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토니상 6관왕에 빛나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가 싱글 임을 밝혀 화제가 됐던 토니상 수상 소감 비하인드를 밝혔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근 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창작뮤지컬. 미국 뉴욕대에서 인연을 맺은 박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의 두 번째 협업작이다. 2016년 국내 초연한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했다. 올해 제78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뮤지컬을 포함해 남우주연상, 연출상, 무대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박천휴는 한국인 최초로 각본상, 작곡·작사상을 들어올렸다. 박 작가는 2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토니어워즈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만일을 대비해 윌과 수상 소감을 준비했는데, 윌은 결혼했고 나는 아직 싱글인데, 다들 우리 둘이 사귀는 줄 알더라”며 "나는 싱글"이라는 수상 소감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토니상 수상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그는 "사랑의 아픔을 걱정해 사랑하길 두려워했던 클레어처럼 저 역시 무언가를 기대했다가 그게 안됐을 경우 그 실망감을 두려워하는 편이라 후보작 발표 후 무척 기뻤지만 윌과 함께 ‘설마 우리가 되겠어. 기대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혹시나 상을 받을 경우를 대비해 수상 소감은 준비했다. 왜냐하면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올라가 수상 소감까지 주어진 시간이 단 90초에 불과했기 때문. 그는 “제작자가 감사 인사 대신에 재치 있게 하라고 조언해 윌과 함께 수상 소감을 썼다”고 회상했다. “제가 평소 짜증난 게 윌은 결혼했고 나는 싱글인데, 다들 우리 둘이 사귀는 줄 알더라. 그래서 가장 먼저 받은 각본상 소감으로 “난 싱글”이라고 했고 이후 약 한 시간 뒤 두 번째 작사작곡상 수상 소감으로 “난 여전히 싱글”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작가는 “근데 그 말이 밈처럼 회자될지 몰랐다”며 “토니상 애프터파티에서 사람들이 내게 “너 아직도 싱글이냐고 묻더니 ‘나도 싱글’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사랑의 이별과 친구의 죽음..노래 듣고 아이디어 떠올려 박 작가는 앞서 한 방송에서 할리우드 유명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축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영화화에 대한 얘기가 오갔을까? 그는 “그건 아니다”며 “축하의 통화였다. 할리우드와 달리 브로드웨이의 서로 응원하는 문화가 좋다면서 우리 작품이 잘 돼서 정말 기쁘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차기작을 묻길래 ‘일테노레’ 이야기를 해줬더니 자신도 공연 제작을 하고 있으니 그 작품이 제작에 들어가면 자신에게 말해 달라고 했다”며 향후 협업 여지도 가늠케 했다. 박 작가는 이날 ‘어쩌면 해피엔딩’을 집필하게 된 계기로 “상실의 아픔"을 언급했다. 그는 “오래 사귄 연인과 헤어지고, 설상가상 한 살 많던 친구가 암으로 8개월만에 죽었다”며 “내가 그들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상처받지 않았을 텐데 싶었고,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은지 궁금하던 차에 카페에서 평소 좋아하던 가수의 신곡을 듣게 됐다”고 회상했다. “외로운 인간의 모습을 로봇에 비유한 가사를 듣고, 카페에 있는 손님을 둘러보니까 다들 핸드폰, 노트북만 보고 있더라. 문득 내가 겪은 이별과 상실의 아픔을 로봇이 느끼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윌에게 이메일을 보낸 뒤 같이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냐는 물음에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걸 알면 계속 히트작을 쓰지 않겠냐”며 “다만 저와 윌은 매우 치열하게 작업하는 편이다. 둘이 단어 하나를 놓고도 며칠씩 싸운다. 그게 뭘까? 진심인 것 같다. 적당히 이렇게 하면 관객이 좋아해 주겠지 생각하지 않고, 서로에게 창피하지 않을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데, 그래서 관객들이 설득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아들 셋의 막내다. 어릴 적에 왜 너 혼자만 예민하냐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어느 순간 제 정서가 이방인 같다고 느꼈다. 나는 외로움에 천착하는 사람이구나. 위로가 되는 작품, 슬픔의 정서에 함몰되지 않고, 작품을 쓰고 싶다." "한국 관객 덕에 고집부릴 수 있었다"박 작가는 토니상 수상 이후 한국 관객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 배경에 대해 그는 “제가 자신감 넘치는 경력의 작가가 아니다”며 “한국에서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해 준 경험이 없었다면 미국 공연을 앞두고 자신 있게 내 고집을 부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연출이 이 대사나 설정을 바꿔보는 게 어떠냐고 했을 때, 확신이 덜했다면 바꾸지 않았을까. 한국 관객이 믿고 좋아해 준 경험 덕에 내가 고집을 부릴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어쩌면 해피엔딩' 미국 공연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근 미래 한국을 배경으로 제주도로 떠나는 둘의 여정을 그린다. 또 극중 등장하는 '화분'을 한국어로 '화분'이라고 명명하는 등 무대 디자인 일부와 출연 배우 숫자 등 소소한 변화가 있을 뿐 기본 이야기와 음악은 동일하다. 그렇다면 한국과 미국 관객의 차이점이 있을까? 박 작가는 “너무 감사하게도 같은 포인트에 웃고 같은 포인트에 공감하고 눈물 흘려줘서 인상적이었다”며 “한국에서도 회전문 관객이 많은 편인데, 미국에서도 재관람율이 높다”고 답했다. “다른 점이라면 한국 관객은 감동의 순간을 마음으로만 느끼는데, 미국 관객은 올리브와 클레어가 첫 키스를 하면 박수를 친다든지 외적으로 표현해주는 부분이 다르다”고 비교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오는 10월 30일~2026년 1월 25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10주년 기념 공연을 올린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공연을 투자한 NHN링크 공연 제작 이사인 한경숙 프로듀서는 이날 “기존 한국 공연과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 프로듀서는 '어쩌면 해피엔딩' 국내 초연을 함께 했던 일원으로, 박 작가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 공연은 브로드웨이 공연의 지침서와 같다. 또 이 공연의 대본과 음악은 완벽하다. 그 감성과 감정을 유지하고, 새로운 공연장에 맞춰 보완하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 기존 팬들에겐 익숙하면서도 반가운 무대가 되고 이번 기회에 새롭게 볼 관객에겐 신선한 감정을 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24 17:32:39[파이낸셜뉴스] 한국인 최초로 토니상을 받은 박천휴 작가가 "그저 하던 대로 하겠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 작가가 쓰고 작사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 8일(현지시간)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을 석권했다. 박 작가는 극본상과 음악상(작사·작곡상)을 받았다. 그는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큰 칭찬을 받아 버렸으니 '이제 기대가 훨씬 더 클 텐데 어쩌지'하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 그저 하던 대로 해야죠"라고 썼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면 괜히 멋 부리지 말고, 진심을 다해 눌러 적어보려 한다"며 "하던 대로, 대신 조금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국 뉴욕대에서 인연을 맺은 박 작가와 작곡가 윌 애런슨이 협업한 작품이다. ‘윌-휴’ 콤비로 통한 이들은 2012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그들의 두 번째 작품이었다. 박 작가는 "한 번도 상을 목표로 한 적은 없었다"며 "뮤지컬을 만든다는 것은 작가로서 아주 긴 시간 외롭게 종이 위에 세상을 만드는 일이다. 그 시간을 견디게 하는 것은 이 이야기와 음악을 꼭 무대 위에 구현하고 싶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토니상을 나름 열심히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이 공연을 위해 일해온 많은 분들 덕분"이라며 "저와 윌의 수상을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고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조용히, 깊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고 적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국내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했다. 미국 프로덕션은 한국어 버전과 함께 공동 개발됐다. 2016년 뉴욕에서 리딩 공연을 본 현지 유명 프로듀서가 제작에 나섰다. 지난해 11월부터 뉴욕 벨라스코 극장에서 오픈런(open run·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무기한 상연) 형태로 열리고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10 16:37:21[파이낸셜뉴스]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이 미국 연극·뮤지컬계 최고 권위인 토니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8일(현지시간) 토니상 시상식에서 6관왕에 올랐다. 작가 박천휴는 각본상과 음악상(작사, 작곡상)을 받으며 한국인 최초로 토니상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토니상은 미국 연극·뮤지컬계에서 ‘공연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릴 만큼 명성이 높다. 이날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은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각본상·음악상(작사, 작곡상)·무대디자인상·연출상·남우주연상·작품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 지난 2016년 300석 대학로 소극장에서 개막한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하며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국 뉴욕대에서 인연을 맺은 박천휴 작가가 쓰고 윌 애런슨이 작곡한 작품이다. ‘윌-휴’ 콤비로 통한 이들은 2012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그들의 두 번째 작품으로 오는 10월 6번째 시즌인 10주년 공연을 앞뒀다. 미국 프로덕션은 한국어 버전과 함께 공동 개발됐다. 2016년 뉴욕에서 리딩 공연을 본 현지 유명 프로듀서가 제작에 나섰다. 한국 버전과 전체적인 흐름은 같지만 대본과 넘버 구성이 일부 달라졌다고 NHN링크 측이 설명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09 12:15:29[파이낸셜뉴스] 성악가 조수미가 공식 행사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에게 “떨려, 손 줘 봐 봐”라고 말 한 장면이 포착되면서 두 사람 친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3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강국의 꿈, 세계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행사에 조 씨와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발레리노 박윤재, 김원석 감독 등을 초청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K-컬처가 세계 무대의 중심이 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어떠한 지원이 필요한지를 경청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 대통령은 조 씨에게 “제가 하나 궁금한 게 있다”고 운을 뗐다. 이에 조 씨는 “떨려” “뭘 물어보실까” 등 긴장감을 드러냈다. 이어 왼편에 앉은 김 여사에게 “손 줘봐 봐”라고 말한 뒤 손을 맞잡았다. 김 여사와 이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조 씨와 김 여사는 이날 행사 도중 귀엣말을 나누거나 포옹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선화예고 동문이다. 조 씨가 2회, 김 여사가 6회 졸업생이다. 이에 김 여사는 조 씨를 ‘선배’라고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인 2017년 성남문화재단의 기획공연으로 조 씨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조 씨가 댓글을 달자 “옆에 아내가 안부인사 드린다고 전해 달란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조 씨에게 “예술적 재능은 타고난 건가, 노력해서 갈고 닦은 건가 아니면 두 개가 합쳐진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조 씨는 “타고난 게 중요하긴 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 씨의 답에 “악기 한 개를 다룰 기회를 마련해서 내 안에 있는 가능성을 탐색해볼 기회를 주는 게 대한민국 예술 교육에 꼭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7-01 05:31:55[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 문화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한다. '문화강국의 꿈, 세계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마련된 이번 행사는 소프트파워 강국 도약과 국민 자긍심 고양을 이끈 주역들과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2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30일 최근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들을 직접 만나 문화예술계의 성과를 격려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 의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대통령 초청 대상에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제78회 토니상 6관왕을 수상한 박천휴 작가, 칸국제영화제 학생 부문 1등상을 수상한 허가영 감독,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코망되르를 수훈한 세계적 성악가 조수미, 한국 남성 최초로 로잔발레콩쿠르 우승을 거머쥔 박윤재 발레리노,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부문 글로벌 1위를 기록한 '폭싹 속았수다'의 김원석 감독 등 각 분야에서 한국 문화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인물들이 포함됐다. 행사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남을 통해 문화예술인의 노고를 치하하고, 향후 문화산업 진흥 및 세계시장 확대를 위한 논의도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5-06-29 11:32:25올 상반기 미국에서 주목할 성과를 거둔 창작자가 있다.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로 할리우드에서 한국영화 흥행 새 역사를 쓴 장성호 감독과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한국인 최초 연극·뮤지컬계 최고 권위인 토니상 6관왕에 오른 박천휴 작가가 그들이다. 이들의 성공 이야기는 '넥스트 K를 향한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도전'이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원작 있는 기독교 콘텐츠로 승부" '킹 오브 킹스'를 제작한 모팩스튜디오 장성호 대표는 지난 18~20일 열린 '2025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기조 발제자로 나섰다. 그는 기획부터 완성까지 꼬박 10년 걸린 이 작품의 성공 비결로 할리우드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한 작품 기획과 작품의 완성도, 주류 시장 직접 공략을 꼽았다. 장 대표는 "무모한 도전이 실패로 끝나면 안 됐기에 미국 시장을 철저히 분석했다"며 "그렇게 원작 있는 기독교 콘텐츠에서 답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킹 오브 킹스'의 각본, 연출, 공동 제작자로 이름을 올린 그는 "원작 없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북미 시장에 도전한다는 것은 굉장히 무모한 일임을 깨달았다"며 프로젝트의 출발을 돌이켰다. 월트디즈니컴퍼니조차 '백설공주' '인어공주' 등 원작있는 콘텐츠로 성공한 사실에 주목한 뒤 퍼블릭 도메인(저작재산권을 포기한 저작물, 저작재산권이 소멸된 저작물) 리서치를 거쳐 30여 편의 후보 중 찰스 디킨스의 '예수의 생애'에 주목했다. 장 대표는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걸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조차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900만달러 남짓의 수익을 거뒀다"며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 한계를 설명했다. 이어 "예수 이야기는 뻔할 수 있으나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보편적 이야기"라며 "디킨스가 자녀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쓴 책이라는 점이 특별했다"고 강조했다. 디킨스의 유언으로 출간되지 않다가 사후 60여년 후에 발표된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장 대표는 또 하나의 핵심 포인트로 기독교 콘텐츠의 수익 구조를 꼽았다. 그는 "기독교 콘텐츠는 박스오피스에서 대박이 나지 않더라도 실패하지 않는다"며 "일반 영화가 부가판권 시장에서 최대 2.6배를 낸다면 기독교 콘텐츠는 5~6배의 수익을 낸다"고 비교했다. '출애굽기' 원작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를 사례로 들며 '이집트 왕자'는 개봉한지 28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수익이 난다는 것이다. 비주얼은 '디즈니를 닮되 디즈니 아류가 되지 않는 룩(look)'을 찾았다. 제작은 언리얼 엔진 기반의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활용해 촬영과 편집을 동시 진행하고,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나중에 입히며 제작비와 시간을 대폭 줄였다. 성공 비결의 또 다른 축은 핵심 인맥을 통해 미국 주류시장에 곧바로 진입한 전략이었다. 이는 그가 VFX로 일가를 이뤘기에 가능했다. 현지 인맥을 통해 할리우드 스타 캐스팅을 이뤄낸 그는 "현지 작가와 함께 윤색하며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는데, 좋은 대본없이 좋은 캐스팅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마케팅 또한 전략적이었다. 기독교 콘텐츠 전문 마케터를 직접 발로 뛰어 섭외한 덕에 14만개 대형 교회를 아우르는 대규모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았고, 엔젤스튜디오의 길드 멤버 투표를 통과해 안정적 배급을 확보했다. 그는 "미국에서 편당 수익률 1위인 엔젤스튜디오는 연간 개봉작 960편 중 6~10편만 엄선해 배급한다"며 3500개 이상 상영관에서 개봉해 '기생충'을 뛰어넘고 흥행 새 역사를 쓴 동력을 설명했다. 이어 "브로커를 거치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할리우드 메인 스트림과의 직접 교류가 성과를 이끌어낸 핵심 요인이었다"고 강조했다. ■유행 따르지 말고 진정성으로 승부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과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의 개별성·지역성을 품고 있는 보편적 이야기가 성공 비결로 꼽힌다. 박 작가는 토니상 수상 이후 언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원작이 없기에 모든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일은 즐겁고도 두려운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작품을 처음 쓴 지난 2014년부터 2024년 가을 브로드웨이 개막까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쓴 과정이 관객에게 닿은 듯 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대에서 우정을 쌓은 윌-휴 콤비의 또다른 작품 '고스트 베이커리' '일 테노레' 역시 한국이 배경이다. 박 작가는 "내가 자란 곳, 친숙한 정서로 이야기를 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서울과 뉴욕에서 보낸 시간이 이제 거의 반반이 됐다. 두 문화와 언어를 오가는 창작자로서, 조금은 다른 관점이 돼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의미가 있을 이야기들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뮤지컬계 후배들에겐 "트렌드를 좇기보단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23 18:27:25[파이낸셜뉴스] 올 상반기 미국에서 주목할 성과를 거둔 창작자가 있다.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로 할리우드에서 한국영화 흥행 새 역사를 쓴 장성호 감독과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한국인 최초 연극·뮤지컬계 최고 권위인 토니상 6관왕에 오른 박천휴 작가가 그들이다. 이들의 성공 이야기는 '넥스트 K를 향한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도전'이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원작 있는 기독교 콘텐츠로 승부" '킹 오브 킹스'를 제작한 모팩스튜디오 장성호 대표는 지난 18~20일 열린 '2025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기조 발제자로 나섰다. 그는 기획부터 완성까지 꼬박 10년 걸린 이 작품의 성공 비결로 할리우드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한 작품 기획과 작품의 완성도, 주류 시장 직접 공략을 꼽았다. 장 대표는 "무모한 도전이 실패로 끝나면 안 됐기에 미국 시장을 철저히 분석했다"며 "그렇게 원작 있는 기독교 콘텐츠에서 답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킹 오브 킹스'의 각본, 연출, 공동 제작자로 이름을 올린 그는 "원작 없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북미 시장에 도전한다는 것은 굉장히 무모한 일임을 깨달았다"며 프로젝트의 출발을 돌이켰다. 월트디즈니컴퍼니조차 '백설공주' '인어공주' 등 원작있는 콘텐츠로 성공한 사실에 주목한 뒤 퍼블릭 도메인(저작재산권을 포기한 저작물, 저작재산권이 소멸된 저작물) 리서치를 거쳐 30여 편의 후보 중 찰스 디킨스의 '예수의 생애'에 주목했다. 장 대표는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걸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조차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900만달러 남짓의 수익을 거뒀다"며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 한계를 설명했다. 이어 "예수 이야기는 뻔할 수 있으나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보편적 이야기"라며 "디킨스가 자녀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쓴 책이라는 점이 특별했다"고 강조했다. 디킨스의 유언으로 출간되지 않다가 사후 60여년 후에 발표된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장 대표는 또 하나의 핵심 포인트로 기독교 콘텐츠의 수익 구조를 꼽았다. 그는 "기독교 콘텐츠는 박스오피스에서 대박이 나지 않더라도 실패하지 않는다"며 "일반 영화가 부가판권 시장에서 최대 2.6배를 낸다면 기독교 콘텐츠는 5~6배의 수익을 낸다"고 비교했다. '출애굽기' 원작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를 사례로 들며 '이집트 왕자'는 개봉한지 28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수익이 난다는 것이다. 비주얼은 '디즈니를 닮되 디즈니 아류가 되지 않는 룩(look)'을 찾았다. 제작은 언리얼 엔진 기반의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활용해 촬영과 편집을 동시 진행하고,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나중에 입히며 제작비와 시간을 대폭 줄였다. 성공 비결의 또 다른 축은 핵심 인맥을 통해 미국 주류시장에 곧바로 진입한 전략이었다. 이는 그가 VFX로 일가를 이뤘기에 가능했다. 현지 인맥을 통해 할리우드 스타 캐스팅을 이뤄낸 그는 "현지 작가와 함께 윤색하며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는데, 좋은 대본없이 좋은 캐스팅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마케팅 또한 전략적이었다. 기독교 콘텐츠 전문 마케터를 직접 발로 뛰어 섭외한 덕에 14만개 대형 교회를 아우르는 대규모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았고, 엔젤스튜디오의 길드 멤버 투표를 통과해 안정적 배급을 확보했다. 그는 "미국에서 편당 수익률 1위인 엔젤스튜디오는 연간 개봉작 960편 중 6~10편만 엄선해 배급한다"며 3500개 이상 상영관에서 개봉해 '기생충'을 뛰어넘고 흥행 새 역사를 쓴 동력을 설명했다. 이어 "브로커를 거치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할리우드 메인 스트림과의 직접 교류가 성과를 이끌어낸 핵심 요인이었다"고 강조했다. ■"유행 따르지 말고 진정성으로 승부"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과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의 개별성·지역성을 품고 있는 보편적 이야기가 성공 비결로 꼽힌다. 박 작가는 토니상 수상 이후 언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원작이 없기에 모든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일은 즐겁고도 두려운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작품을 처음 쓴 지난 2014년부터 2024년 가을 브로드웨이 개막까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쓴 과정이 관객에게 닿은 듯 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대에서 우정을 쌓은 윌-휴 콤비의 또다른 작품 '고스트 베이커리' '일 테노레' 역시 한국이 배경이다. 박 작가는 "내가 자란 곳, 친숙한 정서로 이야기를 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서울과 뉴욕에서 보낸 시간이 이제 거의 반반이 됐다. 두 문화와 언어를 오가는 창작자로서, 조금은 다른 관점이 돼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의미가 있을 이야기들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뮤지컬계 후배들에겐 "트렌드를 좇기보단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23 11:51:38[파이낸셜뉴스] 국립중앙도서관은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한국 최초로 토니상 6관왕을 달성한 것을 기념해, 내달 31일까지 도서관 본관 3층 연속간행물실에서 '케이(K)-뮤지컬' 특별 코너를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코너는 한국 뮤지컬의 태동과 성장을 되짚고, 세계 무대에서의 가능성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수상'과 'K-뮤지컬' 두 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수상' 섹션에서는 작품에 대한 다양한 설명자료를 비롯해 극본상(Best Book of a Musical)과 작사·작곡상(Best Original Score)을 받은 박천휴 작가의 인터뷰 자료, 토니상 시상식 영상, 관련 언론 기사 등을 선보인다. 'K-뮤지컬' 섹션에선 1966년 초연된 한국 최초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의 악보와 공연 영상, 1994년 이후 공연된 190여편의 국내 뮤지컬 하이라이트 영상과 작품 설명, 현재 상영 중인 주요 뮤지컬 정보, 관련 도서 등을 제공해 한국 뮤지컬의 과거와 현재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특별 코너는 국립중앙도서관 운영시간인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월 둘째·넷째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임재범 국립중앙도서관 지식정보서비스과장은 "이번 토니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 공연예술의 저력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돼 매우 뜻깊다"며 "특별 코너가 한국 창작 뮤지컬의 예술성과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6-19 12:00:54"그들(멤버)이 없었다면 저도 없었고, 여러분이 없었다면 우리 팀도 없었다."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이 지난 13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이홉의 솔로 월드투어 '호프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 공연에서 이같이 말하자 관객석에선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졌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일이자 '2025 BTS 페스타' 중에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이날 진과 정국은 무대에 올라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이를 직관 중인 RM, 슈가, 지민, 뷔의 모습이 대형 화면에 잡히자 아미(팬덤명)는 한목소리로 "BTS"를 연호했다. '2막'을 앞둔 'K팝 제왕'의 귀환에 가요계가 들썩이고 있다. 뷔는 지난 15일 호날두 등에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 톱 1000'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25 BTS 페스타’ 6만명 방문 지난 13~14일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9~10홀에서 열린 '2025 BTS 페스타' 오프라인 행사장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이어졌고 다양한 국적의 팬이 방탄소년단의 상징색인 보라색 소품과 아미밤(응원봉)을 들고 들뜬 표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BTS 페스타'는 데뷔일 전후 약 2주간 온오프라인에서 열리는 연례 행사로 이날 무료로 진행된 오프라인 행사에는 전 세계 6만여 팬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멤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보이스 존'은 팬들에게 뭉클함을 선사했다. "서로 정말 많이 보고 싶었잖느냐"는 정국의 말처럼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한 20대 말레이시아 팬은 "제대 날짜를 카운트다운하며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반면 군 복무 제도가 익숙한 튀르키예 자매 팬은 의연하게 버틴 후 그들의 제대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다. 지난 10~11일 멤버들 제대 현장을 시작으로 이날 페스타까지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통해 한국에 처음 방문한 것. 이들은 "팬데믹 시국 우연히 라디오에서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듣고 BTS 팬이 됐다"며 "글로벌 스타인데도 나와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늘 겸손한 모습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에 열린 제이홉 월드투어는 방탄소년단의 제 2막을 미리 맛보는 자리가 됐다. 특히 제이홉, 진, 정국이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에 수록된 유닛곡 '자메 뷔'를 부른 것은 2020년 온라인 콘서트 이후 약 5년 만이었다. 한 20대 한국 아미는 "셋이서 저 노래를 부르다니"라며 감격해했다. ■K팝 상징 BTS의 2막 "세계 관심↑"방탄소년단의 귀환은 음악 산업계의 이목도 집중시킨다. 하이브 주가는 실적 개선 기대감에 우상향 중이다. 지난 2023년 음반 판매량 1억장 시대를 연지 1년 만에 하락세를 보인 K팝 음반 판매량이 다시 회복할지도 관심사다. 한터글로벌 곽영호 대표는 "전역 자체만으로도 K팝 시장을 향한 글로벌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며 "이들의 대대적인 컴백은 K팝 시장 자체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파이를 확대하는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하이브는 BTS의 막강한 글로벌 영향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캠페인을 펼치고 다큐, 글로벌 브랜드, OTT 등과 다양한 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같은 움직임은 K팝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이들이 자사 서비스 위주로 행사를 하고, 로컬보다 글로벌 비즈니스에 집중함에 따라 K팝 생태계 내 중소기업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22년 6월 발표한 '프루프(Proof)' 이후 약 2년간 그룹 활동을 멈추고 솔로 활동과 군 복무를 병행해왔다. 하이브 이재상 최고경영자는 앞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방탄소년단의 컴백은 멤버들의 숙고와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며 "회사는 최정상급 작곡가들과의 논의하며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아티스트로 도약한 만큼 '비전'과 '넥스트'에 대한 방향성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완전체 신보는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점친다. 그들이 새로 보여줄 음악에 대해선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를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보일 것으로 관측한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황동혁 감독의 에미상에 이어 한국인 최초로 연극·뮤지컬업계 토니상 작품상을 받으면서 방탄소년단의 박천휴 작가가 그래미상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이재원 성균관대 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전공 초빙교수는 "BTS는 이제 K팝의 상징이 됐기에 그 행보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공백을 뛰어넘는 굵직한 성과를 내야 케이팝을 넘어 세계 정상급 가수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미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어 수상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며 "군 복무 기간 각 멤버의 개별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졌기에 각자 쌓아온 자신의 색깔을 그룹에서 어떻게 조화시켜나갈지가 과제다. 그래미상의 보수성을 감안한다면 전 세계인이 공감할만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16 18:21:44[파이낸셜뉴스] "그들(멤버)이 없었다면 저도 없었고, 여러분이 없었다면 우리 팀도 없었다."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이 지난 13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이홉의 솔로 월드투어 '호프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 공연에서 이같이 말하자 관객석에선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졌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일이자 '2025 BTS 페스타' 중에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이날 진과 정국은 무대에 올라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이를 직관 중인 RM, 슈가, 지민, 뷔의 모습이 대형 화면에 잡히자 아미(팬덤명)는 한목소리로 "BTS"를 연호했다. '2막'을 앞둔 'K팝 제왕'의 귀환에 가요계가 들썩이고 있다. 뷔는 지난 15일 호날두 등에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 톱 1000'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25 BTS 페스타' 전세계 6만명 방문 지난 13~14일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9~10홀에서 열린 '2025 BTS 페스타' 오프라인 행사장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이어졌고 다양한 국적의 팬이 방탄소년단의 상징색인 보라색 소품과 아미밤(응원봉)을 들고 들뜬 표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BTS 페스타'는 데뷔일 전후 약 2주간 온오프라인에서 열리는 연례 행사로 이날 무료로 진행된 오프라인 행사에는 전 세계 6만여 팬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멤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보이스 존'은 팬들에게 뭉클함을 선사했다. "서로 정말 많이 보고 싶었잖느냐"는 정국의 말처럼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한 20대 말레이시아 팬은 "제대 날짜를 카운트다운하며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반면 군 복무 제도가 익숙한 튀르키예 자매 팬은 의연하게 버틴 후 그들의 제대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다. 지난 10~11일 멤버들 제대 현장을 시작으로 이날 페스타까지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통해 한국에 처음 방문한 것. 이들은 "팬데믹 시국 우연히 라디오에서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듣고 BTS 팬이 됐다"며 "글로벌 스타인데도 나와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늘 겸손한 모습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에 열린 제이홉 월드투어는 방탄소년단의 제 2막을 미리 맛보는 자리가 됐다. 특히 제이홉, 진, 정국이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에 수록된 유닛곡 '자메 뷔'를 부른 것은 2020년 온라인 콘서트 이후 약 5년 만이었다. 한 20대 한국 아미는 "셋이서 저 노래를 부르다니"라며 감격해했다. ■K팝 상징된 BTS 2막 "글로벌 관심↑" 방탄소년단의 귀환은 음악 산업계의 이목도 집중시킨다. 하이브 주가는 실적 개선 기대감에 우상향 중이다. 지난 2023년 음반 판매량 1억장 시대를 연지 1년 만에 하락세를 보인 K팝 음반 판매량이 다시 회복할지도 관심사다. 한터글로벌 곽영호 대표는 "전역 자체만으로도 K팝 시장을 향한 글로벌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며 "이들의 대대적인 컴백은 K팝 시장 자체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파이를 확대하는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하이브는 BTS의 막강한 글로벌 영향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캠페인을 펼치고 다큐, 글로벌 브랜드, OTT 등과 다양한 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같은 움직임은 K팝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이들이 자사 서비스 위주로 행사를 하고, 로컬보다 글로벌 비즈니스에 집중함에 따라 K팝 생태계 내 중소기업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22년 6월 발표한 '프루프(Proof)' 이후 약 2년간 그룹 활동을 멈추고 솔로 활동과 군 복무를 병행해왔다. 하이브 이재상 최고경영자는 앞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방탄소년단의 컴백은 멤버들의 숙고와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며 "회사는 최정상급 작곡가들과의 논의하며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아티스트로 도약한 만큼 '비전'과 '넥스트'에 대한 방향성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완전체 신보는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점친다. 그들이 새로 보여줄 음악에 대해선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를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보일 것으로 관측한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황동혁 감독의 에미상에 이어 한국인 최초로 연극·뮤지컬업계 토니상 작품상을 받으면서 방탄소년단의 박천휴 작가가 그래미상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이재원 성균관대 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전공 초빙교수는 "BTS는 이제 K팝의 상징이 됐기에 그 행보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공백을 뛰어넘는 굵직한 성과를 내야 케이팝을 넘어 세계 정상급 가수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미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어 수상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며 "군 복무 기간 각 멤버의 개별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졌기에 각자 쌓아온 자신의 색깔을 그룹에서 어떻게 조화시켜나갈지가 과제다. 그래미상의 보수성을 감안한다면 전 세계인이 공감할만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16 10:5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