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뉴델리)=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인도네시아 동누사틍가라(NTT)주 동부플로레스군에 위치한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이 지난 17일 분화한 이후 점차 피해가 잦아들면서 운항 차질을 빚었던 발리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의 항공편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19일 현지 매체 비즈니스컴, 안타라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공항 측은 자카르타, 라부안바조, 스마랑 등 국내선뿐만 아니라 퍼스, 시드니, 멜버른 등 호주 주요 도시 및 싱가포르 행 항공편 등이 순차적으로 재개됐다고 밝혔다. 전날 결항된 국제선 66편과 국내선 21편, 총 87편의 항공편 중 일부는 말레이시아항공과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포함해 오늘부터 순차적으로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교통부는 또한 화산 인근 지역에 해상 교통 수단도 대체 수단으로 마련해 관광객과 주민 이동을 지원 중이다. 교통부 무함맛 마시후드 해상 운송 국장은 "항공편을 이용하지 못하는 관광객들이 있기 때문에 해상 운송을 통해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교통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 분화의 영향으로 NTT주의 △마우메레 공항(19일 오전 6시까지) △바자와 공항(18일 오후 5시까지) △엔데 공항(19일 오전 7시까지) 등 3개 공항의 운영이 일시 중단됐다고 밝혔다. 교통부의 체쳅 쿠르니아완 제4지역 공항청장은 "이번 화산 분화로 총 26개의 항공 노선이 영향을 받았으며, 이 중 △국제선 12편 △국내선 14편에서 영향을 받은 탑승객은 총 1만4000여명을 넘는다"고 설명했다. 임시 집계된 데이터에 따르면 총 1140가구, 약 4007명의 주민이 피해를 입고 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나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NTT주의 르워토비 화산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각지의 화산들도 18~19일 사이 잇따라 분화해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부수마트라주 마라피 화산은 18일 밤 8시9분에 분화해 화산재가 700m, 해발 3591m까지 치솟았으며 인근 마을에서는 진동과 굉음으로 주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동부자바주에 위치한 자바섬의 최고봉 스메루 화산도 같은 날 오후 8시20분에 800m 높이의 화산재를 내뿜으며 이날 하루 9번의 분화를 기록했다. 당국은 8km 반경 내 접근을 금지하며 화산재와 용암 흐름, 빗물에 섞인 용암에 의한 피해도 경고했다. 또한 북부말루쿠주에 위치한 두코노 화산도 19일 오전 6시41분경 첫 분화를 시작으로 최대 1.5km 높이의 화산재를 분출했으며, 이후 약 5시간 내 두 차례 추가 분화가 발생했다. 현재 마라피, 세메루, 두코노 화산 모두 경보 수준 '레벨 2(주의)'를 유지하고 있으며, 각지 정부는 주민들에게 반경 내 접근 금지 및 공식 정보를 따를 것을 당부했다. chitra@fnnews.com 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
2025-06-19 18:18:33【자카르타(인도네시아)=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인도네시아 동누사틍가라주(NTT) 동부플로레스군에 위치한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이 17일 오후 5시35분 대규모 분화를 일으키면서 발리 및 인근 공항 곳곳에서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18일 현지 매체 콤파스 등 보도에 따르면 발리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에서 출발하거나 도착 예정이었던 총 32편의 항공편이 전면 취소됐다고 알려졌다.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 운영총괄 와휴디 매니저는 "12편의 국제선과 5편의 국내선 등 총 17편의 출발편과, 13편의 국제선과 2편의 국내선 등 총 15편의 도착편이 항공사 측에서 운항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취소된 출발 항공편은 △싱가포르 3편 △멜버른 2편 △브리즈번 2편 △애들레이드 1편 △시드니 1편 △푸둥 1편 △오클랜드 1편 △뉴델리 1편 △동누사틍가라(NTT) 라부안바조 4편 △중부자바 스마랑 1편 등이다. 반면 도착편은 △멜버른 3편 △브리즈번 2편 △싱가포르 2편 △애들레이드 1편 △시드니 1편 △퍼스 1편 △다윈 1편 △상하이 1편 △오클랜드 1편 △뉴델리 1편 △라부안바조 2편이 포함된다. 와휴디 매니저는 또한 "상업 공항 운영을 관리하는 국영기업인 앙카사 푸라가 공항 내 화산재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페이퍼 테스트 등 활주로 안전 점검을 시행했으며 18일 오전 8시 기준으로 화산재는 검출되지 않아 현재 공항 운영은 정상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ESDM) 산하 지질청의 화산·지질재난방지센터(PVMBG)는 이번 분화로 인해 화산재 기둥이 정상으로부터 약 10km, 해발 약 1만1584m까지 치솟았으며 짙은 회색 화산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고 밝혔다. 이 여파로 플로레스섬에 있는 △시까군 프란스 세다 마우메레 공항, 엔데군의 △바자와 공항 △엔데 공항 등 3개 공항의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엘타리 쿠팡 공항의 이 구스티 응우라 유디 사푸트라 홍보 담당자는 "이날 쿠팡과 해당 지역 공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되었으므로 승객들은 항공사 고객센터를 통해 환불이나 일정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전달했다. 분화 직후인 17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관찰 기간 동안 화산은 총 5차례 추가 분화를 일으켰으며, 이 중 일부는 2000~5000m 높이의 화산재와 함께 붉은 용암이 분출되기도 했다. 또한 이 시간 동안 6회의 분출성 지진과 1회의 화산성 천발 지진이 관측됐다. 화산 주변에서는 백열 용암이 분출되며 중간에서 강한 수준의 굉음과 함께 약한 화산재 비산 현상도 관측된 것으로 보고됐다. 앞서 분화가 일으키기 전에 에너지광물자원부 지질청은 화산 활동이 급격히 고조됨에 따라 전날 오후 3시부로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의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레벨 4(경계)'로 격상했다. 다행히도 분화 강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인근 마을 당국으로부터 인명 피해, 대피자 수, 또는 재산 피해에 대한 공식적인 보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에너지광물자원부 무함마드 와피드 지질청장은 최고 단계인 '레벨 4' 발령에 따라 여러 가지 권고 사항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는 화산 중심부로부터 반경 7~8km 이내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며 "비가 오는 경우 화산재가 빗물과 섞여 큰 규모의 화산성 이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력히 권고했다. 이어 그는 "화산재로 인한 호흡기 피해를 막기 위해 주민들은 반드시 마스크나 입과 코를 가릴 수 있는 보호 장비를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chitra@fnnews.com 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
2025-06-18 15:10:46[파이낸셜뉴스] 나이가 들수록 세상사 모든 일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걸 느낀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삶을 살길 원하며, 어디서 행복을 얻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이는 단지 대학 전공과 직업을 고를 때뿐만 아니라 결혼을 할 때도, 재테크를 위해 주식을 할 때조차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표준의 삶'을 중시하는 문화적 환경에서 자란 경우, 그 표준의 삶을 쫓느라 바빠서 도대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입시경쟁이 치열해진 요즘은 더 그렇지 않을까. 이숙명 작가의 신작 에세이 '발리에서 생긴 일'(김영사)은 불혹의 나이에 자신이 원하는 삶이 어떤 형태인지,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더 행복을 느끼는지를 찾아 나선 사람의 이야기다. 글로벌 도시가 된 서울에서 나름 화려한 직장생활을 하다 어느 날 과감히 표준의 삶에서 벗어나, 내 손에 쥔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미래의 불안을 딛고, 자신의 낙원을 찾은 한 여성의 이야기이자 그가 진짜 발리에서 지난 8년간 살면서 온몸으로 켞은 '발리에서 생긴 일'에 대한 기록이다. 영화 및 패션 잡지 기자 출신인 저자는 앞서 ‘어쨌거나 뉴욕’ ‘패션으로 영화읽기’ ‘혼자서 완전하게’ 등 동시대 여성독자들의 공감을 살 다수의 에세이를 집필했다. 30대 후반, 추위 피해 발리로 떠났다 '표준의 삶' 탈출 훌쩍 떠난 계기는 어쩌면 단순했다. 2016년 30대 후반, 세 들어 사는 서촌 한옥의 문틈으로 외풍과 냉기가 스밀 때마다 ‘따뜻한 곳으로 떠나 단출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눈덩이처럼 키웠다. 그러다 ‘올겨울 집필 여행 겸 일단 떠나자’는 마음으로 장기 투숙할 호텔을 예약했는데 그곳이 바로 인도네시아 발리였다. 그렇게 5개월을 살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이내 다시 떠났다. '발리에서 생긴 일'은 발리에서도 배로 40~50분 거리의 시골 섬 누사프니다에서 집까지 짓고 살게 된 이숙명 작가가 지난 8년 이곳에서 살면서 체득한 ‘발리 생활 언박싱’이다. 그저 선물인 줄 알고 덥석 받아든 발리라는 상자를 열고 파헤쳐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 깨달은 것들을 아낌없이 풀어냈다. 아름다운 자연, 타인을 존중하는 자유로운 분위기, 현지인의 밝은 표정과 관대한 태도, 시골 사람들 특유의 정과 인심, 인기 여행지로 막 부상하기 시작한 지역 특유의 활기… "평범한 도시 직장인에게서 느낄 수 없는 생생한 활력, 모험심, 결단력 따위에 압도당한다. 그들 덕분에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볼거리, 놀 거리가 생긴다(158쪽)." 그렇다고 동남아 풀빌라의 여유로운 삶만 상상하면 안 된다. 일 년 내내 여름이 계속되고, 전기와 수도가 하루에 한 번씩 끊기며, 호기심 많고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현지인 틈바구니에서 영원한 이방인으로 살아야 하는 일상의 연속. 운 좋게도 현지에서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이곳을 제2의 고향 삼고 정착했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듯, 누군가에겐 그저 ‘한 달 살이’로 끝내야 하는 일상이다. 특히 저자에겐 혹독했을 현지에서 집 짓기 에피소드를 보면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 마치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낄낄 웃음이 난다. 찰리 채플린이 그랬지,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다 희극이라고. 작가의 재기발랄한 글 솜씨도 한몫한다. “어딘가에는 각자의 낙원이 있다” 작가는 다른 삶의 가능성을 찾아 실험하듯 여행하다 발리에 정착했다. 적어도 자신에게 발리는 낙원이었다. 하지만 모두에게 다 통하는 것은 아닐 터. 작가는 떠나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무조건적인 낙관을 경계한다. 각자 마음속 걱정거리는 눈앞에 회색 빌딩과 아스팔트 대신 야자수와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다고 해서 눈 녹듯 사라지지 않는다.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의 뼈아픈 직언이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 이 나라에서의 삶이 괴롭다면, 상황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외국으로 떠나 일하며 사는 걸 시도해 보기를 권한다. 묶여 있던 땅 밖으로 나가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안에 있을 때는 절대 볼 수 없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이다. 동남아시아 국가 등으로의 이민이나 장기 여행 혹은 체류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장기 거주할 숙소를 어떻게 찾으면 좋을까? 거기서 뭘 해서 먹고살까? 비자나 서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실제로 앞서 떠난 사람들은 어떻게 정착했나? 덕분에 독자들은 모호하기만 했던 ‘다른 삶의 가능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4-17 17:38:15【자카르타(인도네시아)=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 환경부가 인도네시아 정부와 손잡고 전기차 기반 교통체계 전환을 위한 '발리 e-모빌리티 프로젝트' 추진에 나선다. 이번 협력은 인도네시아의 '2025~2045 국가 장기개발계획(RPJPN)'에 따른 에너지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친환경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10일 안타라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9일 자카르타에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청사에서 한-인도네시아 정부 간 '발리 e-모빌리티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이 개최됐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한국 환경부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와 국제 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가 참여한다. GGGI는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발리에서 전기차 시스템 시범 운영과 그린 교통 투자 로드맵을 수립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로완 프라서르 GGGI 인도네시아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발리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전기버스의 타당성을 입증하고 투자 유치 가능한 모델로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발리 주정부는 이미 전기차 및 청정에너지 촉진을 위한 다양한 지방 규제를 시행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로 해당 정책의 실질적 이행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 대표단은 향후 발리로 이동해 전기버스 노선 후보지를 점검하고 적합한 노선·버스 수·충전소 위치 등 사업 타당성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와얀 코스터르 발리주지사는 회의에 직접 참석해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총 750억루피아(약 65억1750만원) 상당한 전기버스 10대와 충전시설을 기증받았다며 감사를 표했다. 코스터르 주지사는 "청정 에너지 전환, 전기차 보급,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등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발리의 생태계를 발리 주민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깨끗하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chitra@fnnews.com 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
2025-04-10 12:41:37발리는 세로 250㎞, 가로 350㎞의 타원형 섬으로, 8개의 군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의 한 주다. 서쪽은 원시림을 보존하고, 동쪽으로 사람들이 집거한다. 주에서부터 동네에 이르기까지 행정체계는 주(Gubernur)-군(Bupati)-면(Camat)-촌(Desa)이며, 촌 안에는 작은 동네(RT, 에르띠)들이 있다. 촌장을 ‘케팔라 데사’라고 한다. 촌과 면 그리고 군단위의 경계에는 큰 문들을 세웠다. 힌두사원에서 보여주는 문과 같은 형식이다. 안과 밖의 세계를 구분하는 문의 상징성이 힌두문화의 큰 몫을 차지한다. 개인 집에도 입구의 문이 있고, 문 앞에는 사람이 왔음을 두드려서 알리는 목구(木具)가 있다. 인구의 90%가 힌두교도다. 길가에, 집안에, 고목에 ‘푸라’라는 이름의 신당을 모셨다. 집안용 사당들이 따로 있기도 하고, 절도 무수하다. 동네 앞뒤로는 전통적인 흙벽돌의 문이 있다. 아궁산에서부터 내려오는 곳의 동네 문 바깥 벽 쪽에는 공희(供犧)된 주술용 닭을 걸었는데, 그것을 ‘메차루’라고 한다. 왼쪽에는 숫닭(검은색), 오른쪽에는 암탉(흰색)이다. 각각의 머리, 발, 날갯죽지를 잘라서 문벽에 붙였다. 악령을 몰아내는 닭피의 주술적 상징이 강하다. 동네로 들어가는 입장료는 동네사람들의 몫이다. 다른 관광지의 입장료는 정부의 몫이다. 보는 대신에 입장료를 낸다. ‘삶이 관광’이라는 방식이 철저하게 준수된다. 학교의 뒷편에는 공동목욕탕이 있고, 남녀의 출입문과 공간이 따로 있다. 대낮에도 노인들이 목욕을 한다. 마을은 길게 두 열로 개인집들이 있고, 집들은 모두 다닥다닥 붙어 있다. 대로로 나오는 작은 골목들이 있어서 전열의 집들 뒤로도 집들이 있다. 이 두 열의 가운데는 큰 공간인데, 바자르와 의례옥들도 있다. 길다란 의례옥들이 가장 크다. 집집마다 자신들의 싸움닭들을 둥우리에 넣어서 집 앞에 진열하여, 한 마리에 일본돈 1만엔에 판다. 건물들이 끝나는 곳에 동네의 사원이 있다. 동내혼(洞內婚)의 원칙이 있고, 일부일처제가 엄격하게 지켜진 곳이다. ‘발리 아가르’(Bali Agar, agar=으뜸)라는 동네는 관광을 위한 300가구의 촌이다. 관광객에게 집안 구석구석까지 다 보여준다. 도로변에 있는 집들은 모두 상점이다. 진열된 목각들은 판매용이다. 기념품을 제작하는 과정도 보여준다. 야자나무 잎사귀에 먹으로 그림을 그려서 발리 달력을 제작하고 있는 노인은 과거 이 마을의 촌장이었다. 이 마을을 연구한 서적을 부분 복사한 것을 미화 12달러에 판다. 저자인 스위스 바젤 박물관의 우르스 람제이어(1938~2018) 박사는 재즈피아니스트인 인류학자로서 연구를 기반으로 발리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는데 기여했다. 덕분에 관광이 발리의 신산업으로 성장하면서 람제이어 교수는 발리 세계화 발전의 공로자로 회자된다. 그 결과는 만족스러울까? 발리의 관광은 그야말로, ‘삶이 관광’이다. 시골의 농가도 수출용으로 목각을 만들어서 납품한다. 주문 배수를 하고, 수집상에 의해서 팔려 나간다. 어린이들까지 모여서 열심히 목각을 깎는다. 나무토막은 보이는 대로 모두 쪼아서 조각품을 만든다. 모두들 농사를 지으면서 시간이 나는대로 목각을 만들고 색칠한다. 아그로투어리즘(agrotourism)의 발리식 모델이다. 힌두사원 부근에는 관광객만을 기다리는 여성 장사꾼들로 붐빈다. 일본어, 영어, 한국어까지 한마디씩 등장한다. ‘주인과 손님’의 관광 구도는 주객의 지위를 바꾸어 놓아 버렸다. 주인은 ‘massage'라는 글자가 등판에 적힌 유니폼을 입고 벌거벗은 손님의 몸을 주물러주는 댓가로 살아간다. 누구를 위하여 무엇 때문에 하는 관광산업인가? 일상적 힌두 의례가 누적되는 상대적 박탈감의 해소 기제 역할을 할까? 힌두교 여신인 스리(Sri)가 논농사의 파종과 수확을 관장하면서, 여성독점으로 한정하였기 때문에, 발리의 남성들은 땅갈기와 벌레잡기 등 중간 과정의 일을 한다. 쌀의 종류와 색깔이 다양하다. 검은 쌀, 붉은 쌀, 흰쌀도 있다. 붉은 쌀이 인도네시아말로는 ‘브라스 메라’인데, 발리 말로는 ‘바하스 바라’이다. 쌀은 125일이면 추수한다. 산비탈의 언덕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계단식 논을 일구어서 벼농사를 한다. ‘쿠삼바’(Kusamba) 해변에 떠있는 ‘주쿵’(jukung)은 전형적인 발리의 배다. 항해하는 모습은 커다란 거미 한 마리가 성큼성큼 다가오는 느낌이다. 9m 길이에 400㎏의 무게다. 거미다리처럼 생긴 것은 활처럼 크게 휘었다. 배의 선체와 균형을 잡는 역할인 대나무로 만든 날개 부분을 연결한다. 배 목수(판데 주쿵)를 만났다. 선체는 ‘발라우’ 통나무를 가운데로 쪼개어서 두 쪽을 낸다. 통나무의 가운데를 파 내어 독목주(獨木舟)를 만들며, 수명은 25년 정도다. 진수식은 힌두식의 의례다. 배를 만드는 과정에 개입되는 힌두식의 숫자게임이 있다. 한 그루의 나무는 두 개의 주쿵을 만들도록 잘라야 하며, 삼일동안 다섯사람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숫자는 발리의 달력을 구성하는 원리와 동일하다. 즉 1x2x3x5x7=210, 이것이 발리 달력의 일년(210일)을 구성하는 오톤(oton)이라는 일년 주기다. 신생아의 단발식을 하는 돐에 해당하는 날도 210일째다. 초경 후 210일만의 쿠닝간(kuningan) 의식은 처녀가 처음으로 돼지에게 물을 뿌려주고 닭에게 먹이를 주는 성인식이다. 해변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금을 만드는 곳이 있다. 벌막에는 야자나무 밑둥치를 잘라서 가운데를 파서 만든 둥그런 통이 여러 개 있다. 이 통들은 바닷물을 퍼서 담아 두는 그릇이다. 벌막의 한쪽 구석에는 소금기를 머금은 모래들을 담아두는 큰 통이 있다. 그곳에 다시 바닷물을 통과시켜서, 함수(鹹水, 염분이 들어있는 물)를 얻고, 기다란 홈이 파인 나무그릇(깊이가 1㎝ 되도록 한 것)에 함수를 담는다. 이러한 그릇이 수 백 개 마련되어 있고, 야자나무 잎사귀 덮개로 덮어서 햇볕에 건조시킨다. 1963년 화산 폭발 후, 노인 부자는 인부 한 사람과 함께 하루에 10㎏ 소금 만들기를 시작하였다. 소금 1㎏에 500루피아(1달러=2180루피아)에 판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2-19 09:40:22[파이낸셜뉴스] 하나카드가 국내 카드사 최초로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국영 항공사 가루다인도네시아와 전략적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은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가루다인도네시아 본사에서 진행됐으며, 행사에는 와밀단 싸니 가루다인도네시아 CEO와 아데 알 수사르디 부사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했다. 하나카드 측에선 성영수 대표이사와 문성혁 인도네시아 하나은행 부행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했다. 하나카드는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카드사 최초로 국적기인 가루다인도네시아 항공기 기체 외부에 래핑광고를 진행했다. 무료 디지털 환전서비스로 시장을 뒤흔들었던 히트상품 '트래블로그' 카드와 '트래블GO'카드가 광고 대상이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트래블버킷에서 인천-발리 항공권도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가루다인도네시아와 함께 인천-발리 특가 이벤트를 성황리에 진행한 바 있는 하나카드는 올해 ‘트래블버킷’에서 본격적인 상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신혼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5박 7일형 항공권을 포함해 실시간 항공권 특가 이벤트를 준비 중이며 항공과 현지 호텔까지 패키지로 결합, 특가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상반기 중 준비해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가루다인도네시아가 운항 중인 인천-발리 노선은 주7회 매일 오전 11시 25분 인천에서 출발해 오후 5시 20분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타 항공사에 비해 여행 시간대가 좋아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승수 상무(하나카드 디지털글로벌그룹장)는 “하나카드 손님을 위한 맞춤형 여행몰인 ‘트래블버킷’에서 항공과 숙박 등 여행상품을 준비하시고, 해외여행 필수품 트래블로그 카드와 함께 가장 가성비 있는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며 “2025년에는 가루다인도네시아 항공과 함께 신들의 섬 발리를 꼭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5-02-17 09:48:33[파이낸셜뉴스] 인도네시아 최대 관광지 발리섬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14일 SBS 모닝와이드과 뉴스펭귄 등에 따르면 발리에서 새해 시작 이틀 만에 70t이 넘는 해양 쓰레기가 수거됐다. 지방 정부가 환경 정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기후 영향으로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수량이 많아지고, 바람이 세질수록 쓰레기는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3일 해안 정화 환경단체 숭가이워치(sungaiwatch)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러한 상황을 알렸고, 2989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9일간 대규모 정화 활동을 벌였다. 이번 정화 활동으로 총 6만6339kg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했으며, 수거된 쓰레기의 대부분은 폴리프로필렌(PP) 플라스틱 컵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인 것으로 알려졌다. 숭가이워치는 SNS를 통해 "공동체의 진정한 힘이 하나 됨을 느꼈다"며 자매 회사인 숭가이디자인(sungaidesign)과 협력해 이 쓰레기들을 새로운 제품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발리섬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다른 해변들도 비슷한 운명을 겪고 있다"며 "지난 10년 동안 쓰레기가 계속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1-14 14:45:10[파이낸셜뉴스] 새해 첫날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등반 도중 실종된 한국인 A씨(31)가 실종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발리분관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발리섬 카랑아셈 지역 아궁산의 100m 협곡 아래에서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A씨는 지난 1일 아궁산 등반을 위해 나갔다가 다음날 연락이 두절됐고, 한국 영사관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가이드 없이 아궁산 등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등반 도중 한국에 있는 친구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리섬 응급구조팀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그가 100미터 깊이의 협곡으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구조 작을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발리분관 측은 피해자 가족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으며, 유가족이 발리에 도착하는 대로 장례절차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해발고도가 3031m인 아궁산은 발리섬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등반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험준한 지형과 예측하기 힘든 날씨 때문에 적절한 준비나 안내가 없을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현지 매체는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1-04 08:36:28[파이낸셜뉴스] 인도네시아 발리의 유명 관광지에서 강풍에 대형 나무가 쓰러지면서 한국인 관광객 등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CNN 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전날 발리 우붓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 '몽키 포레스트'에서 대형 반얀나무가 쓰러지면서 관광객을 덮쳤다. 당시 강풍으로 인해 나무가 쓰러지면서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한국인 여성 관광객 A씨(42)와 프랑스 국적의 여성 관광객 B씨(32) 등 2명이 사망했으며, 또 다른 한국인 여성 관광객 C씨(43)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붓 경찰청 구스티 뇨만 수다르사나 청장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는 등 한국·프랑스 영사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대사관 발리분관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으며, 유가족이 발리에 도착 후 장례 절차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당시 몽키 포레스트에서 강풍으로 나무가 여러 그루 쓰러졌으며, 우기에 뿌리가 약해진 나무들은 미리 벌목해 사고를 예방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발리 분관은 인도네시아에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면서 홍수와 산사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숲길과 큰 나무 주변에서 사고에 주의하고 홍수가 난 곳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2-11 14:53:25[파이낸셜뉴스] 인도네시아 화산재 우려로 인해 발리행 국제 여객편들이 대거 취소됐다. 13일(이하 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각각 전날 오후 4시 20분과 5시 40분 인천에서 출발한 발리행 KE633(153명 탑승)·KE629편(240명 탑승)은 전날 오후 9시 30분께 필리핀 부근에서 한국으로 기수를 돌렸다. 호주 젯스타와 콴타스항공이 이날 발리행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는 발리로 향하는 에어아시아와 버진호주 항공편도 취소됐다고 전했다 아마드 샤우기 샤하브 발리 응우라라이 공항 총무는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발리와 싱가포르, 홍콩, 여러 호주 도시를 오가는 항공편 총 80편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발리의 응우라라이 공항 총무인 아마드 샤우기 샤하브는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발리와 싱가포르, 홍콩, 그리고 여러 호주 도시를 오가는 항공편 총 80편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발리에서 약 800㎞ 떨어진 인도네시아 동누사틍가라주의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이 폭발하고, 그 이후로도 여러 차례 다시 폭발하면서 발생한 화산재 확산 우려로 인한 것이다. 3일 화산 폭발로 인해 발생한 화산재 기둥은 고도 10㎞ 상공까지 치솟았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는 인도네시아는 120여 개의 활화산이 있고 지진 활동도 잦은 곳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11-13 16:5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