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전상일 기자】 NC는 키워서 쓰는데 대가다. 임선남 단장은 지난 겨울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제 사서 쓰는 시대는 지났다. 키워서 잘 쓰는 팀이 승리한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임 단장은 또 한번의 깜짝 트레이드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트레이드 직후 NC 관계자는 “김휘집이 들어옴으로써 이제 내야도 리빌딩의 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NC는 김휘집을 절대 백업급으로 데려온 선수가 아니다. 김주원·서호철과 경쟁 시키며 주전급으로 쓰기 위해서 데려온 선수다. NC는 김휘집을 통해서 내야의 강력한 리빌딩 체제를 구축하려고 한다. 그런데 김휘집 뿐만 아니다. 최근 NC는 여러 부문에서 리빌딩을 추진하고 있다. 일단 내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최정원이다. 청주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한 최정원은 최근 1번 타순에서 박민우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다. 박민우만큼은 아니더라도 정확한 컨텍트 능력과 빠른 발로 상위 타순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향후 박민우의 힘을 비축하면서 2루쪽에서 힘을 보태줄 내야수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무려 0.308이다. NC 스카우트 팀에서 야심차게 발굴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김휘집도 마찬가지다. 임 단장은 “우리는 김휘집의 가능성을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보고 있다. 더 크게 터질 선수”라고 말했다. 김휘집의 강점은 인성(팀 적응력) + 장타력(희소성) + 젊음(22세)이다. 이 정도 장타력이 있는 내야수는 향후 구할 수 없다고 봤다. 여기에 3루수와 유격수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을 팀 적응력이 우수한 훌륭한 인성의 소유자라는 것도 크게 한몫했다. 김휘집은 과거 신인드래프트 당시 NC가 2라운드에서 노렸던 선수였다. 그런 까닭에 작년부터 김휘집의 트레이드를 계속 타진했다. NC 관계자는 “아직 포지션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원한 만큼 생각이 있으실 것. 2루, 3루, 유격 모두다 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이라고 말했다. 장타력 있는 내야수라는 측면에서 유격수와 3루수쪽에서 큰 활용이 가능하다. 이 말을 종합해보면 기존의 김주원과 서호철을 중심으로 김휘집, 최정원, 김한별 정도를 내야 리빌딩의 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NC는 김휘집을 김한별보다는 더 주전급에 가깝게 보고 있다. 3루·유격수로서 3년간 22개의 홈런을 때려낸 김휘집의 공격력이 더 뛰어나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호철과 김휘집은 6살 차이다. 박민우도 이제는 한 시즌을 풀로 뛰기에는 힘든 나이대에 접어들었다. 따라서 NC는 김주원, 서호철, 김휘집, 박민우, 최정원 정도를 축으로 한 시즌 내야를 돌리려는 구상이다. 여기에 김한별이 부상에서 회복하면 들어가는 식이다. 외야는 이미 구상이 끝났다. 박한결이 워낙 제대로 튀어나온 탓이다. 박한결은 사실상 외야의 제1 옵션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5안타를 때려냈고 2루타 1개, 홈런이 4개다. 성적이 조금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같은 값이면 박한결이라는 전제가 팀에 서서히 자리를 잡는 중이다. 박한결만큼 장타력이 있고, 발이 빠른 타자는 쉽게 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미 강인권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다만, 팀에서는 중견수 자원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 많다. 박한결은 중견수가 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을 대비하기 위해 준비 중인 선수가 박시원이다. 박시원은 과거 정해영과 함께 KIA 타이거즈 1차지명을 다퉜던 선수이고 중견수 자원이다. 발이 빠르고 장타력 또한 좋은 군필 선수이기에 퓨처스에서 이 선수를 강하게 키우면서 미래를 준비 중이다. NC는 5월 30일 경기에서 박민우와 김휘집을 선발 출전시킨다. 공룡군단의 육성시계가 이번 트레이드를 기점으로 다시 한번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5-30 14:25:50[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NC 다이노스의 가을이 뜨겁다. NC는 20승 투수 페디를 제외하고도 두산과 SSG에 4연승을 거두며 진격하고 있다. 그리고 막강한 투수력의 kt위즈와 PO 무대에서 맞붙는다. 그런데 NC의 진격은 가볍게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NC가 플레이오프에서 설령 멈춰선다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NC의 육성이 대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박건우나 손아섭 같은 외부 FA의 힘도 상당하지만, 포수, 유격수, 불펜 필승조 등에서 자체 육성된 선수들이 맹활약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선두주자는 김주원과 김형준, 김영류, 류진욱이다. 이들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니다. NC의 주전이고 현재다. 항저우 AG에서 류중일호의 핵심 유격수로 자리잡은 김주원은 이번 PO에서도 그림같은 수비를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피력하고 있다. 10월 25일에도 7회 하재훈의 강력한 유격수 ㄸ아볼을 잡아서 1루에서 아웃을 시키며 감탄사를 자아냈다. 그 외에도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이며 NC의 주전 유격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PS에서 타격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차피 큰 경기에서는 많은 점수를 내기 힘든만큼 무엇보다 수비가 중요하다. 또한, 김주원은 지난 항저우 AG에서 2개의 홈런으로 대표팀 내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김형준은 두산과 SSG의 PS에서 무려 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NC의 현재로 자리잡았다. 항저우 AG에서 큰 경기 경험을 쌓으며 금메달을 딴 것이 큰 플러스로 작용하는 모양세다. 이번 APBC에서도 주전 포수 후보이기도 하다. 김영규와 류진욱은 현재 NC 다이노스 PS의 가장 큰 동력이다. 김영규는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포함하면, 올해 가을야구에서 팀이 치른 4경기에 모두 등판해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0.00으로 눈부신 역투를 이어가고 있다. 1군에 데뷔한 첫해인 2019년 선발 투수로 완봉승을 따내기도 했던 김영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마운드를 지키다가 지난해부터 완전히 불펜 투수로 전향했다. 그걸 계기로 김영규의 야구 인생도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해 2승 7패 1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3.41을 남긴 그는 올해 정규시즌은 2승 4패 24홀드 평균자책점 3.06으로 활약했다. 덕분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류진욱도 마찬가지다. 두 차례의 팔꿈치 수술로 1군 데뷔가 늦었던 류진욱은 올 시즌 70경기 67이닝 22홀드 평균자책점 2.15를 찍었다. 올 시즌 홀드 부문 톱5에 2명의 선수를 올린 팀은 NC가 유일하다. 김영규가 공동 3위, 류진욱이 공동 5위다. PS에서도 류진욱의 역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김영규와 더불어서 전경기 모두 등판 대기하고 있는 NC의 믿을맨이다. 그것 뿐만 아니다. 비록 PS에서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신인 박한결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창원 두산과의 경기에서 끝내기를 유발하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더니 창원 KIA전에서는 좌월 솔로홈런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박한결은 애초에 타격과 빠른 발이 주무기였던 선수다. NC 민동근 팀장은 “프로에서 통할만한 장점이 몇 개나 있는지를 본다. 하나만 되어도 지명권, 2개면 상위지명, 3개면 무조건 1R다”라고 말했다. 박한결은 프로에서 통할만한 장점이 무려 2가지나 있는 선수다. 바로 장타력과 빠른 발이다. 따라서 충분히 프로에서 20-20을 할 수 있는 외야 자원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좌타자들이 점령하고 있는 외야수 라인에서 우타자로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박한결이 “성공이다”라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김휘건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휘건은 NC에게는 선물 같은 선수다. 본지에서는 KIA 타이거즈가 전날까지도 조대현과 원상현을 두고 치열한 고민을 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한바 있다. 하지만 NC는 이미 이틀전 최종회의에서 김휘건을 확정했다. 그만큼 전혀 고민이 없었던 픽이었다 NC는 작년 1라운드로 지명했던 신영우를 부상이 없었음에도 한번도 1군에 올리지 않았다. 긴 호흡을 보고 선발하되 대신 확실한 발전 가능성과 좋은 인성 그리고 워크에식을 고려하는 신인 지명 기조는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NC 다이노스의 김휘건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NC 다이노스의 가을 진격과 더불어서 육성마저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키워가면서 이기는 NC이기에 더욱 무섭다. NC는 왕조를 가기위한 착실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유격수, 포수, 외야수, 좌완 투수 등 여러 가지 포지션에서 하나하나 새로운 초석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초석들이 모두 한데 묶이면 또 한 번 대권을 노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그것이 플레이오프 결과와 무관하게 NC 다이노스의 2023시즌이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26 09:32:58[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2023신인드래프트. NC 다이노스의 2라운드는 미궁이었다. 과연, NC가 누구를 뽑을지 관심이 많았다. 투수를 뽑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송영진같은 좋은 투수도 순번에 남았다. 하지만 전혀 예상밖의 선택이 나왔다. 박한결(당시 경북고 3학년)이 2라운드에 지명된 것이다. NC 다이노스의 히든카드였다. 당시 민 팀장은 "숨기느라고 힘들었다"라면서 박한결의 지명 비화를 드래프트장에서 들려주었다. 당시 NC 민동근 팀장은 “우타자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선수다. 무엇보다 확실한 툴이 있다. 멀리 칠 수 있는 능력과 빠른 발이다. 이 선수를 뽑기로 최종 결정한 것은 최강야구와의 대결에서 였다. 수많은 관중 속에서 떨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최종 지명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약 1년이 흐른 2023년 9월 24일. 박한결은 민 팀장의 시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박한결은 연장 11회 무사 만루에 프로 데뷔 첫 타석을 맞이했다. 그리고 두산 박치국을 상대로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려냈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끝내기는 아니다. 공식 기록은 2타점과 상대 실책이 겹쳐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키가 데뷔 첫 타석에서 적시타를 쳤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한결은 작년 고교야구 우타 거포 중에서는 최대어로 평가받는 선수였다. 김민석의 작년 포지션은 내야수였기에, 사실상 박한결이 외야 최대어에 가까웠다. 단순히 장타력만 좋은 것이 아니다. 박한결은 발도 빠르다. 어깨가 다소 약한 것이 아쉽지만, 코너외야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 30-30을 할 수 있는 대형 외야수의 재목이라고 판단하고 민동근 팀장은 박한결을 선택했다. 여기에 워크에식도 좋다는 판단이 있었다. 대표팀에서도 평가는 매우 좋았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은 “3번타자 감으로 애시당초 점찍었다”라고 말했고, 김성현 코치 또한 “조금만 간결하게 나오면 150m도 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NC 이외에 뒷 순번 팀들도 삼성을 비롯해서 줄줄이 박한결에게 관심이 있었을 만큼 인기가 많았다. 다만, 민 팀장과 NC 다이노스는 박한결을 시간이 걸릴 선수로 판단했다. 대신 시간을 투여하면 무서운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귀한 우타 거포자원이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따라서 올 시즌을 퓨처스에서 육성할 각오로 박한결을 지명했다. 박한결은 긴 시간동안 NC의 시스템 속에서 성장했다. 그리고 데뷔 첫 타석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물론, 이제 겨우 한 타석을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될성 싶은 떡잎이라는 것은 충분히 확인했다. 프로 첫 타석에서 끝내기 2루타를 때려낸다는 것은 큰 심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밀어치기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라는 것도 확인했다. NC 민동근 팀장은 “꿈만 같다. 내가 뽑은 선수가 데뷔 첫 승에 첫 타석에서 경기를 끝내는 적시타라니...”라며 박한결의 안타에 크게 기뻐했다. 이날은 대졸 신인 이준호의 데뷔 첫승 날이기도 했다. 서두르지 않기 때문에 더 무섭다. 임선남 NC 단장은 지난 9월 14일 끝난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우리 팀은 신인들을 긴 안목으로 보고 뽑는다. 빠른 성과를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NC 다이노스가 최근 계속적으로 자체 육성에 성공하며 2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이유다. 그리고 NC 민동근 팀장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제대로 증명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9-24 19:27:20[파이낸셜뉴스] 전주고가 화룡점정을 찍었다. 전주고는 경남진해공설야구장에서 펼쳐진 전국체전 결승에서 부산의 강호 경남고를 4-0으로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전주고 출신 위대한 선배들의 한을 후배들이 말끔히 풀어내는 순간이었다. 전주고 개교 이래 역대 최초의 3관왕이다. 전주고는 1985년 박성기의 맹활약으로 황금사자기를 우승한 것과 87회 전국체전(2006년)에서 우승 한 것 외에는 전국대회 우승이 단 한 번도 없었다. 1991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박경완·김원형, 2000년 프로에 지명된 박정권, 2002년 지명된 최형우 등 프로에서 소위 레전드라고 불렸던 선수들도 고교 재학 당시 팀 전력이 강하지 못해 우승권에는 가지 못했다. 이 선수들 이후로는 사실상 약체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프로지명 선수도 많지 않았고, 지명된 후에도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도 많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2024년 전주고가 대폭발했다. 무려 3개 대회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광주에서 서영준, 서울에서 엄준현과 정우주 등 우수한 자원이 전학을 오고 이한림·박한결·이호민같은 내부 자원들이 육성되며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다. 전주고는 명문고야구열전과 신세계이마트배에서 모두 덕수고라는 벽을 넘어서지 못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덕수고가 2개의 우승을 차지하고 다소 느슨해진 사이를 전주고가 치고 나갔다. 전주고는 청룡기에서 이호민·정우주·이한림·서영준의 맹활약으로 결승에서 마산용마고를 꺾고 우승했다. 이한림은 이 대회에서 홈런 2개를 뽑아내며 청룡기 MVP에 등극했고, 정우주는 14.1이닝 1자책 3승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이호민도 힘을 보탰고, 당당히 청소년대표팀에 합류하는 영광을 누렸다. 봉황대기는 정우주와 이호민이 없는 사이 이한림·서영준·엄준현·최윤석 등이 힘을 냈다. 결승전 당시 서영준은 4타수 3안타에 3타점을 때려내며 맹활약했다. 봉황대기에서 24타수 20안타 2홈런으로 당당히 MVP를 거머쥐었고, LG 트윈스에 3라운드로 지명되는 쾌거를 누렸다. 전국체전은 각 학교별로 편차가 크다. 체전에 나가고 안나가고는 개인의 자유다. 따라서 학교가 선수들에게 출전을 강요할 수 없고 선수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프로 입단 선수들은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전주고는 이호민을 제외하고는 5명의 선수가 모두 전국체전에 출격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더욱 강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전주고는 한 경기도 패하지 않고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전주고는 공식 5개의 전국대회와 주말리그에서 딱 3패만을 당하고 전승을 거두는 엄청난 위용을 달성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올 시즌 무려 6명이 프로에 지명됐다. 그중에서도 정우주는 전주고 역대 최고의 순위인 전체 2번에 지명됐고 역대 최고 계약금인 5억원을 받았다. 이한림은 포수 중 이율예에 이어서 2번째로 높은 순번을 받았다. LG 정성주 프로는 지명장에서 "우리 팀이 정말 잘 본 선수다. 공수가 모두 되는 선수이고, 여유로움에 있어서는 이율예에 뒤지지 않는다"며 "정우주와 이호민이 없이도 전주고가 봉황대기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한림의 공이 절대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SSG에 지명된 최윤석, LG에 지명된 서영준, KIA에 지명된 엄준현 등도 팀에서 주목받는 자원들이다. 전주고가 야구를 잘하는 것은 단순히 라인업이 훌륭해서 만은 아니다. 워낙 많은 경기를 이기다보니 이제는 선수들이 알아서 야구를 하는 시스템이 구축이 돼있다는 것이다. 모 수도권 스카우트 관계자는 “전주고는 봉황대기에서 이호민과 정우주 없이도 우승했다. 올 시즌 딱 3패밖에는 하지 않고 있고 전승 중"이라며 "이제는 감독이 따로 지시를 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아서 야구를 하는 팀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전주고가 강력한 우승후보인 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이들만으로도 강한데 마운드에서는 5억팔 정우주가 나섰으니 우승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주고는 내년 시즌에도 우완 박지훈, 좌완 서주안, 내야수 박한결 등 좋은 자원들이 많아서 강팀의 면모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고 주창훈 감독은 “올해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내년에도 이만큼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하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0-17 15:03:50【창원=전상일 기자】 NC 다이노스가 김휘집을 강력하게 원했다. 그만큼 기대감이 크다. NC 관계자는 “신인지명권이 아쉽지만, 그만큼 우리가 김휘집을 잘 키워야 한다”라면서 너털웃음을 지었다. 키움과 NC 구단은 김휘집과 2025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 3라운드 지명권을 맞바꾸기로 30일 합의했다. 지난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를 계기로 트레이드 논의가 시작됐고, 여러 차례 카드를 맞춰본 끝에 성사됐다. 이번 트레이드는 내야진 보강을 필요한 NC 현장에서 먼저 김휘집을 지목해 논의가 시작됐다. 올해가 프로 4년 차인 김휘집은 통산 타율 0.227에 홈런 22개를 친 거포 유망주 내야수다.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고, 3루수로도 종종 그라운드를 밟았다. 임선남 NC 단장은 "김휘집은 파워 툴을 지닌 내야수로 장타 생산력이 좋아 팀 공격력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선수"로 기대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KBO 역대 최초로 지명권 2장이 오갔다. 1999년 이후 21년 동안 금지됐던 지명권 트레이드는 2020년 롯데 자이언츠가 신본기와 박시영을 kt 위즈로 보낼 당시 최건과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며 부활했다. 이번 NC의 트레이드는 두 가지에서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NC의 내야수 부족으로 인한 과부화다. NC는 박석민이 은퇴하고 김한별이 부상을 당하면서 서호철과 김주원이 거의 쉬지 못하고 풀타임을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3루와 유격수 사이가 뻥 뚫렸다. 그나마 2루수는 박민우의 콜업이 임박했고, 이영민 타격상 출신의 최정원이 들어오면서 숨통이 틔였지만 3루수와 유격수 쪽은 상황이 심각하다. 특히, 김주원의 타격이 0.210대까지 떨어지는 등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는데도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것은 NC에게 치명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김주원의 성장을 위해서는 라이벌이 필요하다. 그런 상황에서 김주원보다 장타력이 돋보이는 22세의 김휘집은 NC의 구미에 잘 맞는 선수였다. 두 번째는 아직 NC 퓨처스에서 1군 백업급으로 확실하게 쓸만한 선수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NC는 가급적이면 키워서 쓰려는 기조가 강한 구단이다. 현재 NC는 외야수는 충분히 준비가 되고 있다. 기존의 김성욱, 권희동, 박건우의 라인에 손아섭과 박한결이 있고 퓨처스에서는 박시원도 군에서 제대해서 준비 중이다. 지명타자쪽에는 퓨처스 홈런 1위 김범준도 대기 중이다. 하지만 내야는 다르다. 현재 NC 퓨처스에서 내야는 3루수 최보성, 유격수 서준교, 2루수는 조현진 등이 맡고 있다. 그런데 아직 확실하게 1군 백업급으로 올라온 선수가 없다. 트레이드로 팀에 조현진은 마산고에서 11kg을 증량하며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으나 강도 높은 훈련에 살이 다시 빠지는 등 힘겨워하고 있다. 서준교도 한때 1차지명급으로 논의가 되었던 선수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당장 시즌을 치루기 위해서는 내야수가 절실히 필요했고, 그 대상이 바로 젊은 김휘집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김휘집은 인성적으로 매우 훌륭한 선수다. 김휘집이 키움에 입단할 당시 신일고 정재권 감독은 “내가 본 선수 중에서 인성적으로 최고다. 기량도 훌륭하지만 인성이 워낙 출중해서 기량이 인성을 못따라간다”라고 말할 정도로 착한 선수다. 김휘집은 고교 시절 발가락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으로 유급을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 자신을 백업할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팀을 잘 부탁한다”라고 말한 일화는 신일고에서도 유명하다. NC 관계자는 “현장에서 강하게 원했다. 현장에서 요청이 왔고, 그 대상으로 우리는 김휘집을 점찍었다. 신인 지명권이 아쉽다. 하지만 그런만큼 더 김휘집을 잘 키워야 한다. 우리는 김휘집 만큼 수비와 파워가 동시에 되는 내야수를 뽑기 힘들다고 예상했다. 그리고 인성도 훌륭하다고 하더라. 팀 적응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은 “김휘집 선수는 파워툴을 가지고 있는 내야수로 어린 나이에 비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장타 생산력이 좋아 팀 공격력의 깊이를 한층 더 할 수 있는 선수이고, 아직 타석에서 보여주지 못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2루수, 유격수, 3루수 수비가 모두 가능하여 내야진 운용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NC는 신인에게는 절대 기대지 않는다는 것을 기조로 삼고 있는 팀이다. 신인을 새로 뽑아서 팀의 구멍을 메운다는 것은 무리로 판단했다. 젊고 수비가 되며 파괴력이 좋은 내야수. NC가 김휘집에게 거는 기대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5-30 12:46:50덕수고가 제11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덕수고는 10일 오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 천연구장에서 펼쳐진 전주고와의 결승전에서 강력한 투수진의 이어던지기와 우정안·배승수 등의 적시타를 묶어서 5-4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덕수고는 지난해 경북고, 광주일고에 2연패하며 예선 탈락한 바 있다. 하지만 절치부심 끝에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전주고는 작년 대회에 이어서 올해도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양팀에는 다수의 프로지명 후보군이 포함돼 있다. 덕수고에는 정현우, 김태형, 우정안, 배승수, 박준순, 박한결(이상 3학년)이 있고 전주고에는 최윤석, 서영준, 정우주, 이호민, 이한림(이상 3학년)이 포진해 있다. 워낙 전력이 뛰어난 만큼 양팀의 대결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1회부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였다. 8회 초 서영준의 120m 역전 홈런이 터졌을 때까지만 해도 전주고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덕수고는 무너지지 않았다. 8회에 기어코 재역전에 성공하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를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프로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들은 "대회의 수준이 정말 높아졌다. 멋있는 경기였다. 결승전답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번 대회는 날씨가 따뜻했던 데다 경기 수준이 매우 높아 참가팀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한편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은 덕수고 좌완 에이스 정현우가 차지했다. 정현우는 3경기 10.1이닝 동안 1실점 0자책 6피안타 12삼진 0볼넷을 기록했다.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또 이번 대회 타격상은 18타석 17타수 9안타 0.529에 홈런 1개를 기록한 전주고 최윤석이 받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3-10 18:44:19【파이낸셜뉴스 부산=전상일 기자】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한창이었지만, 프로들의 경기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덕수고와 전주고의 경기는 여타의 전국대회 결승전과 비교해서도 떨어지지 않는 수준 높은 경기력의 대향연이었다. 고교야구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것이 나왔다. 실제로 양팀 선수단에는 10명 가까이 되는 프로지명 후보들이 포진해 있다. 그만큼 올해 고교야구의 최강팀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수고가 제11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덕수고는 10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펼쳐진 전주고와의 결승전에서 배승수의 역전타를 바탕으로 5-4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는 시작부터 팽팽했다. 덕수고는 김영빈, 전주고는 이호민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양팀의 강타선을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1회 2사 2, 3루 상황에서 덕수고 에이스 정현우가 올라왔다. 전주고도 2회 1사 2, 3루 상황에서 정우주를 올리며 맞불을 지폈다. 두 투수는 경기 초반 다소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특급 투수들답게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정현우는 5.1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실점 무자책점으로 마운드를 버텨줬다. 배승수의 실책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코너 곳곳에 커브를 찔러넣으며 전주고 타자들을 요리했다. 정우주는 정현우와는 완전히 달랐다. 부드러운 투구폼 속에서 엄청난 강속구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비록 덕수고 1학년 엄준상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폭투로 선행주자를 불러들이기는 했지만 그 뒤부터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투구수 98개가 될 때까지 5.1이닝 동안 무려 9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호투했다. 그러나 승부는 8회부터 시작이었다. 전주고는 엄준현의 2루타와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3루의 기회에서 두 번째 투수 김태형의 폭투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 뒤 결정적인 한 방이 터졌다. 서영준이 김태형의 변화구를 받아쳐서 120m를 훌쩍 넘거는 대형홈런을 터트린 것이다. 일거에 분위기는 전주고 쪽으로 쏠렸다. 하지만 전주고는 이호민, 정우주를 모두 소비해버려 뒤를 버텨줄 투수가 없었다. 최승윤이 마운드에 있었지만 덕수고 타선을 압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덕수고는 8회 말 박준순과 우정안의 연이은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찬스에서 박한결의 유격수 땅볼과 배승수의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로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9회에도 경기는 팽팽했다. 전주고는 박한결의 2루타와 조진혁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1, 3루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다음 타자 김서준이 스퀴즈 번트를 실패하며 3루 주자가 아웃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흐름이 일거에 끊겨 버린 것이다. 결국 대타 김유빈이 임지성에게 삼진을 당하며 경기는 덕수고의 우승으로 끝났다. 이번 대회 타격왕은 18타석 17타수 9안타 0.529에 홈런 1개를 기록한 전주고 최윤석이 수상했다. 또 최우수선수상은 10.1이닝 동안 1실점 0자책 6피안타 12삼진 0볼넷을 기록한 덕수고 정현우가 받았다. 덕수고는 이번 대회에서 경북고, 북일고, 대구고, 전주고 등 각 지역의 강자들을 모두 연파하며 올 시즌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전주고는 덕수고의 대항마로서 충분히 우승권에 있는 팀이라는 것을 이번 결승전으로 증명해냈다. 한편 양팀 선수들도 이번 대회를 통해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덕수고 정현우, 김태형, 우정안 등이 맹활약을 펼치며 상위지명 후보로 우뚝 섰고 전주고는 최윤석, 이한림, 정우주 등이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강력한 프로지명 후보로 떠올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3-10 18:37:11덕수고가 제11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덕수고는 10일 오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 천연구장에서 펼쳐진 전주고와의 결승전에서 강력한 투수진의 이어던지기와 우정안·배승수 등의 적시타를 묶어서 5-4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덕수고는 지난해 경북고, 광주일고에 2연패하며 예선 탈락한 바 있다. 하지만 절치부심 끝에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전주고는 작년 대회에 이어서 올해도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양팀에는 다수의 프로지명 후보군이 포함돼 있다. 덕수고에는 정현우, 김태형, 우정안, 배승수, 박준순, 박한결(이상 3학년)이 있고, 전주고에는 최윤석, 서영준, 정우주, 이호민, 이한림(이상 3학년)이 포진해 있다. 워낙 전력이 뛰어난 만큼 양팀의 대결은 시종일관 팽팽하게 진행됐다. 1회부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였다. 8회초 서영준의 120m 역전 홈런이 터졌을 때까지만 해도 전주고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덕수고는 무너지지 않았다. 8회에 기어코 재역전에 성공하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를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프로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들은 "대회의 수준이 정말 높아졌다. 멋있는 경기였다. 결승전답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번 대회는 날씨가 따뜻했던 데다, 경기 수준이 매우 높아 참가팀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한편,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은 덕수고 좌완 에이스 정현우가 차지했다. 정현우는 3경기 10.1이닝 동안 1실점 0자책 6피안타 12삼진 0볼넷을 기록했다.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또 이번 대회 타격상은 18타석 17타수 9안타 0.529에 홈런 1개를 기록한 전주고 최윤석이 받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3-10 16:16:04【부산=전상일 기자】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한창이었지만, 프로들의 경기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덕수고와 전주고의 경기는 여타의 전국대회 결승전과 비교해서도 떨어지지 않는 수준 높은 경기력의 대향연이었다. 고교야구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것이 나왔다. 실제로 양팀 선수단에는 10명 가까이 되는 프로지명 후보들이 포진해 있다. 그만큼 올해 고교야구의 최강팀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수고가 제11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덕수고는 10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펼쳐진 전주고와의 결승전에서 배승수의 역전타를 바탕으로 5-4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는 시작부터 팽팽했다. 덕수고는 김영빈, 전주고는 이호민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양팀의 강타선을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1회 2사 2, 3루 상황에서 덕수고 에이스 정현우가 올라왔다. 전주고도 2회 1사 2, 3루 상황에서 정우주를 올리며 맞불을 지폈다. 두 투수는 경기 초반 다소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특급 투수들답게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정현우는 5.1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실점 무자책점으로 마운드를 버텨줬다. 배승수의 실책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코너 곳곳에 커브를 찔러넣으며 전주고 타자들을 요리했다. 정우주는 정현우와는 완전히 달랐다. 부드러운 투구폼 속에서 엄청난 강속구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비록, 덕수고 1학년 엄준상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폭투로 선행주자를 불러들이기는 했지만 그 뒤부터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투구수 98개가 될 때까지 5.1이닝 동안 무려 9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호투했다. 그러나 승부는 8회부터 시작이었다. 전주고는 엄준현의 2루타와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3루의 기회에서 두 번째 투수 김태형의 폭투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 뒤 결정적인 한방이 터졌다. 서영준이 김태형의 변화구를 받아쳐서 120m를 훌쩍 넘거는 대형홈런을 터트린 것이다. 일거에 분위기는 전주고 쪽으로 쏠렸다. 하지만 전주고는 이호민, 정우주를 모두 소비해버려 뒤를 버텨줄 투수가 없었다. 최승윤이 마운드에 있었지만 덕수고 타선을 압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덕수고는 8회말 박준순과 우정안의 연이은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찬스에서 박한결의 유격수 땅볼과 배승수의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로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9회에도 경기는 팽팽했다. 전주고는 박한결의 2루타와 조진혁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1, 3루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다음타자 김서준이 스퀴즈 번트를 실패하며 3루 주자가 아웃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흐름이 일거에 끊겨 버린 것이다. 결국 대타 김유빈이 임지성에게 삼진을 당하며 경기는 덕수고의 우승으로 끝났다. 이번 대회 타격왕은 18타석 17타수 9안타 0.529에 홈런 1개를 기록한 전주고 최윤석이 수상했다. 또 최우수선수상은 10.1이닝 동안 1실점 0자책 6피안타 12삼진 0볼넷을 기록한 덕수고 정현우가 받았다. 덕수고는 이번 대회에서 경북고, 북일고, 대구고, 전주고 등 각 지역의 강자들을 모두 연파하며 올 시즌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전주고는 덕수고의 대항마로서 충분히 우승권에 있는 팀이라는 것을 이번 결승전으로 증명해냈다. 한편, 양팀 선수들도 이번 대회를 통해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덕수고 정현우, 김태형, 우정안 등이 맹활약을 펼치며 상위지명 후보로 우뚝 섰고, 전주고는 최윤석, 이한림, 정우주 등이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강력한 프로지명 후보로 떠올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3-10 15:33:06【부산=전상일 기자】 “포수는 언제나 쟁여놔야 한다. 정말 필요할 때 수혈하려면 기둥 뿌리를 뽑아야 할 수도 있다”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의 말이다. 그래서 포수는 팀에서 여유가 있건 아니건 항상 주목받는 포지션이다. 쉽게 수혈이 불가능하고, 키우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제11회 명문고야구열전에서도 훌륭한 포수들이 많다. 전체적으로 우수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포수는 3명 정도를 꼽아볼 수 있다. 현 시점에서는 3명 모두 프로 지명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들이다. 일단 이율예(강릉고 3학년)는 현재 고교 모든 포수 중 수비력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평가다. 블로킹이 좋고, 공빼는 것이 빨라서 전체적인 포수 수비에 강점이 있다. 무엇보다 1학년때는 불펜포수로, 2학년때는 주전포수로 세계대회에 청소년대표로 출전한 것이 큰 강점이다. 작년 대만까지 가서 이율예를 직접 관찰한 모 구단 관계자는 “2학년인데도 상당히 좋더라. 수비만 보면 이상준보다 이율예가 확실히 한수 위”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율예는 나쁘지 않았다. 팀의 주장으로 나선 이번 대회에서 8타석 5타수 1안타(3루타) 3볼넷 (타율 0.200 / 출루율 0.500) 2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고3을 맞아 라이벌 한지윤(경기상고 3학년)이 수비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어서, 이율예의 가치는 더욱 오르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이율예는 또 다시 청소년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무조건 수비가 확실히 되는 포수를 원한다면 상위순번에서 무조건 이율예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수비적인 능력과는 별개로 최근 트렌드는 박동원이나 김형준 같이 크게 치는 장타력 있는 포수를 원한다. 이율예는 타격적인 측면에서는 프로에서 어느정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에 대한 판단이 이율예의 순번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크다. 박재엽(부산고 3학년)은 최근 가장 많이 떠오르고 있는 선수다. 일단 공던지는 것이 너무 좋다는 평가다.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공을 하나라도 더 던지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해보인다. 2루 송구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포수다”라고 호평했다. 박재엽은 중학시절 부산권에서는 최대어로 불렸던 포수다. 원동중학교에 재학중이었던 이율예와도 라이벌이었다. 하지만 이율예는 고교 진학 후 일취월장한데 반해 박재엽은 기대만큼은 성장하지 못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2루 송구나 체격은 상당한 수준인데, 타격이 좋지 않아서 마음고생을 했다. 하지만 박재엽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작년 롯데기에서 MVP에 근접한 타격능력을 선보이더니, 이번 명문고야구열전에서는 배찬승을 상대로 역전 3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박재엽은 이번 대회에서 9타석 8타수 2안타 (0.250) 1볼넷 (출루율 0.333) 3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평가만 보면 한지윤(경기상고 3학년)과 이율예의 뒤를 잇는 No.3 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평가가 많이 올라왔다. 이한림은 작년부터 주목을 많이 받았던 선수였다. 하지만 작년 시즌 중반 부상으로 타율이 급락한데다, 수비에서 문제가 생겨서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그런 이한림이 명문고야구열전을 통해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일단 가장 중요한 2루 송구에서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이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평가다. 여기에 이호민, 정우주 등을 안정적으로 리드하며 수비에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타격은 원래 좋은 선수였다. 작년 명문고야구열전에서 2개의 홈런포를 작렬하며 홈런왕에 올랐던 선수다. 준결승 인천고 전에서도 선제 타점은 이한림의 몫이었다. 결승전에서도 정현우를 상대로 3루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배트 헤드를 쓸 줄 아는 선수다. 수비가 많이 아쉬웠는데, 일단 이번 명문고열전만 보면 괜찮아진 것 같다" 라고 말했다. 결승전에서 그의 수비는 더욱 눈부셨다. 8회말에 비록 실점하기는 했지만, 그림같은 주자 견제사를 잡아냈다. 2루 송구나 투수 리드, 블로킹에서 큰 무리 없이 경기를 진행했다. 상대 포수 박한결에 비해서 안방에서만큼은 비교 우위를 점했다. 이 선수들이 전부는 아니다. 올해는 유독 경남권 출신 중에 좋은 포수가 많다. 신민우(마산고 3학년)는 현재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이우성(물금고 3학년) 같은 포수도 눈에 띄고 있다. 신민우는 작년 명문고열전 당시 박시원의 공을 잡아당겨 펜스에 직격할 정도로 타격 능력도 출중하고, 2루 송구 능력도 나쁘지 않다. 김우성은 작년 물금고가 마산고에게 대역전 신화를 만들어낼 당시 3점홈런을 때려냈던 선수다. 올 시즌 주전포수로서 물금고에서 가장 확률높은 프로지명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민우는 부산고 박계원 감독이 “만약에 박재엽이 우리 팀에 오지 않았다면 신민우가 갖고 싶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중학교 시절 이 지역에서는 유명한 선수였다. 즉, 부산·경남권에서 라이벌이었던 박재엽, 신민우, 김우성, 이율예 등이 고3이 되어서도 똑같이 프로지명 후보로 경쟁하고 있는 그런 형국인 것이다. 이번 시즌은 포수풀이 전체적으로 나쁜 편은 아니다. 이들 외에도 김세정(서울고), 박한결(덕수고)에 김민준(배명고)같은 선수들도 있다. 따라서 포수 옥석을 가려내기 위한 각 구단의 눈길이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특히, 두산 같이 포수 수혈이 꼭 필요한 구단은 더더욱 그렇다. 이제는 각 팀별로 포수 유망주들이 어느정도 쌓여가고 있는 단계여서 더욱 까다로운 기준으로 선수들을 관찰할 것으로 예상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3-10 04:4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