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페루의 인기 관광 명소 마추픽추가 반정부 시위로 인해 무기한 폐쇄됐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페루 정부는 관광객과 주민의 보호를 위해 마추픽추와 이곳으로 연결되는 잉카 트레일을 폐쇄 조치했다, 이로 인해 주로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수백명의 발이 묶일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수주간 페루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폭력적 양상을 보이면서 십여명이 사망하고 58명이 부상을 입었다. 시위로 수송 체제에 차질이 생기고 있으며 열차 철로가 파손돼 지난 19일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페루 당국은 지난달에는 마추픽추 인근에 수일간 고립된 관광객을 구조하기도 했다. 페루에서는 디나 볼루아르테 신임 대통령의 사임과 재선거, 수감 중인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져왔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지난달 의회 해산 시도로 구속됐으며 반란과 음모 혐의로 수감 중이다. 페루 문화부는 이미 마추픽추 입장권을 구매했을 경우 시위 종료 후 1개월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원하면 환불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1-22 08:40:08[파이낸셜뉴스]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이란 당국에 붙잡힌 이란 프로축구 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26)가 가까스로 사형을 면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이란 사법부가 나스르-아자다니가 보안군 살해를 공모한 혐의를 인정한다며 징역 26년을 선고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나스르-아자다니는 지난해 11월 16일 이스파한에서 시위 중 민병대원 등 보안군 3명의 살해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나스르-아자다니는 '모하레베'(알라의 적)라는 죄목으로 기소됐는데, 이는 이슬람을 부정하는 죄를 의미하며, 혐의가 인정될 시 최고형으로 사형이 선고된다. 이 죄는 1979년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 이후 도입돼 반정부 활동을 한 이들에게 주로 적용됐다. 인권단체와 외신들은 나스르-아자다니가 이란 수사 당국의 강요로 인해 억지 자백을 해 사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지난달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이란 당국에 나스르-아자다니에 대한 사형 선고를 취하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란 사법부는 이날 나스르-아자다니 사건과 별개로 이스파한에서 보안군을 살해한 시위대 3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외신들은 현재까지 사형 선고를 받은 시위 참가자를 모두 17명으로 그중 4명에 대한 사형은 집행됐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의 사형 집행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사회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강요에 의한 자백에 기초한 불공정한 재판이 이뤄졌다”면서 “모든 사형 집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국제 앰네스티도 이날 사형 집행과 관련해 방어권 보장 등 정당한 재판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해 9월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 한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 사건 이후 '여성, 생명, 자유'를 구호로 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해 말 기준 시위에 참가한 508명이 목숨을 잃었고, 구금된 시위 가담자는 1만9000여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1-10 08:52:55[파이낸셜뉴스] 이란이 또다시 반정부 시위자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이번엔 건설공사용 크레인에 매달아 공개 처형한 것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11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보안군을 공격한 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23세 남성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를 공개 처형했다고 사법부 미잔 통신을 통해 밝혔다. 지난 8일 모센 셰카리(23)의 사형을 집행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두 번째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미잔 통신은 이날 손발이 모두 묶이고 머리에는 검은 색 주머니가 씌워진 채 크레인에 매달려 있는 라흐나바르드의 시신 사진도 직접 공개했다. 미잔 통신은 마지드 레자 라흐나바르드가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다가 보안군 2명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확인된 바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에서는 2009년 대선 이후로 크레인에 죄수를 매다는 교수형을 집행한 적이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문 경우이다. 대개 사형수들이 크레인에 목이 묶여 있을 때에는 땅 위에 서 있지만 크레인이 올라가면 밧줄이 당겨지며 호흡을 할 수 없게 되고 질식 상태에서 목뼈가 부러져 사망하게 된다. 이란인권단체(IHR)에 따르면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 458명의 시위대가 숨졌고, 구금된 시위 참가자는 최소 1만4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유엔은 추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2-12-13 10:56:30[파이낸셜뉴스] 이란에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후 의문사한 사건으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란 사법부가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남성에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했다. 이에 미국, 영국, 독일 등 국제사회는 이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사형 선고를 받은 모센 셰카리(23)의 형이 집행됐다. 사법부에 따르면 셰카리는 지난 9월 25일 테헤란의 한 도로를 점거하고 보안군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셰카리가 체포당한 후 사형이 집행되기까지는 75일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셰카리는 변호사를 선호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법적 절차를 거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형이 집행되자, 국제사회는 즉각 이란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셰카리의 처형은 반대파를 진압하고 시위를 진압하려는 정권의 시도가 암울하게 확대된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이란 정권이 자국민에게 자행하고 있는 잔인한 폭력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은 “국제 사회는 이란 정권이 자국민에게 행한 끔찍한 폭력을 외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신뢰하지 못할 약식 재판”이라며 “이란 정권의 인권 경시는 끝이 없다”고 비판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 메흐무드 아미리 모가담 이사는 “셰카리는 변호사도 없이 진행된 불공정하고 성급한 재판 끝에 사형을 선고 받고 목숨을 잃었다”며 “국제 사회는 셰카리의 사형 집행에 즉각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2-12-09 10:02:38[파이낸셜뉴스] 봉쇄 우선의 코로나19 방역으로 반정부 시위에 직면한 중국 정부가 봉쇄 수준을 낮추고 일부 방역 정책을 수정하기로 했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방역 당국은 30일 발표에서 고위험 구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주민 외출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외출을 위해서는 48시간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소지해야 한다. 대만 훙하이정밀(폭스콘)의 조립 공장이 위치한 정저우는 전 세계 애플 제품의 약 70%를 생산하는 곳으로 지난달부터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시 당국은 이달 초만 하더라도 폭스콘 공장 등 주요 시설을 암묵적으로 통제했지만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없어 지난 25일부터 도심 8개 구의 주민 외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했다. 동시에 대중교통 운행을 멈추면서 PCR 전수 검사를 매일 시행했다. 폭스콘 공장에서는 당국의 통제 때문에 시설에 갇힌 노동자들이 집단 탈출했으며 정저우의 다른 봉쇄 지역에서도 통제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주거지를 벗어났다. 뉴욕 증시의 애플 주가는 29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전거래일보다 2.11% 하락한 141.17 달러를 기록했다. 정저우의 이번 조치는 확진자 숫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거세지는 반정부 시위를 의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저우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29일 기준으로 882명으로 충칭(약 8000명)이나 광저우(약 7000명)에 비해 적은 편이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지난 24일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 화재 사건 이후 봉쇄식 코로나19 방역에 반대하는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당시 우루무치에서는 지역 봉쇄 때문에 아파트 화재 진압이 늦어져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중국 정부는 시위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지난 27일 발표를 통해 지방정부들을 상대로 불필요한 전면 봉쇄를 남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시의 방역 당국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단단한 재질의 펜스 등을 활용해 소방 통로와 아파트 동별 출입구 및 아파트 단지 출입구를 막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밝혔다. 다음날 광저우의 일부 구들은 온라인 수업하는 학생, 재택근무자, 주로 집에 체류하는 노약자 등은 외출 수요가 없으면 전수 PCR 검사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통지했다. 충칭시 당국도 최근 5일 동안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 주민에 대해서는 전수 PCR 검사를 면제했다. 중국 국가질병통제국의 청여우첸 감독1국장은 29일 중국 국무원이 주최한 방역 브리핑에서 일부 방역 조치가 과도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현장의 일부 관리들이 일률적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면서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각 지역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전담반을 설치하고 합동 통제기구가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네티즌과 대중이 지적한 각종 문제에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해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11-30 10:11:22[파이낸셜뉴스] 이란 축구대표팀이 당국으로부터 "고분고분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가족들이 투옥과 고문을 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위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한 보안 소식통은 이란 선수들이 지난 21일(한국 시간 기준) B조 1차전 잉글랜드와 경기 때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는 방식으로 반정부 시위에 지지 의사를 표명한 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요원들과의 회의에 소집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선수들이 앞으로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거나 어떤 형태든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면 가족들이 고문을 받거나 감금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 뒤로 이란 선수들은 지난 25일 B조 2차전 웨일스와의 경기 때 국가를 불렀다. 카타르 월드컵 기간 이란의 보안 요원 활동을 관찰 중인 이 소식통은 이란 혁명수비대 요원 수십 명이 차출돼 자국 선수들이 선수단 외부 활동이나 외국인과의 만남에 나서는 등 금지 사항을 어기는지도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선수들이 국가를 부르지 않은 이유는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해서다. 이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지난 9월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하면서 촉발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2-11-29 11:10:50[파이낸셜뉴스] 이란 사법부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웨일스전 승리를 자축하며 반정부 시위대 등 죄수 700여명을 석방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은 28일(현지시간) 골람 호세인 모세니-에제이 사법부 수장이 시위대 715명에 대한 특별 석방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미잔 통신은 “사법부의 이번 조치가 이란 축구 대표팀의 승리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석방자 중에는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사실이 알려진 후 이란 내에서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됐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27일 기준 미성년자 63명을 포함해 451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구금된 시위대는 1만8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지난 25일(한국시간) 이란은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대회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두 골을 몰아넣으면 2대 0으로 승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2-11-29 08:34:16[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체제를 마련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거세지는 반정부 시위에 당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상하이에서는 외신 기자가 경찰에게 얻어맞아 끌려가기도 했다. 영국 BBC는 2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중국 지도부가 최근 코로나19 봉쇄 반대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에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날 상하이의 우루무치 거리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우루무치 주민들을 지지하는 동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서 한 시위대가 "시진핑"이라고 외치자 수백 명이 "하야"를 외쳤다. 이어 그가 "공산당"이라고 외치자 군중들은 "물러나라"고 답했다. 같은날 중국 서부 쓰촨성 청두에서도 시진핑 퇴진 구호가 등장했다. 청두에 모인 시위대는 "우리는 평생 통치자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외쳤다. BBC는 27일 시위들을 언급하며 시위대가 공산당 퇴진 및 주석 하야를 요구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시진핑 집권 이후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이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4일,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 화재 사건으로 시작됐다. 당시 우루무치에서는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아파트 거주민들은 사고 당시 중국 정부의 무관용 정책으로 외출이 금지된 상황이었다. 아파트에 도착한 소방 차량들은 수많은 주차 차량과 통행 차단용 장애물 때문에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가뜩이나 소수민족 탄압으로 불만이 많았던 우루무치에서는 시진핑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고 이어 청두와 상하이, 베이징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정부를 비난하는 동조 시위가 열렸다. 주요 외신들은 시진핑이 지난달 당대회로 역대 최초의 3연임 국가 주석에 취임한 상황에서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시진핑의 3연임 직후 이를 독재라고 비난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시위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BBC는 27일 성명을 내고 "BBC 소속 에드 로런스 기자가 중국 상하이에서 취재 도중 수갑에 채워진 채 연행됐다"며 "로런스에 대한 대우가 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BBC는 직원이 "석방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붙잡혀 있었다. 그동안 경찰이 로런스를 손발로 구타했다"며 "그는 승인받은 언론인으로서 일하던 중이었으나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 퍼진 동영상에는 로런스가 등 뒤로 수갑을 찬 채 바닥에 넘어져 있고 경찰 4∼5명이 그를 끌어내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BBC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떤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과도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당국자가 로런스의 연행 이후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격리했다고 말했지만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11-28 10:47:07지난 2019년 가을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의 해외문화유적 답사차 카자흐스탄에 갔었다. 당시 만주나 시베리아를 떠올리게 하는 광활한 초원이 인상적이었다. 알고 보니 국토 면적(272만5000㎢)이 세계에서 9번째였다. 그러니 자원부국인 건 당연하다. 실제로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일 뿐 아니라 우라늄 등 희소 광물의 보고다. 그런데도 난방 연료가 모자라 지방의 한 호텔에서 벌벌 떨며 잤던 기억이 난다. 요즘 카자흐스탄 정정이 불안하기 그지없다. 새해 들어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수천명의 사상자가 생기고 옛 수도 알마티 시청사가 불탔다. 현 수도인 누르술탄의 국제공항도 한때 시위대에 점령됐다. 급기야 1991년 독립 때까지 종주국이었던 러시아가 며칠 전 사태를 진정시키려 최정예 부대를 투입했다. 세계사는 흔히 땅과 바다 등 공간을 둘러싼 투쟁사로도 풀이된다. 지정학이 지리적 위치가 정치·국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해석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면 지경학은 경제적 목적에 초점을 맞춘 공간 해석이다. 작금의 카자흐스탄 사태는 발생부터 지정학적·지경학적 요인이 혼재돼 있다. 29년 장기집권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과 그의 후계자인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현 대통령의 실정과 부패는 지정학적 배경일 것이다. 그러나 민심을 폭발시킨 뇌관은 지경학적 변수인 연료값 폭등이었다. 대규모 유전·가스전이 있는데도 정부가 수급 관리에 실패한 대가다. 이로 인한 반정부 시위는 다시 지정학적·지경학적 파장을 부르고 있다. 우선 러시아 특수부대의 진주로 서구권과 러시아 간 대치가 첨예해졌다. 불똥은 세계 경제에도 튈 참이다. 벌써 카자흐스탄산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 유가가 꿈틀대고 있다. 에너지 자급률이 바닥을 기는 한국이라 카자흐스탄발 '지경학적 리스크'가 남의 일 같지 않아 보인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22-01-10 18:29:13[파이낸셜뉴스]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에서 연료비 급등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7일(현지시간) 최대 도시 알마티를 중심으로 엿새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군에 경고 없는 조준사격을 허가해 상황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타스·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내무부(경찰) 공보실은 이날 "현재까지 전국에서 3811명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다"면서 "26명이 사살되고, 같은 수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진압 군경에서도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내무부는 전일 "질서 확보 과정에서 18명의 보안요원이 숨지고 748명의 경찰과 국가근위대 소속 군인들이 부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군경과 시위대 충돌은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가장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양측의 사상자도 알마티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마티와 수도 아스타나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거의 되지 않고 있고 전화 통화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전화도 사실상 차단됐다. 카자흐스탄 대통령 행정실은 자국 정부의 요청으로 투입되는 옛 소련국가 안보협의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 선발대가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고도 밝혔다. 행정실은 "테러리스트 소탕 작전은 카자흐스탄 군경 특수부대가 수행하고 CSTO 평화유지군은 이 작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면서 "평화유지군은 국가 주요시설 경비 임무만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는 상태다. 외교부는 8일 "카자흐스탄 내 우리 국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와 누르술탄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시위 사태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폭력이 종식되고 조속히 사회질서와 안정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라며 "우리 정부는 카자흐스탄 정세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재외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지원과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22-01-08 14: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