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의 김학민 PD와 모은설 작가가 나폴리 맛피아와 에드워드 리 셰프의 결승전이 단 한번 만에 끝난 것과 관련해 “아쉬움과 끝났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고 돌이켰다. 스튜디오 슬램의 김학민, 김은지 PD와 모은설 작가가 15일 서올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제작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결승전 때 다들 지쳐 한 번에 끝냈으면 했지만..아쉽기도” 김학민 PD는 결승전이 단 한번의 승부로 승자가 가려진 것과 관련해 아쉽지 않았냐는 물음에 “당시 푸드팀을 비롯해 제작진 모두가 지쳐있던 상태였다"고 돌이켰다. "한 번에 끝내자는 마음이 컸다. 경연 후 치우는데만 기본 2시간을 포함해 다시 준비하고 요리하면 3-4시간씩 걸리니까 한 번에 끝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90%였다면, 그래도 한번 더 겨뤘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내심 들었다”고 털어놨다. 모은설 작가는 “우승자는 심사위원 만장일치여야 한다는 전제를 세웠는데, 안성재 셰프와 백종원 대표가 워낙 성향이 다르니까 혹시나 ‘무한요리지옥’처럼 경연이 무한반복되면 어떡하나 우려도 있었다”며 “그런데 안성재 셰프가 투표를 먼저 끝내고, 백 선생님이 한참 고민하고 결정했는데, 만장일치라는 멘트가 들렸다. 아쉬움과 마침내 끝났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고 부연했다. “두부, 안성재 셰프가 어려운 재료라 해서 오히려 하기로 결정”나폴리 맛피아가 결승전에 먼저 진출한 뒤 나머지 셰프들은 두부를 소재로 ‘무한요리지옥’ 미션을 펼쳤다. 이때 두부를 경연 재료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학민 PD는 “백종원 대표가 한국적인 요소가 가미된 두부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운을 뗐다. "안성재 셰프가 듣더니, 가공된 단백질이라서 요리로 발전시키기 어려운 재료라고 했다. 오히려 그 말씀을 듣고 두부로 마음을 정했다. 세미파이널이니까 밀도 있고 창의적인 요리가 나와야 해서 어려운 식재료를 택했다.” “왜 무명요리사는 이름 안 부르느냐, 반대 의견 거셌다” ‘흑백요리사’의 우승자 나폴리 맛피아의 본명은 권성준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본명보다 닉네임이 더 뇌리에 깊게 박혔다. 무명 요리사에게 캐릭터를 부여한 게 좋았다는 지적에 김학민 PD는 “기획 당시 젊은 PD나 작가는 흑수저 셰프를 이름 대신 닉네임으로 부르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며 “닛네임을 붙이는 게 촌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돌이 켰다. “그런데 흑수저 셰프가 80명이나 출연하고 이름만 갖고 어떤 요리를 하고, 어떤 캐릭터인지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닉네임을 붙이는 것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닉네임을 붙이기로 결정한 뒤 피디와 작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작명에 나섰다. 참가자들에게도 흑수저는 키워드로 불린다고 얘기하고, 본인의 아이디어를 받고, 우리가 이런 의도로 네이밍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한사람씩 모두에게 동의를 받고, 조율해 닉네임을 확정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0-16 17:28:35[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기업합병(M&A) 과정에서 이뤄진 이사회 논의 내용을 모두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M&A 관련 이사회 책임성을 강화,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목표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올해 3·4분기부터 도입될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상장사 합병 등에 관한 △공시 강화 △외부평가제도 개선 △합병가액 산정규제 개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M&A를 추진하는 기업은 합병 목적 및 기대효과, 합병가액, 합병비율 등 거래조건 적정성, 합병에 반대하는 이사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에 대한 이사회 의견이 포함된 ‘이사회 의견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규정 개정안에서는 이사회 의견서를 해당연도의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주요사항보고서의 첨부서류에 추가해 공시하도록 규정했다. 또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 간에 합병의 경우, 객관적이고 내실 있는 외부평가가 이뤄지도록 외부평가기관의 행위규율도 마련된다. 시행령 개정안은 외부평가기관이 합병관련 업무수행시 준수해야 할 ‘품질관리규정’을 마련토록 의무화하고, 품질관리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경우 외부평가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규정 개정안은 외부평가기관이 합병가액 산정과 평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도 금지했다. 기업에게 특정 합병가액을 권고하거나 산정방법을 제시하는 등 합병가액 산정과정에 관여한 경우 외부평가기관으로 선정될 수 없도록 했다. 계열사 간 합병의 경우에는 외부평가기관 선정시 감사위원회 의결 또는 감사 동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했다. 합병가액 산정 규제도 바뀐다. 현행 자본시장법령은 구체적인 합병가액 산식을 직접 규율하여 기업 간 자율적 교섭에 따른 구조개선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실제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주요국은 합병가액을 직접 규제하는 대신 공시와 외부평가 등을 통해 타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시행령 개정안은 합병에 대한 공시 강화와 외부평가 의무화 등을 전제로, 비계열사 간 합병은 합병가액 산식 적용대상에서 제외했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안은 경제·금융단체, 외부평가기관,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 논의를 거쳐 마련했다”며 “기업 합병과정에서 일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합병제도의 글로벌 정합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규정 개정안은 오는 4월 15일까지 입법예고 및 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3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4-03-04 11:13:53서울시와 서대문구청이 남가좌동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구역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구역 주민들이 신통기획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구청은 주민 설문조사 후 절충안 도출 등을 통해 구역계 변경 가능성을 열어놨다. 신통기획 구역 축소가 검토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대문구청은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종합관에서 열린 '남가좌동 337의 8번지 일대 재개발구역 후보지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구청은 사업 반대 지역을 고려해 구역계를 변경 방안 검토 계획을 내놨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주민의견 조사를 참고해 절충하는 구역계를 찾고 있다. 다만 현재 구역계변경이 결정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구청은 올해 7월 및 8월에 2차례 구역지정 동의 관련 주민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우편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지주(총 705명) 기준 찬성 30.8%(217명), 반대 21.4%(151명), 미응답 42%(296명) 등으로 나타났다. 면적 기준으로 찬성 19.2%, 반대 27.5%, 미응답 31.7% 등이다. 신통기획을 반대하는 남가좌2동신통개발저지비상대책위원회는 '주민 반대 30%가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가좌동은 정비구역지정 동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현 기준은 지주 3분의2, 면적 2분의1 이상이 구역지정 요건이다. 지난 8월 서울시는 구역지정 전 동의율을 변경하는 방안을 내놓고 시의회 의견을 청취중이다. 변경안이 통과되면 지주 2분의1 및 면적 2분의1 이상으로 동의율이 완화될 예정이다. 다만, 지주 15% 이상 반대 시 정비계획안 '입안 재검토', 25%이상 반대 시 '입안 취소'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현 시점으로 지주의 반대율이 15%를 넘어 재검토 대상이다. 자칫 사업이 좌초될 수 있는 셈이다. 서대문구는 구역계 중 일부를 제외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구역계는 현재 7만5853㎡이지만, 변경 시 5만2887㎡로 약 2만2966㎡가 줄어드는 방안이다. 구가 대상지를 45개 블록으로 구분 후 검토 결과 반대비율 50% 이상 블록은 증가로변을 따라 한쪽에 몰렸다.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이 부분을 대상지에서 제외한다는 구상이다. 지주 A씨는 "증가로변 상가 소유주를 중심으로 신통기획을 반대한다. 반면 백련미라보아파트 등 다른 주민은 신통기획을 찬성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내년 1월5일까지 '변경구역계에 대한 주민의견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주민의견 '찬반 조사' 후 결과에 따라 구역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구역계가 확정된 뒤 신통기획안 마련에 착수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대상지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을 경우 이를 존중해 구역계 재조정을 하고 있다. 신통기획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주민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주민의견이 수렴되면 구청이 이에 대한 의견을 서울시에 전달하고 행정기준 등 절차에 따라 정비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남가좌동 대상지는 지난해 12월 신통기획 주택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됐다. 구역면적 7만5853㎡이다. 용도지역은 제2종일반주거지역, 제2종일반주거지역(7층이하)다. 555필지, 392개동으로 구성됐다. 현재 697가구(단독·비주거 355가구, 공동주택 342가구), 약 16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근에는 가좌역과 서울가재울초, 명지대인문캠퍼스 등이 있다. 대상지 내 백련미라보 전용 59㎡는 지난 4월 4억1000만원에 최고가에 매매거래됐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연지안 기자
2023-12-19 17:58:44[파이낸셜뉴스 고양=노진균 기자]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경기 고양시 청사이전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소통협의체가 구성된다. 30일 고양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백석동 청사 이전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토론회를 가졌다. 청사 백석 이전과 원안 건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토론회는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시에서는 이정형 제2부시장, 황주연 도시교통정책실장, 이관훈 도시균형개발국장, 전찬주 신청사건립단장, 김승용 고양도시관리공사 도시전략처장이 참여했다. 이전 반대 측에서는 김명식 은혜로교회 목사, 김동원 고양원당공공재개발 준비위원장이 참석하여 청사 이전 및 원당 발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청사 백석 이전과 주교동, 성사동 일원 개발 계획인‘원당 재창조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청사를 백석동으로 이전한 이후 원당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대안들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이날 양측은 청사 이전 및 원당 발전을 위한 소통 창구 필요성에 공감하고 향후 시민소통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청사 이전과 원당 재창조 프로젝트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할 자리가 부족하여 오해가 쌓인 부분이 있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고 오해를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향후 시민소통협의체를 구성해 청사 이전과 원당 발전에 대해 보다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청사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3-05-30 13:44:24[파이낸셜뉴스] 법무부가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형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13세 소년이 형사책임능력을 갖췄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반대 의견을 국회에 체출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실무에서 13세 소년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부모의 학대나 경제적 빈곤 등으로 발생한 가정 파탄,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사물변별능력이나 행동 통제 능력이 결핍된 경우가 많다"며 "13세 소년에게 그 행위에 대한 비난 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는 점을 들어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지난 2019년 제5·6차 국가 보고서 심의 최종 견해에서 형사책임 최저 연령을 14세로 유지하고, 14세 미만 아동을 범죄자로 취급하거나 구금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현재 13세 소년에게 부과되는 보호 처분이 형사처벌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으며, 다양한 보호 처분을 활용해 신속한 교육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원행정처는 "대부분 언론에서 문제가 되는 촉법소년 관련 보도는 보호 처분은 물론 형사처벌도 가능한 14세 이상의 소년이 저지른 범죄"라며 "객관적 근거 없이 국민 법 감정을 명목으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은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경계할 것을 권고한 여론의 압박에 호응해 아동 발달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를 간과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소년보호사건 심판 절차는 형사재판과 다르게 소년의 교화 및 개선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범죄사실 확인과 공소제기 및 유지에 특화된 검사를 참여시키는 것은 소년사법제도의 근본이념을 간과한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지난 2월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낮추는 것에 대해 '신중 검토' 의견을 낸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4-13 07:40:58올해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들이 한껏 활동반경을 넓혔으나 전통 자산운용사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필요성은 여전히 높다. 주주를 대신해 투표 권한을 쥐고 있는 만큼 본래 소유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권리를 실행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거수기'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진정한 대리인으로서 주인 의사를 대변하는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지난해 반대 비중 8.37% 6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지분을 가진 기업의 7398개 안건 가운데 8.37%(619건)에 대해서만 반대표(일부 반대 포함)를 던졌다. 2018년(6.59%), 2019년(6.09%), 2020년(7.91%)과 비교해서는 높아졌으나 전년(9.49%) 대비로는 상당 폭 빠진 수치다. 불행사와 중립행사의 비중은 각각 4.76%(352건), 1.37%(101건)에 그쳤다. 특히 49개 운용사 가운데 안건에 반대 의견을 한 차례도 표하지 않은 곳이 20곳(40.8%)이나 됐다. 반대비율 10% 미만이 18곳(36.7%)이었고, 가장 높은 삼성액티브자산운용도 18.9%에 머물렀다. 자산운용사로 대표되는 '대리인(Agency)'들이 '주식소유자(Beneficial Owner)'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반대 의견만을 적극성의 척도로 삼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 수치가 평균 10%를 넘지 못 한다면 안건 9할 이상에 찬성하거나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는 뜻인 만큼 활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운용사들은 자사 펀드의 포트폴리오에 담긴 기업의 지배구조를 감시할 동기가 부족하다. 그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일일이 안건을 분석해 의견을 갖추려면 적잖은 비용이 투입된다. 상품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일이 본업으로 받아 들여지는 상황에서 굳이 다른 곳에 힘을 뺄 이유도 없다. 이 때문에 주주제안 등을 통해 문제 기업을 압박하는 행동주의펀드 등이 만들어졌고, 제도적으론 기관 투자자들에게 적용되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됐다. 두 축이 함께 돌아가야 보다 효과적이다. 하지만 현재 가입 운용사 57개사 중 주주친화 의결권 지침을 공시한 곳은 16개사(28.1%)에 불과하다. 지난해 신규로 들어온 곳은 한 군데도 없다. ■힘 싣는 금융당국 금융당국은 운용사들이 의결권 행사에 주체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모양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금융투자협회와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은 2008년에 제정돼 2016년 한 차례 개정됐다. 당시 △지배구조 △이사회 △감사(위원회) △임직원 보상 등 기준이 더 구체화됐으나 아직 재개정은 안 되고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주주총회 이슈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변화하고 있으므로 개별 운용사들은 수시로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필요시 수정·적용해야 한다'고 명시됐지만 의무사항이 아닌 탓에 안착에는 한계가 있다. 당시 이 원장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일에 고의를 가지고 관여했다면 운용사들은 이사 선임 등에 있어 의사를 내놓는 게 바람직하다"며 "주주 입장을 대변할 대리인으로서 최소한 그 정도 행동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사도 참여 여지 주인-대리인 문제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심화된다. 주주를 대리해서 맡는 의결권의 몸집도 불어나기 때문이다. 그만큼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운용자산 규모는 2018년 1019조원에서 2022년 1398조원까지 대폭 증가했다. 행동주의펀드와 결은 다르지만 전통 공·사모운용사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할 여지는 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위탁운용사들을 향해 적극적·독립적 의결권 행사를 요구하면서 명분은 갖춰진 상태다. 소수의 지분으로 '대주주' 명함을 달고 경영권을 장악해 주가 상승을 저해하는 행위 등을 단죄한다면 소액주주 지지까지 얻을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전통 운용사들이 펀드에 담긴 기업들을 상대로 일일이 행동주의 전략을 취하긴 힘들다"면서도 "가령 해외에 본부를 둔 행동주의펀드를 론칭하는 방식 등 새로운 전략을 택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은 "운용사들이 행동주의 전략을 취할 가능성은 있으나 대형사들의 경우 상장사들과 얽힌 지점이 많아 제약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이주미 기자
2023-04-06 18:08:34[파이낸셜뉴스] 검사가 퇴직한 이후 1년 동안 공직 선거 출마를 금지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법무부가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월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뜻을 담은 검토 의견서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했다. 법무부는 현행 공직선거법 등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해 90일간의 출마 제한 기간을 두고 있는 상황에, 특정 공무원에 대해서는 출마 제한 기간을 1년으로 두는 것은 헌법상 공무담임권과 평등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2월 검사가 퇴진한 뒤 1년간 공직 후보자에 출마하는 것을 제한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직 검사의 수사·기소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개정안 발의 이유였지만,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막기 위한 '윤석열 출마금지법'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2021년 2월 박범계 장관 당시 법무부는 해당 법안에 대해 "취지에 공감하나 보완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찬성 의견을 냈다. 법무부는 법사위 소속 의원실 요청에 따라 이번에는 반대 취지 검토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특정인 출마를 막기 위한 비상식적인 법안에 당시 법무부가 호응했다"며 "의원실 요청이 있어 정확한 의견을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3-04-05 16:21:23[파이낸셜뉴스] 노사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 정치권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정기국회 내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불법 쟁의행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반면 압도적 국회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력한 처리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서다. 야당이 '단독 처리'를 강행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제한 관련 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 공청회'를 개최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사측의 무분별한 손해배상소송 제기와 가압류 집행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조법 개정안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노동계와 경영계 간 분명한 입장차가 확인됐다. 노동계를 대표해 참석한 문성덕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는 "경영계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은 노조를 압박할 유일한 수단인데 이걸 박탈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는 걸 보면 손배소 자체에 노조에 대한 압박의 목적이 있다. 손해배상 청구 이후 소 취하 대가로 노조 탈퇴를 요구하는 등 쟁의의 본래 목적을 이루지 못하도록 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라며 노동권 보호 차원에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윤지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올해 8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사상 최대다. 비정규직 임금은 월 188만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이라며 "여기엔 현행 노조법이 한몫한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만들고 교섭, 쟁의할 수 있어야 하고 스스로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노조법 개정에 힘을 실었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기업이 금리인상 및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노조법 개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또 법 개정으로 노사 분쟁이 많아지고 잦은 소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커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기업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 고용사정도 좋지 않다"라며 "노사관계 경쟁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에서 법 개정시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유 팀장은 "노조법이 개정되면 거의 새로운 법이 생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동권 보장은 기업과의 투쟁이 아닌 (정부 등의) 사각지대 해소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누가 원청인지 하청인지, 실질적 지배력을 어떻게 판단할지, 하청의 단체행동시 누구를 처벌해야 하는지 등 현장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영계에서는 대부분 판단이 법원으로 넘어가고,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이 커질 것이라며 사회적 비용 증가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유 팀장은 "중소기업의 사용자는 대기업, 공공기관 노조의 사용자는 기획재정부가 될 수 있다"라며 법 개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재차 지적했다. 이처럼 노사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거대야당에서는 위헌 소지가 없는 범위에서 법안을 처리하려는 분위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원내 지도부에서는 노란봉투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5일 정책의원총회 후 "17일 공청회를 거쳐서 입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위헌 소지가 없도록 새 법안을 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절대 처리 불가"라는 완강한 입장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노란봉투법은 절대로 저희 당에서 받을 수 없는 법이다. 야당과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의석 수에 밀려서 특별히 막을 대책이 있는 건 아니다. 최대한 국가경제의 큰 틀을 훼손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야당이 과반수 의석을 앞세워 강행 처리할 경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2-11-17 17:02:21【파이낸셜뉴스 김제=강인 기자】 전북 김제시는 모든 시민에게 재난지원금 100만 원씩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를 위해 811억 원의 재난지원금(일상회복 지원금)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김제시의회에 제출했다. 김제시 인구는 7월 기준 8만800여 명이다. 김제시는 예산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추석 전까지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대상은 지난 5월10일 기준 김제에 주소들 둔 시민 모두다. 김제지역 안에서만 쓸 수 있고 대형마트, 유흥업소, 프랜차이즈 직영점 등은 제한된다. 사용 기한은 금액이 큰 점을 고려해 내년 설 명절까지 기간을 길게 설정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재난지원금 규모가 보편적 규모보다 훨씬 커 선심성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예산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100만 원 재난지원금 지급은 정성주 김제시장 공약에서 비롯됐다. 정 시장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모든 시민에게 1인당 200만 원씩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도내 다른 지역 재난지원금이 통상 10만~30만 원선에서 편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많게는 10배에 이르는 규모다. 앞서 김제시는 3차례에 걸쳐 10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이에 김제시의회 내부에서 일부 반대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감축해 마련하는 만큼 현안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2-08-10 13:56:55[파이낸셜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 여부와 관련해 당내 반대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정호영 후보자의 거취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거취 문제를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내 중진 및 다수 의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결과, '정호영 후보자 장관 임명은 곤란하지 않나',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은 (대통령실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원내지도부가 사실상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후반기 원구성 협상 진행 사항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합의를 파기하고 법사위원장을 독차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며 "여야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6.1 지방선거와 관련해선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자당 소속 의원이 모두 사전투표에 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가 사전투표를 통해서 투표율을 올리자, 모든 국회의원이 전원 다 사전투표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선거를 잘 치를 것이냐에 대해서(논의했다)"며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배가 해야한다는 의견 모았고, 결국 힘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지역주민 숙원 사업을 해결하는데 앞장서겠다는 선거전략을 짰다"고 했다. 또한 "정권교체가 됐지만 민주당의 몽니, 발목잡기로 집권초부터 난맥상 도출하고 있는데,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윤 정부 순조롭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자(고 했다)"며 "민주당이 굉장히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조직 활용해 투표율을 제고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우리도 어떻게 제고할 것인지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2-05-23 09:5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