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MBK파트너스·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인 자금력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방어 카드를 쓸 수 있는 기간은 5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백기사' 전략 등으로 대항공개매수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영풍·MBK, 공개매수가 75만원으로 상향...고려아연 "'빚투펀드'가 기간산업 위협" 26일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75만원으로 상향해 기존 66만원에서 13.6% 높인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의 관계사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격도 기존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같은 공개매수가 상향은 MBK의 공개매수 성공을 위해서다. 공개매수 가격이 현 주가보다 높아야 매수가 원활하게 이뤄진다. 실제 이날 고려아연의 종가는 71만3000원이다. 최윤범 회장 측이 영풍에 대응해 대항공개매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고려아연의 주가는 최근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보다 높은 70만원 안팎 수준에 머물렀다. 공개매수가격 상향을 두고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MBK·영풍이 건실한 고려아연을 망치려 한다"고 맹폭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와 영풍은 빚만 무려 1조8000억원인 '빚투 펀드'"라며 "국가기간산업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는 안중에도 없다. 50년간 축적해 온 고려아연의 유무형의 자산을 나눠 팔기만 하면 ‘묻지 마 빚투’에 쓰인 이자와 원금을 갚고도 남을 거란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영풍은 27일 단독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직접 나서 영풍과 고려아연이 갈등을 빚은 이유, MBK와 손을 잡고 경영권을 넘기기로 한 배경 등을 설명한다. 최윤범 회장 '반격' 묘수...백기사는 누구관건은 최 회장측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방어할 특단의 반격 카드가 먹힐지 여부다. 업계는 최 회장과 손잡을 '백기사'가 곧 등장해 영풍과 MBK에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MBK가 주식 공개매수에 최대 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많은 현금을 쏟아야 해 자금력 확보를 도와줄 우호세력이 필요해서다. 최 회장은 지난 추석 연휴기간 우군 확보에 총력을 펼치며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 회장은 아직까지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대응책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매수가 마무리 시점까지 남은 5일 동안 최 회장의 대항 움직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기존의 무차입 경영 기조를 깨고 이례적으로 기업어음(CP)을 발행해 4000억원을 마련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2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 데 이어 오는 27일 추가 CP 발행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 회장이 그동안 국내외 기업, 기관들과 논의하며 대응책을 준비했다"며 "MBK·영풍이 전날 공개매수가를 올렸는데, 추가로 한번 더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어 당장 패를 공개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다고 본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모든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다음 주 공개 행보를 통해 직접 경영권 사수 대응책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9-26 16:06:32[파이낸셜뉴스] MBK파트너스가 일본 스미토모 등의 고려아연 백기사 가능성에 경고했다. MBK파트너스는 23일 "일본 스미토모와 같이 원자재 공급업체나 협력업체들이 지분을 살 경우 반대 급부를 원할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에 피해를 주는 거래가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배임 혐의에 몰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한국투자증권의 대항공개매수 시나리오 관련 일본 소프트뱅크나 미국계 PE 베인 캐피탈(Bain Capital), 또는 일본이나 유럽, 호주의 원자재 공급업체나 협력업체들이 최종 투자자로 나서서 시세보다 비싼 대항공개매수 가격으로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해 주기로 하고, 시간 관계 상 한국투자증권이 1년 간 브릿지론(단기차입금)으로 도와주는 방안을 추정했다. 이 경우 소프트뱅크나 베인캐피탈의 투자 회수 방안이 없다고 봤다. 공개매수로 높아진 가격에 지분을 인수하는 경우, 주가가 회귀함에 따라 주식 시장에서 매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고려아연 지분 1.8%의 최 회장 측도 주가 하락 후 소프트뱅크나 베인 캐피탈의 손실을 보전할 재력은 없으므로, 결국은 최씨 일가 지분까지 합해 경영권 매각 방식으로 투자 회수를 꾀할 수 밖에 없다고 봤다. 장씨 일가가 MBK 파트너스와 손 잡은 것과 똑같은 형태로 이를 비난했던 최 회장이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 측이 우호지분이라 부르는 현대차, 한화, LG 등은 공동 매각 약정에 관한 5% 보고를 하지 않은 상태라 공동 매각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과의 사업협력 관계이므로 매각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현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 장씨’ 측과 비교할 때 ‘소프트뱅크(또는 베인 캐피탈) + 최씨 일가’ 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매각 방식의 투자 회수도 실질적으로 불가능해 사실상 투자 회수 방안이 없게 된다"며 "고려아연의 지분 일부를 갖고 있는 트라피규라(Trafigura)나 글렌코어(Glencore) 또는 일본 스미토모와 같이 고려아연 납품 또는 협력업체들이 높은 가격으로 지분 매수해 주는 것은 가능하다. 이들은 투자 회수 필요성도 낮다. 하지만, 해당 거래는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고려아연의 장기적 이익을 희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배임적 성격의 거래가 돼 문제가 불거질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최종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최대 1년 정도의 임시적인(bridge) 단기자금을 조달해 대항공개매수를 하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브릿지대출을 해주고, 외국계 사모대출펀드에서 브릿지에쿼티(equity)만 제공하는 경우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투자할 투자자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언제 돌려 받을 지 모르는 상태에서 리스크를 떠안고 단기 금융을 제공하는 것이여서, 증권사나 외국계 사모대출펀드 모두에게 무리한 투자이고, 가능성도 낮다. 한국투자증권은 자본시장법 상의 각종 대출관련 규정에서 허용되는 한도 이상의 리스크를 부담하는 것이 돼, 이미 최 회장의 우호주주로 분류되고 있는 한투증권으로서는 그 대주주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35조 위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 측으로부터 손실보전 (또는 최후순위 출자)을 받아서 하는 것을 고려할 수는 있으나, 이 경우에도 LTV비중 맞추려면 충분한 금액 확보가 어렵고, 여전히 상환 가능성에 대한 보장 없이 단기간 대규모 대출이나 펀드제공을 해주는 것이므로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대항공개매수 가능성을 언급하는 다수의 구체성 없는 군불때기용 루머들이 팽배해 있다”며 “주가 변동성을 높이고,투기성 매수를 부추겨 공매 이후 주가 회기시 고스란히 그 피해는 소액주주에게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루머들을 유포하는 행위들은 자본시장법 178조 또는 제178조의 2에서 금지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9-23 09:03:35[파이낸셜뉴스]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이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과 최근 회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소·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고려아연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한화그룹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을 도와 '백기사'로 나서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추석 연휴 직후 고려아연 사옥을 찾아가 최 회장과 만났다. 최 회장과 김 부회장은 수소·신재생에너지 등 공동 사업을 논의하고, 최근 고려아연이 겪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최 회장을 찾아간 것은 고려아연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유지해 온 한화그룹이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 측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그룹은 ㈜한화를 중심으로 수소,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고려아연과 긴밀한 사업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한화는 2022년 고려아연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자사주 7.3%와 고려아연의 자사주 1.2%를 맞교환하기도 했다. 현재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7.76%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한화, 현대차, LG화학 등 대기업 지분(18.4%)을 최씨 일가 우호 세력(백기사)으로 분류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09-22 19:43:24[파이낸셜뉴스] 신선식품 배송에 사용되는 보냉백 안에 먹다 남은 음식과 쓰레기 등을 가득 채워 수거해 달라고 내놓았다는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가족이 배달일을 하고 있다는 A씨는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족을 돕기 위해 보냉백을 회수하던 중, 백 안에 이런 게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냉동 딸기와 닭가슴살 봉지, 단백질, 볶음밥 등이 보냉백 안에서 이리저리 엉켜있는 것이 보인다. 배달시키면 함께 오는 밥은 플라스틱 통 안에서 꺼내지도 않은 채 버려진 모습이다. A씨는 "본인이 산 물건 녹지 말고, 상하지 말라고 담아서 줬으면 잘 반납해야 하는 건데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택배 일하는 사람을 뭐로 보는 거냐. 본인 쓰레기는 본인이 알아서 좀 버려달라"고 토로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간들이다", "문 앞에 쏟고 가라", "보냉백에서 바퀴벌레가 나오는 이유", "저런 사람들 때문에 좋은 취지가 다 희석된다", "저렇게 모았다가 버리는 것도 능력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배달 기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사연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는 '왜 배달 기사에게 음식물이 든 쓰레기 봉지를 주면 안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는데, 당시 작성자 B씨는 "배달원에게 음식물 쓰레기 줘도 되는 거 아니냐. 돌아가는 길에 쓰레기 버려주면 얼마나 좋냐" 라고 발언해 뭇매를 맞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05 21:55:20효성그룹이 형제들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주사) 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백기사'로 참전했다.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은 조현범 회장의 큰아버지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의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15일 한국앤컴퍼니 지분 0.15%(14만6460주)를 취득하며,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형·누나·여동생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는 조현범 회장의 백기사(우호 세력)로 전격 등장했다. 효성첨단소재의 취득 가액은 26억70만4700원이다. 효성첨단소재의 최대 주주는 (주)효성(21.20%)이며, 조현상 효성 부회장(12.21%)과 부친인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10.32%)이 주요 주주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도 0.01% 가량 이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다. 차남 조현범 회장 지원에 나선 조양래 명예회장도 주식 추가 매수를 진행했다. 같은 날 조양래 명예회장은 장내에서 한국앤컴퍼니 주식 30만주(0.32%)를 주당 1만7398원에 취득(총 매수금액 52억1940만원)했다. 앞서 지난 14일 확보한 지분 2.72%를 합치면 조 명예회장의 총 지분은 3.04%다. 이로써 조현범 회장이 확보한 지분은 본인 지분(42.03%)에 부친(3.04%), 효성첨단소재(0.15%), 신양관광개발(0.02%) 지분을 합쳐 총 45.24%다. 여기에 hy(한국야쿠르트)가 가지고 있는 지분(1% 추정) 등 우호세력 지분을 더하면 경영권 방어까지 남은 지분은 3% 남짓으로 관측된다. hy의 윤호중 회장과 조현범 회장은 초등학교 동창(서울 성신초등학교)으로 40년 지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의 등장에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효성첨단소재가 한국앤컴퍼니의 주식을 공동보유목적으로 공시한 것은 조 회장의 손을 확실히 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효성의 계열사로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한국앤컴퍼니를 외국계 사모펀드에 넘길 수 없다는 뜻이자, 양사간 안정적 사업관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성 관계자도 "한국앤컴퍼니는 효성첨단소재가 생산하는 타이어코드의 국내 최대 고객사"라며 "양사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앤컴퍼니의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과거 효성그룹 계열사였다. 조양래 명예회장이 1977년 독립해 사세를 확장하며 국내 최대 타이어 회사로 성장시켰다. 업계에서는 효성이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전면에 나선 이상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경영권 공격에 나선 MBK파트너스가 확보한 지분은 현재 30.36%다. 조현식 고문(지분 18.93%), 차녀 조희원씨(10.61%),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1%) 등 조양래 명예회장의 세 자녀 지분을 합친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오는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 20.35~27.32%의 지분을 확보, 과반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의 공세에도 조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지분(50%이상)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3-12-18 18:13:38[파이낸셜뉴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파트너스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하는 방안이 확인됐다. 현 회장이 2000억원대 배상금 조달을 위해 M캐피탈로부터 연 12%로 2300억원을 빌렸는데 이를 상환하기 위한 목적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 회장 측과 H&Q는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구조화 거래를 논의 중이다. 3000억원 규모 거래다. 현 회장과 자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현대네트워크는 18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8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 EB 교환 대상은 현 회장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이다. H&Q는 CB와 EB에 현 회장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구주 400억원을 합쳐 매입한다. 앞서 지난 4월 현 회장은 M캐피탈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현 회장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319만6209주(지분율 7.83%), 현대네트워크 보유 주식 433만1171주(10.61%)를 담보로 4개월 만기 주식담보대출이다. 현대네트워크는 현 회장(91.3%), 현 회장 가족이 보유한 회사다. 지난 3월 대법원이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인 쉰들러홀딩스가 현 회장과 한상호 전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현 회장에 170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이번 투자에도 현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한다. 다만 현 회장 측이 정해진 기한 내 CB와 EB 자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H&Q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는 조건을 넣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3-06-13 17:48:26[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유동성 부족 사태에 내몰린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 인수를 추진하고 나서자 전 세계 가상자산 업계가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가상자산 혹한기 속에 '백기사' 역할을 자처했던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가 한 순간에 몰락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취약성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FTX가 발행하는 FTX토큰(FTT) 가격이 80% 이상 폭락한 것과 관련 ‘제2의 루나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FTX 위기에 '크립토 백기사' 몰락 장펑차오 바이낸스 대표는 9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심각한 유동성 부족 사태에 직면한 FTX가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며 "투자자 보호 취지에서 FTX닷컴을 전량 인수하는 내용의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CEO 역시 "FTX닷컴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투자자는 동일 주체"라며 "바이낸스와 전략적 거래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 발표는 FTX가 '유동성 위기는 루머일 뿐'이라고 반박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나온 것이다. FTX는 최근 관계사인 알라메다의 재정 부실설로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다. 지난 2일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알라메다의 대차대조표를 입수해 자산의 대부분이 FTT로 채워져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FTX가 FTT를 발행하면 알라메다가 대부분 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두 회사의 재정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FTX와 알라메다는 모두 뱅크먼 프리드 CEO가 창업한 회사다. 이런 상황에서 FTX와 경쟁 관계에 있던 바이낸스가 결정적 한 방을 날렸다. 자오창펑 대표는 보도가 나온지 5일 만인 이달 7일 바이낸스가 보유한 FTT를 모두 팔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결정은 "최근의 폭로에 따른 것"이라며 FTX와 알라메다의 코인 거래 구조를 겨냥했다. 이 발표로 FTX에서 뱅크런이 벌어지자 뱅크먼 프리드 CEO는 "거짓 루머"라며 반발했으나 FTX의 유동성 경색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결국 뱅크먼 프리드는 자오창펑에게 백기를 들었고 이날 바이낸스는 FTX 인수 추진을 발표했다.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는 며칠 새 뱅크먼 프리드 CEO이 추락했다는 사실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며 백기사를 자처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FTX의 벤처캐피털인 FTX벤처스는 앱토스랩스, 메사리, 스카이마비스, 레이어제로, 유가랩스, 1인치네트워크 등 다수 가상자산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구조적 취약성 노출" 이번 인수 발표 이후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은 일시 반등했다가 인수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낙폭이 오히려 더 커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인수 발표 직후 급반등하며 한때 2만달러를 회복했다가 1만7000달러 선까지 미끄러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가상자산들의 총 시가총액은 1조3000억달러에서 9150억달러로 11% 이상 감소했다. 이번 인수 추진과 관련, 자오창펑 대표는 "구속력이 없는 투자의향서"라며 "매우 역동적인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언제든 거래에서 손을 뗄 재량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컴페어는 "자오창펑이 인수 거래에서 손을 뗄 경우 여전히 (FTX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로 올해 초 320억달러 몸값을 평가받았던 FTX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사실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구조적인 취약성과 불안정성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전 집행 변호사인 존 리드 스타크는 "가상자산 죽음의 소용돌이는 순식간에 시작될 수 있으며 매우 임박한 것처럼 보인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 하락세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크립토컴페어는 "올해 비트코인이 사상 최악의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며 "과거 약세장과 비교했을 때 비트코인은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2-11-09 16:03:09[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와 바벨 파이낸스가 출금 중단을 선언하는 등 탈중앙화금융(디파이, DeFi) 연쇄 부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최근 시장 급락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디파이 프로토콜에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개입이 필요하다"며 잇따라 대출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블록파이 "FTX와 3240억원 규모 대출 계약" 24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BlockFi) 잭 프린스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블록파이와 FTX는 2억5000만달러(약 3240억원) 규모의 회전 한도 여신(revolving credit facility, RCF) 계약서에 서명했다"며 "(이번 계약은) 대차대조표를 더욱 강화하고 플랫폼의 역량을 개선할 수 있는 자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RCF는 현금 흐름의 급격한 변동을 겪고 있는 회사에게 한도 내의 단기 신용자금을 제공해주는 일종의 기업용 마이너스 통장이다. 잭 프린스는 "획기적인 발표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의 자금이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하기 위한 블록파이의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했던 지난 몇 주 동안 우리 팀과 플랫폼, 리스크 관리 프로토콜이 낸 성과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블록파이는 가상자산 예치시 최대 15%(폴카닷)의 이자를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용자들에게 지급된 이자가 7억달러(약 9076억원2000만원)에 달할 정도다. 블록파이는 셀시우스·바벨 파이낸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약세장에서 투자손실도 상당했으며 미국 증권위원회 벌금 1억달러(약 1296억원400만원)까지 내야하는 등 연내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애널리스트 오터루(otteroooo)는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블록파이는 90% 확률로 2022년 말까지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이라며 "17일 하루동안 약 2000 BTC와 5000 ETH가 블록파이 지갑에서 외부로 이체됐다. 유동성 위기는 치킨 게임이라는 것을 떠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기 상황에 백기사로 나선 FTX "생태계 지켜야" FTX의 대출은 창업자 샘 뱅크만 프리드가 디파이에 대한 지원을 언급한 이후에 이뤄진 일이다. 샘 뱅크만 프리드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자신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위기의 전염을 막기 위해 개입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그 일을 일으킨 사람이 아니거나 그 일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생태계에 건강한 것이라 생각하며 생태계가 성장하고 번성하도록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샘 뱅크만 프리드의 또 다른 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는 가상자산 브로커리지 서비스 보이저디지털에게 총 5억달러(약 6481억원) 규모의 현금과 비트코인 등의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보이저디지털은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해 이 자금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FTX는 지난해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리퀴드가 해킹 공격에 노출, 9000만달러(약 1167억300만원)의 피해를 입었을 때도 1억2000만달러(약 1556억400만원) 대출을 제공한 바 있다. FTX는 이후 리퀴드를 인수했다. "대공황 당시 시장 구한 JP모간 방식" 업계와 외신들 사이에서는 FTX의 이같은 행보가 대공황 시기 시장을 곤경에서 구한 투자은행들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IT전문 뉴미디어 쿼츠는 "FTX의 CEO는 현재 가상자산 폭락장에서 승자와 패자를 고르고 있다"며 "향후 가상자산 시장이 금융 여건을 안정시키기 위해 어떤 기업을 바라볼지 선례를 남겼다"고 분석했다. 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캐피털 창립자 앤서니 스카라무시는 트위터를 통해 "샘 뱅크먼 프리드가 새로운 JP모건이 됐다"며 "1907년 대공황 당시 JP모건의 방식대로 가상화폐 시장을 곤경에서 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고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한 가상자산 기업을 구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친화적 입장으로 '크립토맘'이라 불리는 헤스터 피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은 "리스크 관리 원칙을 어기고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활용하는 등 최전선에서 플레이하는 기업은 구제하며 안된다"며 "시장 상황이 좀 더 어려워지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무엇인지, 누가 만들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사라질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참가자 및 규제기관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는 암호화폐 시장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 수 있는 귀중한 학습기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2022-06-22 15:47:33[파이낸셜뉴스] 대한항공이 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안건을 논의한다. 시장에선 대한항공 최대주주 한진칼의 현금성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는 걸 고려하면 한진칼 역시 유증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이 또 다른 '백기사'를 영입, 그간 경영권을 두고 맞서왔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 측 지분율도 희석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13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자체 자본확충을 위한 유증 안건을 논의한다. 앞서 대한항공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최대 1조원 수준의 유증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다. 이번 이사회를 통해 세부 유증 규모와 시기를 15일 공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증을 진행하면 대한항공 최대주주인 한진칼 역시 지분 비율만큼 주식을 배정받는다.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율이 29.96%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증 규모를 1조원으로 감안할 경우 약 30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다만 한진칼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지난해 연말 기준 523억원 수준에 그친다. 1370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을 고려해도 3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 탓에 시장에선 한진칼이 제3자 배정 유증을 통해 우호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대한항공 유증에 투입할 자금까지 한꺼번에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이뤘던 미래에셋대우가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가 싱가포르에 항공기 리스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기한 연기된 만큼 대한항공으로 기수를 틀 수 있다는 추측이다. 항공기를 인수해 항공사들에게 임대하고 리스료를 받거나 항공기를 되팔아 매각차익을 남겨야 하는 미래에셋대우에겐 나쁜 선택이 아니란 설명이다. 아울러 한진칼이 보유지분과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방법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이외에도 ㈜한진(지분율 23.62%)과 진에어(60%), 정석기업(48.27%), 한진관광(100%), 칼호텔네트워크(100%) 등을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3000억 규모 자금조달엔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4월 24일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 2000억원과 화물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000억원, 영구 전환사채(CB) 3000억원 등을 통해 총 1조2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20-05-11 15:02:50[파이낸셜뉴스] 대한항공과 업무제휴(MOU)를 맺은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 1%가량을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이 격화하는 가운데 향후 카카오가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말 한진칼 지분 1%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매입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대한항공과의 양해각서(MOU) 이후 한진그룹과 전사적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일부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며 "(의결권 행사 여부는)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앞서 지난해 12월 5일 고객 가치 혁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맺었다. 모바일 환경에서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콘텐츠 강화, 멤버십, 커머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두 회사의 이런 제휴를 고려하면 카카오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상호 협업을 위한 투자로 풀이된다. 당시 협약은 정보기술(IT), 마케팅이 접목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원태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카카오가 조 회장과의 사전 교감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 따라서 카카오가 의결권을 행사한다면 조 회장의 '백기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한진칼은 오는 3월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상정한다. 다만 조 회장의 지분율은 6.52%에 불과하고, 최근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든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과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의 이탈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 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와 최근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권 참여'로 정정한 반도건설(8.20%)이 어떤 행동에 나설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20-01-20 16:2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