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도 살인 사건' 가해자 부친이 관련 보도마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댓글을 단 것으로 드러났다. 4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사건 CCTV가 공개된 후 공분하는 반응이 쏟아졌는데 그 사이로 '범행동기가 공익적이라면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황당한 댓글이 달렸다. 댓글을 작성한 인물은 사건 가해자 백모씨의 부친으로, 그는 JTBC 측에 "이거는 (아들이) 자기 자신을 던지고 대의를 위해서 했다. (아들이 말하길) 자기 일상의 모든 게 도청이 다 된다 이거야 몇 년 동안"이라고 말했다. 특히 백씨가 퇴사 후 3년 동안 은둔 생활에 가까운 재취업 준비를 하면서 도청과 감시 등 망상을 가족에게 얘기했지만,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 정신질환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일본도를 구매한 것도 취업 준비를 하는 마음가짐이라 생각했다는 것. 현재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피해자 유족은 불안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족 측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백씨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9-05 06:31:49[파이낸셜뉴스] 지난 7월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3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던 40대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범행 당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3일 JTBC는 지난 7월 29일 오후 11시 22분께 은평구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본도 살인사건'의 CCTV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피해자 김모(43)씨는 집 앞에 잠깐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 변을 당했다. 해당 영상에는 피의자 백모(37)씨가 김씨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담겼다. 백씨는 일본도를 넣은 골프 가방을 들고 있었다. 잠시 뒤 백씨 어깨를 베인 김씨가 경비초소 앞으로 다급하게 달려오고, 울타리로 막힌 경비초소에서 그는 경비원에 신고를 부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백씨가 쫓아왔고, 김씨에게 계속해서 칼을 휘둘렀다. 당시 경비원은 신고하는 중이었다. CCTV에서 사라진 백씨는 잠시 뒤 집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온몸에는 피가 묻어있고, 일본도는 범행의 충격으로 휘어져 있었다. 백씨는 태연히 손에 묻은 피를 바라보거나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만지기도 했다. 이후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방 안에 앉아 있다가 별다른 저항 없이 체포됐다. 백씨가 소지하고 있던 일본도는 '장식용'으로 소지 허가 받은 102㎝ 길이의 흉기였다. 1시간 만에 경찰에 긴급 체포된 백씨는 지난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족은 "아직도 안 믿어진다. 퇴근해서 돌아올 것 같은데 어제도 안 돌아오고 집이 너무 싫다. 아침에 눈 뜨는 게 너무 싫다"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유족의 법률대리인 남언호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이 철저한 계획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사건 당일 가해자는 담배를 피우러 나오는 피해자를 응시하며 범행 타깃으로 삼았고, 횡단보도가 바뀌자 피해자만 추적했다"며 "범행 직후 현장에서 도주해 거주지에 숨었던 점을 감안하면 당시 정상적 사물 변별능력과 행위 통제력을 갖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9-04 10:08:58[파이낸셜뉴스] 지난 28일 법정에서 하루인베스트 대표 이모씨(40)에게 흉기를 휘두른 피의자의 범행 동기가 밝혀졌다. 피의자는 투자 손해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피의자 A씨가 "하루인베스트먼트 코인 편취 혐의 사건 피해자"라며 "출금 중단에 따른 손해에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8일 오후 2시 24분께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내 법정에서 이씨에게 총길이 20cm의 흉기를 휘둘러 현장에서 6분 만에 현행범 체포됐다. 이씨는 이 사건으로 우측 목 부위에 출혈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8-29 10:08:28대학 동문 여성의 사진을 합성한 음란물을 만들고 유포한,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공범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김유랑 부장판사는 28일 성폭력처벌법상 허위 영상물편집·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모(28)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이날 재판부는 박씨의 범행에 대해 "불쾌하고 입에 담기 어려운 역겨운 내용"이라며 질타했다. 재판부는 "알려진 피해자 외에도 성명불상의 피해자가 존재하며 이들을 대상으로 가공 영상물을 반복적으로 텔레그램에 게시·전송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허위 영상물의 내용은 일반인 입장에서도 불쾌하고 부적절하며 입에 담기 어려운 역겨운 내용"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이는 피해자 인격을 몰살하는 것으로 엄벌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8-28 18:28:11[파이낸셜뉴스] 광주의 한 치과병원 앞 출입문에 폭발물에 불을 붙이고 달아난 70대가 자수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병원 진료에 불만을 갖고 이러한 일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2일 폭발성 인화물질 더미를 병원 건물 앞에 두고 가 불을 낸 혐의(현주건조물방화 등)로 A씨(78)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7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상업용 건물 내 3층 치과병원 출입문 안으로 시너·부탄가스 등 인화성물질을 밀어 넣은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9분 만에 꺼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건물 안에 있던 시민 95명은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최근까지 진료를 받은 해당 해당 치과병원 측에 불만을 품고 있었으며,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검거 직후 경찰서 유치장 입감에 앞서 자신의 혐의를 시인하며 "불만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실제 A씨는 전날 외래진료 예약이 있었으나 병원을 찾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범행에 쓰인 폭발물은 시너·부탄가스(4통)이 담긴 종이 상자이며 A씨가 스스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우선 범행에 쓰인 폭발물 제조 경위 규명에 집중한다. 인화물질의 구입처를 추적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잔해물에 대한 감식에 나선다. 아울러 A씨가 술을 깨는 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전후 행적 등에 대해 조사한다. 경찰은 이르면 오는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범행 직후 택시를 탄 A씨는 2시간 만인 오후 2시58분께 광주 광산경찰서에 찾아가 자수, 검거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22 19:25:19[파이낸셜뉴스] 올림픽 기간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를 노리고 프랑스에서 절도 범죄를 저지른 콜롬비아인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파리 외곽 보비니 검찰청의 에리크 마타이스 검사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콜롬비아인 4명이 보비니 법원에서 각각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림픽 경기장 등에서 기자들의 카메라나 렌즈를 훔치거나 식당, 호텔 등에서 관광객의 노트북, 지갑 등을 노렸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달 28일 '베이징 모멘타 미디어'가 올림픽 수영장인 아쿠아틱 센터의 기자석에서 1만5000 유로(약 2200만원) 상당의 카메라를 도난당했다고 신고하면서 들통났다. 수사관들이 현장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한 남성은 카메라를 훔치고 일행인 여성은 망을 보는 장면이 포착됐다. 수사 당국은 남매인 이들과 또 다른 일당 두 명의 신원을 확인해 재판에 넘겼고, 숙소를 압수수색해 훔친 물건들도 확보했다. 급속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서 이들은 일부 절도 범행은 인정하면서도 관광 목적으로 프랑스에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판사가 "방문 목적지를 대라"고 요구하자 이들은 에펠탑과 개선문, 노트르담 대성당 등 파리 내 유명 관광지 이름을 읊었다. 판사는 그러나 "입장권도 없고 인증 사진도 없다. 대신 훔친 물건만 많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출소 후 향후 10년간 프랑스 입국이 금지된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14 10:33:44[파이낸셜뉴스] 5세 아동을 매트에 거꾸로 넣고 방치해 숨지게 한 태권도 관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발생 당시 태권도장 사범들은 그의 범행을 말렸지만, 관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속해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은 전날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태권도 관장인 30대 A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의 한 태권도장에서 말아서 세워놓은 매트에 B군을 거꾸로 넣어 20분 이상 방치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B군은 지난달 23일 결국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이 '질식으로 인한 뇌손상'이라는 소견을 냈다. A씨는 "장난으로 한 행위였다"며 고의성을 부인했지만, 검찰은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아동학대 치사 대신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했다. 수사 결과 A씨는 당시 B군이 "꺼내달라"고 외쳤고 함께 일하던 태권도장 사범들도 "꺼내줘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또 관장실 내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을 통해 B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조치 없이 장시간 방치했다. 아울러 B군이 혼수상태로 발견된 이후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CCTV 영상을 삭제하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이 밖에 검찰은 복구된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A씨가 범행 전 B군을 때리고 다리 찢기를 무리하게 시키는 등 추가 피해 정황도 확인해 공소 사실에 반영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의결한 아동학대 살해의 기본 형벌 권고 범위는 징역 17~22년이며 감경 영역은 징역 12~18년, 죄질이 안 좋을 때 부과할 수 있는 가중 영역은 징역 20년 이상 혹은 무기징역 이상이다. 기본 4~8년, 가중 7~15년인 아동학대 치사죄보다 무겁게 처벌되며 하한선이 징역 5년인 일반 살인죄보다 형량이 중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08 07:18:36[파이낸셜뉴스] 자신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관원인 5세 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태권도 관장 A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형사3부(부장 오미경)는 지난 7일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A씨(38)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7시 20분께 경기 양주시 덕계동의 한 태권도장에서 돌돌 말아 놓은 매트 사이에 B군을 거꾸로 넣어 27분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전 B군의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때리고 B군을 안아 약 60회가량 과도한 다리 찢기를 반복한 후 벽에 세워진 매트 위에 B군을 매달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B군이 "살려 달라", "꺼내 달라"고 외쳤지만 A씨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태권도장 사범이 꺼내줘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이마저도 거절했다. 또 관장실 내 설치된 CCTV 화면을 통해 B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아무 조치 없이 장시간 방치했다. 더구나 A씨는 유소년 스포츠 지도자 자격증을 소유하고 아동 체육학을 이수한 이력이 있어 응급조치가 가능했지만 막상 B군이 혼수상태로 발견된 이후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폐쇄회로(CC)TV를 삭제하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이에 검찰은 미필적 고의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살해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했다. 수사 기관에서는 복구된 CCTV 화면을 분석해 A씨가 범행 전 B군을 때리는 등 추가 피해 정황도 확인해 공소장에 학대 행위도 포함했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B군이 회복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B군의 가족들은 병원 측과 협의해 연명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8-07 17:30:43[파이낸셜뉴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을 일본도로 살해한 30대 남성 A씨가 범행 전 무려 7번의 경찰 신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지난 1월 이후 A씨와 관련해 서울 서부경찰서에는 총 7건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중 도검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지만 "행동이 이상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대기업에 다니던 A씨는 지난해 말 상사와 갈등으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시점에 일본도를 구입해 지난 1월 '장식용'으로 경찰에 소지 승인을 받았다. A씨가 일본도를 소유한 이후부터 그에 대한 경찰 신고가 시작된 셈이다.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전까지 아파트 내에서 일본도를 가지고 다니며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에게 '칼싸움을 하자'고 제안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이한 점은 신고가 접수된 지역이 다양했다는 것이다. A씨가 거주하는 서울 은평구뿐만 아니라 종로구에서도 그와 관련한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 내용은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시끄럽게 소란 부리며 시비를 건다" 등이었다. 경찰로 접수된 112 신고는 통상 1년간 보관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A씨와 관련해 신고가 7건보다 더 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이날 A씨의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과 함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숨진 40대 남성 피해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전신 다발성 자절창(몸 여러 곳에 칼로 베인 상처가 많음)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휘두른 일본도에 찔리고 베인 상처로 사망했다는 뜻이다. 한편 피해자 B씨는 산책 과정에서 A씨와 마주친 적이 있을 뿐, 개인적 친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깐 담배를 피우러 아파트 입구에 나왔다가 변을 당한 B씨는 가구 회사 직원으로 초등학교 3학년과 4세 두 아들을 둔 가장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31 17:07:10[파이낸셜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하고 현장에서 사살된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범행 동기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크룩스의 주변인들은 그가 총기를 좋아하는 조용한 대학생이었다고 묘사했으며, 온라인에서도 그가 과격 활동이나 정치 조직에 가담한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일단 이번 사건이 '외로운 늑대'형 테러라고 보고 있다. "파리 한 마리 못 죽여" vs "위장복 입고 다니는 왕따" 올해 20세였던 크룩스는 총격 사건이 벌어졌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면 약 1시간 만에 도착하는 앨러게니 카운티 베셀파크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의 부모들은 모두 사회복지사로 약 20년 가까이 행동교정 상담사로 활동하면서 어떠한 범죄 이력도 없다. 크룩스 가족은 목장처럼 풀밭이 딸린 집에 살고 있었으며 가계 수입 역시 중산층에 가까웠다. 총격범 크룩스 역시 범죄 이력이 없었다. 그는 2022년 베셀파크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2년제 지역 대학인 앨러게니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지난 5월에 학교를 졸업하고 2년제 학위인 '준학사(Associate Degree)' 학위를 받았으며 올해 가을에 인근 피츠버그의 4년제 대학에 입학해 기계 공학을 전공할 예정이었다. 학교 관계자는 크룩스가 지난 3월에 갑자기 입학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졸업 이후 고향의 요양원에서 영양 보조사로 일했다. 크룩스의 동창이었던 마크 시가푸스는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크룩스가 따돌림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직접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크룩스가 친절하고 수업시간에 적극적인 학생이었다며 "확실히 괴짜 같은 구석이 있었지만 학교 총기난사범처럼 꺼림칙한 분위기를 풍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파리 한 마리도 해치지 못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동창인 잭슨 쾰러는 크룩스가 학교에서 잔인하게 따돌림 당했고, 학교에 위장복이나 사냥용 복장을 입고 왔다고 주장했다. 쾰러는 크룩스가 종종 학교 식당에 혼자 앉아있었으며 코로나19에 매우 민감해 의무 착용 기간이 한참 지난 다음에도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크룩스가 극단적인 정치 세력에 동조한 정황이 없다고 지적했다. 크룩스는 17세였던 2021년에 민주당과 연계된 투표율 개선 운동에 15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이듬해 주정부 유권자 등록 과정에서 자신을 공화당원으로 등록했다. WSJ는 3곳의 사설 조사 업체에 의뢰하여 크룩스의 온라인 활동 흔적을 조사했지만 체스 프로필, 컴퓨터 코딩 수업 계정, 게임 계정 몇 개가 나왔을 뿐이었다. WSJ는 크룩스가 정치·사회 관련 게시물을 올리거나 기타 조직과 연관된 흔적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유달리 총에 관심, 사건 당일 폭발물 용도에 주목 다만 크룩스는 총과 사격에 관심이 많았다. 크룩스와 그의 아버지는 피츠버그 인근의 '클레어턴 스포츠맨 클럽' 회원이었고 해당 클럽에는 약 183m 길이의 사격 연습장이 있다. 크룩스는 13일 트럼프의 단상에서 최소 120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트럼프를 향해 6~8발의 사격을 가했다. 당시 그가 사용한 총기는 미국에서 널리 쓰이는 소총인 'AR-15'의 파생 제품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아버지가 2013년에 합법적으로 구매한 총기였다. 크룩스의 대학 동창이던 제임슨 마이어스는 CBS를 통해 그가 대학 소총 사격 팀 소속이었으며 1학년 당시에 선수 선발 시험에 응시했으나 떨어졌다고 말했다. 마이어스는 크룩스가 이듬해 시험에 재도전하지 않았다면서 크룩스가 "절대 남의 험담을 하지 않는 좋은 친구"였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크룩스는 구독자가 1160만명에 달하는 유명 총기 리뷰 유튜브 채널 '데몰리션 랜치(Demolition Ranch)'에서 공식 판매하는 30달러짜리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채널을 운영하는 맷 캐리커는 15일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라며 전 세계에서 팔리는 모든 상품의 구매자를 확인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같은 날 사건을 수사 중인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크룩스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데이터 접근에 성공했다고 알렸다. 그러나 사법 당국 관계자는 FBI의 데이터에서 범행 동기를 파악할 만한 증거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FBI는 크룩스의 차와 집 등을 수색하는 한편 목격자 등 약 100명을 심문했으며 수백 건의 미디어 자료를 확보했다고 알렸다. CNN에 따르면 크룩스는 범행 전날 클레이턴 스포츠맨 클럽에서 아버지와 함께 사격 연습을 했다. 그는 범행 당일 아침에 인근 공구 매장인 '홈 디포'와 총기점에 들러 각각 사다리와 탄약 50발을 구입했다. 크룩스는 자신의 차를 몰고 버틀러의 트럼프 유세장까지 이동한 다음 유세장 인근에 차를 세웠다. 이후 발견된 그의 차량에서는 사제 폭발물 2개가 발견되었으며 그의 자택에서도 비슷한 폭발물이 하나 확인되었다. 현지 매체들은 그가 차량 트렁크에 폭발물을 설치한 뒤 기폭장치는 따로 챙겨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사 당국은 크룩스가 총격 당시 주위 분산을 위해 차량을 터뜨리는 계획을 세웠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폭발물 제조를 배운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수사 중 난관에 부딪친 당국인 일단 크룩스가 특정 조직이나 이념이 아니라 정부에 대한 개인적 반감을 이유로 스스로 행동에 나서는 자생적인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형 범인이라고 보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7-16 09: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