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중인 지주회사 ㈜두산 지분 일부를 매각, 총 65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일 장 종료직후 두산그룹 특수관계자들은 보유중인 두산 지분 70만주(3.84%)에 대한 기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이번 블록딜 매각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애초 주관사가 전일 제시한 할인율은 종가(10만원)대비 4~7%수준이었다. 블록딜 수요예측 결과 한 주당 밴드 최하단인 7%의 할인율이 적용, 전량 소화됐다. 블록딜 성공으로 두산그룹 특수관계인들은 총 651억원 규모의 뭉칫돈을 손에 넣게 된 것이다. 지분 매각이후 특수 관계인들의 보통주 지분율은 매각 전 51.08%에서 47.24%로 변경된다. 경영권 유지엔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매각에 나선 두산그룹 특수관계인들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혜원 오리콤 부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을 꼽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 배경이 고(故)박용곤 회장의 상속재산 상속세 마련을 위한 일환이라는 분석도 우세하다. 고 박 회장은 ㈜두산의 보통주 28만9165주와 우선주 1만2543주를 보유, 그 외 부동산 및 동산 등 상속재산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선 두산 특수관계인들의 지분 매각과 관련, 상속세 신고 기한에는 다소 여유가 있으나 선제적으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봤다. 실제 상속재산의 상속세 신고 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이며 상속재산 신고기한은 9월말로 아직 여유가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 지분을 제외한 동산 및 부동산 등의 상속가액에 대해 알 수 없어 상속세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 규모가 적정한 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만약 지분을 제외한 상속재산이 많지 않다고 가정 시, 지분 매각 규모는 다소 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적분할 등을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 분할을 위한 구주권 제출기한 시작일이 8월 13일, 종료일이 9월 30일인 점을 감안해도 현 시점은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며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2분기말 배당금 수령 이후 매각시 사회적 반향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19-05-28 08:47:29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 중 절반이 넘는 51개 그룹 오너일가가 계열사 보유 주식을 담보로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중공업과 두산그룹 오너일가는 담보 비중이 90%를 넘었고, 아이에스동서, 금호석유화학도 80% 이상이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 등 7명은 보유 계열사 주식 100%를 담보로 잡힌 상태다. 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 중 지난 9월 말 현재 상장 계열사를 보유한 92개 그룹 오너일가 679명의 담보제공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1개 그룹 오너일가 178명이 11조7437억원 규모의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0대 그룹 오너일가 지분가치 114조4635억 원의 10.3%에 달하는 규모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2%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범위를 51개 그룹으로 좁혀보면, 오너일가 지분가치 87조9353억 원의 13.4%나 된다. 그룹별로는 한진중공업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이 95.43%로 가장 높고, 두산이 93.62%로 2위였다. 아이에스동서(87.9%)와 금호석유화학(84.34%)이 80%를 넘었고, DB(71.19%), 현대(69.16%), 효성(56.52%), 유진(56.1%), 한진(53.92%) 등도 50% 이상이었다. 반면 현대자동차, 대림, 영풍, 한국투자금융, 한국타이어 등 35개 그룹은 오너일가가 계열사 보유 주식을 단 1주도 담보로 제공하지 않았다. 재계 1위 삼성은 0.16%에 불과해 오너일가 주식담보 내역이 있는 그룹 중 비중이 가장 낮았는데,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2.45%)이 유일했다. 이 외에 KCC(1.21%), LG(5.23%), 신세계(5.36%), 현대백화점(6.32%), LS(6.69%) 등 18개 그룹도 10% 미만에 그쳤다. 개인별로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허동섭 한일시멘트 회장의 자녀인 서연·서희씨가 보유 주식 100%를 담보로 잡혔다. 이어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99.98%), 허동섭 한일시멘트 회장(99.95%),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99.46%),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99.46%),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99.41%), 박인원 두산중공업 부사장·박형원 두산밥캣 부사장·박석원 두산 정보통신BU 부사장(각 99.4%),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99.24%),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98.38%), 박용만 회장 부인 강신애씨(97.76%),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97.58%),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97.48%), 김준기 DB그룹 회장(96.17%) 등 28명이 90% 이상이었다. 주식담보 비중 90% 이상 오너일가 중 두산가(家)가 14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한편, 주식담보비중을 부모세대와 자녀세대로 나눠보면, 자녀세대의 주식담보 비중이 12.11%로 부모세대(9.44%)보다 2.67%포인트 높았다.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납부, 지배기업 지분 확보 등의 사유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18-10-04 08:3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