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유럽 대륙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한 반도체지원법에 합의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에 서명한 반도체지원법과 유사한 이 법안은 아시아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공급 의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유럽의회와 27개 EU 회원국들이 합의한 반도체지원법 규모가 430억유로(약 58조9000억원)로 공공과 민간 투자 모두 끌어들여 반도체 증산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안은 유럽의회와 EU 회원국들의 승인을 받으면 발효된다. EU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촉발한 공급망 차질로 반도체 부족을 겪자 대륙에서 증산하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됐다. EU 순환 의장국인 스웨덴은 “반도체지원법이 유럽 반도체 생산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글로벌 경쟁력 수준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로 늘린다는 방침으로 이를 위해서는 생산량을 현재 보다 2배로 증가시켜야 한다. 유럽에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 같은 기업이 있음에도 주로 자동차용 반도체 위주로 생산해왔다. 티에리 브레통 EU 내부 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법안 합의에 대해 "유럽은 스스로 리스크로부터 지키려 한다"며 "최첨단 반도체를 제조함으로써 미래 시장에서 강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공급망의 재균형과 확보가 가능해지고 집단으로 아시아에 대한 의존을 줄여줄 것”이라고 말해 아시아와 반도체 생산 경쟁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친환경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위협에 경쟁력 우위를 지켜야 하는 과제가 생긴 EU는 지난해 미국이 반도체지원법까지 통과시키자 비슷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왔다. 지난달 EU집행위원회는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필수 원자재를 포함한 친환경 기술을 더 생산하는 법안을 공개했다. 인텔과 인피네온 테크놀러시스, 글로벌파운드리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은 이미 지난해 EU집행위원회가 반도체지원법을 검토하자 대륙에 투자할 계획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위해서는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고 있었고 유럽의 비싼 에너지 비용도 걸림돌이 되고 있어 반도체지원법만으로는 투자를 유도하기 힘들다고 유럽의회 관계자가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4-19 11:58:57[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반도체를 증산하기 위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540억달러 규모 반도체지원법이 반도체 제조비를 더 올려 스마트폰 가격도 덩달아 상승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8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려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조업을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가 직결된 공급망 안정을 위해 반도체 기업들의 세금감면 등을 포함하는 반도체지원법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 법안이 스마트폰과 게임기기 같은 소비 가전 제품 가격까지 상승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9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가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에서 생산을 늘릴 경우 반도체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상승폭은 애플과 삼성, 알파벳 같은 기업들의 제품 설계와 공급망, 비용절감 노력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캐나다 오타와에 본부를 둔 테크인사이츠 애널리스트 나린더 랄은 아이폰14플러스 제조비인 약 527달러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54%로 이중 81달러는 애플이 설계해 TSMC에서 생산하는 A15프로세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조비가 618달러인 삼성 S22플러스에서 5G모뎀과 프로세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193달러라고 테크인사이츠는 밝혔다. 소셜모바일 최고경영자(CEO) 로버스트 모르코스는 이동통신업체 임원들이 앞으로 반도체 제조비가 최대 40%까지 올라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애플 아이폰의 경우 제조비가 100달러가 더 올라가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하는데 드는 비용은 노동과 장비, 운영이 모두 비싸 대만 TSMC 최고재무책임자 웬덜 황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것부터 대만보다 4~5배 더 많이 나간다고 최근 어닝콜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완전히 미국산 부품으로만 아이폰을 제조할 경우 비용이 3만달러까지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주류 전문가들은 가격을 약 100달러 정도 더 추가시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FRA리서치의 애널리스 앤젤로 지노는 “애플은 아이폰 가격을 100달러 더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가격 상승 억제 방법을 찾는데 뛰어나다”고 했다. CNBC는 애플이 중국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공급망으로부터 다변화하는 것은 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CFRA의 지노는 삼성의 경우 칩과 디스플레이를 직접 생산하고 있고 있는등 “지구상 어떠한 하드웨어 기업보다 공급망을 가장 많이 장악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는 비용 추가 부담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셜모바일의 모르코스는 반도체가 사용되는 제품의 제조 기지가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대신 가장 중요한 부품을 미국에서 생산한 다음으로 해외로 보내 조립시켜 다시 미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는 반도체지원법의 취지를 지적했다. 모르코스는 삼성전자와 인텔,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스, 퀄컴 같은 기업들이 반도체의 미국 생산을 더 늘리는 것을 검토하거나 발표했지만 더 많은 IT제품의 리쇼어링이 성공하려면 스마트폰 같은 기기와 여기에 사용되는 배터리 공장을 더 유치해야 54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지원법이 의미가 있다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3-10 10:07:27[파이낸셜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는 전 부처가 영업사원이라는 비상한 각오로 한국이 외국인 투자 1번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에 전력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 등 현안 관련 양국 관계가 상호 호혜적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조화로운 해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암참)가 주관하는 주한미국기업 대표단과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지난해 정부는 이미 우수 외국인들의 국내 장기근속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종합소득세율 대신 단일세율 특례를 적용받는 기간을 5년 → 20년으로 대폭 확대한 바 있다. 또 첨단산업 전환형 투자에 대한 현금지원 확대 등 전략적 유치 필요성이 큰 분야의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외국인 투자기업과 접점을 강화해 애로사항 청취, 규제혁신 과제 발굴 등 노력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 흔들림 없는 한미동맹을 만들어 나가는데 상호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그는 "이달 초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2023년 통상정책 아젠다 보고서에서 밝혔듯, 한국은 미국에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자 긴밀한 동맹국"이라며 "이 같은 굳건한 신뢰를 토대로 그간 양국 국민들은 교류·협력 등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도 양국 정부는 긴밀한 소통 하에 한미 FTA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IRA, 반도체지원법 등 현안 관련 양국 관계가 상호 호혜적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조화로운 해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간에 긴밀히 소통해 주한미국기업이 안정적으로 경영활동도 지원한다. 추 부총리는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국 간 협력을 진전시켜 세계시장 접근성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공급망 회복력을 위한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논의에도 적극 참여해 안정적 경영활동의 토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3-03-08 14:49:44[파이낸셜뉴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더 많이 받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5년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말했다. 6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 보도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5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지원법 중 제조 보조금으로 할당된 390억달러(약 51조원)를 받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반도체지원법은 연구개발(R&D)와 직원 채용들에 투자해 미국 기업들이 혁신에서 앞서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제도는 백지수표가 아니며 납세자들이 낸 돈으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미 상무부는 직원 채용과 교육 전략과 직원 자녀 돌봄을 비롯한 조건을 공개했다. 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경우 25% 투자세 감면도 포함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부터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지원 기업들의 신청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3-07 10:38:15[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미국 반도체지원법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7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을 통해 정부는 미국 반도체지원법 관련 업계의 의견을 듣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반도체지원법상 반도체 생산 지원금 신청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경제·국가 안보 △사업 상업성 △재무 건전성 △기술 준비성 △인력 개발 △사회공헌 등 6가지 심사 기준을 내걸었다. 업계에서는 재무건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수익성 지표와 예상 현금흐름 전망치를 제시하라는 요구가 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생산 관련 중요 기술과 경영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것. 반도체 수출규제를 둘러싼 미중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반도체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조만간 보조금 수령 기업의 10년간 중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를 제한하는 안전장치(가드레일) 조항 관련 세부내용도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지난 1일 “반도체지원법 가드레일 조항에 우리 기업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미 관계당국과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03-05 19:42:57[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파장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 경제가 골든타임을 또다시 놓쳐선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기업에만 맡겨둔 채 정부가 손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의 보조금 지급 기준을 발표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라며 “사실상 우리 기업에 영업 기밀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중국 투자 시 보조금 반환 조건을 내걸었으며 초과 이익을 환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IRA 법안에 이어 두 번째 드리운 먹구름이다. 안 그래도 대중국 수출 감소로 무역 적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반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경우 수출경제에 상상하기 힘든 고난이 닥쳐올 것”이라며 “반도체를 경제 문제가 아니라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인 만큼, 정부의 역할이 막중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미국 정부와 의회를 설득하여 우리 기업이 일방적 희생을 당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미 정부가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공장에 대해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는데, 이를 연장하기 위한 협상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며 “나아가 미 정부가 조만간 가드레일(투자 제한 장치) 조항에 대한 세부 규정을 추가 발표할 예정인 만큼 해당 세부 규정에 우리 기업의 이익과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급변하는 경제·산업 환경에 걸맞은 통상전략 재편이 시급하다. 미국의 대중 봉쇄에 장기 말을 자처하다간 자칫 국익과 배치되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며 “국익 중심 실용적인 외교통상정책만이 경제 참사를 막을 수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여 국제 경쟁력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위기 대응에는 속도가 생명이다. IRA 법안 때처럼 늑장 대응, 부실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또다시 놓쳐선 안 된다”라며 “국익 앞에 여야가 따로 없는 만큼 민주당도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3-05 11:23:56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가 발의할 예정인 반도체지원법은 늦었지만 반드시 관철돼야 할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4일 발의되는 법안에 따르면 현행 6~16%인 반도체 산업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30%까지 늘리도록 하는 등 기대를 웃도는 내용이 상당하다.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 반도체단지 조성 권한을 부여하고, 인허가 기간은 현행 30일에서 15일로 줄였다.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세액공제, 학교 지원 등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앞서 10년간 반도체 인력 15만명 양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위 위원장은 삼성전자 임원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냈으나 지금은 무소속인 양향자 의원이다. 야당 의원이면서 여당 특위 수장을 맡은 그의 행보가 이 법안의 상징성을 보여준다. 여야 구분이 필요없는 초당적 협력이 절실한 법안이라는 의미다. 이번 반도체지원법은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 개정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두 개의 개정안을 묶은 패키지 법안이다. 국회 다수를 차지한 야당이 협조해야 처리가 가능해진다. 양 위원장은 법안 공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촌각을 다투는 법안"이라며 "여야 의원들이 공동 발의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야당이 이 요청을 남의 일로 생각해선 결코 안될 것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이룩한 K반도체 신화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에서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 238단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개발 성공 소식을 알렸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PC 등 전자기기에 탑재되는 데이터저장용 반도체다. 지금까지 최고 기술은 마이크론이 지난달 양산을 시작한 232단이었다. SK하이닉스는 이 꿈의 기술로 후발주자임에도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앞서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목표는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넘어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2030년)다. 한국의 격과 위상을 끌어올리는 데 반도체만 한 것도 없다. 세계 최고를 향한 기업의 고군분투에도 국내 기업 여건은 척박하기 그지없다. 120조원을 들여 경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추진 중인 SK하이닉스는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돌변으로 속이 탄다. 시장이 바뀐 경기 여주시가 공업용수 관로 매설에 대한 반대급부를 새로 요구하면서 공장 건설이 벽에 부딪힌 것이다. 새로 뽑힌 여주시장은 심지어 여당 소속이다. 반도체는 국가안보와 직결된다고 부르짖은 이가 윤석열 대통령이었건만 이런 엇박자가 없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이미 세계 트렌드다. 미국은 2800억달러(약 364조원) 규모의 반도체지원법을 통과시키고 파격적인 세제지원에 나섰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반도체동맹도 결성되고 있다. 급변하는 정치·산업 환경 속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살길 마련이 절실하다. 반도체지원법이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이것저것 따질 것 없다. 여당 야당 없이 법안 통과에 적극 나서야 한다. 협치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2022-08-03 18:39:53[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위원장 양향자 무소속 의원)가 2일 반도체 인력 수급과 세액 공제 등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지원법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특위는 국회 차원 특위와 유관부서가 연계된 범부처 차원의 ‘컨트롤 타워’ 설치를 촉구했다. 특위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오는 4일 발의 예정인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법안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2건으로 이뤄진 패키지 법안이다. 우선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은 △전략산업 및 기술의 원활한 인력 수급을 위해 추진하는 인력양성사업에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를 추가하고 학생 정원 확대 △전략산업 등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 또는 재교육을 위해 교육공무원 등 임용시 임용자격 기준 완화 및 겸임 또는 겸직 가능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국가 첨단전략산업위원회가 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조성 단계부터 지원하게 확대하고 신속한 특화단지 조성·지정 가능 △예비타당성 조사면제 범위를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 확대 및 인·허가 신속 처리기간을 30일에서 15일로 단축토록 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시설투자 세액공제 기간을 2030년으로 연장하고 공제 액수는 기본 20%부터 중견기업은 25%, 중소기업은 30%, 초과분은 5%로 경쟁국들의 세금 지원 혜택과 균형을 맞추도록 했다. 이와함께 기업이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한 계약학과 운영비를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토록 하고 기업이 대학 등에 중고자산 무상 기증시 기증 자산 시가의 10% 상당 금액을 법인세에서 공제토록 했다. 이밖에도 우수한 첨단전략산업 외국인 기술자들의 유입을 위해 조건을 갖춘 외국인 기술자의 세액 감면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위는 국회에는 ‘국회 차원 상설 특위’를, 정부에는 ‘범부처 컨트롤 타워’를 설치를 촉구했다. 양향자 위원장은 “이번 법안이 아메리칸 칩스 액트, 타이완이나 유럽 칩스 액트 등 경쟁국의 반도체 법안보다 낫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정당과 부처를 초월해 반도체산업에 집중할 수 있는 입법·행정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대한민국이 첨단 기술패권을 쥐고 미래를 내달릴 수있다”고 발의배경을 설명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2-08-02 11:36:27올해 들어 주춤했던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국에서 반도체 육성 법안이 사실상 상원의 문턱을 넘으면서 관련 산업이 반등 채비를 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체 ETF 수익률 1위(26일 기준)는 25.05%의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이 차지했다. 'KODEX 미국반도체MV'(13.09%),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12.65%), 'SOL 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11.61%) 등 다른 반도체 ETF도 같은 기간 두 자릿수가 넘는 성과를 냈다. 미국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티커 SOXX)와 '반에크 세미컨덕터(SMH)'는 7월(현지시간 25일 기준)에 각각 15.14%, 40.86%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학개미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4위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커 불 3X(SOXL)'이 차지했다. 순매수 금액은 2322만달러(약 305억원)였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 플러스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 법안은 반도체산업에 총 520억달러(약 68조원)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미 상원은 전체 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토론 종결 투표'를 64대 32로 가결했다. 반도체 지원법 제정을 반대하는 절차를 없앴다는 의미로, 사실상 법안이 통과된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최종 표결은 이번주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법안에 따라 반도체 생산시설을 신설, 확장, 현대화하는 기업에게 약 390억달러,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비로 110억달러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전체 지원 규모가 2800억달러(368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과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 등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인텔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세우기로 했고,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신규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 동맹인 '칩4'에 한국이 포함된 점도 국내 반도체산업에는 호재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 지원법 이후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주요하게 작용할 중국의 정책도 지켜봐야 한다"며 "동수서산(동부지역 데이터를 서부지역으로 전송·처리하는 디지털 인프라 조성)에 따라 데이터센터 구축이 핵심이 될 것이다. 이때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2-07-27 18:06:43올해 첫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가 1월 31일 열렸다. 주요 의제가 공급망 협력인 만큼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반도체과학법 논의가 이뤄졌다. 최근 미국 재계가 공개적으로 반발한 국내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도 거론됐을지 주목이 쏠렸다. 이날 외교가에 따르면 강인선 외교부 2차관과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차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8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 참석했다. 강 차관은 우선 IRA를 두고 "지난해 12월 1일 미 측이 발표한 해외우려기관(FEOC) 잠정 가이던스 관련 우리 정부 의견서와 우리 업계의 입장이 있다"며 "공급망 현실을 고려하는 합리적 이행규정이 마련되도록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IRA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을 중국을 위시한 일부 국가 소재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중국산 핵심광물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전기차·배터리 업계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들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이런 상황을 담은 의견서를 미국 재무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기업들이 직면한 사업 현실과 기업들의 세계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 계획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고, 현대차는 "중국이 2022년 기준 전 세계 구형 흑연의 100%, 합성 흑연의 69%를 정제·생산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선 FEOC 규정 적용 2년 유예를 요청했다. 또 강 차관은 반도체법을 겨냥,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상응하는 투자세액공제와 보조금 혜택을 조속히 받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반도체법은 미국 내 설비투자를 장려키 위해 보조금 390억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달러 등 총 527억달러를 5년간 지원하는 내용이다. 현재 지원이 이뤄진 건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와 미국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두 곳뿐이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인텔과 대만의 TSMC에 더해 삼성전자도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국내법은 미 재계가 반발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도하는 플랫폼법에 주목이 쏠렸다. 이 법안은 소수 거대플랫폼 기업을 지배적사업자로 지정, 자사우대와 경쟁 플랫폼 이용제한 등 부당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앞서 찰스 프리먼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담당 부회장은 성명을 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경쟁을 짓밟고 건전한 규제모델의 기본이 되는 좋은 규제관행을 무시하며 외국기업을 임의로 겨냥해 무역합의를 위반케 한다"며 "공정위는 투명성을 보여주고 열린 대화를 하길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외교부에 따르면 플랫폼법은 이날 공식 의제로 오르진 않았다. 페르난데스 차관도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이날 가시적 협의 결과가 도출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1-31 18:2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