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워싱턴(미국)=홍예지 기자】 #. 해외 원정 도박꾼들로부터 국내에서 원화를 받은 뒤, 가상자산(테더)을 해외로 전송해 현지에서 외화로 전환해 지급했다. 이런 방식으로 총 160억원 상당의 해외 도박자금을 불법 환치기가 이뤄졌다. 정부가 국경간 가상자산 거래 단속에 나선 것은 가상자산이 조세탈루나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어서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 내역에 대해 알기 어려워 범죄 확인, 특정이 어려운 실정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G20 동행기자단과 만나 "가상자산을 악용한 탈세, 자금세탁 등 불법 외환거래가 확대되고 있다"며 "국경간 가상자산 모니터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자산 거래 늘어났고 실제로 거래소에서 출고되고 입고되는 현황을 보면 규모가 크다"며 "일거래 규모가 2023년 1911억에서 올해가 3000억이 넘었다. 2022년 대비로는 92%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정상적인 거래도 있지만 무역거래할 때 일부는 무역대금 현찰받지만 가상자산 수취해서 저가나 허위신고, 법인세 탈루하기 위한 것도 있다"며 "가상자산이 아무래도 마약이나 도박 자금세탁 경로로 활용되는 가능성도 커서 우려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구리스크랩을 저가의 철스크랩으로 속여 밀수출(998억원)하거나 저가 신고 (3743억원)하고 차액을 가상자산 환치기업자를 통해 수령해 약 700억원 상당의 법인세를 탈루한 사례가 적발됐다. 2021년 4월~2022년 8월엔 홍콩 등에 금, 귀금속 등을 중계무역 수출하고 2039억원 상당 대금을 대표의 개인지갑에 가상자산으로 수령한 사건도 있었다. 이는 관세청이 국경간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알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국내 담배 밀수입 조직이 베트남으로부터 담배 158만갑(원가 29억원 상당)을 밀수입하면서, 국내 거래소에서 1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매입해 베트남으로 전송하는 방법으로 밀수입대금 지급하기도 했다. 마약거래에도 악용된다. 적발 사례를 보면 A는 국내 마약 공급책으로 자금세탁원인 B명의의 해외 거래소에 개설된 지갑주소를 통해 가상자산으로 마약대금을 수금했다. B는 수금한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로 전송해 원화로 매도하는 방식으로 34회에 걸쳐 2000만원 상당을 자금세탁했다. 최 부총리는 "국경간 거래 모니터링은 법인세 탈루, 불법활동 적발에 활용될 것"이라며 "외국환법 개정안은 하반기에 관계부처 협의와 입법을 거쳐서 내년 하반기엔 시행토록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10-25 00:39:08[파이낸셜뉴스] 국내 진출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 본사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국내 대기업보다 적은 세금을 내고 있어서다. 다국적 기업들의 자료 제출거부, 조사 지연 행위도 만연해 실효성 있는 과세 근거 마련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0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세청 국감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낮은 세 부담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기업과의 조세형평성 문제가 핵심이다. 국회 기재위 소속 천하람 의원(개혁신당)은 국세청 제출 자료를 분석, 2023년 총수입 5조원 초과 기업의 법인세 평균 부담액은 국내 법인은 2639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외국인투자법인(주주가 외국인인 내국법인) 2008억원, 외국법인(본점이 외국에 있는 법인) 141억원이라고 밝혔다. 전체 법인세수에서 다국적 기업 비중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있다. 기재위 소속 안도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법인세 통계 분석 결과, 한국에서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내는 법인세수 비중은 7%로 OECD 평균 22%의 3분의 1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세 근거를 남기지 않겠다는 다국적 기업의 자료제출 거부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국감에서 제기됐다. 송언석 국회 기재위원장(국민의힘)은 "본사가 해외에 있는 일부 기업들이 과세자료 미제출 등의 방법으로 세무조사를 방해한 후 조세소송 과정에서 유리한 자료만을 제출해 과세처분을 취소 받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과세 자료가 부족하면서 국세청의 외국계 기업에 대한 조세 행정소송 패소율이 높아지게 됐다는 것이다. 송언석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대 대형 로펌이 담당한 외국인 조세행정소송의 패소율은 79.3%에 달했다. 과세당국도 2년째 이어지는 대규모 세수결손으로 다국적 기업에 대한 적정 과세는 시급한 현안이다. 하지만 이른바 '디지털세' 도입 지연으로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세는 영업장 위치와 관계없이 기업 매출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별도 세목을 말한다. 138개 국가가 2025년을 발효를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미국의 반대로 현재 답보상태다. 올해 국감에서 민주당 등에 야당에서 캐나다 등에서 도입한 자체 '디지털세' 도입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한미 갈등 등을 염려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OECD, 주요20개국(G20) 포괄협의제 등에 우리나라가 적극 참여해 조속한 타결에 힘을 싣는 방식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다만 다국적 기업 등의 자료제출 거부 등에 대해서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국세기본법, 조세범처벌법 개정을 통해서다. 기업들이 일회성에 그치는 과태료(최대 5000만원)를 내고 국세청에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사례를 막겠다는 것이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국감에서 "다국적 기업의 세무조사 방해행위에 대해 (반복해서 매길 수 있는) 이행강제금 부과 등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10-18 15:55:19[파이낸셜뉴스] 한국이 구글·넷플릭스코리아 등 외국 다국적기업에서 거둔 법인세수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2%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OECD 법인세 통계 분석에 따르면 한국에서 외국 다국적기업이 내는 법인세수 비중은 7%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드러났다. 반면 조세회피처로 분류되는 아일랜드(79%), 홍콩(56%), 싱가포르(55%) 등에서는 외국 다국적기업이 내는 법인세수 비중이 50%를 넘었다. 특히 구글은 한국에서 발생한 앱마켓 수익을 싱가포르에 위치한 구글 아시아퍼시픽으로 이전해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안 의원실이 데이터 에이아이(Data.AI)의 최근 10년간의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 1000개 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까지의 구글 앱마켓 수익은 최소 6조5000억원에 달하고, 연말에는 6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654억원을 신고하고 법인세를 155억원만 냈다. 국내에 본사를 둔 네이버가 같은 기간 매출 9조6700억원을 신고하고 법인세 4963억원을 낸 것과 대조된다. 구글코리아가 낸 법인세는 네이버가 낸 금액의 3.1%에 불과하다. 국세청은 2020년 구글 서버가 해외에 있더라도 국내에서 발생한 앱스토어·인앱 결제 등 매출은 구글코리아의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구글코리아에 법인세 5000억원을 부과했지만, 구글코리아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세청은 다국적기업에 법인세를 매겨도 조세불복 소송으로 버티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조세불복소송 등 100억원 이상의 조세행정소송에서 국세청의 패소율은 42%다. 이는 전체 평균 패소율인 9.5%의 4배에 이르는 수치다. 안 의원은 “조세회피 전략을 수립·권고하는 로펌, 회계법인 등에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불응할 경우에 이행강제금 성격의 과태료를 물려야 한다”며 “다국적기업이 포함된 거액 소송에서 국세청의 소송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10-17 08:58:28[파이낸셜뉴스] 구글코리아가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으면서 정부 광고료로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법인세 역시 제대로 내고 있지 않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구글코리아는 법인세로 고작 155억 원을 내고 있다"며 "매출액 신고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구글 코리아가 12조 1350억 원의 매출을 지난해 올린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실제로는 매출을 3653억 원이라고 하면서 법인세를 155억 원 내고 있다"며 "12조 1350억 원의 실제 매출을 추산하고 그에 따라서 법인세를 추산하면 6229억 원이나 나와야 하는데 과세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구글코리아의 국내 트래픽은) 2020년의 경우에만 해도 26%였는데 3년 만에 30.6%까지 늘어났다"며 "국내 인터넷망을 이용하면서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는데 왜 방통위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김 직무대행은 "해외 기업을 제재할 마땅한 조치가 없다”며 “망 이용료 부분은 균형이 안 맞다는 생각은 하지만, 경제 주체들 간의 행위이기 때문"이라며 나서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의 경우에 지난해 43%가 인상됐다, 이렇게 요금은 올리고 그러면서 인터넷망 이용 대가에 대해서는 지불을 하지 않고 있는 그런 상황이어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망 이용 대가도 제출하지 않고 지급하지 않고 있는 구글 그리고 유튜브에 우리 정부가 매년 지급하는 광고비가 674억 원까지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또 "구글 유튜브가 674억원으로 KBS가 647억원으로 2위로 떨어졌다"며 "과징금은 부과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고, 철저한 조치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직무대행은 "저희들도 그 부분은 이게 위원회가 정상화되면 바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10-07 15:23:42[파이낸셜뉴스] 올 8월 법인세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조3000억원 감소했다. 올 상반기 기업실적 호조로 법인세 중간예납 기대감은 높았지만 지난해 세수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따라 8월까지 누적 국세 수입은 9조원 넘게 줄었다. 30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24년 8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8월 국세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6000억원 감소한 2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세수 감소는 법인세가 주도했다. 8, 9월 법인세 중간예납 시기여서 법인세수 개선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간예납은 올해분 세액을 일부를 미리 내는 제도다. 기업은 올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해 세금을 낸다. 직전 연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내도 된다. 기재부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은 상반기 기업실적 호조에도, 직전 사업연도 기업실적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 보다 1조3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실적은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직전 연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낸 기업이 많아 법인세수 개선 영향이 적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올 상반기를 고려하면 중간예납에 7조원 감소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반도체 등 수출기업 중심으로 실적이 좋아지면서 2조원 감소에 그쳤다"고 말했다. 주요 반도체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로 올해 3월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중간예납 시에는 의무적으로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한 세액을 내야 한다. 8월 소득세는 임금 단체협상 타결 등 상여 지급액 증가로 근로소득이 증가했으나 자녀장려금 지급액 증가와 양도소득세 감소로 작년보다 2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는 9000억원 늘었고, 상속·증여세는 넥슨 일가의 상속세 납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5000억원 늘었다. 이에따라 올 1월부터 8월까지 국세는 전년 동기 대비 3.9%(9조4000억원) 감소한 232조2000억원 걷혔다. 법인세 수입은 26.9%(16조8000억원) 급감했다. 소득세는 77조1000억원 걷혀 같은 기간 1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는 소비 증가와 환급 감소 등 영향으로 7조1000억원 늘어난 59조원으로 집계됐다. 1∼8월 국세수입의 예산 대비 진도율은 63.2%다. 정부 올 세수재추계에 따르면 올 국세수입은 337조7000억원으로 세입예산(367조3000억) 대비 8.1%(29조6000억원) 결손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9-30 12:08:05[파이낸셜뉴스] 올 8월 법인세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조3000억원 감소했다. 올 상반기 기업실적 호조로 법인세 중간예납 기대감은 높았지만 지난해 세수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따라 8월까지 누적 국세 수입은 9조원 넘게 줄었다. 30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24년 8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8월 국세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6000억원 감소한 23조4000억원이었다. 세수 감소는 법인세가 주도했다. 8, 9월 법인세 중간예납 시기여서 법인세수 개선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간예납은 올해분 세액을 일부를 미리 내는 제도다. 기업은 올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해 세금을 낸다. 직전 연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내도 된다. 기재부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은 상반기 기업실적 호조에도, 직전 사업연도 기업실적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 보다 1조3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실적은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직전 연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낸 기업이 많아 법인세수 개선 영향이 적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올 상반기를 고려하면 중간예납에 7조원 감소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반도체 등 수출기업 중심으로 실적이 좋아지면서 2조원 감소에 그쳤다"고 말했다. 주요 반도체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로 올해 3월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중간예납 시에는 의무적으로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한 세액을 내야 한다. 8월 소득세는 임금 단체협상 타결 등 상여 지급액 증가로 근로소득이 증가했으나 자녀장려금 지급액 증가와 양도소득세 감소로 작년보다 2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는 9000억원 늘었고, 상속·증여세는 넥슨 일가의 상속세 납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5000억원 늘었다. 이에따라 올 1월부터 8월까지 국세는 전년 동기 대비 3.9%(9조4000억원) 감소한 232조2000억원 걷혔다. 법인세 수입은 26.9%(16조8000억원) 급감했다. 소득세는 77조1000억원 걷혀 같은 기간 1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는 소비 증가와 환급 감소 등 영향으로 7조1000억원 늘어난 59조원으로 집계됐다. 1∼8월 국세수입의 예산 대비 진도율은 63.2%다. 정부 올 세수재추계에 따르면 올 국세수입은 337조7000억원으로 세입예산(367조3000억) 대비 8.1%(29조6000억원) 결손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9-30 10:38:08【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차기 총리로 취임할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신임 총재는 당내에서 중도 실용주의자로 알려진 정치인이다. 특히 통화긴축(금리인상), 임금 개혁, 법인세 및 금융소득세 인상 등으로 요약되는 '이시바노믹스'의 핵심은 성장보다는 분배, 불평등 해소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다만 임기 초반 이시바 내각은 주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정책을 대부분 계승해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내부에서 아베파 반대 편에 섰던 비주류 2인자였다. 경제 분야에서도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와 결을 달리 하며 뚜렷한 색깔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인상, 엔고로 간다 일본의 오랜 경제 문제 중 하나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과 저금리 상황이다. 아베 내각 이후 일본은 오랜 기간 마이너스(-),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다.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엔화 약세를 통해 수출 증진을 노렸다. '잃어버린 30년'을 탈출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과도한 통화 공급으로 인한 자산 버블, 은행의 수익성 악화, 서민의 저축 이자 감소 등이 발생했다. 올해 기시다 내각과 일본은행(BOJ)이 금리인상을 두차례 단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시바 총재는 '돈 풀기 헬리콥터' 정책이었던 아베노믹스와 반대 노선으로 통화긴축을 주장한다. 단순히 시장 금리를 높이려는 것이 아니라 지나친 유동성으로 인한 버블을 방지하고 소비자 물가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그는 당선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내각의 최근 정책(금리인상)을 기본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BOJ가 정부의 자회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차례 "초저금리 정책은 더 이상 경제 회복의 해답이 아니며 금리인상을 통해 장기적인 경제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통화긴축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경제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금리인상은 가계 부채 상환 부담을 늘리고 기업 투자에 제약을 가할 위험이 있는 만큼 증권가에선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이시바 총재가 선출된 이후 엔·달러 환율은 하락세다. 엔·달러 환율은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가 알려진 직후 146엔대에서 142엔 후반대까지 급락했다. 1차 투표에서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1위에 올랐을 당시 한 때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하지만 결선 투표에서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쪽인 이시바 전 간사장이 당선되면서 다시 엔고로 급전환됐다. ■5년 내 최저임금 1만4천원 이시바 총재가 추진할 또 다른 핵심 경제 정책은 임금인상이다. 성장보다는 분배에 초점을 두는 것이 그의 경제 철학이다. 그는 "민간소비가 늘지 않으면 경제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내수 회복에 주력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총리 취임 후 3년 안에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 평균 시간당 최저임금이 1500엔(약 1만4000원)으로 오르는 시점을 기시다 정권이 제시한 2030년대 중반보다 빠른 2020년대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 10월부터 적용될 전국 평균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51엔(약 470원) 오른 1055엔(약 1만원)이다. 일본은 광역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최저임금을 정한다. 이시바 총재의 공약이 성공하려면 2%대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임금인상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향후 경제계에 강한 압박이 예상된다. 이시바 총재는 기업들이 투자와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면 자연스럽게 임금인상은 뒤따라 온다고 본다.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고용 시장을 불안하게 한다는 우려에는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으로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기업 더 내라" 분배 예고 또 이시바 총재는 법인세와 금융소득세 인상을 수차례 언급해왔다. 일본에서는 낮은 법인세율로 대기업의 이익은 확대되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대기업에게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부과하고, 추가 세수를 복지와 인프라 투자에 쓰려는 것이 이시바 총재의 복안이다. 대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그의 평소 생각이다. 또한 그는 금융소득세 인상을 통해 소득을 재분배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소득에 대한 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고소득자들이 금융 투자를 통한 소득 증가를 누리고 있다는 비판에 대한 조처다. 이밖에 이시바 총재는 일본의 경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농업, 관광 등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촉진하고, 여성과 노년층의 고용을 확대하는 정책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시바 내각을 바라보는 시선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도 2021년 총재 선거 과정에서 '분배 없이 성장은 없다'며 금융소득 과세 재검토 등을 주장했지만, 취임 이후에는 분배 중심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영원한 2인자'로 당 내 세력이 크지 않은 것도 정책 동력에 걸림돌이다. 이시바 총재는 최대한 빠르게 총리 권한으로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해 국정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km@fnnews.com
2024-09-29 18:41:57[파이낸셜뉴스]지난해 일반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 부문에서 발생한 적자가 45조원을 넘어서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법인세 등 세수 감소로 총수입 증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결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적자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공공부문계정’ 잠정치에 따르면 일반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 부문의 수지(총수입-총지출)는 46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58조7000억원)보다 적자 폭이 12조3000억원 감소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6년 연속 적자) 이후 최장기간 적자다. 이는 지난해 공공 부문 총수입이 사회부담금, 재산소득 수치 등이 늘었음에도 법인세 등 조세 수입이 크게 줄면서 전년보다 11조5000억원 쪼그라든 결과다. 이에 공공부문의 총수입 증가율은 -1.0%를 기록하며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총지출은 1153조1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3조8000억원 줄었다. 항목별로는 최종 소비지출, 사회수혜금 등이 늘었지만 기타 경상이전이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일반정부 총수입이 827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2조8000억원 감소했다. 사회부담금 등이 증가한 반면, 법인세, 소득세 등 조세수입이 줄어들면서 총수입 증가율이 -3.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반정부는 중앙정부·지방정부에 사회보장기금까지 합친 개념이다. 총지출의 경우 전년에 비해 16조원 감소한 84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물건비를 중심으로 최종소비지출이 증가했으나 코로나19 관련 지출이 축소 및 종료되면서 기타경상이전이 감소한 영향이다. 이에 일반정부의 수지는 17조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적자폭이 2000억원 늘었다. 일반정부 가운데 중앙정부는 총지출이 총수입보다 더 크게 감소하며 적자폭이 2022년 78조8000억원에서 2023년 64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지방정부는 조세수입 등 총수입 감소로 전년 37조1000억원 흑자에서 300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사회보장기금은 사회부담금 등 총수입이 사회수혜금 등 총지출보다 더 크게 증가하면서 48조2000억원 흑자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전력·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비금융 공기업의 적자폭은 줄었다. 비금융 공기업 총수입은 225조원으로 3조9000억원 증가한 반면 총지출은 265조원으로 전년보다 22조5000억원 감소했다. 원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지출이 줄어든 에너지 공기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늘며 40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 공기업은 이자 수입 등 재산소득 증가로 10조5000억원 흑자를 내면서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부문 수지 비율은 -1.9%로 영국보다는 높고 스위스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며 “명목 GDP 대비 일반정부 수지 비율도 -0.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4.8%)보다 양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9-24 11:44:42[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총수입 5조원을 초과한 외국법인 44% 가량은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총수입 5조원 초과 외국법인 16개 중 7개(44%)는 법인세 부담세액이 '0원'이었다. 내국법인 13% 가량이 '0원'인 것과 비교하면 외국법인의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평균 법인세 부담액은 내국법인이 평균 2639억원 수준이었지만 외국법인은 141억원이었다. 일례로 한국 법인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유튜브, 광고 등으로 3653억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른 법인세는 155억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 학술대회에서 공개된 구글의 국내 검색 광고와 유튜브 광고, 앱 장터 매출 추정치는 12조135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른 법인세는 5180억원이었다. 천하람 의원은 "과세당국은 외국계 기업의 조세회피를 엄단하고 과세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9-19 14:03:50올해 세수 결손 규모가 30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50조원대 '세수펑크'가 발생한 데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위기다. 작년 기업실적 악화로 올해 법인세 실적이 목표치를 크게 밑돈 탓이다. 올해 기업 실적 개선분은 내년에야 반영된다. 1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수 부족분이 30조원을 웃돌 가능성을 열어두고 막바지 '세수 재추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까지 국세수입은 208조8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조8000억원 줄었다. 연말까지 남은 5개월의 세수를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단 분석이다. 세수 펑크의 주요인은 법인세다. 1~7월 법인세 실적은 1년 전보다 15조5000억원 급감했다. 부가가치세가 작년보다 6조원 이상 더 걷혔지만, 법인세가 고꾸라지면서 전체 세수를 압박했다. 기재부는 추석 연휴 직후에 세수 재추계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까지 최대한 지켜보고 재추계의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중간예납은 올해분 세액 일부를 미리 내는 제도다. 작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내거나 올해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한 세액을 선택할 수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를 중심으로 가결산율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내부적으로는 '30조 결손'까지 염두에 두고 재원 대책을 숙고하고 있다. 기금 재원과 예산 불용으로 최대한 부족분을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세 감소에 따라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도 감액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는 지방교부세로 내국세의 19.24%와 종합부동산세를, 교육교부금으로는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지급한다. 대략 국세의 40%가량 지방분으로 정산되는 셈이다. 정산 시점에 따라 탄력적이기는 하지만, 해당 비율을 기계적으로 적용한다면 세수결손 30조원을 기준으로 약 12조원이 지방몫, 나머지 18조원이 중앙정부몫이 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9-01 18:21:28