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지역 비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들이 방문한 식당 사장의 심경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백반집 사장 A씨가 피식대학이 방문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당시 점심 영업시간이 끝나서 손님을 안 받으려고 했지만 유명 유튜버라고 하길래 식사를 내줬다”며 “며느리를 통해 해당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장사가 끝났는데도 밥을 준 내가 잘못”이라며 “너무 힘들어서 가게 문을 닫고 바람 좀 쐬고 올까 고민이 든다”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오동창 영양군수는 한 매체 유튜브에 출연해 “많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눈 떠보니 영양이 스타가 됐다”고 이번 사태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오 군수는 “영양은 부족하지만 별 보기 힘든 요즘 세상에서 별천지를 누리고, 자작나무 숲에서 천연의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이라며 “전국에서 100세 인구가 가장 많은 최장수 군”이라고 영양을 자랑했다. 피식대학 "저희 미숙함으로 피해 입으신 모든 분께 사죄" 지역비하 논란에 휩싸였던 피식대학은 19일 “5월 11일 피식대학 유튜브 채널에 올린 ‘메이드인 경상도, 경북 영양편’과 관련하여 사과드린다. 저희의 미숙함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용주, 정재형, 김민수는 이날 발표한 공식 사과문을 통해 “여러분께서 질책해 주시는 부분들에 대해 반성의 자세로 모든 댓글을 삭제 없이 읽어 보았다”면서 “신속한 사과가 중요함을 잘 알고 있었으나, 이번 일과 관련된 당사자분들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직접 드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또한 충분한 반성이 동반되지 않은 사과문을 통해 저희의 진심이 부족하게 전달되는 것이 걱정되어 숙고 끝에 오늘 사과문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피식대학은 “‘메이드 인 경상도’는 이용주의 지역 정체성을 소재로 한 코미디 콘텐츠”라며 “이용주 본인이 부산 사람이라고 주장함에 반해 실제 경상도인과의 대면에서 보이는 어수룩함과 위화감을 코미디로 풀어내는 게 기획의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차가 진행됨에 따라 경상도 여러 지역의 문물을 경험하는 내용이 추가되며 자연스럽게 지역 홍보적인 내용을 포함하게 됐고 해당 지역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력에 대해 깊게 숙고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문제가 됐던 영양군 편은 지역의 명소가 많음에도 한적한 지역이라는 콘셉트를 강조하여 촬영했고 이에 따라 콘텐츠적인 재미를 가져오기 위해 무리한 표현을 사용했다”면서 “특히 해당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솔한 표현을 사용했다. ‘중국 같다‘, ‘특색이 없다’, ’똥물이네‘, ‘할머니 맛’ 등 지적해 주신 모든 언급사항에 대해 코미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태로 시청자분들께 여과 없이 전달됐고 이 부분 변명의 여지 없이 모든 부분에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드린다”고 했다. "마음의 상처 드렸다" 식당, 제과점 등 직접 방문해 사과 이들은 사과문 발표에 앞서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제과점과 식당을 직접 방문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해당 가게 사장들도 “본인은 괜찮다”, “우리 모두 실수를 하는 사람이다. 첫 번째는 실수지만 두 번째는 잘못이 되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며 이들의 사과를 받아줬다. 피식대학은 “두 사장님 모두 지금은 피해가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추후 발생할 피해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다”고 했다. 영양군을 마치 유배지처럼 표현한 것과 관련해서도 영양군민과 해당 지역 공직자, 한국전력공사 직원들에게도 사과했다. 이들은 “마음의 상처를 드렸고 여지없이 죄송하다. 영양군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시는 영양군 주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저희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영양군청에 연락을 드렸다. 당장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추후 어떤 형태로든 저희의 잘못을 바로잡을 방법을 찾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서 피식대학 멤버들은 경북 영양편 영상에서 “내가 공무원이면, 여기 발령받으면, 여기까지만 할게”, “(젤리가) 할매 맛이다.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 “위에서 볼 땐 강이 예뻤는데 밑으로 내려오니 똥물” 등의 비하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5-19 09:03:54[파이낸셜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15년째 '1000원'에 백반을 제공하는 식당에 격려금과 함께 손편지를 전달했다. 15일 총리실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이날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에 위치한 '해뜨는 식당'에 직원을 통해 격려금과 직접 작성한 편지를 전했다. 해당 식당은 어머니가 시작한 곳을 따님이 이어받아 15년째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당초 한 권한대행은 이날 광주 기아오토랜드를 방문한 뒤 식당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다른 일정이 생겨 방문하기 어렵게 되자 직원을 통해 격려의 마음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 권한대행이 전달한 격려금은 평소 식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주던 인근 식재료 가게에 선결제하는 방식으로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한대행은 편지를 통해 "어머님이 시작하신 1000원 백반 식당을 따님이 뒤를 이어 15년째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일정이 여의찮아 멀리서 감사 말씀만 전하고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다른 점포 사장님들도 (식당을) 많이 도와주신다고 들었다"며 "대인시장과 해뜨는식당 모두 건승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을 방문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상호관세 협상과 관련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협상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부는 (자동차)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필요한 대책을 필요한 시기에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 권한대행은 이날 마감이었던 국민의힘 경선 후보에 등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대행이 3지대 대선주자로 출마할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4-16 06:16:47[파이낸셜뉴스] 지난 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나 너무 모욕적이다. 수치스럽다"는 말로 시작되는 긴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A씨가 1인당 8000원인 한식뷔페 식당에서 경험한 일이다. A씨는 세 접시를 먹은 뒤 공개적으로 식당 사장에게 핀잔을 들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해당 글이 올라오고 9일 현재까지도 온라인에선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수북이 담지 않은 세 접시 A씨는 "요즘 한식 뷔페에 꽂혀서 (식당들을) 찾아다니고 있는데, 많이 먹었다고 사람들 있는 데서 공개적으로 호통을 된통 당했다"며 "너무 모욕적이고 수치스럽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식당에서 뷔페접시로 세 그릇을 먹었다. A씨는 "(그릇에 음식을) 수북이 담은 건 아니고, 있는 거 맛보려고 첫 번째는 골고루 (담았고), 두 번째는 비빔밥, 세 번째엔 접시 반도 안 차게 (담았다)"라며 "호박죽, 미역국, 동치미 국물들은 맛만 봤다"고 적었다. 자신의 글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음식을 담은 접시와 그릇의 사진도 올렸다. 문제의 상황은 이후에 벌어졌다. A씨는 "사장이 쌓인 접시와 나를 계속 빤히 보다가, 그릇 반납하러 가니 '이거 다 몇 명이 먹은 거냐'고 물었다"며 "다른 식당에선 사장님들이 '잘 먹어서 고맙다'고 말해 주셨기 때문에, (이번에도) 당당히 '혼자 먹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반응이 돌아왔다. A씨는 "(사장이) '혼자 먹으면서 그릇이 뭔 10개가 넘게 나왔냐'고 주방에 있는 이모한테 말했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이러면 안 되지'라면서 큰소리로 얘기하더니, 주방 이모도 '8000원에 이렇게 먹으면 어떡하냐'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2인분 식사비를 지불했다. 계산대에 가면서도 사장은 구시렁거렸다"면서 "내가 너무 과한 건가. 진짜 너무 기분이 상했다"고 썼다. 뷔페와 무한리필 A씨 글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주로 식당과 사장에 대해 "한식 뷔페는 많이 먹으면 안 되나" "뷔페인데 안 남기고 다 먹으면 상관없다"거나 "세 접시 먹은 게 그렇게 화낼 정도로 많이 먹은 건가" "뷔페를 운영하면 안 될 듯" 등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반대로 대기업 외식 브랜드를 거론하며 "급식·학식 등 단체급식 사설식당이라 생각하면 된다", "8000원이다. 먹고 싶은 것만 덜어서 백반집 수준으로 먹는 것"이라며 식당 측 입장을 대변하는 의견도 있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7-09 15:19:32우리동네 우리이웃의 사랑방 같은 골목 맛집을 소개합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어느 월요일, 서울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이탈리안 레스토랑 '몽고네'. 테이블 위에는 형형색색의 꽃이 꽃병에 꽂혀 있고,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돼 있었다. 매장 한편에 자리한 대형 흑백 사진은 성수동 어느 갤러리의 작품 사진처럼 보였다. 사실은 모두 김동우 몽고네 대표가 수차례 이탈리아를 오가며 직접 찍은 것들이다. 김동우 대표는 "레스토랑은 단순히 손님이 오는 장소가 아니라, 배고픔이라는 질병을 가진 환자를 셰프가 맛있는 요리와 따뜻한 환대로 치유하는 공간이라 생각한다"며 "코로나19 당시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받던 손님들을 위해 꽃 장식을 시작했는데 꽃을 보고 우시는 할머니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에는 사진사를 꿈꿨다. 견습 무급 노동으로 사진 업계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호텔 셰프로 일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일을 시작했다. 서울 이태원에서 캐나다계 이태리 셰프가 운영하는 '솔티노스'란 곳이었다. 이후 솔티노스 셰프와 함께 서울 압구정에 또 다른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그라노'를 2010년에 열게 된다. 김 대표는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로 한국 사람들이 해외 여행을 자제하게 되고, 해외에서 유학을 마친 셰프들이 한국에서 레스토랑을 열면서 레스토랑 전성기가 시작됐다"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인 '정식당'을 비롯해 다양한 유명 식당들이 이 시기에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라노는 순항했지만 쉬지 않고 달렸던 김 대표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 장시간 선채로 근무하던 김 대표의 무릎이 고장났고, 수술과 재활에 1년 이상이 필요하게 되면서 강제로 독립을 해야했다. 2013년, 창업대출 5000만원을 받아 서울 연희동에 몽고네 1호점을 열었다. 좁은 골목길, 도저히 식당으로 쓸 수 없는 입지, 반지하 건물 등 지금 생각하면 '미친짓'이었다. 하지만 과거부터 연을 쌓은 단골 손님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몽고네는 이탈리안 맛집으로 알려졌다. 가게의 이름인 '몽고네'는 '몽골리안'을 닮았다는 서양인들의 인종차별적 발언에서 시작됐지만, 이후에는 '칭기즈칸의 후예'라는 의미를 담아 고수하게 됐다. 김 대표는 "당시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는 처음으로 초밥 집의 바 테이블 형태로 인테리어를 했다"며 "한국식 백반집처럼 이탈리아 '오스테리아' 형태로 매장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최근 흑백요리사 우승자인 나폴리 맛피아의 스파게티 바의 원형인 셈이다. 몽고네는 인근 상암동에서 방송 관계자, 여의도 금융맨 등이 찾는 맛집으로 떠올랐다. 처음에는 파스타 메뉴도 '봉골레', '크림소스 파스타', '토마토 파스타' 3개 였지만 손님들과 함께 성장하며 음식의 종류와 맛도 향상됐다. 몽고네 1호점의 성공으로 현재 위치인 압구정에 지금의 몽고네 2호점이 들어섰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몽고네 1호점은 2호점 오픈 후 2년 뒤 정리했다. 김 대표는 "고객은 식당에서 대접해 줘야할 환자이면서 동시에 식당을 성장시키고 가르쳐 주는 스승"이라며 웃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2-19 18:17:53지난주 외식업체와 저녁 약속이 있어 이태원을 갔다가 충격을 받았다. 유동인구가 몰리는 평일 저녁 시간대였지만 이태원역 길거리는 평소와 사뭇 달랐다. 국내 최대 외국인 밀집지역이 맞나 싶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고서야 외국인을 발견했다. 의아해하며 약속 장소인 대형 외식매장으로 들어갔다. 또 한번 생경한 풍경이 펼쳐졌다. 100석 규모의 이 매장은 이태원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곳이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만석에 대기줄은 기본이었다.이날 손님이 있는 자리는 반이 겨우 넘어 보였다. 그나마 외국인 손님은 서너명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매니저는 "계엄 사태 때문"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정확히는 계엄 사태 일주일 뒤부터 외국인들이 자취를 감췄다고 했다. 사실 비상계엄은 50대인 필자에게도 낯설고 형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외국인들이 이렇게 빠르게 반응할 줄은 몰랐다. 수년 전 독일 베를린 출장을 갔다가 시리아 난민 관련 대규모 시위를 목격했지만 그저 '그들의 일'로 치부했다. '설마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겠느냐'는 근거 없는 안도감과 무관심이었을 게다. 어쨌든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외국인들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 오만이었다. 중무장한 군인들과 시민들이 엉킨 그날의 현장은 외국인들에게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내국인 소비도 직격을 당했다. 자주 가는 회사 인근의 복집 주인은 "첫 탄핵 의결이 있던 지난 7일 주말은 영업 이래 가장 손님이 없었다"고 했다. 강남에서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도 이러니 자영업자들의 타격은 짐작이 안 된다. 오랫동안 씨를 뿌렸던 K컬처의 결실이 K관광과 K쇼핑으로 이어지던 분위기에 찬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날의 여파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내수시장을 덮친 것이다. 따뜻한 겨울에 연말 특수가 사라진 내수업계는 탄핵정국까지 겹쳐 망연자실이다. 통계청이 공개한 올해 3·4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0.6으로, 지난해 3·4분기보다 1.9% 하락했다. 이는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인 10분기 연속 감소세다. 내수의 근간인 소비 침체가 언제 회복될지 가늠이 안 되는 것이다. 정치지형을 떠나 이번 사태가 2주 만에 일단락된 건 응급상황이던 내수경기에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 경제가 대내외적 변수로 1%대 저성장이 뉴노멀화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반면 내수경기를 좌우하는 물가는 고공행진이다. 정부가 식품 가격이나 통신비, 기름값 등을 억눌러서 겨우 막는 형국이다. 경제의 두 수레바퀴인 수출과 내수는 모두 위태롭다. 올해 수출은 그나마 쌍두마차인 반도체와 자동차로 버텼지만, 내수는 딱히 답이 안 보인다. 물가가 오르면 가처분소득 악화로 소비부터 줄인다. 요즘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늘리는 알뜰족을 많이 본다. 소비가 줄면 기업은 생산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 생산 감축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 경제의 악순환 고리 한복판에 한국 경제가 있다. 그나마 수출에 비해 통제성이 높은 게 내수다. 아무래도 대외여건보다는 국내 상황에 국가시스템의 개입이 쉽지 않겠는가. 여야를 막론하고 내수 살리기가 지금은 최우선의 국정과제가 돼야 한다. 모든 국가적 역량을 실물경제 회복에 쏟아도 모자랄 판이다. 크게는 금리인하, 조기 추경 등 재정지출 확대를 동원해야 한다. 정쟁에 매몰됐던 정치권도 필사즉생의 각오로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금의 경제상황은 IMF 관리체제(외환위기)에 버금가는 불확실성의 시기라고 본다. 금니, 돌반지까지 모아서 외환보유고 안정에 혼연일체가 됐던 기억을 되살려야 할 때다. 여야는 대통령의 운명은 헌법기관과 수사기관에 일임하고, 오롯이 경제에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국회에 앉아 삿대질과 고성으로 시간을 보낼 바에야 단체로 국회 앞 백반집을 찾아가 매출을 올려주는 퍼포먼스라도 하는 게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cgapc@fnnews.com
2024-12-18 18:09:391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백반집 내부. 이모씨(77)는 이날 점심 메뉴인 된장국에 넣을 시금치를 다듬고 있었다. 처음 식당 문을 연 이후 17년째 매일 같이 반복하는 일이라 힘은 들지만 그래도 익숙하다고 했다. 다만 최근 한숨이 많이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이씨는 "시금치 한 상자가 6~7만원이나 한다.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가격"이라며 "시금치만 오른 게 아니라 대파, 배추 등 가격이 다 올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돈이 없어 고기를 못 먹는다고 했지만, 지금은 돈이 없어 채소를 못 먹는다"며 "지금처럼 힘든 시절은 또 없다"고 했다. 기후변화의 여파에 장마철에 들어오면서 야채 가격이 급증 중이다. 이씨가 다듬고 있던 시금치의 경우 한달 전에 비해 70% 이상 상승했다. 다른 야채의 가격도 한달 전에 20~40% 넘게 오르면서 자영업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었다. 아울러 물가 상승까지 자극하는 분위기다. ■ 급등한 야채 가격… 부담 커진 자영업자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시금치 100g의 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1338원이다. 1개월 전(753원)과 비교해 77.7% 높으며 최근 5년간 평균 1002원보다 33.5% 비싸다. 같은 기간 청상추 100g의 가격은 975원에서 1458원으로 49.5% 상승했다. 최근 5년간 평균 가격인 1301원과 지난 10일 가격을 비교하면 12.1% 올랐다. 배추 1포기의 가격도 4501원으로 1개월 전(3627원)과 최근 5년 평균(3795원)과 비교하면 각각 24.1%, 18.6% 높아졌다. 급등한 야채 가격에 이날 식당의 주인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7년째 대학로에서 한식집을 운영 중인 A씨는 "김치와 양파절임 등 밑반찬을 셀프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중단을 고민 중"이라며 "2년 전까지 1달간 지급하는 야채 가격이 500만원이라면 지금은 1200만원 정도다"고 강조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전모씨(47)도 "최근 상추 셀프바를 중단하고 손님들이 요구하면 서빙하고 있다"며 "손님 중에는 '변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봄철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오른 상추 가격을 감당하기에 버겁다. 고기를 파는 건지 상추를 파는 건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식당 주인들은 정부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종로에서 보쌈집을 운영하는 B씨(60대)는 "정부에서 이런저런 대책을 세운다고 하고 세워왔지만 체감이 안 된다"며 "중간 유통업체에 물건이 많이 들어와야 야채가 싸진다. 비축된 야채를 푼다고 하는데, 그것들이 다 어디 가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고온·장마 등으로 인한 채소 수급 불안에 대비해 봄배추·봄무 1만5000t에 대한 수매비축을 추진 중이다. 관련해 자영업자들은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 ■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지나야채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물가를 자극하는 분위기도 포착됐다. 야채를 많이 쓰는 식당 주인들이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씨는 "지난해 7월 올렸던 음식 가격을 또 올려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마음으로는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다"고 전했다. 음식값 상승 기류에 이날 만난 시민들은 상인들의 심정을 일부 공감하면서도 팍팍한 주머니 사정이 걱정된다고 했다. 더구나 야채 가격을 핑계로 음식값이 올라갈 수는 있지만 추후에 가격이 안정된다면 음식값이 내리지는 않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봤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김모씨(40)는 "장을 볼 때면 야채 가격을 보면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식당 주인들도 부담은 크겠지만 식당에서 음식값을 올리면 서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식당에서 가격을 올리면 외식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7-11 18:26:11[파이낸셜뉴스] 1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백반집 내부. 이모씨(77)는 이날 점심 메뉴인 된장국에 넣을 시금치를 다듬고 있었다. 처음 식당 문을 연 이후 17년째 매일 같이 반복하는 일이라 힘은 들지만 그래도 익숙하다고 했다. 다만 최근 한숨이 많이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이씨는 "시금치 한 상자가 6~7만원이나 한다.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가격"이라며 "시금치만 오른 게 아니라 대파, 배추 등 가격이 다 올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돈이 없어 고기를 못 먹는다고 했지만, 지금은 돈이 없어 채소를 못 먹는다"며 "지금처럼 힘든 시절은 또 없다"고 했다. 기후변화의 여파에 장마철에 들어오면서 야채 가격이 급증 중이다. 이씨가 다듬고 있던 시금치의 경우 한달 전에 비해 70% 이상 상승했다. 다른 야채의 가격도 한달 전에 20~40% 넘게 오르면서 자영업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었다. 아울러 물가 상승까지 자극하는 분위기다. 급등한 야채 가격...부담 커진 자영업자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시금치 100g의 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1338원이다. 1개월 전(753원)과 비교해 77.7% 높으며 최근 5년간 평균 1002원보다 33.5% 비싸다. 같은 기간 청상추 100g의 가격은 975원에서 1458원으로 49.5% 상승했다. 최근 5년간 평균 가격인 1301원과 지난 10일 가격을 비교하면 12.1% 올랐다. 배추 1포기의 가격도 4501원으로 1개월 전(3627원)과 최근 5년 평균(3795원)과 비교하면 각각 24.1%, 18.6% 높아졌다. 급등한 야채 가격에 이날 식당의 주인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7년째 대학로에서 한식집을 운영 중인 A씨는 "김치와 양파절임 등 밑반찬을 셀프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중단을 고민 중"이라며 "2년 전까지 1달간 지급하는 야채 가격이 500만원이라면 지금은 1200만원 정도다"고 강조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전모씨(47)도 "최근 상추 셀프바를 중단하고 손님들이 요구하면 서빙하고 있다"며 "손님 중에는 '변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봄철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오른 상추 가격을 감당하기에 버겁다. 고기를 파는 건지 상추를 파는 건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식당 주인들은 정부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종로에서 보쌈집을 운영하는 B씨(60대)는 "정부에서 이런저런 대책을 세운다고 하고 세워왔지만 체감이 안 된다"며 "중간 유통업체에 물건이 많이 들어와야 야채가 싸진다. 비축된 야채를 푼다고 하는데, 그것들이 다 어디 가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고온·장마 등으로 인한 채소 수급 불안에 대비해 봄배추·봄무 1만5000t에 대한 수매비축을 추진 중이다. 관련해 자영업자들은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지나야채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물가를 자극하는 분위기도 포착됐다. 야채를 많이 쓰는 식당 주인들이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씨는 "지난해 7월 올렸던 음식 가격을 또 올려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마음으로는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다"고 전했다. 음식값 상승 기류에 이날 만난 시민들은 상인들의 심정을 일부 공감하면서도 팍팍한 주머니 사정이 걱정된다고 했다. 더구나 야채 가격을 핑계로 음식값이 올라갈 수는 있지만 추후에 가격이 안정된다면 음식값이 내리지는 않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봤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김모씨(40)는 "장을 볼 때면 야채 가격을 보면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식당 주인들도 부담은 크겠지만 식당에서 음식값을 올리면 서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식당에서 가격을 올리면 외식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7-10 16:28:42구독자 318만명을 보유했던 인기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지역 비하 논란에 휩싸이면서 4만명 이상이 구독을 취소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재빠른 사과를 하지 않자 네티즌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18일 오전 6시 기준 피식대학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314만명이다. 이들이 지난 11일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왓쓰유예’라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이 지역 비하 문제로 16일 공론화된 지 이틀여 만에 4만명 이상이 구독을 취소한 것이다. 또한 해당 영상에는 이들의 무례함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쏟아지면서 댓글 수가 4만개를 돌파했다. 여전히 구독자 수가 많은 편이지만 ‘싫어요’ 등이 쏟아지면서 향후 알고리즘에 영향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가 된 영상에는 피식대학 멤버인 개그맨 김민수, 이용주, 정재형이 경북 영양을 여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의 여행은 영양버스정류장에서부터 시작됐다. 김민수는 정류장에서 ‘청기·상청·진보·입암’ 방면 표지판을 발견하고 “이런 지역 들어본 적 있냐. 여기 중국 아니냐”고 했다. 이들은 지인 추천으로 한 제과점에서 햄버거빵을 먹으면서 “이건 서울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굳이 영양까지 와서 먹을 음식은 아니다” “내가 느끼기엔 부대찌개 같은 그런 느낌이다. 못 먹으니까 그냥 막 이렇게 해서 먹는 것 아니냐” 등의 혹평을 했다. 이후 한 백반집에 방문한 뒤에도 “메뉴가 솔직히 너무 특색이 없다” “메뉴가 의미가 없어서 주는 대로 먹어야 한다”, “이것만 매일 먹으면 햄버거가 얼마나 맛있을지, 아까 그 햄버거가 천상 꿀맛일 것” 등의 말을 쏟아냈다. 특히 이들은 가게 상호명을 그대로 노출했다. 식당을 나선 이들은 마트에서 특산품인 블루베리 젤리를 맛보면서 “충격적이다”, “할매 맛이다. 내가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 등의 발언도 거리낌 없이 했다. 이 밖에도 이들은 “인간적으로 너무 재미가 없다”, “강이 위에서 볼 때는 예뻤는데 밑에서 보니까 똥물” 등의 지역 비하성 발언을 쏟아냈다. 또 “공무원인데 여기 발령 받으면.. 여기까지 하겠다”며 다 같이 웃기도 해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그럼에도 피식대학 측이 발 빠른 사과를 하지 않자 비판 여론은 더 커지고 있다. 한편 '05학번 이즈 백', '한사랑산악회' 등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하나의 개그 프로그램처럼 기능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은 영미권 유명 토크쇼를 표방한 '피식쇼'가 인기 토크쇼로 자리 잡은 분위기였다. 최근 대세 아이돌 아이브의 장원영과 수학 '일타강사' 현우진이 출연했을 정도인데, 이번 논란으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5-18 00:09:28[파이낸셜뉴스] 시대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총 3편이 나왔다. 1997년, 1994년, 1988년이다. 10년 쯤 더 지나 2000년 대를 다룬 응답하라 시리즈가 나온다면 어떨까. 대학 신입생이던 2004년을 돌이켜 보면 떠오르는 기억의 단편들로는 PC방 카트라이더, 보드게임, 불닭, 민들레영토(카페), 캔모아와 아이스베리(빙수) 등등이 있다. 학교 앞 백반집의 가격은 4000원, 학식의 가격은 1500원 정도 하던 시절이었다. 현재는 대부분 사람들이 라면의 수프로 알고 있는 '불닭'도 2000년대에 유행했었다. 숯불에 직화로 구운 닭에 매운 양념을 입힌 요리였다. 캡사이신을 많이 써 먹는 순간 화학적인 매운 맛이 느껴지는 그런 음식이었다. 불닭 식당들은 현재의 탕후루 가게처럼 당시 우후죽순 생겨났으나 이후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불닭의 매운맛은 일부 닭발집이 이어 받아 현재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학교 근처에는 틈새라면(빨계떡)이라는 매운 라면 가게도 있었다. 1981년 김복현 창업주가 '김복현의 명동 빨계떡 틈새라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매운 라면 가게였다. 식당 벽면에는 형광색의 포스트잇을 가득 채운 메모가 붙어있었다. 틈새라면은 이후 팔도가 제품화를 통해 2006년 봉지라면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K-라면계의 매운맛 혁명은 2012년 발생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회사였지만 '우지 파동'으로 쇠락해 가던 삼양에 해성처럼 등장한 '불닭볶음면' 때문이었다. 당시 라면업계 전문가들조차도 '불닭볶음면'의 히트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매운맛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불닭볶음면은 한 공중파 TV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편의점에서 불닭을 먹는 장면이 전파를 타며 SNS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던 불닭볶음면은 2014년 유튜버 '영국남자' 채널에 소개된 뒤 SNS를 통해 '불닭 챌린지'가 유행하며 해외에서도 판매량이 빠르게 늘었다. 2011년 2987억원이던 삼양식품의 매출은 2023년 1조1929억원으로 약 4배 가량 늘었다. 히트 상품은 '천운'..매운맛 성공의 비결은 라면 업계에서만 20년 이상 종사해 온 김영종 팔도 연구1팀 팀장(수석)은 "히트제품은 맛있다고 되는 것도, 광고비를 맛이 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천운이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이든 노래든 선거든 새로운 돌풍은 한 가지 요소가 아니라 여러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양한 한류 그룹을 키워낸 JYP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박진영은 K팝의 인기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심지어 음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K팝의 글로벌적인 인기에 대해 궁금해 한다"며 "이에 대해 나는 K팝은 이전까지 유행해 왔던 레게, 락, 힙합 같은 음악스타일을 칭하는 말이 아니라 아티스트와 팬들이 맺는 특별한 '관계의 이름'이다. 음악의 장르가 아니라 관계성이 K팝이 히트한 이유다." K팝 성공의 이유가 노래나, 춤, 가수의 매력 등이 아닌 관계라는 그의 설명은 명쾌하진 않지만 납득이 가는 설명이다. 그만큼 이유를 분석하기 어렵고 한 두 가지 원인에 기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닭볶음면을 선두로 한 K 매운맛의 성공 비결도 어쩌면 '중독성 있는 제품'과 'SNS'라는 단순한 요인으로 분석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2012년 불닭볶음면이 나오기 10년 전 2002년 서울동대문 시장의 작은 매장에서는 '동대문엽기떡볶이'라는 매장이 문을 열었다. 사실 시작은 '땡초 불닭발'이었다. 하지만 2003년 조류 독감으로 불닭발 매출이 줄었다. 그런데 줄어든 매출을 사이드 메뉴인 '엽기떡볶이'가 채웠고 이후 엽기떡볶이는 10대~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유튜버 먹방의 대표 음식이 된 '엽떡'은 배달 시장의 성장과 함께 또 한번 급성장했다. 불닭볶음면 이전 매운맛이 서서히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스트레스가 매운맛 찾게 하는 이유? 또 2010년 즈음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출연하기 시작했다. 유뷰트, TV 등에서도 매운맛에 대한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기였다. 매운 맛은 '스코빌지수'를 통해 수치화가 가능했다. 스코빌지수를 통해 매운맛 단계를 설정하고 이를 참고 견디며 먹는 '챌린지'가 유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튜브를 통한 '도전 먹방'의 유행에 따라 '신길동 매운짬뽕', '신대방 온정돈가스의 디진다 돈가스', '선화동 매운실비김치', 마라탕 등의 유행도 이어졌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음식이 매워지기 시작한 것은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추의 매운 맛이 확산된 것은 1950년대로 추정되는데 6·25 전쟁 빈곤과 기아의 스트레스가 매운맛을 찾게 했다는 것이다. 고추장을 사용한 신당동 떡볶이 역시 1953년 처음 나왔다고 한다. 해당 내용은 국립민속박물관 안정윤 학예연구원의 2009년 논문 '고추, 그 매운맛에 대한 역사민속학적 시론-한국 사회는 왜 고추의 매운맛에 열광하는가'에 나온다. 안 연구원은 "고추의 매운맛은 중독 증세와 엔도르핀 효과에 힘입어 상업성을 띠었다”며 “이에 따라 1960년대 무교동 낙지볶음, 경기 연천의 망향비빔국수, 대구의 매운 갈비찜 등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42개국 중 자살률 1위 국가다. 스트레스 강도와 자살률을 단순히 인과관계로 놓을 순 없지만 '스트레스가 매운 맛을 찾게 만든다'는 가설이 맞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매운맛 사랑도 납득이 간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3-31 16:01:35[파이낸셜뉴스] 구독자 약 2200명을 보유한 유튜버가 논산훈련소 인근 식당들을 방문한 뒤 혹평을 내렸다. 이 유튜버는 식당들에 대해 "기분 탓이 아니라 정말로 맛이 없다"며 "장병들의 피를 빨아먹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24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달 전 논산 육군훈련소 앞 식당들을 방문한 유튜버 '어쩔수없는윤화'의 영상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유튜버는 지난달 13일 유튜브 채널에 '군인들 진짜 여기 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맛 없기로 유명한 식당들. 정말 맛이 없을까요? 아니면 입대를 앞둔 분들의 기분 탓일까요?"라며 방문 후기를 남겼다. 첫 번째 메뉴는 평점 1.6점인 고깃집이었다. 1인분에 1만4000원짜리 삼겹살을 주문한 유튜버는 "처음엔 비계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비계가 고기의 5분의 2를 차지했다. 2인분 주문했는데 비계랑 뼈 빼면 사실상 0.5인분 먹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추는 시들하고 젓가락에는 찌꺼기가 붙어 있었다. 동치미는 물맛 났다"며 "입소하기 전에 이 삼겹살을 마지막으로 먹으면 좀 속상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메뉴는 평점 1.5점인 백반집으로 "입대 장병 피 빨아 먹는 집", "전반적으로 맛이 그냥 그랬다" 등 평가를 받았다. 유튜버는 1인분에 1만8000원인 한우 소불고기 백반을 주문했다. 유튜버는 "밥을 딱 한 입 먹었는데 오래된 밥이었다. 밥그릇에 찌꺼기가 붙어 있었다"며 "논산 근처 식당들은 반찬을 돌려쓰냐? 반찬이 똑같이 맛없다. 최악"이라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짜고 비싸다. 한우 소불고기 같지도 않았다. 재료랑 가격만 따지면 강남 가로수길"이라고 꼬집었다. 세 번째 메뉴로 한 그릇에 8000원인 짬뽕을 먹은 유튜버는 "너무 화가 난다. 짜고 맵고 신선하지 않은 해산물"이라며 자리를 빠르게 떴다. 유튜버는 총평으로 "반찬은 완전 쇼크다. 서로 돌려쓰는 것 같다"며 "고깃집은 한 군데만 가봤지만 안 가봐도 뻔하다. 비계를 많이 줄 거다. 이렇게 비계 많이 주는 곳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입소 예정이면 휴게소에서 밥을 먹고 오거나 포장해 오는 것을 추천한다. 논산 연무대 쪽 자체가 굉장히 시골이라 애초에 높은 퀄리티의 음식이나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3-25 15:3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