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 19일 IMF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올해 2.2%, 내년 2.0%로 지난달 전망치보다 최대 0.3%p 낮췄다. 안팎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다. IMF 한국미션단이 지난 2주간 기획재정부 등과 경제 전반을 점검했는데, 한국 경제가 성장과 추락의 경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가계대출 등 금융불안이 안정세를 찾은 점은 긍정적으로, 길어진 내수침체와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가중을 부정적인 요인으로 봤다. 요약하자면 내년에는 성장률이 잘해야 2%대이고, 더 나쁘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IMF가 제시한 한국 경제의 위협요인과 처방은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부동산 관련 금융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건전성 조치 강화, 저출산·고령화로 취약해진 성장잠재력 확충과 여성·외국인 인력 활용·유입 확대, 무역질서 재편과 산업 급변에 따른 혁신기술 확보 등이다. 통화정책의 점진적 정상화, 재정지출 우선순위 조정 등 적극적인 건전재정 기조 유지도 권고했다. 잘 알고 있지만 이행이 잘 안 되는 것들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구조개혁인데, 성과가 미진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개혁동력을 잃어가고 국회는 정쟁에 빠져 민생을 외면하며 골든타임을 놓치고 헛바퀴만 돌고 있다. 우리가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이, 세계는 인공지능(AI)·전기차 등 첨단기술을 놓고 전쟁 중이다. 강대국들은 반도체 패권을 쥐려고 한국의 반도체 기술력과 공급망을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고율 보편관세 위협도 앞에 놓여 있고 게다가 중국의 철강·조선 등 과잉생산과 전기차·배터리, 범용 반도체의 저가 물량 공세가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때리고 있다.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가 지난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에 이어 19일 45년간 잘 돌리던 포항 1선재 공장마저 폐쇄한 것은 한국 경제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포스코는 중국 투자성공의 상징이던 장자강포항불수강 매각을 비롯, 적자사업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경제위기는 이미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주력산업 위축과 내수침체는 고용과도 직결된다. 올 2·4분기 기준 30세 미만 청년층과 40대 근로자 일자리 19만개가 줄어 2017년 통계 집계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미중 시장에 의존하는 수출중심 경제국가인 우리는 과거와 같은 산업구조와 정책, 규제로는 역동성을 회복하기 어렵다.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수출이 잘나가면 전체 경제를 끌어올리는 통계왜곡으로 착시에 쉽게 빠진다. 결국 경제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는 것이다. IMF가 주문한 '강력한 경제정책'은 공무원의 책상머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현장에서 통하는 정책이어야 성공한다. 기업들을 옥죄는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는 것부터 근본적인 개혁이 따라야 한다. 산업 구조전환에 필요한 저탄소 미래기술 연구개발(R&D)과 신규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적극적 지원이 요구된다. 민생과 투자 촉진을 위한 관련 법 개정이 국회에 발목이 묶여선 한발도 나아갈 수 없다. 여야 따질 것 없이 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2024-11-20 18:13:48【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이 중국과 첨단기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하기 위해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의 핵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미국 의회의 초당적 자문기구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19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연례보고서에서 중국과 전략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32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USCC는 의회가 '맨해튼 프로젝트'등 인공지능(AI)과 양자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대(對)중국 수출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USCC는 대(對)중국 수출통제의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소관 부처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 인력을 확충하라고 강조했다. 또 수출통제에 대한 양자 및 다자 차원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부처 간 노력을 조율할 고위당국자를 지정해야한다고 USCC는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감독하는 정부합동태스크포스(TFT)를 구성해 중국의 첨단기술 확보와 개발을 제한할 방안을 평가하라고 덧붙였다. USCC는 미국 연방자금을 수출통제 대상이나 중국군과 관련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막을 법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을 포함한 우려 국가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감독할 '대외 투자 사무국'을 행정부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원회는 의회가 행정부에 커넥티드 차량 규정을 산업용 기계, 사물인터넷(IoT), 가전 및 중국 기업이 생산한 커넥티드 기기로 확대할 것을 권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USCC는 미국 정부가 양자 기술의 개발과 상업화를 단독으로 또는 주요 국제 파트너와 함께 수직 통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중국이 통제하는 기업에서 특정 기술과 서비스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고려하라고 했는데 금지 대상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원격 관리가 가능한 에너지 기반 시설 제품 등이다. 이와 함께 USCC는 중국이 미국에서 사업하는 생명공학 기업의 연구개발 등에 관여할 경우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의회의 정기적 심사 없이 자동으로 최혜국 관세를 적용하는 항구적정상무역관계(PNTR) 지위를 박탈하고 연례 심사를 받게 하라는 설명이다. 중국 기업이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정보 요청이나 자발적 리콜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제품을 일방적으로 리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라고 권고했다. 또 USCC는 전자상거래업체를 통해 수입하는 제품에 대해 면세 한도(현재 800달러) 규정을 폐지하라고 했다. 미국은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업체가 미국의 면세 규정을 악용해 미국 시장에 저가 제품을 쏟아낸다는 입장이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11-20 03:43:26[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영전 박사팀과 함께 세계 세번째로 '완전 매립형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배터리 없이도 무선으로 전력과 통신을 전송해 영장류의 본능적 행동에서 발생하는 뇌신경 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실제로 이 무선 뇌신경 기록기를 원숭이의 뇌에 이식 후, 한달 동안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에서 사료나 간식을 섭취하는 행동 중 뇌신경 신호를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장경인 교수는 "영장류가 신경 신호 기록기 이식 여부를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무선으로 뇌신경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전임상 시험과 임상 시험에도 범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현재 의공학 기술로는 치료가 어려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난치성 뇌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19일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뇌신경 기록기는 영장류의 본능적 행동 연구를 위한 뇌공학 플랫폼 기술중 하나다. 이 장치는 인간과 유사한 영장류의 뇌와 행동간 관계를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한 번의 뇌신경 전극 삽입 수술로 지속적인 신경 신호 기록이 가능하도록 무선 전력 전송과 통신 기술이 적용됐으며, 인공지능 기반의 신경 신호 분석 기술도 함께 접목됐다. 이 기술은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난치성 및 퇴행성 뇌 질환 치료를 위한 전자약 기술의 전임상 시험에도 활용될 수 있어, 향후 다양한 치료 기술로의 확장 가능성도 매우 높다. 특히, 이 기술은 미국의 뉴럴링크와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등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뉴럴링크가 영장류가 생각만으로 게임을 하게 하고, 로잔연방공대가 하반신 마비 영장류를 걷게 한 것처럼, 영장류 실험에서 뇌신경 기록과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뇌 깊숙한 영역의 신경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3차원 다공성 전극과 유연한 신경 탐침, 생분해성 삽입 셔틀 등을 통해 안전하게 뇌에 이식할 수 있어, 뇌신경 회로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를 바이오메디컬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11월 호에 발표했다. 또한 장 교수는 교원 창업 기업인 '엔사이드'를 통해 신규 브레인 칩의 기술 사업화를 추진 중이며, 미국 하버드 대학 및 MIT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해당 기술의 국제화를 진행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11-19 10:37:08[파이낸셜뉴스] 5만원 아래로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세를 멈추고 2거래일 연속 올랐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주가 전망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모습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98% 오른 5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부터 5거래일 내내 떨어지며 ‘4만 전자’까지 찍었던 주가는 지난 15일 7.21%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큰 폭으로 올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향후 1년간 총 10조원 어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발행된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가에는 호재로 통한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계속 상승할 수 있냐는 것에 대한 여러 말이 나온다. 종목 토론방 등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들어가자(주식 매수)", "아직은 모른다" ,"10조면 대단한 결정이다, 믿고 들어가자" 등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주주들의 의견이 이렇게 엇갈리는 배경은 자사주매입 같은 주가 부양책이 반드시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10월 30일부터 2016년 1월 29일까지 4조원 넘는 자사주 소각에 나섰지만, 해당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16.2%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타기 위해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6세대 HBM인) HBM4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 진입과 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소각 결정은 일정 수준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며 "하지만 자사주 매입보다는 결국 실적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했다. 향후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선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업황 개선, HBM 부문의 개선,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19 05:39:19[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의 10조원 자사주 매입은 단기 주가 부양 방책이라고 KB증권이 진단했다. 중장기적으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기술력이 주가 향방을 결정한다고 봤다. 19일 KB증권은 이같이 진단하며 삼성전자 목표주가 8만원,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결정은 역대 세 번째다. 2015년 11조3000억원, 2017년 9조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2010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PBR 1배를 밑돈 것은 올해를 포함하면 총 5번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자사주 매입 후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 상승세를 나타내며 반등 계기로 분명히 작용했다"고 짚었다. 이어 "하지만 이후엔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여부가 중장기 주가의 상승 폭을 결정하는 직접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상반기까지 모바일, PC 중심의 DDR4 재고 증가와 DDR5 공급 완화가 전망되는 반면 HBM 중심의 AI 메모리 공급 부족은 지속되며 뚜렷한 수요 양극화가 예상된다고 봤다. 내년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은 공급 확대에 따른 점유율 상승보다는 인공지능(AI)과 고용량 서버 메모리 중심의 수익성 전략이 예상된다. 내년 삼성전자 설비투자가 신규 증설보다 전환 투자 및 후공정 중심으로 집중되며 내년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김 연구원은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은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반등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HBM4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 진입과 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1-18 17:23:21[파이낸셜뉴스] 앱코는 지난 14일 글로벌 그래픽카드 설계 및 제조 전문 ‘리드텍 그룹’과 인공지능(AI) 서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앱코는 리드텍 그룹의 한국 공식 AI용 서버 유통업체로서 리드텍 그룹으로부터 AI용 서버를 공급받는다. 리드텍 그룹의 AI 서버는 범용그래픽처리장치(GPGPU)를 탑재한 초고효율 서버다. 수랭식 쿨링 시스템을 포함한 완제형은 물론 고객 요청 및 환경분석을 통한 맞춤형 형태로도 공급 가능하다. AI 서버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 형성 단계에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일반 기업을 포함해 정부기관, 대학교 및 데이터센터에 공급되고 있다. 앱코는 PC 시장 경험 및 사물인터넷(IoT) 충전보관함 패드뱅크 제조 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 향후 관련 부품의 연구개발(R&D) 및 제조 분야까지 협력할 계획이다. 지난 1986년 설립된 리드텍 그룹은 전세계 1백여개 국가에 그래픽카드 및 AI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AI와 머신러닝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솔루션 개발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앱코 관계자는 “리드텍 그룹과의 계약은 AI용 서버 공급 신사업 진출의 중요한 발판”이라며 “세계적인 AI 기술 수요 증가에 대응해 고성능 AI 서버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신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AI 시장은 지난해 1502억달러(약 200조원)에서 2030년 1조3452억달러(약 18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 인텔, 에이엠디 등 글로벌 기업들도 AI 시장 기반이 되는 AI용 서버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서버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9.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8년에는 약 4조8000억원의 매출을 보일 전망이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11-18 10:37:11[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12일 다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64% 내린 5만3천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7월 10일 5만2천7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4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 주식 3천497억원어치를 순매도, 지난 9월 3일부터 이날까지 45거래일 중 지난달 28~29일 단 이틀을 제외하고 43거래일간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액은 총 14조6천억원이 넘는다. 삼성전자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시장의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에서 뒤처진 점이 자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점은 새로운 악재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실제 트럼프 2기 정권이 들어서면서 조 바이든 정부가 시행 중인 반도체 지원법이 폐기, 미국의 반도체 관세 도입 우려가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HBM 개발로 격차를 줄여, 반등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김광진 한화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시장의 수요 디커플링이 심화하면서 업황이 둔화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모멘텀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며 "HBM 시장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좁히는 것이 중요한데, 낙관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메모리 업 사이클에서는 선행 투자를 통해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를 먼저 흡수하는 삼성전자가 가장 유리했으나 AI와 관련한 특정 수요만 좋고, 그 외 IT 수요가 좋지 않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매출 기여도가 낮은 성숙 공정 캐파는 오히려 원가에 부담"이라며 "달라진 시장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짚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12 20:59:49삼성전자가 3·4분기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레거시(범용) 제품에 이어 선단 제품인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양산까지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구형 D램 제품에 집중해 온 중국 반도체사들이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인공지능(AI)과 서버향 메모리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K 반도체의 주력 제품에까지 진출하며 '자력갱생'에 나선 것이다. ■ CXMT, 선단 D램 경쟁 참전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D램 제조사 CXMT는 최근 DDR5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출시된 DDR5는 2012년 상용화된 D램 규격인 DDR4보다 데이터 용량은 4배, 처리 속도는 2배 높은 최신 제품이다. 한 반도체 제조사 고위관계자는 "창신메모리가 DDR4에 이어 DDR5도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16년 설립된 신생 D램 업체인 CXMT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시작된 2020년 이후 공격적으로 캐파(생산능력)를 확장하고 있다. 2020년 월 4만장(웨이퍼 기준) 수준이던 D램 생산능력은 현재 월 16만장(글로벌 점유율 10%)으로 늘어 대만의 메모 업체 난야를 넘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CXMT의 글로벌 생산능력 비중이 내년 15%를 넘어 3위 마이크론(17%)을 위협할 것으로 봤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레거시 제품에 이어 선단 제품까지 중국 메모리사가 양산에 나섰다는 소식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CXMT가 DDR4에 이어 DDR5 제품까지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선다면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도 "양산에 필요한 안정적인 수율(양품 비율)과 기술력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AI와 서버향 수요는 늘어나는데 미국의 제재로 AI칩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중국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AI칩 자력갱생에 나섰다"면서 "HBM의 경우 D램보다 더 기술 격차가 커서 당장의 위협은 아니지만 기술·인력 유출 등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 中 선단 D램, 韓 위협할까지난해 말부터 DDR5가 적용되는 신형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등에 힘입어 D램 시장 주력 제품은 DDR4에서 DDR5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근 범용 제품인 DDR4 생산은 줄이고, DDR5 위주로 투자를 늘려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서버용 D램에서 DDR5가 차지하는 출하량 비중은 올해 23%에서 내년 63%로 급증할 전망이다. 2027년에는 DDR5 비중이 99%에 달할 것으로 옴디아는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기술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업계 최초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 D램을 개발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DDR5 D램을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DDR5를 비롯한 선단 D램 기술력은 HBM 기술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중국 업체의 추격을 용인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변수다. 반도체와 AI 분야에서 대중국 압박 기조가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란 전망과 중국 반도체가 그간 제재 속에서도 일련의 성과를 낸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반도체 생태계의 기초 체력이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기자
2024-11-10 18:32:52#OBJECT0# #OBJECT1#[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3·4분기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레거시(범용) 제품에 이어 선단 제품인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양산까지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구형 D램 제품에 집중해 온 중국 반도체사들이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인공지능(AI)과 서버향 메모리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K 반도체의 주력 제품에까지 진출하며 '자력갱생'에 나선 것이다. CXMT, 선단 D램 경쟁 참전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D램 제조사 CXMT는 최근 DDR5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출시된 DDR5는 2012년 상용화된 D램 규격인 DDR4보다 데이터 용량은 4배, 처리 속도는 2배 높은 최신 제품이다. 한 반도체 제조사 고위관계자는 "창신메모리가 DDR4에 이어 DDR5도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16년 설립된 신생 D램 업체인 CXMT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시작된 2020년 이후 공격적으로 캐파(생산능력)를 확장하고 있다. 2020년 월 4만장(웨이퍼 기준) 수준이던 D램 생산능력은 현재 월 16만장(글로벌 점유율 10%)으로 늘어 대만의 메모 업체 난야를 넘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CXMT의 글로벌 생산능력 비중이 내년 15%를 넘어 3위 마이크론(17%)을 위협할 것으로 봤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레거시 제품에 이어 선단 제품까지 중국 메모리사가 양산에 나섰다는 소식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CXMT가 DDR4에 이어 DDR5 제품까지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선다면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도 "양산에 필요한 안정적인 수율(양품 비율)과 기술력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AI와 서버향 수요는 늘어나는데 미국의 제재로 AI칩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중국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AI칩 자력갱생에 나섰다"면서 "HBM의 경우 D램보다 더 기술 격차가 커서 당장의 위협은 아니지만 기술·인력 유출 등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계획보다 2년 앞당겨"...中 HBM, 韓 위협할까 지난해 말부터 DDR5가 적용되는 신형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등에 힘입어 D램 시장 주력 제품은 DDR4에서 DDR5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근 범용 제품인 DDR4 생산은 줄이고, DDR5 위주로 투자를 늘려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서버용 D램에서 DDR5가 차지하는 출하량 비중은 올해 23%에서 내년 63%로 급증할 전망이다. 2027년에는 DDR5 비중이 99%에 달할 것으로 옴디아는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기술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업계 최초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 D램을 개발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DDR5 D램을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DDR5를 비롯한 선단 D램 기술력은 HBM 기술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중국 업체의 추격을 용인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변수다. 반도체와 AI 분야에서 대중국 압박 기조가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란 전망과 중국 반도체가 그간 제재 속에서도 일련의 성과를 낸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반도체 생태계의 기초 체력이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기자
2024-11-10 13:53:28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대해 부정적인 만큼 보조금 혜택을 바탕으로 대미 투자를 확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스텝이 꼬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 기조로 국내 반도체 업체의 경쟁사인 인텔, 마이크론 등 자국기업 '밀어주기'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수위를 높일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중국 내 생산기지를 유지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심이 깊어졌다. ■반도체업계 '시계제로' 상황 놓이나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재집권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건립할 경우 보조금을 주는 '칩스법' 폐지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당시 반도체 보조금 축소 가능성을 꾸준히 시사해왔다. 팟캐스트에서 칩스법에 대해 "정말 나쁜 거래"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칩스법이 트럼프 1기부터 추진된 만큼, 칩스법 백지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보조금 혜택이 대폭 축소되는 등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기업들의 투자 전략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2030년까지 총 450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바이든 정부는 삼성전자에 총 64억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상태인데, 보조금이 축소된다면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데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하고, 4억50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기로 한 상태다. ■中 견제는 위기이자 기회로 예상트럼프 2기 정부에서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중국 반도체 업계에 대한 압박 수위도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중국 내 공장을 운영 중인 국내 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 반도체 첨단장비 반입에 대한 수출 통제 유예 조치도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쑤저우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각각 운영 중이다. 중국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게 모두 반드시 필요한 시장이다.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은 전체 낸드 생산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은 전체 D램의 41%를, 다롄 공장은 전체 낸드의 31%를 생산한다. 첨단장비 반입이 금지되면 양사 모두 새로운 사업 구상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중 통제 강화로 오히려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추격을 따돌리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기존의 대중 반도체 제재는 첨단 분야에 집중됐지만, 올 들어 레거시(범용) 반도체 수요 및 중국산 비중 등을 알아보기 위한 공급망 조사에 착수하는 등 범용 분야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기자
2024-11-07 18:2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