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 잠실야구장. 롯데 타선이 힘을 냈다. 초반부터 게릴링 타선이 두산의 외인 알칸타라를 공략했다. 1~2회 무려 6득점이 나왔다. 6-0으로 앞서나갔고, 마운드에는 토종 선발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박세웅이 마운드에 있었다.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경기. 하지만 박세웅은 4이닝만에 무너졌고 양의지, 양석환에게 만루포 2방을 허용하며 8-13으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날의 패배는 다음날 곽빈에게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단초를 제공했다. 타선만 갖고는 한계가 있다. 롯데 타선은 전반기 최선을 다했다. 거의 매 경기 다득점을 쏟아부었다. 5월까지 9∼10위를 오가던 롯데는 6월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 0.609(14승 9패 1무)를 찍으며 반등했다. 롯데의 6월 팀타율은 무려 0.312에 달한다. 키움의 0.302나 KIA의 0.296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홈 타율은 더 엄청나다. 무려 0.336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거의 매 경기 다득점을 내며 투수들을 지원했다. 하지만 롯데의 순위는 아직까지 8위다. 6월 승률 1위를 기록했는데도 불구하고 위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역시 마운드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좌승사자' 반즈의 부상이다. 안쪽 근육 미세 손상을 진단받은 반즈는 당초 2∼3주 안에 복귀할 것으로 보였으나 회복이 늦어져 전반기 내 복귀가 불발됐다. 롯데로서는 올해 도입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만한 상황이다. 김 감독은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하지 못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작년 롯데 마운드를 이끌었던 두 축인 나균안, 박세웅이 무너진 것도 크다. 박세웅의 전반기 ERA는 5.36에 달한다. 6월에도 5.86으로 좋지 않았고,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도 4이닝 6실점으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초반 무려 6점을 쥐어줬지만, 전혀 지키지 못했다. 나균안은 더 심각하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사생활이 문제가 되며 30경기 출장 징계를 받았다. 롯데 구단은 28일 나균안에 대한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선수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30경기 출장 정지와 사회 봉사활동 40시간의 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나균안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를 하루 앞둔 24일 밤 지인과 술자리에 참석했다. 나균안은 1⅔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고, 경기 다음 날인 26일 곧바로 1군에서 말소됐다. 즉 현재 롯데 마운드에서 계산이 서는 선수는 월커슨과 반즈 단 2명 뿐이다. 이들 외에는 QS를 기대할 수 있는 선발 자체가 거의 없다. 매 경기 타선만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팀 선발 ERA에서 롯데는 8번째다. 5강을 노리기에는 마운드가 너무 허약하다. 구원도 별반 다르지 않다. 팀의 구원 ERA는 4.98로 리그 7위다. 한화, kt, 키움만이 롯데의 뒤에 위치해있다. 김원중, 김상수, 구승민, 진해수 등으로 구성된 롯데의 불펜은 예상 밖으로 선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5강권으로 가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롯데는 미래지향적인 팀이다. 일단 최소 5년을 갈 수 있는 야수진은 일단 확보했다. 5강 여부를 떠나서 지금부터는 계산되는 투수진을 만들어 가야할 때이다. 매우 어려운 과제다. 롯데 팬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는 김태형 감독이 투수진 또한 새 부대에 담을 수 있을까. 만약 가능하다면 롯데는 단순히 올해 5강을 넘어서 내년 내후년에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팀으로 갈 수도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05 05:42:31대한민국이 큰 위기에서 벗어났다. 결승 진출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5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대한민국은 박세웅, 일본은 도요타 소속의 우완 가요 슈이치로가 선발로 나섰다. 이번이 4번째 성인 국가대표인 박세웅은 이 대회 전까지 국제 무대에서 7경기 1승 1패 12⅔이닝 17탈삼진 평균자책점 1.42를 거뒀다. 한국은 김혜성(2루수·키움 히어로즈), 최지훈(중견수·SSG 랜더스), 윤동희(우익수·롯데 자이언츠), 노시환(3루수·한화 이글스), 문보경(1루수·LG 트윈스), 강백호(지명타자·kt wiz), 김주원(유격수·NC 다이노스), 김형준(포수·NC), 김성윤(좌익수·삼성 라이온즈)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경기 초반은 완벽한 투수전이었다. 박세웅과 가요 슈이치로의 투수전이 불을 뿜었다. 박세웅은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포심과 커브, 슬라이더를 조합하며 4회까지 77개를 던지며 7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특히 1회 1사 13루의 위기를 잘 넘긴 것이 큰 힘이 됐다. 1사 1,3루 상황에서 문보경이 펜스에 부딪히며 파울플라이를 잡아냈고, 다음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 무실점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어갔다. 반면, 타선은 예상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 1회부터 한국은 불운이 계속됐다. 1회 김혜성이 볼넷으로 살아나갔지만, 최지훈의 타구가 가요 슈이치로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며 더블아웃이 됐다. 3회에도 무사 1,3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노시환이 바깥쪽 공에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윤동희가 2루에 도루를 하다가 기나미 포수의 빠른 송구에 아웃됐고, 문보경이 투수 가요 슈이치로의 직선타구에 아웃이 되며 운이 따르지 않았다. 첫번째 점수는 6회 말에 나왔다. 선취점은 대한민국의 몫이었다. 가요의 투구수가 80개가 넘어가면서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김혜성이 중견수 방면의 안타를 때려냈고 중견수의 포구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했다. 그리고 최지훈이 절묘한 번트로 김혜성을 3루까지 보냈고, 윤동희가 볼넷으로 나가면서 맞이한 1사 1,3루 찬스를 맞이했다. 그리고 노시환이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가요의 몸쪽 직구를 받아쳐서 좌익수쪽 깊숙한 희생 플라이를 만들어냈다. 대한민국의 선취점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은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7회초 최지민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최지민은 사사가와에게 좌익수 왼쪽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대타 무코야마를 상대로 유격수쪽 땅볼을 유도해내며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한국은 8회에 박영현을 투입했다. 2사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박영현은 시모카와를 초구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박영현이 분위기를 잡아주자 8회말에 추가점이 나왔다. 대한민국은 김혜성의 볼넷과 최지훈의 번트로 만든 2사 2루 찬스에서 노시환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뽑아냈다. 9회초에도 위기가 왔다. 일본에게 1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를 병살타로 마무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이날 승리로 대한민국은 큰 고비를 넘겼다. 한국은 대만이 중국을 이겨주고, 6일 열리는 중국전마저 잡으면 대만과 함께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수훈갑은 박세웅이다. 박세웅은 6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만을 내준 채 삼진 9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태극마크를 단 박세웅의 역투는 처음이 아니다. 특히 '참사'로 기억되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박세웅은 한국 마운드의 자존심을 지켜준 투수였다. 1번 김혜성이 2개의 득점, 4번 노시환이 2개의 타점을 기록했다. 박영현은 2이닝 세이브를 기록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05 15:25:07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부산사랑의열매)는 지난 20일 롯데자이언츠 투수 박세웅 선수(사진)가 수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 주민을 돕기 위해 성금 5000만원을 기탁했다고 24일 밝혔다. 박세웅은 향후 추가로 5000만원을 더 기부하기로 약정해 개인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도 가입할 예정이다. 박세웅은 "내가 자라온 경북이 올 여름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국민들의 큰 응원과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로서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성금기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세웅은 2014년 KT위즈에서 데뷔 후 2015년 롯데자이언츠에 입단해 현재까지 롯데의 선발투수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아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내 대표 우완 투수의 계보를 잇고 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3-07-24 18:29:44[파이낸셜뉴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부산사랑의열매)는 지난 20일 롯데자이언츠 투수 박세웅 선수가 수해로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 주민을 돕기 위해 성금 5000만원을 기탁했다고 24일 밝혔다. 박세웅은 향후 추가로 5000만원을 더 기부하기로 약정해 개인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도 가입할 예정이다. 박세웅은 “내가 자라온 경북이 올 여름 큰 어려움에 쳐해있다”며 “국민들의 큰 응원과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로서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성금기탁을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박세웅은 2014년 KT위즈에서 데뷔 후 2015년 롯데자이언츠에 입단해 현재까지 롯데의 선발 투수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아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내 대표 우완 투수의 계보를 잇고 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3-07-24 11:22:56눈부시다 못해 눈이 멀 지경이었다. 박세웅(27·롯데·사진)이 10일 NC와의 홈경기서 8이닝 무실점으로 5승째를 챙겼다.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1.21) 2위, 탈삼진 3위(47K)다. 이날 10개의 삼진을 빼앗아 자신의 종전 최고기록(9개)을 경신했다. 박세웅은 2016년 6월 14일 넥센(키움)전, 7월 27일 LG전, 지난해 6월 22일 NC전서 각각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은 10일 NC전이 처음이다. 박세웅은 올 시즌 44⅔이닝을 던져 47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닝당 1.05개 비율이다. 10일 현재 탈삼진 5위 안에 올라 있는 투수 가운데 안우진(1.26·키움)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3위는 1.04의 루친스키(NC). 김광현(SSG)은 1.03으로 4위다. 박세웅은 지난해 이닝당 0.767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가장 높았던 해가 2016년으로 0.957이었다. 이닝당 탈삼진 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수에서 모두 개인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어떻게 이런 변신이 가능했을까. 10일 경기를 들여다보면 답이 조금은 보인다. 박세웅은 우투수다. 이론상으론 우타자에 비해 좌타자에게 약하다. 대각선으로 들어오는 공이 시야에 더 잘 들어오기 때문이다. 박세웅도 좌타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피안타율을 보이고 있다. 우타자를 상대했을 때 0.211로 낮다. 좌타자에겐 조금 더 높은 0.237. 재미있는 점은 탈삼진 수에선 정반대다. 좌타자에게 29개 탈삼진을 기록했고, 우타자에겐 18개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박세웅의 볼 배합에서 가장 큰 차이는 슬라이더의 비율증가다(이하 자료는 스포츠투아이 제공). 21.6%에서 29.6%로 껑충 뛰었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5.2㎞에서 146.9㎞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직구의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절반에 가까운 47.8%에서 39.5%로 떨어졌다. 커브(19.6%→18.1%)와 포크볼(10.9%→12.8%) 비율은 약간의 변동만 있었다. 요약하면 세 가지 변화에 주목할 만하다. 직구 구속의 향상과 슬라이더, 포크볼의 증가다. 박세웅은 10일 10개의 삼진 가운데 8개를 좌타자에게 뽑아냈다. 직구와 슬라이더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령한 다음 커브, 포크볼 등 떨어지는 구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10개의 탈삼진 가운데 타자가 그냥 지켜본 경우는 7회 마티니 단 한 차례뿐이었다. 나머지 9번은 모두 헛스윙으로 결말났다. 5회 세 명의 좌타자를 단 9개의 공으로 모두 삼진 아웃시킨 장면은 압권이었다. 위닝샷은 커브(이명기), 직구(노진혁), 포크볼(오영수)로 다양했다. 9개의 투구 가운데 7개가 헛스윙이었다. 마지막 타자 오영수는 세 번의 공에 모두 배트를 휘둘렀으나 예외 없이 허공만 갈랐다. 박세웅은 '안경 낀 에이스'로 불린다. 롯데 팬들에겐 고(故) 최동원을 연상시키는 별명이다. 최동원은 지난시즌 미란다(두산)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K·1984년)을 보유하고 있었다. 박세웅은 탈삼진 능력마저 최동원을 닮아가고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2-05-11 18:29:16눈부시다 못해 눈이 멀 지경이었다. 박세웅(27·롯데)이 10일 NC와의 홈경기서 8이닝 무실점으로 5승째를 챙겼다.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1.21) 2위, 탈삼진 3위(47K)다. 이날 10개의 삼진을 빼앗아 자신의 종전 최고기록(9개)을 경신했다. 박세웅은 2016년 6월 14일 넥센(키움)전, 7월 27일 LG전, 지난해 6월 22일 NC전서 각각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은 10일 NC전이 처음이다. 박세웅은 올 시즌 44⅔이닝을 던져 47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닝당 1.05개 비율이다. 10일 현재 탈삼진 5위 안에 올라 있는 투수 가운데 안우진(1.26·키움)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3위는 1.04의 루친스키(NC). 김광현(SSG)은 1.03으로 4위다. 박세웅은 지난해 이닝당 0.767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가장 높았던 해가 2016년으로 0.957이었다. 이닝당 탈삼진 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수에서 모두 개인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어떻게 이런 변신이 가능했을까. 10일 경기를 들여다보면 답이 조금은 보인다. 박세웅은 우투수다. 이론상으론 우타자에 비해 좌타자에게 약하다. 대각선으로 들어오는 공이 시야에 더 잘 들어오기 때문이다. 박세웅도 좌타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피안타율을 보이고 있다. 우타자를 상대했을 때 0.211로 낮다. 좌타자에겐 조금 더 높은 0.237. 재미있는 점은 탈삼진 수에선 정반대다. 좌타자에게 29개 탈삼진을 기록했고, 우타자에겐 18개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박세웅의 볼 배합에서 가장 큰 차이는 슬라이더의 비율증가다(이하 자료는 스포츠투아이 제공). 21.6%에서 29.6%로 껑충 뛰었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5.2㎞에서 146.9㎞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직구의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절반에 가까운 47.8%에서 39.5%로 떨어졌다. 커브(19.6%→18.1%)와 포크볼(10.9%→12.8%) 비율은 약간의 변동만 있었다. 요약하면 세 가지 변화에 주목할 만하다. 직구 구속의 향상과 슬라이더, 포크볼의 증가다. 박세웅은 10일 10개의 삼진 가운데 8개를 좌타자에게 뽑아냈다. 직구와 슬라이더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령한 다음 커브, 포크볼 등 떨어지는 구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10개의 탈삼진 가운데 타자가 그냥 지켜본 경우는 7회 마티니 단 한 차례뿐이었다. 나머지 9번은 모두 헛스윙으로 결말났다. 5회 세 명의 좌타자를 단 9개의 공으로 모두 삼진 아웃시킨 장면은 압권이었다. 위닝샷은 커브(이명기), 직구(노진혁), 포크볼(오영수)로 다양했다. 9개의 투구 가운데 7개가 헛스윙이었다. 마지막 타자 오영수는 세 번의 공에 모두 배트를 휘둘렀으나 예외 없이 허공만 갈랐다. 박세웅은 ‘안경 낀 에이스’로 불린다. 롯데 팬들에겐 고(故) 최동원을 연상시키는 별명이다. 최동원은 지난시즌 미란다(두산)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K·1984년)을 보유하고 있었다. 박세웅은 탈삼진 능력마저 최동원을 닮아가고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2-05-11 11:21:38[파이낸셜뉴스] KT 위즈는 2015년부터 1군 리그에 참가했다. 첫해엔 144경기 중 52번밖에 이기지 못했다. 패는 무려 91차례. 1경기는 비겼다. 승률 0.364로 최하위. 초년 마법사의 마술 실력은 형편 없었다. 이듬해 KT는 환골탈태를 다짐했다. 시범경기서 10승1무5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특히 마무리 5연승으로 정규리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4월 1일 SK와의 개막전서 8-4로 이겼다. 14일 넥센(키움)전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7승5패. 그러나 15일 SK전부터 내리 4연패로 일찍 위기가 찾아왔다. 역시 안 되나. 21일 두산전서 간신히 연패를 탈출했다. 4월 26일 현재 11승10패. 그런대로 순조로웠다. 투수진이 문제였다. 조범현 감독은 퓨처스 리그에 아껴두었던 투수 한 명을 1군으로 올렸다. 좌완 박세진(25·KT). 당시 만 19세의 고졸 투수였다. 경북고를 졸업한 후 KT에 1차 지명됐다. 삼성이 동기생 최충연을 지명하는 바람에 후순위로 KT에 낙점됐다. 당시 박세진과 최충연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박세진은 좌완에 완성형 투수, 최충연은 우완 강속구의 미래형 자원. 당장 눈앞을 보느냐, 장래성을 택하느냐의 차이였다. 눈앞이라 하지만 박세진도 가능성을 지닌 투수였다. 장래성이라 포장하지만 포텐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영영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도 수두룩하다. 삼성의 선택은 최충연이었다. 결국 그 선택은 옳았다. 삼성에게는 2년 전 뼈아픈 기억이 있었다. 이수민(삼성)과 박세웅(27·롯데)을 놓고 저울질하다 전자를 선택했다. 박세진, 최충연의 경우와 반대였다. 이수민은 좌완이고,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평가받았다. 탈삼진 능력도 뛰어났다. 대구 상원고 시절 10이닝 26K를 기록한 적도 있었다. 박세웅의 가능성도 만만치 않았다. 삼성의 애정 손끝은 이수민으로 향했다. 고교시절 명성은 이수민이 더 높았다. 무엇보다 좌투수라는 장점을 높이 샀다. 박세웅은 입단 3년차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로 성장했다. 삼성에겐 꽤나 아픈 기억이다. 4월 26일 1군에 올라온 박세진은 다음날 바로 경기에 투입됐다. 하필 친형 박세웅이 선발로 등판한 경기였다. 박세진은 8회 KT의 네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0-2로 뒤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두 점차면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무실점으로 잘 막고, 팀이 역전하면 승리투수가 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선발로 호투한 형 박세웅의 승리는 날아간다. 박세웅은 선발 등판 5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의 빼어난 투구를 했다. 형제의 같은 경기 등판, 형의 승리가 걸려 있었고 자신은 프로 첫 1군 무대였다. 박세웅은 그해 2연승으로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21일 한화전 패배로 제동이 걸렸다. 상승세를 타느냐 내리막길로 가느냐의 기로였다. 박세진은 3타자를 맞아 1안타 1볼넷 1실점했다. 한 점이지만 큰 점수였다. 그로써 형 박세웅의 시즌 3승은 사실상 결정됐다. 웃어야 할 일이지만 웃을 수 없었다. 박세진은 3일 만에 다시 퓨처스로 내려갔다. 이후 박세진은 오랫동안 잊힌 투수가 됐다. 형 박세웅은 지난 14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자타공인 롯데의 에이스다. 경북고는 동생 박세진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형 박세웅을 먼저 데려왔다. 그만큼 좋은 투수였다. 그에게도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2-03-17 13:17:37박세웅(25·롯데), 박세진(23·kt) 형제는 한 팀에서 뛸 뻔했다. 최정(33), 최항(26·이상 SK) 형제처럼. 박세진이 2016년 kt에 입단했을 때 형 박세웅은 1년 전 롯데로 이적하고 없었다. 그 바람에 같은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롯데로 옮긴 박세웅은 2016년 7승(12패), 2017년 12승(6패)으로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경북고 시절 이영하(선린정보고-두산)와 함께 고교를 대표하는 좌우 원투펀치로 주목받았던 박세진은 프로 입단 후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주머니 속 송곳은 언젠간 튀어나오기 마련. 박세진은 kt의 미국 전지훈련서 코칭스태프로부터 강력한 눈도장을 받았다. 이강철 감독이 “초반 롱릴리프로 활용하다 결과를 봐서 선발 기용을 검토하겠다”고 할 만큼 고무적이다. 박세웅 역시 호주 전지훈련 기간 동안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자체 평가전서 최고 구속 150㎞를 구사할 만큼 위력적인 직구를 선보였다. 기교파 투수에 가까운 박세웅이 기록한 구속으로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 둘을 보면 마르티네즈 형제가 생각난다.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형 라몬은 세 살 차이다. 지금은 동생 페드로의 이름을 더 잘 기억하고 있지만 1990년대 초만 해도 형 라몬이 더 유명했다. 두 형제는 1992년부터 2년간 LA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다. 형 라몬은 1990년 20승(6패)을 올린 명투수. 1993년엔 두 형제가 나란히 10승씩을 기록했다. 다저스의 에이스였던 라몬은 “내 동생 페드로가 나보다 훨씬 뛰어난 투수다”며 기회 있을 때마다 동생을 추켜세웠다. 하지만 다저스는 1993년 말 페드로를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로 트레이드시켰다. 당시 70㎏도 채 안되는 말라깽이 페드로의 장래를 암울하게 본 탓이다. 이 때문에 형제는 헤어져야 했다. 페드로는 다저스의 형편없는 선수 보는 눈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후 무려 209승(다저스 포함 219승)을 기록했다. 세 차례나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2015년 91.1%의 찬성을 얻어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박세웅은 181㎝, 78㎏으로 투수치곤 가냘픈 몸매다. 페드로 마르티네스처럼 트레이드된 후 비로소 개화한 투수다. kt 시절엔 가능성만 인정받았다. 신생팀 kt가 그를 내보낸 이유는 그 가능성이 가능성으로 그칠 것으로 본 탓이다. 이후 박세웅은 차근차근 입지를 다져갔다. 2017년 롯데의 에이스로 도약했으나 부상으로 최근 2년간 거의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박세웅은 최근 호주에서 가진 연습경기와 자체 청백전서 옛 실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25일 평가전서는 3이닝 6탈삼진 무실점. 최고 구속 147㎞를 찍었다. 박세웅이 다양한 구종과 컨트롤을 갖춘 투수임을 감안하면 스피드 향상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13일 청백전서는 150㎞까지 끌어올렸다. 동생 박세진은 세 차례 연습경기서 5이닝을 던져 안타 3개와 볼넷 3개를 내주며 3실점했다. 탈삼진 4개. kt 코칭스태프는 박세진의 투구 내용에 후한 평점을 주었다. 형제 투수의 경우 대개 한쪽이 기운다. 그레그 매덕스는 통산 355승을 올린 대 투수지만 그의 형 마이크(현 세인트루이스 투수코치)는 39승에 그쳤다. 박세웅, 박세진 형제는 어떨까. 부상에서 돌아온 형제의 올 시즌 동반 활약이 기대된다. 그들에겐 코로나19로 멈춰선 야구시계가 더욱 아쉬울 것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0-03-16 14:21:42좌·우 기교파 투수의 대명사 유희관(32·두산)과 박세웅(23·롯데)이 연봉 재계약을 맺었다. 지난 해 11승(6패)을 거둔 유희관은 26일 지난해와 같은 5억 원에 구단과 합의했다. 평균자책점이 4.53으로 높아 5년 연속 10승 이상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동결 판정을 받았다. 롯데의 새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박세웅은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의 뛰어난 성적으로 지난해보다 250% 오른 2억 5000만 원에 기분 좋게 사인했다. 지난 해 연봉은 1억 원. 이로써 롯데는 올 시즌 재계약 대상자 45명 전원과 연봉 협상을 끝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18-01-27 09:01:17준 플레이오프 5차전 선발로 예고된 박세웅(21·롯데)과 에릭 해커(34·NC)가 운명의 일전을 벌인다. 이 둘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 선발투수로 각각 예고됐다. 박세웅은 당초 지난 12일 예정된 4차전 선발로 내정됐으나 우천으로 순연되는 바람에 등판이 취소됐다. 롯데는 4차전에 외국인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등판시켜 5차전으로 가는 혈로를 뚫었다. NC는 4차전에서 해커의 조기투입을 검토했지만 결국 최금강을 내세웠다. 해커의 컨디션을 100% 유지하기 위한 지연등판이었다. 따라서 양 팀의 5차전 선발은 현 상태론 가장 최선의 카드인 셈이다. 해커는 올 시즌 12승7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박세웅은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 성적에선 엇비슷하나 가을야구 경험면에서 해커가 앞선다. 해커는 이미 4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박세웅은 가을 야구 경험이 없지만 올 시즌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 부산 팬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17-10-14 16:4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