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회 법제사법·운영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 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 운영도 단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여당이 원 구성 강행 처리를 이유로 상임위 회의에 불참키로 하자 채 상병 특검법 등 민감성 이슈에 대해 여당 없이 단독 심사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위원장인 법사위는 12일 국회에서 1차 전체회의를 열고 김승원 민주당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한 후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했다. 법사위원장·운영위원장·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등을 가져간 민주당의 일방적 원 구성에 반발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전날 법사위에 회부된 채 상병 특검법은 숙려 기간 20일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날 회의에 참석한 야당 위원들의 의결로 상정됐다. 이어진 대체 토론에서 야당은 조속한 특검법 처리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모든 증거가 대통령실과 윤석열 대통령을 가리키고 있다"며 "특검법은 윤 대통령 본인이나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의한 압력으로 국방부가 일부 혐의자를 제외하려고 했는지에 초점이 있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건태 의원은 "통신비밀보호법상 통신 사실 확인 자료 보관 기간은 1년"이라며 "해병대원 사망이 지난해 7월 19일이니 오는 7월 19일이면 그날의 통신 사실 확인 자료가 상실된다"고 상기시켰다. 만일 공수처가 업무를 소홀히 해 통신 사실 확인 자료를 확보하지 않는다면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사라져 진술에만 의존한 수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앞서 채 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21대 막바지에 재표결을 치른 특검법은 재의결 문턱을 넘지 못해 폐기됐고,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하자마자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재발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여당 의원들뿐 아니라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불출석했다. 정 위원장은 "법률안 심사를 위해 원래 박 장관이 출석해야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불출석했다"며 "(장관이) 행정실로 그냥 (불출석을) 통보했다는 것으로 안다.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 정말 대단하시다"고 비꼬았다. 한편 법사위는 오는 14일 오전 11시 소관 기관 중 법무부, 헌법재판소, 감사원, 공수처, 법원행정처, 군사법원 등 6개 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다. 하지만 해당 부처 국무위원 등이 불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야당이 여당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상임위를 진행하는 것을 명분 삼아서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4-06-12 16:40:07[파이낸셜뉴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 대해 민주유공자를 가려낼 명확한 심사기준이 없다는 법적 하자를 지적한 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29일 거듭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동의대·서울대 프락치·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 관련자 등 부적절한 인물들이 유공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여야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전날 야당 주도로 단독 처리된 민주유공자법은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이외에 6월 항쟁, 부마 항쟁 등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가족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강 장관은 시위 학생들과 경찰간 충돌로 7명의 경찰이 사망한 부산 동의대 사건을 언급하며 "희생자인 경찰과 가해자인 사건 관련자가 각각 국가유공자와 민주유공자라는 이름으로 보훈의 영역에서 함께 예우받고, 안장될 여지가 있어 '국립묘지법' 개정 과정에서 유가족의 극심한 반발과 이에 따른 국론 분열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또 유공자 본인 및 자녀는 대입 사회통합전형과 자율형 사립고 입학 정원의 20% 이상 선발 대상에 포함된다며 "민주유공자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혜택이 주어질 경우 공정의 가치가 훼손되고 일반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켜 사회 통합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유공자법은 법 적용 대상자를 '1964년 3월 24일 이후 반민주적 권위주의 통치에 항거해 헌법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기여한 희생 또는 공헌이 명백히 인정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사람'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엔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을 민주유공자로 결정할지에 대한 심사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다. 보훈부는 민주유공자법에 따른 국가유공자 신청 대상자를 '민주화보상법'과 '부마항쟁보상법'으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은 사망자와 실종자, 부상자 911명 정도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15명 내외로 파악하고 있다. 강 장관은 전날 민주유공자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에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이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재의요구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5-29 14:26:26【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가 24일 법안심사소위에서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 심사를, 전체회의에서 법률안을 의결하기로 해 5월 법안 통과에 파란불이 켜졌다. 23일 강원도에 따르면 행안위 법안심사제1소위는 24일 오전 10시 행안위 전체회의실에서 강원특별자치도법과 제주특별자치도법을 심사하기로 했다. 행안위는 이어 오후 5시 행안위 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법률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30일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에서 한번에 처리될 수 있을 것으로 강원도는 보고 있다. 한편 강원특별자치도 범국민추진협의회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도민 1000여명이 참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행안위 개최소식에 취소하기로 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행안위가 다시 정상화되면 강원특별법 개정안은 무쟁점 법안이어서 큰 문제 없이 처리될 것”이라며 “법사위원장이 강원특별법 개정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3-05-23 21:42:50[파이낸셜뉴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인 간호법을 강력 저지하기 위해 ‘간호법 절대 반대’를 외치며 국회 앞 릴레이 1인시위를 지속 전개해오고 있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김종윤 대한병원협회 기획정책본부장이 릴레이 1인 시위자로 나섰다. 이날 김 본부장은 “보건의료 현장에서 여러 직역 간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저해할 수 있는 간호법은 간호사만을 위한 법안으로, 국민건강과 환자안전 측면에서 민생법안이라고 할 수 없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간호법은 다른 법령과 체계상 문제가 없는지 등 실질적인 심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간호사의 처우는 간호법 제정이 아닌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의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인력수급 대책과 함께 모든 보건의료인력 직종에 대한 방안이 마련되고 추진돼야 한다"면서 "이러한 종합적인 대책 없이 추진되는 간호법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단체들은 순번을 정해 국회 앞 1인 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며, 간호법 제정 반대에 동참 의사를 표명해오는 타 단체들과의 공동행동을 보다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11-11 17:21:20[파이낸셜뉴스] ‘셧다운제’문제로 국회가 떠들썩하다. 여야 할 것 없이 셧다운제 폐지 법안을 내놓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와 보도자료로 폐지 당위성을 말하고, 간담회와 토론회로 여론을 환기하고 있다. 국회만 이런 것도 아니다.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셧다운제 지킴이’ 여성가족부 등 행정부도 폐지 의견이 득세라는 소문이다. 격세지감이다. 19대와 20대 국회는 지금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셧다운제 폐지 법안이 발의돼도 딱히 관심 받지 못했다. 오히려 비판적인 시선이 여야에 고루 있었다. 폐지 법안도 소관 상임위원회에 상정되는데 그쳤을 뿐이다. 2018년 이동섭 의원실 근무 당시 다른 의원실과 공동으로 셧다운제 폐지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이 역시 여야 무관심 속에 묻혔다. 이랬던 국회가 불과 수 년 만에 분위기가 돌변한 것이다. 그 어느때보다 통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셧다운제 폐지 법안 심사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두 가지 관전 포인트를 소개할까 한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플레이한 지 얼마 안됐을 무렵 ‘가디언’ 몬스터를 처음 마주했을 때가 생각난다. 강력하고, 무자비하고, 집요했다. 상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그런 존재다. 법안 심사 과정의 초기 단계지만, 수많은 법안이 이 문턱을 넘지 못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법안소위에 배석하는 부처 차관이하 공무원들이 반대할 수도 있다. 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국회 전문위원이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법안소위 위원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자신이 속한 당의 법안이라고 봐주지도 않는다. 이게 끝이 아니다. 다른 소위 위원들이 법안을 찬성하더라도 위원 한 명이 세게 반대하면 관례상 계류 되기 쉽다. 이렇게 심사라도 받고 끝나면 다행이다. 심사 순서를 기다리다가 먼저 심사되던 법안에 논쟁이 불붙으면 심사받을 기회마저 사라지기 십상이다. 전체회의와 달리 소위원회에서는 발언 시간 제한도 없기 때문에 법안 하나 심사하는데 몇 시간이 걸릴 때도 있기 때문이다. 법안소위가 젤다의 가디언이라면, 법제사법위원회는 ‘라이넬’ 같은 존재다. 라이넬은 젤다에서 반드시 격파해야 할 대상인 동시에 격파하지 못하면 게임을 접게 만드는 몬스터이기도 하다. 아무리 다른 몬스터를 잘 잡아도 라이넬을 못잡으면 답이 없는 것처럼, 상임위원회를 어렵게 통과하고 올라온 법안이라도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게다가 법사위는 타 상임위에 비해 율사 출신 의원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당연하게도, 이들은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법안을 검토한다. 특히 쟁점사항이 있는 법안은 해부하다시피 분석한다. 그리고 법안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법사위 제2소위’에 넘어가게 되면 법사위 통과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처럼 상임위에서 한번 걸러진 법안 중 다수가 법사위에 계류되면서 고배를 마시게 된다. 정리해보자. 여성가족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셧다운제 폐지 법안이 어떻게 심사되나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법사위의 전체회의는 국회의사중계 어플리케이션이나 국회방송을 통해 볼 수 있다. 법안소위 심사는 생중계 되지 않지만, 대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속기록이 등록된다. 속기록과 방송을 통해 어떤 의원이 어떤 의견을 냈나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 셧다운제 폐지 법안은 일부개정법률안의 형태로 발의되어 있다. 심사해야 할 조항이 많고 공청회까지 거쳐야 하는 전부개정법률안이나 제정법안에 비해 심사 속도가 짧다. 다만, 발의된 셧다운제 폐지 법안이 여럿이기 때문에 이들을 병합해서 심사될 예정이다. 분명 셧다운제 폐지법안 본회의 통과 가능성은 낙관적이다. 여·야 가리지 않고 많은 의원들이 통과되길 원한다. 청와대도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체부는 말할 것도 없고, 여성가족부마저 전처럼 막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 정도면 무난하게 폐지 수순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된다. 앞서 설명한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아무리 고수라도 ‘very easy’난이도에서 공략실패 할 때가 있는 것처럼, 지금 같은 좋은 분위기에서도 얼마든지 법안이 계류될 수 있다.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심사 과정을 계속 주시하자.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가질수록, 그만큼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올라간다. 정리/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1-07-17 20:00:57[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정의당, 시대전환 3당이 28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당장 손실보상제 도입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보호에 즉각 나서라"로 촉구했다. 이날 손실보상 법안심사 논의가 연기된 데 대한 규탄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야3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오늘로 예정된 손실보상 법안심사 논의를 당정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구실로 연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회견에는 전날 손실보상법 입법을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한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김정재, 양금희, 이주환, 최승재, 한무경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 7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법안소위 회의장에 민주당 의원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오전 11시 10분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가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요구하는 야당 대표들의 요구에 문 대통령이 침묵으로 일관한 장면이 겹쳐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자 우리 경제의 실핏줄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문재인 정부의 방역조치에 작년부터 적극 협조하면서 그 책임과 희생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결과는 생업 포기를 넘어 삶을 포기할 정도로 벼랑 끝에 내몰린 처참하고 절박한 상황만 남았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고 살려달라고 절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은 그동안 무엇을 하다가 여야가 합의한 법안심사 일정마저 연기하겠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이 손실보상 도입 검토를 지시 한 것을 들어 "4달 넘게 무엇을 했나"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말로는 손실보상을 찬성한다고 한다. 지난 법안심사 소위에서도 민주당은 논란이 되고 있던 소급적용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식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게 진심이었다면 곧바로 재정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반대를 하고 있는 정부와 결론을 냈어야 이치에 맞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며칠전 느닷없이 손실보상 입법 청문회는 왜 하자고 했나. 이렇게 시간을 끌기 위한 전술이었나. 아니면, 문재인 정권이 정치적으로 손실보상을 국면전환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속셈인가"라며 "여야가 모처럼 손실보상에 대해 합의를 했는데, 왜 법안심사는 못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맹폭했다. 민주당이 손실보상법을 합의까지 하고 처리하지 않는 것은 손실보상을 정략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정부의 행정명령을 준수하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헌법이 부여한 그 책임과 역할을 더 이상 무시한다면, 온 국민의 혹독한 심판이 있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오늘도 너무 늦었다. 야 3당은 오늘 당장 밤을 새워서라도 손실보상법 심사에 나서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여야 간사 간 합의로 소위가 미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1-05-28 12:39:15생후 16개월 입양아동이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자아내며 새해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5일 아동학대 방지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은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아동학대는 끊임없이 발생했지만, 21대 국회 개원 후 정쟁에만 몰두했던 여야가 '뒤늦게' 제도 개선을 약속하고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어서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일명 '정인이 방지법'을 8일 종료되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국회에 계류된 90여건의 관련 법안도 뒤늦게 심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어서 졸속 심사 논란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 들어 발의된 법안을 살펴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대아동의 가정을 주기적으로 방문하도록 사후관리 규정을 구체화하는 '아동복지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일명 '아동학대 무관용법'을 발의해,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도록 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아동학대범죄 처벌 개정안'을 통해 아동학대 신고시 지자체 및 수사기관이 즉시 조사와 수사에 착수토록 했고, 지자체 조사과정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참여를 의무화했다. 또 아동학대행위자의 진술 및 자료제출 거부를 방지하는 내용 등을 포함했다. 행정안전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이 지난해 발의한 '아동학대방지3법'의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학대아동에 대한 응급조치기간을 3일에서 7일로 연장하고 가해부모와 아동을 긴급히 분리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이외에도 지자체장이 학대피해아동을 발견하는 즉시 분리·보호법(권은희 국민의당 의원), 아동학대 범죄자가 또다시 학대행위를 하는 누범인 경우 가중 처벌법(양금희 국민의힘 의원)들이 논의 및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법안심사소위에 앞서 기자들에게 "국민의힘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께 아동학대방지법하고 관련된 민법을 임시국회 내 조속히 처리하자고 제안했고 백 의원께서 흔쾌히 화답했다"고 밝혔다.
2021-01-05 18:27:50이용구 법무부차관과 김인겸 법원행정처차장이 4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논의하는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artpark@fnnews.com 박범준 기자
2020-12-04 10:51:07이용구 법무부차관과 김인겸 법원행정처차장이 4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논의하는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artpark@fnnews.com 박범준 기자
2020-12-04 10:50:12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상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이른바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의 상임위별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여야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재계의 우려를 일부 반영한 보완책을 마련한 만큼 조속히 논의를 마무리해 연내 법안 처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야당은 재계가 반발하는 독소조항 상당수가 그대로 담긴 만큼 처리시한을 정해놓지 않고 더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본회의 통과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법무부의 상법 개정안을 포함한 48건의 법안을 심사했다. 대주주·특수관계인 합산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 감사위원 1명 이상 분리선출,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에 소송을 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이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당초 원안을 고수하던 민주당은 기술 유출, 경영권 침해 등을 우려한 재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절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재계·금융계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무작정 법안을 강행하기보다 재계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내 공정경제3법 태스크포스(TF)는 3%룰의 경우 수치를 상향하는 대신 재계의 투기자본 경영권 침해 우려에 합산이 아닌 개별로 적용하는 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의 주주 자격과 모회사 소유 지분율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수주주권 행사 시 의무적으로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등 경쟁기업, 해외 투기자본이 감사위원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야당은 기업지배구조 개선, 소수주주 권리 보호뿐 아니라 기업활력 제고 측면까지 두루 고려해야 하는 만큼 법안 처리시한을 못박지 말고, 더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재계도 여당의 수정안 역시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며 규제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3%룰,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에 대해 "기업 활동에 중대한 부담이 된다"고 밝히는 등 연일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낙연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공정경제3법 연내 처리 방침을 재확인한 상황에서 여야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거대여당이 법안소위 만장일치 관행을 깨고, 표결을 강행해 전체회의에 상정하는 등 또다시 실력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8월 정부가 국회에 법안을 제출한 지 석 달이 됐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동의한 내용"이라며 "아직도 법안을 더 들여다봐야 한다는 건 시간끌기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0-11-17 18:2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