의장으로 바쁠듯 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역대 어느 부통령보다 상원에 자주 출석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미 의회 상원의장도 맡는다. 미국은 부통령이 상원 의장을 맡아왔다. 해리스는 상원에서 캐스팅 보트를 맡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공화당 다수당 체제였던 상원이 민주당 주도로 재편됐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춰 지난해 11월 선거 결과 연방 상원도 민주당 다수 구도로 재편됐다. 이달초 실시된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존 오소프, 래피얼 워녹 의원과 해리스 부통령 공석을 메울 파디야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날인 20일 공식 취임했다. 이로써 미국 연방상원 내 정당별 분포는 민주당 48석에 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 공화당 50석으로 사실상 여야 반반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춘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구조는 향후 신임 행정부 초기 의제 추진에 든든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 다수당 지위 획득으로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뉴욕)도 다수당 원내대표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 최근까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켄터키)가 상원 다수당을 지휘해왔다. CNN에 따르면 슈머 원내대표는 이날 상원 연설에서 공화당을 향해 "다수당인 민주당은 중요한 업무를 초당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분투할 것"이라며 "우리가 함께 일할 때 상원은 가장 잘 움직인다"라며 화합을 강조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1-01-21 18:44:08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바쁜 임기 첫날을 보냈다. 취임 5시간 만에 첫 업무로 행정명령 17건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온갖 갈등을 일으키며 밀어붙인 정책들을 발 빠르게 되돌리고 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취임식을 끝내고 백악관에서 업무를 시작한 뒤 15건의 행정조치와 2건의 기관조처 등 모두 17건의 서류에 서명했다.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된 지 불과 5시간 만이다. 행정명령은 의회의 입법 없이 대통령이 동원할 수 있는 권한으로 속전속결로 처리가 가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 복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인종평등 보장 등 3건의 행정명령을 언론 앞에서 공개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특히 강조하고 싶은 사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기한 파리기후협약의 취임 첫날 복귀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에서 기후협약을 체결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약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부정하면서 경제성장에 방해가 되는 환경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스크 착용 행정명령도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숱한 이슈 속에서도 전염병 대유행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아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유행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 결국 미국은 대유행 1년 만에 확진자 2400만명, 사망자 40만명이 나오며 세계 코로나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썼다. 인종평등의 경우 형사사법 개혁, 의료접근과 교육에서의 차별 종료, 공정한 주거 강화 등을 과제로 내놨다. 이 밖에 미국의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절차를 중단하는 행정조처도 발동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문제 삼아 작년 7월 WHO에 탈퇴를 통보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우선 서명한 행정명령들은 트럼프 시대와 단절,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핵심 국정과제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정책을 상징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선포된 비상사태 효력도 중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즉시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협력과 동맹 복원을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즉시 다자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공약했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환영한다고 성명을 내고 앞으로 탄소중립(탄소 순배출 제로) 달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공동성명을 통해 "EU는 미국이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에 재가입하기로 한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1-01-21 18:34:44[파이낸셜뉴스] ‘바이든 시대’가 개막했다. 20일(현지시간)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새로운 리더십을 공언하면서 국제사회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DC 연방 사당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취임선서와 취임사를 마치고 대통령직 업무를 개시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역사와 희망의 날로 민주주의가 이겼다”며 “통합없이는 어떤 평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 영혼은 미국인을 통합시키는 데 있다”고도 했다. 분열된 미국을 단합시키기 위해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또 국제사회 현안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관여해 관계가 위태로웠던 동맹을 복원하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 번째 도전 끝에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78세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앞서 그는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을 지내는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대통령 취임식은 전임 대통령들의 취임식보다 간소하게 치러졌다. 코로나19 확산과 의사당 난입 사태까지 커지면서 주방위군 2만5000명이 지키는 자리에서 진행됐다. 오찬과 퍼레이드, 무도회 등 행사는 취소되거나 가상으로 전환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전례없는 위기 속에 취임했다. 전염병과 경기침체, 극심한 내부분열 등이다. 때문에 그는 백악관 입성 위 10개 넘는 행정명령 등에 서명하며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폐기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그간 미국의 위상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트럼프 시대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도적 역할을 기반으로 한 다자주의 부활, 동맹 복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다만 중국에 대해선 전임 행정부의 강경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한국을 포함한 전통적 우방이 미중 갈등 소용돌이에서 자리 찾기를 위한 고민에 빠져들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이 중국을 최대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국내 현안 해결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감염자와 사망자 1위인 코로나19 극복, 초래된 극심한 경기침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분열 해소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취임 열흘 간 수십 개의 행정명령 등을 발동해 위기의 급한 불을 끄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결별한 '바이든 시대'의 청사진도 함께 제시할 계획이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인턴기자
2021-01-21 06:39:20바이든 시대 개막으로 자유무역주의의 복원과 친환경 관련 산업의 급격한 성장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부산이 이에 대응하는'부산형 뉴딜'을 통해 지역산업의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20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향후 바이든 시대에 맞춰 부산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부산상의 자문교수단을 상대로 분야별 전문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7명 자문교수 모두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 변화로 친환경에 기반을 둔 강력한 산업정책 추진과 트럼프 행정부가 펼쳐온 보호무역 기조를 폐기하고 다자간 무역협정 복원에 기반을 둔 자유무역주의로 회귀를 꼽았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추진할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달러가치 하락을 동반하게 되는 만큼 글로벌 투자자금은 상대적으로 투자수익이 높은 신흥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부품·소재산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부산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로 바뀐다고 하더라도 중국의 기술굴기를 꺾기 위한 미국의 견제가 지속되면서 기존 공급망 체계의 중심도 중국에서 한국, 대만, 베트남 등지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 5G 등의 미래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중국의 첨단산업 추격을 겨냥한 미국의 산업재건정책 강화는 지역경제의 대중국 부품수출 감소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중국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수출처 다변화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산업별로 보면 자동차부품의 경우 전기차 등 미래형 친환경자동차와 관련된 부품 및 전장업체에 좋은 비즈니스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기자재업계도 친환경 선박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LNG 추진 선박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보여 관련 기자재업계의 수주잔액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정책과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정책 방향이 유사한 만큼 지역 내 풍력업체와 수소 운송 및 보관 기술을 갖춘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미 달러 약세와 자유무역주의 확대는 지역 주력 제조업에 유리한 수출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아 그동안 물량 감소로 부진을 겪었던 지역 해운업계의 실적호전도 기대된다. 하지만 미국의 강력한 탄소중립 정책 시행과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은 탄소세 부과로 이어져 철강, 석유화학과 같은 산업군에는 제조원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각별한 유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관광객 급감으로 산업붕괴 위기를 겪고 있는 관광산업도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에 빠르게 도달할 경우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올해 6%대 중반의 성장세를 보일 아세안 경제권의 집단면역 여부가 지역 관광산업 부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상의 한 관계자는 "온건한 자유무역주의자인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친환경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경우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주력 제조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신재생에너지 관련 비즈니스에 도전할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며 "지역 경제계도 이런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를 주시하면서 부산형 뉴딜과 같은 혁신적 산업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2021-01-20 18:43:08【 서울·베이징=홍예지 기자 정지우 특파원】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시대가 마침내 개막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20일 낮 12시(현지시간) 대통령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전 세계 패권국인 미국을 이끌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하자마자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외교, 안보, 이민자 정책을 모조리 싹 갈아엎으며 미국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대립각을 이뤘던 중국 정부는 일단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참모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하루 전 열린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대중국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중국을 '끔찍한 인권침해'의 책임을 진 나라로 지목하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 현안과 관련해 "다양한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정책을 이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도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이 가장 중대한 미국의 도전과제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강경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지만 대중국 정책의 방법은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안보를 책임지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 역시 대중국 강경대응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다만 미국과 중국 간 관계개선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양국 재계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한반도 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블링컨 지명자는 이날 미국의 기존 대북 접근법과 정책 전반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 방식에 의존했던 비핵화 협상방식에서 탈피, 새로운 대북 접근법으로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오스틴 지명자는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 조기타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협정이 조속히 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 경제정책도 대폭 수정된다. 옐런 지명자는 또 '달러 약세'를 추구하지 않겠다며 외국의 환율조작에 강경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수출경쟁력 등을 위해 약달러 정책을 추진해왔다. imne@fnnews.com 홍예지 정지우 기자
2021-01-20 18:3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